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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와 漢文

山園小梅

耽古樓主 2025. 3. 4. 04:40

山園小梅

衆芳搖落獨暄姸, 占盡風情向小園.
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
꽃들이 흔들려 떨어진 뒤 홀로 곱고 아름다와, 작은 동산을 향한 풍정을 다 차지하네.
성긴 그림자 맑고 얕은 물 위에 비스듬히 드리우니, 은은한 향기는 달빛 여린 황혼에 떠도네.

霜禽欲下先偷眼, 粉蝶如知合斷魂.
幸有微吟可相狎, 不須檀板共金樽.

겨울새는 내리려고 먼저 몰래 주위를 둘러보고, 흰나비가 그 꽃을 안다면 깜짝 놀라고 말리라.
다행히 나는 시를 읊조리며 서로 친할 수 있으니, 악기나 술 항아리도 필요치 않네.

 

▶ 山園小梅 : 산동산의 작은 매화.  

▶ 衆芳 : 온갖 꽃.   

▶ 搖落 : 흔들려 떨어지는 것, 늦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짐.  

▶ 暄姸 : 곱고 아름다움, 매화는 모든 꽃이 다 떨어지고 난 뒤 홀로 피어 곱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낸다는 뜻이다.  

▶ 占盡 : 다 차지함.  

▶ 風情 : 풍치.  

▶ 疎影 : 매화나무 가지의 성긴 그림자.  

▶ 橫斜 : 비스듬히 기욺.  

 ▶ 暗香 : 그윽하게 풍기는 매화의 향기.  

▶ 浮動 : 떠서 움직임, 향기가 풍긴다는 뜻이다.   

▶ 霜禽 : 서리가 내릴 때의 새, 곧 겨울새를 이름.  

▶ 偸眼 : 훔쳐 보다, 몰래 주변을 둘러봄, 매화나무 가지에 앉으려고 주변을 둘러 봄.  

▶ 粉蝶 : 흰나비, 아름다운 나비.  

▶ 斷魂 : 혼이 끊어짐, 나비가 만약 겨울에 피는 매화꽃을 보게 된다면 그 아름다움에 놀래서 나자빠지리라는 뜻이다. 아니면 보지못함을 슬퍼하리라.  

▶ 相狎 : 서로 친압함.  

▶ 檀板 : 악기 이름, 박자를 맞추는 판대기.

▶ 金尊 : 金樽, 금 술동이.

 

 

작자-林逋(967년 ~ 1028년)

 

北宋의 시인, 자 君復. 시호 和靖先生. 그는 평생을 홀아비로 살면서 세속의 영리를 버리고 고적한 가운데 유유자적하며 사는 시인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幽靜하면서도 淸高하였는데, 시로써 이름이 나는 것을 싫어하여 많은 시를 버리고, 후세에 전하여질 것이 두려워 시를 읊되 기록하지 않기도 하였다. 그가 은둔 생활을 한 곳은 西湖 근처의 孤山이란 곳이었다. 자주 호수에 나가 조각배를 띄우고, 간혹 절을 찾아 유한한 정취를 즐겼는데, 임포는 처자가 없는 대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초당 주위에 수많은 매화나무를 심어 놓고 학을 기르며 살았다. 그는 학이 나는 것을 보고 손님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포를 두고, ‘매화 아내에 학 아들을 가지고 있다(梅妻鶴子)’고 하였다. 그의 시풍은 청신 담백하여 宋詩의 先驅라고 할 수도 있다. 梅花詩人으로 불릴 정도로 매화를 노래한 작품에 걸작이 많이 있다. 《林和靖集》(4권)이 있다.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범중엄, 매요신 등과 시를 주고받았다.

 

해설 

 

소식은 위 시를 읽고 임포를 매화의 화신이라 칭송하였고, 위 시의 疎影과 暗香은 매화의 대명사로 불렸고, 송나라 ‘강기’라는 시인은 소영과 암향이라는 제목으로 매화를 노래한 시를 지었으며, 임포의 매화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원을 개설한 안향에 의해 전래된 성리학과 함께 우리나라에 전해져 고려 말 이후 신흥사대부들이 수많은 매화시를 지었다 합니다.

 

<梅花>-李仁老
姑射氷膚雪作衣 香唇曉露吸珠璣
應嫌俗蘂春紅染 欲向瑤臺駕鶴飛
​고야의 얼음살결 눈으로 옷 지어 입고,​ 향기로운 입술 새벽이슬에 구슬을 마시네. ​

속된 꽃술들의 봄철의 붉음에 물듦을 못 마땅히 여겨, ​요대(신선이 사는 곳)를 향해 학을 타고 날고자 하네.
姑射氷膚:姑射山에 神人이 사는데, 살결은 氷雪 같고, 이쁘기는 處女와 같으며, 바람과 이슬만 마시고 산다 한다. (莊子)

 

李退溪도 매화의 마니아로 107수의 매화시를 지었는데, 도산서원 구석에 매화를 심어놓고 꽃이 필 때면 달이 기울도록 그 곁을 거닐었다 하고, 병이 위독하자 초췌한 모습을 매화에게 보일 수 없다 하여 매화 분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月梅圖

 

 

오만 원권 지폐의 뒷면을 세로로 세워놓고 보면 매화가 하늘을 향해 곧은 가지를 뻗어 올린 그림을 만나게 됩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화가였던 魚夢龍(1566~1617)의 <月梅圖>란 작품입니다. 수직으로 가장 높이 솟은 가운데 가지 왼쪽에 둥근 달이 어렴풋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지요.

어몽룡은 매화를 잘 그려서 一枝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지만, 당대 중국인들은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전형적인 매화 그림의 유행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거꾸로 얘기하면 중국식이 아니라 조선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그렸다는 뜻이 됩니다.

<조선 회화를 빛낸 그림들>의 저자 윤철규 선생은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어몽룡이 그린 매화에는 강하고 거친 가운데 꾸밈이 없는 담백한 서정적 분위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바로 이후에도 여러 면에서 보게 되는 한국의 미적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런 회화사적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면 굳이 이 작품을 지폐에까지 싣지는 않았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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