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관련

金剛經에 대하여

耽古樓主 2023. 2. 19. 04:32

 

1. 개요

  • 大乘佛敎의 경전.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이며, 圓佛敎의 경전이기도 하다.
  • 《金剛般若波羅密經》, 《金剛般若經》이라고 부르고 산스크리트어로 《와즈라체디까 쁘라갸빠라미따 수뜨라》라고 한다.
  • 한 곳에 집착하여 머물러 있는 마음을 내지 말고, 모양이 없는 진리로서의 부처를 깨달아야 된다고 하였다.
  • 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온 삼국시대 때부터 같이 들어온 서적이며, 따라서 한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대표적인 불경이기도 하다.
  • 유식학파로 유명한 인도의 무착과 세친의 주석과 중국의 구마라습의 주석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주석서 800종이 있다.

 

2. 제목의 뜻

  • 大乘經典이다 보니, 제목부터가 대승불교의 근본적인 개념인 '般若波羅蜜'을 포함하고 있다. 반야바라밀은 산스크리트어 쁘라갸빠라미따(Prajñāpāramitā)를 음역한 것으로, '깨달음으로 이끄는 지혜'를 가리킨다.
    ▶'반야'는 지혜를 의미하며, '바라밀'은 깨달음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수행을 뜻한다.
  • 앞에 붙은 한자 '金剛'은 산스크리트어 와즈라체디까(Vajracchedikā)를 뜻으로 풀어 해석한 것인데, 뜻은 '와즈라(Vajra)와 같이 강한 힘으로 절단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금강반야바라밀경'이란 제목의 뜻은 '마음 속의 분별, 집착, 번뇌 등을 부숴버려 깨달음으로 이끄는 강력한 지혜의 경'이다.
    ▶와즈라체디까(Vajracchedikā): 인도 신화에 나오는 인드라가 휘두르는 번개를 가리킨다. 자세한 내용은 금강저 문서 참고. 영어로 The Diamond Cutter Sutra인 이유이기도 하다.
  • 한자문화권에서는 와즈라의 뜻이 다이아몬드인지 번개인지 의견이 분분한데, 이는 와즈라를 번역한 한자어 금강(金剛)의 뜻이 중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자어 금강만이 아니라 원어인 산스크리트어 와즈라 또한 벼락(번개) 혹은 다이아몬드 둘 다를 뜻하는 중의적인 단어이다. 그래서 한문으로는 금강경이 아니라 벽력경(霹靂經)으로도 옮길 수 있다.
  • 한자문화권에서는 불교 문헌을 포함해 가장 단단한 물체를 금중최강(金中最剛), 즉 줄여서 금강(金剛)이라고 부르고, 어떤 물체가 강한 힘으로 파괴하는 상태를 보고 능단금강(能斷金剛: 능히 금강도 부술 수 있는 것)이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와즈라체디까(Vajracchedikā)의 한자 번역은 벽력능단금강(霹靂能斷金剛)이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쨌든 구마라집은 금강(金剛)으로 번역했다.
  • 후세의 영역자들은 가장 단단한 것(the hard or mighty one)인 다이아몬드의 특성을 입혀 The Diamond Sutra / The Diamond Cutter Sutra라고 번역했다. 처음으로 영역한 1894년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사본의 제목은 산스크리트어를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 The Vagrakkhedika or diamond-cutter, in Buddhist Mahayana Texts.
      (산스크리트어) Vajra → 번역(번개와 금강 중 금강의 뜻만 살림) → 금강(金剛)
      금강(金剛), Vajra → 중국어와 산스크리트어 동시 번역 → Diamond(영어)
  • 금강의 영어 번역은, 금강석(金剛石)일 때만 다이아몬드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원래 불교의 금강과 직접적으로 치환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금강을 물리적인 보석인 '다이아몬드'로 번역하는 것은 금강의 의미를 확실히 해야 한다.
  • 5세기 초 구마라집이 한 한자번역은 산스크리트어 그대로가 아니라 漢字文化圈에 맞추어 의역함이 특징이다.
    구마라집은 인도 불교 문헌을 번역함을 두고 "이미 입에서 한 번 씹은 밥을 다른 사람에게 먹이는 것과 같아, 원래의 맛을 잃는 것은 물론 심지어 구역질까지 느끼게 한다." 하였다.
    한역에 대해서 "천축의 풍습은 문채를 몹시 사랑하여 그 찬불가는 지극히 아름답다. 지금 이것을 한문으로 옮겨 번역하면 그 뜻만 얻을 수 있을 뿐 그 말까지 전할 수는 없다." 하면서 민감하게 여겼다.
  • 이 경의 핵심은 집착, 번뇌도 끊어버리는 벼락같은 파워를 가진 '지혜'를 뜻하므로 이 지혜가 가리키는 주요 포인트를 벼락에 둘 수도 있지만, 구마라집은 벼락에 있는 압도적인 '힘'의 요소는 이미 금강에 내재한다고 본 듯하다.
    그렇게 볼 때 '지혜는 번뇌를 거머쥐고 절단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는 [밀린다왕문경]의 논사(論師) 나가세 존자의 답변에서 보듯 가장 단단한 Diamond 혹은 Diamond Cutter라는 영역은 의미상으로 적절해 보인다.
  • 그러나 불교의 금강이란 금강저 혹은 금강륜이라는 물건을 떠올리게도 한다.
    헌데 불교에서 금강, 금강저의 의미는 '깨어지지 않는 지혜의 상징'이며 '모든 번뇌를 자를 수 있는 지혜의 상징'이다. 이에 따르면 '어떤 번뇌도 능히 깨뜨려 없앨 수 있는 금강과 같은 지혜의 경전'이 된다.
    즉, 어느 모로 보나 중국어, 영어 모두 정확하고 유용한 번역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 한자문화권의 많은 승려들은 반야바라밀이 '최고의 바라밀'이라는 점 및 금강경 내에 언급된 '무주상보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절 등으로 인해 반야바라밀을 6바라밀 중 첫 번째로 등장하는 '布施波羅蜜'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반야바라밀'이라는 말 자체가 뜻으로 풀어 해석하면 오히려 6바라밀 중 맨 끝에 위치하는 '지혜바라밀'과 동의어이고, 금강경 내용 자체도 보시보다는 올바른 지혜를 확립하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고 내용을 전개하기 때문에 보시로만 뜻을 국한하기는 어렵다.
    ▶6바라밀: 布施波羅蜜, 忍辱波羅蜜, 持戒波羅蜜, 精進波羅蜜, 禪定波羅蜜, 智慧波羅蜜 등 6가지 바라밀을 말한다.

3. 역사

  • 금강경의 성립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학계는 대략 서기전 1세기-서기 1세기로 추정한다.
  • 그러나 대승 불교의 공(空) 사상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공'이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보살행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면서도 '菩提心'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루어, 대승 불교 경전 중에서도 상당히 초기에 정립된 경전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 특히 대승경전 특유의 여러 佛菩薩들이 잔뜩 나타나지도 않고, 석가모니와 그의 제자 1,250명만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초기 불교 경전들과 유사하기까지 하다.
  • 이런 이유로 반야경보다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 간다라 불경에서 발견된 텍스트 중 가장 오래된 불경은 소품반야경(Aṣṭasāhasrikā Prajñāpāramitā)으로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의 연대가 서기 75년으로 나왔다.(현존하는 불경 중 가장 오래된 경전은 上座部 경전이 아니라 대승경전이다. 小品般若經은 팔천송반야경으로도 불린다.)
  • 소품반야경이 성립된 때는 기원전 2세기라고 추정한다. 일반적으로 금강경을 반야경 이전에 성립되었다고 여기므로 금강경이 성립된 연대는 더 과거일 수도 있다. 반야경 여기에 阿含經에서 공 사상이 나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이것까지 고려하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금강경은 대반야경 안에 <능단금강품>이라는 이름으로 있다.)
  • 대개 서역승 꾸마라지와(Kumarajiva)가 한문으로 옮긴 판본이 번역본들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인정받는데, 산스크리트어판에 비해 생략된 구절이 많다.
    ▶꾸마라지와(Kumarajiva):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한자식 음역으로 구마라집, 혹은 구마라습이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鳩摩羅什이라고 쓰는데, 마지막 글자인 什을 '습'이라고도, '집'이라고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한문문화권에 알려진 최초의 삼장법사이다.
    ▶ 사실 산스크리트판도 바미안 석굴에서 발견된 금강경 판본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 일본의 불교학자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에 따르면 꾸마라지바가 번역 저본으로 사용한 텍스트가 이후에 재정립된 산스크리트 텍스트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 이후 보디루치(한자 이름은 '보리류지'), 파라마르타(한자 이름은 '진제'), 현장법사, 의정 등의 번역은 대체로 원전 번역을 충실히 따르는 편이다. 하지만 한문 특유의 운율을 살린 유려한 번역 덕에 한자문화권 국가에서는 꾸마라지와의 번역본이 널리 퍼졌다.
  • 티베트어 역본도 있는데, 8세기말~9세기 초엽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립된 산스크리트어 판본은 이 티베트어 역본과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석굴에서 발견된 간다라어 역본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 내용상으로 석가모니가 금강경의 불법을 설한 장소는 슈라와스띠(Sravasti 舍衛城) 기원정사(祇園精舍)이다.
    기원정사의 터에는 지금도 석가모니가 머무르던 방(여래향실) 자리가 있기 때문에, 기원정사 여래향실 앞에서 많은 신자들이 모여 금강경을 합송하기도 한다.
    ▶ 슈라와스띠(Sravasti 舍衛城): 한국의 지명이 불교용어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은데 슈라와스띠가 서라벌로 음역되었다는 설이 있다. 슈라와스띠를 현장은 실라벌실저(室羅伐悉底)로 음역하였는데, 여기서 신라와 서라벌이란 단어가 나왔고, 가야도 허황옥이 인도에서 불교를 도입하면서 이름 붙였다는 설이 있다. 학계의 정설은 아니고 고대의 일이라 정확한 연원은 알기 힘들다.

4. 내용

 

4.1. 길이 및 목차

  • 금강경은 약 6천 단어 정도의 길이로, 불교경전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축에 속한다. 직접 소리내어 끝까지 읽어 보면 30분 정도가 걸리며, 스님들처럼 리듬을 타면서 염불을 하면 40분 가량이 걸린다.
  • 구마라집본에는 한자 총 5149자가 쓰였다.
  • 금강경에는 원래 목차 구분이 없었는데, 양무제의 아들 소명태자가 구마라집의 역본 내용을 32개 분(分)으로 나누고 각 분에 소제목을 달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게 유명해져서 되려 후대의 산스크리트 사본들이 이 분류를 따르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독송할 때는 소제목은 빼고 읽는다.

4.2. 서사구조

  • 금강경의 전체적인 서사구조는 탁발을 하고 식사를 끝내고 앉은 석가모니에게 수보리(수부티) 존자가 '보살승에 나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머무르고, 수행하고, 마음을 조복받아야 하는지' 질문하고 석가모니가 그에 대해 대답하는 구조로 전개된다.
  • 금강경의 대부분은 대화체로 이뤄져 있는데, 이 장면 이후로는 대부분,
    • '부처님이 묻는다 → 수보리가 대답한다 → 부처님이 설명한다 → … 식의 루프를 타는데, 간혹 수보리가 다시 질문을 던진다 → 부처님이 대답한 뒤 다시 묻는다 → 수보리가 대답한다 → 부처님이 설명한 뒤 다시 묻는다 → 수보리가 대답한다 → …(생략)' 식으로 복잡하게 전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답구조가 계속 반복된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을 좋게 여겨 보살피시고 모든 보살이 좋게 여겨 의지할 수 있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얻고자 하는 선한 남자와 선한 여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보리야. 네 말처럼 여래는 모든 보살을 좋게 여겨 보살피고 모든 보살이 좋게 여겨 의지할 수 있게 한다. 이제 네가 청하니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하리라.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선한 남자와 선한 여인은 이와 같이 살아야 하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예, 세존이여! 기쁘게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렇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이른바 모든 종류의 중생, 알에서 태어나든, 태에서 나든, 습한 곳에서 생기든, 변화로서 생기든, 모습이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생각을 지닌 것이든, 지니지 않는 것이든, 생각을 지니지도 않고 지니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이든, 이 모든 중생을 내가 무여열반에 불러들여 이들을 열반에 이르게 하리라 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하여도, 실은 완전한 열반을 얻은 중생이 아무도 없다. 어째서인가? 만일 보살이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을 지니면 이미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sattva-samjnā), 수자상(壽者相: Jiva-samjnā)을 자아가 있다는 관념, 개아(개별적 존재의 자아)가 있다는 관념, 생명의 본체가 존재한다는 관념, 윤회하는 영혼이 있다는 관념으로 보기도 하며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위와 같이 대화의 처음은 수보리가 질문하여 시작하고 석가모니가 답변과 재질문을 하면서 전개된다.
  • 마지막에는 석가모니가 다음과 같은 '四句偈'로 설법을 마치고, 일체 중생들은 이를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한다는 설명으로 경이 끝난다.
    ▶ 四句偈: 산스크리트어로는 쉴로까(Śloka)라고 하며, 1구 8음절씩 4구로 구성된 인도의 운문 형식이다. 꾸마라지와판 번역에는 5언절구로 번안했다.
    ▶ 법문을 시작할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비구 천이백오십 명과 함께 계셨다."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시자 장로 수보리와 모든 비구 · 비구니 · 우바새 · 우바이, 모든 세상의 천신 · 인간 · 아수라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로 끝난다. 시작은 비구(남자승려)들과 했지만 끝맺음은 비구니(여자승려)를 포함한 일체 중생과 함께했다.

    tārakā timiraṁ dīpo/ māyā-avaśyāya budbudaṁ /
    supinaṁ vidyud abhraṁ ca/ evaṁ draṣṭavyaṁ saṁskṛtam.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형성된 것은 참으로 이와 같이 보아야 하나니 ‘별, 눈의 가물거림, 등불과도 같고 환영, 이슬, 물거품과도 같으며 꿈, 번개, 구름과 같다.’ 라고."
  • 마지막 사구게는 비유적 표현을 써 이해하기가 쉽고, 노래처럼 외우기 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진언처럼 외우는 사람들이 많다. 소설 등 대중매체에서도 간간이 인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고전소설 구운몽의 예를 들 수 있다.
  • 반야심경처럼 금강경에도 경 끝에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존재한다. 경을 다 읽은 뒤 읽는 이 주문은 팔만대장경에도 나와 있지만,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 조계종 표준 진언(한국어 독음-한자)과 산스크리트어 원문, 한국어 해석은 다음과 같다.
    • 나모바가발제 발라양 바라미다예. 옴 이리지 이실리 수로다 비사야 비사야 사바하.
      那謨婆伽跋帝 鉢喇壤 波羅弭多曳. 唵 伊利底 伊室利 輸盧駄 毗舍耶 毗舍耶 莎婆訶
      namo bhagavatī prajñāpāramitāyai. oṃ īriti īṣiri śruta viṣaya viṣaya svāhā
      세존 반야바라밀에 귀의합니다. 옴, 지움, 불태움, 지나감, 물질, 물질, 쓰와하.
      ▶ svāhā(쓰와하)는 인도 전통에서 그리스도교의 '아멘'처럼 사용되는 말이다.
  • 티베트어본에서는 다음과 같은 좀 더 긴 버전으로 전해지는데, 한 번 이 주문을 읽으면 금강경을 1만 9천 번 읽는 공덕과 같다고 한다. 밑은 로마자 독음.
    • NAMO BHAGAVATE PRANJAPARMITAYE. OM NATADTITA. ILISHI. ILISHI.
      MILISHI. MILISHI. BHINAYAN. BHINAYAN. NAMO BHAGAVATE.
      PRADATYAM PRATI. IRITI. IRITI. MIRITI. MIRITI. SHURITI. SHURITI.
      USHIRI. USHIRI. BHUYUYE. BHUYUYE. SWAHA

4.3. 금강경의 주제

  • 금강경을 읽다 보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 안웃따라쌈약쌍보디(anuttarā samyak-saṃbodhi)를 음차한 말로 '위없이 올바른 깨달음으로 향하는 마음'을 뜻한다.
    석가모니는 금강경에서 이러한 마음을 내기 위해서는 ‘겉모습이나 현상 및 관념의 덧없음을 알아, 이들에 현혹되지 않은 채로 올바르게 관찰해서 깨달음을 향하는 순수한 마음을 내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사실상 이 부분을 금강경의 핵심 주제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 금강경 내에서 석가모니는 앞서 수보리의 질문('보살승에 나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머무르고, 수행하고, 마음을 조복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 육도윤회에 빠진 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
    • 보시했다는 마음 없이 보시하는 것
    • 온갖 모욕과 번뇌를 감내하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는 것등을 그 대답으로 제시한다.
    • 모두 대승 불교에서의 보살행과 관련된 내용이다.
  • 그러면서 석가모니는 '~는 사실 ~가 아니기에 여래는 이를 ~라 설했다'라는 설명 구조를 반복하며, 관념에 현혹되어 위와 같은 보살행을 한다면 그건 이미 제대로 된 보살행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보살행을 해도 관념에 현혹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 같은 맥락에서 금강경은 당시 인도에서 유행하던 4가지 철학적 관념을 '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이라는 이름으로 칭하며 비판하고 있다. 각각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나'를 불변한 실체로 보는 관념(아상)
    • 인간은 다른 축생과 다르며, 만물위에 군림한다는 관념(인상)
    • 중생과 부처를 구분하여 스스로를 포기하는 관념(중생상)
    • 일정한 목숨이란것이 존재한다 하는 관념(수자상)
      ▶ 위 해석은 산스크리트어 원전 번역 및 주해를 참조한 것이다. 6조 혜능 조사는 많이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금강경 중 가장 해석이 분분한 부분이 바로 이 4가지 상에 대한 내용이며, 특히 한자 문화권에서 심하다.
  • 금강경에서는 아라한에 대해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미 삿된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애초에 아라한이 아니다'라는 서술이 있다. 이 부분은 상좌부 불교에서 아라한의 권위를 절대화하는 것을 비판하는 구절로 해석된다.
  • 그 외에 '깨달았다 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깨달았다는 것이다'라는 부분도 수차례 나오는데, 이러한 부분은 대승 불교의 공(空) 개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 금강경을 읽다 보면 '만약 이 중에 사구게라도 지녀 읽고 전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공덕은 크고도 클 것이다'라든지, '갠지스 강의 모래 알갱이의 수 만큼 보시를 하더라도, 이 경의 사구게를 지녀 읽고 전파하는 사람의 공덕이 그보다 훨씬 더 크다'는 구절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금강경 중에서도 사구게만을 따로 독송하는 사람이 예나 지금이나 많은 데는 이 구절들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5. 취급

  • 선종의 6대 조사 혜능이 금강경 중 '응무소주 이생기심(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야 한다)' 이라는 구절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며, 혜능은 제자들에게 금강경을 독송하는 것을 수행법으로 권하기도 했다. 선종의 공안집에서도 금강경이 자주 인용된다.
  • 이러한 전통 때문에 금강경은 대한불교조계종의 所依經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금강경만 독송하면서 수행하는 수행 공동체들도 있다.
    심지어는 금강경의 메시지와 비즈니스를 연결시킨 자기계발 서적도 있다.
  • 정도전이 성리학적 입장에서 불교를 비판하기 위해 저술한 책 불씨잡변도 금강경을 많이 인용하며 비판하고 있다.
  • 금강경은 불교의 경전이지만, 원불교에서도 경전으로 채택했다.
    ▶ 스님도 아니었고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 불교 공부를 한 적도 없는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불법으로 새 세상을 열겠다고 천명한 계기가 된 것이 금강경이다. 깨달음을 얻은 뒤 금강경을 접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성인 중의 성인으로 모시고 연원을 대었다.

6. 기타

  • 대승 불교와 선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경전이기 때문에 강연, 법회가 다양하게 있다.
    • 현각스님(Paul Muenzen): [불교방송] 살아 있는 금강경(영어 법문, 한글 자막)
    • 달라이 라마: 금강경 법회(티벳어 법문, 한국어 통역)
    • 법륜스님: 금강경 법회(한국어)
  • 둔황 석굴에서 발견된 금강경 판본은 868년에 간행됐으며, 내용 전체가 온전히 살아남아 있는 인쇄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 익산시 왕궁리에서 발견된 유물들 중 고려시대 은제도금 금강경 판본(국보 제123-1호)이 전주시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 금강경 마지막 四句偈는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오우치 요시타카의 辭世句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뒷부분인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만 읊은 뒤 할복했다.
  • 한국의 정치깡패인 임화수도 죽기 직전 금강경 몇 줄을 읊은 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 제4대 대한민국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불교계 인사 백성욱은 초기에는 화엄경을 위주로 수행하다가, 금강경 독송을 위주로 한 수행 운동을 일으켜서 20세기 후반 재가 불자들 사이에서 꽤 인지도가 있었다. 그는 금강경에서 중시하는 '無住相布施'와 '상의 타파'를 불자들이 동시에 실천할 수 있도록, 마음 속의 온갖 생각들과 감정 등을 부처님에게 '바치라(공양하라)'는 수행법을 고안해서 가르쳤고 본인도 그에 따라 수행했다.
  • 박정희 전 대한민국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독실한 불자였는데, 그는 수감 중 옥중 수양록 갈피에 금강경의 한 구절인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을 흰색 종이에 적어 끼워놓았다.
    ▶應無所主 而生其心: 색/성/향/미/촉/법 등 어느 곳에도 머무르지(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나게 해야 한다.
  • 한국 영화의 희대의 망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감독한 장선우는 이 영화가 망하고 나서도 '제작비 100억 보시한 셈 치자, 그래도 금강경은 세상에 알리지 않았냐' 라는 개드립을 날리기도 했다. 그게 금강경하고 대체 무슨 상관이야?
  • 의천도룡기에서 은근히 자주 언급되는 경전이기도 하다. 도액이 사손에게 금강경을 들려주어 깨달음을 얻게 하거나, 사손이 심마에 빠져든 장무기의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금강경을 읊어주기도 하는 등.



7. 관련 문서

금강경삼가해
금강경오가해설의
금강반야바라밀다경언해
금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