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300수

228.雜詩(잡시)-王維(왕유)

耽古樓主 2023. 12. 13. 02:45

唐詩300首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雜詩〈잡시〉
-王維(왕유)

 

君自故鄕來 應知故鄕事.
그대는 고향에서 오셨으니 응당 고향 일을 아시겠지요.


來日綺窗前 寒梅著花未.
오시던 날 창 앞의 매화엔 꽃이 피었던지요.

 
 

2.通釋

 

그대는 고향에서 오셨으니, 당연히 고향의 모든 소식을 알고 계시겠지요. 궁금한 것은 많지만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그곳을 떠나시던 날에 저희 집 창 앞의 매화에는 꽃이 피었는지요, 아직 피지 않았는지요?

 
 

3.解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雜詩〉는 모두 3수인데, 이는 그중 제2수이다.
제목이 〈雜詠〉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이 시는 구어체로 질문하는 방식을 통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는데, 시어의 精鍊을 통해 言外의 뜻을 담고 있다.
1‧2구는 짧은 10자의 시에 ‘故鄕’이란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고향을 떠난 자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실함을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기법이라 하겠다.
고향에서 온 객에게 묻고 싶은 것은 분명 많을 테지만, 3‧4구에서 화자는 다른 것은 묻지 않고 창 앞의 매화가 피었는지 아닌지만을 묻고 있다.
이는 복잡한 여러 생각을 단순화시키고, 實質을 空靈으로 바꾸어 긴박하지 않은 어조를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질문은 진정이 담겨 있으면서 아울러 雅趣를 지닌다.
그리고 매화는 松竹과 더불어 ‘歲寒三友’라 불리는데, 이는 인격의 고매함, 성품의 고결함을 상징한다.
즉 매화의 개화 여부에 대한 질문은 자신이 지키고 있는 고결한 품행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제1수와 제3수는 다음과 같다.
“집이 맹진의 물가에 있으니, 문은 맹진의 나루를 마주하고 있지요. 늘 강남의 배가 있는데, 보낸 편지가 집에 갔을까요.[家住孟津河 門對孟津口 常有江南船 寄書家中否]”(제1수) “이미 매화가 핀 것을 보았고, 다시 새가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시름겨운 마음으로 봄풀을 보다가, 계단 위에 돋을까 걱정됩니다.[已見寒梅發 復聞啼鳥聲 愁心視春草 畏向階前生]”(제3수)

 

 

 

4.集評

 

○ 鍾云 寒梅外不問及他事 妙甚 來日二字如面對語 - 明 鍾惺, 《唐詩歸》 卷9 盛唐4
鍾惺은 말한다.
“매화 외에 다른 일은 묻지 않았으니, 대단히 묘하다.
‘來日’이라는 두 자는 마주하고 한 말 같다.”

○ 陶淵明詩云 爾從山中來 早晩發天目 我居南窗下 今生幾叢菊
陶淵明(陶潛)의 詩 “그대 산중에서 왔으니, 얼마 전에 天目山을 떠나왔겠지. 내가 살던 남창 아래엔, 지금 몇 떨기 국화꽃이 피었는가.[爾從山中來 早晩發天目 我居南窗下 今生幾叢菊]”(〈問來使〉)와,
王介甫詩云 道人北山來 問松我東岡 擧手指屋脊 云今如許長
王介甫(王安石)의 詩 “도인이 북산에서 오셨으니, 우리 東岡의 소나무를 묻습니다.
손을 들어 용마루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지금은 이처럼 길다고 하네.[道人北山來 問松我東岡 擧手指屋脊 云今如許長]”(〈道人北山來〉)는
與右丞此章同一杼軸 皆情到之辭 不假修飾而自工者也
右丞(왕유)의 이 시와 같은 구조이니, 모두 정이 담긴 말로 수식을 빌리지 않고도 절로 공교롭게 된 작품이다.
然淵明介甫二作 下文綴語稍多 趣意便覺不遠
그러나 도연명과 왕개보의 두 작품은 아래에 글을 이은 것이 말이 조금 많아 雅趣가 심원하지 않게 느껴진다.
右丞只爲短句 一吟一咏 更有悠揚不盡之致 欲于此下復綴一語不得 - 淸 趙殿成, 《王右丞集箋注》 卷13
右丞만이 短句로 지어 한 번 읊조리매 곧 그 여운이 무궁하여 다하지 않는 아취가 있어 이 아래에 다시 한마디를 덧붙이려고 하여도 그럴 수 없다.

○ 與前首 俱口頭語 寫來眞摯纏綿 不可思議 着綺窗前三字 含情無限 - 淸 黃叔燦, 《唐詩箋注》
앞의 작품과 더불어 모두 구어체인데, 그려낸 것이 진실하고 정이 깊어 헤아릴 수 없다.
‘綺窗前’ 석 자에 담긴 정이 무궁하다.

○ 問得淡絶妙絶
묻는 것이 대단히 담박하면서도 절묘하다.
如東山詩有敦瓜苦章 從微物關情 寫出歸時之喜
마치 〈東山〉의 ‘有敦瓜苦’章에서 미물로부터 마음이 움직여서 돌아갈 때의 기쁨을 그려낸 것과 같다.
此亦以微物懸念 傳出件件關心 思家之切
이 시 역시 미물에 생각을 두고 하나하나 마음을 연결시켜 집을 그리워함이 절실하다.
此等用意 今人那得知 - 淸 宋顧樂, 《唐人萬首絶句選評》
이러한 用意를 지금 사람들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 通首都是訊問口吻 而遊子思鄕之念 昭然若揭 - 淸 王文濡, 《唐詩評注讀本》
시 전체가 모두 구어체로 묻고 있어, 나그네가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 故鄕久別 釣游之地 朋酒之歡 處處皆縈懷抱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되니, 낚시하고 노니는 장소와 벗들과 술을 마시는 즐거움 곳곳에 모두 회포가 엉켜 있을 것이다.
而獨憶窓外梅花 論襟期固雅逸絶塵 論詩句復淸空一氣
그런데 오로지 창밖의 매화만을 생각하였으니, 그 품은 뜻을 논하면 본디 風雅飄逸하여 세속을 벗어났고, 시구를 논하면 더욱 맑고 적막한 한 기운을 지녔다.
所謂妙手偶得也 - 現代 兪陛雲, 《詩境淺說》
이른바 妙手를 우연히 얻은 것이라 하겠다.

 

 

 

5.譯註

 

▶ 來日 : 고향에서 떠난 날을 말한다.
▶ 綺窗 : 아로새기거나 그림으로 장식한 화려한 창을 뜻한다.
▶ 著花 : 開花의 뜻이다.
▶ 有敦(퇴)瓜苦章 : 《詩經》 〈豳風 東山〉의 “내가 동산에 가서,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였네.……주렁주렁 달린 쓴 오이, 저 밤나무 섶에 있네. 내가 이것을 보지 못한 것이 지금 삼 년이 되었구나.[我徂東山 慆慆不歸……有敦瓜苦 烝在栗薪 自我不見 于今三年]”라는 내용을 말한다.
부역을 갔던 남편이 3년 만에 돌아와서, 오이와 밤나무 등의 흔한 물건을 보고 기뻐한다는 내용이다.

 
 

6.引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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