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84-張益州畵像記(장익주화상기)-蘇洵(소순)

耽古樓主 2024. 4. 5.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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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文眞寶(고문진보)

張益州畵像記(장익주화상기)-蘇洵(소순)

 


至和元年秋, 蜀人傳言, 有寇至邊, 邊軍夜呼, 野無居人, 妖言流聞.
至和 원년(1054) 가을에 蜀의 사람들이 전하기를, 도적떼가 변방으로 몰려와 戍兵이 밤에 소리 지르고 들판에는 사는 사람이 없고 요사한 소문이 떠돈다고 하였다.
至和 : 仁宗의 연호, 그 원년은 1054.
妖言 : 요사스런 말 요상한 소문.

京師震驚, 方命擇帥, 天子曰:
京師에서 매우 놀라서 장수를 뽑아 出兵을 명하려 하는데 천자께서 말씀하셨다.
震驚 : 매우 놀람.
擇帥 : 도둑을 물리칠 장수를 뽑음.

“毋養亂, 毋助變.
“난을 키워서도 안 되고 변고를 조장해서도 안 된다.

衆言朋興, 朕志自定.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짐의 뜻은 고정되어 있다.
衆言 : 사람들의 말. 앞의 요언과 함께 신하들의 분분한 의견까지 포함된 것임.
朋興 : 한꺼번에 일어남.

外亂不作, 變且中起, 旣不可以文令, 又不可以武競.
外亂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변고가 안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글로 명령하여서도 안 되고 더욱이 무력으로 다투어서도 안 된다.
文令 : 글로 명령함. 문화적인 교화정책을 폄.
武競 : 무력으로 싸움. 무력으로 억누르는 정책을 폄.

惟朕一二大吏, 孰能爲處玆文武之間?
짐의 몇 안 되는 大官 중에 누가 이 文武之間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가?
處玆文武之間 : 文令의 해결 방법과 武競의 해결 방법 사이에서 일을 적절히 처리함.

其命往撫朕師.”
그 사람이 명령을 받고 가서 짐의 군사를 撫摩하라.”
撫朕師 : 나의 군대를 어루만져 잘 다스리다.

乃惟曰:
“張公方平, 其人.”
이에 누군가가 말씀드렸다.
“張方平 공이 적당한 인물입니다.”
張公方平 : 장방평. 자는 安道, 호는 樂全居士였다. 益州(지금의 四川省) 刺史를 지냈기 때문에 글의 제목에서 張益州라 부르고 있다. 參知政事 벼슬이 내려졌으나 벼슬자리에 나아가지 않은 일도 있으며, 벼슬은 宣徽使太子太保까지 하였다.

天子曰:
“然.”
천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公以親辭, 不可. 遂行冬十一月至蜀, 至之日歸屯軍, 撤守備, 使謂郡縣,
“寇來在吾, 無以勞苦.”
장공이 양친 때문에 사양하였으나 불가하다 하므로, 마침내 출발하여 겨울 11월에 촉에 도착하였고, 도착한 날 屯兵을 돌려보내고 수비병을 철수시키고 使者를 보내 郡縣에 일렀다.
“도둑떼가 옴은 나에게 달렸으니 너희들이 애쓸 까닭이 없다.”
以親辭 : 부모를 핑계로 사양함.
歸屯軍 : 도둑 때문에 그곳에 와서 주둔하던 군대를 제자리로 되돌려 보냄.
撤守備 : 사방의 도둑에 대한 수비를 철수함.
使謂郡縣 : 사자를 郡守縣令들에게 보내어 말하게 함.

明年正月朔旦, 蜀人相慶如它日, 遂以無事.
이듬해 정월 초하루 아침에 촉 사람들이 평소처럼 새해를 경축할 때도, 끝내 아무 일이 없었다.
朔旦 : 초하룻날 아침.

又明年正月, 相告留公像于淨衆寺, 公不能禁.
다시 이듬해 정월이 되자, 사람들이 고하기를 장공의 초상을 淨衆寺에 모시자고 하였는데, 장공이 막지 못하였다.

眉陽蘇洵, 言于衆曰:
眉陽의 蘇洵이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眉陽 : 眉州眉山 남쪽.

“未亂易治也, 旣亂易治也, 有亂之萌, 無亂之形, 是謂將亂, 將亂難治.
“난이 일어나기 전에도 다스리기 쉽고 난이 일어나도 다스리기 쉬우나, 난리의 싹은 있으면서 난리의 형상은 없음을 將亂이라 하는데, 將亂은 다스리기가 어렵다.

不可以有亂急, 亦不可以無亂弛.
난이 있다고 하여 다급해서는 안 되고, 난이 없다고 하여 解弛해서도 안 된다.

惟是元年之秋, 如器之欹未墜於地, 惟爾張公, 安坐於旁, 其顔色不變, 徐起而正之, 旣正油然而退, 無矜容.
이 至和 원년의 가을은 마치 그릇이 기울되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듯하였는데, 그대들의 張公께서 곁에 편안히 앉아 얼굴빛도 바꾸지 않다가, 서서히 일어나서는 그 기욺을 바로잡았고, 바로잡고 나서는 의젓이 물러났는데 뽐내는 용모가 없었다.
欹未墜 : 기울어지기만 하고 아직 떨어지지는 않은 것.
油然 : 멋지게 새로 솟아나는 모양, 의젓한 모양.

爲天子牧小民不倦, 惟爾張公.
천자를 위하고 약한 백성을 다스림을 게을리하지 않으니 바로 너희의 장공이시다.

爾繄以生, 惟爾父母.
너희는 그분 때문에 살아 있으매, 너희의 부모이다.
繄以(예이) : 是以나 같은 뜻으로, 그로 말미암아.
: 1. 창전대(창에 씌우는 자루) 2.3. ! 歎息의 소리

且公嘗爲我言.
또 장공이 언젠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民無常性, 惟上所待.
백성이란 일정한 성품이 없이 윗사람에게만 의지한다.
常性 : 일정하게 변하지 않는 성품.
惟上所待 : 오직 윗사람들에게만 기대고 있다. :기대다. 의지하다

人皆曰蜀人多變 於是待之以待盜賊之意, 而繩之以繩盜賊之法, 重足屛息之民, 而以碪斧令.
사람들이 모두 蜀人에게 변고가 많다고 하면서, 이에 도둑을 대접하는 뜻으로 그들을 대우하고 도둑을 단속하는 법으로 그들을 단속하여, 두려워 발을 떨며 서 있거나 숨도 못 쉬는 백성을 모탕과 도끼로써 부렸다.
: 목수들이 쓰는 먹[墨繩]. 먹줄에서 기준이나 법도의 뜻이 나오고, 다시 기준을 정하여 놓고 단속한다는 뜻으로도 쓰였다.
重足 : 두려워서 발이 떨려 포개져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
屛息 : 두려워서 숨을 죽이고 있음.
碪斧(침부) : 장작을 팰 때 밑에 받치는 모탕과 도끼. 과 통한다. 엄한 법령이나 위압적인 명령을 가리킨다.
: 부리다

於是民始忍以其父母妻子之所仰賴之身, 以棄之於盜賊. 故每每大亂.
이래서 백성이 처음에는 그의 부모 처자가 차마 우러르며 의지하는 몸인데도, 도둑들에게 버렸으므로, 언제나 크게 난리가 났었다.

夫約之以禮, 驅之以法, 惟蜀人爲易, 至於急之而生變, 雖齊魯亦然.
그들을 예로써 단속하고 법으로써 부리니, 蜀人도 다스리기 쉬웠으니, 다급하여 변고가 생김을 말하자면 齊·魯 사람도 역시 그러하다.

吾以齊魯待蜀人, 而蜀人亦自以齊魯之人待其身.

내가 齊魯의 사람이라 여기고 蜀人을 대우하니, 蜀人도 자신을 제노의 사람이라 여기고 자신을 대우한 것이다.
齊魯 : 제나라와 노나라. 지금의 山東省지방으로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 그곳에 있고, 儒學과 중국문화의 중심지를 뜻한다.

若夫肆志於法律之外, 以威劫齊民, 吾不忍爲也.’
법률의 밖에 멋대로 뜻을 두고, 위세와 겁박으로 백성을 다스림은, 나는 차마 행하지 못한다.
肆志 : 뜻을 멋대로 하다. 법 이외의 위압적인 수단도 마음대로 씀.
以威劫齊民 : 威劫으로 백성을 다스림. : 다스리다.

嗚呼! 愛蜀人之深, 待蜀人之厚, 自公而前, 吾未始見也.”
아아! 蜀人을 사랑하는 깊이와 蜀人을 대접하는 두터움을, 장공 이전에는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皆再拜稽首曰:
“然.”
사람들이 모두 再拜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蘇洵又曰:
“公之恩在爾心, 爾死在爾子孫, 其功業在史官, 無以像爲也. 且公意不欲, 如何?”
소순이 또 말하였다.
“장공의 은혜는 너희 마음에 있으니, 너희가 죽어도 너희 자손에게 있을 터이고, 그분의 공업은 史官에 달려 있으매, 화상을 만들 까닭이 없다.
또 장공의 마음도 원하지 않으니 어찌하려는가?”

皆曰:
모두 말하였다.

“公則何事於斯?
“장공께서 여기에 어찌 관심을 두겠습니까?
何事於斯 : 화상을 모시는 일에 어찌 관심을 갖겠는가?

雖然於我心有不釋焉.
그러하나 우리 마음이 釋然치 않습니다.
不釋 : 풀리지 않. 석연치 않은 것.

今夫平居, 聞一善, 必問其人之姓名, 與其鄕里之所在, 以至於其長短大小美惡之狀, 甚者或詰其平生所嗜好, 以想見其爲人, 而史官亦書之於其傳, 意使天下之人, 思之於心, 則存之於目.
그런데 평소 생활에서 한 가지 선행을 들으면, 반드시 그 사람의 성명, 그의 향리의 所在, 그 신장의 길이와 몸집의 크기와 美醜의 상황, 심지어 그 평소의 嗜好를 물어서, 그의 사람됨을 생각하여 알려 하고, 史官도 그의 전기에 써놓음으로써 천하 사람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만 하면 모습이 눈에 떠오르게 합니다.

存之於目, 故其思之於心也固, 由此觀之, 像亦不爲無助.”
눈에 선하게 떠오르므로 그의 생각함이 마음속에 확고해집니다. 이것을 통하여 관찰하면, 화상도 도움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蘇洵無以詰, 遂爲之記.
소순은 더 따질 수가 없어서, 畫像記를 짓게 되었다.

公南京人, 爲人慷慨有大節, 以度量雄天下, 天下有大事, 公可屬.
장공은 南京 사람이고, 사람됨이 慷慨한 데다 큰 절조가 있어서, 度量에 있어서는 천하에서 으뜸이매, 천하에 큰일이 생기면 장공에게 부탁할 만하다.
: 롭지 못한 것을 보고 義氣가 북받쳐 冤痛하고 슬픔.
: 뛰어난 것. 으뜸
: 맡기다. 부탁하다.

系之以詩曰:
시를 덧붙이니 이러하다.

“天子在祚, 歲在甲午, 西人傳言, 有寇在垣.
천자께서 즉위하신 甲午년에, 西人이 말 전하기를 도적이 울에 와 있다고 하였네.
在祚 : 왕위에 오름.
甲午 : 仁宗至和 원년(1054)
在垣 : 담에 있다. 담 가까이에 와 있음.

庭有武臣, 謀夫如雲, 天子曰嘻, 命我張公.
조정에는 武臣이 있고 謨士도 구름 같았으나, 천자께선 기뻐하시고 우리 장공에게 하명하셨네.
() : 기쁜 뜻을 나타내는 감탄사

公來自東, 旗纛舒舒. 西人聚觀, 于巷于塗.
공이 東에서 오심에 깃발과 새깃 장식 너풀거리고, 西人이 모여 구경함에 골목이고 길거리고 가득 찼네.
旗纛(기독) : 깃발과 새깃 또는 쇠꼬리 등으로 장식한 큰 깃발 같은 것. 모두 군대에서 쓰던 것임.
舒舒 : 너풀거리는 모양

謂公曁曁, 公來于于.
공은 위엄있고 무서우리라 여겼으나, 장공 오시 보니 의젓하고 부드러우셨네.
曁曁 : 엄하고 무서운 모양.
于于 :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듯한 모양. 의젓하고 부드러운 모양.

公謂西人,
공께서 西人에게 이르기를,

安爾室家, 無或敢訛.
너희 집안 안정시키고 감히 와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訛言不祥, 往卽爾常, 春爾條桑, 秋爾滌場.
거짓말은 상서롭지 않으니 너희 일상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봄에는 가지의 뽕을 따고, 가을에는 타작마당을 손질하라!
條桑 : 뽕나무 가지를 잘라 내려놓고 뽕잎을 땀.
滌場 : 곡식을 타작할 마당을 손질하고 치움.

西人稽首, 公我父兄.
西人이 머리 조아리며 공은 우리의 부형이라 하였네.

公在西囿, 草木騈騈, 公宴其僚, 伐鼓淵淵.
공이 서쪽 정원에 계시자 초목이 무성해졌고, 공이 막료의 잔치를 여니 북소리 둥둥 울렸네.
騈騈 : 무성한 모양.
伐鼓 : 북을 침.
淵淵 : 북소리가 둥둥 울리는 모양.

西人來觀, 祝公萬年.
西人이 와서 구경하며 장공의 만년을 축수하네.

有女娟娟, 閨闥閑閑, 有童哇哇, 亦旣能言.
딸이 어여쁜데 閨門 안에서 얌전하고, 아들이 앙앙 우는데 이때 말할 줄 알았었네.
娟娟 : 예쁜 모양, 아름다운 모양.
閨闥 : 규방의 문.
閑閑 : 얌전한 것. 의젓한 것.
哇哇(와와) : 어린아이가 우는 모양.

昔公未來, 期汝棄損.
옛날 공이 오시기 전에는 너희를 버리려 하였다네!

禾麻芃芃, 倉庾崇崇, 嗟我婦子, 樂此歲豊.
벼와 삼대 무성하고 창고엔 물건 높이 쌓였네. 아아! 우리 처자도 이해의 풍년 즐기네.
芃芃(봉봉) : 무성한 모양
崇崇 : 물건이 높이 쌓인 모양

公在朝廷, 天子股肱. 天子曰歸, 公敢不承.
공은 조정에서 천자의 팔다리이시니, 천자께서 돌아오라 하시매 공이 감히 명 받들지 않겠는가?

作堂嚴嚴, 有廡有庭.
堂 지으니 엄숙한데, 행랑채도 있고 정원도 있네.
: 화상을 모신 .
嚴嚴 : 엄숙한 모양. 위엄이 있음.
: 행랑채.

公像在中, 朝服冠纓.
공의 화상 그 가운데 있는데, 조복에 관을 쓰고 계시네.
冠纓 : 禮冠에 끈을 매어 씀.

西人相告, 無敢逸荒.
西人이 서로 이르기를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
逸荒 : 안이하게 빗나간 행동을 함. 아무렇게나 버려둠.

公歸京師, 公像在堂.”
공은 경사로 돌아가시지만, 공의 화상 당에 계시네!

 

 

 해설


이 글은 도적으로 말미암아 민심이 흉흉하던 작자 蘇洵의 고향에 왕명으로 張力平이 刺史로 부임해 와서, 민생을 안정시키는 선정을 한 공적을 기린 글이다.
장방평은 특히 무력보다도 법과 질서를 존중토록 하여 민생을 안정시켰기 때문에 보다 큰 칭송을 받을 만하였다.

뒤에 장방평이 그곳을 떠나 조정으로 돌아가게 되자, 蜀 사람들은 그의 화상을 堂에 모셔놓고 그의 큰 공적을 기리고자 하였다. 그때 소순이 쓴 글이 이 〈張益州畫像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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