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報任少卿書(보임소경서)

耽古樓主 2023. 3. 11. 05:16

 

報任少卿書 또는 報任安書는 의 사학가인 司馬遷이 친구인 任安에게 보낸 편지이다.
任安은 漢武帝 때 益州刺史와 北軍使者護軍을 역임하였으며戾太子 劉據의 巫蠱 사건으로 하옥되었다.
漢武帝 天漢 2년(기원전 99년), 이광의 손자인 李陵이 흉노를 토벌하러 나갔다가 흉노에게 항복하였다.
사마천은 李陵이 항복할 당시 武帝에게 이릉을 변호하다가 宮刑에 처해졌다.
궁형이란 치욕스런 형벌을 받고 다시 태사령이 되어 사기를 완성할 무렵옛 친구 임안이 황제와 태자 간의 巫蠱의 난에 연루되어 사형을 선고받으매친구인 임안에게 답장으로 보낸 개인적인 편지로 임안에 대한 걱정과 자신이 궁형을 받게 된 과정을 한탄하며 쓴 편지이다.

太史公牛馬走司馬遷再拜言少卿足下
太史公 司馬遷이 삼가 재배하며 少卿 족하께 말씀드립니다.

曩者辱賜書,教以慎於接物,推賢進士爲務。
저번에 외람되이 편지를 보내시어 가르치시기를대인관계에 勤愼하고 현명한 인사를 추천함을 責務로 삼으라 하셨습니다.

意氣懃懃懇懇若望僕不相師而用流俗人之言僕非敢如是也。
意氣가 너무도 간절하고 제가 족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속인의 말을 受容한다고 원망하는 듯하였습니다만제가 감히 그럴 수는 없습니다.

僕雖罷駑亦嘗側聞長者之遺風矣。
제가 비록 미련하고 재주는 없으나 덕망있는 어른의 유풍을 곁으로나마 들은 적이 있습니다.

顧自以爲身殘處穢,動而見尤,欲益反損.
그러나 자신을 몸이 불구이고 더러운 처지라고 여겨 행동하면 비난을 받고유익한 일을 하려 하면 오히려 손해를 초래합니다.

是以獨鬱悒而無誰語。
이 때문에 홀로 근심할 뿐 누구에게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諺曰:
「誰爲爲之?
孰令聽之?」
속담에 일렀습니다.
누구를 위해 일하느냐?
누가 네 말을 듣느냐?”

蓋鍾子期死,伯牙終身不復鼓琴。
鍾子期가 죽자 伯牙는 죽을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습니다.

何則?
왜 그랬을까요?

士爲知己者用,女爲説己者容。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일하고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하는 이를 위해 단장합니다.

若僕大質已虧缺矣,雖才懷隨和,行若由夷,終不可以爲榮,適足以發笑而自點耳。
저와 같이 몸이 이미 불구가 되면비록 재능이 비록 隨侯珠나 卞和玉을 품고품행이 許由나 伯夷처럼 고결하더라도끝내 영예롭지 못하며바로 남의 비웃음을 당해 자신을 더럽히기에 족할 뿐입니다.

書辭宜答,會東從上來,又迫賤事,相見日淺,卒卒無須臾之間,得竭指意。
족하의 서신에 대해 마땅히 회답해야 하는데마침 동쪽으로 황제를 수종하고 오는 길인데또 개인적인 일이 닥쳐와서 서로 만날 날이 부족하였고창황 중에 잠깐의 짬에 저의 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였습니다.

今少卿抱不測之罪,涉旬月,迫季冬;
僕又薄從上上雍,恐卒然不可諱。
지금 소경께서는 뜻밖의 죄를 당하심에한 달이 지나면 (사형을 집행하는섣달이 닥쳐옵니다.
저는 또 곧 천자를 모시고 으로 가야 하는데갑자기 불행한 일을 당할까 걱정입니다.

是僕終已不得舒憤懣以曉左右,則長逝者魂魄私恨無窮。
그러면 저는 끝내 분노와 고민을 풀어서 좌우에 밝히지 못하여멀리 저세상으로 간 당신의 혼백의 저에 대한 원한이 무궁할 터입니다.

請略陳固陋,闕然久不報,幸勿過。
저의 천박한 생각을 대략 말씀드리겠습니다오랫동안 회답하지 못함을 책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太史公 : 司馬遷의 직책. 太史는 天文과 曆法을 관장하는 관리.
▸少卿 : 任安. 漢武帝 때 司馬遷의 벗으로 字가 少卿이다. 어려서 고아가 되어 빈곤하였다. 衛青장군의 가신이 되어 田仁을 만났으며 전인과 함께 한무제의 낭관으로 발탁된 후, 임안은 益州刺史가 되고 전인은 승상의 長史가 되었다. 그 후 太子 劉據의 모반사건에 연루되어 사형당하였다.
▸ 牛馬走 : 마소를 다루는 하인. 자신에 대한 겸칭. ‘走’는 ‘仆(종 부)’의 뜻이 있다.
▸ 足下 : 옛날에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
▸ 曩者 : 지난번. 예전.
▸ 懃懃懇懇 : 간곡하고 진지함. 매우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운 모양.
▸ 流俗 : [폄하·폄훼] 세속. 세상에 유행하는 일반적인 풍습.
▸ 罷駑 : 지치고 둔한 말(馬)로 재능이 적은 사람을 비유한다. 罷는 疲와 통한다
▸ 側聞 : 옆에서 듣다. 풍문에 듣다.
▸ 長者 : 덕망이 있는 사람.
▸ 身殘處穢 : 몸이 불구가 되어 환관 같은 천한 직책들과 뒤섞여 살다.
▸ 鬱悒(울읍) : 고민하다. 번뇌하다.
▸ 鍾子期 : <列子 湯問篇〉에 “백아가 거문고를 들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을 타면 종자기는 옆에서, ‘참으로 근사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고 말하였다. 또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기가 막힌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 하고 감탄하였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다음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 다시는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들어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 大質 : 신체. 몸.
▸ 虧缺 : 부족하다. 불구가 되다.
▸ 随 : 隨侯之珠. 춘추시대 隨의 諸侯가 상처 입은 큰 뱀을 만나 약을 발라주었는데 후에 그 뱀이 강에서 큰 구슬을 물고 와서 은혜에 보답하였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 <淮南子 說山訓>
▸ 和 : 和氏之璧. 화씨의 구슬이라는 뜻으로, 천하의 名玉을 이르는 말. 초나라 화씨가 옥돌 원석을 厲王에게 바쳤으나 돌로 판정되어 왼쪽 다리와 오른발을 잘려 사흘 밤낮을 운다는 소문을 문왕이 듣고 그 원석을 다듬게 하여 천하에 둘도 없는 보물이 된 데서 유래한다.<韓非子 和氏篇>
▸ 許由 : 전국시대에 그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중국 고대의 隱者. 架空의 인물로 여기서는 堯와 동시대의 사람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중국 最古의 隱者라고 할 수 있다.
▸ 伯夷 : 伯夷와 叔齊. 孤竹國 군주의 두 아들인 伯夷와 叔齊는 商나라가 망한 뒤에도 상나라에 대한 충성을 버릴 수 없으며, 고죽군 영주로 받는 녹봉 역시 받을 수 없다며 首陽山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굶어서 죽었다.
▸ 點 : 더럽히다.
▸ 會東從上來 : 太始 4년(기원전 93)에 武帝가 鉅定에서 밭을 갈고 다시 泰山에 거둥하여 封禪을 행하고 明堂에서 제사하였을 때 사마천이 수행했었다.
▸ 卒卒 : 猝猝과 같다. 매우 바쁜 모양.
▸ 須臾 : 잠시. 얼마 안 있어.
▸ 不測之罪 : 뜻밖의 죄
▸ 季冬 : 음력 섣달. 한나라 법에 매년 12월에 죄수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 薄 : 迫과 같다. 임박하다.
▸ 雍 : 지명.
▸ 不可諱 : 말할 수 없다.

僕聞之:
修身者,智之符也;
愛施者,仁之端也;
取與者,義之表也;
恥辱者,勇之決也;
立名者,行之極也。
제가 듣기에,
자신을 수양함은 지혜의 具現이고,
사람을 사랑하고 도움은 의 發端이고,
주고받음은 道義의 표시이고,
치욕을 당함은 용감히 결정하는 것이고,
명예를 수립함은 행위의 최종목표라고 합니다.

士有此五者,然後可以託於世,列於君子之林矣。
선비는 이 다섯 가지를 가진 후에야 세상에 발붙이고 군자의 행렬에 들 수 있습니다.

故禍莫憯於欲利,悲莫痛於傷心,行莫醜於辱先,而詬莫大於宮刑。
그러므로 재앙에 私利를 탐함보다 비참한 것이 없고슬픔에 傷心함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없고행위에 조상을 욕되게 함보다 추악한 것이 없고치욕에 宮刑보다 큰 것은 없습니다.

刑餘之人,無所比數,非一世也,所從來遠矣。
형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음은지금 한 세대만 그러한 것이 아니니유래한 바가 오래입니다.

昔衞靈公與雍渠同載,孔子適陳;
종전에 衛靈公과 환관인 雍渠가 함께 하나의 수레를 타자공자가 보고는 나라로 갔습니다.

商鞅因景監見,趙良寒心;
同子參乘,爰絲變色。
商鞅이 境監에게 의뢰하여 군주를 알현하고 중용되자 趙良이 한심하게 여겼고,
趙談이 한문제에게 驂乘하자 袁絲의 안색이 싹 변했습니다.

自古而恥之。
옛부터 환관을 치욕으로 여겼습니다.

夫以中才之人,事有關於宦豎,莫不傷氣,而況於忼慨之士乎!
평범한 사람도 일에 환관을 거쳐야 할 바가 있으면 기를 상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하물며 志氣가 軒昂한 선비이겠습니까!

▸ 宮刑 : 생식기를 거세하는 형벌. 腐刑이라고도 한다.
▸ 衞靈公與雍渠同載 : 雍渠는 雍雎라고도 하며 춘추시대 衛靈公의 근신이다. “공자는 위영공과 함께 시가를 통과할 예정이었는데, 영공이 부인과 함께 수레를 탔을 뿐 아니라 환관인 雍渠를 같은 수레에 배승하도록 하매, 공자가 수치심에 그곳을 떠나 陳나라로 갔다.” <孔子家語>
▸ 商鞅因景監見 : 秦나라는 公孫鞅에게 商과 於의 15개 읍을 봉해 주고 商君이라 이름하였다. 이 명령을 듣고 마침내 서쪽 秦나라에 들어가 총애하는 환관인 景監을 통하여 秦孝公을 만나기를 구하고 효공과 더불어 국사를 의논하였다. 이를 본 趙良이 한심하다고 여겼다. <史記 卷68 商君列傳>
▸ 趙良 : 전국시대 秦나라 사람. 商鞅이 法治로 진나라를 다스림을 반대하며, 嚴刑과 峻法으로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면 원망이 쌓여 재앙을 불러오며, 힘을 믿고 위세를 세우면서 仁德으로 교화하지 않으면 민심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상앙에게 일찍 사직하기를 권했다.
▸ 同子參乘 : 同子는 趙同. 당시 환관이었던 趙談을 말하며 司馬遷의 아버지의 이름이 談이었으므로 諱하여(높은 사람의 이름을 피함) 趙同이라고 한 것이다. 환관 趙談이 황제의 총애를 받았는데, 항상 원앙을 해치려고 했기 때문에 원앙은 그것을 우려하였다.
▸ 袁絲 : 한문제 때 낭중이었던 袁盎을 말한다. 원앙은 “지금 비록 漢나라에 인재가 없다고 하나 폐하께서 어찌하여 환관 나부랭이를 수레에 함께 태우십니까!”라고 하여 조담을 내리게 하였다. <사기 권101. 袁盎鼂錯列傳>
▸ 豎 : 하인. 어린 종

 

如今朝雖乏人,柰何令刀鋸之餘薦天下豪雋哉!
지금 조정에 아무리 인재가 모자란들 어찌 宮刑을 받은 사람이 호걸을 천거하게 하겠습니까!

僕賴先人緒業,得待罪輦轂下,二十餘年矣。
저는 先祖의 遺業에 힘입어 황제의 측근에서 벼슬한 지 20여 년이 되었습니다.

所以自惟,
上之,不能納忠效信,有奇策才力之譽,自結明主;
스스로 생각건대,
위로忠信을 바치지 못하고珍奇한 계책과 재능의 영예도 없으매 현명한 군주의 신임을 받지 못하였고,

次之,又不能拾遺補闕,招賢進能,顯巖穴之士;
다음으로빠뜨린 것을 수습하거나 缺陷을 보완하지 못하고어질고 유능한 사람을 천거하거나 巖穴之士의 재능을 드러내지도 못하였습니다.

外之,不能備行伍,攻城野戰,有斬將搴旗之功;
밖으로군대에 참가하여 攻城하고 野戰하여 적장의 목을 베거나 적의 軍旗를 빼앗는 공로도 세우지 못하였습니다.

下之,不能累日積勞,取尊官厚祿,以爲宗族交遊光寵。
아래로오랫동안 노력을 쌓아서 높은 관직과 후한 봉록을 얻음으로써 친척이나 벗에게 영광과 은총을 입히지 못하였습니다.

四者無一遂,苟合取容,無所短長之效可見於此矣。
넷 중 하나도 뜻대로 이루지 못하고구차하게 황제의 뜻에 영합했으나 별다른 효험이 없으니저의 상황이 이와 같음을 볼 수 있겠습니다.


▸ 刀鋸餘人 : 환관을 말한다. 궁형을 받은 사람. 刀鋸은 칼과 톱.
▸ 忼慨之士 : 세상의 옳지 못한 일에 대하여 의분을 느끼며 탄식하는 사람.
▸ 緒業 : 遺業
▸ 待罪 : 관리가 자기 직책을 수행함을 겸손하게 이른 말
▸ 輦轂下 : 천자의 수레 밑. 장안을 말한다.
▸ 惟 : 생각하다.
▸ 拾遺補闕 : 타인의 과실을 바로잡고 결점을 보완하다.
▸ 搴 : 빼앗다.

鄉者,僕亦嘗廁下大夫之列,陪外廷末議。
종전에 저도 下大夫의 반열에 끼여 外廷에서 하찮은 의견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不以此時引維綱,盡思慮。
그 기회에 조정의 법도에 근거하여 자신의 재주와 思慮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今以虧形爲埽除之隸,在闒茸之中,乃欲卬首信眉,論列是非,不亦輕朝廷,羞當世之士邪!
지금 신체 불구로 청소하는 노예가 되어 비천한 지위에 있는데도머리를 쳐들고 눈썹을 치켜뜨면서 시비를 논함은 조정을 輕視하고 당대의 선비를 모욕함이 아니겠습니까!

嗟乎!嗟乎!
아아아아!

如僕,尚何言哉!尚何言哉!
저와 같은 인간이 이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이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 鄉者 : 이전에. 鄉은 向과 같다.
▸ 廁 : 참가하다.
▸ 下大夫 : 太史令이라는 관직이 낮았으므로 下大夫에 속한다.
▸ 末議 : 하찮은 논의(자신의 의견을 낮추어 이르는 말).
▸ 維綱 : 국가의 법령.
▸ 闒茸(탑용) : 천하고 어리석음. 비천하다.
▸ 卬首信眉 : 昂首伸眉. 머리를 쳐들고 눈썹을 치켜뜨다. 의기양양하다.

且事本末未易明也。
게다가 일의 본말도 쉽게 밝혀지지 않습니다.

僕少負不羈之才,長無鄉曲之譽,主上幸以先人之故,使得奉薄技,出入周衞之中。
제가 젊어서는 얽매이지 않는 재능이 있다고 자부했지만장성하고 나서는 향리의 칭찬조차 없었는데도다행히 주상께서 선친의 연고로써 저에게 보잘것없는 재주를 바쳐 궁중에 드나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僕以爲戴盆何以望天,故絶賓客之知,忘室家之業.
저는 동이를 이고 하늘을 볼 수 없다고 여겨서 손님과의 왕래도 끊고 집안일도 잊어버렸습니다.

日夜思竭其不肖之材力,務壹心營職,以求親媚於主上。
밤낮으로 생각하기를불초한 능력을 다하고 專心하여 직무에 힘써 주상의 親信과 총애를 받으려고 했습니다.

而事乃有大謬不然者。
그러나 일이 크게 잘못되어 그렇지 못했습니다.

夫僕與李陵俱居門下,素非相善也。
저와 李陵은 함께 侍中이었지만 평소에 서로 친하지는 않았습니다.

趣舍異路,未嘗銜盃酒接殷勤之懽。
취향이 서로 달라 함께 한잔 술을 마신 적도 없고은근한 교제의 즐거움을 접하지도 않았습니다.

然僕觀其爲人,自奇士,事親孝,與士信,臨財廉,取予義,分別有讓,恭儉下人.
그러나 제가 그의 사람됨을 보니비범한 선비를 자임하고부모를 효성으로 모시고선비와 사귐에 미덥고재물을 대함이 청렴하고주고받음에 道義에 準據하고차별로 구분함에 겸양하고공손하고 겸손하여 남보다 자신을 낮추었습니다.

常思奮不顧身以徇國家之急 其素所畜積也,僕以爲有國士之風。
그가 항상 생각하기를분발하여 몸을 돌보지 않음으로써 국가의 위급에 자기를 희생하려 하였고그가 평소의 언행으로 표현한 바였으므로저는 그에게 國士의 風度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夫人臣出萬死不顧一生之計,赴公家之難,斯已奇矣。
무릇 신하된 자가 만 번 죽을 곳에 나감에一身의 求生計畫을 돌보지 않고 국가의 어려움을 구원하려 하였으니이것만으로도 비범한 일입니다.

今舉事壹不當,而全軀保妻子之臣隨而媒孽其短,僕誠私心痛之。
하는 일에 조금만 부당함이 있어도자신과 처자식을 보전하기에 급한 신하들이 그의 실수를 부풀리니저는 진실로 마음속으로 통분했습니다.

▸ 不羈 : 속박 받지 않다. 얽매이지 않다.
▸ 鄉曲 : 시골구석. 외딴 시골.
▸ 周衞 : 주도면밀한 호위. 즉, 궁전을 말한다.
▸ 戴盆何以望天 : 戴盆望天. 머리에 동이를 이고 하늘을 우러러 보다. 두 가지 일을 함께 하고자 하지만 할 수 없다.
▸ 親媚(친미) : 신임과 총애.
▸ 李陵 : 이광의 손자. 李當戶의 아들. 젊은 시절부터 貳師將軍 李廣利와 함께 흉노와의 전쟁에 참가하여 여러 차례 공을 세웠다. 이광리의 별동대를 지휘하여 흉노의 배후를 기습하였으나, 오히려 흉노에게 포위당했다. 이릉은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흉노에 항복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무제는 크게 노하여 이릉의 족속을 멸하였다. 이릉은 이 소식을 듣고 흉노에 완전히 투항하여 선우의 사위가 되어 흉노의 右校王이 되었다. 이릉은 司馬遷의 친구였는데, 이릉이 항복할 당시 사마천은 무제에게 이릉을 변호하다가 궁형에 처해졌다.<漢書 李陵傳〉
▸ 俱居門下 : 사마천과 이릉은 侍中의 직책에 있었다. 門下:指可以出入宮門的官。李陵曾任侍中,司馬遷當時任太史令,都是宮內之官。
▸ 趣舍 : 취함과 버림. 趣는 趨와 같다.
▸ 銜盃酒 : 함께 술을 마시다.
▸ 下人 : 겸손하여 남보다 자신을 낮추다. (탐고루주 생각: 우리말로 표현하기 힘드네. 한문으로는 甘居人後-남의 뒤에 섬을 달게 여긴다로 풀이하고 있다.)
▸ 國士 : 온 나라에서 받들어 추앙하는 사람.
▸ 赴 : ‘힘쓰다’로 풀이하자.
▸ 媒孽 : 중매쟁이. 여기서는 과장의 의미.

且李陵提步卒不滿五千,深踐戎馬之地,足歴王庭,垂餌虎口.
더구나 이릉은 5천도 되지 않는 보병을 거느리고 흉노의 거주지로 깊숙이 들어가서 선우의 왕정까지 밟았으니호랑이 입에 먹이를 늘어뜨림이었습니다.

橫挑彊胡,卬億萬之師,與單于連戰十餘日,所殺過當虜救死扶傷不給.
막강한 흉노에게 용감하게 도전하여수억의 적군과 單于를 맞아 싸우기 10여 일죽인 적군의 수가 이릉의 군사보다 많으매흉노는 죽는 자를 구하지도 부상자를 돕지도 못하였습니다.

旃裘之君長咸震怖,乃悉徵其左右賢王,舉引弓之民,一國共攻而圍之。
털가죽 옷을 입은 君長들이 모두 두려워 떨며 左右賢王을 모두 징집하고 궁수들을 동원하여 온 나라가 함께 이릉의 군대를 공격하고 포위했습니다.

轉鬭千里,矢盡道窮,救兵不至,士卒死傷如積。
이릉이 천 리를 옮기며 싸우다 보니화살이 다 떨어지고 퇴로가 끊어졌으나구원병은 오지 않으매士卒에 死傷者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然陵一呼勞軍,士無不起,躬自流涕,沬血飲泣,張空弮,冒白刃,北嚮爭死敵者。
그러나 이릉이 한 번 외쳐 군대를 위로하자분기하지 않는 군사가 없으니저마다 눈물을 흘리며 피투성이가 되어 울음을 삼키고빈 활을 당기며 칼날을 무릅쓰고북쪽으로 가서 죽기로 적과 싸웠습니다.

陵未沒時,使有來報,漢公卿王侯皆奉觴上壽。
이릉이 아직 멸망하지 않았을 때사신이 조정에 보고하자 의 公卿과 王侯가 모두 축배를 바치며 황상께 祝壽하였습니다.

後數日,陵敗書聞,主上爲之食不甘味,聽朝不怡。
그 후 며칠이릉의 패배문서를 보자황상께서 식사해도 맛을 모르시고 조정에 참석해도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大臣憂懼,不知所出。
대신들도 걱정과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僕竊不自料其卑賤,見主上慘悽怛悼,誠欲效其款款之愚.
저는 삼가 자신이 비천함을 헤아리지 않고황상께서 몹시 슬퍼하심을 보고 저의 간절한 충정을 바치려 했습니다.

▸ 戎馬之地 : 전란의 땅. 즉 적진. 戎馬는 軍馬.
▸ 王庭 : 흉노의 선우가 도읍한 곳이며 높은 천막 앞의 땅이 뜰과 같았으므로 王庭이라 한 것이다.
▸ 彊 : 强과 같다.
▸ 胡 : 匈奴.
▸ 卬 : 這里有昂首面對、昂首迎敵的意思。머리를 들어 적을 맞다.
1. 나, 自身
2. 威風堂堂한 모양
3. 높은 모양
4. (물가가) 오르다
5. 고개를 들다
6. 우러러보다
7. 바라다, 기대다
8. 높다
9. 怒하게 하다
▸ 旃裘 : =氈裘. 털가죽 옷. 흉노.
▸ 左右賢王 : 左賢王과 右賢王. 흉노의 최고 귀족.
▸ 沬血(회혈) : 얼굴에 피가 흐르다. 沬(회)는 씻다.
▸ 弮(환) : 쇠뇌.
▸ 上壽 : 축승하다. 장수를 축하하다.
▸ 怛悼(달도) : 슬퍼하다.
▸ 款款(관관) : 충성스러운 모습.

以爲李陵素與士大夫絶甘分少,能得人之死力,雖古之名將,不能過也。
이릉은 평소에 군관들과 함께 있음에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자신에게는 조금만 나누매사람들의 死力을 얻었으니비록 옛날의 명장이라 할지라도 그를 능가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身雖陷敗,彼觀其意,且欲得其當而報漢。
이릉이 패전하여 몸이 비록 흉노에 잡혔으나그의 뜻을 살펴보건대 적당한 기회를 얻어 漢朝에 보답하고자 하였습니다.

事已無可柰何,其所摧敗,功亦足以暴於天下矣。
사정은 이미 어찌할 수 없게 되었으나그가 적을 무찌른 공로만으로도 천하에 드러내기에 충분합니다.

僕懷欲陳之,而未有路,適會召問,即以此指推言陵之功,欲以廣主上之意,塞睚眥之辭。
저는 내심 이러한 생각을 아뢰고자 했으나 기회가 없다가 마침 천자께서 불러 물으시므로이러한 취지에서 이릉의 戰功을 말씀드려 주상의 뜻을 안심시키고 신하들이 원망하는 말을 막으려 했습니다.

未能盡明,明主不深曉,以爲僕沮貳師,而爲李陵遊説,遂下於理。拳拳之忠,終不能自列。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하여 천자께서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제가 貳師將軍을 中傷하고 이릉을 위해 遊說한다고 여겨 저를 법정에 넘기시니간절한 저의 충성심을 끝내 진술하지 못하였습니다.

因爲誣上,卒從吏議。
이 때문에 천자를 속였다는 죄로 판결하니천자가 마침내 형리의 판결에 동의하였습니다.

家貧,財賂不足以自贖,交遊莫救;
左右親近不爲壹言。
집이 가난하여 속죄금도 낼 수가 없었고친구에 구해주는 자가 없었고,
황상 좌우의 측근이 한 마디도 변호하지 않았습니다.

身非木石,獨與法吏爲伍,深幽囹圄之中,誰可告愬者!
몸은 木石이 아니고 홀로 옥리와 함께 감옥에 깊이 갇히고 말았는데 누가 고하여 하소연해 주겠습니까!

▸ 士大夫 : 이릉의 군관.
▸ 絶甘分少 : 자신의 몫을 줄여 나누어 주다.
▸ 功亦足以暴於天下矣 : 亦이 ‘또한’, ‘역시로’의 뜻으로 해석이 매끄럽지 않으면, ‘(다른 것은 제쳐두고) ~만으로도’, ‘단지 ~로’라고 해석해 보라.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亦

한문의 허사(虛詞) 亦 亦且 또한 亦은 부사 또는 조사로 쓰인다. (1) “亦”는 부사로 쓰여 ① 반복 또는 연속을 표시하는 又자와 같은 용법[“또한”]으로 쓰이거나 ② 어떤 결과이건 한결같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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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睚眦(애자) : 화난 눈초리. 사소한 원망.
▸ 沮 : 훼손하다.
▸ 貳師 : 李廣利. 황제의 寵姬인 李夫人의 오빠. 이릉이 포위되었을 때 구원하러 가지 않아 이릉이 패배하게 되었다.
▸ 拳拳 : 간절하다. 충성스럽다.
▸ 贖 : 贖罪金. 죄를 면하기 위하여 속죄금을 바치다.
▸ 爲伍 : 동반자가 되다.
▸ 囹圄 : 감옥.
▸ 告愬 : 고하여 하소연하다.

此正少卿所親見,僕行事豈不然邪?
이것이 바로 소경께서 직접 보신 바이니저의 行事가 어찌 그렇지 않았습니까?

李陵既生降,隤其家聲;
而僕又茸以蠶室,重爲天下觀笑。
이릉이 투항하자 그 가문의 명성을 무너뜨렸고,
또 저를 蠶室에 밀어 넣으니 거듭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悲夫!悲夫!
슬프도다슬프도다!

事未易一二爲俗人言也。
사람들에게 일일이 말하여 알아듣게 하기에는 사정이 쉽지 않습니다.

僕之先人,非有剖符丹書之功,文史星暦近乎卜祝之間 固主上所戲弄,倡優畜之,流俗之所輕也。
저의 선친께서는 剖符나 丹書를 받을 만한 공로도 없었고역사 서적천문역법의 일을 담당했는데 占卜·祭祀 담당의 관직과 비슷하니본디 주상께서 희롱하는 바로 倡優를 기름과 한가지이매사람들이 멸시하는 직업입니다.

假令僕伏法受誅,若九牛亡一毛,與螻螘何異?
가령 제가 법의 심판을 받아 처형됨은아홉 마리의 소에서 털 하나를 잃음과 같으니땅강아지나 개미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而世又不與能死節者比,特以爲智窮罪極,不能自免,卒就死耳。
또 세상에서는 節死者와 견주지 않고지혜가 궁하고 죄가 지극하여 스스로 모면할 수 없자 마침내 죽음에 이르렀을 뿐이라고 여길 터입니다.

何也?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素所自樹立使然也。
평소에 자신의 행위와 직업이 그렇게 만듭니다.

人固有一死,死有重於泰山,或輕於鴻毛,用之所趨異也。
사람에게 본래 한 번의 죽음이 있되죽음에 태산보다 소중한 것이 있는가 하면기러기 털보다 경박한 것이 있으니죽음으로써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隤(퇴) : 무너뜨리다.
▸ 茸(용) : 밀다
▸ 蠶室 : 감옥명. 宮刑을 받은 자가 있는 곳.
▸ 剖符 : 부절을 쪼개다. 符節은 구리나 대나무, 옥 따위로 만든 符信. 직위를 증명하는 것으로, 둘로 갈라 하나는 조정에 보관하고 하나는 본인이 가져서 信標로 사용하였다.
▸ 丹書 : 조정에서 공신에게 하사하는 세습 증서로, 그 후예들의 작위와 면죄를 보증함. 철제 판에 붉은 글씨로 썼으므로 단서라 하였다.
▸ 文史星暦 : 역사책과 천문, 역법. 태사령의 관장 업무이다.
▸ 螻螘(루의) : 螘는 蟻와 같다. 땅강아지와 개미. 매우 輕微한 것을 비유함.
▸ 鴻毛 : 기러기 털. 아주 가벼운 사물의 비유.

太上不辱先,
其次不辱身,
其次不辱理色,
其次不辱辭令,
其次詘體受辱,
其次易服受辱,
其次關木索被箠楚受辱,
其次剔鬄毛髮嬰金鐵受辱,
其次毀肌膚斷支體受辱,
最下腐刑,極矣。
가장 중요한 것 선조를 욕보이지 않음이고,
그다음은 자신을 욕보이지 않음이고,
그다음은 안색에 욕되지 않게 함이고,
그다음은 남의 言辭와 敎令이 나를 욕보이게 하지 않음이고,
그다음은 몸이 결박되는 치욕을 당함이고,
그다음은 죄수복을 입는 치욕을 당함이고,
그다음은 형틀을 쓰고 밧줄로 묶여서 매질을 당하는 치욕을 받음이고,
그다음은 삭발당하고 쇠고랑을 차는 치욕을 받음이고,
그다음은 살갗이 찢기고 몸뚱이와 손발이 잘리는 치욕을 당함이고,
가장 나쁜 것은 宮刑으로 치욕의 극치입니다.

▸ 易服 : 죄수복을 입다. 고대에 범죄자는 붉은색의 옷을 입었다.
▸ 木索 : 목에 칼을 씌우고 밧줄로 묶음.
▸ 箠楚(추초) : 볼기를 치던 형구.
▸ 剔鬄毛髮(척체모발) : 머리카락을 자르는 형벌. 髡刑.
▸ 嬰 : 두르다.
▸ 腐刑 : 宮刑.

 

傳曰:
「刑不上大夫。」
옛 책에 일렀습니다
형벌은 大夫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此言士節不可不厲也。
이것은 사대부의 氣節을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猛虎處深山,百獸震恐,及其在阱檻之中,搖尾而求食,積威約之漸也。
맹호가 깊은 산중에 있음에 온갖 짐승이 두려워서 떨지만함정에 빠지면 꼬리를 흔들며 먹이를 구걸하니 위세가 줄어듦이 조금씩 쌓이기 때문입니다.

故士有畫地爲牢勢不入,削木爲吏議不對,定計於鮮也。
그러므로 선비는 땅에 금을 긋고 감옥으로 삼아도 형세상 들어갈 수 없고나무를 깎아 刑吏로 삼아 심판하여도 抗訴할 수 없으니受刑 이전에 自殺함이 선명한 태도입니다.

今交手足,受木索,暴肌膚,受榜箠,幽於圜牆之中。
지금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는 형구를 쓰고 살은 드러내어 채찍을 맞으며 옥에 갇혀 있습니다.

當此之時,見獄吏則頭槍地,視徒隸則正惕息。
이때를 당하니 獄吏를 보면 머리를 조아리고 獄卒을 보면 두려워서 한숨을 쉽니다.

何者?
왜 그렇겠습니까?

積威約之勢也。
오랫동안 위세를 제약한 형세입니다.

及已至此,言不辱者,所謂彊顏耳,曷足貴乎!
이러한 지경에 이르고도 치욕스럽지 않다고 말하는 자는 소위 얼굴이 두꺼운 사람이니 어찌 귀하다고 하겠습니까!

且西伯,伯也,拘於牖里;
李斯,相也,具於五刑;
더구나 周文王은 제후의 우두머리였으나 羑里에 갇혔었고
李斯는 재상이었으나 五刑을 받았습니다.

淮陰,王也,受械於陳;
彭越、張敖,南鄉稱孤,繫獄具罪;
絳侯誅諸呂,權傾五伯,囚於請室;
魏其,大將也,衣赭衣,關三木.
淮陰候 韓信은 왕이었으나 陳縣에서 형틀에 매이고
彭越과 張敖는 南面하여 왕을 칭했으나 감옥에 갇혀 벌을 받았으며,
絳侯는 呂氏들을 주살하여 권력이 五覇를 능가했으나 請室에 갇혔고
魏其侯는 大將이었으나 죄수복을 입고 목에 칼을 쓰고 수족에 형구가 채워졌습니다.

季布爲朱家鉗奴;
灌夫受辱居室。
季布는 朱家에 의탁해 목에 칼을 쓴 노예가 되었고,
灌夫는 居室에서 치욕을 당했습니다.

▸ 刑不上大夫 : 禮記의 曲禮편에 “禮는 아래로 庶人에게까지 적용되지 않으며, 刑은 위로 大夫에게까지 적용되지 않는다(禮不下庶人, 刑不上大夫).”라고 하였으며, 이는 피지배계층은 형으로 다스리되 지배계층은 예로 다스리겠다는 周나라의 司法精神을 담은 것이다.
▸ 阱檻 : 함정. 阱은 짐승을 잡기 위한 구덩이를 말하며 檻은 나무 우리를 말한다.
▸ 榜箠(방추) : 채찍으로 때리다.
▸ 槍 : 搶과 같다. 부딪치다. 굽실거리며 머리 숙이다.
▸ 徒隸 : 牢卒. 獄卒.
▸ 惕息(척식) : 두려워서 한숨을 쉬다.
▸ 西伯 : 서쪽 제후의 우두머리. 周文王. 주나라의 첫 임금인 武王의 아버지로 西伯 昌이다. 은나라 주왕에 의해 羑里라고 불리는 감옥에 갇혔다.
▸ 李斯 : 秦나라 法家流의 정치가로 丞相 呂不韋에게 발탁되어 客卿이 되었다. 시황제가 죽자, 환관 趙高와 공모하여 막내아들 胡亥를 2세황제로 옹립하고 시황제의 장자 扶蘇와 장군 蒙恬을 자살하게 하였다. 환관 조고가 정권을 잡자 조고의 참소로 투옥되어 이세 황제 2년(기원전 208년) 五刑을 당하고 함양의 시장바닥에서 허리가 잘렸다.<史記 권87. 李斯列傳>
▸ 五刑 : 옛날 중국의 다섯 가지 형벌로 살갗에 먹물 넣기(墨刑), 코 베기(劓刑), 발뒤꿈치 베기(刖刑), 불알 까기(宮刑), 죽이기(大辟)를 말한다. 腰斬刑은 대벽의 하나로서 작두로 허리를 잘라 죽이는 형벌이다.
▸ 淮陰 : 淮陰侯 韓信. 前漢의 장군이자 제후이다. 齊王에 이어 楚王이 되었으나 한고조에게 미움을 받아 반란을 꾀하다가 회음후로 격하되었으며, 여태후에 의해 참수형에 처해지고 삼족이 멸족되었다.<사기 권92. 회음후열전>
▸ 彭越 : 진나라 말기 각지에서 봉기하여 군웅들이 할거하자 스스로 봉기하여 군사를 일으켜 楚나라 項羽의 군사가 되었다. 하지만 항우가 자신의 공로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유방에게 귀순하여 垓下에서 項羽를 격멸하고 梁王에 봉해졌다. 陳豨가 代 땅에서 반란을 일으키자 병을 핑계 대며 유방의 징병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여태후의 모함을 받아 유방에게 죽임을 당하였다.<史記 권90. 魏豹彭越列傳>
▸ 張敖 : 張耳의 아들. 장이의 뒤를 이어 趙王에 올랐다. 한고조의 장녀인 魯元公主가 조왕 장오의 왕후가 되었다.<史記 권89. 張耳陳餘列傳>
▸ 絳侯 : 周勃을 말한다. 전한 초기의 무장이자, 유방의 부하이다. 유방의 궐기 시 함께하여 진나라 정벌에 공을 세워 絳侯에 봉하여졌다. 呂后가 죽은 뒤 陳平 등과 함께 여씨 일족을 주살했다.
▸ 五伯 : 五霸. 春秋五覇를 말하며, 춘추시대 5인의 패자를 일컫는 말로 五伯이라고도 한다
▸ 請室 : 清室. 관리를 전문으로 가두는 감옥.
▸ 魏其 : 魏其侯 竇嬰. 西漢 때의 大臣이며 字는 王孫이다. 文帝의 황후인 竇皇后의 조카로 오초칠국의 난 때 대장군으로 임명되어 형양을 지키며 齊·趙의 병사를 감독하였다. 오초칠국의 난이 평정된 후 魏其侯로 임명되었다. 武帝 초에 丞相에 임명되었고, 儒學을 숭상해 두태후의 뜻을 거슬러 파직되었으며, 승상 田蚡과 사이가 나빠져 그의 모함을 받아 사형에 처해졌다.<史記 권107. 魏其武安侯列傳 竇嬰>
▸ 三木 : 죄인의 목, 손, 발에 각각 채우던 세 刑具. 項鎖(칼), 梏(수갑). 足鎖(桎.차꼬).
▸ 季布 : 楚나라 사람으로 項羽의 武將으로 있으면서 漢나라의 고조 유방과 싸울 때 많은 전공을 올렸지만 항우가 패하자 유방이 현상금을 걸고 그를 수배했다. 추적의 손길이 뻗치자 스스로 노예가 되어 魯나라의 朱家에게 팔려갔다. 주가도 이 노예가 계포임을 알아보고 滕公 夏侯嬰을 설득하여 유방에게 간언케 하여 고조 유방에게 사면되어 郎中이 되었으며, 惠帝 때에는 中郞將이 되었다. <史記 권100. 季布欒布列傳>
▸ 灌夫 : 前漢 潁川 潁陰 사람이며 자는 仲孺이다. 관부가 魏其候 竇嬰과는 부자지간처럼 친하였지만 술에 취해 丞相 田蚡을 모욕하는 不敬罪를 저질러 탄핵받고 일족이 誅殺당하였다.<史記 권107. 魏其武安侯列傳>
▸ 居室 : 少府 소속의 관아.

此人皆身至王侯將相,聲聞鄰國,及罪至罔加,不能引決自裁,在塵埃之中.
이 사람들은 모두 王侯將相의 지위에 올라 명성을 이웃 나라까지 떨쳤는데죄를 지어 법망에 저촉되어 자결하지 못하였으므로 세속에서 구차하게 살았습니다.

古今一體,安在其不辱也!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로그들이 거기에 삶이 어찌 욕되지 않았겠습니까!

由此言之,勇怯,勢也;
彊弱,形也。
이로써 말하건대 용기와 비겁은 권세가 不同함으로 조성되고,
강함과 약함은 처한 형편에 따릅니다.

審矣!曷足怪乎?
참으로 그렇습니다이것이 어찌 괴이한 일이겠습니까?

且夫人不能蚤自裁繩墨之外,以稍陵夷至於鞭箠之間,乃欲引節,斯不亦遠乎!
더구나 사람이 처벌되기 전에 일찌감치 자살하지 못하고점차 쇠미하여 채찍질을 당하게 되어서 순절하려 해도 이는 역시 때늦지 않겠습니까!

古人所以重施刑於大夫者,殆爲此也。
옛사람이 大夫에게 형벌을 가함에 신중하였음은 대개 이 때문인 듯합니다.

夫人情莫不貪生惡死,念親戚,顧妻子,至激於義理者不然,乃有所不得已也。
인지상정에 모두 살기를 탐하고 죽기를 싫어하며부모를 생각하고 처자를 돌보려 하나의리에 격분한 사람은 그렇지 않으니 부득이한 정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 引決自財 : 引决自裁. 자살하다.
▸ 鞭箠(편추) : 채찍으로 치다.
▸ 莫不 : 모두 ~하다. ~하지 않는 자가 없다.

今僕不幸,蚤失二親,無兄弟之親,獨身孤立,少卿視僕於妻子何如哉?
지금 저는 불행하게도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가까운 형제도 없이 홀로 외롭게 있으니소경께서 보시기에 제가 처자를 대함이 어떻다고 여기십니까?

且勇者不必死節,怯夫慕義,何處不勉焉!
또 용기 있는 자라고 해서 반드시 절개를 지켜 죽어야 함도 아니며비겁한 사내라도 節義를 앙모하면 어디라고 자신을 격려하지 않겠습니까!

僕雖怯懦耎欲苟活,亦頗識去就之分矣,何至自湛溺累紲之辱哉!
제가 비록 겁이 많고 나약하여 구차하게 살고자 하나생사의 분별만은 잘 이해하고 있으니 어찌 감옥 안에 갇힌 채 치욕을 당하겠습니까!

且夫臧獲婢妾猶能引決,況若僕之不得已乎!
더구나 저 천한 노비나 하녀조차도 자결할 수 있는데하물며 저와 같이 부득이한 경우이겠습니까!

所以隱忍苟活,函糞土之中而不辭者,恨私心有所不盡,鄙沒世而文采不表於後也。
고통을 감내하며 구차하게 살고 더러운 감옥에 갇힘을 마다하지 않는 까닭은제 마음속에 다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도 비루하게 세상을 떠나면후세에 文彩가 드러나지 않음을 한스럽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古者富貴而名摩滅,不可勝記,唯俶儻非常之人稱焉。
예전에 부귀하면서도 이름이 磨滅된 인물은 이루 기록할 수 없었지만뜻이 크고 기개 있는 비상한 인물만은 칭송을 받았습니다.

蓋西伯拘而演周易;
仲尼厄而作春秋;
屈原放逐,乃賦離騷;
左丘失明,厥有國語;
孫子髕腳,兵法修列;
不韋遷蜀,世傳呂覽;
韓非囚秦,説難、孤憤。
周文王은 구금되고도 <周易>을 풀이하였고,
孔子는 액운을 만나고 <春秋>를 지었고,
屈原은 쫓겨나서 離騷를 지었고,
左丘明은 실명하고 나서 <國語>를 저술하였고,
孫臏은 무릎뼈를 도려내는 형벌을 당하고 병법을 撰述하였고,
呂不韋는 촉으로 쫓겨나서 세상에 <呂覽>을 전했습니다.
韓非는 나라의 옥에 갇혀서 說難과 孤憤을 지었습니다.

▸ 耎(연) : 軟의 옛 글자. 연약하다. 부드럽다.
▸ 湛溺(침닉) : 沈溺. 빠지다.
▸ 累紲(누설) : 사람을 묶는 새끼줄. 즉 감옥을 말한다.
▸ 臧獲 : 奴婢.
▸ 俶儻(척당) : 호방하다. 뜻이 크고 기개가 있다.
▸ 西伯 : 서쪽 제후의 우두머리. 周文王). 주 나라의 첫 임금인 武王의 아버지로 西伯 昌이다. 羑里라고 불리는 감옥에서 유교의 고전인 周易의 卦辭를 지었다.
▸ 孔子戹陳蔡 : 공자는 陳나라와 蔡나라의 국경에서는 포위당해 7일간이나 불로 요리한 음식을 먹지 못했다.
▸ 屈原 :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이며 정치가이다. 성은 미, 씨는 굴, 이름은 평이며 자는 原이다. 초나라의 왕족으로 태어나 초나라의 회왕 때 좌도에 임명되었다. 학식이 높고 정치적 식견도 뛰어난 정치가였으며, 회왕의 상담역으로 국사를 도모하고, 외교적 수완이 뛰어났으나, 모함을 받아 신임을 잃고 끝내 자살하였다. 그는 이러한 아픔을 시 離騷에 담아내었다.<사기 권 84. 굴원가생열전>
▸ 左丘明 : 춘추시대 魯나라 학자. <左氏傳>, <國語>의 저자로 일컬어진다. 左丘失明이라는 司馬遷의 말에 의하여 후세 사람은 그를 가리켜 盲左라고도 하였다.
▸ 臏腳 : 孫臏은 孫武의 5세손이고, 孫武와 같이 孫子로 불린다. 臏이란 이름은 무릎뼈를 도려내는 형벌을 받아서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사기 권65. 孫子吳起列傳>
▸ 呂覽 : 呂氏春秋. 呂不韋는 재상직을 지냈으며, 전국 말기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 呂氏春秋를 3,000여 빈객의 학식을 모아 편찬하였다. <사기 권85. 여불위열전>
▸ 韓非 : 전국시대 말기 韓나라 출신이며 法家의 사상을 집대성한 정치 사상가이다. 韓非子는 法治主義를 주창한 韓非와 그 일파의 論著이다. 한비는 말더듬이라 달변가는 아니었지만 논리 정연한 글 솜씨에 진시황이 감탄하였으나 이사와 요가가 한비를 질투하여 감옥에 가두고 독살하였다.<사기 권 63. 노자한비열전>

詩三百篇,大氐聖賢發憤之所爲作也。
<詩經>의 시 300편도 대체로 성현이 발분하여 지은 것입니다.

此人皆意有鬱結,不得通其道,故述往事,思來者。
이들은 모두 마음속에 응어리진 바가 있었으나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으매지나간 일을 서술하면 후인이 그 理想을 알아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及如左丘明無目,孫子斷足,終不可用,退論書策以舒其憤,思垂空文以自見。
좌구명과 같이 눈이 멀고 손빈과 같이 발이 잘린 사람은 끝내 세상에서 쓰이지 않으매물러나 서적과 책략을 논함으로써 鬱憤을 吐露하였고우회적인 문장으로 사상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나타내었습니다.

僕竊不遜,近自託於無能之辭,網羅天下放失舊聞,略考之行事,綜其終始,稽其成敗興壞之理,上計軒轅,下至于茲,爲十表,本紀十二,書八章,世家三十,列傳七十,凡百三十篇,亦欲以究天人之際,通古今之變,成一家之言。
저는 불손하게도 쓸 줄 모르는 문장에 자신을 稱託하려고천하가 잃어버린 옛이야기를 망라하여 事跡을 대략 고증하고시작과 결말을 종합하고 성공과 실패흥성과 쇠망의 이치를 살펴서위로는 軒轅에서 아래로는 지금까지 헤아려서 〉 10본기〉 12〉 8세가〉 30열전〉 70편 등 총 130편을 지어 天道와 人事의 관계를 탐구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여 一家의 학설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 軒轅 : 黃帝
▸ 一家之言 : 한 부분의 권위자로서 체계를 갖춘 학설이나 저술.

 

草創未就,適會此禍,惜其不成,是以就極刑而無慍色。
초고가 아직 완성되기도 전에 이런 재난을 당하니그것이 완성되지 못함을 애석하게 여겨이 때문에 극형을 받고도 원망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僕誠已著此書,藏諸名山,傳之其人通邑大都,則僕償前辱之責,雖萬被戮,豈有悔哉!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名山에 보관했다가 내 뜻을 알아줄 사람에게 전하여 고을과 도시에 알리고자 합니다그렇게 되면 저는 종전의 受辱에 대한 질책을 보상받을 터이니비록 만 번 모욕을 당한다 해도 어찌 후회가 있겠습니까!

然此可爲智者道,難爲俗人言也。
그러나 이것은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말할 수 있으나 俗人에게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且負下未易居,下流多謗議,僕以口語遇遭此禍,重爲鄉黨戮笑,汙辱先人,亦何面目復上父母丘墓乎?
더구나 죄를 지은 상황에서 처신하기가 쉽지 않고멸시받는 계층에는 비방의 말이 많은 법인데제가 입으로 한 말로 이러한 화를 입고도거듭 마을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선조를 욕되게 하면또 무슨 면목으로 부모님의 묘소를 다시 찾겠습니까?

雖累百世,垢彌甚耳!
설사 100세가 지나도 치욕이 심해질 뿐입니다!

是以腸一日而九回,居則忽忽若有所亡,出則不知所如往。
이로 인해 애간장이 하루에도 수없이 타고집에 있으면 망연자실하여 잃어버린 것이 있는 듯하며문을 나서면 갈 곳을 모릅니다.

每念斯恥,汗未嘗不發背霑衣也。
이러한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땀이 등줄기에 흘러내려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身直爲閨閤之臣,寧得自引深臧於巖穴邪?
몸이 그야말로 환관인데 어찌 자신을 이끌고 巖穴에 깊이 숨을 수 있겠습니까?

故且從俗浮湛,與時俯仰,以通其狂惑。
그래서 잠시 세상의 부침에 따르고 시대와 더불어 행동함으로써 미치고 미혹된 사람들과 교유하고 있습니다.

今少卿乃教以推賢進士,無乃與僕之私指剌謬乎。
지금 소경께서 저에게 賢士를 추천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저의 속뜻과 어긋남이 없겠습니까?

今雖欲自彫琢,曼辭以自飾,無益,於俗不信,祗取辱耳。
지금 비록 제가 자신을 치장하여 미사여구로 자신을 꾸며도 아무런 유익함이 없고 사람들도 믿지 않을 터이니 오직 모욕을 받을 뿐입니다.

要之,死日然後是非乃定。
요컨대 죽은 연후에야 옳고 그름이 판명될 터입니다.

書不能盡意,故略陳固陋,謹再拜。
글로는 뜻을 다 표현할 수 없으므로 저의 고루한 생각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삼가 재배합니다.

▸ 慍色 : 성난 기색.
▸ 名山 : 書府. 고대 제왕들의 서적을 보관하는 부서.
▸ 負下 : 負罪之下,背負罪名的情況下 죄를 지은 상황
▸ 謗議 : 비방하는 의론
▸ 戮笑 : 남을 비웃음.
▸ 九回肠 : 1.몹시 걱정하며 애를 태우다 2.구곡간장이 녹다
▸ 直(치) : 당하다.
▸ 閨閤之臣 : 宦官을 말한다. 궁중에서 임금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신하.
▸ 剌謬(날류) : 어긋나다. 위배되다.
▸ 彫瑑 : 雕琢의 오류. 조각하다. 문구를 지나치게 수식하다.
▸ 曼辭 : 美辭麗句.

탐고로주는 말한다.
궁형을 받고 울분을 삭이는 모습도 腸一日而九回이지만, 사형 집행이 한 달여 남은 친구에게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알리려는 그 마음도 딱하기 짝이 없다.
2023.10.28. 예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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