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餘桃之罪(여도지죄) / 逆鱗(역린)

耽古樓主 2023. 3. 14. 01:43

먹다 만 복숭아를 주어도 밉지 않았다가...

 

昔者彌子瑕有寵於衛君。
옛날 彌子瑕가 衛나라 임금(衛靈公)에게 총애를 받았다.

衛國之法,竊駕君車者罪刖。
위나라 법에는 몰래 임금의 수레를 탄 사람은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을 받았다.

▲ 罪刖(죄월) : 월형에 처하다()은 고대의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

 

彌子瑕母病,人閒往夜告彌子,彌子矯駕君車以出,君聞而賢之曰:「孝哉,為母之故,忘其刖罪。」

미자하의 어머니에게 병이 있어서, 어떤 사람이 밤에 몰래 와서 미자하에게 알리자, 임금의 명령이라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타고 나갔는데, 영공은 그 사실을 듣고 그를 현명하다고 말하였다.

“효성스럽구나! 어머니를 생각한 나머지 발꿈치가 잘리는 죄도 잊어버리니.”

▲ 人間往夜(인간왕야) : 사람이 몰래 밤에 와서 알리다은 몰래의 뜻

▲ () : 속이다.

異日,與君遊於果園,食桃而甘,不盡,以其半啗君,君曰:

「愛我哉,忘其口味,以啗寡人。」

어느 날 영공을 모시고 과수원으로 산책하러 나갔는데, 미자하가 복숭아가 맛있게 먹다가 다 먹지 못하고 먹다 남은 반을 영공에게 권하였다. 영공이 말하였다.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 맛있는 것을 잊고 나에게 먹으라고 권하니.”

▲ 啗君(담군) : 임금에게 먹이다은 먹일 ’.

 

及彌子色衰愛弛,得罪於君,君曰:

「是固嘗矯駕吾車,又嘗啗我以餘桃。」

이윽고 미자하의 얼굴이 쇠하여 영공의 총애도 식었을 때, 미자하가 임금에게 죄를 지었다. 영공이 말하였다.

“이놈은 거짓말로 내 수레를 탄 적이 있었다. 또 언젠가는 먹다 남은 복숭아를 먹인 일도 있었다.”

▲ 色衰愛弛(색쇠애이) : ‘여인이 늙어 자색의 쇠퇴로 총애를 잃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미자하가 늙어감을 말함.

 

故彌子之行未變於初也,而以前之所以見賢,而後獲罪者,愛憎之變也。

미자하의 행동은 처음과 같고 변하지 않았으나, 전에는 좋게 보이다가 뒤에는 벌을 받음은 사랑이 미움으로 바뀐 까닭이다.

 

故有愛於主則智當而加親,有憎於主則智不當見罪而加疏。

그러므로 군주에게 나에 대한 사랑이 있을 때는 옳은 말을 하면 받아들여서 더욱 가까워지고, 미워함이 있으면 옳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죄를 입어 더욱 멀어진다.

 

故諫說談論之士,不可不察愛憎之主而後說焉。

그러므로 의견을 말하고 의논하려는 사람은 군주의 나에 대한 애증을 살핀 후에 유세하지 않으면 안 된다.

 

夫龍之為蟲也,柔可狎而騎也,然其喉下有逆鱗徑尺,若人有嬰之者則必殺人。

무릇 용이라는 동물은 길들이면 사람이 타고 다닐 정도로 온순한 짐승이지만, 턱 밑에 직경이 한 자 되는 거슬러 난 비늘이 있어서, 만약 이를 건드리면 곧 사람을 죽이고 만다.

▲ () : 동물.

▲ () : 온순하다순종하다.

▲ 徑尺(경척) : =경촌(徑寸). 한 치의 지름.

▲ () : ()과 통하여 접촉하다(=)는 뜻.

 

人主亦有逆鱗,說者能無嬰人主之逆鱗,則幾矣。

임금에게도 이 같은 <역린>이 있으니 유세하려는 자는 임금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어야만 설득이 가능하다.

한비자가 자신의 유세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설움과 안타까움에서 저술한 세난(說難):유세의 어려움편 마지막 구절이다.

[출처] [한비자(韓非子) 세난편(說難篇)] 6.여도지죄(餘桃之罪)/역린(逆鱗)|작성자 swings81

용은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턱 밑의 역린을 건드릴 생각일랑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