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閑山島夜吟(한산도야음) - 李忠武公(이충무공)

耽古樓主 2023. 4. 15. 10:01

水國秋光暮 警寒雁陳高(수국추광모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殘月照弓刀(우심전전야 잔월조궁도)

수국에 가을빛 저무니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 높이 난다.

걱정으로 뒤척이는 밤, 잔월이 궁도를 비치네

 

내용 연구

 걱정으로 뒤척이는 밤
나라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시적 화자의 輾轉反側(전전반측)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해와 감상

시간적 배경은 만추(늦가을)새벽이고, 5언 절구로 韻字는 高와 刀이며, 주제는 憂國衷情으로 왜적과 싸움 중에 한산도에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여 잠못 이루는 이순신 장군의 심정을 그렸음.

'영남의 여러 배에서 격군과 사부들이 거의 굶어 죽게 되었다. 참혹하여 들을 수가 없다.'

'살을 에이듯이 추운 날이다. 옷 없는 병졸들이 움츠리고 앉아 추위에 떨고 있다. 군량은 바닥났다. 군량은 오지 않았다.'

이 시가 쓰여질 당시에 기록된 난중일기의 한 부분이다. 장군은 안팎으로 적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을 것이다. 백성과 병사들의 처지는 참혹했고, 나라로부터는 아무 지원도 못 받고 있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조정 역시 장군의 편이 아니었다. 전쟁에 이긴다고 해도 그분의 미래는 불확실했다. 그 당시 장군의 흉중이 어떠했을지는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장군은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에 온 몸을 던져 산 사람이었다. 우국충절만이 그분의 참모습은 아닐 것이다. 한때는 나라에 대한 충성의 표상으로 장군이 우러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한 사나이로서의 그의 속마음을 헤아려보고 싶다.

閑山島夜吟(한산도야음) - 李忠武公(이충무공)
한산도 통제영 제승당에 걸린    이순신 장군의 친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