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空山無人 水流花開 본문
萬里靑天 雲起雨來.
空山無人 水流花開.
끝없는 푸른 하늘 구름이 일고 비가 오네.
빈산에 사람도 없는데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해설
이시는 황정견이 썼다고는 하나, 황정견의 시집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萬里靑天이란 구절이 나오기에 황정견의 시라고 전해진다.
蘇軾은 당나라 말기의 화가 장현의 그림 “아라한상”을 구하여 그 그림을 보고 “십팔대아라한송”을 지었는데, 그 게송 중의 제9수에 ‘空山無人 水流花開’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를 보면 소식과 황정견은 동시대 사람들이어서 누가 먼저 이 글을 지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다만 그 시기에 소식과 황정견의 영향으로 ‘강서시파’가 형성되었고, 그때는 점철성금(點綴成金)과 탈태환골(奪胎換骨)이 주된 시론이 되었다.
그리하여 시의 차운을 배척하기보다는 선배의 시인의 정신을 취하여 학문과 성정의 노력으로 새로운 창작을 강조했다.
이러한 예는 소식 이전에도 당나라 시인 劉乾의 시에서 “空谷無人 水流花開”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를 송대 최고의 시인인 蘇軾이 몰랐을 리는 없다.
그러나 소식은 谷을 山으로 바꾸고 시를 지었다.
이를 보면, 오래 전부터 여러 시인의 수차의 퇴고를 거치며 문구가 膾炙되었으리라 추측한다.
그리하여 空山無人 水流花開라는 구절은 면면히 이어져, 멀리 조선의 시인은 물론 화가와 禪僧도 이 문구를 차운하기도 하고, 고쳐 쓰기도 했다.
특히 水流花開란 구절은 멀리 당나라 시인인 司空圖와 劉乾과 송나라 蘇東波의 시에도 나온다.
유명한 화가인 崔北과 檀園 金弘道도 水流花開圖를 그렸다.
서예가들도 즐겨 쓰는 구절이다. 秋史 金正喜의 글씨도 전해온다.
하늘은 우주 또는 신을 의미한다. 구름이 일고 비가 온다는 말은 자연의 법칙을 나타낸다. 인간의 역할이 없어도 자연의 섭리는 물 흐르듯 때를 좇아 꽃을 피운다.
이 시에는 불교의 解脫과 노장의 無爲自然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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