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부동불비불명(三年不動不飛不鳴),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
삼년불비불명(三年不飛不鳴),
일명경인(一鳴驚人)이라고도 합니다.
비(飛)는 비(蜚)로 쓰기도 하는데,
비(蜚)는 원래 바퀴벌레를 뜻하지만,
발음(發音)이 같아 날 비(飛)와 같은 뜻으로 쓰인답니다.
【史記】 『楚世家』의 언급
莊王卽位三年 不出號令 日夜爲樂 令國中曰
有敢諫者死無赦
楚나라 莊王은 卽位後 3년이 지나도록 政事에 關한 號令이 하나도 없이 밤낮으로 酒色에 빠져 歌舞音曲만을 즐기면서 나라 안에 내린 命令은 고작 이랬습니다.
“敢히 내게 諫하는 者는 容恕 없이 죽이겠노라.”
伍擧入諫 莊王左抱鄭姬 右抱越女 坐鐘鼓之聞.
伍擧曰
願有進隱曰 有鳥在於阜 三年不蜚不鳴 是何鳥也?
오거(伍擧)가 諫하고자 入闕하자 莊王은 왼팔로는 鄭나라 美姬를 껴안고 오른팔로는 越나라 美女를 껴안은 채 앉아서 樂士의 演奏를 듣고 있었습니다.
伍擧가 말하기를,
“수수께끼 하나를 내겠습니다.
[ 새 한 마리가 언덕에 앉아 있는데, 三年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이 새는 어떤 새이겠습니까?]”
莊王曰
三年不蜚 蜚將沖天 三年不鳴 鳴將驚人.
擧退矣 吾知之矣.
莊王이 말했습니다.
“三年을 날지 않았으나 將次 날면 하늘 높이 솟을 것이며, 三年을 울지 않았지만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伍擧는 물러가라. 내가 그 뜻을 알겠노라.”
居數月 淫益甚 大夫蘇從乃入諫.
王曰
若不聞令乎?
對曰
殺身以明君 臣之願也
몇 달이 지났지만 莊王의 荒淫이 더욱 甚해지자 이번에는 大夫 蘇從이 참지 못하고 諫하러 入闕했습니다.
장왕(莊王)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내 命令을 듣지 못했는가?”
이에 蘇從이 對答했습니다.
“이 몸이 죽어 王께서 賢明해지신다면 그것이 臣이 願하는 바입니다.”
於是乃罷淫樂 聽政 所誅者數百人 所進者數百人. 任伍擧蘇從以政 國人大說 是歲滅庸
그러자 莊王은 이내 淫樂을 멈추고 政事를 보기 始作했는데, 罰을 받은 者가 數百人이요, 拔擢된 者가 數百人이었습니다. 伍擧와 蘇從을 任命하여 政事를 맡기자 나라 사람들이 크게 따랐으며, 이 해에 庸나라를 滅하였습니다.
【史記】 『滑稽列傳』의 언급
淳于髡者 齊之贅婿也. 長不滿七尺,滑稽多辯,數使諸侯,未嘗屈辱。
순우곤(淳于髡)은 齊나라 사람의 데릴사위였다. 키는 7척도 못 되지만 익살스럽고 변설에 능하여 제후들에게 자주 사신으로 갔으나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齊威王之時喜隱,好為淫樂長夜之飲,沈湎不治,委政卿大夫。
제나라 威王 때 위왕이 수수께끼를 좋아했으며, 음탕하게 놀면서 밤새워 술 마시기를 즐겨하여 술에 빠져서 나랏일을 돌보지 않고 정사를 경대부에게 맡겼다.
百官荒亂,諸侯并侵,國且危亡,在於旦暮,左右莫敢諫。
문무백관들이 문란해지고 제후들이 잇따라 침입하여 나라의 멸망이 위기에 봉착하여 조석에 놓여 있었으나 측근들은 감히 간언하지 못했다.
淳于髡說之以隱曰:
「國中有大鳥,止王之庭,三年不蜚又不鳴,不知此鳥何也?」
순우곤이 수수께끼를 이용해서 제 위왕을 설득했다.
“나라 안에 큰 새가 있어서 왕의 뜰에 머무르고 있는데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데, 왕께서는 이 새가 어떤 새인지 알지 못하십니까?”
王曰:
「此鳥不飛則已,一飛沖天;不鳴則已,一鳴驚人。」
왕이 말했다.
“그 새는 날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날면 하늘 높이 오르며, 울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於是乃朝諸縣令長七十二人,賞一人,誅一人,奮兵而出。
이에 여러 縣令과 縣長 72명을 조정으로 불러 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한 사람은 죽인 다음 군사를 일으켜 출병하였다.
諸侯振驚,皆還齊侵地。
제후들이 크게 놀라서 침략했던 제나라의 땅을 모두 돌려주었다.
威行三十六年。
그 위세가 36년 동안 떨쳤다.
語在田完世家中。
이 일은 ‘전경중완세가(田敬仲完世家)’에 기록되어 있다.
▶ 贅婿(췌서) : 데릴사위.
▶ 滑稽(골계) : 익살맞다. 익살스럽다.
▶ 齊威王(제위왕) :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제 4대 군주(재위 : 기원전 356년 ~ 기원전 320년)이다. 성은 규(嬀), 씨는 전(田), 휘는 인제(因齊), 또는 영제(嬰齊)이다. 이 때부터 제나라 군주는 후작이나 공작이 아닌 왕을 칭하였다. 제 위왕 16년 위(魏)나라 군대를 계릉(桂陵)에서 대패시켰다.
▶ 喜隱(희은) : 수수께끼를 좋아하다. 隱은 수수께끼.
▶ 沈湎(침면) : 술에 젖어서 아주 헤어나지 못함. (주색 따위에)빠지다.
▶ 不治(불치) : 나랏일을 돌보지 않다.
▶ 荒亂(황란) : 사회가 어지럽다. 혼란하다.
▶ 旦暮(단모) : 아침과 저녁. 단시간.
▶ 說之以隱(세지이은) : 수수께끼를 이용하여 제 위왕에게 위세하다. 說(세)는 설득하다.
▶ 沖天(충천) : 하늘 높이 오르다.
▶ 不飛不鳴(불비불명)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림을 비유한다.
▶ 蜚(비) : 飛와 같다.
▶ 縣令長(현령장) : 현의 행정장관. 인구가 만호(萬戶)이상의 현(縣)을 다스리는 관리를 령(令)이라 하였으며 인구가 만호 미만의 현을 다스리는 관리를 장(長)이라고 했다.
▶ 奮兵(분병) : 군사를 일으키다.
▶ 振驚(진경) : 몹시 놀라다. 振은 震과 통한다.
▶ 田完世家(전완세가) : 사기(史記) 권46 ‘전경중완세가(田敬仲完世家)’를 말하며 제 위왕(齊 威王)의 치적과 순우곤에 대한 기록이 있다.
'雜同散異' 카테고리의 다른 글
散人(산인)에 관하여 (0) | 2023.03.14 |
---|---|
字(자)와 號(호) (1) | 2023.03.13 |
백가의-이삼환 (0) | 2023.03.11 |
唐項浦海戰(당항포해전) (0) | 2023.03.11 |
雞有五德(계유오덕) (0) | 2023.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