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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살리고 싶은 버릇-84. 모유

耽古樓主 2023. 6. 16. 03:33

한국인의 살리고 싶은 버릇

 

유방을 통한 엄마와 아기의 피부접촉이 하루 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으면 정서와 지능에 결함이 생긴다는 것을 선조들은 체험적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고대 라틴말로 유방(乳房)은 맘마(mamma)였다. 이 맘마는 어머니란 뜻도 되고 또 그곳에서 나는 젖에서 연유하여 食事란 뜻도 된다.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일이다. 한데 맘마란 말이 사어(死語)가 돼 버렸다. 영어에 유방이란 말이 따로 없고 가슴(breast)이란 말로 대용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젖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슴이 말랐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유방을 섹스의 일환으로 보았기에 섹스를 준엄했던 기독교 윤리에 저촉되어 이름마저도 상실하고 만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을 포함한 동양에 있어선 유방을 모성(母性)의 일환으로 보았기에 유방의 性的 자극가(刺戟價)가 거의 없었다. 옛 어머니들이 사람들 앞에서 젖통을 드러내놓는 걸 예사로 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모성의 원천으로서의 유방은 클수록 좋았다. 겨우 두 손아귀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젖통인지라 단지만 하다 하여 유호(乳壺)라 해도 됨직한데 오죽하면 항아리보다, 뒤주보다 더 큰 방(房)만 하다 하여 유방이라 했을까.

어머니의 조건으로 유방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법이 없다는 표현이랄 것이다. 순조 때 실학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보면 젖을 일찍 끊은 아이는 연모(戀母)의 정이 생기지 않을뿐더러 지능이나 정서에 결함이 생긴다는 체험적 지혜를 적고 있다. 유방을 통한 엄마와 아기의 피부접촉이 하루 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으면 정서와 지능에 결함이 생긴다는 과학적 사실을 우리 선조들은 이미 체험적으로 터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신생아는 자궁의 양수 속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맥박소리와 어머니 특유의 체취를 기억하고 태어난다. 산모의 맥박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준 신생아와 들려주지 않은 신생아의 체중 증가를 비교한 실험이 있는데 현저한 발육 차이를 발견하고 있다.

 

또 갓 태어난 아기 머리맡에 엄마의 브래지어를 놓아두면 그 유방냄새를 기억, 반드시 놓아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실험도 있다. 어머니의 맥박소리나 유방냄새를 기억하고 태어나며, 그 기억을 유지시켜주어야 심신이 안정되고 정상적인 발육을 한다. 0~2세 사이에 대뇌의 모든 세포배선(細胞配線)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때 자녀들 대학입시 점수에 따른 고심을 이 신생아 1~2년 동안의 유방을 통한 피부접촉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뜻있는 분들이 엄마 사원의 모유접촉을 위해 직장에다 엄마 젖 먹이는 방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그 첫 ‘모유방(母乳房)’이 국제아동기금(UNICEF) 한국 사무소에 첫 부설됐다 한다. 엄마 사원을 거느린 사장님들 유의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