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112)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太平閑話滑稽傳 吾事去矣 有吏姓周者美風姿.周氏 姓의 아전이 있었는데, 風貌와 容姿가 아름다웠다. 覲省還鄕 投宿一村舍 適主家醮女.어버이를 뵈러 고향으로 가다가 시골집에서 묵게 되었는데, 마침 주인집에서는 딸의 혼례를 치르는 참이었다.▶覲省: 覲親과 같다▶適: 마침. 허사 適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適한문의 허사(虛詞) 適 適會 때마침 “適맞을적”은 실사로서 “가다” “시집가다” “적합하다” 등의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논하지 않는다. 허사로서는 부사로 쓰여 “때마침”이라는 뜻koahn.tistory.com▶醮: 제사(祭祀)를 지내다. 여기서는 醮禮(혼인)를 말함. 周冀霑餘瀝 更衣徘徊門屛間.그래서 周는 남은 술로 목을 축이려, 옷을 갈아입고 門屛 사이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霑餘瀝: 霑: 적시다. 은혜..
太平閑話滑稽傳 風馬 宰臣姓崔者性過緩 嘗以重價 市馬於肆 三年不知爲牝.최씨(崔氏) 성의 재신(宰臣)이 성격이 지나치게 느긋하여, 일찍이 시장에서 비싼 값으로 산 말이 3년이 되도록 암말인 줄을 몰랐다.▶宰臣: 조선 시대에는 문하부·의정부(議政府)의 정이품 이상의 벼슬아치를 칭하는 말이었다. 一日 騎赴族會 有風馬者 衆笑曰崔宰臣之馬也 하루는 그 말을 타고 친척의 모임에 갔는데, 암내를 내어 날뛰는 말이 있으매, 사람들이 웃으며 말하였다."최 재신의 말이구나“▶풍마(風馬): 발정을 해서 날뛰는 말 崔徐徐言曰吾馬是牝耶 吾初意父馬而買之 賊奴欺我爾.최(崔)가 느릿느릿 말했다. "내 말이 암말이던가? 내가 처음에 수말을 살 생각을 하고 그것을 샀는데…. 그 도둑놈이 나를 속였구나.“▶父馬:씨말. 숫말▶그 도둑놈: 말을..
太平閑話滑稽傳 西天吾不欲往也 有一豪將姓李者 病劇請醫診之 左粉黛而右琴瑟 酒肉羅前.성(姓)이 李씨인 어떤 호기로운 장군(豪將)이 병이 심해서 의원을 불러 진찰을 받는데, 왼쪽에는 단장한 여인을 앉혀 놓고, 오른쪽에 있는 여인에게는 거문고를 튕기게 하고는 술과 고기를 앞에 늘어놓고 있었다. 醫曰 如欲理病 宜先去此等物耳.의원이 말하였다."만약 병을 다스리려면 먼저 이런 것들을 치우셔야 합니다" 豪將曰吾之欲朝夕之延命者 正爲此等物耳.如使去之 雖享百年 吾不欲也.豪將이 말하였다."내가 조석(朝夕)으로 목숨을 늦춰보려는 것은 정말로 이런 것들 때문일 뿐이오. 만약 이런 것을 치워 버리게 한다면, 비록 100년을 산다고 한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소" 醫笑而退 의원이 웃고 물러났다. 又有一人語曰宜斷酒肉 念佛持戒.또 어떤 사..
太平閑話滑稽傳 甘醴不醉 星州有士族子 新婚甚昵廢學 父詔曰少之時 戒之在色 況男女之際 情摯有別 乃成家道.宜遊學京師 立揚顯親.성주(星州)에 어떤 선비의 아들이 있었는데, 신혼에 아내를 너무 좋아해서 공부를 폐할 지경이니, 아버지가 가르쳐 말하였다."젊을 때 경계해야 할 것은 여자다. 더욱이 남녀 사이에는 정이 도타와도 분별이 있어야 이에 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진다. 마땅히 서울에 유학해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어버이를 顯揚해야 할 터이다.“▶ 성주: 성주목(星州牧). 경상도에 속했던 지명이다.▶ 젊을 때 경계해야 할 것은 여자다: ≪논어≫季氏>에 나오는 구절 "少之時戒之在色"의 뜻이다. 論語集註 季氏 第十六(논어집주 계씨 제십육) 第七章▣ 第七章 孔子曰: 「君子有三戒:少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及其壯也,血氣方..
太平閑話滑稽傳 禿頭贊歌 孔先生嘗泛舟驪江墮水, 拯者初捽其髮不得 再捽其髥而出之.孔先生(孔頎)이 배를 타고 여강(驪江)을 건너다가 물에 빠진 적이 있는데, 건져 주는 사람이 처음에 머리카락을 잡으려 했으나 잡을 수가 없어, 다시 수염을 잡아 그를 구출했다.▶驪江: 경기도 여주목 북쪽에 있는 강으로, 한강의 상류다.▶건져 주는・・・ 잡을 수가 없어: 공기가 대머리였기 때문에 잡을 머리카락이 없었다는 말이다.▶拯(증): 건지다.▶捽(졸): (머리채를)잡다. 孔挽髥祝之曰 “德哉髥乎! 微爾吾將與屈原而同遊矣”孔이 수염을 어루만지며 축복했다."크도다, 수염이여, 네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거의 굴원(屈原)과 함께 놀았으리라“▶屈原: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시인이다. 삼려대부(三閭大夫)를 지냈기 때문에 "굴삼려(屈三..
太平閑話滑稽傳 頭禿酒之禍也 孔先生頎, 性嗜酒, 頭禿而髥長.孔先生 頎는 술을 좋아했는데, 머리는 벗어졌고 수염은 길었다.▶頎(헌걸찰 기): 1.헌걸차다(매우 풍채가 좋고 의기가 당당한 듯하다)2.풍채(風采)가 장한 모양3.머리 모양이 아름다운 모양▶孔碩: 조선 초의 문신이다. 客有戱者曰: “同一體也, 何髮於頤而不髮於頭?” 손님 중에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이 말하였다."같은 몸인데, 왜 턱에는 털이 나고 머리에는 털이 안 나는 거요?" 孔曰: “酒之禍也.” 孔이 말하였다."술의 화(禍)이지요." 客曰: “酒安能禍於頭而不禍於頤乎?”손님이 말하였다."술이 어째서 머리에는 화가 되면서 턱에는 화가 되지 않겠습니까?" 孔笑曰: “子不聞醉者之痛乎? 常曰頭痛, 不曰頤痛, 豈非痛者受禍而不痛者不受禍乎? 此吾所以髮於頤而..
太平閑話滑稽傳 念觀察使云仡 趙石澗云仡, 觀察西海道, 晨興, 必念阿彌陀佛.石磵 조운흘[趙云仡, 고려 충숙왕 복위 1년(1332)~조선 태종 4년(1404)]이 西海道 관찰사로 있을 때, 새벽에 일어나면 반드시 阿彌陀佛을 외웠다.▶ 석간(石澗): 조운흘의 호로, 여기서 “澗은 '磵의 誤字이다. 따라서 번역문에서는 "石磵"으로 바로잡고 표기했다.▶ 西海道: 오늘날의 황해도 지역의 옛 이름이다.▶ ≪해동잡록(海東雜錄)≫에, 고려 공민왕 14년 무렵의 일로 되어 있다. 一日, 到白川郡, 晨興, 聞窓外有念云仡之聲, 訊之, 乃邑宰朴熙文也. 어느 날 白川 고을에 갔을 때, 새벽에 일어나니 창밖에서 ‘조운흘’이라 외우는 소리가 들리기에, 물어보았더니 그는 바로 배천의 邑宰 박희문(朴熙文)이었다.▶ 白川(배천): 황해도..
太平閑話滑稽傳 寒士紅裙會 三館儒生 率皆新進寒士.三館의 儒生들은 대개 새로 벼슬길에 나선 가난한 선비들이었다.▶ 三館: 홍문관(弘文館)·예문관(藝文館)·교서관(校書館)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三館儒生 率皆新進寒: 조선 시대의 과거제도에, 문과(文科) 합격자 33명 중 갑과(甲科) 장원에게는 종육품 실직(實職)을 주고, 나머지 갑과 합격자에게는 정칠품 실직을 주며, 을과 합격자에게는 정팔품을, 병과 합격자에게는 정구품을 주었다. 그런데 실직을 받지 못하는 을과와 병과의 합격자는 삼관에서 업무 수습을 받았다. 원래 품계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장원은 4계(四階), 나머지 갑과 합격자는 3계, 을과 합격자는 2계, 병과 합격자는 1계를 올려 줄 수 있었다. 따라서 을과와 병과에 급제한 관직 없는 사람들은 삼관..
太平閑話滑稽傳 語以書中言 京城中, 有老儒 業敎授.서울 성(城)안에 한 늙은 선비가 아이들을 가르침을 업(業)으로 삼고 있었다. 其徒三人 同授論語畢 溫故月餘 來謁 師曰 “生輩旣治論語 請以書中語 作文談 可乎”門徒 세 사람이 함께 ≪논어≫를 배워 마치고, 한 달 가량 복습하고 와서 스승을 뵈니, 선생이 말하였다."너희들이 이미 ≪논어≫를 다 배웠으니, 청하건대 글 가운데의 말로 文談을 지을 수 있겠느냐?"▶ 文談: 문장이나 문학에 관한 이야기. 遂先唱曰 “二三子 溫故而知新 盍各言爾志”이어 먼저 말을 꺼내었다 “얘들아,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았으니, 각자 너희들의 뜻을 말해 보지 않겠느냐?”▶ 二三子: ≪논어≫의 八佾>·述而>에 나오는 단어로, 원래 '여러분', '얘들아'의 뜻이다.▶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
太平閑話滑稽傳 勝於使酒太宗昭淑翁主 尹延生海平君.태종(太宗)의 딸인 소숙옹주(翁主)의 남편은 해평군(海平君) 윤연생(尹延生)이다. ▶ 소숙옹주: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 태종의 옹주로 신녕궁주(愼寧宮主) 소생이고, 해평위(海平尉) 윤연명(尹延命)에게 시집갔으며, 세조 2년 11월 22일에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해평군: 소숙옹주의 남편인 윤연명(원문의 尹延生은 착오)의 본관이 '海平'이라는 말이다.▶尹延生: 다른 본에는 이름이 나와 있지 않고 순암본(順庵本)에만 이름이 "尹延生"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 이름에는 착오가 있는 듯하다. 에 소숙주의 남편인 해평위의 이름은 "尹延命"이라고 되어 있다. 海平尹駙馬 使酒難近.해평 尹駙馬가 술을 먹고 기세를 부리면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갈 수 없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