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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伽倻山讀書堂-崔致遠 본문

漢詩와 漢文

題伽倻山讀書堂-崔致遠

耽古樓主 2025. 2. 9. 12:27

題伽倻山讀書堂-崔致遠

狂奔疊石吼重巒 人語難分咫尺間.
常恐是非聲到耳 故敎流水盡籠山.

첩첩의 바위 사이로 미친 듯 달려 겹겹의 봉우리를 울리니, 지척에서 하는 말소리도 분간키 어려워라.

늘 是非하는 소리 귀에 들릴세라, 일부러 흐르는 물로 온통 산을 둘러버렸네.

◈ 狂奔(광분) : 미친 듯이 달림

◈ 疊石(첩석) : 겹겹이 쌓인 돌

◈ 吼(후) : 울부짖다

◈ 重巒(중만) : 첩첩이 쌓인 봉우리

◈ 難分(난분) : 분간하기 어려움

◈ 咫尺間(지척간) : 아주 가까운 거리

◈ 常恐(상공) : 항상 두려워하다. 항상 꺼려하다

◈ 到耳(도이) : 귀에 도달하다. 귀에 들리다

◈ 故(고) : 그래서, 그러므로

◈ 敎(교) : 시키다. ~하게 하다

◈ 籠(롱) : 빙 둘러싸다

 

 

 감상

 

산은 만고에 말이 없는 무언을 상징하는 대명사이다. 세상을 향해서 할 말이 많은 사람은 산에 살지 못한다. 세상은 언제나 말로써 비시를 일으키지만 산은 언제나 이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옛말에 혀 없는 사람만 산에 와 살 수 있다 하였다.

 

신라 때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857~?)이 지은 이 시는 가야산독서당이라고 제목되어 있다. 그가 만년에 가야산 홍류동에 들어가 은거생활을 할 때 지은 시이다.

 

이 시에서도 나타나 있는 것처럼 그는 세상의 시비를 피하여 산을 찾은 것이다. 돌 사이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산이 세상의 시비소리를 못 듣도록 방해하는 울부짖음이라 하였다. 이 물소리가 산을 둘러싸 세상의 소리를 못 듣게 한다는 것이다. 혼탁한 조정 분위기에 실의하여 정치적 이상의 꿈을 접고 산으로 들어온 그에게 시끄러운 물소리가 세상이 시비를 격리시켜 주는 것 같아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지은 시인지도 모르겠다.

 

최치원은 가야산에 은둔한 뒤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을 남겼는데, 부산 해운대 등 전국에 그의 자취가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후대 문학 작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는데, <수이전>의 ‘최치원'에서는 전기(傳奇)의 주인공으로 ‘최고운전'에서는 영웅적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 인물이 상상의 인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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