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117-秦少游字叙(진소유자서)-陳師道(진사도)

耽古樓主 2024. 4. 20. 09:46

古文眞寶(고문진보)

秦少游字叙(진소유자서)-陳師道(진사도)

 

 

熙寧元豊之間, 眉蘇公之守徐, 余以民事太守, 間見如客. 揚秦子過焉, 置醴備樂, 如師弟子.

神宗의 熙寧·元豊연간(1068~1085)에 蘇軾 공이 徐州의 수령으로 계실 적에, 나는 평민으로 태수를 섬기면서 간간이 손님처럼 뵙고 있었는데, 揚州의 秦觀이 방문했을 적에는 잔치를 벌이고 음악도 갖추어 스승과 제자가 만나듯 하였다.

眉蘇公(미소공) : 蘇軾. 그는 지금의 四川省에 있던 眉山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뒤의 작자약전 참조.

守徐(수서) : 徐州의 수령 노릇을 함. 서주는 지금의 江蘇省 銅山縣으로, 바로 진사도의 고향인 彭城이다.

揚秦(양진) : 秦觀. 앞의 與秦少游書참조, 그는 揚州(지금의 江蘇省)에 속하는 高郵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 것이다.

置醴(치례) : 단술을 차려 놓다. 잔치를 벌이다.

 

其時余病臥旅中, 聞其行道雍容, 逆者旋目, 論說偉辨, 坐者屬耳.

그 무렵 나는 여행 도중 병으로 누워 있었는데, 듣기에 그의 행차는 威儀가 성대하여 마중하는 사람의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고, 논설이 웅변적이어서 앉아 있던 사람이 모두 귀를 기울였다 한다.

行道() : 길가는 채비행차.

雍容(옹용) : 威儀가 성대한 것.

() : 마중함. 과 같은 뜻.

旋目(선목) : 눈이 돌아감. 눈이 뒤집힘.

详细解释(Detailed Explanation):旋目意为眼睛转动得非常快,能够敏锐地观察周围的事物。这个成语用来形容一个人的眼睛非常灵活,能够迅速地观察到周围的细节,不会错过任何重要的信息。
선목은 눈이 매우 빨리 돌아가 주변 사물을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뜻이다.이 사자성어는 사람의 눈이 매우 민첩하고 주변의 세부 사항을 신속하게 관찰하며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使用场景(Usage Scenarios):这个成语通常用来形容一个人的观察力非常敏锐,能够迅速地察觉到周围的变化和细节,常用于赞美某人的观察力和洞察力。
이 사자성어는 보통 한 사람의 관찰력이 매우 예리하고 주변의 변화와 세부 사항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며, 누군가의 관찰력과 통찰력을 칭찬할 때 자주 쓰인다.

故事起源(Story Origin):这个成语的故事起源于中国古代的一位名叫韩信的将军。据说韩信年轻时跟随刘邦征战四方,他的眼睛非常敏锐,能够快速地观察到战场上的变化和敌人的动向。因此,人们常常用“旋目”来形容他的观察力和军事才能。
이 고사성어의 이야기는 고대 중국의 한신이라는 장군으로부터 기원하였다. 젊은 시절 유방을 따라 사방으로 출정했던 한신의 눈은 전쟁터의 변화와 적의 움직임을 빠르게 관찰할 만큼 날카로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관찰력과 군사적 재능은 흔히 '旋目'이라고 표현된다.

成语结构(Structure of the Idiom):旋目是一个形容词短语,由动词“旋”和名词“目”组成。
선목은 형용사구로 동사 '선'과 명사 '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偉辨(위변) : 웅변적인 것. 큰소리가 술술 잘 나옴.

屬耳(촉이) : 귀를 기울여 듣다.

 

世以此奇之, 而亦以此疑之, 惟公以爲傑士.

世人이 이 때문에 기이하게 여겼고 또 이 때문에 그를 의심하기도 하였으나, 오직 소식 공만은 걸출한 선비라고 생각하셨다.

 

是後數歲, 從吾歸, 見于廣陵逆旅之家, 夜半語未卒別去, 余亦以謂當建侯萬里外也.

그 후 몇 년, 내가 돌아올 적에 따라와서 廣陵의 客舍에서 만났는데, 밤중에 얘기도 다 끝내지 않고 떠나갔으니, 나도 마땅히 만 리 밖 먼 곳의 州牧이 되었다고 여겼다.

廣陵(광릉) : 揚州의 땅 이름.

逆旅之家(역려지가) : 旅舍.

建侯(건후) : 제후 또는 州牧이 되다.

 

元豊之末, 余客東都, 秦子從東來, 別數歲矣.

元豊의 말엽 내가 洛陽에 객지 생활할 적에 진관도 동쪽에서 왔으니, 이별한 지 몇 년 만이었다.

東都(동도) : 洛陽.

 

其容充然, 其口隱然. 余驚焉以問, 秦子曰:

그의 얼굴이 충실하고 그의 입이 무거우매 내가 놀라서 그 까닭을 물으니, 진관이 대답하였다.

充然(충연) : 충실한 모양, 성실해 보이다.

隱然(은연) : 묵직하고 점잖은 모양.

 

“往吾少時, 如杜牧之, 强志盛氣, 好大而見奇.

“전에 제가 젊었을 적에는 杜牧之와 같아서 뜻이 강하고 기운이 왕성하여 큰 것을 좋아하고 기특함을 드러냈었습니다.

杜牧之(두목지) : 의 시인 杜牧. 자가 牧之. 젊어서부터 벼슬하는 한편 마음껏 여자와 술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일생을 보냈다. 벼슬은 뒤에 中書舍人까지 되었고, '李杜라 불릴 정도로 李商隱과 나란히 시명을 떨쳤다. 문집으로 樊川集20권을 남긴 외에 曹操考定孫武兵法13편에 대한 도 썼다.

 

讀兵家書, 乃與意合, 謂: ‘功譽可立致, 而天下無難事.

兵家書를 읽다가 저의 뜻과 맞아서 공로와 명예를 당장에 이룰 수 있어서 천하는 어려운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顧今二虜有可勝之勢, 願效至計, 以行天誅, 回幽ㆍ夏之故墟, 弔唐ㆍ晉之遺人, 流聲無窮, 爲計不朽, 豈不偉哉?’

지금 두 원수의 나라가 乘勝長驅하는 기세를 지녔음을 보고, 지대한 계획을 세워 하늘의 罰을 행함으로써, 幽州와 夏州의 옛 땅을 회복하고 唐·晉의 遺民을 위로하여, 전하는 명성이 무궁하고, 영원불변하는 大計를 세운다면 어찌 위대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습니다.

二虜(이로) : 두 적국, 곧 송나라를 핍박하고 있던 西夏 두 나라를 가리킨다.

可勝之勢(가승지세) : 승리할 수 있는 형세. 乘勝長驅하는 형세.

至計(지계) : 지극한 계책. 요나라와 서하를 정벌할 큰 계획.

行天誅(행천주) : 하늘의 誅伐을 대신 행하다. 곧 요와 서하를 정벌함을 가리킨다.

幽夏(유하) : 幽州夏州. 곧 유주는 요나라가 있던 지금의 遼寧省을 중심으로 한 중국 북부지방을 가리키고, 夏州는 서하가 자리잡고 있던 중국 서부의 綬遠省을 중심으로 한 지방을 가리킴.

() : 위로하다.

唐晉之遺人(당진지유인) : 요나라와 서하 땅에 남아 있는 漢族 계열의 유민을 가리킴.

 

於是字以太虛, 以遺吾志.

이에 자를 太虛라 하고 저의 뜻을 남겼습니다.

太虛(태허) : 하늘, 太空, 또 심오하고 근본적인 이치를 가리키는 말.

() : 머물게 하다. 담아 두다.

 

今吾年至而慮易, 不待蹈險而悔及之, 願還四方之事, 歸老邑里, 如馬少游.

지금 제 나이가 지긋해지자 생각이 바뀌어서 모험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 뉘우쳤으니, 사방의 일로부터 고향마을로 돌아와 늙으며 馬少游와 같기를 바랐습니다.

年至(연지) : 나이가 들다. 나이를 먹다.

慮易(여역) : 생각이 바뀌다.

不待蹈險(부지도험) :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다. 위험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

四方之事(사방지사) : 나라 사방의 일. 나라를 지키고 외적을 쳐부수고 하는 일.

馬少游(마소유) : 馬援東漢 光武帝 때 많은 공을 세워 新息侯에 봉해졌는데 마소유는 그의 사촌동생이다. 그는 평생을 고향마을에 묻혀 깨끗하고 가난하게 살았다.

 

於是字以少游, 以識吾過.

이에 자를 少游라 하여 저의 잘못을 표시하였습니다.

 

嘗試以語公, 又以爲可, 於子何如?”

전에 소식 공에게 말씀드려 보았더니 괜찮다고 하셨는데, 선생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余以謂 取善於人, 以成其身, 君子偉之.

“내 생각으로는 남에게서 좋은 점을 취하여 자신을 완성함을 군자가 위대하게 여깁니다.

 

且夫二子, 或進以經世, 或退以存身, 可與爲仁矣.

앞의 두 사람은 나아가서 세상을 다스리거나 물러나 자신을 잘 보존하였으매, 仁을 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합니다.

二子(이자) : 두목과 마소유 두 사람을 가리킴.

 

然行者難工, 處者易持, 牧之之智得, 不若少游之拙失矣.

그러나 행동이란 잘하기가 어렵고, 은거함은 자신을 지키기가 쉬운데도, 두목지의 지혜와 체득이 마소유의 졸렬과 실패보다 못한 듯합니다.

行者(행자) : 행동. 두목 같은 사람.

處者(처자) : 隱處. 마소유 같은 사람.

智得(지득) : 지혜와 터득.

 

子以倍人之材, 學益明矣, 猶屈意於少游, 豈過直以矯曲耶?

선생은 남보다 두 배의 재능을 가져 학문이 더욱 밝아졌는데도 오히려 마소유에게로 뜻을 굽히었으니, 어찌 지나치게 곧음으로써 굽음을 교정함이 아니겠습니까?

過直(과직) : 지나치게 곧은 것.

矯曲(교곡) : 굽은 것을 교정함. 잘못을 바로잡음.

 

子年益高德益大, 余將屢驚焉, 不一再而已也.

선생의 나이가 더욱 많아지고 덕이 더욱 위대해지면, 내가 자주 놀라서 한두 번에 그치지 않을 터입니다.

厦驚(누경) : 여러 번 놀라다. 자주 놀라다.

 

雖然以子之才, 雖不效於世, 世不捨子, 余意子終有萬里行也.

선생의 재능은 비록 세상에 바치지 않더라도 세상이 선생을 버리지 않아서, 내 생각으로는 선생은 마침내는 萬里行을 가질 터입니다.

萬里行(만리행) : 먼 곳으로 감. 나라를 위해 싸우러 먼 곳으로 나감을 뜻함.

 

如愚之愚, 莫宜於世, 乃當守丘墓保田里, 力農以奉公上, 謹身以訓閭巷, 生稱善人, 死表於道曰: ‘處士陳君之墓’

나와 같이 어리석음은 세상에 합당하지도 않으니, 조상의 묘나 지키며 고향 마을을 고수하면서 힘써 농사를 지어 나라와 임금을 받들며, 자신의 행동을 삼가 마을의 교훈이 됨으로써, 살아서는 善人이란 칭송을 듣고 죽어서는 墓道에 ‘處士 陳君의 묘’란 푯말을 세웁니다.

奉公上(봉공상) : 나라와 임금을 위해 봉사하다.

訓閭巷(훈여항) : 시골 마을에 교훈이 되다.

 

或者天祚以年, 見子功遂名成, 奉身以還, 王侯將相, 高車大馬, 祖行帳飮, 於是乘庳御駑, 候子上東門外, 擧酒相屬, 成公知人之名, 以爲子賀, 蓋自此始.”

혹시 하늘이 장수로써 나에게 복을 주시어, 선생이 공명을 이루고 무사히 돌아올 적에 王侯將相이 高車大馬로 길제사를 지내며 송별주를 마실 적에, 낮은 수레에 둔한 말을 몰아 上東門 밖에서 선생을 기다리다가 술잔을 들어 권하면서 소식 공의 知人之鑑을 이루면서 선생을 위하여 축하드릴 터입니다. 일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天祚以年(천조이년) : 하늘이 나이로써 복을 내리다. 곧 오래 살도록 해주다.

祖行(조행) : 옛날에 길을 떠날 때 길의 신에게 제사를 지냄. 는 길제사.

帳飮(장음) : 길가에 장막을 치고 송별연을 벌이고 송별주를 마심.

() : 낮은 집. 낮은 수레.

上東門(상동문) : 洛陽의 성문 이름.

自此始(자차시) : 진관의 나라를 위한 활동이 이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뜻.

 

 

 

 해설

 

진사도와 같은 시대의 문인이며 특히 詞의 작가인 秦觀(1049~1101)의 字를 두고 그의 인생관과 결부시켜 그 뜻을 논한 글이다.

 

진관은 젊어서 호기가 있고 기개가 대단하여, 글에도 호쾌한 기운이 넘쳐 흘렀다. 그는 徐州로 蘇軾을 찾아뵙고 문재를 인정받아, 소식의 추천으로 太學博士를 거쳐 國史院編修官을 지냈다. 젊어서는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려는 포부를 지니고 하늘이라는 뜻의 太虛라는 자를 썼으나, 뒤에는 시골에 묻혀 편히 살려는 생각이 들어 少游라 자를 고쳤다.

 

여기에서 진사도는 숨어살기는 쉽지만 나가서 큰일을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 진관 같은 유능한 인물은 시골에 묻힐 생각을 말고 나라를 위해 공헌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