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4七言古風短篇-8十竹(십죽)

耽古樓主 2024. 2. 9. 20:01

古文眞寶(고문진보)

열 그루 대나무(十竹)-僧 淸順

▶ 十竹 열 그루 대나무나라 釋惠洪이 지은 冷齋夜話에도 실려 있다.

 

 

城中寸土如寸金, 幽軒種竹只十箇.
성안의 한 치 땅은 한 치 금과 같으니그윽한 집 추녀 끝에 대나무를 열 그루만 심었다.
▶ 幽軒 깊숙한 곳에 숨어 사는 隱士의 집을 가리킨다.

春風愼勿長兒孫, 穿我階前緣苔破.
봄바람아 조심해서 죽순을 자라게 하여내 섬돌 앞 푸른 이끼를 뚫어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를!
▶ 兒孫 자손죽순을 자손으로 비유한 것이다.
▶ 穿() : 뚫다.

 

 

 해설


僧 淸順(?~1090?)은 宋代 西湖의 중으로, 王安石이 먼저 그의 시를 인정하였고 蘇軾도 만년엔 이 사람과 놀았다.
뜰에 대나무를 심음은 절조를 사랑하는 옛사람들의 풍류였다. 그러나 도시에선 넓은 땅을 구하기 어려워 작자는 꼭 열 개의 대를 심었다. 그리고는 봄 따뜻한 기운에 죽순이 마구 돋아나 깨끗하게 덮인 푸른 이끼를 뚫고 나와 풍정을 깨뜨릴까 걱정한다. 모순되는 소심한 풍류가 읽는 이의 미소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