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이도살삼사 (二桃殺三士)

구글서생 2023. 4. 25. 03:52

 

이도살삼사 (二桃殺三士)

 
숭아 두 개로 세 명의 무사를 죽인다는 말로, 체면을 중시하는 상대방을 꾀어 모두 자멸시키는 것을 비유한다.

공자는 일찍이 제나라의 안영, 정나라의 자산, 진(晉)나라의 숙향, 위(衛)나라의 거백옥, 오나라의 계찰(季札)을 존경했다. 공자는 이 가운데서 안영을 높이 평가하여 다른 사람과 잘 사귀고 오래도록 존경심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공자는 안영이 특히 사람을 사귈 때 그 사람의 돈이나 힘을 이용하기 위해 계산적으로 사귀지 않고 인격에 매료되어 사귀는 점을 높이 샀다.

사실 안영은 제나라 재상이 된 뒤에도 근검절약하여 식사할 때는 한 가지 육류만 먹고 첩에게는 비단옷을 입지 못하게 했다. 또 조정에 들어가서는 몸가짐을 바르게 했으며, 임금의 다스림이 올바른 경우에는 그 명에 순종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명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실행했다. 이로 인해 영공, 장공, 경공에 걸쳐 3대 동안 제후들 사이에 명성을 날렸다.

안영은 공자의 이러한 평가 외에도 남다른 재치가 있었는데, 『안자춘추』 「간하(諫下)」 편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경공 곁에는 공손첩(公孫捷), 고야자(古冶子), 전개강(田開疆) 등 무사 세 명이 늘 따라다니며 호위를 했다. 이 무사들은 경공의 신임이 두터웠으며 아랫사람들이 굽실거리는 것을 한껏 즐기다 보니 어느덧 그 도를 넘게 되었다.

 

안영은 이들의 작태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훗날 큰 화근이 되겠다고 판단하여 경공에게 이들을 제거하도록 권했다. 경공도 이들의 행동이 눈에 거슬린 지 오래이므로 안영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때 안영이 말했다.

“이들에게 복숭아 두 개를 내리십시오. 그리고 서로 공을 따져보고 공이 많은 두 명이 각기 하나씩 먹도록 하십시오.”

 

세 무사는 복숭아 두 개를 두고 다투다가 끝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말았다.

 

 

풍몽룡의 동주열국지에 보면 조금 다르게 나온다.

하루는 노소공이 친교를 맺기 위해 제나라 도성인 임치로 왔다. 제경공이 연회를 베풀고 노소공을 환영했다. 연회 자리에서 노나라 대부 숙손착과 제나라 상국 안영이 각각 상견의 예절을 도왔다. 전개강 등 이른바 제방삼걸(齊邦三傑)은 칼을 찬 채 섬돌 아래 시립했다. 이들은 머리를 높이 쳐들고 앙앙자약(昻昻自若)의 모습을 보였다.

 

연회자리가 무르익어 두 나라 군주가 얼근히 취했을 때였다. 안영이 고했다.

"궁중 후원의 금도(金桃)가 익었을 것입니다. 두 군후께서는 그것을 맛보고 장수하십시오."

 

제경공은 이를 좇았다. 곧 사람을 불러 금도를 따오게 했다. 안영이 다시 고했다.

"금도는 실로 구하기 어려운 과일입니다. 신이 직접 가서 따는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내 안영이 와서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진 쟁반에 금도 6개를 바쳤다. 복숭아를 보니 크기는 주발만 하고, 색깔은 검붉은 화탄(火炭)같고, 향기는 코를 찔렀다. 실로 진기한 과일이었다.

 

제경공이 물었다.

"금도가 겨우 이것밖에 열리지 않은 것이오?"

안영이 대답했다.

"3~4개 더 열렸지만 아직 덜 익었기에 6개만 따왔습니다."

 

노소공이 옥잔에 담긴 술을 마신 후 금도 1개를 집어 먹었다. 제경공도 술을 마신 뒤 금도 1개를 먹은 뒤 말했다.

"숙손 대부는 현명하기로 널리 소문이 나 있소. 오늘 노후가 예절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찬례(贊禮)의 공을 세웠으니 금도 1개를 맛보도록 하시오."

"신이 현명하다고 하나 상국 안영의 1만분의 1인들 따를 수 있겠습니까? 이 금도는 응당 상국이 드셔야 합니다."

 

제경공이 말했다.

"숙손 대부가 상국에게 사양하고자 하니 그럴 것 없이 둘이서 금도 1개씩 맛보도록 하시오."

안영과 숙손착이 제경공이 따라주는 술 1잔씩 마신 뒤 금도를 1개씩 먹었다.

 

안영이 다시 말했다.

"아직 금도가 2개 남았습니다. 주공은 여러 신하들에게 명을 내려 스스로 자신의 공을 자랑하게 하십시오. 공이 큰 신하에게 금도를 하사해 그에 대한 포상으로 삼으면 좋을 듯합니다."

경공이 좌우의 신하들에게 그리 하라고 전했다.

 

공손첩이 재빨리 올라와 말했다.

"지난 날 신은 주공을 모시고 사냥을 나갔다가 주공에게 달려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습니다. 그 공로가 어떻습니까?"

 

안영이 말했다.

"두 손으로 하늘을 떠받칠 만한 큰 힘으로 어가를 보호했으니 그 공이 막대하오."

그러고는 경공을 대신해 공손첩에게 술 1잔과 금도 1개를 하사했다.

 

이번에는 고야자가 분연히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호랑이를 죽인 것은 족히 기이할 게 없습니다. 나는 일찍이 황하에서 요사스런 큰 자라를 칼로 베었습니다. 익사의 위험에 직면한 주공을 구해냈으니 그 공로가 어떻습니까?"

 

이번엔 경공이 대답했다.

"그 공은 세상을 덮을 만큼 크고 기특한 것이었소. 금도를 먹을 자격이 있는 걸 어찌 의심할 리 있겠소?"

안영이 황망히 고야자에게 술과 금도를 내렸다.

 

이번엔 전개강이 성큼성큼 걸어나와 말했다.

"나는 지난번에 주공의 명을 받고 서나라를 정벌했습니다. 서나라 장수를 참하고 적군 500여 명을 사로잡았습니다. 결국 서자(徐子)가 크게 두려움을 느껴 뇌물을 바치고 강화를 애걸했습니다. 이만하면 금도를 먹을 만하지 않습니까?"

 

안영이 경공에게 말했다.

"전개강의 공은 고야자와 공손첩에게 견줘볼 때 10배나 더 큽니다. 이제 하사할 금도가 없으니 어찌합니까? 전 장군에게 우선 술 1잔만 내리고 금도는 내년까지 기다렸다가 내리도록 하십시오."

 

전개강이 칼자루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자라의 목을 베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것은 작은 일에 불과하다. 나는 산 넘고 물 건너 1천 리 밖으로 나가 싸워 큰 공을 세웠다. 그런데도 금도를 먹지 못하고 두 군후 앞에서 치욕을 당했다. 만대에 이르도록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게 됐으니 그런 수모를 당하고도 무슨 면목으로 조정에 설 수 있겠는가?"

그러고는 칼을 뽑아 자신의 목을 찌르고 죽었다.

 

공손첩이 크게 놀라며 그 역시 칼을 뽑아들고 말했다.

"나와 고야자는 미미한 공을 세우고도 금도를 먹었는데 전개강은 큰 공을 세우고도 먹지 못했다. 내가 그에게 복숭아를 사양치 못한 것은 실로 몰염치한 것이었다. 의형제인 그가 죽는 것을 보고도 따라 죽지 않는 것은 용자가 할 짓이 아니다."

그러고는 역시 칼로 자기 목을 찌르고 죽었다.

 

고야자가 분기한 모습으로 크게 외쳤다.

"우리 3인은 의형제를 맺고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서했다. 두 사람이 죽었는데 내 어찌 구차하게 홀로 산단 말인가?"

역시 칼로 자기 목을 찌르고 죽었다.

 

당시 함께 죽은 제방삼걸의 무덤은 임치성 밖의 탕음리(蕩陰里)에 있다. 후한 때 제갈공명이 지은 「양보음(梁父吟)」은 바로 이들 제방삼걸을 두고 읊은 것이다. 이 시에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가 나온다.

 

동문 밖 멀리 걸어 나가면 멀리 탕음리 바라다 보이지

마을 안에 무덤 3개 있으니 나란히 만든 꼴 서로 닮다

묻노니 그게 누구 무덤인가 '제방삼걸'의 무덤이라 한다

그 힘은 남산을 밀어내고 공은 땅 벼리 끊을 만했지

허나 하루아침 음모에 걸려 복숭아 2개로 곧 자진했으니

누가 그런 일 할 수 있을까 제나라 상국인 안영이어라

 

步出齊東門 遙望蕩陰里

里中有三墳 累累正相似

問是誰家墓 田疆古冶子

力能排南山 文能絶地紀

一朝被讒言 二桃殺三士

誰能爲此謀 相國齊晏子

 

2021.5.26 Yes24블로그에서 가져옴 -삼을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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