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同散異

禮記(예기)에 관하여

耽古樓主 2024. 1. 2. 01:44

예기천견

 

1. 正義

 

《禮記》는 중국 고대 儒家 經傳인 五經의 하나로서, 王朝의 제도·喪服·動作의 규칙·禮의 해설·예악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원래 《禮記》의 ‘記’는 禮에 대한 ‘참고’의 뜻이매, 예 또는 禮經에 관련된 토론·주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즉, 《禮記》는 일반 명사로서 "禮의 註釋書"였다.

《禮記》는 《儀禮》, 《周禮》와 함께 중국의 三禮 중 하나이다.

 

 

2. 성립과정

 

공자가 춘추·서경·시경을 찬술하고 나자, 三代의 문물·예법을 집대성하여 체계화시킬 필요성을 느낀 유가 지식인들이 이에 관련된 내용을 모으기 시작하여, 이후 漢나라 시대에 결집한 것이 지금의 《禮記》가 되었다 함이 學界의 通說이다.

 

한 무제 시대에 한나라의 제후인 하간헌왕이 공자와 그 후학들이 지은 141편의 저작을 모아 정리한 후, 그 후에 한 선제 시대에 유향과 戴德, 戴德의 조카 戴聖이 잇따라 증보하거나 간추렸다.

유향이 214편으로 엮었고, 대덕이 85편으로, 대성이 49편으로 편집하였다.

 

현재 전하고 있는 《禮記》는 戴聖에 의해 편집되었다고 전해지며, 별칭은 小戴禮라고 한다. 小戴禮인 이유는 숙부인 戴德이 남긴 大戴禮와 구분하기 위함이다.

 

소대례와 대대례의 성립에 대해서도 또 두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隋書 經籍志에 의한 설로, 본래 漢書 藝文志에 언급된 '記 141편'에서 대덕이 먼저 85편을 뽑아 《禮記》를 만들었고, 조카인 대성은 대덕의 《禮記》에서 다시 46편을 골라 《禮記》를 만들었으며, 이 대성의 《禮記》에 後漢 말 馬融이 3편을 추가해 지금의 49편 《禮記》가 나타났다는 설이다. 이 설에 따르면 대대례기와 소대례기는 본래 하나였다는 말이 된다.

또 다른 설은 鄭玄의 六藝論에서 '기 141편'을 보고 두 사람이 서로 별도의 축약본으로 썼다는 설이다.

어쨌든, 《禮記》라는 책은 공자 사후, 유가의 지식인들이 禮에 대한 기록이나 공자의 언설을 중심으로 모아온 수많은 기술로 구성된 자료집이며, 그 가운데 대성이 찬술한 小戴禮가 대표적인 지위를 차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禮記》의 구성( 小戴禮  49편 )

 

제1편 곡례 상

제2편 곡례 하

제3편 단궁 상

제4편 단궁 하

제5편 왕제

제6편 월령

제7편 증자문

제8편 문왕세자

제9편 예운

제10편 예기

제11편 교특생

제12편 내칙

제13편 옥조

제14편 명당위

제15편 상복소기

제16편 대전

제17편 소의

제18편 학기

제19편 악기

제20편 잡기 상

제21편 잡기 하

제22편 상대기

제23편 제법

제24편 제의

제25편 제통

제26편 경해

제27편 애공문

제28편 중니연거

제29편 중니한거

제30편 방기

제31편 중용

제32편 표기

제33편 치의

제34편 분상

제35편 문상

제36편 복문

제37편 간전

제38편 삼년문

제39편 심의

제40편 투호

제41편 유행

제42편 대학

제43편 관의

제44편 혼의

제45편 향음주의

제46편 사의

제47편 연의

제48편 빙의

제49편 상복사제

사서의 하나인 大學(42편), 中庸(31편)은 본래 《禮記》의 한 편이었다.

 

 

4. 註釋書

 

《禮記》는 그 내용에 드러난 器物의 문제나 기간, 제도 등으로 인해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아 여러 주석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정현의 禮記注.

여기에 당나라 공영달(孔穎達)이 疏를 달아 禮記正義를 유통시켰으며, 이것이 十三經注疏에 포함되면서, 오랜 기간 《禮記》의 정통적 해석으로 굳혀졌다. 그랬던 것이 원나라의 주자학자 진호(陳澔)가 주자학적 입장에서 주석을 달았는데 이것이 禮記集說이다.

예기집설

《禮記》는 기본적으로 17편에 불과한 《儀禮》, 6편으로 구성된 《周禮》에 비교하여 49편으로 기본적인 양이 尨大하며, 주석은 더욱 尨大한 양을 자랑한다. 그 때문에 경문만 다 읽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평가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백제의 五經博士 등의 호칭이 삼국사기에 보이므로, 삼국시대에 이미 전래하였다고 생각되며 일본에도 전파되었다 한다.

 

조선 초의 유학자 權近이 저술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교 경전 주석서 五經淺見錄 중 《禮記》에 해당하는 禮記淺見錄이 한국 최초의 예기 주석서이다. 이 禮記淺見錄은 한국 經學의 精髓임과 동시에, 조선의 독자적인 유교적 학맥이 성립할 수 있었던 근본으로 평가받는다.

 

 

5. 完譯本

 

현재 《禮記》의 완역본으로는 3종이 있다.

① 하나는 1987년 李相玉 교수가 번역한 명문당판 《禮記》이고,

② 또 하나는 2000년 한학자 池載熙가 번역한 자유문고판 《禮記》이다. 이 두 번역은 모두 《禮記》의 經文만을 번역하고 있다.

③ 나머지 하나가 정병섭이 번역한 『禮記集說大典』이다.

學古房에서 지난 2009년부터 출간·판매하고 있으며, 2017년 12월 드디어 완간되었다. 전체 권수가 무려 53권이다. 정병섭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18년 9책 분량으로 金在魯의 『禮記補註』마저 완역하였으며, 한술 더 떠 2019년 10월 조선 초의 유학자 權近이 저술한 한국 최초의 《禮記》 주석서 『禮記淺見錄』까지 7책 분량으로 완역하는 氣焰을 토했다.

통상 『大學』과 『中庸』은 四書로 분류해서 번역에서 빼버리는 기존의 관행과는 달리 『禮記正義』의 대학편, 중용편을 기준으로 번역해서 전체 편을 꽉 채웠다.

최초 완역이라는 점뿐 아니라 이 측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번역이다.

출판사의 문제인지 번역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완벽히 순차적으로 출간된 것은 아니며, 막대한 주석의 양 때문인지 1권에 1개의 편을 다룬다.

 

 

 

6. 《禮記》의 가치

 

《禮記》의 내용은 의례의 해설·음악·정치·학문뿐만 아니라 예의 근본정신까지 다방면에 걸쳐 서술되어 있어 고대인의 禮에 관한 생각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고대인의 生活相에 대하여 다소나마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雜同散異'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月·日의 別稱  (1) 2024.01.02
禮記(예기)  (1) 2024.01.02
小寒에 관하여  (2) 2023.12.25
衍文(연문)에 관하여  (0) 2023.10.09
井田法(정전법)  (0)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