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문의 기초

한문의 기초10-문장의 內容

耽古樓主 2025. 1. 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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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內容

 

문장을 내용이나 표현 수법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이런 것은 문법 같은 형태적인 분석을 통한 의미 파악의 한계를 보완하기도 하고, 또 해석에 더 효과적일 수가 있다.

실린 내용은 차례대로 비유(譬喩), 비교(比較), 부정(否定), 의문(疑問), 반어(反語), 피동(被動), 사역(使役), 이유(理由), 가정(假定), 역접(逆接), 추측(推測), 대화(對話)이다.

 

 

비유(譬喩)

 

어떤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른 것에 빗대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비유(譬喩)라고 한다.

한문에는 비유가 참 흔하게 쓰인다. 비유는 주로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것을 구체적이거나 분명하게 알기 쉽게 설명하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 제약이 있는 것을 넌지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에 쓰인다.

 

1) 上善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猿登木, 反掌.(원숭이가 나무를 오르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다)

士之仕也, 農夫之耕也.(선비가 벼슬을 하는 것은 농부가 농사짓는 것과 같다)

不勝衣.(몸이 옷을 이기지 못하는 듯하다)

2) 學譬之猶, 登山也.(배움은 (그것을) 비유하자면 산을 오름과 같다.)

人之就利, 譬若蜂蝶集花.(사람이 이익에 나아가는 것은 비유하면 벌, 나비가 꽃에 모여듦과 같다)

예문 1에 若자 같은 한자가 비유를 나타내는 데에 쓰였다. 이처럼 쓰이는 한자는 若, 如, 猶, 由, 似 등이다.

예문 2에는 비유를 나타냄에 어구가 쓰였는데, 이런 어구로는 譬猶, 譬若, 譬如, 譬之猶, 譬之若, 譬諸若, 無異 등이 있다.

 

1) 人集廣場.(사람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父心高, 廣.(아버지의 마음은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다.)

2) 夫義也, 禮也.(의는 길이고 예는 그 문이다)

, 女.(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

3) 父謂子曰, “有言曰, ‘七顚八起’, 汝何故早已之乎.”(아버지가 아들에게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에 일어선다는 말이 있는데, ~ .”라고 했다.)

위의 예 1에서 보듯이, 若자 같은 한자가 없는 채로 비유가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쓰이는 것 중에는 ‘雲集’처럼 관용화된 표현도 있는데, 霧散, 瓦解, 蟻附, 牛飮 등이 이렇게 쓰인다.

예 2에는 은유(隱喩)적인 표현이 쓰여 명시적으로 비유를 나타내는 若자 같은 한자가 쓰이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비유 비슷하게 쓰였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예 3처럼 속담이나 격언, 명언 등은 그 자체로 비유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도 있다.

 

 비교(比較)

 

비교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방식이다. 비교를 간단히 나누자면, 단순 비교, 우열(優劣) 비교, 최상(最上) 비교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 我國語乎中國.(우리나라 말은 중국과 다르다)

禽獸好飽惡飢, 與人也.(금수가 배부름을 좋아하고 배고픔을 싫어함은 사람과 같다)

1-a) 習漢字, 此其難矣.(한자를 익히는 것은 이렇게 어렵다)

2) 百聞不如一見.(백번 들음은 한번 봄만 못하다)

或者曰 老子孔子.(혹자는 노자가 공자보다 낫다고 말한다)

2-a) 與其爲牛後, 寧爲鷄口.(소꼬리가 될 바에는 차라리 닭 머리가 되겠다)

不如除禍根.(화근을 제거하는 것이 낫다)

위의 예 1은 양자를 비교하여 단순히 같거나 비슷하거나 다른가를 나타내는 단순 비교를 하고 있다. 이런 데에 잘 쓰이는 한자에는 同, 等, 均, 猶, 侔, 擬, 齊, 似, 類, 比, 敵, 列, 如, 若, 近, 無異, 異, 差, 遠, 二, 貳 등이 있다. 또 이런 데에 쓰이는 어조사(전치사)는 於, 于, 乎, 與 등이다.

1-a에서 如자는 강조의 의미로 쓰였다.

예 2는 둘을 비교하여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는 낫다는 우월이나 못하다는 열등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이러는 데에 쓰이는 한자나 어구는 愈, 出, 過, 絶, 賢, 勝, 尙, 不如, 不如~愈, 不及, 無如, 不若 등이 있다. 열등을 나타냄에는 不자 같은 부정어가 쓰이어 부정 어구를 이루는 형태가 많다.

2-a에서 與其, 不如는 그 쓰임이 선택의 의미가 강한 비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 山莫如金剛山也.(산은 금강산만한 것이 없다)

不如李白.(시는 이백만한 것이 없다.)

莫大於知足也. (복은 족함을 아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1-a) 山莫如金剛山也.(산은 금강산과 같지 않다)

2) 子路, 勇天下無雙.(자로는 용기는 천하에 짝이 없다.)

子路, 勇無可加也.(자로는 용기는 더할 나위가 없다.)

위 예시 1은 서로 차원이나 급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해 보이는 양쪽을 비교해 후자가 전자의 부류 중에서 최고임을 나타내는 표현이 쓰였다. 초학자에겐 이런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서, 1-a처럼 어색한 풀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최상의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은 莫如, 莫甚, 莫過 등처럼 대개 앞에 莫, 不 같은 부정어(否定語)가 들어가는 어구가 쓰인다.

그리고 예시 2처럼 無雙, 無敵, 無加 같은 어구를 이용하여, 어떤 정도가 보통이 아니고 상당함을 표현한다. 여기에 不勝~, 無厭, 無限, 無極, 無足, 無止, 無量 등도 조금 이와 비슷한 성격으로 듯하다.

 

 

◆ 부정(否定) · 금지(禁止)

 

한문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한자(부정어)는 얼마 안 되지만, 국어보다는 훨씬 많아 보인다. 부정어로 쓰이는 한자는 不, 弗, 無, 莫, 未, 非, 匪, 微, 否 등이다.

또 ‘必(절대), 甚(별로)’처럼 부정문 안에 쓰이는 단어(부사)를, 긍정문에 쓰일 때와는(必(반드시), 甚(심하게)) 다르게  해석하면 의미가 훨씬 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우리말에 부정문 안에 주로 쓰이는 단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不如, 非但 같이 부정어는 다른 한자와 결합하여 한문에 흔하게 보이는 어구를 이루기도 한다.

 

부정(否定)이 쓰인 부정문(否定文)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한자(부정사)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그 범위가 다소 구분하기 애매할 때가 있다. 아래를 보라.

 

1) 不.(이롭지 않다)

我非.(나는 네가 아니다)

2) 君子不以利棄義.(군자는 이익 때문에 의를 버리지 않는다)

財非求而可得之也.(재물은 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 不必然.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

必不然.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3-a) 不必然..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위 예문에서 부정어가 걸리는 부분을 밑줄을 쳐서 표시했다.

예문 1은 부정어가 바로 뒤 단어에 짧게 걸려서 해석하기가 쉽다.

그런데 예시 2는 부정어가 바로 뒤 한 단어에 걸리지 않고 몇 단어 뒤까지 길게 걸린다. 이런 경우는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예문 3처럼 본 용언(然)을 수식하는 한자(必)의 위치에 따라 부정 구문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부정 구문에서 본 용언을 수식하는 단어(부사어)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렇게 쓰일 수 있는 한자는 必, 常, 每 등이다.

그런데 간혹 예시 3-a처럼 必자가 부정어 뒤에 위치해도, 앞에 위치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질 때가 있기도 한다.

 

1) 人無不好財.(사람이 재물을 좋아하지 않음이 없다)

一言莫非僞言.(한 마디도 거짓말이 아닌 것이 없다)

1-a) 見美女, 男動.(미녀를 보면, 남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3) 素英非但美, 又善也.(소영이는 예쁠 뿐만 아니라 또 착하다)

위 예시 1에서 보듯이 부정어가 서로 맞붙어 어울려 어구로 쓰여, 더 강한 긍정의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쓰이는 것은 無不(=莫不. 毋不. 亡不. 靡不), 無非(莫非), 非非~, 非不~ 등이다.

예시 1-a처럼 두 부정어가 상관 어구처럼 어떤 단어를 사이에 끼고 쓰이는 형태도 있는데, 이것도 강한 긍정의 의미를 갖는다. 이런 것에는 不~不, 不~無, 未~不 등이 있다.

예시 3처럼 부정어가 ‘但(단지)’ 같은 국한적인 의미를 가진 한자와 어울려, 어떤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것까지 포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잘 쓰이는 어구로는 非但, 非獨, 非徒 등이다.

 

不使敵知我死.(적으로 하여금 내가 죽음을 알지 못하게 하라)

魚不可出水.(물고기는 물 밖을 나올 수 없다)

위 예문에서 보듯이 不자 같은 부정어(否定語)는 대개 사역이나 가능으로 쓰이는 한자보다 앞에 놓이는 듯하다.

 

 의문

 

한문에서 의문(疑問)은 대개 대화문이나 자문자답 형태에서 쓰인다. 그리고 의문은 반어와 혼동이 되곤 하니, 유의하여 구분해야 한다.

 

1) 父子曰, “汝何以好山乎?”(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어째서 산을 좋아하느냐.’라고 물었다.)

2) 父謂子曰, “汝好山乎.” 子曰, “然.”(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산을 좋아하느냐.’라고 하니, 아들이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예문 1처럼 問자 같은 의문을 나타내는 한자가 쓰이거나, 何자 같은 의문사가 쓰이거나, 문장 부호 물음표(?)가 쓰이면 쉽게 의문문인지 알아낼 수 있다.

예문 2처럼 앞에서 열거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으면, 한 번에 의문문인지 간파할 수 없는 경우에 문맥을 잘 따져야 한다.

問자 같이 그 문장의 내용이 의문임을 나타내는 한자는 質, 請, 訪 등이다. 그리고 不識, 可得聞與 등처럼 의문 구절 안에 자주 쓰이는 어구가 있다.

 

1) 師謂弟曰, “汝何以知之乎.” 弟曰, “學而知之.”(스승이 제자에게 ‘너는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하니, 제자가 ‘배워서 그것을 알았습니다.’ ~ .)

1-a) 師謂弟曰, “人誰不學而知之乎.”(스승이 제자에게 ‘사람 중에 누가 배우지 않고 알겠느냐’라고 했다.)

예 1은 스승의 말만 있다면, 의문문인지 반어문인지 가리기가 혼란스럽지만, 뒤에 제자의 대답을 미루어 보아 의문문인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예시 1-a는 반어문으로 쓰였다. 추가로 의문사로 자주 쓰이는 어구는 何以, 何由, 何爲, 何所, 何故, 奚爲, 奈何(柰何), 如何(何如), 若何, 孰與 등이다.

 

 반어(反語)

 

반어는 실제 의중과는 달리 거꾸로 말을 표현하는 것을 반어(反語)라고 한다.

반어문은 한문에 상당히 자주 쓰이는 표현 수단이다. 반어가 감탄문이나 평서문 형태로 쓰이기도 하지만, 한문에서 반어는 의문문 형태로 많이 쓰인다.

그리하여 반어가 반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때로 혼동되어, 해석에 애를 먹이기도 한다.

 

 

1) 學而時習之, 不亦說.(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男好女, 不亦宜.(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니,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1-a) 百年河淸.(백년이 된다고 황하가 푸르겠는가)

2) 燕雀知, 鳳凰之志.(제비,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랴)

예 1은 반어 문장이 쓰였는데, 이게 반어가 아니고 그냥 일반 문장으로 해석하면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하다.’로 정 반대의 의미가 되니, 문맥을 잘 파악하여 반어인지 아닌지 주의 깊게 구분해야 한다.

예 1에서 보듯이 반어문에 乎, 哉 같은 종결 어조사가 쓰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런 어조사는 의문문에도 쓰이고, 1-a처럼 어조사 없이도 반어가 쓰이기 때문에, 어조사만 가지고 반어인지 구분하기는 대체로 무리이니, 어떤 구문이 반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려면, 어조사는 참고 정도로 하고, 주로 문맥에 의존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것은 의문문도 마찬가지이다.

예문 2처럼 의문사를 동원하여 반어가 쓰일 때가 흔한데, 이런 경우도 반어문인지 의문문인지 혼동의 가능성이 있으니, 잘 가려내야 한다.

 

不求而得之之有乎.(구하지 않고 얻음이 있으리오)

豈徒食飯哉.(사람이 어찌 단지 밥만 먹으리오)

위 예문의 之有, 豈徒처럼 반어에 자주 쓰이는 어구는 之有, 豈徒(何但, 豈獨, 豈特, 豈啻), 何有 등이 있다.

 

 

 피동(被動)  

 

국어에서 주체(주어)의 행위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하여 된 것을 피동(被動)이라고 한다. 한문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將軍擒於敵也.(장군은 적에게 사로잡혔다.)

天下笑.(왕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위 예시는 見자 같은 한자가 쓰이어, 문장이 피동의 내용임을 명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쓰이는 한자나 어구는 見(-를 당하다. -하게 되다), 受, 當, 被, 蒙, 値, 直, 遇, 遭, 爲, 爲~所, 所, 所見 등이다.

 

我國兩, 以外勢也.(우리나라가 둘로 나뉜 것은 외세 때문이다.)

老松於暴雪也.(노송이 폭설에 부러졌다.)

善英美, 故於衆男.(선영이는 예뻐서, 남자들에게 호감을 샀다.)

비고) 善英美, 故好於衆男.(선영이는 예뻐서, 남자들에게 좋아했다.)

위 예문에는 見자 같은 피동을 나타내는 한자가 쓰이지 않았지만, 위 예문에서 밑줄 친 단어는 피동적인 의미로 해석이 된다.

이렇게 한문에서 한 단어(한자)가 능동적인 의미와 피동적인 의미를 자체적으로 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 해석이 쉽지 않으니, 문맥에 의존하여 피동적인 의미를 갖는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고처럼 어색한 풀이를 하게 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사역(使役)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게 동작을 시키는 것을 사역(使役)이라고 한다. 한문에서 사역이 흥미로운 점은 사역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使자 같은 한자가 가정에도 쓰인다는 것이다.

 

使其妻閉門.(남편이 그 처로 하여금 문을 닫도록 했다)

民捕虎.(왕이 백성에게 명하여 호랑이를 잡게 했다)

비고) 使之然, 何也.(그것을 그러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위 예문에서 보듯이 사역을 나타내는 데에 使자 같은 한자가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한자는 使, 命, 令, 敎, 勸, 强, 彊, 俾, 責, 作, 詔 등이다.

비고처럼 사역 문장에서 무생물이 주어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으나, 국어보다는 조금 더 쓰이는 듯하다.

 

牛水而賣之也.(소에게 물을 먹여 팔다)

農夫俑服, 以逐鳥矣.(농부는 허수아비에게 옷을 입혀 새를 쫓는다.)

將, 而殺之也.(병사가 장군을 취하게 하고 죽였다.)

위 예시는 使자 같은 사역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지만, 사역의 의미를 띄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한 번에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 使我有翼, 飛天矣.(가령 내가 날개가 있다면 하늘을 날 것이다)

1-a) 使我有翼, 飛天矣.(가령 나에게 날개가 있도록 한다면 하늘을 날 ~ )

1-b) 使我有翼, 飛天矣.(나에게 날개가 있도록 하고, 하늘을 난다)

위 예문 1에서 使자는 사역보다는 가정(假定)을 이끄는 기능으로 쓰여, 1-a의 해석보다는 예문 1의 해석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만일 1-b처럼 사역으로 간주하여 풀이하면, 이상한 해석이 되고 말 것이다.

 

 

 이유(理由) · 원인(原因)

 

이유나 원인 같은 내용이 들어 있는 문장은 한문에서 많이 보이는데, 그것을 간파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1) 泰山成其大, 不辭一壤也.(태산이 그 큼을 이룬 것은 하나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虎不捕鳥, 不飛也.(호랑이가 새를 잡지 못함은 날지 못하기 때문이다)

着眼鏡, 善視之矣.(안경을 끼는 것은 잘 보기 위해서이다)

2) 虎不飛, 不捕鳥也.(호랑이는 날지 못하는 고로 새를 잡지 못한다)

위 예시들은 故, 以 같은 한자가 쓰이어서, 문장의 내용이 이유( 원인, 목적 등 포함)와 관련이 있음이 명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로 상대적으로 의미 파악이 용이하다.

예문 1은 이유가 뒤 구절에 나왔는데, 예문 2처럼 이유가 앞에 나올 수도 있다.

 

1) 醜男婚與美女, 富也.(추남이 미녀와 결혼하는 것은 (추남이) 부유함 때문이다)

1-a) 醜男婚與美女, 富也.(추남이 미녀와 결혼하고 부유해졌다.)

위 예문은 내용이 이유와 연관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게 나타내는 한자가 없다. 이런 때에는 주로 문맥에 의존해야 하므로, 의미 파악이 쉽지 않다.

1-a 같은 어색한 해석을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여 신경을 써야 한다.

 

 

가정(假定) · 조건(條件)

 

가정하는 문장은 대개 가정하는 구절(문장)이 앞에 있고, 뒤에는 이 가정과 연계되어 있는 추측이나 결의를 나타내는 구절이 쓰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1) 我爲汝, 不爲之矣.(만약 내가 너라면, 그것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使一日習三漢字, 一年知千餘字.(가령 하루에 세 한자를 익히면, ~ )

2) 水至淸, 無大魚.(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가 없다)

嘗肉, 而後可知其味.(고기를 맛본 이후에 그 맛을 알 수 있다)

3) 無言, 無字.(만약 말이 없다면, 글도 없을 것이다)

위의 예문들은 若, 則 같은 한자가 쓰여서, 문장이 가정, 조건 등의 내용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정에 쓰이는 한자는 예문 1처럼 가정(假定) 구문 안에 쓰이는 것과, 예문 2와 같이 그 뒤에 쓰이는 것이 있다.

가정 구문 안에 쓰이는 한자는 若, 如, 使, 令, 設, 假, 假使, 假令, 若令, 若使, 苟, 信, 今 등이다.

그 뒤에 쓰이는 것은 則, 便, 斯, 此, 是, 必, 將, 然後, 而後(=而后), 乃 등이다.

주의할 것은 若, 如는 비교나 비유의 기능으로 使, 令 등은 사역의 기능으로 斯, 此, 是는 대명사 기능으로도 자주 쓰이니, 구분을 잘 해야 한다. 또 예문 3에서 보듯이 상관 어구 비슷하게 가정에 쓰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쓰이는 것은 若~則, 如~則 등이다.

 

1) 有備無患.(대비가 있으면 후환이 없다.)

不寐夜長, 疲倦道長.(잠이 안 오면 밤이 길고, 피곤하면 길이 길다)

一笑一少, 一怒一老.(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 )

2)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 )

위 예시는 則자 같은 가정(假定)의 의미임을 명시해 주는 한자가 없지만, 위 구문들은 가정이 쓰였다.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 가정이 아닌 것 같지만, 가정이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예문 1처럼 가정 구문이 짧은 경우에 의미를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나, 그냥 원문만 보고는 바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만약 이런 것이 바로 해석된다면, 이미 초급 이상의 실력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문 2처럼 가정 구문이 길어 구두점이 있으면, 則자 같은 한자가 없어도 내용을 파악함에 이것으로 조금 힌트를 얻는 셈이 되는 것 같다.

 

1) 聞一, 知十.(하나를 들으 열을 안다)

1-a) 聞一, 知十.(하나를 듣 열을 안다)

聞一知十.(하나를 들으 열을 안다)

예문 1처럼 대개 용언의 어미는 ‘-하면’으로 해석이 되나, 1-a처럼 ‘-하고’, ‘-하니’로 해석해도 되어, 이것이 가정의 의미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모호한 때가 있다.

 

 

 역접(逆接)

 

구절이나 문장 사이가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 되게 접속되는 것을 역접(逆接)이라고 한다. 명료하게 역접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을 때엔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1) 泰山雖, 無不可登也.(태산이 아무리 높아, 오르지 못할 것이 없다.)

父欲量, 猶愈肥也.(아버지가 무게를 줄이려고 했으나, 오히려 더 살쪘다.)

2) 使甚富, 非不死.(설사 아주 부유해도,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2-a) 使甚富, 非不死.(설사 아주 부유하면,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시 1은 雖, 猶자 같은 역접을 명료하게 하는 표현이 있어, 밑줄 친 중간의 용언(高, 減)이 역접으로 연결됨을 쉽게 알 수 있다.

예시 2처럼 가정에 쓰이는 使자 같은 한자가 역접 내용의 문장을 이끌면, 이것은 가정이라기보다는 역접에 가까워 해석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이것을 순수한 가정 구문으로 간주하여 풀이하다 보면 2-a처럼 해석이 어색하게 될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형태는 가정 구문이고 내용은 역접 구문이니, 역접(逆接)의 가정(假定)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1) 樹欲而風不止.(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而不見, 欲而不聞.(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고 해도 ~ )

2) 其證明白, 不可知.( ~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비고) 其證明白, 不問可知.( ~ 묻지 않는 것이 알 수 있었다)

其證明白, 不問可知.( ~ 알 수 있는 것을 묻지 않았다)

위 예문 1은 구절을 연결하는 어조사 而가 쓰였는데, 而자는 순접으로도 쓰여서 그냥 봐서는, 문장 중간의 용언이 역접으로 연결되는지 아닌지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앞뒤 문맥을 잘 따져, 중간 용언이 역접으로 연결되는지 아닌지 구분할 수밖에 없다.

예문 2처럼 而자도 없고 역접이 바로 연달아 쓰이는 경우에는 역접을 구분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자칫하면 아래 비고 문장처럼 용언을 역접、순접의 차원이 아니라, 명사형으로 취급하여 어색한 해석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一知, 二不知.(하나는 알지만(알고), 둘은 모른다)

無者餓死, 有者飽死.(없는 놈은 굶어죽고(-으나), 있는 놈은 배불러 죽는다)

대개 역접은 어미가 ‘-하나, -하지만, -해도’ 등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위 예문처럼 역접으로도 해석이 되고, ‘-하고’로도 해석이 가능할 때가 있다. 이는 두 구절이 의미상 대조적일 때 이렇게 되는 듯하다.

 

 추측 · 판단 · 짐작

 

어떤 표현한 글이나 말이 확실하고 객관적인 사실(事實)이 아니고, 확실하지 않은 추측(推測) 등을 나타내는 때가 있다. 그러나 사실이라고 알고 표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경우도 적지 않고, 사실을 추측의 형식을 빌려 완곡히 표현한 경우도 있다.

 

若虎與人戰, 虎勝矣.(호랑이가 사람과 싸우면, 호랑이가 반드시 이긴다)

虎喫煙草, 虛言.(호랑이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거의 빈말인 듯하다.)

小心者見拒, 不言所欲語.(소심한 자는 거절당할 까봐, 말하고 싶은 것도 말하지 못한다.)

鵲鳴, 客將來也.(까치가 우니, 아마 손님이 오려나 보다.)

위에서 보듯이 恐, 必 같은 한자가 추측을 표현함에 쓰인다. 추측을 나타내는 한자는 여럿 있는데, 추측을 나타내는 정도에 차이가 있는 듯하다.

必, 當, 幾, 殆 등은 蓋, 恐, 似, 疑 등보다는 추측의 정도가 강한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문맥에 따라 추측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古之人以爲日回地球也.(옛날 사람들은 해가 지구를 돈다고 생각했다)

漢文難學也.(사람들은 한문을 배우기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甲謂乙曰, “吾意者, 男不强乎女.”(갑이 을에게 ‘내 생각에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지 않다.’라고 했다.)

위 예문처럼 以爲, 意者 같은 것이 판단이나 생각을 나타냄에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것은 以爲, 以~爲, 意, 意者 등이다.

 

 

◆ 대화(對話) · 인용(引用)

 

인용(引用)이란 말이나 글 따위를 끌어다 씀을 의미하는데, 인용 중에 제일 흔한 것이 대화이다.

본래 한문에는 인용부호가 쓰이지 않았는데, 요새 발행되는 책 등에는 대화 같은 인용하는 부분에 「 」, “” 같은 인용부호를 사용하여 인용 부분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해줘 독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간혹 그 인용부호의 범위가 잘못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또 원문 자체에 근본적으로 어디까지가 인용 부분인지 구분하기가 모호한 문제가 더러 존재하기도 한다.

대화하는 당사자 간에는 서로 미리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대화가 전개되면, 그것을 잘 모르는 제삼자인 독자로서는 내용 파악이 힘들어진다.

 

1) 孔子問於老子曰, “道何也.”( ~ 노자에게 ‘도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1-a) 孔子問道於老子.(공자가 도를 노자에게 물었다)

2) 孔子曰, “君子不器."(공자가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고 했다.)

2-a) 孔子曰, 君子不器.(공자가 군자는 그릇이 아니라고 했다.)

한문에서 대화문이 쓰일 때에, 그것이 직접 화법(話法)인지 간접 화법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예 1처럼 앞에 대화를 암시하는 問자 같은 한자가 쓰이고 뒤에 曰자가 쓰이면, 직접 화법으로 처리하여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예문 1을 1-a처럼 간접 화법으로 취급하여 해석에도 의미상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1-a처럼 曰자가 쓰이지 않으면, 대개 간접 화법으로 해석함이 그 의미가 자연스러워 보인다. 問曰(問~曰)처럼 대화문에 자주 쓰이는 어구는 謂曰, 對曰, 言曰, 歎曰 등이다.

그런데 예문 2처럼 앞에 問자 같은 것이 안 쓰이고, 曰자만이 쓰일 때는, 예문 2처럼 직접 화법으로도, 2-a처럼 간접 화법으로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1) 孔子曰, “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가 ‘자기가 원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라고 말했다.)

孟子曰, “有恒産者, 有恒心.”(맹자가 ‘일정한 자산이 있는 자는 ~ .’라고 ~)

2) 周易云, “積善之家必有餘慶.”(주역에 ‘~’라고 이르다)

諺曰, “一言償千兩之債.”(속담에 ‘한 마디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예문 1은 사람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런 인용에는 曰, 云이 쓰인다.

예문 2처럼 책, 속담 등을 인용하는 데에도 曰, 云자가 쓰인다. 간혹 인용문이 긴 경우에 인용문의 끝에 云자를 써서 인용된 부분을 명확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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