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爾

耽古樓主 2022. 12. 27. 02:03
한문의 허사(虛詞) 爾
“爾너이”자는 그 용법이 적지 않다. 그 용법이 而자와 거의 같지만, 같지 않은 부분도 일부 있다.


(1) 는 2인칭 대명사로 쓰인다.

주격, 소유격, 목적격 모두 가능하다.

이에 비하여 는 주격과 소유격으로만 쓰인다.

목적격으로 써야 할 경우는 를 써야 한다.

 

¶ 爾愛其羊? 我愛其禮. 《論語 八佾》
○ 너는 그 양을 아까워하느냐? 나는 그 예가 아깝다.

 

¶ 由射於百步之外也; 其至, 爾力也; 其中, 非爾力也. 《孟子 萬章下》
○예를 들어 백 보 떨어진 곳에서 활을 쏘아 과녁까지 보내는 것은, 너의 힘이지만 과녁을 맞히는 것은 너의 힘이 아니고 기교인 것이다.

 

¶ 居則曰 ‘不吾知也,’ 如或知爾, 則何以哉?” 《論語 先進》
○ 너희들은 앉으면 하는 말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라 하는데, 만일 혹시라도 너희들을 알아준다면 어찌 하겠느냐?

다음은 2인칭대명사로 쓰이는 자의 예문을 들어보기로 한다.
¶ 余, 而所嫁婦人之父也. 《宣公15年》
○ 나는 그대가 시집을 보내 준 여자의 아버지이다.

 

¶ 呂后眞而主矣. 《史記 留侯世家》
○ 여후는 진정으로 그대의 주인이시다.

(2) 는 指示詞로서 와 같다.

지시대명사로 쓰이는 예는 많지 않고, 한정어 즉 지시 형용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일시를 표시하는 명사 앞에 쓰인다. “” “이것” “이러한” “이와 같은

 

¶ 事亦如爾, 故未順旨. 《三國志 吳志 周瑜傳》
○ 사태가 역시 이와 같았기 때문에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 稍醒而覺體痒, 爬搔隱疹, 因爾成癩. 《顔氏家訓 歸心》
○ 잠이 조금 깨어나자, 몸이 가려운 것이 느껴졌다. 가려진 발진 부분을 손톱으로 긁었다. 그것으로 인하여 나두창(癩頭瘡)이 되었다.

 

위에서 든 예문에서는 가 대명사로 쓰여, 동사 또는 전치사의 목적어가 되었다. 다음은 한정어(지시 형용사)로 쓰이는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 爾夜風恬月朗. 《世說新語 賞譽篇》
○ 이 밤은 바람도 잔잔하고, 달도 밝다.

 

¶ 爾日火從四門起. 《晉書 佛圖澄傳》
○ 이날은 사방의 성문에서 화재가 났다.

(3) 자는 이와 같다라는 뜻의 如是라는 단어의 합음사로 본다.

이때 자는 술어로 쓰이며 또한 부사어가 된다. 다시 말하면 지시성부사로 쓰인다.

 

¶ 蜀卓氏寡女亡奔司馬相如; 貴土風俗, 何以乃爾乎?《三國志 蜀志 張裔傳》
○ 사천 지방 탁씨가의 과부가 사마상여와 눈이 맞아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였다고 하는데, 당신네 지방의 풍속이 어찌 이모양이 되었는가?

 

¶ 相曰: “王自使人償之. 不爾, 是王爲惡而相爲善也.” 《漢書 卷37 季布欒布田叔傳第7》
○ 노나라 재상 전숙이 말했다: “왕께서는 몸소 사람을 보내시어 [관리가 약탈한 백성의 재물을] 되돌려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시면, 왕께서는 나쁜 일을 하신 것이 되고, 소생은 좋은 일을 한 것이 됩니다.”


¶ 富歲, 子弟多賴; 凶歲, 子弟多暴. 非天之降才爾殊也, 其所以陷溺其心者然也. 《孟子 告子上》
○ 풍년에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선량하고, 흉년에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포악하다. 이것은 하늘이 천성을 이와 같도록 다르게 부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이 빠지게 되는 환경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4) 는 접미사로서 형용사나 부사의 뒤에 쓰인다형용사와 결합하는 경우 심지어는 술어로도 쓰인다.

¶ 南宮縚之妻之姑之喪, 夫子誨之髽, 曰: “爾毋從從爾, 爾毋扈扈爾! 《禮記 檀弓上》
○ 南宮縚 아내의 시어머니의 상에, 공자께서 南宮縚의 아내(즉 공자의 질녀)의 머리차림(상복을 입었을 때의 여자의 머리 모양)을 가르치기를: “너는 복상두를 쪽지는 것을 너무 높게 하지 말며, 너무 넓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


부사접미사로 쓰이는 경우에는 상황어가 되며, 뒤에 항상 자가 추가된다.

 

¶ 子路率爾而對 《論語 先進》
○ 子路가 경솔히 대답했다.


¶ 夫子莞爾而笑 割鷄焉用牛刀? 《論語 陽貨》
○ 선생님께서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다.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5) 는 진술문의 끝에 쓰여 제한의 어기를 나타낸다. “~일뿐이다와 같다. “일 따름이다

¶ 武帝年七十, 乃生昭帝. 昭帝立時, 年五歲爾. 《史記 外戚世家》
○ 한무제는 나이 70에 소제를 낳았다. 소제가 제위에 올랐을 때는, 나이 겨우 5세에 불과했다.

 

¶ 是其爲相縣也, 幾直夫芻豢稻梁之縣糟糠爾哉? 《荀子 榮辱篇》
○ 이 두 가지 것의 현격한 차이는, 어찌 고기나 쌀밥의 맛과 술지게미나 겨의 맛이 현격하게 다를 뿐이겠는가?

 

¶ 不知老之將至云爾 《論語 述而》
○ 늙음이 장차 닥쳐오는 줄도 모른다.

(6) 는 진술문의 끝에 쓰여 긍정이나 판단의 어기를 나타낸다자나 자로 쓰인다.

¶ 莊王圍宋, 軍有七日之糧爾. 盡此不勝, 將去而歸爾. 《公羊傳 宣公15年》
○ 장왕이 송나라를 포위했는데, 초나라 군사에게는 7일간의 식량밖에 없었다. 이 식량을 다 소비하고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포기하고 귀국해야만 했다.

 

¶ 非死, 則徙爾. 《柳宗元: 捕蛇者说》
○ 그들은 죽었거나, 아니면 떠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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