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同散異

不飛不鳴(불비불명)

耽古樓主 2023. 3. 11. 05:34

不飛不鳴(불비불명)

삼년부동불비불명(三年不動不飛不鳴),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

삼년불비불명(三年不飛不鳴),

일명경인(一鳴驚人)이라고도 합니다.

비(飛)는 비(蜚)로 쓰기도 하는데,

비(蜚)는 원래 바퀴벌레를 뜻하지만,

발음(發音)이 같아 날 비(飛)와 같은 뜻으로 쓰인답니다.

 

【史記】 『楚世家』의 언급

莊王卽位三年 不出號令 日夜爲樂 ​令國中曰
有敢諫者死無赦
楚나라 莊王은 卽位後 3년이 지나도록 政事에 關한 號令이 하나도 없이 밤낮으로 酒色에 빠져 歌舞音曲만을 즐기면서 나라 안에 내린 命令은 고작 이랬습니다.​
“敢히 내게 諫하는 者는 容恕 없이 죽이겠노라.”

伍擧入諫 莊王左抱鄭姬 右抱越女 坐鐘鼓之聞.

伍擧曰

願有進隱曰 有鳥在於阜 三年不蜚不鳴 是何鳥也?

오거(伍擧)가 諫하고자 入闕하자 莊王은 왼팔로는 鄭나라 美姬를 껴안고 오른팔로는 越나라 美女를 껴안은 채 앉아서 樂士의 演奏를 듣고 있었습니다.

伍擧가 말하기를,

“수수께끼 하나를 내겠습니다.

[ 새 한 마리가 언덕에 앉아 있는데, 三年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이 새는 어떤 새이겠습니까?]​”

 

​莊王曰

三年不蜚 蜚將沖天 三年不鳴 鳴將驚人.

擧退矣 吾知之矣.

莊王이 말했습니다.

“三年을 날지 않았으나 將次 날면 하늘 높이 솟을 것이며, 三年을 울지 않았지만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伍擧는 물러가라. 내가 그 뜻을 알겠노라.”

 

居數月 淫益甚 大夫蘇從乃入諫.

王曰

若不聞令乎?

對曰

殺身以明君 臣之願也

몇 달이 지났지만 莊王의 荒淫이 더욱 甚해지자 이번에는 大夫 蘇從이 참지 못하고 諫하러 入闕했습니다.

장왕(莊王)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내 命令을 듣지 못했는가?”

이에 蘇從이 對答했습니다.

“​이 몸이 죽어 王께서 賢明해지신다면 그것이 臣이 願하는 바입니다.”

 

於是乃罷淫樂 聽政 所誅者數百人 所進者數百人. 任伍擧蘇從以政 國人大說 是歲滅庸

그러자 莊王은 이내 淫樂을 멈추고 政事를 보기 始作했는데, 罰을 받은 者가 數百人이요, 拔擢된 者가 ​數百人이었습니다. 伍擧와 蘇從을 任命하여 政事를 맡기자 나라 사람들이 크게 따랐으며, 이 해에 庸나라를 滅하였습니다.​

 

【史記】 『滑稽列傳』의 언급

淳于髡者 齊之贅婿也. 長不滿七尺,滑稽多辯,數使諸侯,未嘗屈辱。
순우곤(淳于髡)은 齊나라 사람의 데릴사위였다. 키는 7척도 못 되지만 익살스럽고 변설에 능하여 제후들에게 자주 사신으로 갔으나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齊威王之時喜隱,好為淫樂長夜之飲,沈湎不治,委政卿大夫。
제나라 威王 때 위왕이 수수께끼를 좋아했으며, 음탕하게 놀면서 밤새워 술 마시기를 즐겨하여 술에 빠져서 나랏일을 돌보지 않고 정사를 경대부에게 맡겼다.

百官荒亂,諸侯并侵,國且危亡,在於旦暮,左右莫敢諫

문무백관들이 문란해지고 제후들이 잇따라 침입하여 나라의 멸망이 위기에 봉착하여 조석에 놓여 있었으나 측근들은 감히 간언하지 못했다.

 

淳于髡說之以隱曰:

「國中有大鳥,止王之庭,三年不蜚又不鳴,不知此鳥何也?」

순우곤이 수수께끼를 이용해서 제 위왕을 설득했다.

“나라 안에 큰 새가 있어서 왕의 뜰에 머무르고 있는데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데, 왕께서는 이 새가 어떤 새인지 알지 못하십니까?”

 

王曰:

「此鳥不飛則已,一飛沖天;不鳴則已,一鳴驚人。

왕이 말했다.

“그 새는 날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날면 하늘 높이 오르며, 울지 않으면 그뿐이나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於是乃朝諸縣令長七十二人,賞一人,誅一人,奮兵而出。

이에 여러 縣令과 縣長 72명을 조정으로 불러 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한 사람은 죽인 다음 군사를 일으켜 출병하였다.

 

諸侯振驚,皆還齊侵地。

제후들이 크게 놀라서 침략했던 제나라의 땅을 모두 돌려주었다.

 

威行三十六年。

그 위세가 36년 동안 떨쳤다.

 

語在田完世家中。

이 일은 ‘전경중완세가(田敬仲完世家)’에 기록되어 있다.

 

▶ 贅婿(췌서) : 데릴사위.

▶ 滑稽(골계) : 익살맞다. 익살스럽다.

▶ 齊威王(제위왕) :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제 4대 군주(재위 : 기원전 356년 ~ 기원전 320년)이다. 성은 규(嬀), 씨는 전(田), 휘는 인제(因齊), 또는 영제(嬰齊)이다. 이 때부터 제나라 군주는 후작이나 공작이 아닌 왕을 칭하였다. 제 위왕 16년 위(魏)나라 군대를 계릉(桂陵)에서 대패시켰다.

▶ 喜隱(희은) : 수수께끼를 좋아하다. 隱은 수수께끼.

▶ 沈湎(침면) : 술에 젖어서 아주 헤어나지 못함. (주색 따위에)빠지다.

▶ 不治(불치) : 나랏일을 돌보지 않다.

▶ 荒亂(황란) : 사회가 어지럽다. 혼란하다.

▶ 旦暮(단모) : 아침과 저녁. 단시간.

▶ 說之以隱(세지이은) : 수수께끼를 이용하여 제 위왕에게 위세하다. 說(세)는 설득하다.

▶ 沖天(충천) : 하늘 높이 오르다.

▶ 不飛不鳴(불비불명)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림을 비유한다.

▶ 蜚(비) : 飛와 같다.

▶ 縣令長(현령장) : 현의 행정장관. 인구가 만호(萬戶)이상의 현(縣)을 다스리는 관리를 령(令)이라 하였으며 인구가 만호 미만의 현을 다스리는 관리를 장(長)이라고 했다.

▶ 奮兵(분병) : 군사를 일으키다.

▶ 振驚(진경) : 몹시 놀라다. 振은 震과 통한다.

▶ 田完世家(전완세가) : 사기(史記) 권46 ‘전경중완세가(田敬仲完世家)’를 말하며 제 위왕(齊 威王)의 치적과 순우곤에 대한 기록이 있다.

 

 

불비불명. 때가 오기 전에는 울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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