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題目 作者 原文 解釋
閨怨〈아내의 원망〉 -王昌齡(왕창령) |
閨中少婦不知愁 春日凝妝上翠樓.
규방의 어린 아내 근심을 몰랐는데 봄날 화장하고서 翠樓에 오르더니.
忽見陌頭楊柳色 悔敎夫婿覓封侯.
문득 길가의 버드나무 색을 보고는 서방님 封侯 찾아 떠나게 한 것을 후회한다네.
2.通釋
깊은 규방의 어린 아내는 수심이 무언지도 알지 못한 채, 화창한 봄날이라고 예쁘게 화장한 후 화려한 누각에 오른다.
그러다 문득 길가의 푸른 버들잎을 보고는 벌써 봄이 왔음을 깨닫고, 남편이 功名을 구하러 멀리 떠나도록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며 후회를 한다.
3.解題
唐代의 많은 시인들이 閨怨詩를 썼지만, 왕창령의 이 시는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名篇이다.
詩題는 ‘閨怨’이지만 원망이 아닌 ‘不知愁’로 시를 시작하였다.
근심을 알지 못한 채 그녀는 밝고 환한 봄빛 속에 있다.
남편이 멀리 변방에 가 있을 때 그녀는 예쁘고 화려하게 꾸미고서 취루에 올라 봄의 경치를 감상한다.
그녀는 ‘不知愁’로 말미암아 ‘凝妝’한 것이고 ‘上翠樓’한 것이니, 두 번째 구절로 연결되는 詩想이 매우 교묘하다.
제3구는 전체 시의 전환점이다.
그녀가 한참 흥에 겨워 멀리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시야에 들어온 푸른 버들은, 그녀의 마음속 깊이 감추어져 있던 근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버들 빛으로 인해 그녀는 물 흐르듯 가는 시간, 헛되이 지나가는 청춘을 연상한다.
게다가 버들을 꺾어 이별할 때 주었던 일에 생각이 미치자 이별의 근심이 끝없이 밀려온다.
너무나 아름다운 이 봄빛을 함께 감상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을 대하면서도 오히려 후회와 원망이 생기는 것이다.
시 전체는 봄날의 풍경을 보며 급변하는 어린 아내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여 閨怨을 말하였는데, 그 구상과 표현수법이 신선하고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4.集評
○ 宮情閨怨作者多矣 未有如此篇與靑樓曲二首 雍容渾含 明白簡易 眞有雅音 絶句中之極品也 - 明 顧璘, 《批點唐音》
宮人의 情과 閨房의 怨望을 쓴 시인은 많지만, 이 시와 〈靑樓曲〉 2수처럼 온건하면서도 함축적이고, 분명하면서도 간략한 것은 없다.
참으로 高雅한 音調가 있으니 絶句 가운데 최상급이다.
○ 以不知愁故能凝妝 因見柳色而念及夫婿 眞得卷耳草蟲遺意 - 明 陳繼儒, 《唐詩三集合編》
‘不知愁’이기 때문에 ‘凝妝’할 수 있었던 것이요, 버들의 푸른빛을 봄으로 인해 남편에게 생각이 미친 것이니, 진실로 〈卷耳〉와 〈草蟲〉의 남은 뜻을 얻었다.
○ 傷離者莫甚于從軍 故唐人閨怨 大抵皆征婦之辭也 一見柳色而生悔心 功名之望遙 離索之情亟也 - 明 唐汝詢, 《唐詩解》
이별을 슬퍼하는 것은 從軍하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唐人의 閨怨은 대체로 모두 遠征을 나간 남편의 아내들이 하는 말이다.
한 번 버들의 푸른빛을 보고서 후회하는 마음이 생겨나니, 功名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은 遙遠하고 헤어져 홀로 지내는 마음은 지극하기 때문이다.
○ 寫閨中嬌憨之態如畫 - 淸 李鍈, 《詩法易簡錄》
규방 여인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을 그림 그리듯 묘사하였다.
○ 風與騷 則全唐之所自出 不可勝擧
〈國風〉과 〈離騷〉는 唐代 詩 전체가 거기에서 나온 것으로 이루 다 열거할 수 없다.
忽見陌頭楊柳色 悔敎夫婿覓封侯 興也 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 比也 海日生殘夜 江春入舊年 賦也 - 淸 吳喬, 《圍爐詩話》
‘忽見陌頭楊柳色 悔敎夫婿覓封侯’는 興이고, ‘지는 해 무한히 좋다마는, 다만 황혼에 가깝구나.[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는 比이고, ‘바다의 해는 남은 밤에서 나오고, 강의 봄은 옛 세월로 들어가네.[海日生殘夜 江春入舊年]’는 賦이다.
○ 不知忽見四字 爲通首關鍵 - 淸 宋宗元, 《網師園唐詩箋》
‘不知’ ‘忽見’ 네 字는 전체 시의 關鍵이다.
○ 詩謂少婦天懷憨稚 未解閑愁
이 시는 천진한 마음을 지닌 어린 아내가 수심을 풀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弧矢四方 乃男兒所當務
사방으로 활을 쏘며 다니는 것은 남자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値春風扇和 依然掃黛凝妝 登翠樓而憑眺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올 때, 평소와 다름없이 눈썹을 그리고 예쁘게 화장을 한 후 翠樓에 올라 멀리 바라본다.
忽見陌頭柳色靑靑 春光容易 始悔令浪游夫婿
문득 길가의 버들 색이 푸르러 봄날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니, 비로소 남편을 멀리 떠나게 한 것이 후회스럽다.
輕挂離帆 貪覓封侯之印 致抛同夢之詩
그는 가볍게 돛을 달고서 封侯의 印을 찾고자 갔지만, 〈同夢〉의 시는 버려두고 만 것이다.
凡閨侶傷春 詩家所習詠
무릇 규방의 여인이 봄을 가슴 아파하는 것은, 시인들이 으레 읊던 소재였다.
此詩不作直寫 而于第三句 以忽見二字 陡轉一筆 全首皆生動有致
이 시는 直敍하지 않고 제3구에서 ‘忽見’ 두 글자로써 갑자기 필세를 전환시키니, 전체 시가 모두 살아 움직이듯 운치가 있다.
絶句中每有此格 - 現代 兪陛雲, 《詩境淺說》
絶句에는 매양 이런 격식이 있다.
5.譯註
▶ 不知愁 : ‘不曾愁’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春日凝妝上翠樓 : ‘凝妝’은 ‘盛妝’과 같은 뜻으로, 정성을 다해 꾸미는 것을 말한다.
‘翠樓’는 靑樓로써 귀족들이 집안에 세워놓은 화려한 누각이다.
▶ 陌頭 : 길가를 가리킨다.
▶ 覓封侯 : 封侯의 지위를 얻기 위해 從軍하는 것을 이른다.
당나라 때는 이민족과의 전투가 많았으므로, 변방에 從軍하여 벼슬을 얻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었다.
▶ 〈卷耳〉와 〈草蟲〉 : 〈卷耳〉는 《詩經》 〈周南〉의 편명으로, 남편인 文王을 后妃가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草蟲〉은 《詩經》 〈召南〉의 편명으로, 부역을 간 남편을 홀로 거처하는 아내가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 석양이……때라네 : 李商隱의 〈登樂遊原〉의 3‧4구이다.
《唐詩三百首 3》 248번 참조.
▶ 바다의……들어가네 : 王灣의 五言律詩 〈次北固山下〉의 마지막 두 구이다.
《唐詩三百首 2》 97번 참조.
▶ 〈同夢〉의 시 : 《詩經》 〈齊風 雞鳴〉편에 ‘벌레가 날아 윙윙거리는 새벽, 그대와 함께 꿈꾸는 것 달콤하도다.
朝臣들이 모였다 장차 돌아가게 된다면, 행여 나 때문에 당신조차 미워하지 않을까.[蟲飛薨薨 甘與子同夢 會且歸矣 無庶予子憎]’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옛날 어진 后妃가 人君을 처소에서 모시고 있으면서 날이 새려 할 때 人君으로 하여금 일찍 일어나 조회를 보도록 아뢰는 내용이다.
훗날 이것은 夫妻의 情이 깊은 것을 나타내는 典故로 사용되었다.
6.引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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