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列傳

列傳권105-扁鵲倉公列傳(편작창공열전)

耽古樓主 2023. 9. 13. 03:59

 

扁鵲倉公列傳은 名醫 扁鹊과 淳于意의 사적을 기록한 合傳이다편작은 전국시대의 명의이며倉公 淳于意는 西漢 초기의 명의이다.

 

 

 

1. 扁鵲

扁鵲은 전국시대 뛰어난 의사로 성은 이고 이름은 越人이며 渤海 사람이다長桑君에게 秘方을 전수받고 名醫가 되어 와 越 사이를 오가며 환자를 치료하다가 秦에 들어갔는데秦 太醫令 李醯가 편작의 뛰어난 의술을 시기하여 자객을 시켜 암살하였다.
이 편에서는 편작이 의 趙簡子의 병세를 진맥한 일과 나라 태자의 급환을 고쳐 죽음에서 되살린 일과 의 桓侯의 병세를 진단한 것에 대한 일화를 기록하고 있다.

列傳권105-扁鵲倉公列傳(편작창공열전)

 

扁鵲者,勃海郡鄭人也,姓秦氏,名越人。
扁鵲은 渤海郡 鄚縣 출신이니 성은 이고이름은 越人이다.

少時為人舍長。
젊었을 때 客舍에서 관리인이었다.

舍客長桑君過,扁鵲獨奇之,常謹遇之。
객사의 손님으로 長桑君이 들렀는데편작만이 장상군을 奇人이라 여겨 언제나 그를 禮遇하였다.

長桑君亦知扁鵲非常人也。
장상군 역시 편작이 범상한 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出入十餘年,乃呼扁鵲私坐,閒與語曰:
「我有禁方,年老,欲傳與公,公毋泄。」
장상군이 출입한 지 10여 년편작을 불러 私的으로 앉아서 은밀히 말하였다.
내게 祕傳의 醫術이 있으나 늙었으매그대에게 전해주려 하니 남에게 누설하지 말게.”

扁鵲曰:
「敬諾。」
편작이 말하였다.
명심하겠습니다.”

 鄭 : 渤海郡에는 鄭縣이 없었으므로 鄚縣이라 함이 정당하다. <史記索隱>
▶ 舍長 : 객관의 관리인.
▶ 長桑 : 전국시대 神醫. 複姓.
▶ 謹遇 : 정중하게 대접하다. 遇는 대접하다.
▶ 常人 : 보통사람.
▶ 閒 : 間과 통하여 ‘은밀하다’.
▶ 禁方 : 秘方. 아무에게나 함부로 傳하지 않는 藥方文.
▶ 敬諾 : 공손히 대답하다.

乃出其懷中藥予扁鵲:
「飲是以上池之水,三十日當知物矣。」
이에 품속에서 약을 꺼내어 편작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풀잎에 맺힌 이슬로 이것을 마시고, 30일이 지나면 사물을 꿰뚫어 볼 터이네.”

乃悉取其禁方書盡與扁鵲。
이어 비전의 醫書를 전부 꺼내어 편작에게 주었다.

忽然不見,殆非人也。
홀연히 보이지 않으니 아마도 사람이 아닌 듯하였다.

扁鵲以其言飲藥三十日,視見垣一方人。
편작이 장상군의 말대로 약을 복용한 지 30담 밖에 있는 사람이 보이게 되었다.

以此視病,盡見五藏癥結,特以診脈為名耳。
이런 능력으로 병자를 진찰하매五臟 속 병의 증상을 훤히 보았으나다만 진맥을 구실로 삼을 뿐이었다.

為醫或在齊,或在趙。
醫員이 되어 에 있기도 하고 에 있기도 하였다.

在趙者名扁鵲。
에 있을 때 사람들이 편작이라고 불렀다.

▶ 上池之水 : 풀잎에 맺힌 이슬.
▶ 知物 : 사물을 통찰하다.
▶ 悉 : 전부.
▶ 癥結 : 병의 원인이 되는 증상.
▶ 特 : 다만.

當晉昭公時,諸大夫彊而公族弱,趙簡子為大夫,專國事。
晉昭公 때 大夫들의 세력이 강하고 公族은 약하여 趙簡子가 대부가 되어 국사를 專橫하였다.

簡子疾,五日不知人,大夫皆懼,於是召扁鵲。
조간자가 병들어 닷새 동안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자대부들이 모두 걱정하여 편작을 불렀다.

扁鵲入視病,出,董安于問扁鵲,扁鵲曰:
편작이 조간자의 병세를 살펴보고 나오니董安于가 편작에게 물으매편작이 대답하였다.

「血脈治也,而何怪!
血脈이 정상인데 어찌 놀라고 의아해하십니까!

昔秦穆公嘗如此,七日而寤。
옛날 秦穆公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7일 만에 깨어났습니다.

寤之日,告公孫支與子輿曰:
깨어난 날公孫支와 子輿에게 말하였습니다.

『我之帝所甚樂。
吾所以久者,適有所學也。
帝告我:
「晉國且大亂,五世不安。
其後將霸,未老而死。
霸者之子且令而國男女無別。」』
나는 天帝가 계신 곳 갔다가 아주 즐거웠네내가 오래 걸린 까닭은 마침 배울 것이 있었기 때문이오.
천제께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에 장차 크게 혼란하여 五代 동안 불안할 터이다.
그 뒤 覇者가 나오되 장수하지 못하고 죽을 터이다.
霸者의 아들이 너의 나라를 다스리되남녀 분별이 없을 터이다.>라고 했소.’

公孫支書而藏之,秦策於是出。
공손지가 이 말을 기록하고 보관하여 두매秦策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夫獻公之亂,文公之霸,而襄公敗秦師於殽而歸縱淫,此子之所聞。
獻公 때의 내란과 文公의 制霸 이후襄公이 殽山에서 秦軍을 패퇴시키고 돌아와서 荒淫하였으니이것은 그대도 들은 바이겠습니다.

今主君之病與之同,不出三日必閒,閒必有言也。」
지금 주군의 병도 그와 같으매, 3일이 지나지 않아 틀림없이 나으실 터이고나으시면 틀림없이 말씀이 있을 터입니다.”

▶ 晉昭公 : 姬夷. 춘추시대 晉의 33대 군주. 晋平公의 아들.
▶ 趙簡子 : 춘추시대 晉趙의 領袖이며 이름은 趙鞅 또는 志父라고도 한다. 晋昭公 때 正卿이다.
▶ 董安于 : 춘추시대 晋의 正卿 趙簡子의 가신. 字는 阏于.
▶ 治 : 정상.
▶ 而 : 너.
▶ 秦穆公 : 嬴任好. 춘추시대 秦의 9대 군주이다. 춘추시대 주나라 襄王 때 秦의 영토를 크게 확장하였다.
▶ 公孫支 : 秦穆公 때 大夫가 되어 百里奚를 천거하여 霸業을 이룩하게 하였다.
▶ 之 : 가다. ~에 이르다.
▶ 適 : 마침.
▶ 五世 : 五代. 晉獻公, 奚齊, 卓子, 惠公, 懷公의 五代를 말한다.
▶ 霸 : 晋文公은 春秋五覇로 칭하여지게 되었다.
▶ 秦策 : 秦의 역사서.
▶ 獻公之亂 : 獻公은 晋의 21대 군주이다. 말년에 첩 여희와 그 아들 해제를 총애하여 해제의 즉위에 방해되는 다른 아들들을 탄압했다가 진문공 즉위 전까지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단초를 만들었다.
▶ 敗秦師於殽 : 晋襄公 元年(기원전 627년), 晋이 殽山에서 秦軍을 섬멸하고 秦의 세 장수를 생포하였다. 秦穆公의 딸이자 晋文公의 부인인 文嬴은 친정 나라의 세 장수가 생포되어 와 있음을 알고 곧 진양공에게 풀어주라고 청하였다. 진양공이 결국 문영의 청을 들어주었다.
▶ 閒 : 병이 낫다. 쾌유하다.

居二日半,簡子寤,語諸大夫曰:
이틀 반이 지나자 조간자가 깨어나 대부들에게 말하였다.

「我之帝所甚樂,與百神游於鈞天,廣樂九奏萬舞,不類三代之樂,其聲動心。
내가 천제가 계신 곳에 갔었는데 아주 즐거웠소하늘 복판에서 신선들과 노닒에각종 악기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고 여러 가지 춤을 추었는데그것은 三代의 음악의 가 아니어서그 소리가 마음을 뒤흔들었소.

有一熊欲援我,帝命我射之,中熊,熊死。
곰 한 마리가 나를 잡아가려 하여천제께서 나에게 활로 쏘라 하시매곰을 맞히니곰이 죽었소.

有羆來,我又射之,中羆,羆死。
큰곰이 또 나타나서내가 또 쏘아서 맞히니 큰곰도 죽었소.

帝甚喜,賜我二笥,皆有副。
천제께서 아주 기뻐하시며 내게 대나무 바구니 두 개를 하사하셨는데모두 장신구가 들어있었소.

吾見兒在帝側,帝屬我一翟犬,曰:
『及而子之壯也以賜之。』
나는 천제 옆에 아이가 있음을 보았는데천제께서는 내게 翟犬 한 마리를 부탁하며 말하였소.
네 아들이 장성하거든 이 개를 주어라.’

帝告我:
『晉國且世衰,七世而亡。
嬴姓將大敗周人於范魁之西,而亦不能有也。』」
천제께서 나에게 고하셨소.
는 장차 대대로 쇠약해져서 七代에 이르면 멸망할 터이다.
嬴氏가 주나라 사람들을 范魁의 서쪽에서 크게 무찌르되또한 그 땅을 차지하지는 못할 터이다.’”

董安于受言,書而藏之。
동안우가 조간자의 말을 듣고 기록하여 보관하였다.

以扁鵲言告簡子,簡子賜扁鵲田四萬畝。
편작의 말을 조간자에게 고하니조간자가 편작에게 田地 4만 를 하사하였다.

▶ 鈞天 : 하늘의 중앙. 九天의 하나.
▶ 廣樂 : 각종 악기.
▶ 三代 : 夏, 殷, 周의 삼대를 말한다.
▶ 羆 : 큰곰.
▶ 笥 : 대바구니.
▶ 副 : 장신구.
▶ 屬 : 부탁하다.
▶ 翟 : 狄과 통하여 고대 북방 민족의 명칭.
▶ 世衰 : 대대로 쇠약해지다.

其後扁鵲過虢。
그 후 편작이 을 들렀다.

虢太子死,扁鵲至虢宮門下,問中庶子喜方者曰:
「太子何病,國中治穰過於眾事?」
괵의 태자가 죽으니편작이 괵의 宮門에 가서 의술을 좋아하는 中庶子에게 물었다.
태자는 무슨 병이었기에온 나라의 재앙을 쫓는 祈禱가 제반 政事를 우선합니까?”

中庶子曰:
「太子病血氣不時,交錯而不得泄,暴發於外,則為中害。
精神不能止邪氣,邪氣畜積而不得泄,是以陽緩而陰急,故暴蹷而死。」
중서자가 대답하였다.
태자의 병은 血氣가 고르지 않고뒤엉켜 꽉 막혀서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내장을 해쳤습니다.
精氣가 邪氣를 누르지 못하여사기가 체내에 쌓여 발산되지 못하매이 느려지고 이 급해져서 돌연히 쓰러져 죽었습니다.”

▶ 虢 : 周나라 文王의 아우인 괵중이 세운 諸侯國.
▶ 喜方 : 의술을 좋아함.
▶ 中庶子 : 太子의 侍從官.
▶ 治穰 : 재앙을 쫓는 기도를 하다. 穰은 禳과 통한다.
▶ 中害 : 내장이 손상을 입다.
▶ 邪氣 : 인체에 병을 일으키는 온갖 요인.
▶ 蹶(蹷) : 쓰러지다. 돌연히 혼절하여 인사불성이 되다.

扁鵲曰:
「其死何如時?」
편작이 물었다.
그의 죽음은 시기가 어떠합니까?”

曰:
「雞鳴至今。」
중서자가 대답하였다.
오늘 새벽 첫 닭이 울 때였습니다.”

曰:
「收乎?」
편작이 물었다.
收屍하였습니까?”

曰:
「未也,其死未能半日也。」
중서자가 말하였다.
아직 안 하였습니다돌아가신 지 아직 한나절도 안 되었습니다.”

「言臣齊勃海秦越人也,家在於鄭,未嘗得望精光侍謁於前也。
聞太子不幸而死,臣能生之。」
이렇게 보고하여 주십시오.
저는 齊 渤海의 秦越人이라고 하며 집은 鄭邑에 있습니다.
태자의 원기 왕성한 모습을 앞에서 뵌 적이 없었습니다.
태자께서 불행히 돌아가셨다고 하니제가 살려낼 수 있습니다.’”

中庶子曰:
「先生得無誕之乎?
何以言太子可生也!
臣聞上古之時,醫有俞跗,治病不以湯液醴灑,鑱石撟引,案扤毒熨,一撥見病之應,因五藏之輸,乃割皮解肌,訣脈結筋,搦髓腦,揲荒爪幕,湔浣腸胃,漱滌五藏,練精易形。
先生之方能若是,則太子可生也;
不能若是而欲生之,曾不可以告咳嬰之兒。」
중서자가 말하였다.
선생이 허황되게 말씀하심이 아닙니까?
무엇 때문에 태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까!
제가 듣기로는 상고시대에 兪跗라는 의원이 있었다는데그 의원은 병을 고치는 데 湯液醴灑鑱石撟引案扤毒熨를 사용하지 않고옷을 풀어헤쳐 진찰해보는 것으로 병의 징후를 살폈으며五臟에 있는 經穴에 따라피부를 가르고 살을 열어 막힌 을 통하게 하고 끊어진 힘줄을 이었으며脊髓와 腦髓를 누르고 膏肓을 건드려 橫膈膜을 바로 잡고과 를 씻어내고 오장을 씻어내어 精氣를 다스리고 안색을 바꾸어 놓았다고 합니다.
선생의 처방이 이와 같으면 태자를 살릴 수 있겠지요.
그렇지도 못하면서 그를 살리려 한다면그야말로 갓난아이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없을 터입니다.”

終日,扁鵲仰天嘆曰:
「夫子之為方也,若以管窺天,以郄視文。
한참 지나서 편작이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였다.
대부께서 말한 처방은 대롱으로 하늘을 보고 틈으로 무늬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越人之為方也,不待切脈望色聽聲寫形,言病之所在。
저의 처방은 환자의 맥을 짚거나 기색을 살피거나 목소리를 듣거나 진찰할 필요 없이 병이 생긴 곳을 말하는 것입니다.

聞病之陽,論得其陰;
聞病之陰,論得其陽。
질병이 에 있으면 그 을 미루어 알 수 있고,
질병이 음에 있으면 그 양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病應見於大表,不出千里,決者至眾,不可曲止也。
병의 징후는 겉으로 드러나매천리를 가지 않고도 진단하는 경우가 아주 많으니꼼꼼하기만 하여서는 안 됩니다.

子以吾言為不誠,試入診太子,當聞其耳鳴而鼻張,循其兩股以至於陰,當尚溫也。」
대부께서 저의 말을 진실하지 않다고 여기시면가셔서 시험 삼아 태자를 진찰하십시오.
귀에서 소리가 나고 코는 벌름거리고 있음을 알 터이며두 다리를 따라 올라가서 陰部에 이르면 아직 온기가 있을 터입니다.”

中庶子聞扁鵲言,目眩然而不瞚,舌撟然而不下,乃以扁鵲言入報虢君。
중서자가 편작의 말을 듣자 눈이 캄캄해져 깜박이지 못하고혀가 뻣뻣하여 움직이지 않으매입궁하여 편작의 말을 괵의 군주에게 보고하였다.

虢君聞之大驚,出見扁鵲於中闕,曰:
「竊聞高義之日久矣,然未嘗得拜謁於前也。
괵의 군주가 몹시 놀라고궁정의 中門에 나와서 편작을 만나고 말하였다.
삼가 고상한 義氣를 들음이 오래되었으나 면전에서 뵌 적이 없었습니다.

先生過小國,幸而舉之,偏國寡臣幸甚。
선생께서 小國에 들르셔서 다행히 구해주시니 변방의 작은 나라 과인에게는 참으로 행운입니다.

有先生則活,無先生則棄捐填溝壑,長終而不得反。」
선생께서 계셔서 살아날 터이고만약 선생께서 없었다면 시체를 골짜기에 버려 영원히 죽어서 살아오지 못하였을 터입니다.”

言未卒,因噓唏服臆,魂精泄橫,流涕長潸,忽忽承睫,悲不能自止,容貌變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흐느낌으로 가슴이 막히고 정신이 혼미한 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으며실의하여 눈물이 속눈썹까지 차올라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여 얼굴 모습도 일그러져 있었다.

扁鵲曰:
「若太子病,所謂『尸蹷』者也。
편작이 말하였다.
군주의 태자의 병은 소위 <尸蹷>입니다.

夫以陽入陰中,動胃繵緣,中經維絡,別下於三焦、膀胱,是以陽脈下遂,陰脈上爭,會氣閉而不通,陰上而陽內行,下內鼓而不起,上外絕而不為使,上有絕陽之絡,下有破陰之紐,破陰絕陽,色已廢脈亂,故形靜如死狀。
陽氣가 陰脈 속으로 들어가서 를 움직여 얽히게 하고經脈이 손상을 받고 絡脈이 가로막혀 한편으로 三焦와 膀胱으로 흘러내려 가서 陽脈은 아래로 떨어지고 음맥은 위로 올라가 다투어 음기와 양기가 모여 막혀서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음기는 또 위를 향하여 올라가고 양기는 안을 향하여 내려가서 양기가 안으로 내려가 심장이 뛰지만 일어나지 못하고음기는 밖을 향하여 올라가 끊어져서 음기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니몸 위에는 양기가 끊어진 絡脈이 있고 아래에는 음기가 끊어진 筋紐가 있어서음기가 파괴되고 양기가 단절되어 혈색이 없어지고 맥이 어지러워지매 몸이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太子未死也。
태자께서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夫以陽入陰支蘭藏者生,以陰入陽支蘭藏者死。
무릇 양기가 음기로 들어가서 오장을 막는 자는 살고음기가 양기로 들어가서 오장을 막는 자는 죽습니다.

凡此數事,皆五藏蹙中之時暴作也。
무릇 이러한 정황은 모두 오장의 기가 몸속에서 逆上할 때 갑자기 일어납니다.

良工取之,拙者疑殆。」
名醫는 이것을 잡아내지만 어리석은 의원은 의심하고 위태롭게 생각합니다.”

扁鵲乃使弟子子陽厲鍼砥石,以取外三陽五會。
이에 편작이 제자인 子陽에게 을 숫돌에 갈게 하고그것으로 머리에 있는 三陽五會를 침을 놓았다.

有閒,太子蘇。
잠시후 태자가 소생하였다.

乃使子豹為五分之熨,以八減之齊和煮之,以更熨兩脅下。
그러자 子豹에게 五分의 고약을 바르게 하고八減劑를 섞어서 달인 다음 이것을 양 겨드랑이 아래에 다시 붙이게 하였다.

太子起坐。
태자가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更適陰陽,但服湯二旬而復故。
다시 음기과 양기를 조절하여 탕약을 스무 날 동안 마시게 하자 원래대로 돌아왔다.

故天下盡以扁鵲為能生死人。
이 일로 인하여 세상 사람들이 모두 편작은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고 말하였다.

扁鵲曰:
「越人非能生死人也,此自當生者,越人能使之起耳。」
편작이 말하였다.
나는 죽은 사람을 살림이 아니다이것은 당연히 살아날 사람을 내가 일어나게 하였을 뿐이다.”

▶ 收 : 收屍. (입관하기 전에) 송장의 머리와 팔다리를 바로잡음.
▶ 精光 : 원기가 왕성하다.
▶ 誕 : 턱없이 허튼소리만 하다.
▶ 俞跗 : 병을 치료할 때 외과수술을 많이 적용하였는데,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은 물론이고 개복수술까지 하였다.
▶ 湯液 : 탕약. 달여 먹는 한약.
▶ 醴灑 : 술에 녹여 만든 강장제.
▶ 鑱石 : 고대 치료용 石針.
▶ 撟引 : 도가의 양생술. 도가 체조.
▶ 案扤 : 按摩. 案은 按과 통한다.
▶ 毒熨 : 고약을 붙임.
▶ 撥 : 옷을 풀어 헤침.
▶ 輸 : 腧와 통하여 經穴.
▶ 訣脈 : 經脈을 통하게 하다.
▶ 搦髓腦 : 척수와 뇌수를 누름. 搦은 누르다.
▶ 揲荒 : 膏肓을 건드리다. 揲은 건드리다. 荒은 肓과 통하여 膏肓. 고황은 심장과 횡경막 사이로 병이 그 속에 들어가서면 낫기 어렵다는 부분이다.
▶ 爪幕 : 손으로 횡경막을 바로 잡다. 爪는 抓와 통한다. 幕은 膜과 통하여 橫隔膜을 말한다.
▶ 湔浣 : 세척하다.
▶ 漱滌 : 헹구다.
▶ 練精易形 : 정기를 다스리고 안색을 바꿈.
▶ 方 : 의술. 처방.
▶ 曾 : [문어] 의외로. 그야말로. 어찌하여. [의외·정도가 심한 것을 나타냄]
▶ 咳嬰之兒 : 막 웃기 시작한 갓난아이.
▶ 終日 : 온종일. 한참동안. 整天,良久。
▶ 郄 : 隙과 통한다. 틈. 사이.
▶ 文 : 紋과 통하여 무늬.
▶ 寫形 : 의사가 환자의 용태를 진찰하다.
▶ 大表 : 신체의 외부.
▶ 不可曲止 : 한 쪽에서 바라볼 수 없다.
▶ 鼻張 : 코의 양쪽 끝이 벌름거리다.
▶ 陰 : 陰部.
▶ 眩然 : 눈이 캄캄한 모양.
▶ 瞚 : 瞬과 같다. 눈을 깜박거리다.
▶ 舌撟然不下 : 혀가 굳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놀라다. 撟然 : 꿋꿋함.
▶ 中闕 : 황궁의 中門.
▶ 舉 : 구조하다.
▶ 寡臣 : 덕이 부족한 신하. 괵나라 군주가 자신을 낮춰 말함.
▶ 塡溝壑 : 죽은 시체를 골짜기에 버리다.
▶ 長終 : 영원히 죽다.
▶ 反 : 返과 같다. 소생함을 말한다.
▶ 噓唏 : 울면서 목메어 흐느끼는 소리.
▶ 服臆 : 가슴이 막히다.
▶ 魂精泄橫 : 정신이 산란하여 혼미해지다.
▶ 長潸 : 장시간 눈물을 흘리다.
▶ 忽忽 : 실의한 모양.
▶ 承睫 : 속눈썹까지 차오르다.
▶ 若 : 너. 그대. 여기서는 곽나라의 군주.
▶ 尸蹷 : =尸厥. 갑자기 혼절하여 정신을 잃고 아무것도 모르는 증상.
▶ 繵緣 : 繵은 纏과 같다. 휘감다. 얽히다.
▶ 中經維絡 : 經脈이 손상을 받고 絡脈이 가로막히다. 中은 손상, 維는 가로막히다. 經脈은 기혈이 순환하는 기본 통로. 絡脈은 경맥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
▶ 三焦 : = 三膲. 上焦, 中焦, 下焦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上焦는 胃의 上部, 中焦는 胃 부근, 下焦는 배꼽 아래에 該當함. 여기서는 下焦를 의미한다.
▶ 遂 : 墜와 같다. 떨어지다.
▶ 鼓 : 鼓動. 심장이 뛰다.
▶ 紐 : 筋紐.
▶ 色廢 : 안색이 변하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 支蘭 : 막다. 차단하다.
▶ 蹙 : 닥치다.
▶ 良工取 : 良工은 名醫, 取는 병을 치료함.
▶ 厲針砥石 : 침을 숫돌에 갈다. 厲는 礪와 통한다. 磨礪는 문질러 갊. 砥石은 숫돌.
▶ 三陽五會 : 督脈(기경팔맥의 하나)에 속하는 百會穴의 다른 이름이다. 三陽은 手足에 있는 太陽‧少陽‧陽明의 세 經脈이고, 五會는 經脈이 모이는 百會‧胸會‧聽會‧氣會‧臑會를 이른다. 앞머리털 경계로부터 5치 후상방으로 가서 우묵한 곳이며 의식을 각성시키는 대표적인 혈이다.
▶ 有閒 : 잠시 후.
▶ 熨 : 고약을 붙이다.
▶ 八減之齊 : 八減劑. 옛날의 처방명으로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다. 齊는 劑(약제 제)와 통한다.
▶ 復故 : 원래 상태로 회복하다.
▶ 生死人 : 죽은 사람을 살리다.

 

扁鵲過齊,齊桓侯客之。
편작이 에 갔는데齊 桓侯가 편작을 빈객으로 초대하였다.

入朝見,曰:
「君有疾在腠理,不治將深。」
입궁하여 조현하고 말하였다.
군후께 병이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지겠습니다.”

桓侯曰:
「寡人無疾。」
환후가 대답하였다.
과인에게는 병이 없소.”

扁鵲出,桓侯謂左右曰:
「醫之好利也,欲以不疾者為功。」
편작이 물러가자 환후가 측근에게 말하였다.
의원이 이익을 탐하매병들지 않은 사람을 가지고 공적을 세우려 한다.”

後五日,扁鵲復見,曰:
「君有疾在血脈,不治恐深。」
5일 후 편작이 다시 뵙고 말하였다.
군후의 병이 血脈에 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질까 걱정됩니다.”

桓侯曰:
「寡人無疾。」
환후가 말하였다.
과인에게는 병이 없소.”

扁鵲出,桓侯不悅。
편작이 물러갔고 환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後五日,扁鵲復見,曰;
「君有疾在腸胃閒,不治將深。」
5일 후에 편작이 다시 뵙고 말하였다.
군주의 병은 장과 위 사이에 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지겠습니다.”

桓侯不應。
桓侯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扁鵲出,桓侯不悅。
편작이 물러갔고 환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後五日,扁鵲復見,望見桓侯而退走。
5일 후편작이 다시 알현하더니환후를 멀리서 보고 물러나서 달아났다.

桓侯使人問其故。
환후가 사람을 보내 그 까닭을 물었다.

扁鵲曰:
「疾之居腠理也,湯熨之所及也;
在血脈,鍼石之所及也;
其在腸胃,酒醪之所及也;
其在骨髓,雖司命無柰之何。
今在骨髓,臣是以無請也。」
편작이 대답하였다.
병이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음에탕약과 고약이 미치는 곳입니다.
혈맥에 있음에침이 미치는 곳입니다.
병이 장과 위에 있음에藥酒가 미치는 곳입니다.
병이 骨髓에 있음에설령 목숨을 관장하는 신이어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병이 골수에 들었으므로이 때문에 치료하라고 청하지 않았습니다.”

後五日,桓侯體病,使人召扁鵲,扁鵲已逃去。
5일 후 환후는 병들었음을 체득하고사람을 보내 편작을 불렀으나 편작이 이미 달아난 후였다.

桓侯遂死。
환후가 마침내 죽었다.

▶ 腠理 : 살가죽 겉에 생긴 자디잔 금. 여기서는 피부와 근육 사이를 말한다.
▶ 不疾者 : 병이 없는 사람.
▶ 退走 : 물러나 도망하다.
▶ 醪 : 탁주. 여기서는 藥酒를 말한다.
▶ 司命 : 고대 전설 중 사람의 목숨을 관장하는 신.


使聖人預知微,能使良醫得蚤從事,則疾可已,身可活也。
만일 聖人이 병의 징후를 예견하여 名醫로 하여금 일찍 치료하게 할 수 있으면 병이 나을 수 있고 몸도 살릴 수 있다.

人之所病,病疾多;
而醫之所病,病道少。
사람이 걱정함은 병이 많은 것이고,
의원이 걱정함은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적은 것이다.

故病有六不治:
驕恣不論於理,一不治也;
輕身重財,二不治也;
衣食不能適,三不治也;
陰陽并,藏氣不定,四不治也;
形羸不能服藥,五不治也;
信巫不信醫,六不治也。
이 때문에 병에는 여섯 가지 치료하지 않음이 있다.
교만방자하여 사리를 따지지 않음이 1불치이다.
몸을 가벼이 여기고 재물을 중히 여김이 2불치이다.
衣食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함이 3불치이다.
과 이 어지러워 五臟의 가 불안정함이 4불치이다.
몸이 허약하여 복약하지 못함이 5불치이다.
무당을 믿고 의원을 믿지 않음이 6불치이다.

有此一者,則重難治也。
이 중 하나라도 있다면 병을 치료하기가 극히 어렵다.

▶ 使 : 만일.
▶ 蚤 : 早와 통하여 일찍.
▶ 已 : 정지. 질병을 치유하다.
▶ 病 : 걱정.
▶ 道 : 여기서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 不論於理 : 사리를 따지지 않다.
▶ 并 : 어수선하다.
▶ 羸 : 허약하다. 가냘프고 약하다.
▶ 重 : 극히.

扁鵲名聞天下。
편작의 명성이 천하에 알려졌다.

過邯鄲,聞貴婦人,即為帶下醫;
過雒陽,聞周人愛老人,即為耳目痹醫;
來入咸陽,聞秦人愛小兒,即為小兒醫:
隨俗為變。
수도 邯鄲에 갔을 때 부인들을 소중히 여김을 알고婦人科 의원이 되었다.
雒陽에 가서는 나라 사람들이 노인을 공경함을 알고마비 등의 老人科 의원이 되었다.
咸陽에 들어가서는 秦 사람들이 어린아이를 사랑함을 알고 소아과 의원이 되었다.
풍속에 따라 진료 범위를 바꾸었다.

秦太醫令李醯自知伎不如扁鵲也,使人刺殺之。
의 太醫令 李醯는 자신의 의술이 편작에 미치지 못함을 알고 자객을 보내 편작을 암살하였다.

至今天下言脈者,由扁鵲也。
지금까지 세상에서 脈法을 말함은 편작에게서 비롯되었다.

▶ 帶下醫 : 부인과 의원.
▶ 痹 : 바람·습기·추위로 지체가 통증이 오거나 마비되는 병.

 

 

2. 倉公

 

倉公 淳于意는 西漢 시대의 名醫이다. 齊 臨菑사람으로 齊의 양식창고를 관리하는 太倉長의 벼슬을 지냈기 때문에 또 倉公·太倉公이라고도 일컫는다. 公乘인 陽慶게서 의술을 배웠다. 의술이 높았으며, 특히 脈法의 운용을 중시하였고 병을 치료할 때마다 침과 약물을 아울러 같이 써서 제법 좋은 치료 효과를 보았다.

이 편에서는 漢文帝의 詔書에 대한 답변으로 순우의가 치료한 25개 病例의 치료 방법 및 결과를 나열하였으며, 한문제와 순우의의 대화가 주된 내용이다.

列傳권105-扁鵲倉公列傳(편작창공열전)

太倉公者,齊太倉長,臨菑人也,姓淳于氏,名意。
太倉公은 齊 太倉의 長官으로 臨菑 사람이니 성은 淳于이고 이름은 이다.

少而喜醫方術。
젊어서 의학의 方術을 좋아하였다.

高后八年,更受師同郡元里公乘陽慶。
高后 8(기원전 180), 다시 같은 郡 元里의 公乘인 陽慶을 師事하였다.

慶年七十餘,無子,使意盡去其故方,更悉以禁方予之,傳黃帝、扁鵲之脈書,五色診病,知人死生,決嫌疑,定可治,及藥論,甚精。
양경은 나이가 70여 세였는데 아들이 없으매순우의로 하여금 그의 예전의 의술을 모두 버리게 하고다시 자신의 祕方을 모두 전수하여 黃帝와 扁鵲의 脈書를 전수하였고다섯 가지 안색으로 병을 진단하는 방법사람의 생사를 아는 방법의심스러운 병을 결정함치료의 可否를 판단함醫藥 이론을 가르쳤는데 모두 매우 精微하였다.

受之三年,為人治病,決死生多驗。
3년 동안 受業하며남을 위하여 병을 고쳐주고 생사를 판단함에 효험이 많았다.

然左右行游諸侯,不以家為家,或不為人治病,病家多怨之者。
그러나 여기저기의 제후와 교유하느라 집을 집으로 여기지 않으매때로는 남의 병을 치료해주지 않기도 하여병자의 집에 원망하는 자가 많았다.

▶ 太倉 : 도읍의 양식 창고.
▶ 高後八年 : 呂太后 8년. 기원전 180년.
▶ 更 : 다시.
▶ 公乘 : 당시 20등급의 작위 중 제8급.
▶ 禁方 : 秘方.
▶ 黃帝扁鵲之脈書 : 黃帝內經, 黃帝外經, 扁鵲內經, 扁鵲外經 등의 醫書를 말하며 망실되었다.<漢書·藝文志>
▶ 五色診病 : 望診의 하나로 환자의 얼굴에 나타나는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흑색 등 5가지 색깔과 윤기를 살펴보아서 병을 진단하는 방법.
▶ 決嫌疑 : 의심스럽고 판단하기 어려운 병의 증세를 결정하다.
▶ 藥論 : 醫藥理論.

文帝四年中,人上書言意,以刑罪當傳西之長安。
文帝 4(기원전 176)에 어떤 사람이 상서하여 순우의를 고소하였으므로肉刑으로 처벌하는 판결을 받으매역마에 태워 서쪽으로 장안에 압송하였다.

意有五女,隨而泣。
순우의에게 딸 다섯이 있어 뒤따르며 울었다.

意怒,罵曰:
「生子不生男,緩急無可使者!」
淳于意가 화를 내며 꾸짖었다.
자식을 낳되 사내아이를 낳지 못하였으니 급할 때 부릴 놈이 없구나!”

於是少女緹縈傷父之言,乃隨父西。
그러자 막내딸인 緹縈이 부친의 말을 애처롭게 여겨 부친을 따라 서쪽으로 갔다.

上書曰:
제영이 조정에 상서하였다.

「妾父為吏,齊中稱其廉平,今坐法當刑。
저의 부친이 관리가 됨에의 사람들이 그의 청렴하고 공평함을 칭찬하였으나지금은 법을 어겨 肉刑의 처벌에 해당합니다.

妾切痛死者不可復生而刑者不可復續,雖欲改過自新,其道莫由,終不可得。
제가 지극히 원통하게 생각하는 것은死者는 다시 살릴 수 없고 受刑者는 몸을 다시 이을 수 없으매비록 잘못을 고쳐서 자신을 새롭게 하려 하되그럴 방법이 없어서 결국 새롭게 할 수 없음입니다.

妾願入身為官婢,以贖父刑罪,使得改行自新也。」
저의 한 몸을 官婢로 바쳐 부친의 형벌을 속죄하고아버지가 행실을 고쳐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書聞,上悲其意,此歲中亦除肉刑法。
상서를 보고 文帝가 그녀의 마음을 가엾게 여기고肉刑의 법령을 폐지하였다.

▶ 文帝四年 : 漢文帝 4년. 기원전 176년.
▶ 傳 : 驛站의 마차. 즉, 역참의 마차로 압송됨을 말한다.
▶ 緩急 : 긴급.
▶ 少女緹縈 : 막내 딸 緹縈. 漢 文帝 때의 孝女. 문제에게 상서하여 아버지의 肉刑을 면하게 하였다.<통감절요 및 자치통감강목에도 기록이 있다>
▶ 廉平 : 청렴하고 공평함.
▶ 坐法 : 죄에 의하여 처벌을 받다.
▶ 當刑 : 肉刑을 판결하다.
▶ 續 : 잇다.
▶ 入身 : 형을 받아 官奴가 되다.
▶ 悲 : 가엾이 여기다.
▶ 肉刑 : 墨刑: 이마에 문신함, 劓刑:코를 벰, 臏刑:발을 자름, 宮刑:거세함, 大辟:사형 등이다.

意家居,詔召問所為治病死生驗者幾何人也,主名為誰。
순우의가 집에 거처함에 황제가 조서를 내려 묻기를순우의가 병을 치료하여 살리는 효험을 본 자가 몇 사람이었는지주된 자의 이름이 누구냐고 하였다.

詔問故太倉長臣意:
「方伎所長,及所能治病者?
有其書無有?
皆安受學?
受學幾何歲?
嘗有所驗,何縣里人也?
何病?
醫藥已,其病之狀皆何如?
具悉而對。」
전에 太倉長이었던 臣 순우의에게 조서로 물었다.
長技로 삼는 의술과 치료할 수 있는 병은 무엇인가?
그 醫書를 가지고 있는가?
의술은 누구에게서 배웠는가?
배운 기간이 몇 년이었는가?
일찌기 효험을 본 사람은 어느 지방 사람인가무슨 병이었던가?
치료하고 투약한 후 그 병세는 어떠했는가?
모두 자세히 대답하라.”

臣意對曰:
순우의가 아래와 같이 답변을 올렸다.

▶ 故 : 종전.
▶ 方伎 : 의술을 말한다. 伎는 技와 통한다.
▶ 具悉 : 전부. 具는 俱와 통한다.



1. 아래의 내용은 순우의가 황제에게 보낸 답변이다.<1~26>

自意少時,喜醫藥,醫藥方試之多不驗者。
저는 젊어서부터 醫藥을 좋아하였으되醫方과 藥方을 시도함에 효험이 없음이 많았습니다.

至高后八年,得見師臨菑元里公乘陽慶。
高后 8(기원전 180)에 이르러 臨菑縣 元里의 公乘을 지냈던 陽慶이라는 스승을 만났습니다.

慶年七十餘,意得見事之。
양경의 나이 70여 세였고저는 그분을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謂意曰:
「盡去而方書,非是也。
慶有古先道遺傳黃帝、扁鵲之脈書,五色診病,知人生死,決嫌疑,定可治,及藥論書,甚精。
我家給富,心愛公,欲盡以我禁方書悉教公。」
스승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醫書를 모조리그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옛 선배 醫員들이 전수한 黃帝扁鵲의 脈書다섯 가지 안색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병자의 생사를 예측함의심스러운 병을 결정함치료의 可否를 판정함약의 이론에 관한 서책이 있는데 매우 精微하다.
내 집은 살림이 부유하며그대를 마음속으로 사랑하여 내 祕方書를 그대에게 모두 가르쳐주겠다.”

臣意即曰:
「幸甚,非意之所敢望也。」
신이 말하였습니다.
행운이 과분하여 제가 감히 바라지도 못한 바입니다.”

臣意即避席再拜謁,受其脈書上下經、五色診、奇咳術、揆度陰陽外變、藥論、石神、接陰陽禁書,受讀解驗之,可一年所。
신이 즉시 좌석을 비켜 다시 再拜하여 뵙고脈書 上下經五色望診法奇咳術揆度陰陽外變藥論石神接陰陽禁書 등을 받았으며의서를 讀解하고 시험해보기를 대략 1년이었습니다.

明歲即驗之,有驗,然尚未精也。
이듬해에 시험해보니 효험이 있었지만 아직 精微하지 못하였습니다.

要事之三年所,即嘗已為人治,診病決死生,有驗,精良。
의술에 전념함이 3년쯤 지나서시험 삼아 병자를 치료하고질병을 진찰하여병자의 생사를 결정하니효험이 있어서 정미하고 훌륭하였습니다.

今慶已死十年所,臣意年盡三年,年三十九歲也。
지금은 양경이 죽은 지 10년 쯤 되었으며제가 세월을 보내기 3년이니현재 39세입니다.

▶ 給富 : 풍족하다. 넉넉하다.
▶ 避席 : 자리를 회피하다. (윗사람에게 경의를 표시하여, 있던 자리에서 피하고 다시 자리함을 말한다.)
▶ 脈書 : 黃帝, 扁鵲의 脈書를 말한다.
▶ 上下經 : 고대 醫書. 上經과 下經.
▶ 奇咳術 : 聽診術.
▶ 揆度 : 추측.
▶ 石神 : 砭石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
▶ 接陰陽 : 房中術.
▶ 可一年所 : 所는 “쯤” “정도” “가량”의 뜻으로 쓰인다. 수량사 뒤에 위치하여 대략적인 숫자를 나타낸다.
¶ 良殊大驚, 隨目之. 父去里所, 復還. 《史記 留侯世家》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所

한문의 허사(虛詞) 所 所以 所는 용법이 대단히 많다. 일반적인 용법은 아직도 오늘날의 成語 중에 남아있다. 所는 우선 명사로서 장소를 나타내는데, 《論語》의 爲政篇에 보이는 “爲政以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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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疽(저악성 종기)

齊侍御史成自言病頭痛,臣意診其脈,告曰:
「君之病惡,不可言也。」
齊 侍御史 成이 두통을 호소하기에제가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공의 병이 모질어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即出,獨告成弟昌曰:
「此病疽也,內發於腸胃之閒,後五日當擁腫,後八日嘔膿死。」
곧 나와서 성의 아우 에게만 알려주었습니다.
이 병은 입니다악성 종기가 과 胃 사이에 생겨서 닷새 후에는 부풀어 오르고 다시 여드레가 지나면 고름을 토하고 죽을 터입니다.”

成之病得之飲酒且內。
의 병은 과도한 음주와 房事로 인한 것입니다.

成即如期死。
성은 예측한 대로 죽었습니다.

所以知成之病者,臣意切其脈,得肝氣。
제가 의 병을 안 까닭은 제가 그를 진맥하였을 때 肝臟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肝氣濁而靜,此內關之病也。
간의 脈氣가 탁하며 고요하니 이것은 내부의 병입니다.

脈法曰
「脈長而弦,不得代四時者,其病主在於肝。
和即經主病也,代則絡脈有過」。
脈法에 이르기를
맥이 길고 팽팽하며 사계절에 바뀌지 않음은 그 병이 주로 肝臟에 있기 때문이다.
맥이 고르다면 經脈이 병을 주관하고 불규칙하다면 絡脈에 이상이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經主病和者,其病得之筋髓里。
경맥이 병을 주관하여 맥이 고르면그 병은 힘줄과 골수에서 얻은 것입니다.

其代絕而脈賁者,病得之酒且內。
맥박이 불규칙하여 끊어졌다 높아졌다 함은 병을 과도한 음주와 방사에서 얻은 것입니다.

所以知其後五日而擁腫,八日嘔膿死者,切其脈時,少陽初代。
닷새 후에 腫氣가 부풀어 오르고 여드레가 지나면 고름을 쏟고 죽음을 안 까닭은그의 맥을 짚었을 때 少陽에 처음으로 代脈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代者經病,病去過人,人則去。
代脈의 출현은 소양 경맥에 병이 생기고 병이 급속히 전신에 퍼져서 사람이 죽습니다.

絡脈主病,當其時,少陽初關一分,故中熱而膿未發也,及五分,則至少陽之界,及八日,則嘔膿死,故上二分而膿發,至界而擁腫,盡泄而死。
낙맥이 병을 주관할 당시에는대맥이 왼손 初關 一分에 나타났을 뿐이므로 속에 열은 있어도 고름은 나오지 않으며五分까지 미치면 소양 경맥의 말단에 이르게 되고여드레가 지나면 고름을 쏟고 죽으매이러한 까닭으로 대맥이 위로 二分까지 이르면 고름이 나오고 말단까지 이르면 종기가 부풀어 올라 있는 대로 고름을 쏟고 죽습니다.

熱上則熏陽明,爛流絡,流絡動則脈結發,脈結發則爛解,故絡交。
열이 올라가면 陽明의 經脈을 찌르게 하고 小絡脈을 타게 하는데소락맥이 움직이면 낙맥이 서로 연결된 부분에 병이 생기고이렇게 되면 또 문드러지고 풀어져서 낙맥이 막힙니다.

熱氣已上行,至頭而動,故頭痛。
熱氣가 위로 상승하여 머리에 이르러 움직이매 두통이 됩니다.

▶ 惡 : 엄중하다.
▶ 疽 : 악창. 악성 종기.
▶ 內 : 房事.
▶ 氣 : 脈氣. 맥의 상태.
▶ 內關之病 : 외부에는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엄중한 질병.
▶ 長 : 長脈. 寸口 부위를 지나서까지 나타나는 맥을 말하는데 陽脈에 속한다.
▶ 弦 : 弦脈. 가야금 줄을 누를 때와 같은 감을 주는 맥을 말하는데 陽脈에 속한다.
▶ 代四時 : 사계절의 변화에 따름.
▶ 經 : 經脈. 맥은 몸 안에서 氣血이 순환하는 통로로 經脈과 絡脈으로 이루어지며, 곧게 가는 줄기를 經脈이라 하고 經脈에서 갈라져 나와 온몸의 각 부위를 그물처럼 얽은 가지를 絡脈이라고 한다
▶ 代 : 代脈. 맥이 갑자기 빨리 뛰다가 갑자기 더디게 뛰거나, 갑자기 세게 뛰다가 갑자기 약하게 뛰는 것 등 일정한 형태가 없고 고르지 않게 뛰는 맥을 대맥이라 하였다.
▶ 絡脈 : 脈絡 · 解脈이라고도 일컬으며 경맥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로 낙맥은 경맥보다 가늘고 보다 얕은 곳에 분포되었다.
▶ 擁腫 : 혹. 종기.
▶ 嘔膿 : 고름을 토하다.
▶ 少陽 : 경맥 이름. 少陽經을 말한다. 소양경에는 手少陽三焦經과 足少陽膽經이 있다.
▶ 初關一分 : 왼손의 關部 一分. 初關은 소양경맥의 진맥 부위.
▶ 陽明 : 經脈名. 足陽明胃經과 手陽明大腸經이 있다.
▶ 流絡 : 支絡. 絡脈에서 갈라져 나온 것.

 

3. 氣鬲病

齊王中子諸嬰兒小子病,召臣意診切其脈,告曰:
「氣鬲病。
病使人煩懣,食不下,時嘔沫。
病得之心憂數忔食飲。」
齊王의 둘째 아들의 아이가 병들어 저를 불러 그의 맥을 진단하게 함에제가 말했습니다.
氣鬲病입니다.
병이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답답하고음식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고때때로 위액을 토하게 합니다.
병은 마음에 근심이 있어서 자주 음식을 걸렀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臣意即為之作下氣湯以飲之,一日氣下,二日能食,三日即病愈。
제가 즉시 그에게 下氣湯을 지어 마시게 하니하루 만에 가 내려가고 이틀 만에 식욕이 돌았으며사흘 만에 병이 나았습니다.

所以知小子之病者,診其脈,心氣也,濁躁而經也,此絡陽病也。
아이의 병을 알아낸 까닭은진맥하여 마음에 병이 있는 脈氣를 느꼈기 때문인데맥의 상태가 탁하고 조급하였습니다이것은 낙맥에 陽氣가 엉켜 생긴 병입니다.

脈法曰
「脈來數疾去難而不一者,病主在心」。
맥법에 이르기를
손가락으로 맥을 짚으면 빨라졌다가 손가락을 떼면 느려졌다 하여 안정되지 않음은 병이 심장에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周身熱,脈盛者,為重陽。
전신에 열이 있고 맥박이 빨리 뛰며 힘이 있음을 重陽이라고 합니다.

重陽者,逿心主。
중양은 열기가 위로 올라가 심장에 충격을 줍니다.

故煩懣食不下則絡脈有過,絡脈有過則血上出,血上出者死。
그래서 환자가 번민하게 되고 음식이 넘어가지 않게 되어 낙맥에 병이 생기게 되며낙맥이 잘못되면 피가 위로 솟으며 피가 위로 솟는 자는 죽습니다.

此悲心所生也,病得之憂也。
이것은 슬퍼하는 마음이 발생하는 것으로병을 우울함에서 얻었습니다.

▶ 中子 : 둘째 아들.
▶ 氣鬲病 : 가슴이 답답하고 음식이 내려가지 않으며 때로 게거품을 토하는 병. 鬲은 膈과 통한다.
▶ 煩懣 : 번민. 마음이 답답하여 괴로워함.
▶ 數 : 누차. 여러 번.
▶ 忔 : 싫어하다. 忔은 싫어할 ‘을’.
▶ 下氣湯 : 湯劑. 원래의 처방은 망실되었다.
▶ 心氣 : 마음에 병이 있는
▶ 數 : 數脈. 보통보다 맥의 뛰는 횟수가 많은 맥. 1번 호흡하는 동안 5번 이상 뛰는 맥.
▶ 疾 : 疾脈. 1번 호흡하는 동안 8번 이상 뛰는 맥.
▶ 重陽 : 陽氣가 중첩됨. 양의 속성을 가진 열기가 지나치게 왕성함.
▶ 逿心主 : 심신이 흔들림.

 

4. 涌疝( 대소변을 보지 못하는 병.)

齊郎中令循病,眾醫皆以為蹙入中,而刺之。
의 郎中令 循이 병들었을 때 의사들이 모두 가 역류하여 흉부와 복부에 들어갔다고 여기고 침을 놓았습니다.

臣意診之,曰:
「湧疝也,令人不得前後溲。」
제가 진찰하고 말하였습니다.
涌疝인데 사람으로 하여금 대소변을 보지 못하게 한다.”

循曰:
「不得前後溲三日矣。」
이 말하였습니다.
대소변을 보지 못한 지 사흘입니다.”

臣意飲以火齊湯,一飲得前溲,再飲大溲,三飲而疾愈。
제가 火劑湯을 마시게 하니한 번 마시고 소변을 보았고두 번 마시니 대변을 보았고세 번 마시니 병이 다 나았습니다.

病得之內。
병을 지나친 방사에서 얻었습니다.

所以知循病者,切其脈時,右口氣急,脈無五藏氣,右口脈大而數。
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 진맥함에 오른손 寸口의 맥이 급하여 맥에 五臟의 기가 느껴지지 않았으니 맥박이 크고 빨랐기 때문입니다.

數者中下熱而湧,左為下,右為上,皆無五藏應,故曰湧疝。
맥이 빠르면 몸의 중초와 하초의 열이 용솟음치며왼손 맥이 크고 빠르면 열이 아래로 내려감이고오른손 맥이 크고 빠르면 열이 위로 끓어오름인데좌우 어느 쪽의 맥에도 오장에 병이 있다는 맥기가 느껴지지 않으매湧疝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中熱,故溺赤也。
中焦에 열이 있으매 소변이 붉었습니다.

▶ 蹙入中 : 기가 역류하여 흉부와 복부로 들어가서 생기는 병.
▶ 涌疝(용산) : 허리나 아랫배가 아파 대소변이 곤란한 병.
▶ 前後溲 : 前溲는 소변을 말하며 後溲는 대변을 말한다.
▶ 火齊湯 : 탕제명. 원래의 처방은 망실되었다.
▶ 右口 : 오른손 寸口의 맥.
▶ 脈大 : 맥박이 크고 강하다.
▶ 數 : 빠르다.

 

 

5.熱病

齊中御府長信病,臣意入診其脈,告曰:
「熱病氣也。
然暑汗,脈少衰,不死。」
齊 中御府長인 이 병들었을 때 제가 가서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熱病의 기운입니다.
그러나 열이 많이 나서 땀을 흘려 맥이 조금 약해졌을 뿐죽지 않겠습니다.”

曰:
「此病得之當浴流水而寒甚,已則熱。」
또 말하였습니다.
이 병은 냇물에 목욕하여 寒氣가 심하였다가 열이 나서 얻었습니다.”

信曰:
「唯,然!
往冬時,為王使於楚,至莒縣陽周水,而莒橋梁頗壞,信則擥車轅未欲渡也,馬驚,即墮,信身入水中,幾死,吏即來救信,出之水中,衣盡濡,有閒而身寒,已熱如火,至今不可以見寒。」
이 대답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겨울에 왕명으로 에 사신으로 감에莒縣의 陽周水에 이르자 의 다리가 심하게 부서져 있으매 수레의 끌채를 잡아당겨 건너가기를 주저하였는데말이 놀라서 물속에 빠지고 나도 물속에 빠져서 죽을 뻔하였는데아전이 달려와서 저를 물속에서 건져주었습니다만옷은 흠뻑 젖어버렸고잠시 후에 온몸이 떨려왔는데한기가 그치자 열이 불같이 올라서지금은 한기 때문에 찬바람을 쏘이지 못합니다.”

臣意即為之液湯火齊逐熱,一飲汗盡,再飲熱去,三飲病已。
제가 곧 그에게 液湯火齊로 열을 쫓게 하였는데한 번 마시자 땀이 마르고 두 번 마시자 열이 내리고 세 번 마시자 병이 나았습니다.

即使服藥,出入二十日,身無病者。
服藥하게 하여 20일 내외가 지나자 환자의 몸에 병이 사라졌습니다.

所以知信之病者,切其脈時,并陰。
의 병을 알아낸 까닭은 진맥함에 맥이 幷陰脈이었기 때문입니다.

脈法曰
「熱病陰陽交者死」。
맥법에 이르기를
열병은 내열과 외열이 어지러이 뒤섞이면 죽는다.”라고 하였습니다.

切之不交,并陰。
진맥을 함에 뒤섞인 증상은 없었으며 단지 병음맥이었습니다.

并陰者,脈順清而愈,其熱雖未盡,猶活也。
병음맥의 경우는 맥이 순조로와 치료할 수 있으니그 열을 비록 없애지 못하여도 살 수는 있습니다.

腎氣有時閒濁,在太陰脈口而希,是水氣也。
腎氣가 때로 탁해지기도 하고 드물게 太陰脈口에 있기도 함은 水氣입니다.

腎固主水,故以此知之。
은 본래 물을 관장하기에 이로써 그것을 알아내었습니다.

失治一時,即轉為寒熱。
치료가 조금이라도 늦다면 寒熱病으로 바뀝니다.

▶ 唯 : 예. 是나 嗯과 같다.
▶ 擥 : 잡아당기다. 攬과 통한다.
▶ 濡 : 젖다.
▶ 有閒 : 잠시후.
▶ 液湯火齊: 옛 처방이름이나 처방은 망실되었다. 液湯은 물약.
▶ 並陰 : 열이 몸속으로 들어감. 陰은 내부.
▶ 陽 : 외부를 말함. 외열.
▶ 腎氣 : 혈자리. 大橫穴의 다른 이름. 腎氣는 성장, 발육, 성기능과 수분 대사 등의 기능을 한다.
▶ 太陰脈口 : 寸口를 말한다. 양손의 橈骨 부분 안쪽에 脈이 뛰는 부위.
▶ 固 : 본래.
▶ 寒熱病 : 오한과 발열이 같이 생기는 병증


 

6. 風癉(:熱病)

齊王太后病,召臣意入診脈,曰:
「風癉客脬,難於大小溲,溺赤。」
齊王의 太后가 병들었을 때신을 불러 진맥하게 하매말하였습니다.
열병인 風癉이니風熱이 방광에 침입하여 대소변을 보기가 어렵고 소변이 붉어졌습니다.”

臣意飲以火齊湯,一飲即前後溲,再飲病已,溺如故。
제가 태후에게 火齊湯을 복용하게 하여한 번 마시니 곧 대소변을 보고 두 번 마시니 병이 나아서 소변 빛깔도 원래대로 되었습니다.

病得之流汗出循。
이 병은 땀을 흘렸을 때 나가서 소변을 보아 얻었습니다.

循者,去衣而汗晞也。
이라는 것은 옷을 벗어 땀을 말릴 때에 걸리는 병입니다.

所以知齊王太后病者,臣意診其脈,切其太陰之口,溼然風氣也。
제왕 태후의 병을 안 까닭은 제가 진맥함에 太陰脈의 寸口를 짚어보니 축축한 風氣가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脈法曰
「沈之而大堅,浮之而大緊者,病主在腎」。
맥법에 이르기를
세게 맥을 짚으면 맥이 크고 견실하여 힘이 있고가볍게 맥을 짚어보면 맥이 크면서 긴박하면 병이 주로 腎臟에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腎切之而相反也,脈大而躁。
신장의 맥을 짚어보니 반대로 맥이 크고 조급하였습니다.

大者,膀胱氣也;躁者,中有熱而溺赤。
맥이 큰 것은 방광에 병이 있는 것이고맥이 조급한 것은 中焦에 이 있는 것으로 소변도 붉어집니다.

▶ 風癉客脬 : 風熱이 방광에 침입함. 癉은 熱症. 客은 풍한이 침입하는 것을 객이라 한다. 脬는 胞와 통하여 膀胱을 말한다.
▶ 循 : 소변.
▶ 晞 : 건조하다.
▶ 沈 : 세게 눌러 진맥을 하다.
▶ 浮 : 가볍게 눌러 진맥을 하다.

 

 

7. 肺消

齊章武里曹山跗病,臣意診其脈,曰:
「肺消癉也,加以寒熱。」
齊 章武里의 曹山跗가 병들었을 때 제가 그를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肺消病인데寒熱病까지 겹쳤습니다.”

即告其人曰:
「死,不治。
適其共養,此不當醫治。」
즉시 그의 가족에게 말하였습니다.
죽을 터이니치료할 수 없습니다.
잘 공양하십시오이 병은 치료할 수 없습니다.”

法曰
「後三日而當狂,妄起行,欲走;
後五日死」。
의학이론에 이르기를 사흘 후에 발광하고 함부로 일어나 돌아다니며 날뛰려고 하고다시 오일이 지나면 죽는다.”라고 하였습니다.

即如期死。
예측한 시일이 되자 죽었습니다.

山跗病得之盛怒而以接內。
조산부의 병은 몹시 화가 난 상태로 방사했다가 얻었습니다.

所以知山跗之病者,臣意切其脈,肺氣熱也。
조산부의 증세를 알 수 있었던 까닭은 제가 그의 맥을 짚어보니 폐의 기운에 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脈法曰
「不平不鼓,形獘」。
맥법에 이르기를
맥이 고르지 않고 무력하면 몸이 허약해진다.”라고 하였습니다.

此五藏高之遠數以經病也,故切之時不平而代。
이것은 五臟이 위로는 폐로부터 아래로는 간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병들어 있음이매맥을 짚어보면 고르지 못하고 代脈이 나타납니다.

不平者,血不居其處;
代者,時參擊并至,乍躁乍大也。
고르지 못함은 피가 간에 머무르지 못한다는 것이고,
대맥은 맥이 때때로 뒤섞여 한꺼번에 뛰어 급해지는가 하면 또 거세지는 것입니다.

此兩絡脈絕,故死不治。
이것은 간과 폐 두 곳의 낙맥이 끊어졌기 때문에 치료하지 못하여 죽게 되는 것입니다.

所以加寒熱者,言其人尸奪。
한열병이 겹쳤다는 이유는 그가 정신이 나가 시체와 같아짐을 말합니다.

尸奪者,形獘;
形獘者,不當關灸鑱石及飲毒藥也。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은 몸이 허약해지고,
몸이 허약해지면 뜸도 침도 독한 약도 쓸 수 없습니다.

臣意未往診時,齊太醫先診山跗病,灸其足少陽脈口,而飲之半夏丸,病者即泄注,腹中虛;
又灸其少陰脈,是壞肝剛絕深,如是重損病者氣,以故加寒熱。
제가 왕진하기 전에 齊 太醫가 먼저 조산부의 병을 진찰하고발의 少陽 脈口에 뜸을 뜨고 半夏丸을 복용하게 하였습니다이에 병자는 즉시 설사하여 뱃속이 비게 되었습니다.
少陰 脈口에 뜸을 떠서 간의 양기가 완전히 상하였으며이렇게 거듭하여 병자의 를 심하게 해치매寒熱病까지 겹치게 되었습니다.

所以後三日而當狂者,肝一絡連屬結絕乳下陽明,故絡絕,開陽明脈,陽明脈傷,即當狂走。
또 사흘 뒤에 발광하겠다고 함은 간의 낙맥 중 하나는 유방 아래의 陽明에 이어져 있는데그 낙맥이 끊어지면 陽明脈에 열이 침입하게 되고양명맥이 상하게 되면 그대로 미쳐 날뛰게 되기 때문입니다.

後五日死者,肝與心相去五分,故曰五日盡,盡即死矣。
닷새 후에 죽겠다고 함은 간과 심장은 五分만큼의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간의 원기는 5일이면 다하게 되며원기가 다하면 죽습니다.

▶ 肺消癉 : 肺消. 陽이 허하여 폐가 寒함으로써 물을 많이 마시고 많은 양의 소변을 보는 병.
▶ 適其共養 : 원하는 대로 공양하다. 適은 滿足. 共은 供과 통한다.
▶ 不平不鼓 : 맥박이 고르지 않고 박동이 무력하다.
▶ 形獘 : 몸이 허약해짐. 獘는 弊와 통한다.
▶ 代 : 代脈. 느리고 약하게 뛰면서 규칙적으로 한 번씩 멎었다가 뛰는 맥을 말하는데 陰脈에 속한다.
▶ 乍 : 잠시.
▶ 屍奪 : 정신이 나가버리고 신체는 시체와 같아짐.
▶ 灸:뜸. 뜸질.
▶ 毒藥 : 약의 성분이 맹렬한 약물.
▶ 半夏丸 : 丸劑名. 처방은 망실되었다.
▶ 少陰脈 : 인체의 12경맥 중 하나로 足少陰腎經의 太谿穴 부위에서 뛰는 맥. 소음맥이 浮하면서 약한 것은 血이 부족한 것이고 부하면 風邪가 침입한 것이다.
▶ 肝剛 : 肝臟의 陽氣.
▶ 陽明 : 足陽明胃經을 말한다. 이 經脈은 유방 아래쪽을 지나간다.
▶ 肝與心相去五分 : 肝脈과 心脈 서로의 거리가 5五分이다.
중국의 진맥법에서 좌우 손의 요골 경상돌기의 부위가 關部이고 그 손바닥 쪽 부위가 寸部이며 관부의 뒤쪽 부위가 尺部이다. 왼손의 관부에서는 肝脈을 진단하고 왼손 촌부에서는 心脈을 진단한다. 分은 한 3.3cm의 1/10이다.
▶ 盡 : 다 써버리다.

 

 

8. 積瘕(:복강의 종양)

齊中尉潘滿如病少腹痛,臣意診其脈,曰:
「遺積瘕也。」
齊 中尉인 潘滿如가 복통이 있음에제가 그를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遺積瘕입니다

臣意即謂齊太仆臣饒、內史臣繇曰:
「中尉不復自止於內,則三十日死。」
저는 즉시 의 太僕 饒와 內史 繇에게 말하였습니다.
中尉는 스스로 방사를 중지하지 않으면 30일 내로 죽을 터입니다.”

後二十餘日,溲血死。
20여 일 후소변에 피가 비치고서 죽었습니다.

病得之酒且內。
병을 과도한 술과 방사에서 얻었습니다.

所以知潘滿如病者,臣意切其脈深小弱,其卒然合合也,是脾氣也。
반만여의 병을 알 수 있었던 까닭은 제가 진맥하였을 때 그의 맥박이 가라앉고 작고 약하였는데갑자기 세 가지 陰脈이 한꺼번에 느껴졌기 때문이었으며이러한 것은 脾臟 맥의 기운입니다.

右脈口氣至緊小,見瘕氣也。
오른손 寸口脈이 긴박하고 미약한 것은 瘕病의 징후입니다.

以次相乘,故三十日死。
세 가지 음기가 나타나 차례로 相乘하매 30일이면 죽습니다.

三陰俱摶者,如法;
不俱摶者,決在急期;
一摶一代者,近也。
이 세 가지 음기가 한꺼번에 나타나면 정해진 대로 30일이면 죽겠지만,
세 음기가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보다 기일이 빨라지며,
음맥과 대맥이 불규칙한 경우에는 더 빨리 죽습니다.

故其三陰摶,溲血如前止。
그는 세 가지 음기가 한꺼번에 나타났으매소변에 피가 나오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죽은 것입니다.

▶ 少腹 : =小腹. 아랫배.
▶ 遺 : 남기다.
▶ 積瘕 : 腹腔에 종양이 있는 병.
▶ 溲血 : 尿血.
▶ 卒然 : 갑자기. 돌연. 卒은 猝과 통한다.
▶ 脾氣 : 지라의 기운.
▶ 右脈口 : 오른손 寸口의 脈.
▶ 緊 : 緊脈. 힘이 있으면서 긴박하게 뛰는 맥.
▶ 瘕 : 배 속에 응어리가 생기는 병.
▶ 見 : 출현. 나타나다.
▶ 三陰俱摶 : 太陰, 少陰, 厥陰의 三陰의 맥이 한꺼번에 나타남. 摶은 모이다. 뭉치다.
▶ 急期 : 短期.

 

 

9.迵風(: 설사병)

陽虛侯相趙章病,召臣意。
陽虛侯의 相國 趙章이 병들어 신을 불렀습니다.

眾醫皆以為寒中,臣意診其脈曰:
「迵風。」
의원들이 모두 寒中이라고 진단하였으나 제가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迵風입니다.”

迵風者,飲食下嗌而輒出不留。
동풍이라는 것은 음식이 목구멍을 넘어가면 바로 나와 머무르지 못하는 병입니다.

法曰
「五日死」,
而後十日乃死。
의학이론에 이르기를
닷새면 죽는다.”라고 하였는데,
그 후 열흘 만에 죽었습니다.

病得之酒。
병을 음주로써 얻었습니다.

所以知趙章之病者,臣意切其脈,脈來滑,是內風氣也。
조장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 제가 진맥하여보니脈象이 매끄러웠으매 內風氣였습니다.

飲食下嗌而輒出不留者,法五日死,皆為前分界法。
먹은 음식이 모두 그냥 나가버리고 배에 머무르지 못하는 병은 의학이론에서는 닷새 만에 죽는다고 하였으며모두 앞서 말한 맥의 分界法에 근거합니다.

後十日乃死,所以過期者,其人嗜粥,故中藏實,中藏實故過期。
열흘 후에 죽어 기일을 넘김은 그가 을 즐겨 먹어위장이 충실하였으매시기를 넘겼습니다.

師言曰
「安穀者過期,不安穀者不及期」。
제 스승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음식을 잘 섭취하는 자는 期日을 넘기고음식을 잘 섭취하지 않는 자는 기일에 미치지 못한다.”

▶ 寒中 : 속에 한기가 서리어 여름에도 설사를 잘 하는 병.
▶ 迵風 : 음식이 목구멍을 넘어가면 바로 나와 머물지 못하는 병이다.
▶ 嗌 : 목구멍.
▶ 滑 : 滑脈. 脈象의 하나로 맥의 왕래가 막힘이 없으며 마치 쟁반 위에 구르는 구슬처럼 매끄럽게 손가락에 와 닿는 것.
▶ 內風氣 : 內風病의 脈氣. 병을 앓는 과정에 생긴 風證. 火熱이 몹시 성하거나 陰血不足 등으로 생기며 정신이 갑자기 혼미해진다.
▶ 分界法 : 맥을 5푼으로 나누어 일수를 계산하여죽는 때를 판정하는 법.
▶ 安穀 : 환자가 앓으면서도 음식을 토하지 않고 잘 먹는 것

 

 

10. 風蹶

濟北王病,召臣意診其脈,曰:
「風蹶胸滿。」
濟北王이 병들자 저를 불러서 진맥하게 하매제가 말하였습니다.
이 병은 風蹶로 가슴이 답답합니다.”

即為藥酒,盡三石,病已。
곧 藥酒를 만들어 3일을 마시게 하자 병이 나았습니다.

得之汗出伏地。
땀을 흘린 채로 땅바닥에 누웠으매 병을 얻었습니다.

所以知濟北王病者,臣意切其脈時,風氣也,心脈濁。
제북왕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 제가 진맥하였을 때 風氣가 있고 心脈이 탁했기 때문입니다.

病法
「過入其陽,陽氣盡而陰氣入」。
病法
病邪가 몸의 표면으로 들어가서면 陽氣가 다하고 陰氣가 침입한다.”라고 하였습니다.

陰氣入張,則寒氣上而熱氣下,故胸滿。
음기가 들어가서 퍼지면 寒氣가 올라와 熱氣를 내리매가슴이 답답해집니다.

汗出伏地者,切其脈,氣陰。
땀을 흘린 채로 땅바닥에 누웠으매 생긴 병이라고 함은진맥할 때 陰氣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陰氣者,病必入中,出及瀺水也。
음기란 병이 모두 몸속으로 들어간 것으로식은땀을 줄줄 흘리게 됩니다.

▶ 風蹶 : 風, 寒, 濕 등이 체내로 침입하여 일으키는 질병으로 잘 놀라며 등이 아프고 트림과 하품을 자주하며 손발이 싸늘하고 경련이 인다.
▶ 風蹶胸滿 : 風厥 때 가슴이 그득한 증상이 있는 것.
▶ 石 : 도량형의 단위. 원래는 120근을 뜻하는 무게 단위였으나 漢 때부터 곡식의 용량을 재는 단위로 사용하였다. 일설에는 ‘石’은 ‘日’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 風氣 : 六氣의 하나. 바람을 말함.
▶ 過 : 과실. 여기서는 病邪를 말한다.
▶ 病邪 : 병을 일으키는 邪氣. 風, 寒, 暑, 濕, 燥, 火와 癘氣 등 병을 일으키는 요인들.
▶ 入張 : 들어가서 퍼짐. 張은 擴張.
▶ 瀺水 : 식은 땀을 줄줄 흘리다. 瀺은 물소리.

 

 

10. 氣疝

齊北宮司空命婦出於病,眾醫皆以為風入中,病主在肺,刺其足少陽脈。
齊 北宮 司空의 부인인 出於가 병들었을 때의사들은 모두 풍기가 몸속으로 들어가서 병이 주로 폐에 있다고 여겨그의 足少陽脈에 침을 놓았습니다.

臣意診其脈,曰:
「病氣疝,客於膀胱,難於前後溲,而溺赤。
病見寒氣則遺溺,使人腹腫。」
신이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氣疝을 앓고 있습니다疝氣가 방광에 들어가서 있어 대소변을 보기 어렵고 또 소변이 붉어집니다.
이 병은 寒氣를 만나면 오줌을 흘리고 배가 붓습니다.”

出於病得之欲溺不得,因以接內。
出於가 이 병을 얻음은 소변을 참고 방사를 치렀기 때문입니다.

所以知出於病者,切其脈大而實,其來難,是蹶陰之動也。
출오의 병을 알 수 있었던 까닭은그녀를 진맥했더니 맥박이 크고 충실하였지만맥이 뛰는 것이 순조롭지 못했기 때문이며 蹶陰의 經脈이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脈來難者,疝氣之客於膀胱也。
맥박의 움직임이 순조롭지 못함은 疝氣가 방광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腹之所以腫者,言蹶陰之絡結小肮也。
아랫배가 부어 오른 이유는 궐음의 낙맥이 아랫배에 걸린 때문입니다.

蹶陰有過則脈結動,動則腹腫。
궐음에 이상이 생기면 맥이 아랫배에 걸리어 움직이고이렇게 움직이면 배가 부어오릅니다.

臣意即灸其足蹶陰之脈,左右各一所,即不遺溺而溲清,小肮痛止。
제가 출오의 足蹶陰脈 좌우에 각각 한 군데씩 뜸을 떠주자곧 소변을 지리지 않게 되었고 소변 빛깔도 맑아졌으며 아랫배의 통증도 가셨습니다.

即更為火齊湯以飲之,三日而疝氣散,即愈。
다시 화제탕을 마시게 하니사흘 만에 疝氣가 흩어지고 병도 곧 나았습니다.

▶ 命婦 : 봉작을 받은 부인 내명부와 외명부의 구별이 있다.
▶ 出於 : 命婦의 이름.
▶ 氣疝 : 뱃속에 때때로 통증이 오는 질병. 疝症의 하나로 분노나 울음으로 氣가 막혀 생김.
▶ 疝氣 : 고환이나 음낭이 커지면서 아랫배가 켕기고 아픈 병증.
▶ 蹶陰 : 經脈名. 厥陰經을 말한다. 궐음경에는 手厥陰心包經과 足厥陰肝經이 속하는데 일반적으로는 肝經을 말한다.
▶ 動 : 변화하다.
▶ 小肮 : 여성의 아랫배.
▶ 遺尿 : 오줌을 지리다.

 

 

11. 熱蹶

故濟北王阿母自言足熱而懣,臣意告曰:
「熱蹶也。」
예전 濟北王의 유모가 발에 열이 올라 괴롭다고 호소함에 제가 말하였습니다.
熱蹶病입니다.”

則刺其足心各三所,案之無出血,病旋已。
그리하여 좌우 足心에 각각 세 군데에 침을 놓고그 자리를 눌러 피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하니 병이 오래지 않아 나았습니다.

病得之飲酒大醉。
이 병은 술을 마셔 지나치게 취하매 얻었습니다.

▶ 故 : 종전.
▶ 阿母 : 乳母.
▶ 懣 : 마음이 답답하고 괴롭다. 고민하다.
▶ 熱蹶 : =熱厥. 厥證의 하나로 邪熱로 양기 운행에 장애가 있어 생긴 궐증이며, 손발바닥이 달아오르고 몸에 열이 나며 소변이 벌겋고 변비가 있다.
▶ 案 : 按과 통하여 누르다.
▶ 旋 : 곧. 오래지 않아.

 

12.脾臟이 나쁜 병

濟北王召臣意診脈諸女子侍者,至女子豎,豎無病。
제북왕이 저를 불러 시녀들을 진맥하게 함에라는 시녀에 이르러은 병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臣意告永巷長曰:
「豎傷脾,不可勞,法當春嘔血死。」
저는 궁녀들 거처의 에게 말하였습니다.
는 脾臟을 상하였으매 과로하면 안 되며의학이론에 따라 봄이 되면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臣意言王曰:
「才人女子豎何能?」
제가 제북왕에게 물었습니다.
저 才人 豎는 무슨 재능이 있습니까?”

王曰:
「是好為方,多伎能,為所是案法新,往年市之民所,四百七十萬,曹偶四人。」
제북왕이 대답하였습니다.
그는 방술을 좋아하며 재주가 많아 예전의 방술을 연구하여 새롭게 만듭니다.
예전에 민간에서 그의 동년배 네 명과 함께 470만 을 주고 샀소.”

王曰:
「得毋有病乎?」
제북왕이 물었습니다.
그녀가 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요?”

臣意對曰:
「豎病重,在死法中。」
제가 대답하였습니다.
수의 병은 중하니의법에는 죽는 병에 해당합니다.”

王召視之,其顏色不變,以為不然,不賣諸侯所。
왕이 수를 불러 살펴보았으나 안색에 변화가 없었으므로 그렇지 않다고 여기고 다른 제후에게 팔지 않았습니다.

至春,豎奉劍從王之廁,王去,豎後,王令人召之,即仆於廁,嘔血死。
봄이 되어 왕이 변소에 감에 수가 칼을 받들고 따라갔는데왕이 나와도 수가 뒤처지므로왕이 사람을 시켜 수를 부르니수는 변소에 엎어져 피를 토하고 죽어 있었습니다.

病得之流汗。
땀을 많이 흘린 탓에 병을 얻었습니다.

流汗者,法病內重,毛發而色澤,脈不衰,此亦內關之病也。
땀을 많이 흘림은 의학이론에 의하면 병이 몸속에서 심해졌기 때문인데모발이나 안색은 윤기가 흐르고 맥도 약해지지 않지만이 또한 內關의 병입니다.

▶ 永巷 : 궁녀들의 거처.
▶ 才人 : 재능이 있는 여자.
▶ 方 : 신선도에서 方士가 행하는 갖가지 술법. 方技라고도 한다.
▶ 伎 : 技와 통한다. 재주.
▶ 市 : 사다.
▶ 民所 : 민간.
▶ 曹偶 : 동배, 같은 또래의 벗.
▶ 奉 : 捧과 통한다. 받들다.
▶ 色澤 : 얼굴색에 윤택이 있음.
▶ 內關 : 병은 중한 데 맥의 상태가 변화가 없는 병.

 

13.齲齒( 충치)

齊中大夫病齲齒,臣意灸其左大陽明脈,即為苦參湯,日嗽三升,出入五六日,病已。
齊 中大夫가 충치를 앓고 있었을 때 저는 그의 왼손 陽明大腸經에 뜸을 뜨고, 곧 苦參湯을 만들어 하루에 세 되씩 입을 가시게 했더니 5, 6일 만에 나았습니다.


得之風,及臥開口,食而不嗽。
이 병은 바람을 맞으며 입을 벌린 채 누워 자고 식후에 양치질을 하지 않으매 얻었습니다.

▶ 齲齒 : 충치.
▶ 左大陽明脈 : 왼손의 陽明大腸經.
▶ 苦參湯 : 원래의 처방은 망실되었다. 가려움증이나 살충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 嗽 : 漱와 통한다. 양치질. 입가심.

 

 

14. 難產

 菑川王美人懷子而不乳,來召臣意。
菑川王의 美人이 해산하지 못하여 저를 불렀습니다.

臣意往,飲以莨碭藥一撮,以酒飲之,旋乳。
제가 가서 莨菪을 한 줌을 먹이려고 술에 타서 마시게 하였더니 머지않아 해산하였습니다.

臣意復診其脈,而脈躁。
제가 다시 맥을 짚어보니 맥이 조급하였습니다.

躁者有餘病,即飲以消石一齊,出血,血如豆比五六枚。
맥이 조급함은 다른 병이 있기 때문이매消石 한 를 마시게 했더니 피가 나왔는데 콩 크기만 한 것이 대여섯 개였습니다.

▶ 美人 : 왕비와 궁녀의 명칭 중의 하나.
▶ 不乳 : 難產.
▶ 莨 : 莨菪. 가지과의 다년초인 미치광이풀의 뿌리줄기. 부교감신경 마비제, 진통 ·鎭痙 ·진정제로 위의 동통이나 신경통, 백일해나 천식에 쓰인다.
▶ 一撮 : 한 줌. 한 웅큼.
▶ 一齊 : 한 첩. 齊는 劑와 통한다.
▶ 消石 : 硝石을 한 번 구워서 만든 藥材. 利尿劑로 쓰인다.
▶ 比 : 유사함.

 

 

15. 內關(: 병이 중한데도 맥박이 정상인 경우.)

齊丞相舍人奴從朝入宮,臣意見之食閨門外,望其色有病氣。
齊 승상의 家臣의 하인이 隨從하여 조정에 입궁함에저는 그가 궁궐의 작은 문밖에서 음식을 먹음을 보았는데멀리서 안색을 보니 병적 기운이 있었습니다.

臣意即告宦者平。
저는 즉시 이라는 환관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平好為脈,學臣意所,臣意即示之舍人奴病,告之曰:
「此傷脾氣也,當至春鬲塞不通,不能食飲,法至夏泄血死。」
평은 병을 진맥하기를 좋아하여 저에게서 의술을 배우고 있으매저는 그에게 가신의 하인이 병들었음을 보이고 말하였습니다.
이 병이 脾臟의 를 손상하여 봄이 되면 가슴이 막혀 통하지 않고음식을 먹고 마실 수 없으니의학이론에서는 여름이 되면 血便을 보고 죽는다고 한다.”

宦者平即往告相曰:
「君之舍人奴有病,病重,死期有日。」
환관이 곧 승상에게 가서 고하였습니다.
의 가신의 하인이 병들어 병세가 중하매죽을 날이 멀지 않다고 합니다.”

相君曰:
「卿何以知之?」
그러자 승상이 물었습니다.
은 어찌 그것을 알았소?”

曰:
「君朝時入宮,君之舍人奴盡食閨門外,平與倉公立,即示平曰,病如是者死。」
평이 대답하였습니다.
승상께서 朝見하려 입궁하심에승상 가신의 하인이 작은 문밖에서 끊임없이 음식을 먹고 있었으며저는 倉公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는데창공이 하인을 가리키며 병세가 이런 자는 죽는다고 말하였습니다.”

相即召舍人而謂之曰:
「公奴有病不?」
승상이 가신을 불러 물었습니다.
그대의 하인에게 병이 있지 않은가?”

舍人曰:
「奴無病,身無痛者。」
가신이 말하였습니다.
저의 하인은 병이 없습니다몸에 아픈 곳도 없습니다.”

至春果病,至四月,泄血死。
봄이 되자 과연 병들고 4월이 되자 혈변을 보고 죽었습니다.

所以知奴病者,脾氣周乘五藏,傷部而交,故傷脾之色也,望之殺然黃,察之如死青之茲。
그 하인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비장의 기가 두루 오장에 영향을 미쳐 상한 각 부위가 교차하여 나타났기 때문이매이렇게 비장이 상한 사람의 안색은 멀리서 바라보면 윤기 없이 누렇지만자세히 보면 시든 풀 같은 색입니다.

眾醫不知,以為大蟲,不知傷脾。
의원들이 알지 못하고 회충 때문이라고 여길 뿐비장이 상하였음은 알지 못하였습니다.

所以至春死病者,胃氣黃,黃者土氣也,土不勝木,故至春死。
봄이 되면 병이 깊어 죽는 까닭은 脾胃病은 얼굴색이 黃色이 되는데황색은 의 기운이고는 을 이기지 못하매 봄이 되면 죽기 때문입니다.

所以至夏死者,脈法曰
「病重而脈順清者曰內關」,
內關之病,人不知其所痛,心急然無苦。
환자가 여름이 되어서야 죽은 까닭은 맥법에 이르기를
병이 중한데도 맥박이 정상인 것을 內關이라고 한다.”라고 했듯이,
내관의 병은 병자가 아픔을 모르매 마음에 조급히 괴로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若加以一病,死中春;
一愈順,及一時。
만일 한 가지 병이 겹친다면 中春(:음력 2)에 죽겠지만마음이 즐겁고 天理에 따라 養生한다면 한 계절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其所以四月死者,診其人時愈順。
그가 4월에 죽은 까닭은 그를 진찰하였을 때 그의 마음이 즐거웠고 천리에 따라 양생하였기 때문입니다.

愈順者,人尚肥也。
즐거워하고 천리를 따르는 사람은 몸이 오히려 살이 찝니다.

奴之病得之流汗數出,炙於火而以出見大風也。
하인의 병은 땀을 많이 흘린 채로 자주 밖으로 나가고불을 쬔 후 밖에 나와 센 바람을 쐬어서 얻었습니다.

▶ 舍人奴 : 가신의 하인.
▶ 閨門 : 궁중의 작은 문.
▶ 宦者 : 宦官.
▶ 鬲塞 : 가로막다. 두절되다.
▶ 周乘 : 두루 전해지다.
▶ 殺然黃 : 광택이 없는 황색. 殺은 시듦.
▶ 死青之茲 : 시든 풀과 같은 색.
▶ 大蟲 : 회충.
▶ 胃氣黃 : 脾胃病:비장과 위장의 병은 얼굴색이 황색이 된다.
▶ 黃者土氣也 : 오행 상 비장은 토에 속하며 황색을 나타내므로 얼굴이 황색인 사람은 토에 속한다고 한 것이다.
▶ 土不勝木 : 五行 상 脾臟은 土에 속하며 肝은 木에 속하므로 봄이 되면 간이 가장 강해지므로 병든 비장이 견뎌내지 못한다는 뜻.
▶ 脈順清 : 맥박이 정상임.
▶ 中春 : 仲春. 음력 2월. 三春은 孟春, 仲春, 季春의 석 달을 말한다.
▶ 愈 : 愉와 통한다. 愉快하다.
▶ 及一時 : 한 계절을 연장하다. 及은 연장하다.
▶ 炙於火 : 불을 쬐다.

列傳권105-扁鵲倉公列傳(편작창공열전)


 

 

16. 

菑川王病,召臣意診脈,曰:
「蹶上為重,頭痛身熱,使人煩懣。」
치천왕이 병들었을 때 저를 부르매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이 병은 인데 熱邪가 상부로 침입하여 위중하니 두통이 나고 몸에 열이 나서 병자를 번민하게 합니다.”

臣意即以寒水拊其頭,刺足陽明脈,左右各三所,病旋已。
제가 즉시 찬물로 그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리고足陽明脈 좌우에 각각 세 군데에 침을 놓자 오래지 않아 병이 나았습니다.

病得之沐發未乾而臥。
머리를 감고 나서 마르기 전에 잠을 자서 이병을 얻었습니다.

診如前,所以蹶,頭熱至肩。
병을 진단함은 앞서 말한 바와 같고이라고 함은 머리의 열이 어깨까지 역행하는 것입니다.

▶ 蹶 : =厥. 少陰과 厥陰의 기가 치밀어 올라 여러 가지로 아픈 병.
▶ 上為重 : 상부의 증상이 엄중하다.
▶ 煩懣 : 번민. 마음이 답답하여 괴로워함.
▶ 拊 : 가볍게 두드리다.
▶ 旋 : [문어] 오래지 않아. 아주 빨리. 금방.


 

17. 腎痹 腎臟에 생기는 병

齊王黃姬兄黃長卿家有酒召客,召臣意。
齊王의 黃姬의 오빠 黃長卿이 집에서 주연을 베풀어 손님을 청함에신도 불렀습니다.

諸客坐,未上食。
손님들이 자리에 앉았지만 아직 음식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臣意望見王后弟宋建,告曰:
「君有病,往四五日,君要脅痛不可俛仰,又不得小溲。
不亟治,病即入濡腎。
及其未舍五藏,急治之。
病方今客腎濡,此所謂『腎痹』也。」
제가 王后의 아우인 宋建을 멀리서 보고 말하였습니다.
그대에게 병이 있는데, 4, 5일 전에 그대는 허리와 겨드랑이가 아파서 俛仰할 수 없으며 또 소변도 볼 수 없었을 터입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병이 바로 腎臟으로 스며들 터입니다.
병이 五臟으로 들어가서 머물기 전에 서둘러 치료하십시오.
병은 지금 막 신장으로 들어가서려 하고 있으며이 병이 소위 <腎痺>입니다.”

宋建曰:
「然,建故有要脊痛。
往四五日,天雨,黃氏諸倩見建家京下方石,即弄之,建亦欲效之,效之不能起,即復置之。
暮,要脊痛,不得溺,至今不愈。」
송건이 말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나는 전부터 등허리에 통증이 있었소.
4, 5일 전 비 오던 날黃氏의 사위들이 우리 집 곳간에 있던 네모난 돌을 보고 그것을 가지고 놀았는데나도 따라서 똑같이 해보았지만돌을 들어 올릴 수가 없어서 곧 다시 내려놓았소.
저녁이 되자 등허리가 아프고 소변도 볼 수 없었는데 지금까지도 낫지 않았습니다.”

建病得之好持重。
송건의 병은 무거운 것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얻었습니다.

所以知建病者,臣意見其色,太陽色乾,腎部上及界要以下者枯四分所,故以往四五日知其發也。
송건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제가 그의 안색을 보니 광대뼈 부위가 메말라 윤기가 없고腎部 위에서 허리 아래에 이르는 四分 정도의 부위가 건조하였으매 4, 5일 전에 발병하였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臣意即為柔湯使服之,十八日所而病愈。
제가 곧 柔湯을 만들어 복용시켰더니 18일 쯤 지나서 병이 나았습니다.

▶ 往四五日 : 4, 5일전.
▶ 要脅 : :허리와 겨드랑이. 要는 腰와 통한다.
▶ 俛仰 : 俯仰. 아래를 굽어봄과 위를 쳐다봄. 俛은 俯와 같다.
▶ 濡 : 점점 배어 들어감.
▶ 舍 : 滯留하다.
▶ 腎痺 : 風寒과 濕氣로 인하여 腎臟에 생기는 병으로 허리 통증을 수반하다.
▶ 要脊 : =腰脊. 등허리. 腰椎骨의 다른 이름. 要는 腰와 통한다. 허리.
▶ 倩 : 사위.
▶ 京 : 곳간.
▶ 效 : 본받다.
▶ 太陽色乾 : 太陽穴이 있는 곳의 윤기가 메말라 있다. 태양혈은 사람의 귀의 위, 눈의 옆쪽이다.
▶ 腎部 : 얼굴에 있는 腎臟의 色部로 두 뺨에 있다.
▶ 枯四分所 : 얼굴 腎部의 좌우 四分 정도의 색이 윤기가 건조해져 있다는 것을 근거로 요통이 4, 5일 전에 발병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分은 한치(3.3cm)의 1/10이다.


 

18.성교하지 못하여 생긴 병

濟北王侍者韓女病要背痛,寒熱,眾醫皆以為寒熱也。
濟北王의 시녀 韓女가 허리와 등이 아프고 오한이 났다가 열이 올랐다 함에의원들이 모두 寒熱病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臣意診脈,曰:
「內寒,月事不下也。」
제가 맥을 짚어보고 말하였습니다.
몸속이 차가워져 月經이 막혔습니다.”

即竄以藥,旋下,病已。
즉시 藥熏灸를 하였더니머지않아 월경을 하고 병이 나았습니다.

病得之欲男子而不可得也。
이 병은 남자와 성교하지 못하여 얻었습니다.

所以知韓女之病者,診其脈時,切之,腎脈也,嗇而不屬。
한녀의 병을 알아낸 까닭은 맥을 짚어보았을 때 腎脈이었기 때문이며 맥박이 여리고도 느리며 끊어지곤 하였습니다.

嗇而不屬者,其來難,堅,故曰月不下。
여리고 느리며 끊어지는 맥박은 그 뛰는 것이 원활하지 않고 견실하매 월경이 멈추었다고 말하였습니다.

肝脈弦,出左口,故曰欲男子不可得也。
肝脈이 팽팽하여 상부 心脈인 寸口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를 가까이하고 싶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여 얻은 병이라고 말하였습니다.

▶ 寒熱 : 惡寒과 발열. 寒熱病은 오한이 나다가 열이 나는 병증을 말한다.
▶ 月事不下 : 月經이 멈추다. 月事는 月經.
▶ 竄以藥 : 藥熏灸. 약물의 증기를 환부 혹은 혈에 쏘임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 嗇而不屬 : 활기가 없고 끊어짐. 嗇은 澀과 통한다.
▶ 出左口:肝脈은 왼손의 寸口脈의 關部이며 간의 기운이 왕성함을 표현한 것이다.

 

19. 蟯瘕

臨菑氾里女子薄吾病甚,眾醫皆以為寒熱篤,當死,不治。
臨菑縣 氾里에 사는 여자 薄吾가 병이 위중함에 의사들이 모두 寒熱病이 심하매 죽을 터이며 치료할 수 없다고 여겼습니다.

臣意診其脈,曰:
「蟯瘕。」
제가 그녀를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蟯瘕입니다.”

蟯瘕為病,腹大,上膚黃麤,循之戚戚然。
요하라는 병은 배가 부풀어 오르고 피부가 누렇게 되고 거칠어지며 손으로 만져보면 환자가 아파합니다.

臣意飲以芫華一撮,即出蟯可數升,病已,三十日如故。
제가 芫華 한 웅큼을 복용하게 하자곧 蟯蟲이 몇 되가 나오고 병이 나아 30일 만에 옛날처럼 건강해졌습니다.

病蟯得之於寒溼,寒溼氣宛篤不發,化為蟲。
요하라는 병은 寒氣와 濕氣에서 걸리며한기와 습기가 몸에 꽉 차서 발산되지 못하면 벌레로 변합니다.

臣意所以知薄吾病者,切其脈,循其尺,其尺索刺麤,而毛美奉發,是蟲氣也。
제가 薄吾의 병을 알게 된 것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尺部를 만져보니 척부의 맥이 팽팽하고 투박하였으며 머리카락은 바싹 말라 있었으므로 벌레의 기운에 의한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其色澤者,中藏無邪氣重病。
병자의 얼굴에 윤기가 있음은 몸 속 내장에 아무런 邪氣도 重病도 없기 때문입니다.

▶ 篤 : 병세가 심하다. 위중하다.
▶ 蟯瘕 : 사람의 大腸 속에 기생하는 작은 벌레. 요충.
▶ 麤 : 거칠다.
▶ 循 : 어루만지다.
▶ 戚戚然 :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모양. 즉, 환자가 손으로 누르면 막으며 고통스러워한다.
▶ 芫華 : 芫花. 팥꽃나무. 원화를 다른 이름으로 去水라 하는데 수분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붙여졌다. 이 약은 냄새가 조금 있고 맛은 아리면서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고 독이 있다
▶ 一撮 : 한 줌. 한 웅큼.
▶ 宛篤不發 : 울적함이 깊어 발산하지 못하다.
▶ 尺 : 尺部. 손목의 맥을 보는 부위.
▶ 尺索刺麤 : 尺部의 맥이 팽팽하고 조급하며 강함.
▶ 毛美奉發 : 모발이 바싹 말라있다.
▶ 邪氣 : 인체에 병을 일으키는 온갖 요인.


 

 

20.迵風( : 설사병)

齊淳于司馬病,臣意切其脈,告曰:
「當病迵風。
迵風之狀,飲食下嗌輒後之。
病得之飽食而疾走。」
의 淳于 司馬가 병듦에제가 맥을 짚어보고 말하였습니다.
迵風이라는 병이 틀림없습니다.
동풍의 증상은 음식물이 목구멍을 넘어가기만 하면 바로 설사가 납니다.
이 병은 배불리 먹고 나서 빨리 달려서 얻었습니다.”

淳于司馬曰:
「我之王家食馬肝,食飽甚,見酒來,即走去,驅疾至舍,即泄數十出。」
순우 사마가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왕궁에 가서 말의 간을 지나치게 포식하였는데술이 나옴을 보고 황급히 자리를 피하여 말을 몰아 빨리 달려 집으로 돌아오자 곧 수십 번 설사하였습니다.”

臣意告曰:
「為火齊米汁飲之,七八日而當愈。」
저는 알려주었습니다.
화제탕과 米汁을 섞어서 마시면 7, 8일내에 완쾌될 터입니다.”

時醫秦信在旁,臣意去,信謂左右閣都尉曰:
「意以淳于司馬病為何?」
이때 의원 秦信이 옆에 있다가 제가 떠난 후 곁에 있던 閣都尉에게 물었습니다.
순우의가 순우사마의 병을 뭐라고 했습니까?”

曰:
「以為迵風,可治。」
대답하였습니다.
동풍이라 하며 치료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信即笑曰:
「是不知也。淳于司馬病,法當後九日死。」
이 웃으면서 말하였습니다.
모르는 것이다.
순우 사마의 병은 병리학에 의하여 9일 후에 죽는 것입니다.”

即後九日不死,其家復召臣意。
9일이 지나도 죽지 않으매 그의 집에서 다시 저를 불렀습니다.

臣意往問之,盡如意診。
제가 가서 용태를 물었더니 모두 저의 진단과 일치되었습니다.

臣即為一火齊米汁,使服之,七八日病已。
저는 화제탕에 미즙을 섞은 것을 복용하게 했더니 7, 8일 만에 병이 나았습니다.

所以知之者,診其脈時,切之,盡如法。
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까닭은 진맥하였을 때맥이 의법에서 말하는 바와 완전히 같았습니다.

其病順,故不死。
그 병세가 맥의 증세와 일치하매 죽지 않았습니다.

▶ 馬肝 : 말의 肝臟. 말의 간은 독이 있어서 잘못 먹으면 죽는다고 한다.
▶ 驅疾 : 말을 몰아 빨리 달리다.
▶ 火齊米汁 : 화제탕에 쌀 즙을 섞은 것.
▶ 病順 : 병의 증세와 맥의 증세와 일치함.

 

 

21.反陰脈

齊中郎破石病,臣意診其脈,告曰:
「肺傷,不治,當後十日丁亥溲血死。」
의 中郎인 破石이 병들었을 때 제가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폐가 상하여 치료할 수 없으니 10일 후 丁亥日이 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죽겠습니다.”

即後十一日,溲血而死。
11일 되던 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죽었습니다.

破石之病,得之墮馬僵石上。
파석의 병은 말에서 떨어져 돌 위에 넘어졌기 때문에 얻었습니다.

所以知破石之病者,切其脈,得肺陰氣,其來散,數道至而不一也。
파석의 병을 알게 된 까닭은 그의 맥을 짚어보았을 때 폐에 陰氣가 있고그 맥박은 흩어져 몇 갈래로 뛰며 한결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色又乘之。
또 안색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所以知其墮馬者,切之得番陰脈。
그가 말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의 맥을 짚어보니 反陰脈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番陰脈入虛里,乘肺脈。
반음맥이란 허한 곳으로 들어가서 肺脈을 침범한 맥을 말합니다.

肺脈散者,固色變也乘也。
폐맥이 산만해지면 본래의 얼굴색이 변하여 나타나게 됩니다.

所以不中期死者,師言曰:
「病者安穀即過期,不安穀則不及期」。
제가 죽을 날을 맞추지 못한 이유는 제 스승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환자가 음식을 잘 섭취하면 死期를 넘기고음식을 잘 섭취하지 않으면 사기에 이르기도 전에 죽는다.”

其人嗜黍,黍主肺,故過期。
그 사람은 를 즐겨 먹었는데 기장이 폐를 補養하매 죽을 날을 넘겼습니다.

所以溲血者,診脈法曰
「病養喜陰處者順死,養喜陽處者逆死」。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옴은 診脈法에 이르기를
병을 돌볼 때 고요한 장소를 좋아하는 자는 피를 아래로 쏟고 죽고번잡한 장소를 좋아하는 자는 피를 토하고 죽는다.’라고 하였습니다.

其人喜自靜,不躁,又久安坐,伏几而寐,故血下泄。
그런데 그 사람은 고요함 좋아하고 조급하지 않았으며 또 오랫동안 조용히 앉아 책상에 엎드려 잤기 때문에 피를 아래로 쏟고 죽었습니다.

▶ 肺陰氣 : 肺陰脈. 죽음의 증상을 말한다.
▶ 色又乘之 : 얼굴색이 心脈이 肺脈을 압박하여 폐의 색깔이 되었다는 뜻.
▶ 番陰脈 : 反陰脈을 말한다. 양맥이 음맥을 점거함. 심장은 양기에 속하며 폐는 음기에 속하는데 심맥이 폐맥을 눌렀음을 말한다.
▶ 固色 : 본래의 얼굴색. 폐병의 얼굴색은 흰색이다.
▶ 安谷 : 환자가 앓으면서도 음식을 토하지 않고 잘 먹는 것
▶ 黍主肺 : 기장은 폐의 기능을 보양한다.
▶ 養 : 조리하다. 돌보다
▶ 陰 : 고요함을 말한다.
▶ 順死 : 피를 아래로 쏟고 죽다.
▶ 陽 : 활동하다.
▶ 逆死 : 피를 위로 토하고 죽다.

 

 

22.中熱

齊王侍醫遂病,自練五石服之。
齊王의 御醫인 가 병듦에 스스로 五石을 갈아서 복용하였습니다.

臣意往過之,遂謂意曰:
「不肖有病,幸診遂也。」
제가 방문하니 수가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제게 병이 있으니 진찰해주시기 바랍니다.”

臣意即診之,告曰:
「公病中熱。
論曰
『中熱不溲者,不可服五石』。
石之為藥精悍,公服之不得數溲,亟勿服。
色將發臃。」
저는 곧 진찰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대의 병은 中熱입니다.
醫論에 체내에 열이 있어 소변을 보지 못하는 자는 오석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石劑의 약효가 너무 강하여 그대가 이것을 복용하시면 소변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 터이니 당장 복용을 중지하십시오.
안색을 보니 장차 종기가 날 터입니다.”

遂曰:
「扁鵲曰
『陰石以治陰病,陽石以治陽病』。
夫藥石者有陰陽水火之齊,故中熱,即為陰石柔齊治之;
中寒,即為陽石剛齊治之。」
수가 말하였습니다.
편작이
陰石으로 陰性의 병을 치료하고 陽石으로 陽性의 병을 치료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藥石의 처방에는 陰陽寒熱에 해당하는 약제가 있으므로내장에 열이 있으면 순한 음석의 약제를 지어 치료하고내장에 한기가 있으면 강한 양석의 약제를 지어 치료한다고 합니다.”

臣意曰:
「公所論遠矣。
扁鵲雖言若是,然必審診,起度量,立規矩,稱權衡,合色脈表裏有餘不足順逆之法,參其人動靜與息相應,乃可以論。
제가 말하였습니다.
그대의 談理는 실제와 거리가 멉니다.
편작이 비록 그렇게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세밀하고 신중하게 진단해야 하며도량을 사용하여 規矩로 재고 저울로 다는 것처럼안색과 맥의 상태겉과 안有餘과 부족과 의 법칙 등을 모두 고려하고또 병자의 動靜과 호흡이 조화를 이루는지 등을 참작한 후에야 石藥의 사용을 논할 수 있습니다.

論曰
『陽疾處內,陰形應外者,不加悍藥及鑱石』。
의약이론에 이르기를
양성의 열병이 체내에 있고 이에 응하여 음성의 차가운 증상이 밖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강한 약이나 침을 써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夫悍藥入中,則邪氣辟矣,而宛氣愈深。
무릇 강한 약이 몸에 들어가면 邪氣가 돌출되어 鬱氣가 점점 깊어집니다.

診法曰
『二陰應外,一陽接內者,不可以剛藥』。
진찰법에 이르기를
少陰의 寒氣가 내열에 응하여 겉으로 드러나고少陽의 열이 안에 차 있는 경우는 강한 약을 써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剛藥入則動陽,陰病益衰,陽病益箸,邪氣流行,為重困於俞,忿發為疽。」
강한 약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양기를 움직이게 하므로 이 때문에 음성의 병은 점점 쇠해지고 양성의 병은 점점 현저해지며 사기는 밖으로 흘러 經脈의 에 깊은 통증을 주어 분노가 폭발하듯 종기가 됩니다.”

意告之後百餘日,果為疽發乳上,入缺盆,死。
제가 말한 대로 백여 일이 지난 후 과연 종기가 유방 위에 생겼는데이것이 缺盆 속으로 침입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此謂論之大體也,必有經紀。
이상에서 말한 이론은 대체적이며 반드시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拙工有一不習,文理陰陽失矣。
서툰 의원은 미숙한 점이 있어문맥에 집착하고 실제의 병에 관한 음양에는 과실을 범합니다.

▶ 練五石 : 煉五石散. 練은 煉과 통한다. 五石은 5가지 광물성 한약재로 재료가 다섯 가지 광물이라 오석산이라고도 한다. 복용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피로가 싹 가시지만 대단히 독성이 강하다.
▶ 不肖 : 자기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
▶ 幸 : 희망하다.
▶ 中熱 : 가만히 있다가 더위먹은 것은 中暑이며, 활동하다가 열에 상한 것은 중열이다. 熱邪가 肺氣를 상하여 생긴 것이다.
▶ 精悍 : 약효가 매우 강하다.
▶ 陰石 : 차가운 성질의 藥石.
▶ 陽石 : 열의 성질을 가진 藥石.
▶ 水火 : 寒熱을 말한다.
▶ 審 : 세밀하고 신중함.
▶ 起度量 : 도량을 사용하다. 표준을 확립하다.
▶ 規矩 : 목수들이 선을 긋는 도구인 그림쇠와 굽은 자.
▶ 權衡 : 저울.
▶ 息 : 호흡.
▶ 悍藥 : 강한 약.
▶ 邪氣 : 몸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운.
▶ 辟 : 현저하다. 돌출되다.
▶ 宛 : 울적함.
▶ 二陰 : 陰은 少陰을 말하며 寒症에 속하며, 陽은 少陽이며 울화가 많음을 말한다.
▶ 箸 : 著와 통하여 현저하다.
▶ 俞 : 腧와 통한다. 腧穴. 經穴. 인체의 혈자리의 총칭.
▶ 缺盆 : 足陽明胃經의 혈자리. 중쇄골선상에서 鎖骨上窩의 제일 우묵한 곳이다.
▶ 經紀 : 원칙.
▶ 拙工 : 졸렬한 의원. 서툰 의원.
▶ 文理 : 문맥. 條理. 文은 紋과 통한다.


 

23. 痺症

齊王故為陽虛侯時,病甚,眾醫皆以為蹷。
齊王이 예전에 陽虛侯로 있을 때 병이 중하였으며 의원들이 모두 이라고 하였습니다.

臣意診脈,以為痹,根在右脅下,大如覆杯,令人喘,逆氣不能食。
제가 진맥하고 痺症이라고 하였으며그 병의 근원은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에 있었는데술잔을 엎어놓은 정도로 커서 병자는 숨이 차고 가 역류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였습니다.

臣意即以火齊粥且飲,六日氣下;
即令更服丸藥,出入六日,病已。
제가 즉시 火劑粥을 우선 먹게 하니 엿새 후에 기가 내려갔고이어서 丸藥을 복용하게 하니 대략 엿새 만에 병이 나았습니다.

病得之內。
이 병은 방사를 과도히 하여 얻은 것입니다.

診之時不能識其經解,大識其病所在。
제가 진맥하였을 때 어떤 경맥이 병을 일으켰는지 알 수 없었고그 병의 소재 부위만 대략적으로 알았을 뿐입니다.

▶ 蹶 : =厥. 少陰과 厥陰의 기가 치밀어 올라 여러 가지로 아픈 병. 熱邪가 상부로 침입하여 두통이 나고 몸에 열이 나서 병자를 마음이 답답하게 하여 괴로워하게 된다.
▶ 痺 : 風, 寒, 濕 3가지의 邪氣로 생긴다. 病邪가 肢體와 經絡 및 臟腑를 막음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병으로 관절이 저리고 통증이 있으며 심하면 붓기도 하고 팔다리를 잘 움직일 수 없는 병증.
▶ 火齊粥 : 처방명. 원래의 처방은 망실되었다.
▶ 大識 : 대략적으로 알다.

 

24.沓風( 風病)

臣意嘗診安陽武都裏成開方,開方自言以為不病,臣意謂之病苦沓風,三歲四支不能自用,使人瘖,瘖即死。
今聞其四支不能用,瘖而未死也。
제가 예전에 安陽縣 武都里에 사는 成開方을 진찰한 적이 있습니다.
성개방 자신은 병들지 않았다고 하였지만 저는 그에게 말하기를沓風으로 고통을 받고, 3년 후에는 四肢를 쓰지 못하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 터이며말하지 못하게 되고 곧 죽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지금 들으니 그의 사지가 마비되었고 말도 하지 못하나 아직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病得之數飲酒以見大風氣。
그의 병은 자주 술을 마신 뒤에 찬바람을 쐬었기 때문에 얻은 것입니다.

所以知成開方病者,診之,其脈法奇咳言曰「藏氣相反者死」。
제가 성개방의 병을 알아낸 까닭은 그를 진찰하였을 때奇咳術에 오장의 기가 서로 거스르는 자는 죽는다.”라고 한 맥상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切之,得腎反肺,法曰「三歲死」也。
맥을 짚었을 때 腎氣가 肺氣를 거스르고 있음을 알았고 맥법에 이르기를 삼년 만에 죽는다.”라고 한 때문입니다.

▶ 沓風 : 風病의 이름. 풍병은 外風과 內風에 의하여 생긴 병증의 통칭으로 風邪가 침입하거나 질병 중에 陰血이 虛損되거나 열이 몹시 盛하여 생긴다.
▶ 四支 : 두 팔과 두 다리. 支는 肢와 통한다.」。
▶ 喑 : 소리가 나오지 않다. 말을 하지 못하다.
▶ 腎反肺 : 신장의 병이 폐의 맥에 영향을 미친다. 腎病은 五臟病의 하나로 腎臟에 생긴 여러 가지 병증을 말한다. 腎精이 소모되어 생기며 어지럽고 耳鳴이 나며 정신이 맑지 못하고 다리와 무릎이 약해지며 허리가 시큰거리고 遺精 등이 있다

 

25. 牡疝(: 疝病)

安陵阪裏公乘項處病,臣意診脈,曰:
「牡疝。」
安陵 阪里에 사는 公乘 項處가 병들었을 때 제가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牡疝입니다.”

牡疝在鬲下,上連肺。
모산은 胸膈 아래에 발생하여 위로 폐에 연결됩니다.

病得之內。
이 병은 방사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臣意謂之:
「慎毋為勞力事,為勞力事則必嘔血死。」
제가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힘든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힘든 일을 하면 틀림없이 피를 토하고 죽을 터입니다.”

處後蹴踘,要蹷寒,汗出多,即嘔血。
항처가 蹴鞠을 하다가 허리에 寒氣를 느끼고 땀을 흠뻑 흘리고는 피를 토하였습니다.

臣意復診之,曰:
「當旦日日夕死。」
제가 다시 그를 진맥하고 말하였습니다.
내일 저녁에 죽겠습니다.”

即死。
과연 죽었습니다.

病得之內。
이 병은 방사를 절제하지 않아 생긴 것입니다.

所以知項處病者,切其脈得番陽。
항처의 병을 알아낸 까닭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番陽脈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番陽入虛裏,處旦日死。
번양맥이 허약한 곳으로 침범하매 항처는 이튿날 죽었습니다.

一番一絡者,牡疝也。
한편으로는 번양맥이 나타나고 다른 방면으로 폐로 연결되는 것이 모산입니다.

▶ 牡疝 : 陽疝. 疝病은 복강내에서 발생하며 腹는 음에 속한다. 항처의 복통이 가슴에까지 도달하였으며 가슴은 陽에 속하므로 모산이라 한 것이다. 牡는 수컷을 말한다.
▶ 疝病 : 疝證. 아랫배에 병이 생겨서 배가 아프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疝證이라고 하는데 찬 기운으로 인하여 생긴다.
▶ 鬲 : 胸隔. 가슴과 배 사이.
▶ 蹴鞠 : =蹴踘. 옛날 가죽으로 만든 공을 차던 놀이.
▶ 旦日 : 내일.
▶ 日夕 : 황혼.
▶ 番陽 : 反陽脈을 말한다. 疝病은 腎臟과 관련이 있으며 陽部인 肺部에 陰脈인 腎病의 맥이 나타나므로 반양맥이라 한 것이다.
▶ 一番一絡 : 한편으로는 반양맥이 나타나고 한편으로는 疝痛이 위쪽으로 폐에 연결되는 것. 番은 반양맥을 말하며 絡은 연결되다.

 

 

 

26.여기까지는 순우의가 漢文帝의 詔書에 대하여 답변한 내용이다.<1~26>

臣意曰:
他所診期決死生及所治已病眾多,久頗忘之,不能盡識,不敢以對。
순우의가 아뢰었다.
이밖에도 저는 진맥을 통하여 生死의 기일을 예측하고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한 적이 많았으나 세월이 오래되어서 대부분 잊어버렸으매 더 이상 감히 답변드릴 수 없습니다.

▶ 期 : 기일을 예측하다.
▶ 治已 : 治癒하다. 已는 止의 뜻.


問臣意:
「所診治病,病名多同而診異,或死或不死,何也?」
황제가 淳于意에게 물었다.
진맥하여 병을 치료함에병명에 같음이 많으나 진단이 다르고어떤 자는 죽고 어떤 자는 삶은 무슨 까닭인가?”

對曰:
「病名多相類,不可知,故古聖人為之脈法,以起度量,立規矩,縣權衡,案繩墨,調陰陽,別人之脈各名之,與天地相應,參合於人,故乃別百病以異之,有數者能異之,無數者同之。
답변하였다.
병명에 유사함이 많아서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옛날 성인들이 그 진맥법을 만들어 이를 표준으로 하여規矩로 재고 저울로 달며 먹줄을 치는 것처럼 음양의 정황을 살폈으며사람의 맥의 상태를 구별하여 각각 명칭을 붙여 천지의 변화에 상응하게 하고 인체의 정황을 참고 종합하여서온갖 질병을 다른 점을 분별하여 이름을 지으매의술이 뛰어난 사람은 구별하지만 의술이 서툰 자는 혼동합니다.

然脈法不可勝驗,診疾人以度異之,乃可別同名,命病主在所居。
그러나 맥법은 하나하나 시험해볼 수는 없으며병자를 진찰하며 맥의 다름을 헤아려이로써 같은 이름의 병을 구분하고 병이 주로 어디에 있는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今臣意所診者,皆有診籍。
지금까지 제가 진찰한 것은 모두 診察簿에 기록해두었습니다.

所以別之者,臣意所受師方適成,師死,以故表籍所診,期決死生,觀所失所得者合脈法,以故至今知之。」
제가 병을 구별할 수 있는 까닭은제가 스승으로부터 의술을 모두 습득하였을 무렵 스승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며이에 저는 진단한 것을 진찰부에 기록하여 생사의 시기를 결정하고진단이 적중했는지 아닌지를 맥법과 대조하여 관찰하였으매 지금에 와서도 그 경과를 알 수 있습니다.”

問臣意曰:
「所期病決死生,或不應期,何故?」
황제가 순우의에게 물었다.
병을 진찰하여 생사의 시기를 결정함에 때로 맞지 않기도 하였는데 무엇 때문인가?”

對曰:
「此皆飲食喜怒不節,或不當飲藥,或不當鍼灸,以故不中期死也。」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모두 병자가 음식과 기뻐하고 노함에 절제하지 않았거나혹은 부적절한 약을 복용했거나혹은 침과 뜸을 적절하게 시술하지 않았으매그 때문에 죽는 날을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問臣意:
「意方能知病死生,論藥用所宜,諸侯王大臣有嘗問意者不?
及文王病時,不求意診治,何故?」
황제가 순우의에게 물었다.
그대는 능히 병으로 사람들의 生死를 알고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함을 논할 수 있는데제후나 왕대신 중에 일찍이 그대에게 가르침을 청한 자가 있었는가아닌가?
齊文王이 앓을 때 그대에게 진찰과 치료를 청하지 않음은 무엇 때문인가?”

對曰:
「趙王、膠西王、濟南王、吳王皆使人來召臣意,臣意不敢往。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趙王膠西王濟南王吳王 등이 모두 사람을 보내 저를 불렀습니다만 제가 감히 가지 않았습니다.

文王病時,臣意家貧,欲為人治病,誠恐吏以除拘臣意也,故移名數,左右不修家生,出行游國中,問善為方數者事之久矣,見事數師,悉受其要事,盡其方書意,及解論之。
文王이 앓을 때 신의 집은 가난하여 남의 병을 치료해주고 생계를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관리가 저에게 관직을 주어 속박함을 정말로 두려워하였으매戶籍을 여기저기로 옮겨 집을 돌보지 않았으며온 나라 안을 떠돌며의술에 능한 자를 찾아 스승으로 모시기를 한동안 계속하여 여러 스승을 만나 그들을 섬기면서그들의 秘術을 다 배우고 그들이 지닌 의학서의 깊은 내용을 연구하여 그것을 해석하고 논하였습니다.

身居陽虛侯國,因事侯。
제가 陽虛侯의 나라에 있었으므로 그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侯入朝,臣意從之長安,以故得診安陵項處等病也。」
양허후가 입조하자 저도 그를 따라 長安으로 들어왔으매 安陵의 項處 등의 병을 진찰할 수 있었습니다.”

問臣意:
「知文王所以得病不起之狀?」
황제가 순우의에게 물었다.
齊文王이 병을 얻어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까닭을 알고 있는가?”

臣意對曰:
「不見文王病,然竊聞文王病喘,頭痛,目不明。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문왕의 병은 보지 못했습니다만삼가 들으니 문왕은 천식을 앓고 두통이 있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臣意心論之,以為非病也。
저는 마음속으로 문왕의 증세는 병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以為肥而蓄精,身體不得搖,骨肉不相任,故喘,不當醫治。
몸이 비만해지고 정력이 쌓여서 몸을 잘 움직일 수 없게 되고뼈와 살이 서로 감당하지 못하게 되어 천식이 생기매醫藥으로는 치료할 수 없습니다.

▶ 起度量 : 도량을 사용하다. 표준을 확립하다.
▶ 規矩 : 목수들이 선을 긋는 도구인 그림쇠와 굽은 자. 법칙.
▶ 權衡 : 저울.
▶ 繩墨 : 먹줄과 먹, 법도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 調陰陽 : 음양의 성쇠를 측량하다. 測度陰陽的盛衰。調,計算,測量。
▶ 別 : 區別.
▶ 參合 : 참고하여 종합하다.
▶ 有數者 : 의술이 정교한 사람. 數는 術과 통한다.
▶ 命 : 말하다.
▶ 診籍 : 醫案. 진찰부.
▶ 表 : 表明. 기록.
▶ 不當 : 부적절하다.
▶ 中期 : 기한대로. 제때에.
▶ 除 : 관직을 위임받다.
▶ 移名數 : 호적을 옮기다. 名數는 호적을 말한다.
▶ 要事 : 중요한 사항. 秘術.
▶ 心論 : 주관적으로 분석하다.
▶ 蓄精 : 精氣가 쌓이다.
▶ 相任 : 서로 지탱하다. 任은 강담하다.

 

脈法曰
『年二十脈氣當趨,年三十當疾步,年四十當安坐,年五十當安臥,年六十已上氣當大董』。
文王年未滿二十,方脈氣之趨也而徐之,不應天道四時。
後聞醫灸之即篤,此論病之過也。
臣意論之,以為神氣爭而邪氣入,非年少所能復之也,以故死。
맥법에 이르기를
‘20세에는 맥기가 달림에 해당하고, 30세에는 빠른 걸음에 해당하고, 40세에는 편안히 앉아 있음에 해당하고, 50세에는 편안히 누워있음에 해당예순 이상이면 원기를 깊이 감추어 둠에 해당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문왕의 나이는 채 20세가 되지 않았으매맥기가 왕성하여 달리기에 해당하였으나 게을리하여 자연의 규율에 순응하지 않았습니다.
후에 듣자니 의원들이 뜸을 뜬 직후 병이 심해졌다고 하며이것은 병의 진단을 잘못하여 처방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신체의 正氣는 밖에서 다투고 병적인 邪氣는 안으로 들어갔다고 여기며젊은 사람은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가 없어서 죽었습니다.

所謂氣者,當調飲食,擇晏日,車步廣志,以適筋骨肉血脈,以瀉氣。
소위 는 음식을 조절하고쾌청한 날을 골라서 수레를 타거나 걸어서 밖으로 나가 마음을 넓히고이에 따라 근육과 뼈혈맥의 상태를 조절하여 울분을 터뜨려야 합니다.

故年二十,是謂『易眢』。
그래서 나이 스물을 '易眢'이라고 부릅니다.

法不當砭灸,砭灸至氣逐。」
의학이론에서는 이때 침과 뜸은 부적당하다고 하며침이나 뜸을 행하여 혈기가 급하게 쫓기었습니다.”

▶ 趨 : 빨리 달리다.
▶ 董 : 깊이 감추어 두다.
▶ 天道四時 : 자연의 사계절의 규율
▶ 論 : 판단.
▶ 神氣 : 신체의 正氣.
▶ 晏日 : 쾌청한 날
▶ 廣志 : 마음을 넓히다. 뜻을 넓히다.
▶ 瀉氣 : 泄氣. 울분을 터뜨리다.
▶ 易眢 : 史記集解에는 ‘質’로 되어있으며. 혈기가 질박하고 순진하다는 뜻.
▶ 砭灸 : 고대의 石針과 灸에 의한 치료법
▶ 逐 : 급히 쫓다.

 

問臣意:
「師慶安受之?
聞於齊諸侯不?」
황제가 물었다.
스승 陽慶은 누구에게서 의학을 전수받았는가?
의 제후 사이에서 알려지지 않았는가?”

對曰:
「不知慶所師受。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양경이 전수받은 바는 알지 못합니다.

慶家富,善為醫,不肯為人治病,當以此故不聞。
양경의 집은 부유하고 의술에 조예가 깊었지만남의 병을 치료하려 하지 않았으매이러한 이유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慶又告臣意曰:
『慎毋令我子孫知若學我方也。』」
양경은 또 저에게 내 자손들이 네가 나의 의술을 배웠음을 절대로 알게 하지 마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問臣意:
「師慶何見於意而愛意,欲悉教意方?」
황제가 순우의에게 물었다.
스승 양경은 그대에 대하여 무슨 견해로 그대를 좋아하였으며그대에게 의술을 전부 가르쳐 주려 하였는가?”

對曰:
「臣意不聞師慶為方善也。
대답하였다.
저는 양경이 의술에 정통하게 된 과정을 듣지 못했습니다.

意所以知慶者,意少時好諸方事,臣意試其方,皆多驗,精良。
제가 양경 알게 된 까닭은 제가 젊었을 때부터 여러 의술을 좋아하여배운 의술을 시험해보니 대체로 효험이 있었고 뛰어났습니다.

臣意聞菑川唐裏公孫光善為古傳方,臣意即往謁之。
菑川 唐里의 公孫光이 예전부터 전해온 의술에 능통함을 듣고저는 즉시 가서 알현하였습니다.

得見事之,受方化陰陽及傳語法,臣意悉受書之。
그를 만나 스승으로 섬기며음양을 관리하는 의술 및 구전되어온 의학이론의 경험을 배웠고 배운 것을 기록하였습니다.

▶ 聞 : 이름이 나다. 유명령하여지다.
▶ 慎 : 절대로. 반드시.
▶ 方事 : 의사의 처방. 의술.
▶ 化陰陽 : 음양을 관리하다.
▶ 傳語法 : 구두로 전해오는 의학이론의 경험.

 

臣意欲盡受他精方,公孫光曰:
『吾方盡矣,不為愛公所。
吾身已衰,無所復事之。
是吾年少所受妙方也,悉與公,毋以教人。』
제가 그의 뛰어난 의술을 모조리 배우려고 하자 공손광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의술은 이것이 전부이며너에게 아끼지 않고 가르쳐주었다.
나의 몸이 이미 쇠약하매더 이상 스승으로 섬길 필요가 없다.
내가 젊었을 때 배운 비법을 모두 너에게 전수해주었으니이를 남에게 가르쳐주지 마라.’라고 하셨습니다.

臣意曰:
『得見事侍公前,悉得禁方,幸甚。
意死不敢妄傳人。』
이에 제가 말하였습니다.
스승님을 뵙고 곁에서 모시면서 모든 비방을 배우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제가 죽어도 함부로 남에게 전하지 않겠습니다.’

居有閒,公孫光閒處,臣意深論方,見言百世為之精也。
며칠 지나서저는 공손광이 한가한 틈을 타서 의술에 대하여 깊이 논의하니역대 의술의 精髓라고 인정받았습니다.

▶ 愛 : 내놓기를 아까워하다.
▶ 居有閒 : 얼마 뒤.
▶ 閒處 : 한가한 틈.

師光喜曰:
『公必為國工。
吾有所善者皆疏,同產處臨菑,善為方,吾不若,其方甚奇,非世之所聞也。
吾年中時,嘗欲受其方,楊中倩不肯,曰
「若非其人也」。
胥與公往見之,當知公喜方也。
其人亦老矣,其家給富。』
스승 공손광이 기뻐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반드시 나라의 제일가는 의원이 될 터이다.
내가 잘한다는 의술이 모두 荒疏하나나의 同腹 형제가 臨菑縣에 사는데의술에 뛰어나서 내가 그만 못하다그의 의술은 매우 기묘하여 세인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내가 중년일 때 늘 그의 의술을 배우고자 하였으나 楊中倩이 거부하면서 <너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꼭 내가 너와 함께 가서 그를 만나면 그는 네가 의술을 좋아함을 알게 될 터이다.
그 역시 늙었으나 집은 부유하다.’

▶ 國工 : 國醫.
▶ 疏 : 소홀히 하다.
▶ 同產 : 같은 어머니의 형제. 公孫光과 陽慶은 어머니가 같으나 아버지가 달라 姓이 같지 않다.
▶ 楊中倩 : 공손광의 친구로 옛날의 명의 이름.
▶ 胥 : 須와 통하여 반드시, 꼭.

時者未往,會慶子男殷來獻馬,因師光奏馬王所,意以故得與殷善。
그때는 가지 못하다가陽慶의 아들 陽殷이 와서 제왕께 말을 바침에공손광을 통하여 말을 왕께 바치게 하매저는 양은과 친하게 되었습니다.

光又屬意於殷曰:
『意好數,公必謹遇之,其人聖儒。』
공손광이 또 양은에게 저를 부탁하며 말하였습니다.
淳于意가 의술을 좋아하니 너는 반드시 잘 예우하라그는 聖人의 도를 흠모하는 선비이다.’

即為書以意屬陽慶,以故知慶。
즉시 서찰을 써서 저를 양경에게 부탁하였으므로 양경을 알게 되었습니다.

臣意事慶謹,以故愛意也。」
제가 삼가하며 양경을 섬겼으매 스승님도 저를 좋아하셨습니다.”

問臣意曰:
「吏民嘗有事學意方,
及畢盡得意方不?
何縣里人?」
황제가 순우의에게 물었다.
관리나 백성 중에 일찍이 그대에게 의술을 배운 자가 있는가?
그대의 의술을 모두 배운 자가 있는가없는가?
있다면 어느 현어느 고을 사람인가?”

對曰:
「臨菑人宋邑。
邑學,臣意教以五診,歲餘。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임치현 사람 宋邑이 있습니다.
송읍이 배움에제가 五色진단법을 가르치기 1년 남짓이었습니다.

濟北王遣太醫高期、王禹學,臣意教以經脈高下及奇絡結,當論俞所居,及氣當上下出入邪正逆順,以宜鑱石,定砭灸處,歲餘。
제북왕이 太醫인 高期와 王禹를 보내어 배우게 함에제가 經脈의 상하 분포 위치와 奇絡結논의해야 할 兪穴의 위치 및 가 상하 출입할 때의 邪正와 順逆침을 놓고 뜸을 떠야 할 부위를 가르치기 1년 남짓이었습니다.

菑川王時遣太倉馬長馮信正方,臣意教以案法逆順,論藥法,定五味及和齊湯法。
치천왕이 때때로 太倉에서 말을 관리하는 馮信을 보내 의술을 배우게 함에제가 그에게 按摩에서의 逆順에 따른 방법약제를 조제하는 방법과 다섯 가지 맛을 판정하여 화제탕을 조제하는 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 奏 : 왕에게 예물을 바침. 진상하다.
▶ 屬 : 부탁하다.
▶ 五診 : 五色診을 말한다. 환자의 얼굴에 나타나는 청색 · 황색 · 적색 · 백색 · 흑색 등 5가지 빛깔과 윤기를 살펴보아서 진단하는 데 참고로 하는 것을 말한다.
▶ 經脈高下 : 經脈의 上下 분포 위치.
▶ 奇絡結 : 정상이 아닌 맥락이 연결되는 위치.
▶ 當論 : 보통의 의논. 當은 常과 통한다.
▶ 俞 : 腧와 통하여 腧穴. 經穴.
▶ 邪[正] : 그릇됨과 올바름.
▶ 正方 : 처방의 가르침을 간청하다.
▶ 定五味 : 다섯 가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을 판정함. 定은 판정함.
▶ 和齊湯 : 다섯 가지를 배합하여 탕제를 조제한 것.

高永侯家丞杜信,喜脈,來學,臣意教以上下經脈五診,二歲餘。
高永侯의 家丞 杜信이 진맥을 좋아하여 와서 배움에제가 그에게 상하 경맥의 분포 위치와 오색 진단법을 가르치기 2년 남짓이었습니다.

臨菑召裏唐安來學,臣意教以五診上下經脈,奇咳,四時應陰陽重,未成,除為齊王侍醫。」
임치현 召里에 사는 唐安이 와서 배움에제가 오색 진단법경맥의 분포 위치와 기해술사계절의 기후가 음양의 변동에 따라 변화하는 이치 등을 가르쳤으나그는 다 배우기도 전에 齊王의 侍醫로 임명되었습니다.”

問臣意:
「診病決死生,能全無失乎?」
황제가 신우의에게 물었다.
병을 진찰하고 생사를 판단함에실수한 적이 전혀 없었는가?”

臣意對曰:
「意治病人,必先切其脈,乃治之。
敗逆者不可治,其順者乃治之。
心不精脈,所期死生視可治,時時失之,臣意不能全也。」
순우의가 대답하였다.
제가 병자를 치료함에 반드시 먼저 맥을 짚고 나서 치료하였습니다.
맥이 쇠약하거나 病症에 거스르는 경우에는 치료하지 못하였지만순조로우면 치료하였습니다.
만약 精心하여 진맥하지 못하면생사와 치료 여부에 대하여 때때로 실수하기도 하였으니저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 上下經脈 : 經脈高下와 같다.
▶ 精脈 : 精心切脈

太史公曰:
女無美惡,居宮見妒;
士無賢不肖,入朝見疑。
故扁鵲以其伎見殃,倉公乃匿跡自隱而當刑。
緹縈通尺牘,父得以後寧。
故老子曰
「美好者不祥之器」,
豈謂扁鵲等邪?
若倉公者,可謂近之矣。
태사공은 말한다.
여자에 미녀추녀 할 것 없이 궁중에 있으면 질투를 받고,
선비에 현명不肖 할 것 없이 조정에 들면 의심을 받는다.
그래서 扁鵲은 뛰어난 의술 때문에 재앙을 입었고倉公은 종적을 감추고 자신을 숨겼어도 형벌을 받았다.
딸 緹縈이 조정에 상소한 후에야 아버지가 강녕하였다.
그러므로 老子가 말하였다.
아름답고 좋은 것은 상서롭지 못한 것이다.’
어찌 편작 같은 사람만을 일렀겠는가?
창공과 같은 사람도 가까운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 無 : 無論. 물론.
▶ 不肖 : 不賢.
▶ 尺牘 : 짧은 편지. 제영이 漢文帝에게 한 上書를 말한다.
▶ 美好者不祥之器 : 老子 道德經 31장을 인용한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夫佳兵者,不祥之器,物或惡之,故有道者不處. : 훌륭한 무기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싫어하며 그래서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