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문의 기초

한문의 기초12-실전 讀解

耽古樓主 2025. 1. 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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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讀解

 

한문 공부에 무엇보다 중한 것은 실제로 한문을 읽는 것이다.

아무리 문법 공부를 해도, 실제로 문장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다면, 결국 한문을 터득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아래 글들은 이런 저런 문헌에서 발췌한 것인데, 읽고 실전 독해 감각이 늘었으면 한다.

해석은 하지 않고 간단히 설명만 해 놓았으니, 스스로 독해를 해 보라. 그런데 아래 단어 풀이나 해설(解說) 중에 잘못 된 것이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이것을 맹신하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아래 실은 글은 대개 인터넷에서 구한 것이라 여러 문제로 기인하여 일부 내용이 원전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린다.

그리고 결자(缺字)는 박스로 처리하여 임의대로 보충했고, 오자 등의 교정은 대개 원문 자료를 따랐다.

 

<送 人>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歇(헐): 개다

*多: 많아지다(더 진해지다)

*君: 그대(친구)

*南浦(남포): 지명

*盡(진): 다하다

*別淚(별루): 이별의 눈물

(解說) 작자는 고려 문인 정지상이다. 이별의 아쉬운 감회를 잘 표현했다. 비가 개니 둑에 풀이 빛깔이 더 진해짐을 ‘草色多’로 표현한 것과, 해마다 이별 눈물을 대동강에 보태니, 대동강 물이 마를 날이 없다는 표현은 절묘하다.

 

<禪 詩>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須(수): 마땅히

*胡亂: 대충대충

*程(정): 길(여정. 지침)

(解說) 이 시는 李亮淵의 시라고 한다.

후에 백범 김구가 김일성과 회담을 위해 삼팔선을 넘을 때 이 시를 읊어 자신의 각오를 다져서, 이 시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시의 내용은 눈 쌓인 들판을 함부로 걸어가지 말라는 것인데, 왜냐하면 뒷사람이 내 발자국을 뒤따라 밟아 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棲(서): 살다

*閑(한): 느긋하다

*流水: 흐르는 물에(물에 흘러)

*杳然(묘연): 멀리

*別: 따로

*人間: 인간 세상(속세)

(解說) 위는 이백의 시로 산 속에 사는 것이 별천지처럼 좋다는 내용이다. 위의 기구와 승구의 내용은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란 시의 일부 부분이 연상된다.

 

<秋 思>

夕照紅於燒
晴空碧勝藍
獸形雲不一
弓勢月初三
雁思來天北
砧愁滿水南
蕭條秋氣味
未老已深諳

*夕照: 석양

*碧勝藍: 푸르기가 쪽빛을 이기다(쪽빛보다 더 푸르다)

*獸形雲: 동물 모양의 구름

*弓勢月: 활 모양의 달

*初三: 초삼일

*雁思: 기러기 마음

*來: 오다(가 있다)

*砧愁(침수): 다듬이질하는 (아낙네의) 수심

*蕭條(소조): 쓸쓸하구나

*秋氣味: 가을 분위기

*深諳: (쓸쓸함을) 깊이 깨닫다

(解說) 위의 시는 백거이가 지은 것이다. 8행인 율시(律詩) 구조로 이루어졌다. 율시는 수련(首聯(1.2행)), 함련(頷聯(3.4행)), 경련(頸聯(5.6행)), 미련(尾聯(7.8행))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가을의 스산하고 쓸쓸함을 잘 표현했다. 가을밤에 기러기 떼의 이동을 보거나 다듬이 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다면 경련에 공감이 쉬이 갈 것이다.

 

<詠井中月>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幷: (달빛을) 아울러 함께

*汲: 긷다

*方: 바야흐로

*應: 응당

*傾: 기울다

(解說) 이 시는 고려 문인 이규보가 지은 시이다. 내용은 산승이 달빛을 갖고 싶어 병에 물과 같이 길어 가지만, 절에 가서 병을 기울여 병 속에 달빛을 보려 하면, 달빛이 없어질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尋隱者不遇>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師: 스승

*藥: 약(약초)

*深: 깊다

*處: 그 곳(스승이 있는 곳)

(解說) 이 시는 당(唐)나라의 가도(賈島)가 시은 것이다. 내용은 동자에게 스승이 어디 갔냐고 물으니, 약초를 캐러 간다고 하니, 스승이 이 산에 있을 텐데, 구름이 깊어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마지막 구절 ‘雲深不知處’는 동양화 한 폭을 연상케 한다.

 

<爲國丹心>  

時來天地皆同力

運去英雄不自謀

愛民正義我無失

爲國丹心誰有知

*時來: 때가 옴에(오니)

*同力: 힘을 같이 하다(협력)

*運去: 운이 감에

*謀: 도모하다

*愛民正義: 백성을 아끼는(아끼고) 정의에

*無失: 잘못이 없다

*有知: 알아줌이 있으리오.

(解說) 위 시는 녹두장군 전봉준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위국충정을 기구와 승구, 전구와 결구가 각각 대(對)를 이루면서 나타내고 있다.

 

<江 村>  

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
自去自來堂上燕
相親相近水中鷗
老妻畵紙爲碁局
稚子敲針作釣鉤
多病所須唯藥物
微軀此外更何求

*一曲: 한 굽이

*事事: 일마다

*幽(유): 그윽하다(은은하다)

*畵紙(화지): 종이에 그리다

*爲碁局: 바둑판을 만들다

*釣鉤(조구): 낚시 갈고랑이(바늘)

*須: 바라다

*徵軀(미구): 하찮은 몸(작자를 가리킴)

*更: 다시

*何求: 무엇을 구하리오.

(解說) 두보의 시로 강촌 마을의 한가로운 풍경을 잘 그려내고 있다.

 

 

<褰 裳>

子惠思我

褰裳涉溱

子不我思

豈無他人

狂童之狂也且

子惠思我

褰裳涉洧

子不我思

豈無他士

狂童之狂也且

*惠思: 사랑하다

*褰: 걷다

*溱(진): 정(鄭)의 강이름

*狂童之狂: 바보 중의 바보

*也且: 조자(助字)라고 함

*洧(유): 정(鄭)의 강이름이라고 함

(解說) 이 시는 시경의 정풍(鄭風)에 있다. 여인이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면 강물이라도 치마를 걷고서 건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도 다른 남자가 없겠냐고 하며 사랑을 노래하는 내용이다. ‘狂童之狂’은 비난 같지만 장난조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 시가 바른 정치를 바람을 이렇게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훈민정음 창제-「朝鮮王朝實錄」  >

是月, 訓民正音成。御製曰, 「國之語音, 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 故愚民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予爲此憫然新制二十八字, 欲使人易習, 便於日用耳。」

*是月: 세종 28년

*御: 임금(세종)

*製: 창제하다(글을 만들다)

*文字: 한자(漢字)

*流通: 통하다

*得: 능히 (-하다)

*情: 속내

*爲此: 이를 위하여

(解說) 위의 글은 유명한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 배경을 밝힌 것이다. 백성들을 위해 배우기 쉬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내용으로, 많이 들어본 ‘나랏 말쌈이 듕귁에 달아 서로 사맞디 아니할세.....’의 원문이다.

 

<모순(矛盾)-「韓非子」>  

楚人有鬻楯與矛者, 譽之曰: 「吾楯之堅, 物莫能陷也。」 又譽其矛曰: 「吾矛之利, 於物無不陷也。」 或曰: 「以子之矛陷子之楯, 何如?」 其人弗能應也。夫不可陷之楯與無不陷之矛, 不可同世而立。

*鬻(육): 팔다

*楯(순): 방패

*物: 어떤 것(물건)

*陷(함): 뚫다

*於物: 어떤 것에(-을)

*或: 어떤 사람

*何如: 어찌 되오

(解說) 어떤 것도 뚫을 수 없다는 방패와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다는 창은 서로 그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유명한 ‘모순(矛盾)’이란 말의 유래가 된다.

    

<池魚之殃-「呂氏春秋」>  

宋桓司馬有寶珠, 抵罪出亡。 王使人問珠之所在, 曰, 「投之池中。」 於是竭池而求之, 無得, 魚死焉。

{魚不知死, 珠故急死, 靑天霹靂, 此之謂也.}

*桓司馬(환사마): 사람 호칭

*抵(저): 범하다

*珠: 보주(寶珠)

*曰: 환사마가 화자(話者)이다

(解說) 구슬(보석의 종류)을 연못에 버렸다고 하니, 연못물을 빼서 뒤졌지만, 결국 구슬은 못 찾고 그 바람에 연못 안의 물고기만 죽었다는 내용이다. 이는 엉뚱하게 화를 입는 것을 말하는 ‘지어지앙’의 유래가 된다. 뒤의 중괄호의 내용은 본문이 너무 짧아, 내가 간단히 느낌을 덧붙인 것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을 것이다.

 

<누가 나이가 많은가-「韓非子」>

鄭人有相與爭年者。一人曰: 「吾與堯同年。」 其一人曰: 「我與黃帝之兄同年。」 訟此而不決, 以後息者爲勝耳。

*鄭人: 정(鄭)나라 사람

*年: 나이

*堯(요): 요 임금

*其一人: 다른 한 사람

*皇帝: 황제(요 임금과 마찬가지로 중국 고대 전설상의 임금임.)

*以~爲: -를 -로 삼다

(解說) 서로 나이가 많다고 억지를 부리다가, 요 임금하고 나이가 같네, 황제하고 나이가 같네 하고 억지가 자꾸 커진다.(이 당시에도 요, 황제는 벌써 약 2천 년 전 인물이 된다.) 결국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기는 자가 나이가 많게 된다는 우스꽝스러운 내용이다.

 

<활을 잃고도 안 찾는 이유-「呂氏春秋」>  

荊人有遺弓者, 而不肯索曰, 「荊人遺之, 荊人得之, 又何索焉?」 孔子聞之曰, 「去其荊而可矣。」 老聃聞之曰, 「去其人而可矣。」 故老聃則至公矣。

{遺金而不肯索之乎.}

*荊(형): 초(楚)나라 별칭

*遺(유): 잃다

*不肯: -하지 않으려고 하다

*可: (더) 옳다

*老聃(노담): 노자

(解說) 어떤 초(楚)나라 사람이 자기가 잃어버린 화살을 어차피 초나라 사람이 주워가질 것이라며 화살을 잃고도 찾지 않았다는 말이다. 거기에 공자와 노자와 한 마디씩 코멘트를 덧붙였다.

 

 

<수주대토(守株待兎)-「韓非子」>  

宋人有耕田者, 田中有株, 免走觸株, 折頸而死, 因釋其耒而守株, 冀復得免, 免不可復得, 而身爲宋國笑。今欲以先王之政, 治當世之民, 皆守株之類也。

*觸(촉): 부딪히다

*釋(석): 놔두다

*耒(뢰): 쟁기

*株(주): 그루터기

*冀(기): 바라다

*之類: 같은 부류(경우)

(解說) 우연히 토끼 한 마리를 운으로 잡은 농부가 아예 농사를 집어치고 그루터기만 지키고 있다가 웃음거리가 됐다는 것으로, 유명한 성어 ‘수주대토’의 유래가 된다.

 

 

<금은 보고 사람은 못 봤다-「列子」>  

昔齊人有欲金者, 淸旦衣冠而之巿, 適鬻金者之所, 因攫其金而去。吏捕得之, 問曰:「人皆在焉, 子攫人之金何?」 對曰:「取金之時, 不見人, 徒見金。」

{欲金甚極, 不知見捕. }

*淸旦(청단): 첫새벽

*衣冠: 의관을 갖추다

*適: 가다

*攫(확): 움켜쥐다

*吏: 이서(吏胥)

*何: 왜인가

(解說) 제(齊) 나라 어떤 사람이 금이 갖고 싶어, 금 파는 가게에 가서, 금을 훔치고는 이서(포졸)에게 잡혔다. 이서가 사람이 있는데 왜 훔쳤냐고 물으니, 사람은 못 보고, 단지 금만 봤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구아사(救餓死)-「東醫寶鑑」>

凶荒之歲, 人多餓死。若累日不得食, 飢困將死者, 頓喫飯及肉物則必死。宜先以稀粥淸, 稍稍嚥下, 令咽腸滋潤, 過一日, 漸與稀粥頻啜之。過數日, 乃與稠粥軟飯, 則自然生活。

*累日: 여러 날

*將死: 곧 죽어가는(죽을 것 같은)

*頓(돈): 갑자기

*喫(끽): 먹다

*稀粥(희죽): 묽은 죽

*淸: 거르다(건더기를 걸러내고 남은 죽물을 취한다)

*稍稍: 차차

*嚥下: 삼켜 내리다

*漸: 점차

(解說) 굶어죽어 가는 사람을 구하는 것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여러 날 굶어 죽어가는 자가 밥이나 고기를 갑자기 급히 먹으면 죽으니, 먼저 묽은 죽을 걸러 천천히 먹게 하고, 점차 묽은 죽을 자주 주고, 수일 후에는 된죽과 연한 밥을 주라는 내용이다.

 

<나비와 장자-「莊子」>

昔者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莊周(장주): 장자(莊子)의 성명이다

*胡蝶(호접): 나비

*栩栩然(후후연): 기뻐 날아다니는 모양

*喩: 유쾌하다

*適志: 뜻에 맞다

*蘧蘧然(거거연): 놀라 움직이는 모양(형체가 있는 모양)

*周: 장주(莊周)

(解說) 전에 장자가 꿈에서 나비가 되어 기뻐 날아다니며 자기인 줄을 몰랐다가, 갑자기 깨어 보니 자기인지라, 자기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건지, (깨어 있을 때) 나비가 자기가 되는 꿈을 꾸는 건지 헷갈린다는 내용으로, 유명한 호접몽(胡蝶夢)의 유래가 된다. 이 호접몽은 문학, 예술 등에 많은 모티브가 되었다.

 

 

<세 마리 이의 다툼-「韓非子」>

三蝨食彘, 相與訟, 一蝨過之, 曰: 「訟者奚說?」 三蝨曰: 「爭肥饒之地。」 一蝨曰: 「若亦不患臘之至而茅之燥耳, 若又奚患?」 於是乃相與聚嘬其身而食之。彘臞, 人乃弗殺。

*蝨(슬): 이

*彘(체): 돼지

*訟(송): 다투다

*說: 말하다

*若: 너희들(이 세 마리)

*臘(납): 납일(동지 후에 세 번째 미일(未日))

*茅(모): 띠

*燥: 마르다(한비자 주해에 ‘태우다(火)’로 풀이됨)

*嘬(최): 물다

*臞(구): 여위다

(解說) 이 세 마리가 돼지를 맛있는 부위 좀 빨아 먹겠다고 다투니, 지나가던 한 이가 납일(이날 납향을 하니, 제물로 돼지를 잡아 바치니, 이가 먹을 터전이 아예 없어지게 되는 셈 같음)이 다가오니, 그것이나 걱정하라고 한다. 그래서 이들이 돼지 몸을 맹렬히 빨아먹어서 돼지가 여위니, 사람들이 잡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보다는 그것을 재어놓은 것이 더 확실

 

「韓非子」

鄭人有欲買履者, 先自度其足而置之其坐, 至之巿而忘操之。已得履, 乃曰: 「吾忘持度。」 反歸取之。及反, 巿罷, 遂不得履。人曰: 「何不試之以足?」 曰: 「寧信度, 無自信也。」

*買: 사다(置자인지 買자인지 논란이 있다)

*度: 재다

*已: 이윽고

*試: -해 보다

*寧: 차라리

(解說) 정나라 어떤 사람이 신발을 사려고, 발을 재어(어딘가에 발을 잰 것을 표시해 놨다는 의미 같음) 놓고, 신발을 사러 저자에 갈 때, 그 재워 놓은 것을 잊고 가서 다시 그것을 가지러 간 사이에 장이 이미 파하여, 신을 못 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어째서 발로 직접 신어 보지 않았는지 물으니까, 재어 놓은 것을 믿지, 어찌 내 발을 믿느냐고 했다는 내용이다.

 

<개나 말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韓非子」>

客有爲齊王畫者, 齊王問曰: 「畫孰最難者?」 曰: 「犬馬最難。」 「孰易者? 」 曰: 「鬼魅最易。」 夫犬馬, 人所知也, 旦暮罄於前, 不可類之, 故難。鬼魅, 無形者, 不罄於前, 故易之也。

*鬼魅(귀매): 귀신이나 도깨비.

*孰(숙): 무엇

*罄(경): 보이다

*類: 비슷하게 하다(그리다)

(解說) 귀매는 눈에 안 보이니 대충 그려도 되어 쉽지만, 자주 보이는 개, 말은 그와 흡사하게 그려야 되니까, 오히려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風俗通儀逸文」>

齊人有女, 二人求之, 東家子醜而富, 西家子好而貧。父母疑不能決, 問其女: 「定所欲適,難指斥言者, 偏袒令我知之。」 女便兩袒, 怪問其故, 云:「欲東家食,西家宿。」

*好: 잘 생기다

*適: 시집가다

*斥言: 집어 말하다

*偏袒: 한쪽(오른쪽이든지 왼쪽이든지) 소매를 걷다

(解說) 두 사람이 딸에게 청혼을 했는데, 동쪽 집 사람은 추하나 부유하고, 서쪽 집 사람은 인물이 좋으나 가난했다. 부모가 결정을 못 하고, 딸에게 어디로 시집갈 것인지를 물으니, 동쪽 집에 가서는 먹고, 서쪽 집에 가서는 자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구걸하는 것이 제일 굴욕-「列子」>

齊有貧者, 常乞於城巿。城巿患其亟也, 衆莫之與。遂適田氏之廐, 從馬醫作役, 而假食。郭中人戱之曰: 「從馬醫而食, 不以辱乎?」 乞兒曰: 「天下之辱莫過於乞。乞猶不辱, 豈辱馬醫哉?」

*亟(극): 잦다

*田氏(전씨): 제(齊)나라 권세가

*馬醫(마의): 말을 돌보는 비천한 아이(사람)

*作役: 하수인이 되다.

(解說) 한 거지 아이가 있었는데, 성 안 저자에서 구걸을 자주 하니까, 성 안 사람들이 밥을 주지 않으니, 마의를 따르며 그 졸개 노릇을 하며, 얻어먹고 사니, 사람들이 왜 치욕스럽게 마의를 따라다니는지 그를 조롱하니, 그 거지 아이가 구걸이 제일 치욕스러운 것인데, 자기는 구걸함이 별로 치욕스럽지 않는데, 뭘 못하겠냐고 했다는 것이다.

 

<다리 밑을 긴 한신의 굴욕-「史記列傳」>

淮陰屠中少年有侮信者,曰:「若雖長大,好帶刀劍,中情怯耳。」 衆辱之曰:「信能死,刺我;不能死,出我胯下。」 於是信孰視之,俛出胯下,匍伏。一市人皆笑信,以為怯。

{有言曰, 以敗爲勝, 信之謂也.}

*淮陰(회음): 지명

*信: 한신(韓信)

*屠中少年: 백정 중의 소년(한 백정 소년)

*侮: 깔보다

*若: 너

*中情: 속내

*衆: ‘다시(=重)’인지 ‘무리’인지 애매함

*死: 죽이다

*胯: 사타구니(가랑이)

*孰: 자세히(=熟)

*俛: 구푸리다

*匍伏: 기다

(解說) 한신이 소싯적에 한 백정 소년에게 겁쟁이라는 말을 들고, 또 그 가랑이 밑을 기는 모욕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어부지리(漁父之利)-「戰國策」>

趙且伐燕, 蘇代爲燕謂惠王曰: 「今者臣來, 過易水, 蚌方出曝, 而鷸啄其肉, 蚌合而拑其喙。鷸曰: 『今日不雨, 明日不雨, 卽有死蚌。』 蚌亦謂鷸曰: 『今日不出, 明日不出, 卽有死鷸。』 兩者不肯相舍, 漁者得而幷禽之。」

*蘇代(소대): 인명

*易水(역수): 강 이름

*蚌(합): 방합(조개)

*鷸(휼): 도요새

*拑(겸): 입 다물다

*出: 빠져나오다

(解說) 조(趙)나라가 연(燕)나라를 치려고 하니, 소대가 연나라를 위하여 (위(魏)) 혜왕을 설득하기 위하여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것이 유명한 어부지리 이야기인데, 도요새가 조개 살점을 쪼아 먹으려고 하니, 그때 조개가 그 껍질을 닫아 도요새 부리를 다물고서, 서로 그렇게 버티다가 지나가던 어부에게 둘 다 잡혔다는 내용이다.

 

<연저지인(吮疽之仁)-「說苑」>

吳起為魏將,攻中山,軍人有病疽者,吳子自吮其膿, 其母泣之,旁人曰:「將軍於而子如是,尚何為泣?」對曰:「吳子吮此子父之創, 而殺之於注水之戰,戰不旋踵而死。今又吮之,安知是子何戰而死,是以哭之矣!」

*吳起(오기): 장군(병법가로 유명함)

*中山: 나라 이름

*病疽(병저): 종기를 앓다

*而子: 당신 아들

*尙: 오히려

*吳子: 오기(吳起)

*創(창): 상처

*殺之: 그(아들 아버지)를 (결과적으로) 죽게 하다(‘그를 죽였다’라고 볼 수도 있음)

(解說) 장군 오기가 한 병사의 종기를 빠니, 결국 장군의 그런 과도한 친절을 받은 병사가 전쟁에서 죽음으로써 보답을 하게 되니, 그 병사의 어머니가 운다는 것이다.

 

<멀쩡한 남편이 개똥으로 씻은 사연-「韓非子」>

燕人惑易, 故浴狗矢。燕人, 其妻有私通於士, 其夫早自外而來, 士適出。夫曰: 「何客也? 」 其妻曰: 「無客。」 問左右, 左右言無有, 如出一口。 其妻曰: 「公惑易也。」 因浴之以狗矢。

*燕人(연인): (어떤) 연나라 사람

*惑易: 홀리다(易자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음)

*浴(욕): 씻다

*狗矢(구시): 개

*士(사): 사내(남자)

*適: 마침

*如: 같다

*惑: 홀리다

(解說) 어떤 사람이 그 아내가 남자와 집에서 바람을 피었는데, 남자가 나가는 것을 남편이 들어오다 보고, 무슨 손님이냐고 물으니, 마누라가 손님이 없었다고 하고, 좌우에게 물으니 또한 손님이 없었다고 한다(아내가 좌우에게 모른다고 하라고 눈치를 준 듯하다). 아내가 남편더러 뭔가에 홀린 것 같다며, 개똥(당시엔 개똥을 그런 용도로 쓰기도 했던 것 같음)으로 남편을 목욕시켰다는 내용이다.

 

<절부의(竊鈇疑)-「呂氏春秋」>

人有亡鈇者, 意其鄰之子, 視其行步竊鈇也, 顔色竊鈇也, 言語竊鈇也, 動作態度無爲而不竊鈇也。抇其谷而得其鈇, 他日復見其鄰之子, 動作態度無似竊鈇者。其鄰之子非變也, 己則變矣。變也者無他, 有所尤也

*鈇(부): 도끼

*意: 생각하다(의심하다)

*抇: 구덩이를 파다(들추다)

*谷: 골짜기(구석진 곳)

*似: 같다(판단)

(解說)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리고, 이웃집 아들을 훔쳐간 것으로 의심하고 보니, 안색, 동작, 말 하나하나가 다 의심스러웠는데, 우연히 도끼를 찾고, 이웃집 아들을 보니, 전혀 의심스럽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사(不死)의 기술이 있는 자의 죽음-「韓非子」>

客有敎燕王爲不死之道者, 王使人學之, 所使學者未及學而客死。王大怒, 誅之。王不知客之欺己, 而誅學者之晩也。夫信不然之物而誅無罪之臣, 不察之患也。且人所急無如其身, 不能自使其無死, 安能使王長生哉?

*誅: 주살하다

*急: 긴요하다

*無如: -만한 것이 없다

*安: 어찌

(解說) 어떤 사람이 연(燕) 나라 왕에게 죽지 않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하니, 왕이 사람을 시켜 그걸 배우게 했는데, 그것을 미처 다 배우기 전에 그 사람이 죽었다. 죽지 않는 방법을 안다는 사람이 죽었는데, 왕이 어리석게도 죽지 않는 기술이 거짓이란 것을 모르고,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 자를 주살한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다-「莊子」>

故盜跖之徒問於跖曰:「盜亦有道乎?」跖曰:「何適而無有道邪? 夫妄意室中之藏,聖也;入先,勇也;出後,義也;知可否,知也;分均,仁也。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天下未之有也。」

*何適: 어찌 다만

*妄意: 자유자재로 알아내다

*分均: (훔친 것을) 나눔이 고르다

(解說) 도척이 도둑에게도 다섯 도가 있으니, 물건이 어디 숨겨져 있는지 앎이 성(聖), 먼저 들어감이 용, 늦게 나옴이 의, (훔쳐도 되는지의) 가부를 앎이 지, 고른 분배가 인이라고 궤변을 하고 있다. 이것을 우습게 패러디한 컨닝의 다섯 가지 덕이라는 것도 있다.

 

<형설지공(螢雪之功)-「蒙求」>

晉車胤, 字武子, 幼恭勤博覽。家貧不常得油。夏月以練囊盛數十螢火, 照書讀之, 以夜繼日。後官至尙書郞。今人以書窓螢窓, 由此也。晉孫康, 少淸介, 交遊不雜。家貧無油, 嘗映雪讀書。後官至御史大夫。今人以書案爲雪案, 由此也。

*晉: (위진남북조 시대의) 진(晉)나라

*車胤(차윤): 사람이름

*練囊(연낭): 누인 명주로 만든 주머니

*爲: -라고 하다

*由: 유래하다

*孫康(손강): 인명

*映雪: 눈(빛)에 비추다

(解說) 진(晉)나라 차윤은 집이 가난하여 기름이 없어, 여름에 반딧불을 모아 책을 읽어 출세하고, 손강도 가난하여 기름이 없어 겨울에 눈빛에 독서를 하여 영달했다는 이른바 ‘형설지공’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엄하게 백성을 다스려라-「孔子家語」>

鄭子產有疾,謂子太叔曰:「我死,子必為政,唯有德者能以寬服民,其次莫如猛。夫火烈民望而畏之,故鮮死焉;水濡弱,民狎而翫之(狎易翫習),則多死焉,故寬難。」 子產卒,子太叔為政,不忍猛而寬,鄭國多掠盜(抄掠),太叔悔之曰:「吾早從夫子,必不及此。」

*子產: 정(鄭)나라 재상

*子太叔(자태숙): 아들 태숙

*濡(유): 부드럽다

*狎(압): 친압하다

*翫(완): 가지고 놀다

*猛(맹): 사납다(엄하다)

*夫子: 아버지

(解說) 괄호 안의 글자는 주해 부분이다. 정 자산이 아들에게 관대함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최상이기는 하나, 자칫하면 백성들이 친압하게 되어,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려우니, 엄함으로 정치를 하라고 유언을 남긴다. 그러나 아들 태숙이 유언과 달리 차마 모질게 못하고 관대하게 정치를 펼치니, 나라에 도둑질과 노략질이 많아지니, 태숙이 아버지 말대로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소도 불평하는 마음이 있다-「東國輿地勝覽」>

昔者黃相國喜, 微時行役, 憩于路上。見田夫駕二牛耕者, 問曰, 「二牛何者爲勝。」 田夫不對, 轍(止)耕而至耳細語曰, 「此牛勝。」 公怪之曰, 「何以附耳相語。」 夫曰, 「雖畜物, 其心與人同也。此勝則彼劣, 使牛聞之, 寧無不平之心乎。」 公大悟, 遂不復言人之長短云。

*黃相國喜: 黃은 성이고 國相은 정승이고 喜는 이름(곧 황희 정승)

*微時: 미미하던 때

*行役: 길(여행)을 가다

*駕(가): 멍에를 씌우다

*轍(철): 그치다

*勝: 낫다

*使: 만약(-한다면)

*寧: 어찌

(解說) 황희 정승이 미천한 시절에 한 농부가 소 두 마리로 밭가는 것을 보고, 그 농부에게 어떤 소가 일을 더 잘하냐고 물으니, 그 농부가 와서 귓속말로 이 소가 낫다고 했다. 이에 황희가 어째서 귓속말로 하냐고 하니까, 농부가 소도 불평하는 마음이 있는데, 어찌 다 들리게 말하겠냐고 한다. 이에 황희가 크게 깨달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황희의 청빈함은 과장되고 미화된 것으로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도 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 「列子」>

宋有狙公者, 愛狙, 養之成羣, 能解狙之意, 狙亦得公之心。損其家口, 充狙之欲。俄而匱焉, 將限其食。恐衆狙之不馴於己也, 先誑之曰: 「與若芧, 朝三而暮四, 足乎?」 衆狙皆起而怒。俄而曰: 「與若芧, 朝四而暮三, 足乎?」 衆狙皆伏而喜。物之以能鄙相籠, 皆猶此也

*狙公(저공): 불리는 호칭 같음.

*狙: 원숭이

*解: 알다

*意: 속마음

*匱(궤): 다하다(부족하다)

*若(야): 너희(원숭이)

*誑(광): 호리다(속이다)

*芧(서): 상수리(도토리)

(解說) 저공이 원숭이를 좋아하여 키우고 서로 소통이 가능했는데, 먹이가 모자라니, 장차 먹이를 제한하려고 했다. 그래서 저공이 먼저 원숭이들에게 먹이(상수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준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성내니까,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준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좋아했다는 것이다.

 

<다투는 두 아이-「列子」>

孔子東遊, 見兩小兒辯鬥。 問其故, 一兒曰: 「我以日始出時去人近, 而日中時遠也。」 一兒以日初出遠, 而日中時近也。 一兒曰: 「日初出大如車蓋, 及日中, 則如盤盂, 此不爲遠者小而近者大乎?」 一兒曰:「日初出滄滄涼涼, 及其日中, 如探湯, 此不爲近者熱而遠者涼乎?」 孔子不能決也。 兩小兒笑曰: 「孰爲汝多知乎?」

*辯鬥: 말다툼하다

*去人: 사람과 떨어짐(거리)

*車蓋: 수레 위에 세우는 일산(수레바퀴(車輪)라는 주장도 있음)

*日初: 일출(日出)

*日中: 한낮

*盤盂(반우): 사발(식기)

*滄滄(창창): 추운(싸늘한) 모양

*涼涼(량량): 서늘한 모양

*孰(숙): 누가

*爲: -라고 하다

(解說) 공자가 두 아이가 말다툼하는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니 한 아이는 일출 때는 수레 일산만하니 한낮에는 반우만하니, 일출 때 해가 사람에게 가깝다고 하고, 또 다른 아이는 일출 때는 서늘하다가 한낮에는 뜨거우니, 한낮에 해가 더 사람에게 가깝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공자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니, 두 아이가 누가 당신을 아는 것이 많다고 했냐며 비웃었다는 이야기이다. ‘열자’는 유가, 공자를 반박하고 조롱하는 내용이 많아, 반유가적인 성향이 짙다.

 

<지록위마(指鹿爲馬)-「箴賦論」>

趙高專秦, 將殺二世, 乃先示權於衆。獻鹿於君, 以爲駿馬。二世占之曰: 「鹿。」 高曰: 「馬也。」 二世收目獨視, 曰: 「丞相誤邪! 此鹿也。」 高終對以馬。問於朝臣, 朝臣或助二世而非高。高因白二世: 「此皆阿主惑上, 不忠莫大。」 乃盡殺之。自此之後, 莫敢正諫, 而高遂殺二世於望夷, 竟以亡。

*趙高(조고): 진(秦)나라 승상

*專: 전단하다

*二世: 진시황(秦始皇)의 아들로 통일 진(秦)의 2대 황제

*占: 보다(=覘)

*邪: 감탄의 어조사로 쓰임

*高: 조고(趙高)

*望夷: 망이궁(望夷宮)이라고 함

(解說) 윗글은 유명한 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와 상관이 있다. 승상 조고가 왕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조고 자신은 말(준마)이라고 우기고 왕은 사슴이라고 하니, 그것을 신하에게 물어 사슴이라고 한 신하를 모조리 죽여, 그 후로 신하들이 감히 찍소리 못하게 했다는 살벌한 이야기이다.

 

<도둑의 밥을 먹을 순 없다.-「呂氏春秋」>

東方有士焉曰爰旌目, 將有適也, 而餓於道。狐父之盜曰丘, 見而下壺餐以餔之。爰旌目三餔之而後能視曰, 「子何爲者也?」 曰, 「我狐父之人丘也。」 爰旌目曰, 「譆! 汝非盜邪? 胡爲而食我? 吾義不食子之食也。」 兩手據地而吐之, 不出, 喀喀然遂伏地而死。

*爰旌目(원정목): 사람 이름

*狐父: 지역 이름 같음

*丘: 원정목에게 음식을 먹인 사람의 이름

*何爲者: 무엇이라고 하는가(이름이 무엇인가)

*喀喀: 토하는 소리(왝왝)

(解說) 원정목이란 자가 길에서 굶어죽게 되자, 구(丘)라는 호보(狐父)의 도둑(비적)이 보고 음식을 그에게 먹였는데, 그가 도둑임을 알고, 의리로 도둑의 밥을 먹을 수 없다며 굶어죽었다는 이야기이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孔子家語」>

孔子適齊,過泰山之側,有婦人哭於野者而哀,夫子式而聽之曰:「此哀一似重有憂者。」 使子貢往問之. 而曰:「昔舅死於虎,吾夫又死焉,今吾子又死焉。」 子貢曰:「何不去乎?」 婦人曰:「無苛政。」 子貢以告孔子. 子曰:「小子識之,苛政猛於暴虎。」

*適: 가다

*式: 수레 앞턱 가로나무(식(軾))를 잡다

*似(사): -한 것 같다.

*舅(구): 시아버지

*識: 명심하라

(解說) 호랑이에게 잡아 먹혀 죽더라도, 가혹한 정치가 없으니, 떠나지 않고 사는 것을 보니,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다.

 

<물고기를 좋아해서 안 받는다-「韓詩外傳」>

公儀休相魯而嗜魚,一國人獻魚而不受。 其弟諫曰:「嗜魚不受,何也?」 曰:「夫欲嗜魚,故不受也。 受魚而免于相,則不能自給魚;無受而不免于相,長自給于魚。」 此明于魚爲己者也。 故老子曰:「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乎? 故能成其私。」 詩曰:「思無邪。」 此之謂也。

*公儀休(공의휴): 인명

*相魯: 노(魯)나라 재상(정승)을 하다

*諫: 묻다

*給: 마련하다

*免: 파면 당하다

*後: 뒤에 두다

*外: 밖에 두다

(解說) 재상 공의휴(公儀休)가 물고기를 좋아하는데, 어떤 사람이 물고기를 받쳤는데, 받지 않았다. 동생이 그 이유를 물으니, 만약에 물고기를 받아 재상 자리에서 쫓겨나면 형편이 고기를 못 먹게 되지만, 고기를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를 유지하여 고기를 자급할 형편이 되어 계속 좋아하는 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까 받지 않았다고 말한다.

자기 말에 자기가 죽는다.

「呂氏春秋」

 

宋王謂其相唐鞅曰, 「寡人所殺戮者衆矣, 而羣臣愈不畏, 其故何也?」 唐鞅對曰, 「王之所罪, 盡不善者也。 罪不善, 善者故爲不畏。 王欲羣臣之畏也, 不若無辨其善與不善而時罪之, 若此則羣臣畏矣。」 居無幾何, 宋君殺唐鞅。 唐鞅之對也, 不若無對。

*相: 재상(정승)

*唐鞅(당앙): 사람 이름

*愈: 더욱

*善: 친하다(좋아하다)

*居無幾何: 얼마 안 있어

(解說) 왕이 재상(당앙)에게 자기가 살육한 자가 많은데, 왜 군신이 두려워하지 않는지 물으니, 재상이 왕이 친하지 않은 자만 처벌해서 그러하니, 친하고 친하지 말고를 따지지 말고 처벌하라고 답한다. 얼마 후에 왕이 그 재상을 죽인다.

 

<매를 맞고 운 이유-「說苑」>

伯俞有過,其母笞之泣,其母曰:「他日笞子未嘗見泣,今泣何也?」 對曰:「他日俞得罪笞嘗痛,今母力不能使痛,是以泣。」 故曰 父母怒之,不作於意,不見於色,深受其罪,使可哀憐,上也; 父母怒之,不作於意,不見其色,其次也; 父母怒之,作於意,見於色,下也。

*伯俞(백유): 사람 이름

*他日: 다른 때(전에)

*笞: 볼기를 치다

*作於意: (불만스런) 마음을 갖다

(解說) 어머니의 매에 예전처럼 힘이 느껴지지 않아 매를 맞고 운다는, 어디서 한 번은 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이다.

 

<새끼 참새만 잡히는 이유-「孔子家語」>

孔子見羅雀者所得,皆黃口小雀。 夫子問之曰:「大雀獨不得,何也?」 羅者曰:「大雀善驚而難得,黃口貪食而易得。 黃口從大雀則不得,大雀從黃口亦不得。」 孔子顧謂弟子曰:「善驚以遠害,利食而忘患,自其心矣,而以所從為禍福。 故君子慎其所從,以長者之慮,則有全身之階,隨小者之戇,而有危亡之敗也。」

*羅(라): 그물질하다.

*善: 잘

*黃口: 누른 부리(새 새끼)

*自: -에서이다(-에서 비롯하다)

*以(長者): 이용하다(따르다)

*戇(당): 어리석음

(解說) 큰 참새는 경계심이 많아 잘 놀라(겁을 내) 잡기 어려우나, 어린 참새는 먹는 것을 탐하느라 그물에 잘 걸려 쉽게 잡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직(社稷)은 무엇인가-「白虎通」>

王者所以有社稷何? 為天下求福報功。人非土不立,非谷不食。土地廣博,不可遍敬也;五穀眾多,不可一一祭也。故封土立,示有土尊。稷,五穀之長,故封稷而祭之也。尚書曰:『乃社於新邑。』孝經曰:『保其社稷而和其民人。蓋諸侯之孝也。』稷者,得陰陽中和之氣,而用尤多,故為長也

*王者: 왕자(제왕인 사람)

*報功: 공에 보답하다

*不立: 존립할 수 없다

*谷: 곡식(=穀)

*遍(편): 두루

*社: 토지의 신이나 그 사당

*稷(직): 기장(곡식의 신)

*社(於新邑): 사제(社祭)를 지내다

*尤(우): 더욱

*長: 우두머리

(解說) 흙이 아니면 사람이 존립할 수 없기에, 왕자(王者)가 그 존경함을 흙을 봉하여 사(社)를 세워 표하고, 곡식이 아니면 사람이 먹고 살 수 없기에, 그 고마움에 대표적으로 기장(稷)을 봉하여 제(祭)를 올린다는 내용이다.

 

<산까치가 봉황이 되네-「尹文子」>

楚人擔山雉者,路人問:「何鳥也?」擔雉者欺之曰:「鳳凰也。」路人曰:「我聞有鳳凰。今直見之,汝販之乎?」 曰:「然。」則十金,弗與;請加倍,乃與之。將欲獻楚王,經宿而鳥死,路人不遑惜金,惟恨不得以獻楚王。國人傳之,咸以爲真鳳凰,貴,欲以獻之,遂聞楚王。感其欲獻於己,召而厚賜之,過於買鳥之金十倍。

*擔(담): 메다

*路人: 길 가는 사람

*直:(눈앞에) 바로

*十金: 십금(여기서 金(금)은 돈(금)의 단위인지 무언지 모르겠음)

*經宿: 밤을 지나다

*遑: 허둥거리다(겨를)

*貴: 훌륭히 여기다

*過: 더 많다

(解說) 어떤 사람이 산까치를 봉황으로 속아 20금에 사고(일부러 속아 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을 왕에게 바치려고 했는데, 산까치가 죽는다. 그런데 이 사람이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왕에게 바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니, 사람들이 이를 훌륭하게 여겨 소문이 돌고, 마침내 왕이 이를 듣고, 산까치를 산 값의 열 배로 후사한다는 내용이다. (봉이 김선달이 닭을 봉황이라고 일부러 속아 닭을 비싸게 산 이야기와 비슷한데, 위 이야기와 무슨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다.)

 

<백아절현(伯牙絶絃)-「韓詩外傳」>

伯牙鼓琴,鐘子期聽之,方鼓琴,志在山,鐘子期曰:「善哉! 鼓琴! 巍巍乎如太山。」 志在流水,鐘子期曰:「善哉! 鼓琴! 洋洋乎若江河。」 鐘子期死,伯牙僻琴絶弦,終身不復鼓琴,以爲世無足與鼓琴也。 非獨琴如此,賢者亦有之,苟非其時,則賢者將奚由得遂其功哉!

*伯牙(백아): 사람 이름

*鼓: 타다(연주하다)

*鐘子期(종자기): 백아 친구

*志: 뜻(표현하려는 것)

*巍巍(외외): 높고 큰 모양(높디높다)

*洋洋: 넓은 모양

*僻: 멀리하다

(解說)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가 백아가 연주로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다 알아서, 백아가 산을 표현하면 산을 맞추고, 바다를 표현하면 바다를 알아 맞춘다. 그러다가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자기 거문고 연주를 들어 줄 종자기만한 자가 없다고 생각하여, 종신토록 거문고를 끊고 타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호랑이를 꼼짝 못하게 한 맹수는 무엇?-「博物志」>

漢武帝時,大苑之北胡人有獻一物,大如狗,然聲能驚人,雞犬聞之皆走,名曰猛獸。帝見之,怪其細小。及出苑中,欲使虎狼食之。虎見此獸即低頭着地,帝爲反觀,見虎如此,欲謂下頭作勢,起搏殺之。而此獸見虎甚喜,舐唇搖尾,徑往虎頭上立,因搦虎面,虎乃閉目低頭,匍匐不敢動,搦鼻下去,下去之後,虎尾下頭起,此獸顧之,虎輒閉目。

*大苑: 대완(大宛)(漢 때 서역에 있던 나라)

*胡人: 오랑캐

*怪: 의심하다

*出: 내놓다

*苑: 원유(苑囿)

*低頭: (맹수가) 머리를 숙이다

*欲謂: -하려는 것 같다

*舐唇(지진): 입술을 핥다(唇은 脣))

*搦(닉): 잡다

*輒: 바로(갑자기)

*下去: 내려가다

(解說) 한(漢) 무제 때 오랑캐가 한 이름 모를 동물을 바쳤는데, 크기는 개만한데 그 소리만 듣고 개, 닭이 무서워하니 맹수라고 했다. 황제가 보니, 맹수가 작으니, 그것을 원유에 놓고서 호랑이에게 잡아먹게 하려고 한다. 그러니 호랑이하고 이 맹수가 서로 머리를 숙이고 신경전을 펼치다가 맹수가 호랑이를 보고 실실거리다가 호랑이 머리 위에 (뛰어) 올라, 호랑이 얼굴을 쥐니 호랑이가 눈을 감고 꼼짝 못한다.

 

<死後假燒-「欽欽新書」>

吳,張擧爲句章令,有妻殺夫,因放火燒舍,乃詐稱火燒夫死。夫之親家,疑而訴之於官,妻拒不服。擧,乃取豬二口,一殺一活,積薪燒之,殺者口中無灰,活者有灰。因驗夫,口中無灰,以此鞫之,妻果伏。 (○案無寃錄,辨生前死後火燒之法,專以口鼻之有灰無灰,腦中之有烟無烟,定其眞假。或此法文,著於張擧之後歟,抑張擧之前,已有此法文也。)

*張擧(장거): 인명

*句章令: 구장의 수령

*詐稱: 속여 핑계 대다

*訴: 고소하다

*拒: 부인하다

*擧: 장거

*一殺: 한 마리는 죽이다

*殺者: 죽인 것(돼지)

*因驗夫: 그것으로 남편에 대한 증험으로 삼다

*鞫(국): 국문하다

*伏:굴복하다

*無寃錄(무원록): 책 이름

*辨生前死後火燒: (사람이) 불에 탔을 당시에, 생전이었는지 사후이었는지 구분하는

*專: 오로지

*有灰: 재가 있는지

*有烟: 연기가 있는지

*抑: 아니면 (-했는지 모르겠다)

(解說) 어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집에 방화하여 남편이 화재로 죽은 것처럼 범행을 덮으려고 하니, 남편의 친가에서 의심하여 고소한다. 관할 수령(장거)이 돼지 두 마리로 실험하여, 처음부터 죽은 돼지는 불태워도 입 안에 재가 없다는 것을 알고, 불에 탄 남편의 입에도 재가 없는 것으로 신문하니, 아내가 실토했다는 것이다. 뒤의 괄호는 저자(정약용) 정리 코멘트로 주해 비슷한 것 같다.

 

<결초보은(結草報恩)-「春秋左氏傳」>

秋七月, 秦桓公伐晉, 次于輔氏。壬午, 晉侯治兵于稷, 以略狄土, 立黎侯而還。及雒, 魏顆敗秦師于輔氏, 獲杜回, 秦之力人也。初, 魏武子有嬖妾無子, 武子疾, 命顆曰, 「必嫁是。」 疾病則曰,「必以爲殉。」 及卒, 顆嫁之, 曰, 「疾病則亂。 吾從其治也。」 及輔氏之役, 顆見老人, 結草以亢杜回, 杜回躓而顚, 故獲之。夜夢之曰, 「余而所嫁婦人之父也。爾用先人之治命, 余是以報。」

*七月: 7월(노(魯) 선공(宣公) 15년)

*次: 머무르다

*稷: 지명

*輔氏: 보씨 지역(진(晉)나라 보씨의 영지(領地) 같음)

*黎侯: 여(黎)나라 후(侯)

*雒(낙): 강 이름

*魏武子(위무자): 위과의 아버지

*魏顆(위과): 인명

*杜回(두회): 진(秦)나라 역사(力士)

*疾: 근심하다(병이 들다)

*是: 嬖妾

*疾病: 병이 들다(심해지다)

*以(爲殉): 폐첩으로

*治: 온전한 때

*而(所嫁): 너(위과)

(解說) 秦(진)나라가 晉(진)나라를 치니, 晉(진)나라 위과(魏顆)가 秦(진) 군대를 깨부수고, 두회(杜回)를 사로잡는다. 그 전에 위무자에게 폐첩이 있었는데, 평소에는 위과에게 개가시키라고 하더니, 병이 들자 순장시키라고 한다. 그러나 위무자가 죽자, 위과가 평소의 명대로 폐첩을 개가시킨다. 여기에 고마움을 느낀 폐첩의 아버지가 풀을 묶어 두회를 막아 넘어뜨려 위과가 사로잡게 한다는 내용으로, 결초보은의 유래가 된다.

 

<달기의 잔인함-「箴賦論」>

昔紂好色, 九侯聞之, 乃獻厥女。紂則大喜, 以爲天下之麗, 莫若此也, 以問妲己。妲己懼進御而奪己愛也, 乃僞俯而泣曰: 「君王年卽耆邪? 明旣衰邪? 何貌惡之若此而覆謂之好也?」紂於是渝而以爲惡。妲己恐天下之愈進美女者, 因白「九侯之不道也, 乃欲以此惑君王也。王而弗誅, 何以革後?」 紂則大怒, 遂脯厥女而烹九侯。自此之後, 天下之有美女者, 乃皆重室晝閉, 惟恐紂之聞也。

*紂(주): 은(殷)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폭군으로 유명함.

*九侯(구후): 주(紂) 임금의 신하

*妲己(달기): 주(紂)의 왕비

*耆(기): 늙은이(60세 이상)

*明(명): 시력

*覆: 거꾸로

*好: 인물이 좋다(잘 생기다)

*渝(투): 달라지다

*白: 아뢰다(말하다)

*革: 엄하다

*脯: (죽이고) 포를 뜨다

(解說) 구후가 주(紂) 임금에게 그 딸을 바치니, 주 임금이 그 딸을 예뻐한다. 이에 달기가 그 딸에게 총애를 뺏길까, 거짓으로 우는 체하며 임금이 늙어서 눈이 잘못 되었나 이런 추악한 여자가 무엇이 예쁘냐고 호소한다. 그러니 주 임금이 생각이 달라져 그 여인이 못 생겼다고 생각하게 된다. 달기는 다른 사람들이 미녀를 바칠까봐 구후를 처벌하라고 하니, 주 임금이 그 딸은 포를 뜨고 구후는 팽형을 시킨다.

 

<景公欲以人禮葬走狗晏子諫-「顔子春秋」>

景公走狗死, 公令外共之棺, 內給之祭。 晏子聞之, 諫。 公曰, 「亦細物也, 特以與左右爲笑耳。」 晏子曰, 「君過矣。 夫厚籍斂不以反民, 棄貨財而笑左右。 傲細民之憂, 而崇左右之笑。 則國亦無望已。 且夫孤老凍餒而死, 狗有祭。 鰥寡不恤而死, 狗有棺。 行辟若此, 百姓聞之, 必怨吾君。 諸侯聞之, 必輕吾國。 怨聚于百姓, 而權輕于諸侯。 而乃以爲細物, 君其圖之。」 公曰, 「善。」 趣庖治狗, 以會朝屬。

*走狗: 사냥개

*外: 밖으로

*共: 대다

*之: =走狗

*特: 단지

*籍斂: 세금을 거두다

*反: 되돌려 주다

*傲: 업신여기다

*恤(휼): 구휼(구제)하다

*辟: 편벽됨(사특함)

*趣: 재촉하다

*治: 요리하다

(解說) 제(齊) 경공(景公)이 자신의 사냥개가 죽자, 사람처럼 장례를 치르게 하려고 하니, 이에 안자가 간언을 한다. 그러자 경공이 그냥 웃자고 장난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안자가 어찌 임금이 되어, 고통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생각한다면, 장난이라도 그런 실망스런 행위를 하냐고, 따끔히 다그치는 간언을 한다. 이에 경공이 개를 요리사에게 재촉하여 요리하게 한다.

 

<기우(杞憂)-「列子」>

杞國有人, 憂天地崩墜, 身亡所寄, 廢寢食者。 又有憂彼之所憂者, 因往曉之, 曰: 「天積氣耳, 亡處亡氣。 若屈伸呼吸, 終日在天中行止, 奈何憂崩墜乎?」 其人曰: 「天果積氣, 日月星宿不當墜邪?」 曉之者曰: 「日月星宿, 亦積氣中之有光耀者, 只使墜亦不能有中傷。」 其人曰: 「奈地壞何?」 曉者曰: 「地積塊耳, 充塞四虛, 亡處亡塊。 若躇步跐蹈, 終日在地上行止, 奈何憂其壞?」 其人舍然大喜, 曉之者亦舍然大喜。

*亡所寄: 의존할 데가 없다

*彼: 그 사람(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한 사람)

*積氣: 기운이 쌓여 모인 것(쌓인 기운)

*亡處亡氣: 기가 없는 곳이 없다

*屈伸呼吸: 구부리고 우러르고 숨 쉬다

*中傷: 맞춰 상해를 입히다

*四虛: 사방의 하늘

*舍然(사연(=釋然)): 의문이 풀리는 모양

(解說)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어떡하나 걱정하니, 다른 사람이 그에게 하늘은 기운이 쌓여 있을 뿐인데 절대 무너지지 않고, 땅은 흙덩이가 모인 것이라 절대 꺼지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자 걱정하던 이가 근심을 풀었다는 것이다.

 

<백정이 공주를 왜 사양했을까.韓詩外傳」>

齊王厚送女,欲妻屠牛吐,屠牛吐辭以疾。 其友曰:「子終死腥臭之肆而已乎! 何爲辭之?」 吐應之曰:「其女醜。」 其友曰:「子何以知之?」 吐曰:「以吾屠知之。」 其友曰:「何謂也?」 吐曰:「吾肉善,如量而去苦少耳;吾肉不善,雖以吾附益之,尙猶賈不售。 今厚送子,子醜故耳。」 其友後見之,果醜。 傳曰:「目如擗杏,齒如編貝。」

*妻: 시집보내다

*屠牛吐(도우토): 사람 호칭(이름) 같음

*疾: 병

*腥臭之肆: 비린내 나는 가게(푸줏간)

*辭: 사양하다

*善: 좋다(싱싱하다)

*如量而去苦少: 정량(定量)대로 팔아도 팔리고 (파는 고기 양이) 적은 것을 싫어함(양이 적어 손님 수요에 다 대지 못할까 싫어하는 것이라고 함)

*附益: 보태다

*賈不售: 팔아도 팔리지 않는다

*擗杏: 은행(살구)을 깐 것

(解說) 왕이 후하게 혼수를 장만하여 공주를 백정(도우토)에게 시집보내려고 했는데, 백정이 사양한다. 그러자 친구가 백정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백정이 공주가 추해서라고 말한다. 친구가 그걸 어찌 아냐고 물으니, 백정이 자기가 고기가 좋으면 정량으로 팔아도 팔리지만, 좋지 않으면 양을 더 얹어 팔아도 팔리지 않으니, 그것으로 공주가 추한 것을 안다고 말한다. 친구가 후에 실제로 공주가 추함을 확인한다.

 

<5월에 난 아들이 해롭다?-「論衡」>

齊孟嘗君田文以五月五日生, 其父田嬰讓其母曰 : 「何故擧之?」 曰 : 「君所以不擧五月子, 何也?」 嬰曰 : 「五月子, 長與戶同, 殺其父母。」 曰 : 「人命在天乎? 在戶乎? 如在天, 君何憂也? 如在戶, 則宜高其戶耳, 誰而及之者?」 後文長與戶同, 而嬰不死。 是則五月擧子之忌, 無效驗也

*田文: 전문(맹상군의 이름)

*田嬰: 전영(맹상군의 아버지 이름)

*擧: 낳다

*長: 키

*戶(호): 지게문(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외짝문이라고 하는데, 확실하지 않음)

*(後)文: 전문(맹상군)

(解說) 5월에 난 아들은 지게문 꼭대기에 이를 정도로 키가 아주 커져 부모를 해친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 그러하지 않다는 것을 유명한 맹상군을 일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물고기의 낙을 안다-「莊子」>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 莊子曰: 「儵魚出遊從容, 是魚之樂也。」惠子曰: 「子非魚,安知魚之樂?」莊子曰: 「子非我,安知我不知魚之樂?」惠子曰: 「我非子,固不知子矣。子固非魚也,子之不知魚之樂,全矣。」莊子曰: 「請循其本。子曰 󰡔汝安知魚樂󰡕 云者,旣已知吾知之而問我,我知之濠上也。」

*濠(호): 강 이름

*梁: 다리(징검다리)

*儵魚(숙어): 뱅어나 피라미라고도 하나 확실하지 않음

*出遊(출유): 나와 놀다(헤엄치다)

*從容: 조용한 모양(조용히, 유유히)

*樂: 즐거움(락)

*全: 완전하다

*循: 좇다(돌아가다)

(解說) 장자와 혜자가 강의 다리 위에서 노닐다가, 장자가 숙어가 출유하는 것이 물고기의 낙이라고 한다. 그러자 혜자가 장자에게 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낙을 아냐고 반박한다. 그렇게 티격태격 언쟁을 하다가 장자가 혜자에게 네가 나에게 어찌 물고기의 낙을 아냐고 처음에 물었는데, 이미 내(장자)가 물고기의 낙을 안다는 것을 네(혜자)가 알고서 그렇게 물은 것이니, 이로써 그것이 물고기의 낙인지 알았다고 말한다.

 

<동기는 같은데 결과는 달라.-「論衡」>

韓昭侯醉臥而寒, 典冠加之以衣, 覺而問之, 知典冠愛己也, 以越職之故, 加之以罪。 衛之驂乘者, 見御者之過, 從後呼車, 有救危之義, 不被其罪。 夫驂乘之呼車, 典冠之加衣, 同一意也。 加衣恐主之寒, 呼車恐君之危, 仁惠之情, 俱發於心。 然而於韓有罪, 於衛爲忠, 驂乘偶, 典冠不偶也 。

*韓昭侯: 한(韓)나라 임금

*寒: 추워하다

*典冠(전관): 관(冠) 담당(자)

*驂乘(참승): 배승(옛날에 귀인이 수레를 탈 때, 가운데는 말을 모는 어자(御者)가 타고, 왼쪽에는 귀인이 타고, 오른쪽에는 귀인을 호위하는 자가 타는데, 배승은 그 호위함이나 호위자라고 함)

*恐: -할까봐 그러하다

*偶: 운(때)이 맞다

(解說) 한(韓)의 전관은 임금이 추워하니 옷을 덮어 줬는데, 월직(직무 밖의 일을 함)으로 벌을 받고, 위(衛)의 참승자는 임금의 어자가 잘못한 것을 보고 뒤에서 불러서 임금의 위험을 구한 것으로 월직의 벌을 받지 않았다. 둘 다 임금을 위한 마음에서 발한 것인데, 왜 하나는 벌을 받고 하나는 충성이 됐는가. 그 이유는 운이라는 것이다.

 

 

<왕의 약을 먹고도 살아난 신하-「韓非子」>

有獻不死之藥於荊王者, 謁者操之以入。 中射之士問曰: 「可食乎? 」 曰: 「可。」 因奪而食之。王大怒, 使人殺中射之士。中射之士使人說王曰: 「臣問謁者, 曰: 『可食。』 臣故食之, 是臣無罪, 而罪在謁者也。且客獻不死之藥, 臣食之而王殺臣, 是死藥也, 是客欺王也。夫殺無罪之臣, 而明人之欺王也, 不如釋臣。」 王乃不殺

*謁者(알자): 손님을 주인(왕)에게 안내해 주는 사람

*中射之士(중사지사): 직급

*可食乎: 먹을 수 있소(먹어도 되오).

*可: 가하오(알자가 가하다고 한 것은 왕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서 한 말임을 중사지사도 알면서, 이것을 자기가 불사약을 먹어도 된 것으로 진실로 잘못 안 것처럼 굴어, 이것을 꼬투리 잡아 이상한 재치를 발휘한다)

(解說) 왕에게 바칠 불사약을 한 신하가 감히 빼앗아 먹고도 다소 억지스러운 재치를 발휘하여 무사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왕이 재치를 받아 줄 여유 없는 인물이었다면 과연 무사했을까. 또 위의 이야기는 훈장이 꿀을 못 먹게 하려고 제자에게 꿀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니, 한 제자가 기지를 부려 일부러 잘못을 저지르고 죽으려고 꿀을 먹었다고 하여, 훈장이 본인의 말 때문에 그 제자를 혼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연상되는데, 서로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양고기 국 좀 안 줬다고- 「呂氏春秋」>

鄭公子歸生率師伐宋。 宋華元率師應之大棘, 羊斟御。 明日將戰, 華元殺羊饗士, 羊斟不與焉。 明日戰, 怒謂華元曰, 「昨日之事, 子爲制, 今日之事, 我爲制。」 遂驅入於鄭師。 宋師敗績, 華元虜。 夫弩機差以米則不發。 戰, 大機也。 饗士而忘其御也, 將以此敗而爲虜, 豈不宜哉? 故凡戰必悉熟偏備, 知彼知己, 然後可也。

*公子(공자): 엄격하게 구분하면 왕자(王子)하는 조금 다른데, 그냥 왕자 정도의 의미로 여겨도 된다.

*歸生: 공자(公子) 이름

*華元(화원): 송나라 장군

*饗(향): 대접하다

*大棘(대극): 지역 이름

*羊斟(양침): (화원이 타던 수레(전차)를 몰던) 마부의 이름

*不與: 끼지 못하다

*制: (일을) 벌이다

*미(米): 쌀 한 톨의 크기(아주 적은 것의 비유)

(解說) 정(鄭)나라가 송(宋)나라를 치니, 송(宋)에서 화원이 군사를 이끌고 이에 맞선다. 싸우기 전날에 양을 잡아서, 그 국을 병사에게 대접했는데, 마부인 양침에게 주지 않는다. 이에 서운한 양침이 배반을 하여 다음날 전투에서 수레를 적 진영으로 몰고 가서, 화원이 사로잡힌다.

 

<매미 잡는 법- 「莊子」>

仲尼適楚, 出於林中, 見痀僂者承蜩, 猶掇之也。 仲尼曰: 「子巧乎! 有道邪?」 曰: 「我有道也。 五六月累丸二而不墜, 則失者錙銖, 累三而不墜, 則失者十一。 累五而不墜, 猶掇之也。 吾處身也, 若厥株拘, 吾執臂也, 若槁木之枝。 雖天地之大, 萬物之多, 而唯蜩翼之知。 吾不反不側, 不以萬物易蜩之翼, 何爲而不得!」

*仲尼(중니): 공자의 자(字)

*痀僂(구루): 곱사등이

*猶: -와 같다

*承: 잡다

*道: 방법

*累丸: 환(거미줄을 공처럼 둥글게 뭉친 것이라고 함)을 장대 끝에 (포개어) 매다

*失者: (매미를) 놓치는 경우

*錙銖(치사): 적다(적은 양의 비유)

*株拘: 그루터기

*反: 돌리다(틀다)

*側: 돌리다

(解說) 공자가 매미를 줍듯이 잘 잡는 곱사등이를 보고 그 비결을 물으니, 곱사등이가 환(丸)을 장대 끝에 많이 매고 떨어뜨리지 않으면, 거의 매미를 놓치지 않고 줍듯이 잡을 수 있고, 또 매미를 잡을 때 몸가짐을 그루터기처럼 집중하고, 오로지 매미 날개에만 신경을 쓰니, 매미를 잡을 수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戰國策」>

龐葱與太子質于邯鄲, 謂魏王曰: 「今一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否。」 「二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寡人疑之矣。」 「三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寡人信之矣。」 龐葱曰: 「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 今邯鄲去大梁也遠于市, 而議臣者過于三人矣。 願王察之矣。」 王曰: 「寡人自爲知。」 于是辭行, 而讒言先至。 後太子罷質, 果不得見。

*龐葱(방총): 사람 이름

*質: 볼모로 가다

*邯鄲(한단): 조(趙)나라 도읍

*有虎: 저자에

*成虎: 호랑이를 만들다

*明: 분명하다

*去: (거리가) 떨어짐

*大梁(대량): 위(魏)나라 도읍

*過: 더 많다

*罷質: 볼모 신세에서 풀려나다

(解說) 사람이 셋이면 없는 호랑이도 있게 한다는 유명한 ‘삼인성호’의 유래가 되는 이야기이다.

 

<아기도 저 죽는 줄은 안다-「論衡」>

晉屠岸賈作難, 誅趙盾之子。 朔死, 其妻有遺腹子。 及岸賈聞之, 索於宮, 母置兒於袴中, 祝曰 : 「趙氏宗滅乎? 若當啼 ; 卽不滅, 若無聲。」 及索之, 而終不啼, 遂脫得活。 程嬰齊負之, 匿於山中。 至景公時, 韓厥言於景公, 景公乃與韓厥共立趙孤, 續趙氏祀, 是爲文子。 當趙孤之無聲, 若有掩其口者矣。 由此言之, 趙文子立, 命也。

*屠岸賈(도안가): 진(晉)나라 대부

*朔(삭): 조돈(趙盾)의 아들

*及: -함에 이르러(-할 때)

*祝: 빌다

*袴(고): 통바지(치마)

*宗: 종사

*當啼: 너

*脫: 벗어나다

*程嬰: 정영(인명)

*有掩: -와 같다.

*文子: 조돈의 손자

(解說) 진(晉) 도안가가 조돈 집안의 씨를 말리려고 하여, 조돈의 아들을 죽이고, 그 유복자 아기까지 죽이려고, 그 집안을 뒤진다. 이때 아들의 어머니(조돈 며느리)가 아기를 바지 속에 두고, (아직 어려서 말을 못 알아듣는) 아기에게 조씨 집안 대가 끊긴다면 울고 그렇지 않으면 울지 말라고 빈다. 신기하게도 아기가 누가 입을 막기라도 한 것처럼 울지 않아 들키지 않으니, 이 아기(趙文子)는 살아남고, 조씨 가문을 잇게 됐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악하다-「荀子」>

人之性惡, 其善者僞也。今人之性, 生而有好利焉, 順是, 故爭奪生而辭讓亡焉, 生而有疾惡焉, 順是, 故殘賊生而忠信亡焉, 生而有耳目之欲, 有好聲色焉, 順是, 故淫亂生而禮義文理亡焉。然則從人之性, 順人之情, 必出於爭奪, 合於犯分亂理而歸於暴。故必將有師法之化、禮義之道, 然後出於辭讓, 合於文理而歸於治

*性: 본성(성질)

*僞: 인위

*生而: 나자마자

*順是: 이를(是는 앞 구절을 받음) 따라서

*爭奪: 쟁탈(쟁탈하는 마음)

*生: 생기다

*亡: 없어지다

*合: 합치하다

*歸: 귀결되다

*師法之化: 사법(본받아 배움)의 교화

*治: 안정

(解說) 위 글은 순자의 성악설의 내용이다. 사람의 본성은 악하고, 선한 것은 인위적으로 바꾼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니 쟁탈하게 되고, 증오가 있으니 잔적하게 되고, 이목의 욕심으로 성색을 좋아하여 음란하게 된다. 이렇게 사람의 본성을 그대로 두면, 쟁탈하게 되어 결국 세상이 난폭하게 된다. 이러니까 교화를 한 연후에야 세상이 안정되게 된다는 것이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孟子」>

梁惠王曰: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 河內凶, 則移其民於河東, 移其粟於河內。 河東凶亦然。 察鄰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 鄰國之民不加少, 寡人之民不加多, 何也?」 孟子對曰:「王好戰, 請以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 曰: 「不可, 直不百步耳, 是亦走也。 」 曰: 「王如知此, 則無望民之多於鄰國也。」 국호를 양(梁)으로 바꿨다.)

*河內: 위(魏)나라 지역

*河東: 위(魏)나라 지역

*然: 그러하다(백성을 하내로 옮기고, 곡식을 하동으로 옮겼다)

*加少: 더 적어지다

*塡然(전연): 둥둥(북소리)

*鼓: 북을 치다

*或: 어떤 사람(혹자)

*直: 단지

(解說) 양 혜왕이 맹자에게 내가 백성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왜 이웃나라보다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맹자가 오십 걸음 도망간 자가 백 걸음 도망간 자 보고 더 도망갔다고 웃을 수 있냐는 말로 비유를 하며 양 혜왕과 이웃 나라 왕이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으니, 백성이 이웃나라보다 많기를 바라지 말라고 한다.

 

<새옹지마(塞翁之馬)- 「淮南子」>

近塞上之人有善術者, 馬無故亡而入胡。 人皆弔之。 其父曰 「此何遽不爲福乎。」 居數月, 其馬將胡駿馬而歸, 人皆賀之。 其父曰, 「此何遽不能爲禍乎。」 家富良馬, 其子好騎 墮而折其脾, 人皆弔之。 其父曰, 「此何遽不爲福乎。」 居一年, 胡人大入塞, 丁壯者引弦而戰, 近塞之人, 死者十九。 此獨以跛之故, 父子相保, 故福之爲禍, 禍之爲福。 化不可極, 深不可測也。

*塞(새): 변방

*善術: 점을 잘 보다

*亡: 도망가다

*胡: 오랑캐

*弔: 위문하다

*遽: 갑자기

*將: 데리다

*富: 많다

*入: 침입하다

*十九: 열에 아홉

*極: 궁구하다

(解說) 변방에 점을 잘 치는 자가 있었는데, 기르던 말이 이유 없이 오랑캐 땅으로 갔다가, 다시 그 말이 준마를 데리고 오니,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넓적다리가 부러진다. 오랑캐가 침입하여 절름발이가 된 아들은 전쟁에 가지 않아 목숨을 무사히 보존한다. 이렇게 수시로 화복이 변하니, 인간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지러움의 원인은 무엇인가-「墨子」>

聖人以治天下爲事者也,不可不察亂之所自起,當察亂何自起。不相愛。臣子之不孝君父,所謂亂也。子自愛,不愛父,故虧父而自利。弟自愛,不愛兄,故虧兄而自利。臣自愛,不愛君,故虧君而自利。此所謂亂也。雖父之不慈子,兄之不慈弟,君之不慈臣,此亦天下之所謂亂也。父自愛也,不愛子,故虧子而自利。兄自愛也,不愛弟,故虧弟而自利。君自愛也,不愛臣,故虧臣而自利。是何也?皆起不相愛。

*爲事者: 일을 삼는 자

*當: 시험삼아(=試)

*何自: 어디에서

*起: -에서 비롯하다

*愛: 사랑하다(소중히 여기다)

*子自: 아들(자식)이 스스로를

*虧: 손실을 끼치다

(解說)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이 자기만 사랑하여 이롭게 하고, 서로 상대를 사랑하지 않아 손해를 끼치는 혼란의 이유가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습이 비슷하다고 스승이 되나.-「史記列傳」>

孔子既沒,弟子思慕,有若狀似孔子,弟子相與共立為師,師之如夫子時也。他日,弟子進問曰:「昔夫子當行,使弟子持雨具,已而果雨。弟子問曰:『夫子何以知之?』夫子曰:『詩不云乎?「月離于畢,俾滂沱矣。」昨暮月不宿畢乎?』他日,月宿畢,竟不雨。商瞿年長無子,其母爲取室。孔子使之齊,瞿母請之。孔子曰:『無憂,瞿年四十後當有五丈夫子。』已而果然。問夫子何以知此?」有若默然無以應。弟子起曰:「有子避之,此非子之座也!」

*師之: 그(유약)를 스승으로 모시다

*夫子(當行): 선생님(공자)

*離: 붙다(머무르다)

*畢(필): 별 이름

*滂沱: 큰 비가 오는 모양

*商瞿(상구): 공자 제자

*爲取室: (다시) 처를 얻으려고 하다

*已而(果然): 후에

*有子: 유약

*避: 물러나다

(解說) 공자가 죽고, 공자의 모습과 비슷하여 제자들이 유약을 스승으로 모셨다. 어느 날 제자가 전에 선생님(공자)께서 상구(商瞿)가 40 이후 다섯 아들을 볼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유약에게 물으니, 유약이 대답을 못하고 스승 자리에서 쫓겨난다는 내용이다.

 

<鷄鳴狗盜-「十八史略」>

宣王卒,湣王立,靖郭君田嬰者,宣王之庶弟也,封於薛,有子曰文,食客數千人,名聲聞於諸侯,號爲孟嘗君。秦昭王聞其賢,乃先納質於齊,以求見,至則止囚欲殺之,孟嘗君使人抵昭王幸姬求解,姫曰,「願得君狐白裘。」蓋孟嘗君嘗以獻昭王,無他裘矣。客有能爲狗盜者,入秦藏中,取裘以獻姫,姫爲言得釋,即馳去,變姓名,夜半至函谷關。關法,鷄鳴方出客,恐秦王後悔追之,客有能爲鷄鳴者,鷄盡鳴,遂發傳,出食頃,追者果至,而不及。孟嘗君歸,怨秦,與韓・魏伐之,入函谷關,秦割城以和。孟嘗君相齊,或毀之於王,乃出奔。

*庶弟: 서모(庶母)에게서 난 동생

*薛(설): 제(齊)의 지역

*孟嘗君: 이름은 전문(田文)임

*質: 폐백

*抵: 접촉하다

*幸姬: 군주의 총첩

*狗盜: 개 탈을 쓰고 도둑질하다

*馳去(치거): (말을) 빨리 달려 도망가다

*發傳:

*食頃(식경): 한 끼의 밥을 먹을 만한 시간

(解說) 맹상군이 진(秦)나라에서 갇혀 위기에 몰리니, 맹상군을 따르는 식객 중에서 구도(狗盜)를 잘 하는 자와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의 도움으로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옷이 그러하게 한다-「孔子家語」>

哀公問曰:「紳委章甫(委委貌章甫冠名也),有益於仁乎?」 孔子作色而對曰:「君胡然焉,衰麻苴杖者,志不存乎樂,非耳弗聞,服使然也;黼黻袞冕者,容不襲慢,非性矜莊,服使然也;介冑執戈者,無退懦之氣,非體純猛,服使然也。且臣聞之,好肆不守折(言市弗能為廉好肆不守折也),而長者不爲市(言長者之行則不爲市買之事),竊夫其有益與無益,君子所以知(竊宜爲察)。」 孔子謂子路曰:「見長者而不盡其辭,雖有風雨,吾不能入其門矣。故君子以其所能敬人,小人反是。」

*紳(신): 큰 띠(예복에 갖추어 맴)

*委: 위모((委貌) 주대에 쓰던 관(冠))

*章甫(장보): 은(殷)나라 이후로 쓰던 관(冠)

*胡然: 어찌 그러한가.

*衰麻(최마): 상복 이름

*苴杖者: 저장(상제가 상중에 쓰는 검은 대나무)을 한 자)

*黼黻(보불): 천자가 입던 예복에 놓은 수(繡)의 이름

*袞(곤): 곤룡포

*冕(면): 면류관

*介: 갑옷

*冑(주): 투구

*肆(사): 가게(장수)

*折: 값을 깎다

*長者: 장자(덕망이 있고 노성한 사람)

(解說) 상복을 입은 자가 즐거움에 마음이 없고, 보불을 입은 자가 장엄해지고, 무장을 한 자가 용맹해지는 것은 본래 성질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옷이 그러하게 한다고 하며, 공자가 복장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부여국-「晉書」>

夫餘國在玄菟北千餘里, 南接鮮卑, 北有弱水, 地方二千里, 戶八萬, 有城邑宮室, 地宜五穀。 其人强勇, 會同揖讓之儀有似中國。 其出使, 乃衣錦罽, 以金銀飾腰。 其法, 殺人者死, 沒入其家; 盜者一責十二; 男女淫, 婦人妬, 皆殺之。 若有軍事, 殺牛祭天, 以其蹄占吉凶, 蹄解者爲凶, 合者爲吉。 死者以生人殉葬, 有槨無棺。 其居喪, 男女皆衣純白, 婦人著布面衣, 去玉佩。 出善馬及貂豽、美珠, 珠大如酸棗。 其國殷富, 自先世以來, 未嘗被破。 其王印文稱 「穢王之印」。 國中有古穢城, 本穢貊之城也。

*玄菟(현도): 지역(나라) 이름

*鮮卑(선비): 나라(종족) 이름

*弱水: 강(호수) 이름

*宜: 알맞다

*出使: 사신을 나오다

*衣: 입다

*罽(계): 융단

*沒入: 몰입(재산을 몰수하고 가족을 종으로 잡아들임)하다

*槨(곽): 본래는 결자 같은데, 임의대로 내가 추정한 것임

*著: 입다

*布面衣: 베로 만든 면의(面衣)

*出: (특산물로) 나다

*印文: 인발

*稱: -라고 되어 있다

(解說) 부여국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 부여국 법이 고조선의 법과 비슷한 점이 흥미롭다.

 

<배움은 그만 둘 수 없다-「荀子」>

君子曰,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木直中繩, 輮以爲輪, 其曲中規, 雖有槁暴, 不復挺者, 輮使之然也。 故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 則知明而行無過矣。 故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不臨深谿, 不知地之厚也。 不聞先王之遺言, 不知學問之大也。 干、越、夷、貉之子, 生而同聲, 長而異俗, 敎使之然也。

*君子: 군자(순자 자신을 이른 것이라고 한다)

*曰: 曰자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애매하기는 한데, 이것이 전체적인 맥락에는 별로 상관이 없는 듯하다

*已(이): 그만 두다

*靑: 청색

*藍(람): 쪽(식물)

*靑於藍: 쪽보다 푸르다

*水爲: 그것(얼음)

*中繩: 먹줄에 들어맞다(어떤 것이 곧음을 비유적으로 이름)

*輮: 휘다(굽히다)

*槁暴: 말리다

*挺(정): 곧다

*使之然: 그것을 그러하게 하다

*受繩: 줄을 쓰다(치다)

*生而: 태어나서는 한 월

*干越夷貉: 한(干)과 월(越)은 남방의, 이(夷)는 동방의, 맥(貉)은 북방의 (중국의 주변) 민족이라고 함

(解說) 배움(가르침)의 영향이 크고 중요함을 여러 비유를 통해 말하고 있다.

 

<계백- 「三國史記」>

階伯, 百濟人, 仕爲達率。 唐顯慶五年庚申, 高宗以蘇定方爲神丘道大摠管, 率師濟海, 與新羅伐百濟。 階伯爲將軍, 簡死士五千人拒之, 曰: 「以一國之人, 當唐、羅之大兵, 國之存亡, 未可知也。 恐吾妻孥, 沒爲奴婢, 與其生辱, 不如死快。」 遂盡殺之。 至黃山之野, 設三營, 遇新羅兵將戰, 誓衆曰: 「昔句踐以五千人, 破吳七十萬衆, 今之日, 宜各奮勵決勝, 以報國恩。」 遂鏖戰, 無不以一當千, 羅兵乃却。 如是進退, 至四合, 力屈以死。

*階伯(계백): 백제 장군

*達率(달솔): 직위

*당(唐): 당나라

*顯慶(현경): 연호

*高宗: 당 임금

*蘇定方: 당나라 장수

*死士: 죽기를 각오한 병사

*노(孥): 자식

*黃山: 지명

*鏖戰(오전): 힘을 다하여 끝장이 나도록 싸우다.

(解說) 삼국사기 열전에 실려 있는 백제 계백 장군 이야기이다. 신라와 당이 연합하여 백제에 침공하니, 계백이 적에게 처자가 잡혀 노비가 될까 미리 처자까지 죽이고, 결의를 다지고 적에 비해 수효는 부족하지만, 5천 군사를 거느리고, 황산벌에 이르러 나당 연합군에 맞서 싸워, 처음에는 잘 버티었지만, 결국 힘이 다하여 죽었다는 것이다.

 

<화씨지벽(和氏之壁)-「韓非子」>

楚人和氏得玉璞楚山中, 奉而獻之厲王。 厲王使玉人相之。玉人曰: 「石也。」 王以和爲誑, 而刖其左足。及厲王薨, 武王卽位。 和又奉其璞而獻之武王。武王使玉人相之。又曰: 「石也。」 王又以和爲誑, 而刖其右足。武王薨, 文王卽位。和乃抱其璞而哭於楚山之下, 三日三夜, 泣盡而繼之以血。王聞之, 使人問其故, 曰: 「天下之刖者多矣, 子奚哭之悲也?」 和曰: 「吾非悲刖也, 悲夫寶玉而題之以石, 貞士而名之以誑, 此吾所以悲也。」 王乃使玉人理其璞而得寶焉, 遂命曰: 和氏之璧。

*璞(박): 옥돌

*薨(훙): 죽다

*玉人: 옥장이

*題: 평하다(딱지를 붙이다)

(解說) 초 나라의 화씨(和氏)란 자가 옥돌을 얻어 왕에게 바쳤는데, 그냥 돌을 옥돌로 속였다고 왼쪽 다리를 잘리는 월형(刖刑)을 받는다. 또 다음 왕에게 그 옥돌을 바치니, 또 속였다고 오른쪽 다리도 잘린다. 다음 왕이 즉위하니, 화씨가 어찌나 구슬프게 울던지, 왕이 듣고서 우는 이유를 물으니, 화씨가 그 동안의 일을 이야기하고, 마침내 옥돌로 인정받고, 옥돌은 가다듬어 유명한 ‘화씨지벽(화씨의 구슬)’이 됐다는 내용이다.

 

<사람을 잘 보는 사람의 비결-「韓詩外傳」>

楚有善相人者,所言無遺美,聞于國中。莊王召見而問焉。對曰:「臣非能相人也,能相人之友者也。觀布衣者,其友皆孝悌篤謹畏令,如此者,家必日益,而身日安,此所謂吉人者也。觀事君者,其友皆誠信有行好善,如此者,措事日益,官職日進,此所謂吉臣者也。人主朝臣多賢,左右多忠,主有失敗,皆交爭正諫,如此者,國日安,主日尊,名聲日顯,此所謂吉主者也。臣非能相人也,觀友者也。」王曰:「善。」其所以任賢使能,而霸天下者,始遇之于是也。詩曰:「彼己之子,邦之彦兮。」

*相: 보다(관상보다)

*聞: 소문이 나다

*布衣者: 벼슬이 없는 일반인

*觀: 살피다

*措事(조사): 일을 처리하다

(解說) 초(楚) 나라에 어떤 사람이 사람의 관상을 잘 본다고 소문이 나니, 초 장왕이 그를 불러서 물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자기는 사람 관상을 볼 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를 볼 줄 아는 것이니, 신하는 그 친구가 괜찮으면 앞날이 밝은 신하이고, 임금은 신하나 주변이 괜찮으면 역시 길한 임금이라고 대답한다.

 

<때를 아는 자는 빈궁해도 두려워 않는다.-「鄧析子」>

死生自命,貧富自時。怨夭折者,不知命也。怨貧賤者,不知時也。故臨難不懼,知天命也。貧窮無懾,達時序也。凶饑之歲,父死於室,子死於戶,而不相怨者,無所顧也。同舟渡海,中流遇風,救患若一,所憂同也。張羅而畋,唱和不差者,其利等也。故體痛者口不能不呼,心悅者顏不能不笑。責疲者以舉千鈞,責兀者以及走兔。驅逸足於庭,求猿捷於檻,斯逆理而求之,猶倒裳而索領。事有遠而親,近而疏。就而不用,去而反求。風此四行,明主大憂也

*自命: 명에서 비롯하다(결정되다)

*懾: 두려워하다

*時序: 때

*畋(전): 사냥하다

*唱和: 한쪽에서 노래 부르고, 다른 쪽에서 이에 화답함

*呼: 소리를 내다(신음하다)

*責: 강요하다

*千鈞(천균): 아주 무거운 무게의 비유(균은 무게 단위로 서른 근이라 함)

*兀者(올자): 월형(刖刑)을 받아 외발인 사람

*驅逸: 달아나는 것을 몰다

*足: 가능하다

*庭: 사냥터

*遠而親: 머나 가까워짐

(解說) 위 글은 다소 중구난방이라 요지가 무엇인지 애매한데, 명(命)을 아는 자는 수요(壽夭)에 달관하게 되고, 때를 아는 자는 빈부(貧富)에 달관하게 되고, 피곤한 자에게 억지로 천균을 들게 하는 것 같은 짓은 가능은 하나, 억지스럽고 실익이 없다는 내용 같다.

 

<스승과 제자-「呂氏春秋」>

戎夷違齊如魯, 天大寒而後門, 與弟子一人宿於郭外, 寒愈甚, 謂其弟子曰, 「子與我衣, 我活也, 我與子衣, 子活也。 我國士也。 爲天下惜死, 子不肖人也, 不足愛也。 子與我子之衣。」 弟子曰, 「夫不肖人也, 又惡能與國士之衣哉?」 戎夷太息歎曰, 「嗟乎! 道其不濟夫。」 解衣與弟子, 夜半而死, 弟子遂活。 謂戎夷其能必定一世, 則未之識, 若夫欲利人之心, 不可以加矣。 達乎分仁愛之心識也, 故能以必死見其義。

*戎夷(융이): 사람 이름

*違: 떠나다

*天: 날씨

*後門: 성문(관문)을 닫는 시간에 늦다(통행이 막히어 노숙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 같음)

*愈(유): 더욱

*與(我衣): 주다

*國士: 온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惡(오): 어찌

*濟: 이루다

*見: 보이다

(解說) 융이와 그 제자가 추운 날에 성문이 닫혀 성 밖에서 자게 된다. 날이 더욱 추워져 얼어 죽게 되니, 융이가 자기는 국사이니 자기가 죽으면 천하가 애석해 할 테니 제자보고 옷을 벗어 달라고 하니, 제자가 저 같은 불초한 사람이 어찌 국사에게 옷을 벗어 주기를 기대하냐고 말한다. 이에 융이가 탄식하며 제자에게 옷을 벗어 주어서, 밤중에 융이는 얼어 죽고, 제자는 그 덕에 살아남게 된다.

 

<술과 고기를 먹고 온다는 남편의 실체-「孟子」>

齊人有一妻一妾而處室者,其良人出,則必饜酒肉而後反。其妻問所與飮食者,則盡富貴也。其妻告其妾曰: 「良人出,則必饜酒肉而後反,問其與飮食者,盡富貴也,而未嘗有顯者來,吾將瞯良人之所也。」 蚤起,施從良人之所之,徧國中無與立談者。卒之東郭墦閒,祭者,乞其餘,不足,又顧而之他,此其爲饜足之道也。其妻歸,告其妾曰:「良人者,所仰望而終身也。今若此。」 與其妾訕其良人,而相泣於中庭。而良人未之知也,施施從外來,驕其妻妾。 由君子觀之,則人之所以求富貴利達者,其妻妾不羞也,而不相泣者,幾希矣。

*饜(염): 물리다(실컷 먹다)

*富貴: 부귀한 사람(들)

*良人: 남편(아내가 남편을 이름)

*顯者: 현달(출세)한 자

*瞯(간): 엿보다

*之: 가다

*施從: 비껴(몰래) 따라가다

*墦閒(번간): 무덤 사이

*施施: 기뻐하는 모양

*驕: 거들거리다

*羞(수): 부끄러워하다

*幾: 거의 -할 것이다

(解說) 남편이 밖에 나가면 부자에게서 반드시 술과 고기를 실컷 얻어먹고 온다고 하니, 그 처가 미심쩍어 남편을 미행을 하니, 처량 맞게 무덤가를 돌면서 남은 제사 음식을 구걸하는 남편을 보고 실망한다는 내용이다.

 

<狐假虎威-「戰國策」>

荊宣王問羣臣曰: 「吾聞北方之畏昭奚恤也, 果誠何如?」 羣臣莫對。 江一對曰: 「虎求百獸而食之, 得狐, 狐曰: 『子無敢食我也。 天帝使我長百獸, 今子食我, 是逆天帝命也。 子以我爲不信, 吾爲子先行, 子隨我後, 觀百獸之見我而敢不走乎?』 虎以爲然, 故遂與之行。 獸見之皆走。 虎不知獸畏己而走也, 以爲畏狐也。 今王之地方五千里, 帶甲百萬, 而專屬之昭奚恤。 故北方之畏奚恤也, 其實畏王之甲兵也, 猶百獸之畏虎也。」

*荊(형): 초나라의 별칭.

*昭奚恤(소해휼): 초나라 장군.

*何如: 어째서인가

*江一: 초나라 신하

*天帝: 하느님.

*帶甲: 갑옷을 입은 군사(무장한 군사)

*今(子食): 지금 -한다면

*專屬(전촉): 단독으로 맡김.

(解說) 초나라 왕이 왜 북방(북방의 나라들)이 소해휼 장군을 두려워하는지 물으니, 강일이 여우와 호랑이 이야기를 하며 사실은 북방이 소해휼을 아니라 실은 왕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여우와 호랑이 이야기는 유명한 ‘호가호위’의 유래가 되니, 내용은 대강 다 알 것이고, 혹 모르면 위 원문을 읽어라.

 

<돈을 주고 간 도둑-「明心寶鑑」>

洪嗜燮少貧甚無料。 一日早婢兒, 踴躍獻七兩錢曰, 「此在鼎中, 米可數石。 柴可數駄。 天賜天賜。」 公驚曰, 「是何金。」 卽書失金人推去等字, 付之門楣而待。 俄而姓劉者, 來問書意。 公悉言之。 劉曰, 「理無失金於人之鼎內, 果天賜也。 盍取之。」 公曰, 「非吾物何。」 劉俯伏曰, 「小的昨夜, 爲竊鼎來。 還憐家勢蕭條而施之。 今感公之廉价, 良心自發, 誓不更盜, 願欲常侍。 勿慮取之。」 公卽還金曰, 「汝之爲良則善矣。 金不可取。」 終不受。 後公爲判書。 其子在龍爲憲宗國舅。 劉亦見信。 身家大昌。

*七兩錢(칠냥전): 일곱 냥의 돈

*柴(시): 땔나무(장작)

*數駄(수태): 수(몇) 바리

*天賜: 하늘의 하사

*付: 붙이다

*門楣(문미): 문 위에 가로 댄 나무

*理無: 까닭 없이

*盍: 어찌 -하지 않으리

*還: 도리어

*在龍(재룡): 주인의 아들 이름

*憲宗: 조선의 임금

*國舅(국구): 임금의 장인

(解說) 한 도둑이 어느 집에 도둑질하러 왔다가, 그 집이 너무 가난하게 사니까 오히려 돈을 솥에 두고 오니, 그 집 주인(홍기섭)이 방을 붙여 돈을 돌려주려고 하니, 도둑이 와서 전후 사정을 말하며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기를 맹세한다. 그 후 집 주인은 판서가 되고, 도둑도 집안이 번성하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고구려 동명왕-「論衡」>

北夷橐離國王侍婢有娠, 王欲殺之。婢對曰, 「有氣大如鷄子, 從天而下, 我故有娠。」 後産子, 捐於猪溷中, 猪以口氣噓之, 不死 ; 復徙置馬欄中, 欲使馬藉殺之, 馬復以口氣噓之, 不死。王疑以爲天子, 令其母收取, 奴畜之, 名東明, 令牧牛馬。東明善射, 王恐奪其國也, 欲殺之。東明走, 南至掩淲水, 以弓擊水, 魚鼈浮爲橋, 東明得渡魚鼈解散, 追兵不得渡。 因都王夫餘, 故北夷有夫餘國焉。東明之母初姙時, 見氣從天下。及生, 棄之, 猪馬以氣吁之而生之。長大, 王欲殺之, 以弓擊水, 魚鼈爲橋。天命不當死, 故有猪馬之救 ; 命當都王夫餘, 故有魚鼈爲橋之助也。

*橐離國: 탁리국(나라이름)

*氣: 기운

*猪溷(저혼): 돼지우리

*噓(허): 불다

*掩淲水: 엄표수(강 이름)

*命當: 운명이 -하기로 정해지다

*都王: 도읍하고 왕이 되다

(解說)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이다. 동명왕의 신비한 잉태 과정과 태어난 후에 버려 죽이려고 해도 동물들의 보우로 살게 되고, 또 후에 왕이 동명왕을 죽이려고 하니, 어별(魚鼈)의 덕택으로 위기를 벗어나, 부여국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상을 받으나 의심 받는다-「韓非子」>

樂羊爲魏將而攻中山, 其子在中山。 中山之君烹其子而遺之羹, 樂羊坐於幕下而啜之, 盡一杯。 文侯謂堵師贊曰: 「樂羊以我故而食其子之肉。」 答曰: 「其子而食之, 且誰不食?」 樂羊罷中山, 文侯賞其功而疑其心。孟孫獵得麑, 使秦西巴持之歸, 其母隨之而啼。秦西巴弗忍而與之。孟孫適, 至而求麑。答曰: 「余弗忍而與其母。」 孟孫大怒, 逐之。居三月, 復召以爲其子傅。其御曰: 「曩將罪之, 今召以爲子傅, 何也?」 孟孫曰: 「夫不忍麑, 又且忍吾子乎?」 故曰: 「巧詐不如拙誠。」 樂羊以有功見疑, 秦西巴以有罪益信。

*樂羊(악양): 위(魏)나라 장군

*遺(유): 보내다

*羹: 악양의 아들을 삶은 국

*盡: 다하다(남기지 않고 다 마시다)

*以我故: 나 때문에

*文侯: 위후(위(魏)나라 왕)

*堵師贊(도사찬): 인명

*誰: 누구를

*孟孫: 노(魯)나라 대부

*麑(예): 사슴 새끼

*秦西巴(진서파): 인명

*曩(낭): 지난번에

(解說) 악양이 중산을 치니, 중산 왕이 악양의 아들을 삶아서 그 죽을 보내니, 악양이 모질게도 그 죽을 다 마셔 충성을 표했건만, 오히려 그 모진 충성 때문에 중산을 치는 데에 공을 세우고도 왕에게 꺼림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진서파는 맹손이 사냥한 사슴 새끼를 가지고 돌아가는 임무를 맡았는데, 그 사슴의 어미가 뒤따라오며 우니, 차마 모질게 못하고 새끼 사슴을 풀어줘서, 처음에는 벌을 받아 맹손에게 쫓겨나나, 그 모질게 못하는 따뜻한 마음 때문에 맹손에게 신임을 얻어, 세달 후에 맹손이 진서파를 불러서 아들의 사부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민심을 억지로 막을 수 없다-「國語」>

厲王虐, 國人謗王。 邵公告曰 : 「民不堪命矣!」 王怒, 得衛巫, 使監謗者。 以告, 則殺之。 國人莫敢言, 道路以目。 王喜, 告邵公曰 : 「吾能弭謗矣, 乃不敢言。」 邵公曰 :「是障之也。 防民之口, 甚于防川。 川壅而潰, 傷人必多, 民亦如之。 是故爲川者決之使導, 爲民者宣之使言。 故天子聽政, 使公卿至於列士獻詩, 瞽獻曲, 史獻書, 師箴, 瞍賦, 矇誦, 百工諫, 庶人傳語, 近臣盡規, 親戚補察, 瞽史敎誨, 耆艾修之, 而後王斟酌焉, 是以事行而不悖。 民之有口, 猶士之有山川也, 財用於是乎出 ; 猶其原隰之有衍沃也, 衣食於是乎生。 口之宣言也, 善敗於是乎興, 行善而備敗, 其所以阜財用衣食者也。 夫民慮之于心, 而宣之于口, 成而行之, 胡可壅也? 若壅其口, 其與能幾何?」 王不聽, 於是國人莫敢出言, 三年, 乃流王于彘。

*厲王: 여왕(주(周)의 왕)

*虐: 포학하다

*邵公: 소공(신하)

*衛巫: 위(衛)나라 무당이라고 함

*弭: 그치게 하다

*障: 막다

*爲川: 하천을 다스리다

*瞽(고): 악사

*史: 태사(太史)

*師: 樂太師

*矇: 청맹과니

*耆艾: 사부

*流: 추방하다(유배 보내다)

*彘: 체(지명)

(解說) 주(周) 여왕(厲王)이 학정을 펴니 백성이 비방하자, 여왕이 노하여 위무(衛巫: 위(衛)나라 무당으로 신통력이 있어 왕을 비방하는 자를 꼭 집어냈다고 함)를 구하여, 백성들을 감시하여 비방을 못 하게 억지로 막는다. 이에 소공(邵公)이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간하나, 여왕이 곧이듣지 않는다. 결국 삼년 후에 여왕은 체(彘)로 쫓겨난다.

 

<두 사람의 차이-「孔子家語」>

孔子兄子有孔篾者,與宓子賤偕仕。 孔子往過孔篾,而問之曰:「自汝之仕,何得何亡?」 對曰:「未有所得,而所亡者三,王事若龍(龍宜爲讋前後相因也),學焉得習(言不得習學也),是學不得明也;俸祿少,饘粥不及親戚,是以骨肉益疏也;公事多急,不得弔死問疾,是朋友之道闕也。 其所亡者三,卽謂此也。」孔子不悅,往過子賤,問如孔篾。 對曰:「自來仕者無所亡,其有所得者三,始誦之,今得而行之,是學益明也;俸祿所供,被及親戚,是骨肉益親也;雖有公事,而兼以弔死問疾,是朋友篤也。」 孔子喟然,謂子賤曰:「君子哉。若人(若人猶言是人者也)。 魯無君子者,則子賤焉取此。」(如魯無君子者此人安得而學之言魯有君子也)

*孔篾: 공멸(공자의 조카)

*宓子賤: 宓(밀)은 성(성이 ‘밀’인지 ‘복’인지 잘 모르겠음)이고, 子賤(자천)은 자(字)이고, 이름은 不齊이다.

*亡: 잃다

*王事: 나라일

*龍: 옷을 껴입는 것((=襲) 되풀이함을 비유한 듯함)

*龍宜爲讋: 앞의 ‘龍’자는 마땅히 ‘讋’자이어야 한다.

*焉: 어찌

*不及: (경제적인 혜택이) 미치지 못하다

*自來: -하고부터(-한 이래로)

*弔死問疾(조사문질): 죽은 이에 조문하고 아픈 이에게 위문하다

*若人: 이 사람

(解說) 괄호 안의 한자는 주석 부분이다. 공멸과 밀자천이 같이 벼슬했다. 공자가 공멸에게 들러 벼슬하고서 얻는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 물으니, 공멸이 왕사란 것이 단순한 것의 반복이라 배운 것을 익힐(행할) 수가 없고, 봉록이 적어 친척에 보탬이 못 가 사이가 멀어지고, 공사가 많아 조사문질을 못 하여 친구 사이도 소원해져, 잃은 것만 세 가지라고 대답한다. 똑같은 질문을 밀자천에게 하니, 밀자천이 이렇게 답한다. 그 전에 외운 것을 지금 벼슬하여 행하니 배움이 더욱 밝아지고, 봉록으로 친척에 보탬이 되니 사이가 가까워지고, 공사가 바빠도 조사문질을 하여 친구와도 돈독해져서, 얻은 것이 세 가지라고 한다.

 

<구토(龜兎) 설화-「三國史記」>

昔, 東海龍女病心, 醫言: 「得兎肝合藥, 則可療也。」 然海中無兎, 不奈之何。 有一龜白龍王言: 「吾能得之。」 遂登陸見兎言: 「海中有一島, 淸泉白石, 茂林佳菓, 寒暑不能到, 鷹隼不能侵。爾若得至, 可以安居無患。」 因負兎背上, 游行二三里許。 龜顧謂兎曰: 「今龍女被病, 須兎肝爲藥, 故不憚勞, 負爾來耳。」 兎曰: 「噫, 吾神明之後, 能出五藏, 洗而納之。日者小覺心煩, 遂出肝心洗之, 暫置巖石之底, 聞爾甘言徑來, 肝尙在彼, 何不廻歸取肝, 則汝得所求, 吾雖無肝尙活, 豈不兩相宜哉。」 龜信之而還, 纔上岸, 兎脫入草中, 謂龜曰: 「愚哉, 汝也, 豈有無肝而生者乎。」 龜憫黙而退 。

*龍女: 용왕의 딸

*病心: 심장에 병이 나다

*療: 병을 고치다

*不奈之何: 어찌 하지 못하다

*鷹隼: 매와 새매

*許: 쯤

*憚勞: 노고를 꺼리다

*日者: 일전에(지난번에)

*心煩: 가슴이 답답하다

*徑: 곧바로

*尙: 아직

*尙: 오히려

*纔: 겨우

(解說) 김춘추가 고구려를 방문하니, 고구려가 가두고 죽이려고 하자, 총신(寵臣) 선도해(先道解)에게 뇌물을 바치니, 선도해가 찾아와 위의 토끼전의 기원이 된다고 하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하여, 김춘추가 빠져나갈 힌트를 준다. 내용은 다 알듯이, 용왕의 딸이 병이 났는데, 의원이 토끼 간이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거북이가 토끼 간을 구하러 육지로 가서 감언이설로 토끼를 꾄다. 용궁으로 가는 도중에 자신이 속은 것을 안 토끼가 자기는 오장을 넣다 뺐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간을 빼놓고 왔다고 하여, 간을 찾으러 도로 육지로 가자고 거북에게 속여 말하니, 거북이가 그것을 곧이듣고 다시 육지로 가서, 다잡은 토끼를 놓쳤다는 이야기이다.

 

<楚昭貞姜-「烈女傳」>

貞姜者,齊侯之女,楚昭王之夫人也。王出遊,留夫人漸臺之上而去。王聞江水大至,使使者迎夫人,忘持符,使者至,請夫人出,夫人曰:「王與宮人約令,召宮人必以符。今使者不持符,妾不敢從使者行。」使者曰:「今水方大至,還而取符,則恐後矣。」夫人曰:「妾聞之:貞女之義不犯約,勇者不畏死,守一節而已。妾知從使者必生,留必死。然棄約越義而求生,不若留而死耳。」於是使者反取符,還則水大至,臺崩,夫人流而死。王曰:「嗟夫!守義死節,不為苟生,處約持信,以成其貞。」乃號之曰貞姜。君子謂貞姜有婦節。詩云:「淑人君子,其儀不忒。」此之謂也。

*齊侯: 제후(齊侯)라고 했는데, 제(齊)나라 왕(王)의 의미로 간주해도 된다.

*漸臺(점대): 누대 이름 같음.

*符(부): 부절(부신)

*宮人: 후궁에 딸린 부녀자(여기서는 왕비를 포함하는 것 같음.)

*恐後: 늦을 것 같다

*越: 어기다

(解說) 왕(楚 소왕)과 왕비가 누대에 놀러 나왔다가, 왕은 먼저 왕비만 두고 돌아갔다. 왕이 강물이 (넘쳐) 몰려온다는 말을 듣고, 얼른 사자로 하여금 왕비를 불러오게 하는데, 사자가 부절을 깜빡하고 가져가지 않고서, 왕비에게 누대에서 나오기를 청했는데, 왕과 궁인 사이에 약속이 있으니, 궁인을 부를 때는 반드시 부절을 가지고 해야 한다며, 왕비가 부절이 없어서 사자의 청을 거부한다. 그냥 약속을 잠시 어기고 나오면 살고, 사자가 부절을 가지고 가면 그 사이에 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을 왕비가 알지만, 원칙을 지켜 누대에서 결국 나오지 않아, 물이 몰려와 누대가 무너져 왕비가 죽었다는 내용이다.

 

<큰 몽둥이는 피하라.-「孔子家語」>

曾子耘瓜, 誤斬其根。 曾皙怒建大杖以擊其背, 曾子仆地而不知人, 久之有頃, 乃蘇, 欣然而起, 進於曾皙曰:「嚮也參得罪於大人, 大人用力敎, 參得無疾乎。」 退而就房, 援琴而歌, 欲令曾皙而聞之, 知其體康也。 孔子聞之而怒, 告門弟子曰:「參來勿內。」 曾參自以爲無罪, 使人請於孔子, 子曰:「汝不聞乎, 昔瞽瞍有子曰舜, 舜之事瞽瞍, 欲使之未嘗不在於側, 索而殺之, 未嘗可得, 小棰則待過, 大杖則逃走, 故瞽瞍不犯不父之罪, 而舜不失烝烝之孝, 今參事父委身以待暴怒, 殪而不避(殪死), 旣身死而陷父於不義, 其不孝孰大焉? 汝非天子之民也, 殺天子之民, 其罪奚若?」 曾參聞之曰:「參罪大矣。」 遂造孔子而謝過。

*曾子(증자):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삼(參)이다。

*曾皙(증석): 증자의 아버지

*不知人: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다(의식을 잃었다는 말 같음)

*大人: 어르신(여기서는 아버지를 가리킴)

*無疾: 흠이 없다

*瞽瞍(고수): 순(舜)의 아버지

*小棰: 작은 매

*烝烝: 두터운 모양

*殪(에): 죽도록

*造: 가다

(解說) 증자가 오이에 김을 매다가 잘못 오이 뿌리를 베니, 아버지가 화나 큰 지팡이로 증자의 등을 치니, 증자가 기절했다가 한참 후에 깨어나고서 기뻐하며, 자기가 잘못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힘으로 가르치니(지팡이로 친 것), 잘못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공자가 이를 듣고 분노하여, 증자를 들이지 말라고 하니, 증자가 사람을 시켜 까닭을 묻는다. 이에 공자가 옛날에 순(舜)의 아버지가 순을 그렇게 죽이려고 했지만, 순이 작은 매는 맞아도 큰 매는 피해서 화를 피했는데, 증자는 지금 아버지의 큰 분노를 몸으로 막으니, 만일 죽었다면 아버지로 하여금 자식을 죽였다는 불의로 모는 꼴이니, 이보다 불효함이 어디 있겠냐고 말한다. 증자가 듣고서, 공자에게 나아가 사과한다.

 

<물계자 이야기-「三國史記」>

勿稽子, 奈解尼師今時人也。家世平微, 爲人倜儻, 少有壯志。時八浦上國同謀伐阿羅國, 阿羅使來, 請救。尼師今使王孫㮈音, 率近郡及六部軍往救, 遂敗八國兵。是役也, 勿稽子有大功, 以見憎於王孫, 故不記其功。或謂勿稽子曰: 「子之功莫大, 而不見錄, 怨乎?」 曰:「何怨之有?」 或曰:「盍聞之於王?」 勿稽子曰: 「矜功求名, 志士所不爲也。但當勵志, 以待後時而已。」 後三年, 骨浦、柒浦、古史浦三國人, 來攻竭火城, 王率兵出救, 大敗三國之師, 勿稽子斬獲數十餘級, 及其論功, 又無所得。乃語其婦曰: 「嘗聞爲臣之道, 見危則致命, 臨難則忘身, 前日浦上、竭火之役, 可謂危且難矣, 而不能以致命忘身, 聞於人, 將何面目以出市朝乎?」 遂被髮携琴, 入師彘山, 不反。

*勿稽子: 물계자(인명)

*時(八浦): 그때

*奈解 尼師今: 내해왕

*倜儻(척당): 뛰어나다

*八浦上國: 팔포상국(포(浦)자로 끝나는 여덟 위의 나라 같음)

*王孫㮈音: 왕의 손자 내음(이름)

*役: 전투(싸움)

*聞(之): 알리다

*盍(합): 어찌 -하지 않냐

*矜: 뽐내다

*勵志: 뜻한 것에 힘쓰다

*竭火城(갈화성): 성(城) 이름

*婦: 아내(며느리)

*浦上: 팔포상국

*師彘山: 사체산(산 이름)

(解說) 물계자가 두 번이나 전쟁에서 나름대로 큰 공을 세웠는데, 그것에 대해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러자 신하된 도리로 마땅히 전쟁에서 목숨을 바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자신이 어찌 무슨 면목으로 사람들을 대하겠느냐고 하며 산 속으로 들어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일면으론 물계자가 자신의 공이 인정받지 못하니, 그 서운함을 반어적으로 표현하며 산 속으로 들어가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나낸 것 같기도 하다.)

 

<자식을 죽인 아버지-呂氏春秋」>

梁北有黎丘部, 有奇鬼焉, 喜効人之子姪昆弟之狀. 邑丈人有之市而醉歸者, 黎丘之鬼効其子之狀, 扶而道苦之. 丈人歸, 酒醒而誚其子曰, 「吾爲汝父也, 豈謂不慈哉? 我醉, 汝道苦我, 何故?」 其子泣而觸地曰, 「孼矣! 無此事也. 昔也往責於東邑人, 可問也.」 其父信之, 曰, 「是必夫奇鬼也, 我固嘗聞之矣.」 明日端復飮於市, 欲遇而刺殺之. 明旦之市而醉, 其眞子恐其父之不能反也, 遂逝迎之. 丈人望其眞子, 拔劍而刺之. 丈人智惑於似其子者, 而殺於眞子. 夫惑於似士者而失於眞士, 此黎丘丈人之智也. 疑似之迹, 不可不察. 察之必於其人也. 舜爲御, 堯爲左, 禹爲右, 入於澤而問牧童, 入於水而問漁師, 奚故也? 其知之審也. 夫人子之相似者, 其母常識之, 知之審也.

*梁(양): 나라 이름

*黎丘部: 여구(지명 같음)

*奇鬼: 기귀(사람 이름인지 기인한 귀신(도깨비)이란 의미인지 잘 모르겠음)

*効: 흉내 내다

*子姪(자질): 아들, 조카

*丈人: 노인

*道苦之: ‘길에서 그를 괴롭히다’라는 의미라는데 아리송함

*責: (돈을) 빌리다(꾸짖다)

*飮: 술을 마시다

*明旦: 내일(다음날) 아침

*迹: 형체

*其人: 그 방면의 사람(전문가)

*審: 더 자세하다

*漁師: 어부

(解說) 양 나라 여구란 지역에 남의 자질(子姪), 형제의 형상을 흉내 내기 좋아하는 ‘기귀’가 있었다. 그 고을의 한 노인이 저자에서 술에 취하여 돌아오고 있으니, 기귀가 노인의 아들 형상을 흉내 내고, 노인을 괴롭힌다. 노인이 돌아와, 아들에게 어찌 아비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고 야단치니, 아들이 그런 적이 없다고 하니, 노인이 기귀가 자신을 속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노인이 복수를 하려고, 저자에서 술에 취하여 오다가, 기귀를 만나면 찔러 죽이려고 한다. 아들이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되어 마중을 가니, 그만 노인이 아들을 멀리서 보고 기귀로 오인하고, 그만 아들을 죽이고 만다.

 

<齊女徐吾- 「烈女傳」>

齊女徐吾者,齊東海上貧婦人也。與鄰婦李吾之屬會燭,相從夜績。徐吾最貧,而燭數不屬。李吾謂其屬曰:「徐吾燭數不屬,請無與夜也。」徐吾曰:「是何言與?妾以貧燭不屬之故,起常早,息常後,灑埽陳席,以待來者。自與蔽薄,坐常處下。凡爲貧燭不屬故也。夫一室之中,益一人,燭不爲暗,損一人,燭不爲明,何愛東壁之餘光,不使貧妾得蒙見哀之?恩長爲妾役之事,使諸君常有惠施於妾,不亦可乎!」李吾莫能應,遂復與夜,終無後言。君子曰:「婦人以辭不見棄於鄰,則辭安可以已乎哉!」詩云:「辭之輯矣,民之協矣。」此之謂也。

 頌曰:齊女徐吾,會績獨貧,夜託燭明,李吾絕焉,徐吾自列,辭語甚分,卒得容入,終沒後言。

*徐吾: 주인공

*燭(촉): 촛불(등불)

*不屬: 잇지(대지) 못하다

*常: 뒤에 하다

*灑埽(쇄소): 물을 뿌리고 비로 쓸다

*愛: 아끼다

*蒙見哀: 불쌍히 여김을 받다

*恩: 은혜를 베풀다(동정하다)

*輯(집): 온화하다(화목하다)

(解說) 서오(徐吾)란 여인이 이웃 이오(李吾)의 무리들과 밤마다 모여 촉(燭)을 밝히고 길쌈을 하는데, 서오가 가난하여 자주 촉을 대지 못했다. 그러니 이오가 모임에 서오를 빼려고 하자, 서오가 자기가 가난하여 촉을 못 대니, 일찍 일어나 자리를 청소하고 자리를 펴고 오는 이들을 준비를 하고 가장 낡은 자리에 앉는데(촉을 못 대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음), 사람 하나 줄인다고 촉이 더 밝아지지도 않는데, 어찌 촉의 불빛을 아껴 자기를 불쌍히 여기지 않느냐고 하니, 이오가 아무 말 못하고, 계속 밤에 같이 어울리게 됐다는 내용이다.

 

<죽어서 나라를 살린다.-「韓詩外傳」>

衛懿公之時,有臣曰弘演者,受命而使,未反,而狄人攻衛,于是懿公欲興師迎之,其民皆曰:「君之所貴而有祿位者,鶴也,所愛者,宮人也,亦使鶴與宮人戰,余安能戰?」遂潰而皆去。狄人至,攻懿公于熒澤,殺之,盡食其肉,獨舍其肝。弘演至,報使于肝,辭畢,呼天而號,哀止,曰:「若臣者獨死可耳。」于是,遂自刳出腹實,內懿公之肝,乃死。桓公聞之,曰:「衛之亡也,以無道,今有臣若此,不可不存。」于是復立衛于楚丘。如弘演,可謂忠士矣,殺身以捷其君,非徒捷其君,又令衛之宗廟復立,祭祀不絶,可謂有大功矣。詩曰:「四方有羨,我獨居憂,民莫不逸,我獨不敢休。」

*曰(왈): -라고 하는

*弘演(홍연): 위(衛)나라 신하

*狄人(적인): (북방) 오랑캐

*潰(궤): 달아나다(흩어지다)

*舍: 놔두다

*內: 들이다(넣다)

*捷: (여씨춘추에는 ‘徇(순사하다)’으로 나온다)

(解說) 위(衛)나라 홍연이 사신을 갔는데, 그 사이에 적인(狄人)이 침입하니, 평소 왕에게 불만 있던 백성들은 맞서 싸울 생각은 안 하고 도망간다. 마침내 적인이 들이닥쳐 왕을 죽여 먹고 간만 남겨 둔다. 홍연이 돌아와, 임금의 간에게 사신 일을 보고하고, 울부짖고 비통해하다가 자신의 배를 갈라 속의 내용물을 드러내고, 임금의 간을 대신 넣고서 죽는다. 그것을 듣고, 제(齊) 환공이 홍연에게 감복하여, 위(衛)나라를 다시 세워 준다.

 

<비적을 만나면 이러나저러나 죽는다.-「列子」>

牛缺者, 上地之大儒也, 下之邯鄲, 遇盜於耦沙之中, 盡取其衣裝車牛, 步而去。 視之, 歡然無憂之色。 盜追而問其故。 曰: 「君子不以所養害其所養。」 盜曰: 「嘻! 賢矣夫!」 旣而相謂曰 :「以彼之賢, 往見趙君。 使以我爲, 必困我。 不如殺之。」 乃相與追而殺之。 燕人聞之, 聚族相戒, 曰: 「遇盜, 莫如上地之牛缺也!」 皆受敎。 俄而其弟適秦, 至關下, 果遇盜。 憶其兄之戒, 因與盜力爭, 旣而不如, 又追而以卑辭請物。 盜怒曰: 「吾活汝弘矣, 而追吾不已, 迹將著焉。 旣爲盜矣, 仁將焉在?」 遂殺之, 又傍害其黨四五人焉。

*牛缺: 우결(인명)

*邯鄲: 한단(지명)

*盜: 비적

*耦沙: 우사(사하수(沙河水)라고 함)

*所養: 기르는(봉양하는) 것(수단)(여기서는 衣裝車牛가 해당)

*其所養: 길러지는 것(목적)(여기서는 목숨이 이에 해당)

*使以我爲(事): 事자가 빠졌다는 주장이 있다

*莫如: -처럼 하지 마라

*關下: 지명(함곡관이라는 주장이 있음)

*不如: ‘(싸워) 당해 내지 못하다’인지 ‘우결처럼 하지 않다’인지 무엇인지 애매하다(如가 ‘與’라는 설이 있음)

*請物: 물건(연나라 사람 아우가 도적과 싸워 뺏긴 물건인지, 도적이 갖고 있던 물건인지 애매함)을 청하다

(解說) 우결(牛缺)이란 대유(大儒)가 우사에서 비적을 만나 의장과 거우를 뺏겼는데도 태연하니, 비적이 그 이유를 물으니, 몸을 보양하는 것 때문에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니, 비적이 감탄하며 이런 대단한 양반이 살아서 임금을 만나서 우리를 도모하면 큰일 나겠다며 죽여 버린다. 어떤 연(燕)나라 사람이 이것을 듣고, 일족에게 비적을 만나면 우결처럼 하지 말라고 경계한다. 그 아우가 진(秦)에 가게 됐는데, 도중에 비적을 만나니 형의 경계를 따라 (우결처럼 하지 않고) 비적과 다퉜으나 당해 내지 못했는데(비적이 물건을 뺏고 목숨을 살려 준 것인지, 물건도 빼았지 않았는지 애매함), 또 비적을 쫓아가서 물건까지 요청하니, 비적이 관대히 목숨을 살려줬으면 감사할 것이지, 쫓아오기까지 하냐고 말하고 그와 옆에 무리까지 죽인다.

 

<화난다고 강자를 이길 수 있나-「呂氏春秋」>

魯季氏與郈氏鬪雞。 郈氏介其雞, 季氏爲之金距。 季氏之雞不勝。 季平子怒, 因歸郈氏之宮而益其宅。 郈昭伯怒, 傷之於昭公, 曰, 「禘於襄公之廟也, 舞者二人而已, 其餘盡舞於季氏。 季氏之無道, 無上久矣, 弗誅必危社稷。」 公怒不審, 乃使郈昭伯將師徒以攻季氏, 遂入其宮。 仲孫氏、叔孫氏相與謀曰, 「無季氏, 則吾族也死亡無日矣。」 遂起甲以往, 陷西北隅以入之, 三家爲一, 郈昭伯不勝而死。 昭公懼, 遂出奔齊, 卒於乾侯。 魯昭聽傷而不辯其義, 懼以魯國不勝季氏, 而不知仲、叔氏之恐而與季氏同患也, 是不達乎人心也。

*鬪雞: 닭싸움을 붙이다

*介: 개자(芥子)를 빻아 닭 날개에 뿌리다

*金距: 쇠붙이를 발톱에 입히다

*季平子: 계평자(계씨)

*益: (이웃인 후씨 집 땅에 침입하여 뺏어) 자기 집터를 넓히다

*郈昭伯: 후씨

*傷: 험담하다

*禘: 체(종묘에 올리는 제사 이름)

*無上: 윗사람(임금)을 없이 여기다

*甲: 갑병

*無日: 며칠 없다(남지 않다)

*陷: 함락하다

*魯昭: 노(魯)나라 소공(昭公)

*乾侯(건후): 지명

(解說) 노(魯)나라 계씨와 후씨가 (계씨가 후씨보다 세가 강한 듯함) 닭싸움을 벌여, 후씨네 닭이 이기자, 계평자(계씨)가 화가 나서 후씨 집터를 뺏으니, 후씨가 소공(昭公: 노(魯)나라 왕)에게 계씨의 무도함을 지적하여 비난하니, 소공이 화가 나서 계씨를 친다. 그러자 중손씨와 숙손씨가 계씨가 망하면 같은 족파(노(魯) 환공(桓公)에서 나온 중손(仲孫), 숙손(叔孫), 계손(季孫)을 삼환(三桓)이라 함)인 자기네들도 위험해짐을 느끼고, 계씨를 도우니, 후씨는 죽고, 소공은 쫓겨나 건후에서 죽게 된다. 이는 애초에 소공의 자신의 힘으로는 계씨를 상대하기 힘든데다, 중손씨와 숙손씨까지 계씨에 합세할 것까지 예상하지 못하고, 험담을 듣고 흥분하여 형편을 잘 분간하지 못하고 행동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내용이다.

 

<愛惡箴倂序>

有非子造無是翁曰, 「日有群議人物者, 人有人翁者, 人有不人翁者, 翁何或人於人。 或不人於人乎。」 翁聞而解之曰, 「人人吾 吾不喜, 人不人吾, 吾不懼。 不如其人人吾而其不人不人吾, 吾且未知, 人吾之人何人也, 不人吾之人何人也 人而人吾則可喜也, 不人而不人吾則亦可喜也, 人而不人吾則可懼也, 不人而人吾則亦可懼也, 喜與懼當審其人吾不人吾之人之人不人如可耳, 故曰惟仁人爲能愛人, 能惡人, 其人吾之人仁人乎, 不人吾之人仁人乎,」 有非子笑而退, 無是翁因作箴以自警。 箴曰, 『子都之姣, 疇不美, 易牙所調, 疇不爲旨, 好惡紛然, 盍求諸己。』

*有非子(유비자): 등장 인물(그릇됨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

*無是翁(무시옹): 등장 인물(옳음이 없는 늙은이라는 의미)

*(翁): (무시옹을) 사람답다고 하다(여기다) 翁: 무시옹(無是翁)

*不人(翁):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다

*翁何或人於人: 무시옹은 어찌 혹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답다고 말을 듣고

*(人吾, 吾不喜): 사람다운 사람

*不人(不人吾):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나를 사람답지 않다고 하다)

*人不人(如何): 사람다운지 사람답지 않은지

*箴(잠): 잠계

*箴(箴曰): 경계하다

*子都: 미모로 유명했던 사람 같음

*疇: 누가

*爲: -다고 하다

*易牙(역아): 제(齊) 환공(桓公) 때의 유명한 요리사

*調: 조리하다

*紛然: 섞여있다

*盍: 어찌 -하지 않으랴.

(解說) 윗글은 고려 시대에 이달충이 지은 우화적인 성격의 글이다. 유비자가 무시옹에게 왜 어떤 이들은 무시옹이 사람답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무시옹보고 사람답지 못하다고 하냐고 묻는다. 무시옹이 이에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사람답네 어쩌네 하는 것보다는, 먼저 자기를 평하는 사람들의 사람됨이 어떠한가가 중요하니, 사람다운 사람이 자기에게 사람답다고 하면 기쁠 것이고, 사람답지 못한 이가 자기보고 사람답다고 하면 오히려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나라를 치는 것을 비난하지 않는가- 「墨子」 >

今有一人, 入人園圃, 竊其桃李, 衆聞則非之。 上爲政者得則罰之, 此何也。 以虧人自利也。 至攘人犬豕雞豚者, 其不義又甚入人園圃竊桃李, 是何故也。 以虧人愈多。 其不仁茲甚, 罪益厚。 至入人欄廐, 取人馬牛者, 其不仁義, 又甚攘人犬豕雞豚。 此何故也。 以其虧人愈多。 苟虧人愈多, 其不仁茲甚, 罪益厚。 至殺不辜人也, 扡其衣裘, 取戈劍者, 其不義又甚入人欄廐, 取人牛馬。 此何故也。 以其虧人愈多。 苟虧人愈多, 其不仁茲甚矣, 罪益厚。 當此天下之君子, 皆知而非之, 謂之不義。 今至大爲攻國, 則弗知非, 從而譽之, 謂之義。 此可謂知義與不義之別乎。

*今有: 지금 -이 있다(가정을 이끎)

*園圃: 밭(과수나 채소를 심는 밭)

*非: 비난하다

*以虧: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至攘: 훔치기에 이르다

*取: 가져가다(훔치다)

*愈多: 더욱 많다

*茲甚: 더욱 심하다

*不辜: 죄 없는

*扡(타): 끌다(훔쳐가다)

*人欄廐: 남의 마구간(우리나 마구간)

(解說) 복숭아나 자두를 훔치는 것보다, 개돼지를 훔치는 것보다, 우마를 훔치는 것보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사람에게 해를 끼침이 더 심하기에 가장 불의한 것인데,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바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인데, 왜 이것을 비난할 줄 모르냐고 말하고 있다.

 

<몸을 바쳐 병을 고치다-「呂氏春秋」>

齊王疾痏, 使人之宋迎文摯。 文摯至, 視王之疾, 謂太子曰, 王之疾必可已也。 雖然, 王之疾已, 則必殺摯也。 太子曰, 「何故?」 文摯對曰, 「非怒王則疾不可治, 怒王則摯必死。」 太子頓首彊請曰, 「苟已王之疾, 臣與臣之母以死爭之於王, 王必幸臣與臣之母, 願先生之勿患也。」 文摯曰,「諾。 請以死爲王。」 與太子期, 而將往不當者三, 齊王固已怒矣。 文摯至, 不解屨登牀, 履王衣, 問王之疾, 王怒而不與言。 文摯因出辭以重怒王, 王叱而起, 疾乃遂已。 王大怒不說, 將生烹文摯。 太子與王后急爭之, 而不能得, 果以鼎生烹文摯。 爨之三日三夜, 顔色不變。 文摯曰, 「誠欲殺我, 則胡不覆之, 以絶陰陽之氣。」 王使覆之, 文摯乃死。 夫忠於治世易, 忠於濁世難。 文摯非不知, 活王之疾而身獲死也, 爲太子行難以成其義也。

*疾痏: 병이 들다

*文摯(문지): 사람 이름(의원 같음)

*已(이): 낫다

*爭: 간하다

*幸: 총애하다

*不當: 가지(지키지) 않다(추정)

*生烹: 산 채로 삶다

*爨: 불 때다

*治世: 잘 다스려진(안정된) 세상(때)

*獲死: 죽다

*覆: 덮다

(解說) 제(齊) 왕이 병이 나서, 문지(文摯)에게 보이니, 문지가 태자에게 왕을 노하게 하면 자신은 죽겠지만, 그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문지가 왕에게 일부러 무례하게 굴어서, 왕을 노하게 하여 자신은 팽형을 받아 죽지만, 왕의 병은 나았다는 이야기이다.

 

<사족(蛇足)-「戰國策」>

昭陽爲楚伐魏, 覆軍殺將, 得八城, 移兵而攻齊。 陳軫爲齊王使, 見昭陽, 再拜賀戰勝, 起而問: 「楚之法, 覆軍殺將, 其官爵何也?」 昭陽曰: 「官爲上柱國, 爵爲上執珪。」 陳軫曰: 「異貴於此者何也?」 曰: 「唯令尹耳。」陳軫曰: 「令尹貴矣, 王非置兩令尹也。 臣竊爲公譬可也? 楚有祠者, 賜其舍人巵酒。 舍人相謂曰: 『數人飮之不足, 一人飮之有餘。 請畫地爲蛇, 先成者飮酒。』 一人蛇先成, 引酒且飮之, 乃左手持巵, 右手畫蛇, 曰: 『吾能爲之足。』 未成, 一人之蛇成, 奪其巵曰: 『蛇固無足, 子安能爲之足?』 遂飮其酒。 爲蛇足者, 終亡其酒。 今君相楚而攻魏, 破軍殺將得八城, 不弱兵, 欲攻齊。 齊畏公甚, 公以是爲名居足矣。 官之上非可重也。 戰無不勝, 而不知止者, 身且死, 爵且後歸, 猶爲蛇足也。」 昭陽以爲然, 解軍而去。

*昭陽: 소양(인명)

*陳軫: 진진(인명)

*柱國: 주국(관직)

*爵: 작위

*執珪: 홀을 쥐다(제후에 봉해짐을 의미함)

*令尹: 영윤(초(楚)나라 최고의 벼슬)

(解說) 초(楚) 소양(昭陽)이 위(魏)를 쳐서, 대승을 거두고, 다시 제(齊)를 치려고 한다. 이에 제 나라는 이를 무마하려고 진진(陳軫)을 사자로 보내니, 진진이 ‘사족’의 유래가 되는 이야기를 소양에게 하여, 소양이 더 이상 공격을 하는 것이 소양에게 별로 득이 없음을 깨우쳐 준다. 그 이야기를 요약하면, 두 사람이 먼저 뱀 그리는 자가 술을 먹는 내기를 했는데, 먼저 그린 자가 쓸 데 없이 뱀의 발을 그려서 내기에서 졌다는 것이다. 이에 소양이 진진의 설득에 넘어가 제 나라를 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국(代國) 복속시키기-「管子」>

桓公問于管子曰:「代國之出, 何有?」 管子對曰:「代之出, 狐白之皮, 其貴買之。」 管子曰:「狐白應陰陽之變, 六月而壹見, 公貴買之, 代人忘其難得, 喜其貴買, 必相率而求之。 則是齊金錢不必出, 代民必去其本而居山林之中。 離枝聞之, 必侵其北。 離枝侵其北, 代必歸于齊。 公因令齊載金錢而往。」 桓公曰:「諾。」 卽令中大夫王師北人徒載金錢之代谷之上, 求狐白之皮。 代王聞之, 卽告其曰:「代之所以弱于離枝者, 以無金錢也。 今齊乃以金錢求狐白之皮, 是代之福也。 子急令民求狐白之皮以致齊之幣, 寡人將以來離枝之民。」 代人果去其本, 處山林之中, 求狐白之皮, 二十四月而不得一。 離枝聞之, 則侵其北, 代王聞之大恐, 則將其士卒葆于代谷之上。 離枝遂侵其北, 王卽將其士卒願以下齊。 齊未亡一錢幣, 修使三年而代服。

*代: 나라 이름

*公: 임금(환공)

*狐百(之)皮: 여우의 겨드랑이 밑의 흰 털가죽

*貴買: 비싸게 사다

*離枝(이지): 대국(代國) 주변의 나라

*將: 거느리다

*相: 정승(재상)

(解說) 관중(관자)이 환공에게 대국(代國)은 호백피가 나니, 그것을 비싸게 사게 한다. 환공이 사람을 시켜 돈을 싣고 대국에 가서, 호백피를 비싸게 사게 하니, 대국 사람들이 다 본업을 제쳐 두고, 호백피 구하는 일에만 매달린다. 그러나 호백피가 본래 구하기 힘든 것이라, 대국은 2년 동안 호백피 하나를 얻지 못하고, 이지(離枝)가 침범하니, (호백피를 구하느라 군사력이 약해져 감당을 못하고) 제(齊)나라에 항복한다. 결국 관중의 술책으로 제(齊)는 돈 한 푼 한 쓰고, 대국을 복속시킨다는 내용이다.

 

<꿈인가. 아닌가.-「列子」>

鄭人有薪於野者, 遇駭鹿, 御而擊之, 斃之。恐人見之也, 遽而藏諸隍中, 覆之以蕉, 不勝其喜。俄而遺其所藏之處, 遂以爲夢焉。順塗而詠其事, 傍人有聞者, 用其言而取之。 旣歸, 告其室人曰:「向薪者夢得鹿而不知其處; 吾今得之, 彼直眞夢者矣。」 室人曰: 「若將是夢見薪者之得鹿邪? 詎有薪者邪? 今眞得鹿, 是若之夢眞邪?」 夫曰:「吾據得鹿, 何用知彼夢我夢邪?」 薪者之歸, 不厭失鹿, 其夜眞夢藏之之處, 又夢得之之主。爽旦, 案所夢而尋得之。遂訟而爭之, 歸之士師。士師曰:「若初眞得鹿, 妄謂之夢; 眞夢得鹿, 妄謂之實. 彼眞取若鹿, 而與若爭鹿。室夫又謂夢認人鹿, 無人得鹿。今據有此鹿, 請二分之。」以聞鄭君。鄭君曰:「嘻! 士師將復夢分人鹿乎?」 訪之國相。國相曰:「夢與不夢, 臣所不能辨也。欲辨覺夢, 唯黃帝‧孔丘。今亡黃帝‧孔丘, 孰辨之哉? 且恂士師之言可也。」

*薪(신): 나무하다

*遇: 만나다(우연히)

*斃(폐): 넘어뜨려 죽이다

*隍(황): 해자(골짜기)

*遺: 잊다

*向: 아까

*彼(直眞): 그 사람(나무꾼)

*若將(是): 당신 혹시(오히려)

*不厭: (기분이) 좋지 않다

*爽旦(상단): 이른 아침

*士師(사사): 재판관

*若(初眞): 너(나무꾼)

*彼(眞取): 저 사람(사슴을 찾은 사람)

*訪: 묻다

(解說) 나무꾼이 우연히 사슴을 잡고 숨겨 뒀다가, 그 숨긴 곳을 잊고서, 그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나무꾼이 그 일을 읊으니, 곁에 한 사람이 그것을 듣고서, 사슴을 찾아 가지고서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그간 일을 이야기하고 나무꾼 꿈이 진짜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내가 남편이 실제로 사슴을 찾았으니, 나무꾼이 사슴을 잡는 꿈을 남편이 꾼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나무꾼이 그날 밤 사슴을 숨긴 곳과 사슴을 찾아간 사람을 꿈을 꾸고, 그 사람을 찾아가 사슴을 두고 송사를 벌여, 사사(士師)에게 맡긴다. 사사가 나무꾼은 사슴을 잡은 것이 꿈인지 진짜였는지 확실하지 않고, 나무꾼의 상대(사슴을 찾은 사람)는 남의 사슴인 것을 알고 찾아 갖은 것이라, 사슴을 잡은 사람이 없는 셈이니, 사슴을 둘로 나눠 가지라고 판결한다.

 

<臨義莫計利害,論人莫計成敗.-「呻吟語」>

一人覆屋以瓦,一人覆屋以茅,謂覆瓦者曰:「子之費十倍予,然而蔽風雨一也。」覆瓦者曰:「茅十年腐,而瓦百年不碎,子百年十更,而多以工力之費、屢變之勞也。」嗟夫!天下之患莫大於有堅久之費,貽屢變之勞,是之謂工無用,害有益。天下之思,亦莫大於狃朝夕之近,忘久遠之安,是之謂欲速成見小利。是故樸素渾堅,聖人制物利用之道也。彼好文者,惟樸素之恥而靡麗,夫易敗之物,不智甚矣。或曰:「靡麗其渾堅者可乎?」曰:「既渾堅矣,靡麗奚爲?苟以靡麗之費而爲渾堅之資,豈不尤渾堅哉?是故君子作有益,則輕千金;作無益,則惜一介。假令無一介之費,君子亦不作無益,何也?不敢以耳目之玩,啟天下民窮財盡之禍也。」

*覆屋: 지붕을 이다

*茅: 띠

*一: 같다

*碎(쇄): 부서지다

*十更: 열 번 다시 새로 하다

*屢變之勞: 자주 바꾸는 데에 드는 노동력

*思: 걱정

*狃: 친숙하다(탐내다)

*朝夕之近: 조석의 가까움(당장의 눈앞의 상황)

*渾堅(혼견): 아주 견고함

*靡麗(미려): 화려하다

*靡麗其渾堅: 혼견한 것을 미려하게 하다

*可: 가하다(괜찮다)

*資: 비용

*作: 하다

*假令: 가령 -해도

*一介: 한낱(아주 조금)

*以耳目之玩: 눈귀의 즐거움

*啓: 깨우치다

(解說) 제목인 臨義莫計利害,論人莫計成敗.는 ‘의에 임해서는 이해를 따지지 말고, 사람을 논할 때는 성패를 헤아리지 말라.’이다. 띠로 지붕을 이는 자가 기와로 지붕을 이는 자에게 띠로 이나 기와로 이나 비바람을 가리기는 같은데, 왜 열 배나 비용을 더 들여 기와로 지붕을 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기와로 이는 자가 기와는 백년이 지나도 멀쩡하나, 띠는 백 년 사이에 열 번은 다시 지붕을 이어야 하니, 그 비용과 노동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기와로 지붕을 이는 것이 띠로 이는 것보다 더 이득이라고 말한다.

 

<일곱 날을 울어서 나라를 구하다-「史記列傳」>

始伍員與申包胥爲交,員之亡也,謂包胥曰:「我必覆楚。」包胥曰:「我必存之。」及吳兵入郢,伍子胥求昭王。既不得,乃掘楚平王墓,出其尸,鞭之三百,然後已。申包胥亡於山中,使人謂子胥曰:「子之報讎,其以甚乎!吾聞之,人衆者勝天,天定亦能破人。今子故平王之臣,親北面而事之,今至於僇死人,此豈其無天道之極乎!」伍子胥曰:「爲我謝申包胥曰,吾日莫途遠,吾故倒行而逆施之。」於是申包胥走秦告急,求救於秦。秦不許。包胥立於秦廷,晝夜哭,七日七夜不絶其聲。秦哀公憐之,曰:「楚雖無道,有臣若是,可無存乎!」乃遣車五百乘救楚擊吳。六月,敗吳兵於稷。會吳王久留楚求昭王,而闔廬弟夫概乃亡歸,自立為王。闔廬聞之,乃釋楚而歸,擊其弟夫概。夫概敗走,遂奔楚。楚昭王見吳有內亂,乃復入郢。封夫概於堂谿,為堂谿氏。楚復與吳戰,敗吳,吳王乃歸。

*堂谿: 당계(지역)

(解說) 이 이야기는 사기열전 ‘오자서열전’의 일부이다. 오원이 (아버지와 형이 억울하게 초나라에 죽음을 당하니) 초나라를 떠나면서, 신포서에게 초나라를 뒤집을 것이라고 하니, 신포서는 살릴 것이라고 한다. (오자서가 오(吳)나라로 가서, 신임을 얻어 초나라를 치게 한다.) 오나라 군사가 초나라에 침입하여, (도망간) 왕을 잡으려고 했으나 못 잡자, 오자서가 그 전의 왕의 묘를 파서 육시(戮屍)를 한다. 이에 신포서가 사람을 보내, 그래도 자기(오자서)가 한 때 섬겼던 왕에게 어찌 그런 무도한 짓을 하나며 나무라게 한다. 그러자 오자서가 신포서에게 시간은 없고 일이 급해 그랬다고 전하다. 이에 신포서가 진(秦)나라로 가서 구원을 청했으나 시큰둥하니, 신포서가 진나라 조정에서 칠일 날, 칠일 밤을 울어대며 호소하니, 이에 감복한 진나라 왕이 초나라를 구원한다는 이야기이다.

 

<검군(劒君)의 죽음-三國史記」>

劒君, 仇文大舍之子, 爲沙梁宮舍人。 建福四十九年丁亥秋八月, 隕霜殺諸穀, 明年春夏大飢, 民賣子而食。 於時, 宮中諸舍人同謀, 盜唱翳倉穀分之, 劒君獨不受。 諸舍人曰: 「衆人皆受, 君獨却之, 何也? 若嫌小, 請更加之。」 劒君笑曰: 「僕編名於近郞之徒, 修行於風月之庭, 苟非其義, 雖千金之利, 不動心焉。」 時大日伊湌之子, 爲花郞, 號近郞, 故云爾。 劒君出至近郞之門, 舍人等密議不殺此人, 必有漏言, 遂召之。 劒君知其謀殺, 辭近郞曰: 「今日之後, 不復相見。」 郞問之, 劒君不言, 再三問之, 乃略言其由。 郞曰: 「胡不言於有司?」 劒君曰: 「畏己死, 使衆人入罪, 情所不忍也。」 「然則盍逃乎?」 曰: 「彼曲我直, 而反自逃, 非丈夫也。」 遂往。 諸舍人置酒謝之, 密以藥置食, 劒君知而强食, 乃死。 君子曰: 「劒君死非其所, 可謂輕泰山於鴻毛者也。」

*强: 강제로(구태여)

*其所: 그 도리(마땅함)

(解說) 검군이 궁(沙梁宮)의 사인(舍人)였는데, 정해(丁亥)년 8월에 서리가 내려 곡식이 죽어, 다음 해 봄, 여름에 기근이 크게 드니, 궁의 여러 사인들이 공모하여 창예창의 곡식을 훔쳐 나눠 갖는데, 검군만이 홀로 받지 않았다. 사인들이 검군에게 양이 적어 불만이며 더 주겠다고 하니까, 검군이 자신은 근랑(화랑)의 무리에 속하는데, 의롭지 않은 것은 천금이라도 필요 없다고 한다. 이러하니, 사인들이 자신들의 범행이 들통날까봐 검군을 죽이기로 하고, 검군을 부른다. 이에 검군은 근랑에게 찾아가 이것을 이야기하니, 근랑이 유사(관리)에게 신고하거나 부름에 응하지 말고 피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검군은 자신이 떳떳한데, 왜 피하냐고 하며, 사인들의 부름에 찾아가니, 사인들이 술을 차려 검군에게 사과하는 척하는데, 검군은 사인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것을 알고서도 약을 탄 술을 강제로 먹고 끝내 죽는다.

 

<순망치한(脣亡齒寒)-「呂氏春秋」>

昔者晉獻公使荀息假道於虞以伐虢, 荀息曰, 「請以垂棘之璧與屈産之乘, 以賂虞公, 而求假道焉, 必可得也。」 獻公曰, 「夫垂棘之璧, 吾先君之寶也, 屈産之乘, 寡人之駿也。 若受吾幣而不吾假道, 將奈何?」 荀息曰, 「不然。 彼若不吾假道, 必不吾受也。 若受我而假我道, 是猶取之內府而藏之外府也, 猶取之內皁而著之外皁也。 君奚患焉?」 獻公許之。 乃使荀息以屈産之乘爲庭實, 而加以垂棘之璧, 以假道於虞而伐虢。 虞公濫於寶與馬而欲許之。 宮之奇諫曰, 「不可許也。 虞之與虢也, 若車之有輔也, 車依輔, 輔亦依車, 虞、虢之勢是也。 先人有言曰, 『脣竭而齒寒。』夫虢之不亡也恃虞, 虞之不亡也亦恃虢也。 若假之道, 則虢朝亡而虞夕從之矣。 奈何其假之道也?」 虞公弗聽, 而假之道。 荀息伐虢, 克之。 還反伐虞, 又克之。 荀息操璧牽馬而報。 獻公喜曰, 「璧則猶是也, 馬齒亦薄長矣。」 故曰小利, 大利之殘也。

*猶是: 여전히 그대로다

(解說) 진(晉) 헌공이 우(虞)나라에 길을 빌어 괵(虢)나라를 치려고 하니, 순식이 벽(璧)과 사마를 우공(우나라 왕)에게 뇌물로 주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자 헌공이 난색을 표하니, 순식이 일이 잘 될 것이고, 나중에 도로 다 찾아올 테니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에 헌공이 허락한다. 이에 헌공이 순식에게 우(虞)나라에 사마와 둥근 옥을 주게 하고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려고 하니, 우공이 보물(옥)과 말에 눈이 멀어 길을 빌려주려 하니, 궁지기가 진나라에 길을 빌려주어 이웃인 괵나라가 망하면 곧 우나라도 위험질 것이라며 반대를 간했으나, 우공이 듣지 않았다. 결국 진나라에 길을 빌려줘 진나라가 괵나라를 쳐서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우나라까지 멸한다. 이것이 ‘순망치한’의 유래가 된다.

 

<지렁이나 가능한 지조-「孟子」>

匡章曰:「陳仲子豈不誠廉士哉? 居於陵, 三日不食, 耳無聞, 目無見也。 井上有李, 螬食實者過半矣, 匍匐往將食之, 三咽, 然後耳有聞, 目有見。」 孟子曰:「於齊國之士, 吾必以仲子爲巨擘焉。 雖然, 仲子惡能廉? 充仲子之操, 則蚓而後可者也。 夫蚓, 上食槁壤, 下飮黃泉。 仲子所居之室, 伯夷之所築與? 抑亦盜跖之所築與? 所食之粟, 伯夷之所樹與? 抑亦盜跖之所樹與? 是未可知也。」 曰:「是何傷哉? 彼身織屨, 妻辟纑, 以易之也。」 曰:「仲子, 齊之世家也。 兄戴, 蓋祿萬鍾。 以兄之祿爲不義之祿而不食也, 以兄之室爲不義之室而不居也, 辟兄離母, 處於於陵。 他日歸, 則有饋其兄生鵝者, 己頻顣曰: 『惡用是鶂鶂者爲哉?』 他日, 其母殺是鶂也, 與之食之。 其兄自外至, 曰: 『是鶂鶂之肉也。』 出而哇之。 以母則不食, 以妻則食之; 以兄之室則弗居, 以於陵則居之。 是尙爲能充其類也乎? 若仲子者, 蚓而後充其操者也。」

*哇(왜): 토하다

*以母: 어머니가 준 것

*以兄之室: 형의 집에는

*若: 같은(그)

(解說) 광장(匡章)이 맹자에게 진중자(陳仲子)가 염사(廉士)가 아니냐고 물으니, 맹자가 광장이 거벽이긴 하나 염사는 아니라고 한다. 맹자가 진중자의 지조는 자급자족하는 지렁이가 된 연후에나 가능한데, 진중자 자신은 신을 짜고 아내는 삼을 자아, 의로운 사람이 가꾼 것인지 악덕한 사람이 가꾼 곡식인지 따지지 않고 집도 역시 그런 것 상관 않고, 먹는 곡식과 사는 집과 바꾼 것이면서, 형의 록(祿)이 불의하다고 생각하여 형의 집에는 살지 않고 오릉에 따로 살고, 어떤 사람이 형에게 준 거위를 어머니가 잡아서 진중자에게 주니, 처음에는 먹다가 먹는 것이 그 거위인 것을 알고 토하니, 이것은 청렴(고결)한 것이 아니고 (옹졸한 것이고), 진중자의 지조는 완전히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렁이가 된 연후에나 충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씨 아들과 맹씨 아들의 차이-「列子」>

魯施氏有二子, 其一好學, 其一好兵. 好學者以術干齊侯; 齊侯納之爲諸公子之傅. 好兵者之楚, 以法干楚王; 王悅之, 以爲軍正. 祿富其家, 爵榮其親. 施氏之鄰人孟氏, 同有二子, 所業亦同, 而窘於貧. 羨施氏之有, 因從請進趨之方. 二子以實告孟氏. 孟氏之一子之秦, 以術干秦王. 秦王曰:「當今諸侯力爭, 所務兵食而已. 若用仁義治吾國, 是滅亡之道.」 遂宮而放之. 其一子之衛, 以法干衛侯. 衛侯曰:「吾弱國也, 而攝乎大國之閒. 大國吾事之, 小國吾撫之, 是求安之道. 若賴兵權, 滅亡可待矣. 若全而歸之, 適於他國. 爲吾之患不輕矣.」 遂刖之而還諸魯. 旣反, 孟氏之父子叩胸而讓施氏. 施氏曰:「凡得時者昌, 失時者亡. 子道與吾同, 而功與吾異, 失時者也, 非行之謬也. 且天下理無常是, 事無常非. 先日所用, 今或棄之; 今之所棄, 後或用之. 此用與不用, 無定是非也. 投隙抵時, 應事無方, 屬乎智, 智苟不足, 使君博如孔丘, 術如呂尙, 焉往而不窮哉?」 孟氏父子舍然無慍容, 曰:「吾知之矣, 子勿重言!」

*用: 쓰이다

*無定: 정해짐이 없다

*投隙: 틈(시기)에 맞추다

*無方: 정해진 방향이 없다

*屬: 맡기다

*使: 만약 (-한다면)

*博: 박식

*如: -처럼(같이) 하다

*術: 술수

*焉: 어디

(解說) 노(魯)나라에 시씨(施氏)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하나는 배움을 좋아하여 제후(齊侯(제나라 왕))에게 (유가의) 술(術)로 뜻을 구하여 공자(公子)의 사부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병(兵)을 좋아하여, 초왕(楚王)에게 병법으로 뜻을 구하여 군정(軍正)이 되어, 시씨가 영화를 누리게 된다. 그러니 이웃집에 맹씨(孟氏)에게도 두 아들이 있고, 배운 것도 같은데 쪼들리는 신세인지라, 시씨에게 가서 아들이 출세한 방법을 묻는다. 이에 시씨가 사실대로 고한다. 그러자 맹씨의 한 아들이 진왕(秦王)에게 가서 술(術)로 뜻을 구하나, 병(兵)을 중시하던 진왕에게 거부당하고 궁형을 받고 쫓겨나고, 다른 아들은 위후(衛侯)에게 가서 병(兵)으로 뜻을 구하나, 위후는 오히려 병(兵)을 나라에 해롭게 여기니, 또한 월형(刖刑)만 받는다. 아들이 돌아오자, 맹씨 부자가 시씨를 찾아가 왜 우리는 이렇게 됐냐고 야단치니, 시씨가 뭐든지 때(상황)에 맞아야 하는데, 때가 맞지 않아 그런 것이며, 공자나 강태공도 때가 안 맞으면 궁함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하니, 맹씨네가 수긍한다는 내용이다.

 

<선덕여왕의 기지(機智)-「三國遺事」>

第二十七, 德曼(一作萬), 諡善德女大王, 姓金氏, 父眞平王。 以貞觀六年壬辰卽位, 御國十六年, 凡知幾有三事。 初, 唐太宗送畵牧丹, 三色紅紫白, 以其實三升, 王見畵花曰: 「此花定無香。」 仍命種於庭, 待其開落。 果如其言。 二, 於靈廟寺玉門池, 冬月衆蛙集鳴三四日, 國人怪之, 問於王。 王急命角干閼川弼呑等, 揀精兵二千人, 速去西郊, 問女根谷, 必有賊兵, 掩取殺之。 二角干旣受命, 各率千人問西郊, 富山下果有女根谷, 百濟兵五百人, 來藏於彼, 並取殺之, 百濟將軍于召者, 藏於南山嶺石上, 又圍而射之殪。 又有後兵一千二百人來, 亦擊而殺之, 一無孑遺。 三, 王無恙時, 謂羣臣曰: 「朕死於某年某月日, 葬我於忉利天中。」 群臣罔知其處, 奏云: 「何所?」 王曰: 「狼山南也。」 至其月日, 王果崩, 群臣葬於狼山之陽。 後十餘年, 文虎大王創四天王寺於王墳之下。 佛經云:「 四天王天之上, 有忉利天。」 乃知大王之靈聖也。

當時群臣啓於王曰: 「何知花蛙二事之然乎?」 王曰: 「畵花而無蝶, 知其無香, 斯乃唐帝譏寡人之無耦也。 蛙有怒形, 兵士之像, 玉門者, 女根也, 女爲陰也, 其色白, 白西方也, 故知兵在西方, 男根入於女根, 則必死矣, 以是知其易捉。」 於是群臣皆服其聖智。 送花三色者, 蓋知新羅有三女王而然耶, 謂善德, 眞德, 眞聖是也, 唐帝以有懸解之明。

*文虎: 문무(文武)대왕(무(武)자가 고려 어느 왕의 휘(諱)여서, 무(武)자를 쓰는 것을 꺼려 호(虎)자로 한 것이라고 한다)

*忉利天: 도리천(불교에서 말하는 욕계육천(慾界六天)의 둘째 하늘)

*斯: 이(=畵花而無蝶)는

*譏(기): 기롱하다

*耦(우): 짝(배필)

*白西方: 백(白)은 서방(西方)이다

*服: 복종하다

*懸解: 거꾸로 매달린 데서 풀려난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대단한’의 의미 같음

(解說) 괄호() 안의 작은 글자 부분은 일연이 쓴 주석 대목이다. 선덕여왕의 기지를 알 수 있는 세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당(唐)나라에서 모란을 그린 그림과 그 씨를 보내니, 여왕이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알고, 그림만 보고 꽃에 향이 없음을 안다. 둘째는 영묘사 옥문 못에 겨울에 많은 개구리들이 울어대니, 여왕이 이것으로 기묘하게 추리를 하여, 적병이 숨어 있는 곳을 찾아 죽이게 한다. 셋째는 여왕이 자신의 죽을 날과 묻힐 곳을 미리 알았다는 것이다.

 

<愚公移山-「列子」>

太形‧王屋二山, 方七百里, 高萬仞, 本在冀州之南, 河陽之北, 北山愚公者, 年且九十, 面山而居, 懲山北之塞, 出入之迂也, 聚室而謀曰: 「吾與汝畢力平險, 指通豫南, 達於漢陰, 可乎?」 雜然相許, 其妻獻疑曰: 「以君之力, 曾不能損魁父之丘, 如太形‧王屋何? 且焉置土石?」雜曰: 「投諸渤海之尾, 隱土之北,」 遂率子孫荷擔者三夫, 叩石墾壤, 箕畚運於渤海之尾, 鄰人京城氏之孀妻, 有遺男, 始齔, 跳往助之, 寒暑易節, 始一反焉, 河曲智叟笑而止之曰, 「甚矣汝之不惠, 以殘年餘力, 曾不能毁山之一毛, 其如土石何?」 北山愚公長息曰: 「汝心之固, 固不可徹, 曾不若孀妻弱子, 雖我之死, 有子存焉; 子又生孫, 孫又生子; 子又有子, 子又有孫; 子子孫孫, 無窮匱也, 而山不加增, 何苦而不平?」 河曲智叟亡以應, 操蛇之神聞之, 懼其不已也, 告之於帝, 帝感其誠, 命夸蛾氏二子負二山, 一厝朔東, 一厝雍南, 自此冀之南, 漢之陰, 無隴斷焉,

*操蛇之神: 조사의 신(뱀을 쥐고 있는 신(산해경교주에 나오는 강량(彊良)을 말한 것 같기도 함))

*夸蛾氏:

*厝(조): 두다

*朔東: 삭(지역) 동쪽

*雍南: 옹(지역)의 남쪽

*隴斷(농단): 우뚝 솟은 산

(解說) 큰 두 산(태형, 왕옥) 근처에 살던 노인(우공)이 산 때문에 늘 빙 둘러 다니기에 출입이 불편하니, 식솔들을 모아 놓고, 두 산을 없애자고 하니, 식솔들이 동의한다. 그래서 돌을 캐고 흙을 갈아 멀리 나른다. 일년이 지나니, 한 노인네가 그래 가지고 산의 털끝이라도 헐 수 있겠냐며 비웃는다. 그러자 우공이 자기가 죽더라도, 자식이 있고, 자식은 또 자식이 있어 자자손손 계속 이어져 끝이 없고, 산은 크기가 더 커지는 않으니, 어찌 산을 허는 것이 안 되겠느냐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 천제(天帝)가 감복하여, 두 산을 치워 없애게 했다는 것이다.

 

<건망증이 있을 때가 오히려 행복했다-「列子」>

宋陽里華子,中年病忘,朝取而夕忘,夕與而朝忘,在塗則忘行,在室而忘坐,今不識先,後不識今,闔室毒之。謁史而卜之,弗占,謁巫而禱之,弗禁,謁醫而攻之,弗已。 魯有儒生,自媒能治之,華子之妻子以居産之半請其方,儒生曰: 「此固非卦兆之所占,非祈請之所禱,非藥石之所攻,吾試化其心,變其慮,庶幾其瘳乎!」 於是試露之而求衣,飢之而求食,幽之而求明,儒生欣然告其子曰:「疾可已也,然吾之方密傳世,不以告人,試屛左右,獨與居室七日。」 從之,莫知其所施爲也,而積年之疾,一朝都除。 華子旣悟乃大怒,黜妻罰子,操戈逐儒生。 宋人執而問其以,華子曰:

「曩吾忘也,蕩蕩然不覺天地之有無,今頓識旣往,數十年來,存亡得失,哀樂好惡,擾擾萬緖起矣。吾恐將來之存亡得失哀樂好惡之亂吾心如此也,須臾之忘,可復得乎?」 子貢聞而怪之, 以告孔子。孔子曰: 「此非汝所及乎!」 顧謂顔回紀之。

*曩(낭): 이전에

*蕩蕩然: 느긋하게

*有無: 있는지 없는지

*頓(돈): 갑자기

*旣往: (지난) 과거

*來: 동안의(이래)

*擾擾(요요): 어지러운 모양(어질어질)

*萬緖(만서): 온갖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실마리(사단)

*須臾: 잠깐 동안

*紀: 적다(=記)

(解說) 송(宋)나라의 양리화자가 건망증이 심하게 들어, 아침에 취한 것을 저녁에 잊어버리고, 저녁에 준 것을 다음날 아침에 잊어버릴 정도였다. 점쟁이, 무당, 의원에게 고치게 했으나, 다 소용이 없었다. 노(魯)나라의 한 유생(儒生)이 그 건망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양리화자의 처가 집안 재산의 반을 걸고서 치료를 요청한다. 그 유생이 치료법이 비밀이라며 사람들을 다 물리치고, 양리화자와 칠일 간 같이 방에서 같이 동거하며 어떻게 치료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건망증을 고쳐 낸다. 그런데 양리화자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게 한 처자를 쫓아내자,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으니, 양리화자가 건망증이 있을 때는 천지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고 맘이 편했는데, 건망증을 치료하여 없어지니, 갑자기 지난 과거를 인식하게 되고, 수십년 간의 존망득실, 희로애락 등 오만 생각이 생겨 자신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니, 오히려 건망증이 다시 들게 할 수 없느냐고 말한다.

 

<伯夷頌)「古文眞寶後集」>

士之特立獨行, 適於義而已, 不顧人之是非, 蓋豪傑之士, 信道篤而自知明者也。 一家非之, 力行而不惑者寡矣。 至於一國一州非之, 力行而不惑者, 蓋天下一人而已矣, 若至於擧世非之, 力行而不惑者, 則千百年, 乃一人而已耳。 若伯夷者, 窮天地亘萬世而不顧者也。 昭乎日月, 不足爲明, 崒乎秦山, 不足爲高, 巍乎天地, 不足爲容也。 當殷之亡, 周之興, 徵子賢也, 抱祭器而去之。 武王周公聖也, 率天下之賢士與天下之諸侯而往攻之, 未嘗聞有非之者也, 彼伯夷叔齊者, 乃獨以爲不可, 殷旣滅矣, 天下宗周, 彼二子乃獨恥食其粟, 餓死而不顧, 繇是而言, 夫豈有求而爲哉。 信道篤而自知明也。 今世之所謂士者, 一凡人譽之, 則自以爲有餘, 一凡人沮之, 則自以爲不足, 彼獨非聖人而自是如此, 夫聖人乃萬世之標準也。 余故曰, 「若伯夷者, 特立獨行, 窮天地亘萬世而不顧者也。 雖然微二子, 亂臣賊子接跡於後世矣。」

*自是: 스스로 옳다고 여기다

*微: 아니면

*二子: 두 사람(백이와 숙제)

*接跡: 발을 붙이다

(解說) 위 글은 ‘한유’가 지은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의에 합치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아마 호걸지사일 것이고, 천하가 다 자기를 그르다고 하는데,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고집하는 자는 천하에 한 사람일 텐데, 바로 백이숙제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무왕이 은(殷)나라를 공격하는 것을 아무도 비난하는 자가 없는데, 백이숙제만이 홀로 불가하다고 하며, 주(周)나라의 곡식을 먹는 것을 치욕스럽게 여겨, 산 속에서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죽는다. 백이숙제가 성인도 아니면서, 이렇게까지 자신을 옳다고 여기니, 백이숙제의 이런 고집스러운 행위는 만고에 찾아볼 수가 없는데, 그래도 백이숙제가 아니었으면, 후세에 난신이 발을 함부로 못 붙이게 하는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라고 말한다.

 

<門前成市-「戰國策」>

鄒忌脩八尺有餘, 身體昳麗。 朝服衣冠, 窺鏡, 謂其妻曰: 「我孰與城北徐公美?」 其妻曰: 「君美甚, 徐公何能及公也!」 城北徐公, 齊國之美麗者也。 忌不自信, 而復問其妾曰: 「吾孰與徐公美?」 妾曰: 「徐公何能及君也!」 旦日, 客從外來, 與坐談, 問之客曰: 「吾與徐公孰美?」 客曰: 「徐公不若君之美也。」 明日, 徐公來, 孰視之, 自以爲不如, 窺鏡而自視, 又弗如遠甚。 暮, 寑而思之, 曰: 「吾妻之美我者, 私我也; 妾之美我者, 畏我也; 客之美我者, 欲有求於我也。」 於是, 入朝見威王曰: 「臣誠知不如徐公美, 臣之妻私臣, 臣之妾畏臣, 臣之客欲有求於臣, 皆以美於徐公。 今齊地方千里, 百二十城, 宮婦左右莫不私王, 朝廷之臣莫不畏王, 四境之內莫不有求於王。 由此觀之, 王之蔽甚矣。」 王曰: 「善。」 乃下令: 「羣臣、吏民能面刺寡人之過者, 受上賞; 上書諫寡人者, 受中賞; 能謗議於市朝, 寡人之耳者, 受下賞。」 令初下, 羣臣進諫, 門庭若市。 數月之後, 時時而閒進。 期年之後, 雖欲言, 無可進者。 燕、趙、韓、魏聞之, 皆朝於齊。 此所謂戰勝於朝廷。

*謗議: 헐뜯어 논의하다

*聞: 들리다

*期年: 일 년

*進者: 진언할 것

(解說) 추기가 조금 인물이 좋기는 한데, 그래서 처와 첩, 손님에게 자기하고 나라 미남 서공하고 누가 더 잘 생겼느냐고 물으니, 모두 한결 같이 추기가 더 낫다고 한다. 그런데 추기가 서공을 자세히 보고서 자신을 거울로 비춰 봐도, 추기 자신의 생김이 서공보다 못 한 듯한데, 왜 주변에서 자기가 더 잘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을까 생각하니, 처는 자기를 좋아하고, 첩은 두려워하고, 손님은 자기에게 잘 보여야하는 아쉬운 처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걸 깨닫고, 입조하여 왕을 뵙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왕의 눈치를 보느라고 신하와 백성이 바른 말을 못하고 있으니, 왕의 허물을 꼬집는 자에게 상을 주라고 하니, 이에 왕이 따르니, 조정 문 앞이 저자처럼 붐비게 됐다는 말인데, 바로 이것이 ‘문전성시’란 말의 유래가 된다.

 

<꿈을 사서 왕비가 된 문희-「三國遺事」>

第二十九,太宗大王,名春秋,姓金氏,龍樹(一作龍春)角干,追封文興大王之子也。妣,眞平大王之女,天明夫人。 妃,文明皇后文姬,卽庾信公之季妹也。 初文姬之姊寶姬,夢登西岳捨溺,瀰滿京城,旦與妹說夢。文姬聞之謂曰,「我買此夢。」姊曰,「與何物乎。」 曰,「鬻錦裙可乎。」 姊曰,「諾。」 妹開襟受之。姊曰,「疇昔之夢,傳付於汝。」 妹以錦裙酬之。後旬日,庾信與春秋公,正月午忌日(見上射琴匣事乃崔致遠之說),蹴鞠于庾信宅前(羅人謂蹴鞠爲弄珠之戱),故踏春秋之裙,裂其襟紐。曰,「請入吾家,縫之。」 公從之。 庾信命阿海奉針,海曰,「豈以細事輕近貴公子乎。」因辭(古本云因病不進)。乃命阿之,公知庾信之意,遂幸之。自後數數來往,庾信知其有娠。 乃嘖之曰,「爾不告父母而有娠何也。」 乃宣言於國中, 欲焚其妹,一日俟善德王遊幸南山,積薪於庭中,焚火烟起。 王望之問何烟。 左右奏曰,「殆庾信之焚妹也。」 王問其故,曰「爲其妹無夫有娠。」 王曰 「是誰所爲。」 時公昵侍在前,顔色大變。 王曰,「是汝所爲也,速往救之。」 公受命馳馬,傳宣沮之,自後現行婚禮。 眞德王薨,以永徽五年甲寅卽位,御國八年,龍朔元年辛酉崩,壽五十九歲,葬於哀公寺東。

*俟: 기다리다

*殆: -듯하다

*公: 공(김춘추)

*昵侍(닐시): 가까이서 모시다

*傳宣(전선): 칙명을 전하여 알리다

*現: 지금

(解說) 김유신의 누이인 보희가 산에 올라 오줌을 싸니, 그 오줌이 도성에 가득 차는 꿈을 꾸니, 그 동생인 문희가 그 꿈을 비단옷을 주고 산다. 유신이 정월에 김춘추와 축국 놀이를 하다 일부러 옷을 밟아 찢어지게 하여, 그것을 꿰매는 것을 누이들에게 부탁하여 춘추와 가까워지게 하니, 보희(아해)는 꿰매기를 거절하고, 문희(아지)는 승낙한다. 이후로 문희로 김춘추와 가까워져 문희가 임신을 하게 되니, 김유신이 꾀를 내어, 왕이 행차하는 날에 문희가 남편도 없이 임신을 했으니, 불살라 죽이겠다고 장작을 쌓아 연기를 피워 소동을 벌이니, 왕이 옆에 있는 김춘추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그것을 구하게 하고, 김춘추와 문희는 결혼을 한다.

 

 

<왕자를 죽인 要離-「呂氏春秋」>

吳王欲殺王子慶忌, 而莫之能殺, 吳王患之。 要離曰, 「臣能之。」 吳王曰, 「汝能乎? 吾嘗以六馬逐江上矣, 而不能及, 射矢, 左右滿把, 而不能中。 今汝拔劍則不能擧臂, 上車則不能登軾, 汝惡能?」 要離曰, 「士患不勇耳, 奚患於不能? 王誠能助, 臣請必能。」 吳王曰, 「諾。」 明旦加要離罪焉, 摯執妻子, 焚之而揚其灰。 要離走, 往見王子慶忌於衛。 王子慶忌喜曰, 「吳王之無道也, 子之所見也, 諸侯之所知也, 今子得免而去之亦善矣。」 要離與王子慶忌居有間, 謂王子慶忌曰, 「吳之無道也愈甚, 請與王子往奪之國。」 王子慶忌曰, 「善。」 乃與要離俱涉於江。 中江, 拔劍以刺王子慶忌, 王子慶忌捽之, 投之於江, 浮則又取而投之, 如此者三。 其卒曰: 「汝天下之國士也, 幸汝以成而名。」 要離得不死, 歸於吳。 吳王大說, 請與分國。 要離曰, 「不可。 臣請必死。」 吳王止之。 要離曰, 「夫殺妻子焚之而揚其灰, 以便事也, 臣以爲不仁。 夫爲故主殺新主, 臣以爲不義。 夫捽而浮乎江, 三入三出, 特王子慶忌爲之賜而不殺耳, 臣已爲辱矣。 夫不仁不義。 又且已辱, 不可以生。」 吳王不能止, 果伏劍而死。 要離可謂不爲賞動矣。 故臨大利而不易其義, 可謂廉矣。 廉故不以貴富而忘其辱。

*特:단지

*爲之: 그것 때문에

*伏劍: 칼에 엎드려 자결하다(자인(自刃)하다)

*爲賞動: 상으로 흔들리게 하다

(解說) 오(吳)나라 왕이 왕자를 죽이려고 하니, 요리(要離)가 하겠다고 한다. 이에 왕이 자네처럼 약한 사람이 어찌 날쌘 왕자를 처리할 수 있겠냐고 하니, 요리가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답한다. 이에 고육계를 써서 왕이 거짓으로 요리에게 죄를 씌우고 요리의 처자를 죽인다. 요리가 달아나 왕자를 찾아가 왕이 무도하여 견딜 수 없어 도망쳤다고 말하고 오(吳)나라를 찬탈하러 가자고 한다. 이리하여 요리와 왕자가 강을 건너가는데, 요리가 왕자를 칼로 찌르니, 왕자가 요리를 잡아서 강에 던지고 떠오르면 다시 던지기를 세 번을 이러하다가, 왕자가 요리를 봐줘 살려 준다. 그러나 왕자는 이미 칼에 찔린지라 죽는다. 요리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왕이 나라를 나눠 주려고 하니, 요리가 계획적이었지만 인자하지 못하게 처자를 죽이고 왕자가 봐줘 겨우 살아나서 이미 욕을 본 처지에 어찌 살 수 있냐며 자인한다.

 

<종수곽타타전(種樹郭槖駝傳)-「古文眞寶後集」>

郭槖駝不知始何名, 疾僂, 隆然伏行, 有類槖駝者。故鄕人號之曰駝, 駝聞之曰, 「甚善。名我固當。」 因捨其名, 亦自謂槖駝云。其鄕曰豊樂鄕, 在長安西。, 駝業種樹, 凡長安豪家富人, 爲觀遊及賣果者皆爭迎取養。視駝所種樹, 或移徙, 無不活, 且碩茂, 蚤實以蕃。他植者雖窺伺傚慕, 莫能如也。有問之, 對曰, 「槖駝非能使木壽且孶也, 以能順木之天, 以致其性焉爾, 凡植木之性, 其本欲舒, 其培欲平, 其土欲故, 其築欲密, 旣然已, 勿動勿慮, 去不復顧, 其蒔也若子, 其置也若棄, 則其天者全而其性得矣。故吾不害其長而已, 非有能碩而茂之也, 不抑耗其實而已, 非有能蚤而蕃之也。他植者則不然, 根拳而土易, 其培之也若不過焉, 則不及焉, 苟有能反是者, 則又愛之太恩, 憂之太勤, 旦視而暮撫, 已去而復顧, 甚者爪其膚, 以驗其生枯, 搖其本, 以觀其疏密, 而木之性, 日以離矣。雖曰, 『愛之,』 其實害之, 雖曰, 『憂之,』 其實讐之, 故不我若也, 吾又何能爲矣哉。」 問者曰, 「以子之道, 移之官理可乎。」 駝曰, 「我知種樹而已, 理非吾業也。然吾居鄕, 見長人者好煩其令, 若甚憐焉, 而卒以禍。旦暮吏來而呼曰, 『官命促爾耕, 勖爾植, 督爾穫, 蚤繰而緖, 蚤織而縷, 字而幼孩, 遂而鷄豚, 鳴鼓而聚之, 擊木而召之, 吾小人具饔飱以勞吏者, 且不得暇, 又何以蕃吾生而安吾性邪。故病且怠, 若是則與吾業者, 其亦有類乎。」 問者喜曰, 「不亦善夫。吾問養樹, 得養人術。傳其事, 以爲官戒也。」

*驗: 확인하다

*生枯: 살았는지 죽었는지

*讐: 원수로 대하다

*理: 관리(官理)

*長人者: 수령(사람들의 우두머리가 된 자)

*以禍: 그것(好煩其令)으로 화를 입다

(解說) 곽타타는 곱사병을 앓아 그 모습이 탁타(낙타)와 비슷하여, 이름이 여기서 유래하고, 생업은 나무 심기이다. 모든 장안의 세가나 부자들이 관상용이나 열매를 팔기 위해서 곽타타를 다퉈 맞아 (나무를 심게 하려고) 데려갔다. 곽타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어도 다 살아나고, 또 크고 무성해지고 일찍 열매가 많이 달렸다. 다른 나무 심는 자들이 엿보고 흉내 내도 곽타타가 심은 것에는 미치지 못하니, 그 이유를 물으니, 곽타타가 자기가 나무를 특별히 잘 자라게 하는 비결은 없고, 나무의 타고난 본성을 따르니, 나무가 잘 자랐고, 다른 나무 심는 이들은 나무의 본성에 반하는 짓을 하는 것이 자기와 다르다고 말한다.

 

<북곽소(北郭騷) 이야기-「呂氏春秋」>

齊有北郭騷者, 結罘罔, 捆蒲葦, 織萉屨, 以養其母猶不足, 踵門見晏子曰, 「願乞所以養母。」 晏子之僕謂晏子曰, 「此齊國之賢者也, 其義不臣乎天子, 不友乎諸侯, 於利不苟取, 於害不苟免。今乞所以養母, 是說夫子之義也, 必與之。」 晏子使人分倉粟分府金而遺之, 辭金而受粟。有間, 晏子見疑於齊君, 出奔, 過北郭騷之門而辭。北郭騷沐浴而出見晏子曰, 夫子將焉適? 晏子曰, 「見疑於齊君, 將出奔。」 北郭子曰, 「夫子勉之矣。」 晏子上車, 太息而歎曰, 「嬰之亡豈不宜哉? 亦不知士甚矣。」 晏子行。北郭子召其友而告之曰, 「說晏子之義, 而當乞所以養母焉。吾聞之曰 ,『養及親者, 身伉其難。』 今晏子見疑, 吾將以身死白之。著衣冠, 令其友操劍奉笥而從, 於君庭, 求復者曰, 「晏子, 天下之賢者也, 去則齊國必侵矣。必見國之侵也, 不若先死。請以頭託白晏子也。」 因謂其友曰, 「盛吾頭於笥中, 奉以託。退而自刎也。」 其友因奉以託。其友謂觀者曰, 「北郭子爲國故死, 吾將爲北郭子死也。」 又退而自刎。齊君聞之, 大駭, 乘馹而自追晏子, 及之國郊, 請而反之。晏子不得已而反, 聞北郭騷之以死白己也, 曰, 「嬰之亡豈不宜哉? 亦愈不知士甚矣。」

*復者: 복자(알자(謁者) 비슷한 것 같음)

*去: 떠나다

*侵: 침략을 당하다

*託白: 탁의하여 (안자의 결백을) 나타내다

*託: 탁의(託意)하다

*爲國: 나라를 위해서

*自刎: 자인(自刃)하다

*馹(일): 역말

*反: 돌아오게 하다

*愈: 더욱

(解說) 북곽소란 자가 어렵게 어머니를 부양하는데, 그래도 부족하여 안자(晏子)의 집에 와서 어머니를 부양할 거리를 구걸한다. 그러니 안자의 마부(종)가 안자에게 북곽소가 현자로 구차한 짓은 하지 않는 사람인데, 안자의 의를 좋아하여 그런 것 같으니, 주라고 말하니, 북곽소에게 곡식과 금을 주게 한다. 얼마 후에 안자가 임금에게 의심을 받아 나라를 떠나려는 길에 북곽소의 집에 들러 전후 사정을 말하고 떠난다고 하니, 북곽소가 무심하게 격려만 하니, 안자가 사람을 잘 몰라 봤다며 탄식한다. 안자가 떠나고, 북곽소가 친구에게 안자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안자에 어려움에 처했으니, 몸을 바쳐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 목숨을 바쳐 안자의 결백을 주장하니, 왕도 의심을 풀고 다시 안자를 불러오게 한다. 안자가 또 사람을 정말 몰라봤다며 탄식한다.

 

<모욕이 복수를 낳는다-「春秋公羊傳」>

秋七月, 齊侯使國佐如師, 己酉, 及國佐盟于袁婁, 君不, 使乎大夫, 此其行使乎大夫何? 佚獲也。 其佚獲奈何? 師還齊侯。 晉郤克投戟逡巡再拜稽首馬前, 逢丑父者, 頃公之車右也。 面目與頃公相似, 衣服與頃公相似。 代頃公當左。 使頃公取飮, 頃公操飮而至。 曰, 「革取淸者。」 頃公用是佚而不反。 逢丑父曰, 「吾賴社稷之神靈, 吾君已免矣,」 郤克曰, 「欺三軍者, 其法奈何?」 曰, 「法斮。」 於是斮逢丑父。 己酉, 及齊國佐盟于袁婁, 曷爲不盟于師, 而盟于袁婁。 前此者, 晉郤克與臧孫許同時而聘于齊。 蕭同姪子者, 齊君之母也。 踊于棓而窺客。 則客或跛或眇, 於是使跛者迓跛者, 使眇者迓眇者。 二大夫出, 相與踦閭而語。 移日, 然後相去, 齊人皆曰, 「患之起, 必自此始。」 二大夫歸, 相與率師爲鞍之戰, 齊師大敗, 齊侯使國佐如師。 郤克曰, 「與我紀侯之甗。 反魯衛之侵地, 使耕者東畝。 且以蕭同姪子爲質。 則吾舍子矣。」 國佐曰, 「與我紀侯之甗, 請諾, 反魯衛之侵地, 請諾, 使耕者東畝, 是則土齊也。 蕭同姪子者, 齊君之母也, 齊君之母, 猶晉君之母也, 不可。 請戰。 壹戰不勝, 請再, 再戰不勝, 請三。 三戰不勝, 則齊國盡子之有也, 何必以蕭同姪子爲質。」 揖而去之, 郤克䀢魯衛之使, 使以其辭而爲之請。 然後許之, 逮于袁婁而與之盟。

*鞍: 안성(鞍城)이라고 함

*紀侯: 기(紀)나라 후작(왕)

*甗(언): 시루(귀중한 가치가 있는 듯함)

*質: 볼모

*舍: 풀어주다

*土: 하찮은 것

*䀢(순): 눈짓하다

(解說) 노(魯) 성공(成公) 2년 7월에 제후(齊候)가 국좌(國佐)에게 군사에 이르게 하여, 진(晉)이 원루(袁婁)에서 국좌와 맹약을 맺었는데, 임금(齊候)이 하지 않고 대부(國佐)가 한 것은, 임금이 사로잡힐 뻔하다가 달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진(晉) 군사가 제후를 포위하여, 진(晉)의 극극(郤克)이 제후를 잡으려고 제후에게 접근하니, 제후의 거우(車右) 봉추보(逢丑父)가 제후(경공)와 생김새가 흡사하여, 대신 왕의 자리에 타고 왕은 봉추보 자리에 타서, 봉추보가 제후보고 물을 떠오게 하여 도망가게 한다. 그런데 이 싸움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이러하니, 전에 진(晉)의 극극과 장손허가 제(齊)에 (손님으로) 빙문을 같이 왔는데, 제후의 어머니(숙동질자)가 손님을 엿보니, 하나는 절름발이고 하나는 애꾸눈이니, 절름발이에게 절름발이 손님(사신)을 애꾼눈 손님에게 애꾸눈을 마중하게 하니, 이에 모욕을 느낀 두 대부가 돌아가서,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싸움이 난 것이다.

 

<珠崖二義-「烈女傳」>

二義者,珠崖令之後妻,及前妻之女也。女名初,年十三,珠崖多珠,繼母連大珠以爲繫臂。及令死,當送喪。法,內珠入於關者死。繼母棄其繫臂珠。其子男年九歲,好而取之,置之母鏡奩中,皆莫之知。遂奉喪歸,至海關,關候士吏搜索,得珠十枚於繼母鏡奩中,吏曰:「嘻!此值法無可柰何,誰當坐者?」初在左右顧,心恐母去置鏡奩中,乃曰:「初當坐之。」吏曰:「其狀何如?」對曰:「君不幸,夫人解繫臂棄之。初心惜之,取而置夫人鏡奩中,夫人不知也。」繼母聞之,遽疾行問初,初曰:「夫人所棄珠,初復取之,置夫人奩中,初當坐之。」母意亦以初為實,然憐之,乃因謂吏曰:「願且待,幸無劾兒,兒誠不知也。此珠妾之繫臂也,君不幸,妾解去之,而置奩中。迫奉喪,道遠,與弱小俱,忽然忘之,妾當坐之。」初固曰:「實初取之。」繼母又曰:「兒但讓耳,實妾取之。」因涕泣不能自禁。女亦曰:「夫人哀初之孤,欲強活初耳,夫人實不知也。」又因哭泣,泣下交頸,送葬者盡哭,哀動傍人,莫不爲酸鼻揮涕。關吏執筆書劾,不能就一字,關候垂泣,終日不能忍決,乃曰:「母子有義如此,吾寧坐之?不忍加文,且又相讓,安知孰是?」遂棄珠而遣之,既去,後乃知男獨取之也。君子謂二義慈孝。論語曰:「父為子隱,子為父隱,直在其中矣。」若繼母與假女推讓爭死,哀感傍人,可謂直耳。

  頌曰:珠崖夫人,甚有母恩,假繼相讓,維女亦賢,納珠於關,各自伏愆,二義如此,為世所傳。

*迫: (때에) 닥치다

*讓: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고) 양보하다

*酸鼻: 코끝이 찡하다

*書劾: 조사한 것을 쓰다

*就一字: 한 글자를 진행하다

*寧坐之: 차라리 그것에 죄를 받다

*隱: 가려 주다

*伏愆: 죄에 엎드리다. 인정하다 (서로 자기에게 죄가 있다고 함을 말함)

(解說) 진주가 많은 주애(珠崖)란 고을의 수령이 죽으니, 법에 진주를 지니고 관을 통과하는 자는 저촉되어, 수령의 후처가 평소에 팔에 매던 것을 버렸는데, 그걸 모르고 그 아홉 살 아들이 화장 상자에 몰래 넣어 두었다. 장송(葬送)을 하려고 관(關)을 통과하는데, 관(關)의 관리가 진주를 뒤져 찾고, 누가 법에 걸릴 짓을 했는지 물으니, 전처의 딸과 후처가 서로 자기가 그랬다고 서로를 감싸니, 관리도 마음이 찡하여 어쩌지 못하고 풀어주었다는 내용이다.

 

<楊朱泣歧-「列子」>

楊子之鄰人亡羊, 旣率其黨, 又請楊子之豎追之。 楊子曰:「嘻! 亡一羊, 何追者之衆?」 鄰人曰:「多歧路。」 旣反, 問:「獲羊乎?」 曰:「亡之矣。」 曰:「奚亡之?」 曰:「歧路之中又有歧焉。 吾不知所之, 所以反也。」 楊子戚然變容, 不言者移時, 不笑者竟日。 門人怪之, 請曰:「羊賤畜, 又非夫子之有, 而損言笑者何哉?」 楊子不答。 門人不獲所命。 弟子孟孫陽出, 以告心都子。 心都子他日與孟孫陽偕入而問曰:「昔有昆弟三人, 遊齊‧魯之閒, 同師而學, 進仁義之道而歸。 其父曰:『仁義之道若何?』 伯曰:『仁義使我愛身而後名。』仲曰:『仁義使我殺身以成名。』叔曰:『仁義使我身名竝全。』彼三術相反, 而同出於儒。 孰是孰非邪?」 楊子曰:「人有濱河而居者, 習於水, 勇於泅, 操舟鬻渡, 利供百口, 裹糧就學者成徒, 而溺死者幾半。 本學泅不學溺, 而利害如此。 若以爲孰是孰非?」 心都子嘿然而出。 孟孫陽讓之曰:「何吾子問之迂, 夫子答之僻? 吾惑愈甚。」 心都子曰:「大道以多歧亡羊, 學者以多方喪生。 學非本不同, 非本不一, 而末異若是。 唯歸同反一, 爲亡得喪。 子長先生之門, 習先生之道, 而不達先生之况也, 哀哉!」

*溺: 물에 빠질 때의 대처

*(以爲): 그대(심도자)

*嘿然: 조용히

*吾子: 선생((그대)심도자)

*迂(우): 멀다

*本: 근본(본래)

*末: 끝(결말)

*達: 깨닫다

*況(황): 비유

(解說) 위 글은 ‘양주읍기’란 성어의 유래가 된다. 양자(楊子)의 이웃이 양 한 마리를 잃으니, 양자의 수자(豎子)도 양을 찾으러 갔다가, 수자가 돌아와, 갈림길이 많아 양을 찾지는 못 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양자가 그것을 들은 후로 말을 하지 않으니, 문인들이 이상하게 여겨 천한 양 가지고 왜 그러느냐고 물으나, 양자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제자 맹손양이 이것으로 심도자(心都子)에게 고하니, 심도자가 양자를 찾아와 양자에게 묻기를, 형제 셋이 같은 스승에게 배워 인의지도에 매진하다가 돌아오니, 그 아버지가 형제에게 인의지도가 어떤 것인지 물으니, 형제가 각자 다르게 대답했는데, 왜 같이 배우고도 다르니, 누가 옳으냐고 묻는다. 그러자 양자가 답하기를, 헤엄을 잘 치는 뱃사공에게 많이 배우러 왔다가 익사한 자가 반인데, 본래 헤엄을 배우려는 것이 목적이고 물에 빠지는 것을 배우지 않기 때문인데,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냐고 묻는다. 심도자가 나가자, 맹손양이 심도자에게 그의 물음과 선생(양자)의 답변이 너무 포인트를 벗어나 더 헷갈린다고 하니, 심도자가 큰 길에 갈림길이 많아 양을 잃은 것처럼 배우는 이가 갈래가 많아 생(生)을 잃는 것이니, 선생(양자)의 비유를 슬프게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말한다. (이 글의 요지가 목적은 하나인데, 방법이 많아서 그 목적을 못 이룬다는 것이라고 하는데, 양자가 심도자에게 한 말이 이것과 관련해 적절한 비유인지 조금 아리송하다.)

 

<맹자 어머니-「烈女傳」>

鄒孟軻之母也。號孟母。其舍近墓。孟子之少也,嬉遊為墓間之事,踴躍築埋。孟母曰:「此非吾所以居處子也。」乃去舍市傍。其嬉戲為賈人衒賣之事。孟母又曰:「此非吾所以居處子也。」復徙舍學宮之傍。其嬉遊乃設俎豆揖讓進退。孟母曰:「真可以居吾子矣。」遂居之。及孟子長,學六藝,卒成大儒之名。君子謂孟母善以漸化。詩云:「彼姝者子,何以予之?」此之謂也。

*鄒(추): 맹자가 태어난 나라

*孟軻(맹가): 맹자로 軻(가)는 이름

*嬉(희): 장난치다(놀다)

*衒(현): 팔다

*學宮: 학당

*俎豆(조두): 제기(祭器)

*揖讓(읍양): 읍하는 동작과 사양하는 동작(손님과 주인의 상견의 례)

*進退: 나아가는 동작과 물러나는 동작

(解說) 위는 유명한 ‘맹모삼천지교’의 유래가 된다. 맹자가 어릴 때에, 무덤 옆에 사니, 맹자가 장례 의식을 소꿉장난으로 하니, 아니다싶어 맹모(맹자 어머니)가 시장 근처로 이사한다. 시장도 별로다 싶어 다시 학당 근처로 이사한다. 그러니 맹자가 제기를 늘어놓고 읍양진퇴의 예를 흉내 내며 노니, 맹모가 학당 근처는 아이를 키울 만하다고 생각하고 머물러 산다. 이후 맹자는 대유(大儒)가 된다는 내용이다.

 

孟子之少也,既學而歸,孟母方績,問曰:「學何所至矣?」孟子曰:「自若也。」孟母以刀斷其織。孟子懼而問其故,孟母曰:「子之廢學,若吾斷斯織也。夫君子學以立名,問則廣知,是以居則安寧,動則遠害。今而廢之,是不免於廝役,而無以離於禍患也。何以異於織績而食,中道廢而不為,寧能衣其夫子,而長不乏糧食哉!女則廢其所食,男則墮於脩德,不為竊盜,則為虜役矣。」孟子懼,旦夕勤學不息,師事子思,遂成天下之名儒。君子謂孟母知為人母之道矣。詩云:「彼姝者子,何以告之?」此之謂也。

*旣: 끝내다(얼마 안 되어)

*方: 바야흐로

*自若: 종전과 같다(스스로 만족하다)

*問: 명성(소문)

*廝役: 일꾼(천한 사람)

*寧: 어찌

*夫子: 남편과 자식

*長: 오래

*竊盜: 도둑

*虜役: 종(하인)

(解說) 맹자가 어려서 배우다 말고 돌아오니, 어머니가 길쌈을 짜다가 그것을 자르니, 맹자가 그 이유를 묻는다. 그러니 어머니가 길쌈을 짜다가 중도에 그만 두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배움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이에 맹자가 (깨닫고) 학문에 정진하여, 명유(名儒)가 된다.

 

孟子既娶,將入私室,其婦袒而在內,孟子不悅,遂去不入。婦辭孟母而求去,曰:「妾聞夫婦之道,私室不與焉。今者妾竊墮在室,而夫子見妾,勃然不悅,是客妾也。婦人之義,蓋不客宿。請歸父母。」於是孟母召孟子而謂之曰:「夫禮,將入門,問孰存,所以致敬也。將上堂,聲必揚,所以戒人也。將入戶,視必下,恐見人過也。今子不察於禮,而責禮於人,不亦遠乎!」孟子謝,遂留其婦。君子謂孟母知禮,而明於姑母之道。

*私室: 개인(부부)이 쓰는 방

*袒(단): 웃통을 벗다(소매를 걷다)

*求去: 떠나기(나가기)를 구하다

*妾: 첩(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자기를 이름)

*竊墮: 외람되이 흐트러져

*客: 객으로 대하다

*客宿: 객으로 묵다

*揚: 올리다

*遠: 어긋나다(잘못되다)

(解說) 맹자가 장가를 든 지 얼마 안 되어 사실(방)에 들어가려고 하니, 아내가 웃통을 벗고 있으니, 불쾌해 하며 나와 버린다.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사실(私室)은 부부간의 도에 상관이 없는데, 방에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있다고 불쾌해 하는 것은 자기를 손님 대접한 것이라며 친정으로 돌아가기를 청한다. 이에 맹자 어머니가 맹자를 불러서, 맹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마루에 오를 때는 소리를 내서 상대를 경계하게 하고, 방문에 들어갈 때는 밑을 봐서 상대의 흠을 보려하지 않는 것인데, 너는 너의 예는 잘 지키지 않고, 남의 예만 탓하느냐고 말한다. 이에 맹자가 사과한다.

 

<자객 豫讓-「戰國策」>

晉畢陽之孫豫讓, 始事范中行氏而不說, 去而就知伯, 知伯寵之。 及三晉分知氏, 趙襄子最怨知伯, 而將其頭以爲飮器。 豫讓遁逃山中曰: 「嗟乎!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吾其報知氏之讎矣。」 乃變姓名, 爲刑人, 入宮塗厠, 欲以刺襄子。 襄子如厠, 心動, 執問塗者, 則豫讓也。 刃其扞, 曰: 「欲爲知伯報讎。」 左右欲殺之。 趙襄子曰: 「彼義士也, 吾謹避之耳。 且知伯已死, 無, 而其臣至爲報讎, 此天下之賢人也。」 卒釋之。

*畢陽(필양): 사람 이름

*范中行氏(범중행씨): 진(晉)나라 경(卿)이었음

*知伯: 晉(진)에서 한 때 가장 위세를 떨치던 경(卿)이었음

*三晉(삼진): 진(晉)나라의 삼경(三卿)이던 한(韓)씨, 위(魏)씨, 조(趙)씨를 말함

*刑人: 종(머슴)

*塗: 칠하다

*扞(한): 덮개(토시)

*後: 후사(後嗣)

(解說) 예양이 지백을 섬겨 지백의 총애를 받았다. 조양자 등 삼진이 지백을 멸하니, 예양이 목숨을 바쳐 조양자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이에 종이 되어 궁에 들어가 뒷간에서 칠하는 일을 하며, 조양자를 죽이기로 하나 조양자에게 발각된다. 조양자는 이미 죽은 주군을 위해 복수하려는 예양의 절개를 높이 사서, 죽이지 않고 풀어 준다.

 

豫讓又漆身爲厲, 滅鬚去眉, 自刑以變其容, 爲乞人而往乞, 其妻不識, 曰: 「狀貌不似吾夫, 其音何類吾夫之甚也。」 又呑炭爲啞變其音。 其友謂之曰: 「子之道甚難而無功, 謂子有志則然矣, 謂子智則否。 以子之才而善事襄子, 襄子必近幸子; 子之得近, 而行所欲, 此甚易而功必成。」 豫讓乃笑而應之曰: 「是爲先知報後知, 爲故君賊新君, 大亂君臣之義者無此矣。 凡吾所謂爲此者, 以明君臣之義, 非從易也。 且夫委質而事人, 而求弑之, 是懷二心以事君也。 吾所爲難, 亦將以愧天下後世人臣懷二心者。」

*漆: 옻칠하다

*厲: 문둥이

*刑: 해치다

*類: 비슷하다

*幸: 총애하다

*先知: 먼저 알던(섬기던) 자

*從易: 따르다가 변역하다

*委質(위지): 예물을 바치다(처음 벼슬하는 신하가 몸을 임금에게 맡기다)

(解說) 예양이 또 옻칠을 하고 문둥이처럼 하고 구걸을 하고 다니니, 그 처가 예양의 목소리를 듣고 예양이 아닌가 의심하니, 숯을 삼켜 벙어리가 된다. 예양의 친구가 왜 그렇게 어렵게 복수하려고 하냐며, 예양의 재능으로 양자에 접근하면 조양자에게 총애를 얻어 쉽게 복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예양이 자기가 복수하려는 것은 군신간의 의를 밝히려는 것인데, 어찌 처음에는 섬겼다가 시해를 하려는 두 마음을 품을 것이며, 또 장차 후세 신하 중에 두 마음을 갖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居頃之, 襄子當出。 豫讓伏所當過橋下。 襄子至橋而馬驚。 襄子曰: 「此必豫讓也。」 使人問之, 果豫讓。 于是趙襄子面數豫讓曰: 「子不嘗事范、中行氏乎? 知伯滅范、中行氏, 而子不爲報讎, 反委質事知伯。 知伯已死, 子獨何爲報讎之深也?」 豫讓曰: 「臣事范、中行氏, 范、中行氏以衆人遇臣, 臣故衆人報之; 知伯以國士遇臣, 臣故國士報之。」 襄子乃喟然嘆泣曰: 「嗟乎! 豫子! 子之爲知伯, 名旣成矣, 寡人舍子, 亦以足矣。 子自爲計, 寡人不舍子。」 使兵環之。豫讓曰: 「臣聞明主不掩人之義, 忠臣不愛死以成名。 君前已寬舍臣, 天下莫不稱君之賢。 今日之事, 臣故伏誅, 然願請君之衣而擊之, 雖死不恨。 非所望也, 敢布腹心。」 于是襄子義之, 乃使使者持衣與豫讓。 豫讓拔劍三躍, 呼天擊之, 曰: 「而可以報知伯矣。」 遂伏劍而死。 死之日, 趙國之士聞之, 皆涕泣。

*頃: 얼마 후에

*所當: 장차 -할 예정인

*數: 하나하나 들어 말하다

*遇: 상대하다

*擊: 베다

*爲: 그를 위하여

(解說) 또 예양이 조양자가 지나갈 예정인 다리 밑에 숨어, 조양자를 암살하려고 했지만, 또한 먼저 발각된다. 이에 조양자가 결국 예양을 죽이려고 하니, 예양이 죽기 전에 소원이라며 조양자의 옷만이라도 베기를 청하니, 조양자가 들어준다. 예양이 조양자의 옷을 베고, 죽음을 맞이한다.

 

<최만리 등의 훈민정음 반대 상소-「朝鮮王朝實錄」>

○庚子/集賢殿副提學崔萬理等上疏曰:

臣等伏覩諺文制作, 至爲神妙, 創物運智, 夐出千古。 然以臣等區區管見, 尙有可疑者, 敢布危懇, 謹疏于後, 伏惟聖裁。

*諺文(언문): 훈민정음(한글)

*至: 지극히

*運智: 지력을 운용하다

*夐出: 멀리 뛰어나다

*區區管見: 좁은 소견

*尙: 오히려

*危懇: 엄정하고 간절함

*惟: 바라다

*聖裁: 임금의 (바른) 재단

(解說) 최만리 등이 상소를 올려 새로 만든 언문이 훌륭하나, 미심쩍은 데가 있어 상소를 올린다고 한다.

 

一, 我朝自祖宗以來, 至誠事大, 一遵華制, 今當同文同軌之時, 創作諺文, 有駭觀聽。 儻曰, 「諺文皆本古字, 非新字也,」 則字形雖倣古之篆文, 用音合字, 盡反於古, 實無所據。 若流中國, 或有非議之者, 豈不有愧於事大慕華?

*華制: 중국의 제도

*同軌: 법도를 (중국과) 같게 하다

*觀聽: 보고 듣는 이

*儻曰: 갑자기 (임금께서) 이르기를

*本: 근본으로 하다(본디)

*篆文: 전문(한자의 옛 서체인 전문(篆文)을 말하는지 무엇인지 모르겠음)

*用音合字: 음으로 글자를 합하다(초성, 중성, 종성을 이용하여 한 글자를 이룸을 말하는 듯하다)

*愧: 부끄럽다

(解說) 우리 나라가 조종(朝宗) 때부터 화제(華制)를 좇았으니, 지금 (중국과) 문자를 같이 할 때인데, 언문을 창조하여, 이목을 놀래고, 임금께서 언문은 본디 옛 글자라고 했지만, 모양은 전문과 비슷하나, 실질적으로 새로운 문자이니, 사대모화에 부끄럽지 않느냐고 하고 있다.

 

一, 自古九州之內, 風土雖異, 未有因方言而別爲文字者, 唯蒙古、西夏、女眞、日本、西蕃之類, 各有其字, 是皆夷狄事耳, 無足道者。 《傳》曰: 「用夏變夷, 未聞變於夷者也。」 歷代中國皆以我國有箕子遺風, 文物禮樂, 比擬中華。 今別作諺文, 捨中國而自同於夷狄, 是所謂棄蘇合之香, 而取螗螂之丸也, 豈非文明之大累哉?

*九州: 중국 전역

*方言: (중국 안에) 각자 지역이나 민족의 고유한 언어

*道: 의거하다

*夏: 중국

*箕子遺風: 기자의 유풍

*比擬(비의): 비할 만하다

*蘇合: 자소(紫蘇)

*螳螂: 사마귀

*丸: 알

*大累: 큰 누

(解說) 그 방언에 의하여 별도로 문자를 만든 자들은 모두 오랑캐뿐인데, 어찌 오랑캐를 따라하냐며, 언문을 제작한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一, 新羅薜聰吏讀, 雖爲鄙俚, 然皆借中國通行之字, 施於語助, 與文字元不相離, 故雖至胥吏僕隷之徒, 必欲習之。 先讀數書, 粗知文字, 然後乃用吏讀。 用吏讀者, 須憑文字, 乃能達意, 故因吏讀而知文字者頗多, 亦興學之一助也。 若我國, 元不知文字, 如結繩之世, 則姑借諺文, 以資一時之用猶可, 而執正議者必曰: 「與其行諺文以姑息, 不若寧遲緩而習中國通行之文字, 以爲久長之計也。」 而況吏讀行之數千年, 而簿書期會等事, 無有防礎者, 何用改舊行無弊之文, 別創鄙諺無益之字乎? 若行諺文, 則爲吏者專習諺文, 不顧學問文字, 吏員岐而爲二。 苟爲吏者以諺文而宦達, 則後進皆見其如此也, 以爲: 「二十七字諺文, 足以立身於世, 何須苦心勞思, 窮性理之學哉?」 如此則數十年之後, 知文字者必少。 雖能以諺文而施於吏事, 不知聖賢之文字, 則不學墻面, 昧於事理之是非, 徒工於諺文, 將何用哉? 我國家積累右文之化, 恐漸至掃地矣。 前此吏讀, 雖不外於文字, 有識者尙且鄙之, 思欲以吏文易之, 而況諺文與文字, 暫不干涉, 專用委巷俚語者乎? 借使諺文自前朝有之, 以今日文明之治, 變魯至道之意, 尙肯因循而襲之乎? 必有更張之議者, 此灼然可知之理也。 厭舊喜新, 古今通患, 今此諺文不過新奇一藝耳, 於學有損, 於治無益, 反覆籌之, 未見其可也。

*吏讀(이두): 이두(서리가 주로 사용했다고 함)

*鄙俚: 비루하다

*施於語助: 어조(조사나 어미)에 쓰이다

*僕隸: 노비

*粗: 조금(대강)

*憑: 의존하다

*達: 깨우치다

*元: 원래

*結繩之世: 결승(사전 참고)을 사용하던 때

*資: 의지하다

*執: 고집하다

*與其~寧: -할 바에는 차라리

*簿書: 장부(보고서)

*期會: 집회

*諺文: 사용하다

*宦達: 벼슬아치로 출세하다

*窮: 궁구하다

*文字: 한자(漢字)

*墻面: 무식하여 사리에 어두움의 비유

*徒工: 단지 공교하다

*右文之化: 글(학문)을 숭상하는 풍속

*掃地: 자취도 없이 사라지다

*前此: 이에 앞서

*外: 벗어나다

*易之: 그것(文字)을 바꾸다

*干涉: 상관이 있다

*委巷俚語: 항간의 속된 말

*借使: 가령 (-해도)

*尙肯因循: 오히려 잘못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따라 -하리오.

*襲: 계승하다

*更張: 개혁

*灼然: 환히

*不過: -에 불과하다

*反覆: 이리저리 바꿔

*籌: 헤아리다

(解說) 설총이 창안했다고 하는 이두는 그래도 한자에 근거한 것이라, 한자를 어느 정도 알아야 이두도 사용할 수 있기에 괜찮지만, 새로 만든 언문(한글)은 한자를 몰라도 되니, 한자를 모르고 언문만 아는 서리가 환달하게 된다면, 후진들이 이를 보고 한자는 등한시하여 무식해져 학문이 도태하니, 언문이 별 이로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一, 若曰如刑殺獄辭, 以吏讀文字書之, 則不知文理之愚民, 一字之差, 容或致冤。 今以諺文直書其言, 讀使聽之, 則雖至愚之人, 悉皆易曉而無抱屈者, 然自古中國言與文同, 獄訟之間, 冤枉甚多。 借以我國言之, 獄囚之解吏讀者, 親讀招辭, 知其誣而不勝棰楚, 多有枉服者, 是非不知招辭之文意而被冤也明矣。 若然則雖用諺文, 何異於此? 是知刑獄之平不平, 在於獄吏之如何, 而不在於言與文之同不同也。 欲以諺文而平獄辭, 臣等未見其可也。

*書: 쓰다

*差: 차이로

*容: 용서 받다 致冤(치원): 원통하게 되다

*直: 바로

*曉(효): 이해하다

*抱屈: 억울한(추정)

*冤枉: 무고한 죄로 굽혀짐

*招辭: 조서(추정)

*棰楚: 매

*平: 다루다

(解說) 옥사(獄辭)를 언문(한글)으로 하면 우매한 사람도 이해를 잘 하여 억울한 이가 없을 것 같으나, (지금 옥사(獄辭)에 이용되는) 이두를 알고 있는 죄수가 초사(招辭)의 무고함을 알지만,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많이 굴복하니, 형옥(재판)이 공정한가는 옥사(獄辭)보다는 옥리에게 달렸으니, 언문을 옥사(獄辭)에 쓰는 것도 별로 같다는 내용이다.

 

一, 凡立事功, 不貴近速。 國家比來措置, 皆務速成, 恐非爲治之體。 儻曰 「諺文不得已而爲之,」 此變易風俗之大者, 當謀及宰相, 下至百僚國人, 皆曰可, 猶先甲先庚, 更加三思, 質諸帝王而不悖, 考諸中國而無愧, 百世以俟聖人而不惑, 然後乃可行也。 今不博採群議, 驟令吏輩十餘人訓習, 又輕改古人已成之韻書, 附會無稽之諺文, 聚工匠數十人刻之, 劇欲廣布, 其於天下後世公議何如? 且今淸州椒水之幸, 特慮年歉, 扈從諸事, 務從簡約, 比之前日, 十減八九, 至於啓達公務, 亦委政府。 若夫諺文, 非國家緩急不得已及期之事, 何獨於行在而汲汲爲之, 以煩聖躬調燮之時乎? 臣等尤未見其可也。

*比來: 근래

*體: 본질

*及: -와

*先甲先庚: 법령의 제정, 반포 전후에 백성에게 정중히 알리는 것으로 일에 주의를 기울여 과오가 없도록 함을 의미한다고 함

*質: 묻다

*考: 상고하다

*三思: 여러 번 생각하다

*驟: 갑자기

*附會: 억지로 끌어 붙이다

*劇: 빠르게

*何如: 어떠하겠습니까

*椒水: 초수

*幸: 거둥

*年歉: 흉년이 듦

*八九: 여덟이나 아홉

*及期: 기한에 맞추는

*行在: 임금이 거둥하여 머물던 곳

*聖躬: 임금의 몸

*調燮(조섭): 보양하다

(解說) 언문(한글) 창제는 풍속을 바꾸는 중대한 일이기에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임금께서 독자적으로 언문 창제, 반포를 급히 했다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一, 先儒云: 「凡百玩好, 皆奪志, 至於書札, 於儒者事最近, 然一向好着, 亦自喪志。」 今東宮雖德性成就, 猶當潛心聖學, 益求其未至也。 諺文縱曰有益, 特文士六藝之一耳, 況萬萬無一利於治道, 而乃硏精費思, 竟日移時, 實有損於時敏之學也。 臣等俱以文墨末技, 待罪侍從, 心有所懷, 不敢含默, 謹罄肺腑, 仰瀆聖聰。

*玩好: 가지고 노는 것이나 진귀한 것

*書札: 편지

*一向: 한결같이

*好着: (서찰) 쓰기를 좋아하다

*猶當: 오히려 의당

*潛心: 마음을 가라앉혀 생각하다

*聖學: 성인의 학문(유학(儒學))

*(求其未至): 더욱

*縱: 아무리 -해도

*未至: 부족함

*六藝: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萬萬: 만의 만 배(일억)

*治道: 치도(통치의 길(방법))

*硏精費思: 정신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다

*竟日移時: 날이 다하고 때가 바뀌다(오래 시간이 흐름을 의미함)

*時敏之學: 당장에 힘써야 할 학문

*文墨末技: 문필의 말기(상소문을 씀을 이렇게 표현한 듯함)

*罄(경): 다하다

*肺腑: 속마음

*瀆聖聰: 성총(임금의 귀(총명))을 더럽히다(의례로 겸양한 표현 같음)

(解說) 언문(한글)이 유익하다고 해도, 육예의 하나에 불과하고, 학문에는 실질적으로 이로움이 없고, 오히려 해가 된다며, 언문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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