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與

耽古樓主 2022. 12. 25. 05:04
한문의 허사(虛詞)
與其 차라리
介詞連詞로 쓰인다. 이 글자의 전치사적 용법은 비교적 복잡하다. 간혹 부사로도 쓰인다.



(1)  전부” “모두라는 뜻의 부사로 쓰인다. 구체적으로는 자의 借字이다.

 

王覇, 安存, 危殆, 滅亡, 制與在我, 亡乎人. 荀子 王制篇
왕자가 되고 승리자가 되고, 편안히 보존되고, 위태롭게 되고, 멸망하는 일들을 제어하는 것은 모두 나에게 있는 것이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天下之君子與謂之不祥. 墨子 天地篇
천하의 군자들은 모두 이것이 불길하다고 말한다.

(2) 는 전치사로서 同 跟 和와 같다. 때로는 ~에대하여 또는 ~을향하여으로 번역할 수도 있다.

 

我諸戎飮食衣服不與華同. 左傳 襄公14
우리 융족들은 먹고 입는 것이 중화인들과 같지 않다.

, 周之胄裔也, 而棄在海濱, 不與姬通. 左傳 昭公30
오나라는 주나라의 후손으로, 바닷가에 버려져, 다른 희씨 나라와 내왕이 없었다.

諸君子皆與驩言, 孟子獨不與驩言, 是簡驩也. 孟子 離婁下
군자들은 모두 나 王驩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맹자만이 홀로 나()와 이야기하지 않으니, 이것은 나()를 얕보는 것이다.

齊人無以仁義與王言者. [豈以仁義爲不美也] 孟子 公孫醜下
제나라 사람들은 仁義를 가지고 왕에게 말하는 사람이 없다. [이것은 어찌 仁義를 좋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겠습니까?]

諸遷虜少有餘財, 爭與吏 求近處. 漢書 貨殖傳
함께 옮겨간 포로들로서 다소 남은 돈이 있었던 사람들은, 다투어 진나라 관리에게 뇌물을 바치고, 가까운 곳을 요구했다.

民之惡死而欲貴富以長沒也與我同. 國語 吳語
저 진나라 백성들이 죽기를 싫어하고, 부귀를 누리다가 천수를 다하고 죽었으면 하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러한 자의 전치사적 용법에 있어서, 때로는 전치사의 목적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그 목적어가 앞에 나와 있고, 그 목적어를 생략해도 文意 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 竪子不足與謀. 史記 項羽本紀
아이!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과는 함께 큰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

상기 예문에서는 자 밑에 자가 생략되었는데, 이 생략된 竪子를 나타낸다.

若備與彼協心, 上下齊同則宜撫安與結盟好. 資治通鑑 赤壁之戰
유비가 그들(유표의 두 아들)과 한 뜻이 되고, 위 아래도 가지런히 하나가 된다면, 저들을 위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저들과 동맹을 맺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상기 예문에서도 역시 자 밑에 자가 생략되었는데, 는 유비 및 유표의 문무관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문두의 備與彼이다.

(3)  위하여()”의 뜻으로 쓰인다.


漢王與義帝發喪. 漢紀 高帝紀
한왕은 의제를 위해 발상했다.

匡衡勤學, 邑人文不識家多書, 衡乃與其傭作, 而不求償. 西京雜記
광형은 공부하기를 좋아했다. 같은 마을 사람 중에 문불식이란 사람의 집에 책이 많았다. 광형은 그를 대신하여 일해주고 품삯을 받지 않았다.

 

(4) 는 피동을 나타내는 전치사로 쓰인다.

 

吳王夫差棲越於會稽, 勝齊於艾陵, 遂與勾踐禽, 死於干隧. 戰國策 秦策5
오왕 부차가 월왕 구천을 회계산에 몰아넣고는, 애릉에서 제나라를 이기고, 황지에서 패자의 맹약을 위해 모였을 때, 송나라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가, 그만 월왕 구천에게 뒷덜미를 잡혀, 간수에서 자살했다.

秦與天下罷, 則令不行於周矣. 戰國策 西周策
진나라는 천하 각군에 의하여 피폐해질 것이며, 명령이 주실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5)  介詞 용법으로 에 대하여(())”라는 뜻으로 쓰인다.

 

☞① 두 개의 실체 사이의 관계를 표시하고,
술어와 실체와의 관계를 표시한다.

吳有越, 腹心之疾, 齊與吳, 疥癬也。 《史記 越世家
오나라는 월나라와 인접국으로서, 마치 역병과 같은 관계였지만, 제나라와 오나라와의 관계는 작은 피부병과 같은 관계였다.

今秦之與齊也猶齊之與魯也. 史記 張儀列傳
현재의 진나라와 제나라와의 관계는 마치 제나라와 노나라와의 관계와 같다.

이상에 든 예문은 두 개의 실체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다음 예문은 술어와 실체와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것은 개빈구조의 일종으로 술어적 상황어에 해당한다.

縱軀委命兮, 不私與己 賈誼 鵬鳥賦
생명을 내던지는 것도 아깝지 않구나!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要離與慶忌之吳, 渡江, 中江, 要離力微, 坐與上風.吳越春秋 闔閭傳
요리와 경기가 오나라에 당도하여 장강을 건널 때, 거의 반쯤 와서 요리의 힘이 빠져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하여 앉았다.

(6)  接續詞(連詞)로 쓰여 서로 같거나 비슷한 단어를 연결한다. “” “” “을 뜻한다.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 論語 公冶長
선생님께서 인간의 본성과 천도를 말씀하시는 것은 (웬만해서는) 들을 수가 없었다.

子罕言利與命與仁。 《論語 子罕
선생님께서는 이익과 천명과 인에 대해서는 드물게 말씀하셨다.

殺晉君與逐出之, 與以歸之, 與複之, 孰利? 國語 晉語三
진군을 죽이는 것과 내쫓는 것과, 진나라로 데려오는 것과, 임금의 지위를 회복시켜주는 것과 어느쪽이 유리한가?

(7)  連詞로서 일정한 형식을 갖춰 비교를 나타낸다. 는 때로는 與其로 쓰인다.


(與其) A 豈若(不若 不如 孰若) B : “A 하느니 차라리 B 하는 것이 낫다.”

¶ “與我處畎畝之中, 由是以樂堯舜之道, 吾豈若使是君, 爲堯舜之君哉! 吾豈若使是民, 堯舜之民哉!” 孟子 萬章上
[“그에게로 간다면 내가 어찌 밭 가운데 살며, 그렇게 함으로써 요 임금과 순 임금의 도를 즐기는 것 같기야 하겠는가!” 하고 말했던 것이다. 탕이 세 차례나 사람을 보내 그를 초빙했다. 그제야 번연(飜然)히 마음을 바꾸고 이르기를,] “내가 밭 가운데에 살며, 그렇게 함으로써 요 임금과 순 임금의 도를 즐기는 것이, 어찌 이 임금을 요 임금이나 순 임금으로 만드는 것 같기야 하겠는가! 이 백성을 순 임금의 백성으로 만드는 것 같기야 하겠는가!”

喪禮, 與其哀不足而禮有餘也, 不若禮不足而哀有餘也; 祭禮, 與其敬不足而禮有餘也, 不若禮不足而敬有餘也. 禮記 檀弓上
상례에 있어서는, 슬퍼함이 부족하고 예가 남음이 있는 것보다는, 예가 좀 못 미치더라도 애통함이 충분한 것이 낫다. 제례에 있어서는, 공경심이 부족하고 예가 남음이 있는 것보다는, 예가 좀 못 미치더라도 공경심이 충분한 것이 낫다.

與其生而無義固不如烹. 史記 田單列傳
살아서 의로운 일을 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삶겨서 죽는 편이 낫다.
: 응대사로 쓰이는 경우 당연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與吾得革車千乘, 不如聞行人燭過之一言也. 韓非子 難二篇
병거 천량을 얻기보다는 차라리 지나가는 행인의 꿰뚫어보는 한 마디를 얻어 듣는 편이 낫다.

與其殺是童, 孰若賣之? 柳宗元: 童區寄傳
童僕을 죽여버리기보다는, 어찌 팔아버리는 것만 같으랴?

한편 이 與其A 不如B” 문형의 與其A” 부분을 후치시켜 놓는 문장이 간혹 보이는데, 이는 변형 문장으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예를 들면 다음 예문과 같다.

不如逃之. 無使罪至, 爲吳大伯, 不亦可乎? 猶有令名, 與其及也. 左傳 閔公元年

상기 예문은 與其及也의 구문이 맨 앞에 놓여야 한다. 따라서 이 현대 중국어 역문과 우리 말 역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화를 입느니 차라리 외국으로 도망가는 편이 낫다. 죄에 걸릴 것도 없고, 오태백과 같이 되는 것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그래도 오히려 아름다운 이름이 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A B” 형식의 문장도 역시 “A하느니 차라리 B하는 편이 낫다로 해석된다.


與人刃我, 寧自刃. 史記 魯仲連傳
남의 칼에 죽느니 차라리 내 스스로 죽겠다.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論語 八佾
아랫목 신에게 잘 보이느니 차라리 부엌 신에게 잘 보이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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