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九十三回
姜伯約歸降孔明 武鄉侯罵死王朗.
제93회
姜伯約은 孔明에게 항복하고, 武鄉侯는 王朗을 꾸짖어 죽게 하다.
卻說
姜維獻計於馬遵曰:
「諸葛亮必伏兵於郡後,賺我兵出城,乘虛襲我。
某願請精兵三千,伏於要路。
太守隨後發兵出城,不可遠去,止行三十里便回;
但看火起為號,前後夾攻,可獲大勝。
如諸葛亮自來,必為某所擒矣.」
각설하고
강유가 마준에게 계책을 올렸다.
“제갈량은 틀림없이 고을의 뒤에 伏兵하고, 우리 군사를 속여 성을 나가면, 빈틈을 타고 우리를 습격할 터입니다.
저는 원컨대 精兵三千을 청하여 要路에 매복하겠습니다.
태수께서는 뒤를 따라 發兵出城하되 멀리 가지 마시고 30리만 가다 돌아오십시오.
看火起為號하시고 前後夾攻하면 大勝을 거둘 수 있겠습니다.
제갈량이 직접 온다면 틀림없이 저에게 사로잡힐 터입니다.”
遵用其計,付精兵與姜維去訖,然後自與梁虔引兵出城等候;
마준이 그 계책을 채용하여, 精兵을 강유에게 주어 가게 한 후 자신은 梁虔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성을 나와 대기하였다.
只留梁緒、尹賞守城。
단지 梁緒、尹賞을 남겨 성을 지키게 하였다.
原來孔明果遣趙雲引一軍埋伏於山僻之中,只待天水人馬離城,便乘虛襲之。
알고 보니 공명은 과연 조운을 시켜 一軍을 이끌고 山僻之中에 매복하고, 天水人馬가 성을 떠나기를 기다려 빈틈을 타고 습격하게 한 것이다.
當日細作回報趙雲,說天水太守馬遵,起兵出城,只留文官守城。
그날 세작이 조운에게 回報하기를, 천수태수 마준이 起兵出城하면서 단지 문관을 남겨 守城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趙雲大喜,又令人報與張翼、高翔,教於要路截殺馬遵。
조운이 크게 기뻐하며, 사람을 시켜 장익과 고상에게 보고하게 하고, 要路에서 마준을 截殺하게 하였다.
此二處兵亦是孔明預先埋伏。
이 두 곳의 군사 또한 공명이 미리 매복하게 한 것이었다.
卻說
趙雲引五千兵,徑投天水郡城下,高叫曰:
「吾乃常山趙子龍也。
汝知中計,早獻城池,免遭誅戮.」
각설하고,
조운이 5천의 군사를 이끌고 곧장 천수군성 아래에 가서 크게 고함쳤다.
“나는 상산 조자룡이다.
너희들은 계책에 빠졌음을 알고, 빨리 城池를 바쳐 免遭誅戮하라.”
城上梁緒大笑曰:
「汝中吾姜伯約之計,尚然不知耶?」
성 위에서 양서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네가 吾姜伯約之計에 빠졌음을 아직도 알지 못하느냐?”
雲恰待攻城,忽然喊聲大震,四面火光沖天。
조운이 막 攻城하려 하는데 문득 喊聲大震하고 四面에서 火光沖天하였다.
當先一員少年將軍,挺鎗躍馬而言曰:
「汝見天水姜伯約乎?」
앞장선 한 명의 소년 장군이 挺鎗躍馬하며 말하였다.
“너는 천수군의 강유를 보았는가?”
雲挺鎗直取姜維。
조운이 창을 내뻗어 바로 강유를 공격하였다.
戰不數合,維精神倍長。
싸운 지 몇 합 되지 않아 강유의 정신이 배로 늘어났다.
雲大驚,暗忖曰:
「誰想此處有這般人物!」
조운이 깜짝 놀라 암암리에 생각하였다.
‘누가 이곳에 이런 인물이 있을 줄 생각하였겠는가?’
正戰時,兩路軍夾攻來,乃是馬遵、梁虔引軍殺回。
한창 싸우고 있는데, 兩路軍이 夾攻해 왔으니 곧 마준과 양건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온 것이다.
趙雲首尾不能相顧,衝開條路,引敗兵奔走。
조운은 首尾不能相顧하여 한 갈래 길을 쳐서 열고 敗兵을 이끌고 奔走하였다.
姜維趕來,虧得張翼、高翔兩路軍殺出,接應回去。
강유가 쫓아 왔다. 다행히 장악, 고상 兩路軍이 殺出하고 接應하여 돌아갔다.
趙雲歸見孔明,說中了敵人之計。
조운이 돌아가 공명을 뵙고 敵人之計에 빠졌음을 설명하였다.
孔明驚問曰:
「此是何人,識吾玄機?」
공명이 놀라 물었다.
“그는 누구이기에 나의 玄機를 알았을까?”
有南安人告曰:
「此人姓姜,名維,字伯約,天水冀人也。
事母至孝,文武雙全,智勇足備,真當世之英傑也.」
南安人이 고하였다.
“그 사람은 성이 강이고, 이름은 유이며, 자는 백약이니 天水冀人입니다.
事母至孝하고 文武雙全하며, 智勇足備하니 참으로 當世之英傑입니다.”
趙雲又誇獎姜維鎗法,與他人大不同。
조운이 또한 강유의 鎗法을 誇獎하여 다른 사람과는 大不同하다고 하였다.
孔明曰:
「吾今欲取天水,不想有此人.」
공명이 말하였다.
“내가 지금 천수군을 빼앗으려 하는데 뜻하지 않게 그 사람이 있구나.”
遂起大軍前來。
대군을 일으켜 전진하였다.
卻說
姜維回見馬遵曰:
「趙雲敗去,孔明必然自來。
彼料我軍必在城中。
今可將本部軍馬,分為四枝。
某引一軍伏於城東,如彼兵到則截之。
太守與梁虔、尹賞各引一軍城內埋伏。
梁緒率百姓在城上守禦.」
각설하고
강유는 돌아와 마준을 만나 말하였다.
“조운이 패하고 갔으니 공명이 틀림없이 직접 올 터입니다.
그는 우리 군사가 틀림없이 성안에 있으리라 생각할 터입니다.
지금 本部軍馬를 네 갈래로 나누십시오.
제가 一軍을 이끌고 성 동쪽에 매복해 있다가 彼兵이 이르면 차단하겠습니다.
태수와 양건, 윤상은 각각 一軍을 이끌고 성안에 매복하시고, 양서는 백성을 거느리고 성 위에서 守禦하십시오.”
分撥已定。
임무 배치가 정해졌다.
卻說
孔明因慮姜維,自為前部,望天水郡進發。
각설하고
공명은 강유를 생각하여 自為前部하여 천수군을 향해 진격하였다.
將到城邊,孔明傳令曰:
「凡攻城池,以初到之日,激勵三軍,鼓譟直上。
若遲延日久,銳氣盡隳,急難破矣.」
城邊에 다다라서 공명이 명령하였다.
“무릇 城池를 공격함에는, 初到之日에 3군을 격려하여 鼓譟하며 바로 올라가야 하오.
遲延日久하면 銳氣盡隳하여 급히 깨트리기 어렵소.”
於是大軍徑到城下。
이리하여 대군이 곧장 성 아래에 도착하였다.
因見城上旗幟整齊,未敢輕攻。
城上에 旗幟整齊함을 보고 未敢輕攻이었다.
候至半夜,忽然四下火光沖天,喊聲震地,正不知何處兵來。
기다리다 한밤중이 되었는데, 문득 四下에 火光沖天하고 喊聲震地하는데 어디서 군사가 오는 지 알지 못하였다.
只見城上亦鼓譟吶喊相應,蜀兵亂竄。
성 위에서 또한 鼓譟吶喊하여 相應함을 보고 蜀兵이 亂竄하였다.
孔明急上馬,有關興、張苞二將保護,殺出重圍。
공명이 급히 말에 오르니 관흥, 장포 두 장수가 保護하여 겹겹의 포위를 뚫고 나왔다.
回頭看時,正東上軍馬,一帶火光,勢若長蛇。
고개를 돌려 보니 정동 쪽에 군마가 있는데, 火光이 이어져 있어서 형세가 마치 長蛇와 같았다.
孔明令關興探視,回報曰:
「此姜維兵也.」
공명이 관흥에게 정찰하게 하였더니 回報하였다.
“이것은 강유의 군사입니다.”
孔明歎曰:
「兵不在多,在人之調遣耳。
此人真將才也!」
공명이 탄복하였다.
“용병은 (군사가) 많은 데 있음이 아니라, 사람을 배정함에 있을 뿐이다.
이 사람은 참으로 將才로구나!”
收兵歸寨,思之良久,乃喚安定人問曰:
「姜維之母,現在何處?」
군사를 거두어 영채로 돌아와 오랫동안 생각하더니, 安定人을 불러 물었다.
“姜維之母는 現在何處인가?”
答曰:
「維母今居冀縣.」
답하였다.
“강유의 어머니는 지금 기현에 살고 있습니다.”
孔明喚魏延分付曰:
「汝可引一軍,虛張聲勢,詐取冀縣。
若姜維到,可放入城.」
공명이 위연을 불러 분부하였다.
“그대는 一軍을 이끌고 虛張聲勢로 冀縣을 취할 듯이 속이시오.
강유가 오면 放入城해야 하오.”
又問:
「此地何處緊要?」
또 물었다.
“이 땅은 어느 곳이 緊要한가?”
安定人曰:
「天水錢糧,皆在上邽;若打破上邽,則糧道自絕矣.」
安定人이 말하였다.
“천수군의 錢糧이 모두 上邽에 있으니 상규를 쳐 깨트린다면 糧道가 저절로 끊어집니다.”
孔明大喜,教趙雲引一軍去攻上邽。
공명이 크게 기뻐하며 조운에게 一軍을 이끌고 상규를 공격하게 하였다.
孔明離城三十里下寨。
공명은 성으로부터 30리 떨어진 곳에 영채를 세웠다.
早有人報入天水郡,說蜀兵分為三路:
一軍守此郡,一軍取上邽,一軍取冀城。
어떤 사람이 재빨리 천수군에 보고하기를, 蜀兵이 分為三路하여 一軍은 이 고을을 지키고, 一軍은 상규를 취하고, 一軍은 기성을 취하려 한다고 하였다.
姜維聞之,哀告馬遵曰:
「維母現在冀城,恐母有失。
維引一軍往救此城,兼保老母.」
강유가 그 말을 듣고 마준에게 哀告하였다.
“저의 어머니가 지금 기성에 있는데 어머니에게 잘못됨이 있을까 걱정됩니다.
제가 一軍을 이글고 이 성에 가서 구원하고, 겸하여 늙은 어머니를 보호하겠습니다.”
馬遵從之,遂令姜維引三千軍去保冀城;梁虔引三千軍去保上邽。
마준이 그 말을 따라 강유에게 3천의 군사를 이끌고 가서 기성을 보전하게 하고, 양건은 3천의 군사를 이끌고 가서 상규를 보전하게 하였다.
卻說
姜維引兵至冀城,前面一彪軍擺開,為首蜀將,乃是魏延。
각설하고
강유가 군사를 이끌고 기성에 도착하니, 앞쪽에 一彪軍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앞장선 蜀將은 곧 위연이었다.
二將交鋒數合,延詐敗奔走。
두 장수가 交鋒數合하였는데 위연이 거짓으로 패하여 달아났다.
維入城閉門,率兵守護,拜見老母,並不出戰。
강유는 入城閉門하고 率兵守護하고 拜見老母하되 결코 나가 싸우지 않았다.
趙雲亦放過梁虔入上邽城去了。
조운이 또한 양건이 상규성에 들어가도록 놓아두었다.
孔明乃令人去南安郡,取夏侯楙至帳下。
공명은 사람을 시켜 남안군에 가서 하후무를 데려다 군막에 오게 하였다.
孔明曰:
「汝懼死乎?」
공명이 말하였다.
“너는 죽음이 두려우냐?”
楙慌拜伏乞命。
하후무가 황망히 拜伏乞命하였다.
孔明曰:
「目今天水姜維現守冀城,使人持書來說:
『但得駙馬在,我願來降。』
吾今饒汝性命,汝肯招安姜維否?」
공명이 말하였다.
“지금 天水군에 강유가 冀城를 지키면서, 사람을 시켜 글을 보내오기를, ‘다만 부마가 살 수 있다면 원하건대 내가 항복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지금 饒汝性命할 터이니, 너는 강유를 招安할 마음이 있느냐?”
楙曰:
「情願招安.」
하후무가 말하였다.
“진정으로 원하건대 투항하게 권하겠습니다.”
孔明乃與衣服鞍馬,不令人跟隨,放之自去。
공명이 이에 衣服鞍馬를 주고 다른 사람이 뒤따르지 말게 하여, 스스로 가게 놓아주었다.
楙得脫出寨,欲尋路而走,奈不知路徑。
하후무는 영채를 탈출하고 길을 찾아 달아나려 하였으나 不知路徑이니 어쩌겠는가?
正行之間,逢數人奔走。
正行之間에 몇 사람을 만났는데 달아나고 있었다.
楙問之,答曰:
「我等是冀縣百姓;
今被姜維獻了城池,歸降諸葛亮,蜀將魏延縱火劫財,我等因此棄家而走,投上邽去也.」
하후무가 물으니 대답하였다.
“우리는 기현 백성입니다.
지금 강유가 獻了城池하고 제갈량에게 투항하여 蜀將 위연이 縱火劫財하기 때문에, 우리는 집을 버리고 달아나 上邽로 갑니다.”
楙又問曰:
「今守天水城是誰?」
하후무가 물었다.
“지금 천수성을 지키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土人曰:
「天水城中乃馬太守也.」
土人이 말하였다.
“天水城中에는 곧 馬太守입니다.”
楙聞之,縱馬望天水而行。
하후무가 듣고 말을 달려 천수성을 향해 갔다.
又見百姓攜男抱女而來,所說皆同。
또 남자는 이끌고 여자는 안고 오는 백성을 만났는데, 말하는 바가 모두 같았다.
楙至天水城下叫門,城上人認得是夏侯楙,慌忙開門迎接。
하후무가 천수성 아래에 이르러 叫門하니 城上人이 하후무임을 알아보고, 慌忙히 開門迎接하였다.
馬遵驚拜問之。
마준이 놀라 삼가 물었다.
楙細言姜維之事;又將百姓所言,說了一遍。
하후무가 姜維之事를 자세히 말하고, 또 百姓所言을 한 번 말하였다.
遵歎曰:
「不想姜維反投蜀矣!」
마준이 탄식하였다.
“강유가 배반하고 投蜀할 줄 몰랐구나!”
梁緒曰:
「彼意欲救都督,故以此言虛降.」
양서가 말하였다.
“그는 뜻하기를 도독을 구출하려 하였으니, 이런 말로 거짓 항복하였을 터입니다.”
楙曰:
「今維已降,何為虛也?」
하후무가 말하였다.
“강유가 이미 항복하였는데 어찌하여 거짓이라 하는가?”
正躊躇間,時已初更,蜀兵又來攻城。
주저하는 사이에 때는 이미 초경인데 蜀兵이 또 와서 攻城하였다.
火光中見姜維在城下挺鎗勒馬,大叫曰:
「請夏侯都督答話!」
화광 속에서 강유가 성 아래에서 挺鎗勒馬하며 크게 고함쳤다.
“청컨대 하후도독과 얘기하겠소!”
夏侯楙與馬遵等皆到城上;
하후무가 마준 등과 함께 모두 성 위에 올라갔다.
見姜維耀武揚威,大叫曰:
「我為都督而降,都督何背前言?」
강유가 耀武揚威하더니 크게 고함쳤다.
“우리는 도독을 위해 항복하였는데 도독은 어찌하여 전에 한 말을 저버립니까?”
楙曰:
「汝受魏恩,何故降蜀?
有何前言耶?」
하후무가 말하였다.
“너는 魏恩을 받았는데 무슨 이유로 촉에 항복하였느냐?
무슨 前言이 있었느냐?”
維應曰:
「汝寫書教我降蜀,何出此言?
汝欲脫身,卻將我陷了。
我今降蜀,加為上將,安有還魏之理?」
강유가 대답하였다.
“네가 글을 써서 나에게 촉에 항복하라 하고서, 어찌하여 이런 말을 하느냐?
너는 脫身하고자 나를 함정에 빠트리는구나!
내가 지금 降蜀하여 上將이 되었는데 어찌 還魏之理가 있느냐?”
言訖,驅兵打城,至曉方退。
말을 마치고 군사를 몰아 성을 공격하다, 새벽이 되자 물러났다.
原來夜間假妝姜維者,乃孔明之計;
알고 보니 밤중에 강유로 가장함은 孔明之計였다.
令部卒形貌相似者,假扮姜維攻城,因火光之中,不辨真偽。
部卒形貌相似者에게 강유로 분장하여 성을 공격하게 하였는데, 火光之中에서 真偽를 변별하지 못하였다.
孔明卻引兵來攻冀城。
공명은 군사를 이끌고 기성을 공격하였다.
城中糧少,軍食不敷。
城中에는 양식이 적어 軍食이 충분하지 못하였다.
姜維在城上見蜀軍,大車小輛,搬運糧草,入魏延寨中去了。
강유가 성 위에서 보니, 蜀軍의 큰 수레 몇 대가 搬運糧草하여 위연의 寨中으로 들어갔다.
維引三千兵出城,逕來劫糧。
강유가 3천의 군사를 이끌고 성을 나와 재빨리 劫糧하러 왔다.
蜀兵盡棄了糧車,尋路而走。
蜀兵이 糧車를 모두 버리고 尋路하고 달아났다.
姜維奪了糧車,欲要入城,忽然一彪軍攔住,為首蜀將張翼也。
강유가 糧車를 빼앗아 성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문득 一彪軍이 가로막으니 앞장선 蜀將은 장익이었다.
二將交鋒,戰不數合,王平引一軍又到,兩下夾攻。
二將交鋒하여 戰不數合인데 왕평이 一軍을 이끌고 또 도착하여 兩下夾攻하였다.
維力窮抵敵不住,奪路歸城;城上早插蜀兵旗號。
강유는 力窮抵敵不住하고 奪路歸城하였는데, 성 위에는 어느새 蜀兵旗號가 꽂혀 있었다.
原來已被魏延襲了。
알고 보니 이미 위연이 습격한 것이었다.
維殺條路奔天水城,手下尚有十餘騎;
강유가 한 가닥 길을 달려 천수성으로 달아나는데, 아직 부하가 십여 기 있었다.
又遇張苞殺了一陣,維止剩得匹馬單鎗,來到天水城下叫門。
또 장포에게 한 바탕 살육을 입고, 강유는 匹馬單鎗만 남아서 천수성 아래에 이르러 叫門하였다.
城上軍見是姜維,慌報馬遵。
城上軍이 강유임을 보고는 황급히 마준에게 보고하였다.
遵曰:
「此是姜維來賺我城門也.」
마준이 말하였다.
“이것은 강유가 나를 속여 성문을 열게 하려 함이다.”
令城上亂箭射下。
성 위에서 마구 활을 쏘게 하였다.
姜維回顧蜀兵至近,遂飛奔上邽城來。
강유는 돌아보니 蜀兵이 가까이 다가왔으므로, 날 듯이 상규성으로 달아났다.
城上梁虔見了姜維,大罵曰:
「反國之賊,安敢來賺我城池!
吾已知汝降蜀矣!」
성 위에서 양건이 강유를 보고 크게 꾸짖었다.
“反國之賊이 어찌 감히 우리 성지를 속이려 하는가!
나는 이미 네가 降蜀하였음을 알고 있다.”
遂亂箭射下。
하고는 마구 화살을 쏘아 부었다.
姜維不能分說,仰天長歎,兩眼淚流,撥馬望長安而走。
강유는 分說하지 못하고 仰天長歎하고 兩眼淚流하며 말을 돌려 장안을 향해 달려갔다.
行不數里,前至一派大樹茂林之處,一聲喊起,數千兵擁出;為首蜀將關興,截住去路。
行不數里인데, 앞에 하나의 大樹茂林之處에 이르렀을 때,一聲喊起하며 수천의 군사가 몰려나왔다. 앞장선 蜀將은 관흥으로 가는 길을 차단하고 있었다.
維人困馬乏,不能抵當,勒回馬便走。
강유는 人困馬乏하여 抵當하지 못하고 말을 돌려 달아났다.
忽然一輛小車從山坡中轉出。
홀연히 一輛小車가 山坡中에서 굴러 나왔다.
其人頭戴綸巾,身披鶴氅,手搖羽扇,乃孔明也。
그 사람은 頭戴綸巾, 身披鶴氅, 手搖羽扇하는데 곧 공명이었다.
孔明喚姜維曰:
「伯約此時何尚不降?」
공명이 강유를 불러 말하였다.
“백약은 이런 때에 어찌하여 아직도 항복하지 않는가?”
維尋思良久,前有孔明,後有關興,又無去路,只得下馬投降。
강유가 한참 생각하였다. 앞에는 공명이 있고 뒤에는 관흥이 있고 또한 갈 길이 없어서, 말에서 내려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孔明慌忙下車而迎,執維手曰:
「吾自出茅廬以來,遍求賢者,欲傳受平生之學,恨未得其人。
今遇伯約,吾願足矣.」
공명이 慌忙下車하여 맞아 강유의 손을 잡고 말하였다.
“내가 茅廬에서 나온 이래, 두루 賢者를 구하여 平生之學을 傳受하고자 하였으나, 알맞은 사람을 얻지 못함을 한탄하였소.
지금 백약을 만났으니 나의 소원은 만족하오.”
維大喜拜謝。
강유가 크게 기뻐하며 拜謝하였다.
孔明遂同姜維回寨,升帳商議取天水、上邽之計。
공명은 마침내 강유와 함께 영채로 돌아가서 升帳하여 取天水、上邽之計를 상의하였다.
維曰:
「天水城中尹賞、梁緒,與某至厚;
當寫密書二封,射入城中,使其內亂,城可得矣.」
강유가 말하였다.
“天水城中의 윤상, 양서는 저와 교분이 지극히 두텁습니다.
密書二封을 써서 射入城中하여 그들이 內亂하게 하면 성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孔明從之。
공명이 그 말을 따랐다.
姜維寫了二封密書,拴在箭上,縱馬直至城下,射入城中。
강유가 二封密書를 써서 拴在箭上하고 縱馬直至城下하여 射入城中하였다.
小校拾得,呈與馬遵。
小校가 주워서 마준에게 바쳤다.
遵大疑,與夏侯楙商議曰:
「梁緒、尹賞與姜維結連,欲為內應,都督宜早決之.」
마준이 크게 의심하고 하후무와 상의하여 말하였다.
“양서와 윤상은 강유와 結連하여 안에서 內應하려 하니 도독께서는 마땅히 빨리 결단해야 합니다.”
楙曰:
「可殺二人.」
하후무가 말하였다.
“두 사람을 죽여라.”
尹賞知此消息,乃謂梁緒曰:
「不如納城降蜀,以圖進用.」
윤상이 이 소식을 알고 이에 양서에게 일렀다.
“納城降蜀하여 등용되기를 꾀함이 낫겠소.”
是夜,夏侯楙數次使人請梁、尹二人說話。
이날 밤 하후무는 여러 번 사람을 시켜 양서와 윤상 두 사람과 얘기를 나누자고 청하였다.
二人料知事急,遂披挂上馬,各執兵器,引本部軍大開城門,放蜀兵入。
두 사람은 料知事急하고 마침내 披挂上馬, 各執兵器하고 引本部軍하여 大開城門하고 放蜀兵入하였다.
夏侯楙、馬遵驚慌,引數百人出西門,棄城投羌中而去。
하후무와 마준이 驚慌하여 數百人을 이끌고 서문을 나와 棄城하고 投羌中하러 갔다.
梁緒、尹賞迎接孔明入城。
양서와 윤상은 迎接孔明하여 入城하였다.
安民已畢,孔明問取上邽之計。
백성을 안정시키고 나서 공명이 取上邽之計를 물었다.
梁緒曰:
「此城乃某親弟梁虔守之,願招來降.」
양서가 말하였다.
“이 성은 곧 저의 親弟인 양건이 지키니 원컨대 항복을 권하겠습니다.”
孔明大喜。
공명이 크게 기뻐하였다.
緒當日到上邽喚梁虔出城來降。
양서가 그날 상규성에 가서 양건을 부르니 성을 나와 항복하였다.
孔明重加賞勞,就令梁緒為天水太守,尹賞為冀城令,梁虔為上邽令。
공명은 많은 상을 주어 위로하고, 양서를 천수군의 태수로 삼고, 윤상은 冀城縣令으로 삼고, 梁虔을 上邽縣令으로 삼았다.
孔明分撥已畢,整兵進發。
공명이 배정하기를 마치고 군사를 정비하여 진병하였다.
諸將問曰:
「丞相何不去擒夏侯楙?」
장수들이 물었다.
“승상께서는 어찌하여 가서 하후무를 사로잡지 않습니까?”
孔明曰:
「吾放夏侯楙,如放一鴨耳。
今得伯約,得一鳳也!」
공명이 말하였다.
“내가 하후무를 놓아줌은 한 마리 오리를 놓아줌과 같을 뿐이다.
이제 백약을 얻었으니 한 마리 봉을 얻음이다.”
孔明自得三城之後,威聲大震,遠近州郡,望風歸降。
공명이 自得三城之後에 威聲大震하여 遠近州郡이 望風歸降하였다.
孔明整頓軍馬,盡提漢中之兵,前出祁山。
공명은 整頓軍馬하고 漢中之兵을 모두 이끌고 전진하여 기산으로 나왔다.
兵臨渭水之西,細作報入洛陽。
군사가 渭水之西에 이르렀다. 細作이 낙양에 보고하였다.
時魏主曹叡太和元年,升殿設朝。
그때 魏主 조예는 태화 원년에 대전에 올라 조회를 열었다.
近臣奏曰:
「夏侯駙馬已失三郡,逃竄羌中去了。
今蜀兵已到祁山,前軍臨渭水之西,乞早發兵破敵.」
近臣이 아뢰었다.
“하후부마가 三郡을 잃고 羌中으로 도망갔습니다.
지금 蜀兵이 이미 祁山에 이르렀고, 前軍은 渭水之西에 이르렀으니 빨리 군사를 일으켜 적을 깨트리기를 청합니다.”
叡大驚,乃問群臣曰:
「誰可為朕退蜀兵耶?」
조예가 깜짝 놀라 群臣에게 물었다.
“누가 짐을 위해 蜀兵를 물리치겠는가?”
司徒王朗出班奏曰:
「臣觀先帝每用大將軍曹真,所到必克;今陛下何不拜為大都督,以退蜀兵?」
사도 왕랑이 出班하여 아뢰었다.
“신이 관찰해보니, 선제가 매양 대장군 조진을 기용하여 이르는 곳마다 반드시 이겼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대도독으로 삼아 蜀兵를 물리치지 않으십니까?”
叡准奏,乃宣曹真曰:
「先帝託孤與卿,今蜀兵入寇中原,卿安忍坐視乎?」
조예가 아뢰는 말을 허락하고 조진에게 말하였다.
“선제께서 경에게 託孤하였고 지금 蜀兵이 중원에 쳐들어왔는데도, 경은 어찌 차마 坐視합니까?”
真奏曰:
「臣才疏智淺,不稱其職.」
조진이 아뢰었다.
“신은 才疏智淺하여 그 직책에 걸맞지 않습니다.”
王朗曰:
「將軍乃社稷之臣,不可固辭。
老臣雖駑鈍,願隨將軍一往.」
왕랑이 말하였다.
“장군은 곧 社稷之臣이시니 굳이 사양해서는 안 됩니다.
老臣이 비록 駑鈍하나 원컨대 장군을 한번 따라가겠습니다.”
真又奏曰:
「臣受大恩,安敢推辭?
但乞一人為副將.」
조진이 또 아뢰었다.
“신이 大恩을 받았는데 어찌 감히 사양하겠습니까?
다만 一人을 副將으로 삼기를 청합니다.”
叡曰:
「卿自舉之.」
조예가 말하였다.
“경은 스스로 천거하시오.”
真乃保太原陽曲人,姓郭,名淮,字伯濟,官封射亭侯,領雍州刺史。
조진이 보증하여 천거하였는데, 太原陽曲人으로 성은 郭이고, 이름은 淮이며 자는 伯濟로 관직은 射亭侯에 봉해졌고, 領雍州刺史였다.
叡從之,遂拜曹真為大都督,賜節鉞;
조예가 그 말을 따라 조진에게 대도독 벼슬을 주어 節鉞을 내렸다.
命郭淮為副都督,王朗為軍師;
곽회를 副都督이 되게 하고, 왕랑을 軍師로 삼았다.
朗時年已七十六歲矣。
왕랑의 그때 나이는 이미 76세였다.
選發東西二京軍馬二十萬與曹真。
東西二京의 군마 20만을 가려 뽑아 조진에게 주었다.
真命宗弟曹遵為先鋒,又命盪寇將軍朱讚為副先鋒。
조진은 宗弟인 曹遵을 명하여 선봉으로 삼고, 또 盪寇將軍 朱讚을 부선봉이 되게 하였다.
當年十一月出師,魏主曹叡親自送出西門之外方回。
그해 11월에 出師하는데 魏主 조예가 직접 西門之外로 나와 환송하고 비로소 돌아갔다.
曹真領大軍來到長安,過渭河之西下寨。
조진은 대군을 거느리고 장안에 도착하여 渭河之西를 지나서 영채를 세웠다.
真與王朗、郭淮共議退敵之策。
조진은 왕랑, 곽회와 더불어 退敵之策을 共議하였다.
朗曰:
「來日可嚴整隊伍,大展旌旗。
老夫自出,只用一席話,管教諸葛亮拱手而降,蜀兵不戰自退.」
왕랑이 말하였다.
“내일 嚴整隊伍하고 大展旌旗하십시오.
老夫가 직접 나가 단지 一席話로써 제갈량이 두 손을 맞잡고 항복하게 하여, 蜀兵이 싸우지 않고 스스로 물러가게 하겠습니다.”
真大喜。是夜傳令:
<來日四更造飯,平明務要隊伍整齊,人馬威儀,旌旗鼓角,各按次序。>
조진이 크게 기뻐하며 이날 밤 명령을 내렸다
“내일 4경에 造飯하고, 날이 밝을 무렵에는 隊伍整齊와 人馬威儀에 힘쓰고, 旌旗鼓角을 각각 차례대로 배치하라.”
當時使人先下戰書。
이때 사람을 시켜 戰書를 먼저 내렸다.
次日,兩軍相迎,列成陣勢於祁山之前。
다음 날 兩軍이 서로 맞아 祁山之前에 列成陣勢하였다.
蜀軍見魏兵甚是雄壯,與夏侯楙大不相同。
蜀軍이 魏兵을 보니 매우 웅장하여 하후무와는 大不相同이었다.
三軍鼓角已罷,司徒王朗乘馬而出。
3군의 鼓角이 멈추자 사도 왕랑이 말을 타고 나왔다.
上首乃都督曹真,下首乃副都督郭淮。兩個先鋒壓住陣角。
최고 우두머리는 도독 조진이고, 아래 우두머리는 부도독 곽회였다. 두 개의 선봉이 陣角(兩翼)을 지켰다.
探子馬出軍前,大叫曰:
「請對陣主將答話!」
探子馬가 軍前에 나와 크게 외쳤다.
“진영의 主將과 얘기하기를 청하오!”
只見蜀兵門旗開處,關興、張苞,分左右而出,立馬於兩邊;次後一隊隊驍將分列;
蜀兵의 문기가 열린 곳에 관흥과 장포가 좌우로 나누어 나와 양쪽에 말을 세웠고, 뒤에는 한 대대의 날랜 장수들이 나누어 섰다.
門旗影下,中央一輛四輪車,孔明端坐車中,綸巾羽扇,素衣皂絛,飄然而出。
門旗의 그림자 아래 中央의 一輛四輪車에 공명이 수레에 단정히 앉았는데, 綸巾羽扇, 素衣皂絛로 飄然히 나왔다.
孔明舉目見魏陣前三個麾蓋,旗上大書姓名。
공명이 눈을 들어 魏陣前의 三個麾蓋를 보니 깃발에 크게 성명을 적어 놓았다.
中央白髯老者,乃軍師司徒王朗。
가운데 흰 수염의 늙은이는 군사인 사도 왕랑이었다.
孔明暗忖曰:
「王朗必下說詞,吾當隨機應之.」
공명이 속으로 생각하였다.
“왕랑은 틀림없이 말로 설득할 터이니 나는 마땅히 隨機應之해야 하겠다.”
遂教推車出陣外,令護軍小校傳曰:
「漢丞相與司徒會話.」
수레를 밀게하여 진 밖으로 나와서 護軍小校에게 말을 전하게 하였다.
“漢丞相이 사도와 대화하려 합니다.”
王朗縱馬而出。
왕랑이 말을 달려 나왔다.
孔明於車上拱手,朗在馬上欠身答禮。
공명은 수레 위에서 拱手하니 왕랑이 말 위에서 欠身答禮하였다.
朗曰:
「久聞公之大名,今幸一會。
公既知天命,識時務,何故興無名之兵?」
왕랑이 말하였다.
“公之大名을 들은 지 오래되었는데 지금 다행히 만났습니다.
공은 知天命하고 識時務하는데 무엇 때문에 명분 없는 군사를 일으키셨소?”
孔明曰:
「吾奉詔討賊,何謂無名?」
공명이 말하였다.
“내가 천자의 명을 받들어 역적을 토벌하는데 어찌 명분이 없다고 하시오?”
朗曰:
「天數有變,神器更易,而歸有德之人,此自然之理也。
曩自桓、靈以來,黃巾倡亂,天下爭橫。
降至初平、建安之歲,董卓造逆,傕氾繼虐;
袁術僭號於壽春,袁紹稱雄於鄴上;
劉表占據荊州,呂布虎吞徐郡:
盜賊蜂起,奸雄鷹揚,社稷有累卵之危,生靈有倒懸之急。
我太祖武皇帝,掃清六合,席卷八荒;萬姓傾心,四方仰德;非以權勢取之,實天命所歸也。
我世祖文帝,神文聖武,以膺大統,應天合人,法堯禪舜,處中國以治萬邦,豈非天心人意乎?
今公蘊大才,抱大器,自欲比於管樂,何乃強欲逆天理,背人情而行事耶?
豈不聞古人云:
『順天者昌,逆天者亡』?
今我大魏帶甲百萬,良將千員;
諒腐草之螢光,怎及天心之皓月?
公可倒戈卸甲,以禮來降,不失封侯之位。國安民樂,豈不美哉?」
왕랑이 말하였다.
“天數有變이니 神器가 바뀌어 有德之人에게 돌아감은 自然之理이오.
지난날 환제, 영제이래로 황건적이 혼란을 일으켜 천하를 다투어 횡행하였소.
내려와서 초평, 건안의 해에는 동탁이 반역하고, 곽사와 이곽이 이어서 포악하였소.
원술은 수춘에서 僭號하고, 원소는 업에서 웅주한 지방을 통치하였소.
유표는 형주를 점거하였고, 여포는 서군을 병탄하였소.
도적이 봉기하고 간웅이 사나움을 떨치니 사직에 累卵之危가 있고 백성들에게 倒懸之急이 있었소.
우리 태조 무황제께서 掃清六合하고 席卷八荒하시니 백성들이 마음을 기울이고 사방에서 덕을 우러러보게 되었소. 권세로서 취함이 아니라 실로 천명이 돌아온 터이오.
우리 세조 문제는 神文聖武로 대통을 이으시고, 應天合人하여 法堯禪舜하였고 處中國하여 治萬邦하였으니 어찌 天心人意가 아니겠소?
지금 공은 蘊大才하고 抱大器하여, 스스로 관중과 악의에 비견하고자 하면서, 어찌하여 逆天理하고 背人情하며 일을 행하려 하시오?
古人이 말한 ‘順天者昌,逆天者亡.’이란 말을 어찌 듣지 못하였소?
지금 우리 大魏는 갑병 100만과 良將 천 명을 거느리고 있소.
생각컨대 腐草之螢光이 어찌 天心之皓月에 미치겠소?
공이 倒戈卸甲하여 예로써 항복하면 封侯之位를 잃지 않을 터이고, 나라는 편안하고 백성은 즐거워할 터이니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소?”
孔明在車上大笑曰:
「吾以為漢朝大老元臣,必有高論,豈期出此鄙言!
吾有一言,諸軍靜聽:
昔桓靈之世,漢統陵替,宦官釀禍;國亂歲凶,四方擾攘。
黃巾之後,董卓、傕、氾等接踵而起,遷劫漢帝,殘暴生靈。
因廟堂之上,朽木為官;殿陛之間,禽獸食祿。
狼心狗行之輩,滾滾當朝;奴顏婢膝之徒,紛紛秉政。
以致社稷丘墟,蒼生涂炭。
吾素知汝所行!
世居東海之濱,初舉孝廉入仕,理合匡君輔國,安漢興劉;何期反助逆賊,同謀篡位!
罪惡深重,天地不容!
天下之人,願食汝肉!
今幸天意不絕炎漢,昭烈皇帝繼統西川。
吾今奉嗣君之旨,興師討賊。
汝既為諂諛之臣,只可潛身縮首,苟圖衣食;安敢在行伍之前,妄稱天數耶!
皓首匹夫!蒼髯老賊!汝即日將歸於九泉之下,何面目見二十四帝乎!
老賊速退!
可叫反臣與吾共決勝負!」
공명은 수레에서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漢朝大老元臣이니 반드시 高論이 있어야 하는데 어찌 이런 비루한 말을 하는가!
나에게 한마디 말이 있으니 군사들은 조용히 들으라.
옛날 桓靈之世에 漢統이陵替하고 宦官이 釀禍하여 國亂歲凶하여 사방이 소란하였다.
황건의 난 후에 동탁, 이곽, 곽사 등이 뒤를 이어 일어나 遷劫漢帝하고 殘暴生靈하였다.
廟堂之上에는 朽木為官하고, 殿陛之間에는 禽獸食祿하였다.
狼心狗行之輩가 滾滾當朝하였고, 奴顏婢膝之徒가 어지럽게 정권을 잡았다.
이 때문에 사직은 폐허에 이르렀고 창생은 도탄에 빠졌다.
나는 평소 너의 행하는 바를 알고 있다.
대대로 東海之濱에 살다가 처음에 孝廉으로 천거되어 벼슬에 들어갔으니, 匡君輔國과 安漢興劉가 이치에 합당한데 어찌하여 反助逆賊하여 同謀篡位를 꾀하였는가!
죄악이 깊고 무거우니 天地가 용납하지 않는다.
天下之人이 너의 살을 먹기를 원한다.
지금 다행히 天意不絕炎漢하여 소열황제께서 서천에서 대통을 이으셨다.
나는 지금 嗣君之旨를 받들어 군사를 일으켜 역적을 토벌하고 있다.
너는 이미 諂諛之臣이니 潛身縮首하고 苟圖衣食할 터이지, 어찌 감히 行伍之前에서 망령되이 天數를 일컫느냐?
흰머리의 필부야! 푸른 수염의 늙은 도적아! 네가 오늘 九泉之下에 돌아가 무슨 면목으로 24명의 황제를 뵙겠느냐!
늙은 도적은 속히 물러가라!
가르칠 만한 反臣이 나와 함께 승부를 결정하자!”
王朗聽罷,氣滿胸膛,大叫一聲,撞死於馬下。
왕랑이 듣고 나서 노기가 가슴에 가득 차서 소리를 한번 크게 지르고 말 아래에 떨어져 부딪혀 죽었다.
後人有詩贊孔明曰:
後人이 시를 지어 공명을 기렸다.
兵馬出西秦,雄才敵萬人。
輕搖三寸舌,罵死老奸臣。
“병마가 서진에 나오니 출중한 재능은 만인을 대적하네.
세 치 혀를 가볍게 놀려 늙은 간신을 꾸짖어서 죽이네.”
孔明以扇指曹真曰:
「吾不逼汝。
汝可整頓軍馬,來日決戰.」
공명이 부채로 조진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우리는 너를 핍박하지 않겠다.
너는 整頓軍馬하여 내일 결전하자.”
言訖回車。
말을 마치고 回車하였다.
於是兩軍皆退。
이리하여 兩軍이 모두 물러났다.
曹真將王朗屍首,用棺木盛貯,送回長安去了。
조진은 왕랑의 屍首를 관목에 담아서 장안으로 돌려보냈다.
副都督郭淮曰:
「諸葛亮料吾軍中治喪,今夜必來劫寨。
可分兵四路:
兩路兵從山僻小路,乘虛去劫蜀寨;兩路兵伏於本寨外,左右擊之.」
부도독 곽회가 말하였다.
“제갈량이 吾軍中에 治喪하리라 생각하고, 오늘 밤 틀림없이 영채를 습격할 터입니다.
군사를 네 방면으로 나누어, 兩路兵은 山僻小路를 통하여 빈틈을 타서 蜀寨를 습격하고, 兩路兵은 본채 밖에 숨겨두었다가 좌우에서 그들을 쳐야 합니다.”
曹真大喜曰:
「此計與吾相合.」
조진이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이 계책은 나와 부합한다.”
遂傳令喚曹遵、朱讚兩個先鋒分付曰:
「汝二人各引一萬軍,抄出祁山之後。
但見蜀兵望吾寨而來,汝可進兵去劫蜀寨。
如蜀兵不動,便徹兵回,不可輕進.」
傳令하여 조준과 주찬 두 선봉을 불러 분부하였다.
“너희 두 사람은 각각 1만의 군사를 이끌고 祁山之後로 달려가라.
蜀兵이 우리 영채로 옴이 보이면, 너희들은 진격하여 蜀寨를 겁탈하라.
만약 蜀兵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곧 군사를 거두어 돌아오고 가벼이 나아가지 말라.”
二人受計,引兵而去。
두 사람은 계책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갔다.
真謂淮曰:
「我兩個各引一枝軍,伏於寨外。
寨中虛堆柴草,只留數人。
如蜀兵到,放火為號.」
조진이 곽회에게 일렀다.
“우리 둘은 각각 一枝軍을 이끌고 영채 밖에 숨어 있고, 영채 안은 비우되 섶을 쌓아두고 단지 몇 사람만 머물게 하시오.
만약 蜀兵이 도착하면 불을 질러 신호하시오.”
諸將皆分左右,各自準備去了。
장수들이 모두 좌우로 나누어 각자 준비하고 떠났다.
卻說
孔明歸帳,先喚趙雲、魏延聽令。
각설하고
공명은 군막으로 돌아가 먼저 조운과 위연을 불러 聽令하게 하였다.
孔明曰:
「汝二人各引本部軍去劫魏寨.」
공명이 말하였다.
“그대 두 사람은 각각 本部軍을 이끌고 劫魏寨하라.”
魏延進曰:
「曹真深明兵法,必料我乘喪劫寨。
他豈不隄防?」
위연이 진언하였다.
“조진은 深明兵法하니, 우리가 喪中을 틈타 劫寨하리라 틀림없이 생각할 터입니다.
그가 어찌 방비하지 않겠습니까?”
孔明笑曰:
「吾正欲曹真知吾去劫寨也。
彼必伏兵在祁山之後,待我兵過去,卻來襲我寨;吾故令汝二人,引兵前去,過山腳後路,遠下營寨,待魏兵來劫吾寨。
汝看火起為號,分兵兩路:
文長拒住山口,子龍引兵殺回,必遇魏兵,卻放彼走回,汝乘勢攻之,彼必自相掩殺,可獲全勝.」
공명이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실로 조진이 吾去劫寨의 사실을 알게 하고 싶소.
그는 필시 군사를 祁山之後에 숨겨두고 우리 군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우리 영채를 습격할 터이오. 나는 그러므로 그대 두 사람에게 군사를 이끌고 가서 山腳後路를 지나 멀리서 영채를 세우고 魏兵이 劫吾寨하기를 기다리시오.
그대들은 불이 일어나 신호함을 보면 군사를 두 길로 나누시오. 문장은 山口를 막고, 자룡은 군사를 이끌고 급히 되돌아가면 틀림없이 魏兵을 만날 터이오. 그들이 되돌아 달아나게 놓아두었다가 형세를 보아 그들을 공격하면 그들은 필시 서로 掩殺할 터이니 완전한 승리를 얻을 수 있겠소.”
二將引兵受計而去。
두 장수가 계책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갔다.
又喚關興、張苞分付曰:
「汝二人各引一軍,伏於祁山要路;放過魏兵,卻從魏兵來路,殺奔魏寨而去.」
또 관흥과 장포를 불러 분부하였다.
“너희 두 사람은 각기 한 부대를 이끌고 祁山要路에 매복해 있다가 魏兵이 지나가면 魏兵이 왔던 길을 따라 魏寨로 달려가라.”
二人引兵受計去了。
두 사람이 계책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갔다.
又令馬岱、王平、張翼、張嶷四將,伏於寨外,四面迎擊魏兵。
또 마대, 왕평, 장익, 장의 네 장수에게 영채 밖에 매복하였다가 사방에서 魏兵를 맞아 공격하게 하였다.
孔明乃虛立寨柵,居中堆起柴草,以備火號;自引諸將退於寨後,以觀動靜。
공명이 빈 영채와 목책을 세우고 안에 섶을 쌓아 올려 불로 신호하기로 준비하였다. 자신은 장수들을 이끌고 영채 뒤로 물러나 동정을 살폈다.
卻說
魏先鋒曹遵、朱讚黃昏離寨,迤邐前進。
각설하고
위나라 선봉 조준, 주찬은 저녁 무렵 영채를 떠나 구불구불 전진하였다.
二更左側,遙望山前隱隱有軍行動。
2경 무렵 멀리 산에서 은은히 군사가 행동함을 바라보았다.
曹遵自思曰:
「郭都督真神機妙算!」
조준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곽도독은 참으로 神機妙算이구나!”
遂催兵急進。
군사를 재촉하여 급히 전진하였다.
到蜀寨時,將及三更。
蜀寨에 이르렀을 때는 거의 3경에 이르렀다.
曹遵先殺入寨,卻是空寨,並無一人。
조준이 먼저 영채에 달려들어 갔으나, 빈 영채일 뿐, 아울러 한 사람도 없었다.
料知中計,急徹兵回,寨中火起。
계략에 빠졌음을 알고 급히 군사를 거두어 돌아가는데 영채 안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朱讚兵到,自相掩殺,人馬大亂。
주찬의 군사가 이르러 서로 掩殺하니 인마가 크게 어지러워졌다.
曹遵與朱讚交馬,方知自相踐踏。
조준과 주찬은 말이 마주치고 나서야 비로소 서로 짓밟고 있음을 알았다.
急合兵時,忽四面喊聲大震,王平、馬岱、張嶷、張翼殺到。
급히 군사를 합하는데 홀연히 四面喊聲大震하더니 왕평, 마대, 장의, 장익이 달려왔다.
曹、朱二人引心腹軍百餘騎,望大路奔走。
조준과 주찬 두 사람이 心腹軍百餘騎를 이끌고 大路를 향해 달아났다.
忽然鼓角齊鳴,一彪軍截住去路;為首大將乃常山趙子龍也;
홀연히 鼓角齊鳴하더니 一彪軍이 截住去路하는데 앞장선 대장은 바로 常山趙子龍이다.
大叫曰:
「賊將哪裏去!
早早受死!」
크게 외쳤다.
“賊將은 어디로 가는가! 어서어서 죽음을 받아라!”
曹、朱二人奪路而走,忽喊聲又起,魏延又引一彪軍殺到。
조준과 주찬 두 사람이 길을 앗아 달아났다. 홀연히 함성이 또 일어나며 위연이 또한 一彪軍을 이끌고 달려왔다.
曹、朱二人大敗,奪路奔回本寨。
조준과 주찬 두 사람이 大敗하여 길을 앗아 본채로 달려갔다.
守寨軍士,只道蜀兵來劫寨,慌忙放起火號。
守寨軍士는 단지 蜀兵이 劫寨하어 왔다고 생각하고, 황망히 불 신호를 올렸다.
左邊曹真殺至,右邊郭淮殺至,自相掩殺。
왼쪽에는 조진이 쇄도해 오고, 오른 쪽에는 곽회가 쇄도해 와 서로 掩殺하였다.
背後三路蜀兵殺到:
中央魏延,左邊關興,右邊張苞。
배후 세 길로 蜀兵이 달려오는데, 중앙에 위연, 왼쪽에 관흥, 오른쪽에 장포였다.
大殺一陣,魏兵敗走十餘里。魏將死者極多。
크게 한바탕 죽이니 魏兵이 패하여 10여 리를 달아났는데 魏將으로 죽은 자가 매우 많았다.
孔明全獲大勝,方始收兵。
공명이 완전한 승리를 얻고는 비로소 군사를 거두었다.
曹真、郭淮收拾敗軍回寨,商議曰:
「今魏兵勢孤,蜀兵勢大,將何策以退之?」
조진과 곽회도 패한 군사를 수습하여 영채로 돌아가 상의하였다.
“지금 魏兵은 형세가 외롭고, 蜀兵은 군세가 성하니 장차 무슨 계책으로 물리칠까?”
淮曰:
「勝負乃兵家常事,不足為憂。
某有一計,使蜀兵首尾不能相顧,定然自走矣.」
곽회가 말하였다.
“승부는 兵家常事이니 근심할 것 없습니다.
저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으니, 蜀兵이 머리와 꼬리를 서로 돌보지 못하도록 하여 틀림없이 스스로 달아날 터입니다.”
正是:
바로 이러하다.
可憐魏將難成事,欲向西方索救兵。
불쌍하다. 魏將은 일을 이루기 어려우니 서쪽을 향해 구원병을 찾으려 하는구나.
未知其計如何,且看下文分解。
그 계책이 어떠한지 모르겠구나. 아랫글에서 설명함을 또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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