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同散異

고양이

耽古樓主 2023. 2. 22. 05:07
1. 정의

고양이과에 속하는 야행성 · 육식성 포유동물.

2. 호칭

애완용으로 기르며 쥐를 잡는 실용적인 동물이다. 고양이를 뜻하는 ‘묘(猫)’자는 묘(貓)에서 기원되었다. 수코양이를 낭묘(郎猫), 암코양이를 여묘(女猫), 바둑무늬의 얼룩고양이를 화묘(花猫), 검은고양이를 표화묘(豹花猫) 등으로 미화하여 부르기도 한다.

3. 기원

기원은 약 5,000년 전 아프리카 리비아지방의 야생고양이가 고대 이집트인에 의하여 순화, 사육되어 점차 세계 각지로 퍼졌다고 하며, 우리나라에는 대체로 10세기 이전에 중국과 내왕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4. 특징

몸길이 47∼51㎝, 꼬리 길이 22∼38㎝, 몸무게는 2~8.5kg로 다양하다. 앞발에 다섯 개의 발가락, 뒷발에는 네 개의 발가락이 있고, 각 발가락 끝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다. 앞 · 뒷발의 발바닥에는 말랑말랑한 살주머니가 있고 털이 덮여 있어서 소리를 내지 않고 걸을 수 있고 발톱도 감출 수 있다. 뒷발이 비교적 길어서 뛰는 힘이 강하다.

시각이 발달하여 밤에 활동하기에 편리하며, 졸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눈에 들어오는 물체의 상을 재빨리 식별할 수 있다. 얼굴 · 입 주위 · 턱 밑 · 윗입술 · 눈 위 · 뺨 등에 있는 긴 털은 촉각이 예민하여 쥐 등을 잡는 데 편리하다.

후각이 발달하였고, 혀의 끝부분에는 뒤로 젖혀져 있는 예리한 가시 모양의 돌기가 있어서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핥기에 알맞다. 그리고 고기를 물어 찢기 위한 날카로운 이빨과 아래턱을 당겨 주는 근육 등은 육식에 적합하도록 발달하였다.

집단생활을 하지 않으며,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구하는 습성이 있고, 쥐 등을 잡았을 때 즉시 먹지 않고 오랫동안 놀리면서 즐기는 잔인성이 있다. 헤엄을 칠 수는 있으나 대체로 물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임신기간은 약 65일 정도이며, 한배에 4∼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수명은 20년 정도로서 애완동물 가운데 가장 길다. 애완용 이외에 쥐잡이를 목적으로 기른다. 특히, 페스트와 같이 쥐를 중간매개체로 하는 전염병이 유행할 때나 누에를 치는 지방에서 많은 혜택을 받는다.

5. 역사의 평가

우리의 옛 조상들은 짐승들 가운데 소를 양성(陽性), 고양이를 음성(陰性) 등으로 파악하는 습성이 있었다. 생리적으로 고양이의 눈동자는 어두운 밤에 달처럼 둥글게 되고 밝은 낮에는 가늘어진다. 밤과 달은 음이며, 야행성인 고양이도 음성으로 보았다.

여성도 음성이므로 우리의 선조들은 음험하고 앙칼진 것으로 대변되는 고양이의 기질을 여인과 동질적인 것으로 보았다.

옛 선조들은 속에 음침한 마음을 가지며 겉으로는 유들유들한 행실을 일컬어 묘유(猫柔)라고 하였고, 여인의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 즉 미성(媚聲)을 묘무성(猫撫聲)이라 하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양이는 주술적인 동물로 여겨져 왔다. 우리 조상들은 주술을 이용하여 사람을 저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 저주의 수단으로 고양이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 고양이의 다리나 간을 땅에 묻고 저주를 하면 원한이 있는 사람의 다리나 간에 병이 생겨 죽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또, 도둑질한 범인을 찾거나 보복하려는 범인 점을 칠 때도 주술을 전해 주는 매개체로서 고양이를 이용하였는데, 고양이를 불에 찌는 방법으로 범인 점을 치는 저주 기속(奇俗)이 전해지고 있다. 즉, 경기도에서는 도난을 당하였을 때 절에서 얻어온 기름을 고양이에게 칠하여 산 채로 태우면 범인이 不具者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고양이를 항아리 속에 넣고 불에 달구면서 범인 이름을 주문으로 외다가 찜항아리를 열어주면 고양이가 범인 집으로 달려가다가 죽게 되는데, 그때 범인도 죽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또한, 함경북도에서는 도둑고양이를 솥에 넣고 찌다가 고양이가 죽으면 범인도 죽는다고 하며, 평안북도에서는 범인이 확실하지 않을 때 도둑고양이를 잡아다가 장례에 썼던 삼줄로 묶어 사흘 동안 지붕 위의 햇볕에 쬐어 세 갈래 길에서 쪄 죽이면 도둑도 죽게 된다는 俗傳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짐승들 가운데 고양이를 사람과 가장 가깝게 이부자리에까지 들여놓게 된 전설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러하다.
잉어로 변신한 용왕의 아들을 낚은 어부가 그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용왕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부자가 된다. 이것을 탐낸 어느 방물장수 할멈이 속임수를 써서 여의주를 가져간다.
이에 격분한 어부 집의 개와 고양이가 방물장수 집에 잠입하여, 개는 망을 보고 고양이는 쥐왕을 볼모로 잡고 쥐떼를 시켜 여의주를 찾아낸다. 고양이가 여의주를 입에 물고서 개의 등을 타고 강물을 건너오다가 여의주를 물속에 빠뜨리게 되었다.
이때 개는 그냥 집으로 돌아와 버렸으나, 고양이는 어부가 그물로 잡아 올린 물고기 중에서 죽었다고 내버린 고기들을 뒤졌다. 이 고양이는 여의주를 먹은 물고기는 죽었을 것으로 생각하여 죽은 물고기 가운데서 여의주를 찾아 주인에게 가지고 온 것이다. 이 고양이의 행동에 보은하는 뜻으로 그 뒤부터 고양이를 이불 속까지 들어오게 하였으나, 개는 밖에서 살도록 하였다고 한다.

 

6. 문학 속의 고양이

 

(1) 청마 유치환의 시 [고양이]

나는 고양이를 미워한다

그의 아첨한 목소리를

그 너무나 민첩한 적은 동작을

그 너무나 산맥(山脈)의 냄새를 잊었음을

그리고 그의 사람을 분노ㅎ지 않음을

범에 닮었어도 범 아님을

 

(2) 김삿갓의 고양이 2首

猫<고양이>

三百郡中秀爾才 乍來乍去不飛埃 .

行時見虎暫藏跡 走處逢狵每打顋 .

獵鼠主家雖得譽 捉鷄隣里豈無猜 .

南街北巷啼歸路 能怯千村夜哭孩 .

온갖 짐승 중에 네 재주가 뛰어나서, 금방 왔다 금방 가도 먼지 하나 날지 않네

가다가 호랑이를 만나면 잠시 자취를 감추고, 뛰다가 개를 보면 마냥 뺨을 치며 놀리네

쥐를 잡아 주인집 칭찬 들었으나, 닭을 잡으니 이웃집의 미움을 받지 않으랴?

남쪽 북쪽 온 동네 울고 돌아다니며, 밤에 우는 아이들 겁먹게 하는구나.

 

猫<고양이>

乘夜橫行路北南 中於狐狸傑爲三 .

毛分黑白渾成繡 目狹靑黃半染藍 .

貴客床前偸美饌 老人懷裡傍溫衫 .

那邊雀鼠能驕慢 出獵雄聲若大膽 .

귀한 손님 밥상에서 맛있는 반찬 훔쳐 먹고, 늙은이 품속에서 따뜻한 옷에 달라 붙네.

어디서 참새와 쥐가 교만을 떨쏘냐? 사냥 나가는 우렁찬 소리 대담하구나.

밤에는 남북 길을 횡행하고, 여우와 이리에 끼어 三傑이 되었네.

털은 흑백이 뒤섞여 무늬를 이루고, 눈은 프르고 누른데다 반은 남색일세.

▶傍: 의지하다. 달라붙다

▶雀: 참새

▶김삿갓 시의 특징은 이처럼 예민한 관찰과 기발한 착상을 통해서 표현해 내는 필치의 미묘함에 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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