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鍾離春(종리춘)/列女傳(열녀전)

耽古樓主 2023. 3. 15. 03:34

열녀전 종리춘
열녀전 종리춘

 

 

列女傳에 대하여

열녀전 7권은 중국의 前漢 때 劉向이 중국 고대 堯舜시대로부터 춘추 전국시대의 역대 유명한 여성의 傳記를 열거하여 서술한 것이다.
7권의 목록은 母儀, 賢明, 仁智, 貞順, 節義, 辨通, 孼嬖로서, 각 권에는 모의전만 14명 이고, 나머지는 각각 15명으로 이루어진 전기이다.
권마다 小序가 있고, 각 傳마다 말미에 君子의 말이라 하여 識者의 간략한讚이 있고, 詩經에서 이 전기의 내용과 유사한 구절을 인용하였으며, 끝에는 그 전기에 대한 頌을 첨가하였다.

辨通傳에 대하여

열녀전 제 6권으로, 事理에 통달한 여인들의 전기이다. 여기에 열거된 여인들은 학식이 풍부하고 문장이 출중하였다. 그러므로 같은 類形의 비유를 들어서 재앙과 길흉을 논하였다. 모든 것을 하나로 하고 뜻을 개진하여 매우 공정하게 하였다. 가정의 부인들이 이것을 본받으면 집안은 물론 세상의 칭송도 받게 될 것이다. 모두 15명의 여인들의 행적을 기술하였다.

제10편 齊鍾離春

鍾離春者 齊無鹽邑之女 宣王之正后也
鍾離春이란 자는, 齊나라 無鹽 고을의 여자로, 宣王의 正后이다.

其爲人極醜無雙
그 생김새는 세상에서 둘도 없이 지극히 醜女였다.

臼頭深目 長壯大節 卬鼻結喉 肥項少髮折腰 出胸 皮膚若漆
정수리가 절구통처럼 패였고, 두 눈은 움푹 들어갔으며,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길고, 마디가 울퉁불퉁하며, 들창코에다가, 목의 인후가 툭 튀어 나왔고, 목 뒤는 살이 찌고, 머리카락이 적으며, 허리는 끊어진 듯하고, 가슴은 앞으로 튀어 나왔는데, 살갗은 칠흑같이 검었다.

行年四十 無所容入 衒嫁不售
나이가 40이 되도록, 그녀를 받아주는 이가 없어서, 나서서 출가할 곳을 찾았으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衒: 거리를 다니면서 소리치며 팔다
▶售: 팔다. 사다. 목적을 이루다

流棄莫執
세상에서 버림받은 몸이 되어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於是乃拂拭短褐 自詣宣王 謂謁者曰
妾齊之不售女也 聞君王之聖德 願備後宮之埽除 頓首司馬門外 唯王幸許之
생각끝에 짧고 거친 베옷을 깨끗이 차려 입고 스스로 선왕의 궁전에 이르러, 알자에게 말했다.
"저는 제나라의 팔리지 않는 여자이온데, 제가 듣자하오니 대왕께서는 성덕을 행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원컨대 후궁의 청소부를 시켜서 사마문(왕궁의 바깥문)에서 머리를 조아려 인사하도록 해 주십시오. 대왕께서 허락하시기 바랍니다."

謁者以聞
알자가 이 말을 듣고 왕에게 아뢰었다.
▶聞: 傳佈,傳揚 [propagate]

宣王方置酒於漸臺 左右聞之 莫不掩口大笑 曰
此天下强顔女子也 豈不異哉
때마침 선왕은 물 위에 있는 누대인 점대(漸臺)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좌우의 신하들이 알자의 말을 듣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지 않는 이가 없었다. 말하기를,
"이는 천하의 낯 두꺼운 여자이다. 어찌 이상하지 않은가?"라고들 하였다.

於是宣王乃召見之 謂曰
昔者先王爲寡人娶妃匹 皆已備有列位矣 今夫人不容於鄕里布衣 而欲干萬乘之主 亦有何奇能哉
이에 선왕은 그녀를 불러서 만나보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날 先王께서 나를 위하여 배필들을 선택해 주셨으므로, 이미 모든 배필이 자리에 세워져 있다. 지금 부인은 시골의 서민에게 출가하려 하지 않고, 만승의 군주를 구하고 있으니, 또한 무슨 별다른 재주라도 지니고 있는가?"
▶干: 求,求取 [seek for]

鍾離春對曰
無有

特竊慕大王之美義耳
종리춘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저는 다만 삼가 대왕의 훌륭하신 德義를 사모할 따름입니다."

王曰
雖然 何善
이에 왕이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良久曰
竊嘗善隱
종리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일찍이 은어(隱語)인 수수께끼를 잘하였습니다"

宣王曰
隱固寡人之所願也 試一行之
이에 선왕이 말하였다.
"수수께끼라면 본디 내가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시험해 보자"

言未卒 忽然不見
말이 끝나기도 전에, 종리춘은 몸을 훌쩍 감추는 것이었다.

宣王大驚 立發隱書而讀之 退而推之 又未能得
선왕이 크게 놀라서 은서(隱書)를 펴서 읽어보고, 물러나와 추론해 보아도, 또한 이해할 수가 없었다.

明日 又更召而問之
다음 날, 다시 종리춘을 불러 그것을 물으니,

不以隱對 但揚目銜齒 擧手拊膝 曰
殆哉殆哉
종리춘은 은어로 대답하지 않고, 다만 눈을 들어 이를 악물고, 손을 들어 무릎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위태롭구나! 위태롭구나!"
▶銜: 머금다. 입에 물다.


如此者四
이와 같이 네 번이나 거듭하였다.

宣王曰
願遂聞命
그래서 선왕이 말하였다.
"원컨대 가르침을 듣겠소"

鍾離春對曰
今大王之君國也 西有衡秦之患 南有强楚之讎 外有二國之難 內聚姦臣 衆人不附 春秋四十 壯男不立 不務衆子而務衆婦 尊所好 忽所恃 一旦山陵崩弛 社稷不定 此一殆也.
漸臺五重 黃金白玉 琅玕籠疏翡翠珠璣 幕絡連飾 萬民罷極 此二殆也.
賢者匿於山林 諂諛强於左右 邪僞立於本朝 諫者不得通入 此三殆也.
飮酒沈湎 以夜繼晝 女樂俳優 縱橫大笑 外不脩諸侯之禮 內不秉國家之治 此四殆也.
故曰殆哉殆哉
그러자 종리춘은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대왕께서 임금으로 있는 제나라는 서쪽에는 횡행하는 秦나라에 대한 근심이 있고, 남쪽으로는 강대한 초나라 원수가 있습니다.
밖으로는 두 강국에 대한 어려움이 있건만, 안에서는 간신들이 들끓고, 백성들은 나라를 쫓지 않습니다.
대왕께서 춘추 40의, 젊음이 왕성한 남자로서 결단력이 없습니다.
여러 왕자에 대한 배려는 없으시고 여러 부녀들에 대해서만 힘쓰십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높이고, 믿어야 할 사람은 소홀하십니다.
그러므로 일단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사직을 안정시킬 수 없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위태로움입니다.
점대를 오중(五重)으로 꾸미시고, 황금과 백옥과, 낭간(琅玕)·농소(籠疏)·비취(翡翠)·주기(珠璣)등으로 몸을 휘감아 장식하시니 이에 만민들은 지칠대로 지쳐 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위태로움입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산림에 은둔하고, 아첨하는 무리들만이 대왕의 좌우에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간사한 자와 위선자만이 조정의 출입이 자유롭고, 간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의 궁정 출입은 막혀 있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위태로움입니다.
주연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밤을 낮으로 삼아, 女樂과 廣大들만이, 거침없이 웃습니다. 밖으로 제후의 예를 닦지 않고, 안으로 나라의 정사를 돌보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네 번째 위태로움입니다.
그러므로 위태롭다는 말을 거듭했던 것입니다."

於是宣王喟然而嘆曰
痛乎無鹽君之言 乃今一聞
종리춘의 이 말을 들은 선왕은 위연히 탄식하여 말했다.
"아픈 곳을 찌르는 말이로다! 무염의 훌륭한 말이여! 나는 이제 여인의 말을 모두 받아 들이리라"

於是拆漸臺 罷女樂 退諂諛 去雕琢 選兵馬 實府庫
이에 점대(漸臺)를 부수고, 女樂을 그만두게 하였으며, 아첨배들을 물리치고, 주옥의 조탁을 폐지하고, 병마를 정돈하며, 부고를 충실하게 하였다.

四辟公門 招進直言 延及側陋卜
사방에 公門을 열어, 바른말 하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나아가 일반 백성들의 의견도 받아들였다.

擇吉日 立太子 進慈母 拜無鹽君爲后
吉한 날을 택하여, 태자를 세우고, 慈母를 보내어, 무염의 여인을 모시어 황후로 삼았다.

而齊國大安者 醜女之力也.
그러자 제나라는 크게 안정되었으니, 이것은 추녀의 힘이었다.

君子謂
鍾離春正而有辭 詩云 旣見君子 我心則喜 此之謂也
군자는 일러 말하기를,
"종리춘은 바르고도 말을 잘했다.
<詩經>에서도 이르기를,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내 마음은 즐겁네’라고 했는데,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라고 하였다.

頌曰
無鹽之女 干說齊宣.
分別四殆 稱國亂煩.
宣王從之 四辟公門.
遂立太子 拜無鹽君
頌에서 말하기를,
"무염의 여자는 제나라 선왕을 설득하고자 하였네.
네 가지 위태로움을 분별하여, 나라의 어지럽고 번거로움을 지적하였네.
선왕은 그 말을 좇아 사방의 公門을 열었네.
드디어 태자를 세우고 무염의 여인을 모셨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