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八十四回
陸遜營燒七百里 孔明巧布八陣圖.
제84회
육손은 7백리 군영을 불태우고, 공명은 8진도를 교묘히 펼치다.
卻說
韓當、周泰探知先主移營就涼,急來報知陸遜。
각설하고
한당과 주태는 선주가 군영을 옮겨 서늘한 곳으로 나아갔음을 탐지하고 급히 육손에게 보고하였다.
遜大喜,遂引兵自來觀看動靜。
육손이 크게 기뻐하며 군사를 이끌고 직접 동정을 살펴보았다.
只見平地一屯,不滿萬餘人,大半皆是老弱之眾,大書「先鋒吳班」旗號。
평지에 한 주둔지를 보았는데, 만여 명이 되지 않고 태반이 모두 늙고 약한 군사인데 크게 ‘先鋒吳班’이라 깃발에 쓰여 있었다.
周泰曰:
「吾視此等兵如兒戲耳。
願同韓將軍分兩路擊之。
如其不勝,甘當軍令.」
주태가 말하였다.
“내가 이들 군사를 보니 아이들이 장난하는 듯할 뿐입니다.
원컨대 한장군과 함께 두 길로 나누어 공격하겠습니다.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군령을 甘當하겠습니다.”
陸遜看了良久,以鞭指曰:
「前面山谷中,隱隱有殺氣起;其下必有伏兵,故於平地設此弱兵,以誘我耳。
諸公切不可出.」
육손이 오래도록 살펴보더니, 채찍으로 가리키며 말하였다.
“앞쪽 산골짜기에 은은하게 살기가 일어나니 그 아래 반드시 복병이 있을 터이오. 그러므로 평지에 이런 약한 군사를 주둔하여 우리를 유인함일 뿐이오.
공들은 절대로 출전해서는 안 되오.”
眾將聽了,皆以為懦。
장수들이 듣고 나서 모두 나약하다고 여겼다.
次日,吳班引兵到關前搦戰,耀武揚威,辱罵不絕;多有解衣卸甲,赤身裸體,或睡或坐。
다음 날 오반이 군사를 이끌고 관 앞에 와서 도전하는데 무기가 빛나고 위엄을 드날리며 욕하기를 끊임없이 하였다. 옷과 갑옷을 벗고 나체인 자가 많았고, 혹은 잠자고 혹은 앉아 있었다.
徐盛、丁奉入帳稟陸遜曰:
「蜀兵欺我太甚!
某等願出擊之!」
서성과 정봉이 군막에 들어가 육손에게 稟議하였다.
“蜀兵이 우리를 업신여김이 매우 심합니다!
원하건대 우리가 나가서 공격하겠습니다.”
遜笑曰:
「公等但恃血氣之勇,未知孫吳兵法。
此彼誘敵之計也。
三日後必見其詐矣.」
육손이 웃으며 말하였다.
“공들은 다만 血氣之勇만 믿고 孫吳兵法을 알지 못하오.
이것은 그들이 적을 유인하는 계책이오.
3일 후에 틀림없이 그들의 속임을 보게 되겠소.”
徐盛曰:
「三日後,彼移營已定,安能擊之乎?」
서성이 말하였다.
“3일 후에 그들이 영채를 옮겨 이미 안정되고 나면 어찌 공격할 수 있겠습니까?”
遜曰:
「吾正欲令彼移營也.」
육손이 말하였다.
“나는 바로 그들이 영채를 옮기도록 하고 싶소.”
諸將哂笑而退。
장수들이 비웃으며 물러갔다.
過三日後,會諸將於關上觀望,見吳班兵已退去。
3일이 지난 후 장수들을 관 위에 모아서 바라보니, 오반의 군사는 이미 물러갔음이 보였다.
遜指曰:
「殺氣起矣。
劉備必從山谷中出也.」
육손이 가리키며 말하였다.
“살기가 일어나오.
유비는 반드시 산골짜기로부터 나올 터이오.”
言未畢,只見蜀兵皆全裝慣束,擁先主而過。
말을 채 마치지도 않았는데 蜀兵이 모두 완전무장한 채 선주를 둘러싸고 지나감을 보았다.
吳兵見了,盡皆膽裂。
吳兵이 보고 모두 놀라서 질겁하였다.
遜曰:
「吾之不聽諸公擊班者,正為此也。
今伏兵已出,旬日之內,必破蜀矣.」
육손이 말하였다.
“내가 공들이 오반을 치자는 말을 듣지 않음은 바로 이 때문이오.
지금 복병이 나왔으니 10일 안에 반드시 촉을 깨트릴 터이오.”
諸將皆曰:
「破蜀當在初時;
今連營五六百里,相守經七八月,其諸要害,皆已固守,安能破乎?」
장수들이 모두 말하였다.
“촉을 깨트림은 마땅히 처음에 해야 했습니다.
지금 군영이 5, 6백 리를 이어 서로 지키며 칠, 팔 개월을 지나 여러 요충지를 모두 이미 굳게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깨트릴 수 있겠습니까?”
遜曰:
「諸公不知兵法。
備乃世之梟雄,更多智謀,其兵始集,法度精專;
今守之久矣,不得我便,兵疲意阻,取之正在今日.」
육손이 말하였다.
“공들은 병법을 알지 못하오.
유비는 世之梟雄이며 게다가 지혜와 계략이 많으니 그 군사가 처음 모였을 때는 법도가 날카롭고 專一하였소.
지금 지키기를 오래 했으나 우리의 형편을 알지 못하고, 군사는 피로하고 뜻이 막혔으니 그들을 취함은 바로 오늘에 있소.”
諸將方纔歎服。
장수들이 그제야 탄복하였다.
後人有詩贊曰:
후인이 시를 지어 찬양하였다.
<虎帳談兵按六韜,安排香餌釣鯨鰲。
三分自是多英俊,又顯江南陸遜高。>
<군영에서 병법을 말하며 육도를 살피고, 향기로운 미끼를 안배하여 고래와 거북을 낚는다. 천하 삼분 이후 영준이 많으나, 또한 강남의 육손이 높게 드러났다.>
卻說
陸遜已定了破蜀之策,遂修箋遣使奏聞孫權,言指日可以破蜀之意。
각설하고
육손은 破蜀之策을 정하고, 편지를 쓰고 사자를 보내 손권에게 아뢰었는데, 지정한 날에 촉을 깨트릴 수 있다는 뜻을 말하였다.
權覽畢,大喜曰:
「江東復有此異人,孤何憂哉?
諸將皆上書言其懦,孤獨不信。
今觀其言,果非懦也.」
손권이 보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강동에 다시 이런 기이한 사람이 있으니 내가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장수들이 모두 글을 올려 그 나약함을 말하였으나 나는 홀로 믿지 않았다.
지금 그의 말을 보니 과연 나약하지 않도다.”
於是大起吳兵來接應。
이에 크게 吳兵을 일으켜 接應하게 하였다.
卻說
先主於猇亭盡驅水軍,順流而下,沿江屯紮水寨,深入吳境。
각설하고
선주는 효정에서 모든 수군을 몰아, 흐름을 따라 내려가며 강을 따라 수채를 세워 주둔하며 깊이 오나라 경계에 들어갔다.
黃權諫曰:
「水軍沿江而下,進則易,退則難。
臣願為前驅。
陛下宜在後陣,庶萬無一失.」
황권이 간하였다.
“수군이 강을 따라 내려가는데, 나아가기는 쉬우나 물러나기는 어렵습니다.
원컨대 신이 앞에서 몰아가겠습니다.
폐하께서는 마땅히 後陣에 계셔야, 거의 萬無一失일 터입니다.”
先主曰:
「吳賊膽落,朕長驅大進,有何疑乎?」
선주가 말하였다.
“吳賊의 쓸개가 떨어졌으니 짐이 길게 몰아 크게 진군하는데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眾官苦諫,先主不從,遂分兵兩路,命黃權督江北之兵,以防魏寇。
관리들이 정성을 다해 간하였으나 선주는 따르지 않고 마침내 군사를 두 길로 나누어 황권에게 강북의 군사를 감독하여 魏寇를 막게 하였다.
先主自督江南諸軍,夾江分立營寨,以圖進取。
선주는 스스로 강남의 군사를 감독하여 강을 끼고 영채를 나누어 세워 나아가 공격하기를 도모하였다.
細作探知,連夜報知魏主,言蜀兵伐吳,樹柵連營,縱橫七百餘里,分四十餘屯,皆傍山林下寨;今黃權督兵在江北岸,每日出哨百餘里,不知何意。
세작이 探知하고 그날 밤에 魏主에게 보고하기를, ‘蜀兵이 오나라를 치면서 목책을 세우고 군영 이은 것이 종횡으로 7백여 리인데 40여 개로 나누어 주둔하면서 모두 숲속에 영채를 세웠습니다. 지금 황권이 군사를 감독하여 강의 북안에 있으면서, 매일 초병을 백여리를 보내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魏主聞之,仰面笑曰:
「劉備將敗矣.」
魏主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젖혀 웃으며 말하였다.
“유비는 장차 패할 터이다.”
群臣請問其故。
신하들이 그 이유를 물었다.
魏主曰:
「劉玄德不曉兵法:
豈有連營七百里,而可以拒敵者乎?
包原隰險阻屯兵者,此兵法之大忌也。
玄德必敗於東吳陸遜之手。
旬日之內,消息必至矣.」
魏主가 말하였다.
“유현덕은 병법에 밝지 못하다.
군영이 칠백 리에 연이어 있으니 적을 막을 수 있겠는가?
들이 습하고 험한 곳을 둘러싸고 군사를 주둔하는 것, 이것은 병법에서 크게 꺼리는 바이다.
현덕은 틀림없이 동오 육손의 손에 패할 터이다.
10일 안으로 소식이 틀림없이 올 터이다.”
群臣猶未信,皆請撥兵備之。
신하들이 아직도 믿지 못하였으나 모두 군사를 점검하며 대비하였다.
魏主曰:
「陸遜若勝,必盡舉吳兵去取西川;
吳兵遠去,國中空虛,朕虛託以兵助戰,令三路一齊進兵,東吳唾手可取也.」
魏主가 말하였다.
“육손이 이긴다면 틀림없이 모든 동오의 군사를 동원하여 서천을 취하러 갈 터이다.
吳兵이 멀리 가서 나라가 비었을 때, 짐은 군사로써 돕는다는 거짓 구실로, 세 길로 일제히 진군한다면 동오는 唾手可取일 터이다.”
眾皆拜服。
사람들이 모두 탄복하였다.
魏主下令,使曹仁督一軍出濡須,曹休督一軍出洞口,曹真督一軍出南郡:
「三路軍馬會合日期,暗襲東吳。
朕隨後自來接應.」
魏主가 명령을 내리기를, 조인은 督一軍하여 濡須에서 나오고, 조휴는 督一軍하여 洞口에서 나오고, 조진은 督一軍하여 南郡에서 나오게 하였다.
“3로의 군마가 정해진 日期에 會合하여 동오를 暗襲하라.
짐은 뒤를 따라가면서 接應하겠다.”
調遣已定。不說魏兵襲吳。
배정이 이미 정해졌으니 魏兵이 襲吳함은 더 말하지 않겠다.
且說
馬良至川,入見孔明,呈上圖本而言曰:
「今移營夾江,橫占七百里,下四十餘屯,皆依溪傍澗,林木茂盛之處。
皇上令良將圖本來與丞相觀之.」
각설하고
마량이 양천에 이르러 공명을 만나서 지도를 올리고 말하였다.
“지금 군영을 옮겨 강을 끼고 7백 리를 가로질러 40여 개의 주둔지를 세웠는데 모두 골짜기 시내 옆 수목이 무성한 곳에 의지하였습니다.
황상께서는 저에게 명령하기를, 圖本을 승상에게 주어서 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孔明看訖,拍案叫苦曰:
「是何人教主上如此下寨?
可斬此人!」
공명이 보고 나서, 책상을 치며 괴롭게 부르짖었다.
“누가 주상에게 이렇게 영채를 세우게 하였습니까?
그 사람을 참해야 합니다.”
馬良曰:
「皆主上自為,非他人之謀.」
마량이 말하였다.
“모두 주상 스스로 하셨고, 다른 사람의 꾀가 아닙니다.”
孔明歎曰:
「漢朝氣數休矣!」
공명이 탄식하였다.
“한나라의 기운과 운수가 끝이구나!”
良問其故。
마량이 그 이유를 물었다.
孔明曰:
「包原隰險阻而結營,此兵家之大忌。
倘彼用火攻,何以解救?
又豈有連營七百里而可拒敵乎?
禍不遠矣!
陸遜拒守不出,正為此也。
汝當速去見天子,改屯諸營.
不可如此.」
공명이 말하였다.
“평원, 습지, 장애물을 싸고 군영을 세움은 병법에서 크게 꺼리는 바입니다.
만약 그들이 화공을 쓴다면 어떻게 벗어나겠습니까?
또 어찌 7백 리에 이어 있는 군영으로 적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재앙이 멀지 않았습니다.
육손이 막아 지키기며 나오지 않음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그대는 마땅히 빨리 가서 천자를 뵙고 주둔하고 있는 모든 군영을 고치시오.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良曰:
「倘今吳兵已勝,如之奈何?」
마량이 말하였다.
“만약 지금 吳兵이 이미 승리하였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孔明曰:
「陸遜不敢來追,成都可保無虞.」
공명이 말하였다.
“육손은 감히 쫓아오지 못할 터이니 성도를 보전함에 근심할 것이 없습니다.”
良曰:
「遜何故不追?」
마량이 말하였다.
“육손은 무슨 이유로 쫓아오지 않습니까?”
孔明曰:
「恐魏兵襲其後也。
主上若有失,當投白帝城避之。
吾入川時,已伏下十萬兵在魚腹浦矣.」
공명이 말하였다.
“魏兵이 그 뒤를 습격할까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주상께 실수가 있다면 마땅히 백제성으로 가서 피해야 합니다.
내가 入川할 때 이미 10만의 군사를 어복포에 숨겨두었습니다.”
良大驚曰:
「某於魚腹浦往來數次,未嘗見一卒,丞相何作此詐語?」
마량이 크게 놀라 말하였다.
“제가 어복포에 數次 왕래하면서 한 명의 병졸도 본 적이 없는데 승상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거짓말을 하십니까?”
孔明曰:
「後來必見,不勞多問.」
공명이 말하였다.
“뒤에 틀림없이 볼 터이니 不勞多問하시오.”
馬良求了表章,火速投御營來。
마량은 표장을 요구하고 불같이 火急하게 御營으로 갔다.
孔明自回成都,調撥軍馬救應。
공명은 스스로 성도에 돌아가서 군마를 調撥하여 救應하였다.
卻說
陸遜見蜀兵懈怠,不復隄防,升帳聚大小將士聽令曰:
「吾自受命以來,未嘗出戰。
今觀蜀兵,足知動靜。
故欲先取江南岸一營。
誰敢去取?」
각설하고
육손은 蜀兵이 解弛해짐 보고 다시 방비하지 않았다. 군막을 걷어 올리고 大小將士를 모아 聽令하게 하였다.
“내가 명을 받은 이래 출전한 적이 없소.
지금 蜀兵을 보고 충분히 동정을 알았소.
그래서 먼저 강 南岸의 한 군영을 취하려 하는데 누가 용감히 가서 취하겠소?”
言未畢,韓當、周泰、凌統等應聲而出曰:
「某等願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한당, 주태, 능통 등이 應聲하여 나와 말하였다.
“원하건대 저희가 가겠습니다.”
遜教皆退不用,獨喚階下末將淳于丹曰:
「吾與汝五千軍,去取江南第四營,蜀將傅彤所守。
今晚就要成功。吾自提兵接應.」
육손은 모두 물리쳐 쓰지 않고, 유독 階下末將 淳于丹을 불러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5천의 군사를 줄 터이니 가서 강남의 네 번째 군영을 취하라.
蜀將 부동이 지키고 있는 곳이다.
오늘 저녁 성공하면 내가 스스로 出兵하여 접응하겠다.”
淳于丹引兵去了,
순우단이 군사를 이끌고 떠났다.
又喚徐盛、丁奉曰:
「汝等各領兵三千,屯於寨外五里。
如淳于丹敗回,有兵趕來,當出救之,卻不可追去.」
또 서성, 정봉을 불러 말하였다.
“그대들은 각각 군사 3천을 거느리고 영채 밖 5리에 주둔하고 있으시오.
만일 순우단이 패하고 돌아올 때 군사가 쫓아오면, 마땅히 나가서 그를 구원하되 쫓아가서는 안 되오.”
二將自引軍去了。
두 장수가 군사를 이끌고 떠났다.
卻說
淳于丹於黃昏時分,領兵前進。
각설하고
순우단은 황혼쯤에 군사를 이끌고 진군하였다.
到蜀寨時,已三更之後。
到蜀寨時는 이미 三更之後이었다.
丹令眾軍鼓譟而入。
순우단은 군사들에게 북을 치며 들어가게 하였다.
蜀營內傅彤引兵殺出,挺鎗直取淳于丹;
蜀營의 부동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 나오며 창을 내뻗어 바로 순우단을 공격하였다.
丹敵不住,撥馬便回。
순우단은 대적하지 못하고 말고삐를 당겨 돌아왔다.
忽然喊聲大震,一彪軍攔住去路;為首大將趙融。
홀연히 喊聲大震하더니, 一彪軍이 가는 길을 막았는데, 為首大將은 趙融이었다.
丹奪路而走,折其大半。
순우단이 길을 앗아 달아나는데 그 태반이 죽었다.
正走之間,山後一彪蠻兵攔住;為首番將沙摩柯。
한창 달아나는 사이에 산 뒤에서 一彪蠻兵이 가로막았는데, 為首番將은 沙摩柯였다.
丹死戰得脫。背後三路軍趕來。
순우단은 죽기로 싸워 탈출할 수 있었으나, 뒤에서 三路軍이 쫓아왔다.
比及離營五里,吳軍徐盛、丁奉二人兩下殺來,蜀兵退去,救了淳于丹回營。
군영에서 5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吳軍의 서성, 정봉 두 사람이 양쪽에서 달려오니 蜀兵이 물러가고 순우단을 구출하여 군영으로 돌아왔다.
丹帶箭入見陸遜請罪。
순우단은 화살을 맞은 채 육손을 만나 請罪하였다.
遜曰:
「非汝之過也。
吾欲試敵人之虛實耳。
破蜀之計,吾已定矣.」
육손이 말하였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敵人之虛實을 시험해 보고자 했을 뿐이다.
破蜀之計는 내가 이미 정해 두었다.”
徐盛、丁奉曰:
「蜀兵勢大,難以破之,空自損兵折將耳.」
서성과 정봉이 말하였다.
“蜀兵의 軍勢가 커서 깨트리기 어려우니 공연히 스스로 損兵折將할 뿐입니다.”
遜笑曰:
「吾這條計,但瞞不過諸葛亮耳。
天幸此人不在,使我成大功也.」
육손이 웃으며 말하였다.
“나의 이 條目의 계책은, 단지 제갈량만 속여넘기지 못할 뿐이오.
다행히 그 사람이 여기에 없으니 나에게 大功을 이루게 할 터이오.”
遂集大小將士聽令:
使朱然於水路進兵,來日午後東南風大作,用船裝載茅草,依計而行。
韓當引一軍攻江北岸,周泰引一軍攻江南岸。
每人手執茅草一把,內藏硫黃焰硝,各帶火種,各執鎗刀,一齊而上。
但到蜀營,順風舉火。
蜀兵四十屯,只燒二十屯,每間一屯燒一屯。
各軍預帶乾糧,不許暫退。
晝夜追襲,只擒了劉備方止。
마침내 大小將士를 모아 명령을 듣게 하였다.
<주연은 水路로 진군하여 내일 오후 동남풍이 크게 불면, 배에 띠풀을 싣고 계책에 따라 행동하라.
한당은 一軍을 이끌고 강 北岸을 공격하라. 주태는 一軍을 이끌고 강 南岸을 공격하라.
사람마다 손에 띠풀 한 줌씩을 잡고 그 안에 유황과 염초를 감추어 두고, 각각 불씨를 휴대하라. 각각 鎗刀를 쥐고 일제히 올라가라. 蜀營에 이르면 바람을 따라 불을 지르라. 蜀兵의 40개 주둔지 중에 다만 20개 주둔지를 불사르되, 하나의 주둔지를 격할 때마다 하나의 주둔지를 태우라.
各軍은 預帶乾糧하고, 不許暫退한다.
晝夜로追襲하되, 유비를 사로잡아야 그치라.>
眾將聽了軍令,各受計而去。
장수들은 군령을 듣고, 각각 계책을 받고 떠났다.
卻說
先主正在御營尋思破吳之計,忽見帳前中軍旗幡,無風自倒,乃問程畿曰:
「此為何兆?」
각설하고
선주는 어영에서 破吳之計를 깊이 생각하고 있는데, 홀연히 군막 앞 중군 깃발이 바람이 없는데도 저절로 넘어졌다. 이에 程畿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조짐인가?”
畿曰:
「今夜莫非吳兵來劫營.」
정기가 말하였다.
“오늘 밤 吳兵이 군영을 습격하겠습니다.”
先主曰:
「昨夜殺盡,安敢再來?」
선주가 말하였다.
“어젯밤 모두 죽였는데 어찌 감히 또다시 오겠는가?”
畿曰:
「倘是陸遜試敵,奈何?」
정기가 말하였다.
“혹시 육손이 적을 시험해 봄이었으면 어쩌겠습니까?”
正言間,人報山上遠遠望見吳兵盡沿山望東去了。
말하는 사이에 보고하기를, 산 위에서 멀리 바라보니 吳兵이 모두 산을 따라 동쪽을 향해 갔다고 하였다.
先主曰:
「此是疑兵.」
선주가 말하였다.
“이것은 疑兵일 터이다.”
令眾休動,命關興、張苞各引五百騎出巡。
명령하여 군사들이 움직이지 말게 하고, 관흥, 장포에게 명령하여 각각 5백 기를 이끌고 순찰을 나가게 하였다.
黃昏時分,關興回奏曰:
「江北營中火起.」
황혼쯤 관흥이 돌아와 아뢰었다.
“강북의 군영에 불길이 일어납니다.”
先主急令關興往江北,張苞往江南,探看虛實:
「倘吳兵到時,可急回報.」
선주가 급히 관흥에게는 강북, 장포에게는 강남으로 가서 허실을 탐지하게 하고 말하였다.
“만약 吳兵이 이르렀다면 급히 돌아와 보고하라.”
二將領命去了。
두 장수가 명을 받고 갔다.
初更時分,東南風驟起。只見御營左屯火發。
초경쯤에 동남풍이 거세게 일어나더니, 어영의 왼쪽 주둔지에서 불이 일어났다.
方欲救時,御營右屯又火起。
막 불을 끄려 하는데 어영의 오른쪽 주둔지에서 또 불이 일어났다.
風緊火急,樹木皆著。喊聲大震。
바람이 거세고 불이 급하게 번져 나무들에 불이 붙고, 함성이 크게 진동하였다.
兩屯軍馬齊出,奔至御營中。
두 주둔지의 군마가 일제히 나와 어영으로 달려갔다.
御營軍自相踐踏,死者不知其數。
어영의 군사들이 서로 밟아 죽은 자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後面吳兵殺到,又不知多少軍馬。
뒤에서 吳兵이 쇄도하는데 또한 군마의 많고 적음을 알 수 없었다.
先主急上馬,奔馮習營時,習營中火光連天而起。
선주가 급히 말에 올라 풍습의 군영으로 달려가는데, 풍습의 군영에 불빛이 하늘에 닿으며 일어났다.
江南、江北,照耀如同白日。
강남과 강북이 밝게 비치기가 대낮과 같았다.
馮習慌上馬引數十騎而走,正逢吳將徐盛軍到,敵住廝殺。
풍습이 황급히 말에 올라 수십 騎를 이끌고 달아나다가, 마침 吳將 서성의 군사가 이름을 마주쳐서 抵敵하여 서로 싸웠다.
先主見了,撥馬投西便走。
선주가 보고 나서 말고삐를 당겨 서쪽으로 달아났다.
徐盛捨了馮習,引兵追來。
서성이 풍습은 버려두고 군사를 이끌고 쫓아갔다.
先主正慌,前面又一軍攔住,乃是吳將丁奉。
선주가 정히 황급한데 앞쪽에 一軍이 막아서니 이는 吳將 정봉이었다.
兩下夾攻。先主大驚。
양방에서 협공하니 선주가 깜짝 놀랐다.
四面無路。
사방에 길이 없었다.
忽然喊聲大震,一彪軍殺入重圍,乃是張苞,救了先主,引御林軍奔走。
홀연히 함성이 크게 울리며 一彪軍이 거듭된 포위 속으로 들어오는데 이는 장포였다. 선주를 구출하여 御林軍을 이끌고 달아났다.
正行之間,前面一軍又到,乃蜀將傅彤也,合兵一處而行。
한창 가는 사이에 앞쪽에서 一軍이 또 이르니 蜀將 부동이었다. 군사를 한곳에 합하여 출발하였다.
背後吳兵追至。
뒤에서 吳兵이 뒤쫓아왔다.
先主前到一山,名馬鞍山。
선주가 앞에서 어떤 산에 이르렀는데 이름이 마안산이었다.
張苞、傅彤請先主上得山時,山下喊聲又起;
장포, 부동이 선주에게 청하여 산에 올랐을 때, 산 아래서 함성이 또 일어났다.
陸遜大隊人馬,將馬鞍山圍住。
육손의 큰 부대의 인마가 마안산을 포위하려 하였다.
張苞、傅彤死據山口。
장포와 부동은 필사적으로 山口를 점거하였다.
先主遙望遍野火光不絕,死屍重疊,塞江而下。
선주가 멀리 바라보니, 온 들에 불빛이 끊이지 않는데 시신이 거듭 쌓여 강을 막으며 떠내려가고 있었다.
次日,吳兵又四下放火燒山,軍士亂竄,先主驚慌。
다음 날 吳兵이 또 사방에 불을 놓아 산을 불태웠다. 군사들이 어지러이 달아나고 선주가 놀라고 당황하였다.
忽然火光中一將引數騎殺上山來,視之乃關興也。
홀연히 불빛 속에서 한 장수가 數騎를 이끌고 달려서 산에 올라왔다. 그를 보니 관흥이었다.
興伏地請曰:
「四下火光逼近,不可久停。陛下速奔白帝城,再收軍馬可也.」
관흥이 땅에 엎드려 청하였다.
“사방에서 불빛이 다가오니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는 속히 백제성으로 달려가 다시 군마를 수습해야 하겠습니다.”
先主曰:
「誰敢斷後?」
선주가 말하였다.
“누가 용감히 뒤를 끊겠는가?”
傅彤奏曰:
「臣願以死當之!」
부동이 아뢰었다.
“원하건대 신이 죽음으로서 담당하겠습니다.”
當日黃昏,關興在前,張苞在中,留傅彤斷後,保著先主,殺下山來。
그날 黃昏에 관흥은 앞에서, 장포는 가운데서, 부동은 머물러 뒤를 끊으면서 선주를 보호하며 달려서 하산하였다.
吳兵見先主奔走,皆要爭功,各引大軍,遮天蓋地,往西追趕。
吳兵은 선주가 달아남을 보고, 모두 공을 다투려고 각각 군사를 이끌고 遮天蓋地하며 서쪽으로 뒤쫓아 갔다.
先主令軍士盡脫袍鎧,塞道而焚,以斷後軍。
선주는 군사들에게 모두 전포와 갑옷을 벗어 길을 막고 불태워 뒤쫓는 군사를 차단하였다.
正奔走間,喊聲大震,吳將朱然引一軍從江岸邊殺來,截住去路。
한창 달아나는데, 함성이 크게 울리며 吳將 주연이 一軍을 이끌고 강변을 따라 쇄도해 와서 가는 길을 막아섰다.
先主叫曰:
「朕死於此矣!」
선주가 외쳤다.
“짐이 여기서 죽는구나!”
關興、張苞縱馬衝突,被亂箭射回,各帶重傷,不能殺出。
관흥과 장포가 말을 몰아 돌진하다가 어지럽게 화살을 쏘아대니 돌아왔다. 각각 중상을 입었지만 뚫고 나갈 수 없었다.
背後喊聲又起,陸遜引大軍從山谷中殺來。
뒤쪽에서 함성이 또 일어나며 육손이 대군을 이끌고 산골짜기로부터 달려왔다.
先主正慌急之間,此時天色已微明,只見前面喊聲震天,朱然軍紛紛落澗,滾滾投巖,一彪軍殺入,前來救駕。
선주가 정히 황급한데 이대 하늘은 이미 희미하게 밝아졌다. 앞쪽에서 함성이 하늘을 울리더니 주연의 군사가 어지러이 시내에 떨어지고, 끊임없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는데 一彪軍이 달려 들어와서 천자의 수레를 구원하였다.
先主大喜;視之,乃常山趙子龍也。
선주가 크게 기뻐하며 그를 보니 상산의 조자룡이었다.
時趙雲在川中江州,聞吳蜀交兵,遂引軍出;忽見東南一帶火光衝天,雲心驚,遠遠探視;
그때 조운은 川中의 강주에 있다가 吳蜀交兵의 소식를 듣고 군사를 이끌고 나오다가, 홀연히 東南一帶에 火光衝天함을 보았다. 조운은 마음속으로 놀라 멀리멀리 바라보았다.
不想先主被困,雲奮勇衝殺而來。
뜻밖에도 선주가 곤궁을 당하고 있어서 조운은 용맹을 떨쳐 돌진하여 온 것이었다.
陸遜聞是趙雲,急令退軍。
육손은 이 사람이 조운임을 듣고 급히 군사를 물리라고 명령하였다.
雲正殺之間,忽遇朱然,便與交鋒;不一合,一鎗刺朱然於馬下,殺散吳兵,救出先主,望白帝城而走。
조운이 한창 무찌르는 사이에 문득 주연을 만나 싸웠는데, 一合이 되지 않아 一鎗으로 주연을 찔러 말에서 떨어뜨렸다. 吳兵을 죽이고 흩어버린 후 선주를 구출하여 백제성을 향해 달려갔다.
先主曰:
「朕雖得脫,諸將士將奈何?」
선주가 말하였다.
“짐은 비록 벗어날 수 있었으나, 將士들은 장차 어찌하나?”
雲曰:
「敵軍在後,不可久遲。
陛下且入白帝城歇息,臣再引兵去救應諸將.」
조운이 말하였다.
“적군이 뒤에 있어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다.
폐하께서는 우선 백제성에 들어가시어 쉬시면, 신이 다시 군사를 이끌고 가서 장수들을 救應하겠습니다.”
此時先主僅存百餘人入白帝城。
이때 선주는 겨우 백여 인을 보존하여 백제성에 들어갔다.
後人有詩贊陸遜曰:
후인이 시를 지어 육손을 기렸다.
<持茅舉火破連營,玄德窮奔白帝城。
一旦威名驚蜀魏,吳王寧不敬書生。>
<띠풀을 지니고 불을 질러 連營을 깨트리니, 현덕이 궁하여 백제성으로 달아나네.
하루아침에 威名이 蜀魏을 놀라게 하였으니, 吳王이 어찌 서생을 공경하지 않으리오.>
卻說
傅彤斷後,被吳軍八面圍住。
각설하고
부동은 후미를 차단하다가 吳軍에게 여덟 방향으로 포위되었다.
丁奉大叫曰:
「川兵死者無數,降者極多。
汝主劉備已被擒獲。
今汝力窮勢孤,何不早降?」
정봉이 크게 외쳤다.
“川兵 중에 죽은 자는 헤아릴 수 없고, 항복한 자가 지극히 많다.
너의 주인 유비는 이미 사로잡혔다.
지금 너는 力窮勢孤인데 何不早降인가?”
傅彤叱曰:
「吾乃漢將,安肯降吳狗乎!」
부동이 꾸짖었다.
“나는 한나라 장수인데, 어찌 오나라 개에게 항복하려 하리오!”
挺鎗縱馬,率蜀軍奮力死戰,不下百餘合;往來衝突,不能得脫。
창을 내뻗고 말을 달려 蜀軍을 인솔하여 힘을 떨쳐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 백여 합이 되었다. 왕래하며 충돌하였으나 탈출할 수 없었다.
彤長歎曰:
「吾今休矣!」
부동이 길게 탄식하였다.
“내가 이제 끝났구나!”
言訖,口中吐血,死於吳軍之中。
말을 마치자 입에서 피를 토하고, 吳軍之中에서 죽었다.
後人贊傅彤詩曰:
후인이 부동을 기린 시에 일렀다.
<彝陵吳蜀大交兵,陸遜施謀用火焚。
至死猶然罵吳狗,傅彤不愧漢將軍。>
<이릉에서 오와 촉이 크게 싸웠는데, 육손이 꾀를 써서 불로 태웠네.
죽음에 이르러 吳狗라 욕하였으니, 부동은 한나라 장군으로 부끄럽지 않도다.>
蜀祭酒程畿,匹馬奔至江邊,招呼水軍赴敵,吳兵隨後追來,水軍四散奔逃。
촉의 祭酒 程畿가 필마로 달려 강가에 가서, 水軍을 불러서 대적하러 가게 하였으나, 吳兵이 뒤따라오자 수군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畿部將叫曰:
「吳兵至矣,程祭酒快走罷!」
정기의 부장이 외쳤다.
“吳兵이 이르렀습니다. 정제주께서는 빨리 달아나십시오.”
畿怒曰:
「吾自從主上出軍,未嘗赴敵而逃!」
정기가 노하여 말하였다.
“내가 주상의 출정을 따른 이래 일찍이 적에게 나아가 도망한 적이 없다.”
言未畢,吳兵驟至,四下無路,畿拔劍自刎。
말을 마치기도 전에 吳兵이 달려오니 사방에 길이 없었다. 정기는 칼을 뽑아 自刎하였다.
後人有詩贊曰:
후인이 시를 지어 기렸다.
<慷慨蜀中程祭酒,身留一劍答君王。
臨危不改平生志,博得聲名萬古香。>
<기개 있는 촉의 정제주는 몸에 있던 검 한 자루로 군왕에게 보답하였네.
위급을 만나 평생의 뜻을 바꾸지 않았으니, 널리 얻은 명성 만고에 향기롭네.>
時吳班、張南久圍彝陵城,忽馮習到,言蜀兵敗,遂引軍來救先主,孫桓方纔得脫。
그때 오반, 장남은 오랫동안 이릉성을 포위하고 있다가 홀연히 풍습이 이르러 蜀兵이 패하였다고 말하자, 즉시 군사를 이끌고 선주를 구원하러 갔고, 손환은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張、馮二將,正行之間,前面吳兵殺來,背後孫桓從彝陵城殺出,兩下夾攻。
장남과 풍습 두 장수가 가고 있을 때, 앞에서 吳兵이 달려오고 뒤에는 손환이 이릉성으로부터 쫓아 나와 양쪽에서 협공하였다.
張南、馮習,奮力衝突,不能得脫,死於亂軍之中。
장남과 풍습이 힘을 떨쳐 충돌하였으나 벗어나지 못하고 亂軍之中에서 죽었다.
後人有詩贊曰:
후인이 시를 지어 기렸다.
<馮習忠無二,張南義少雙。
沙場甘戰死,史冊共流芳。>
<풍습의 충성은 둘이 없고, 장남의 의리는 짝할 이가 적네.
모래벌판에서 싸우다 달게 죽으니, 사책에 함께 아름다운 이름 전하네.>
吳班殺出重圍,又遇吳兵追趕;幸得趙雲接著,救回白帝城去了。
오반은 겹겹의 포위를 쇄도해 나왔으나 또 오나라 군사가 쫓아왔다. 다행히 조운이 영접하여 구원하고 백제성으로 돌려보냈다.
時有蠻王沙摩柯,匹馬奔走,正逢周泰,戰二十餘合,被泰所殺。
그때 만왕 사마가는 필마로 달아나다가 바로 주태를 만나 싸운 지 20여 합에 주태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蜀將杜路、劉寧盡皆降吳。
蜀將 杜路와 劉寧은 모두 오나라에 항복하였다.
蜀營一應糧草器仗,尺寸不存。
촉의 군영에는 모든 糧草, 器仗이 조금도 있지 않았다.
蜀將川兵,降者無數。
蜀將川兵으로 항복한 자를 헤아릴 수 없었다.
時孫夫人在吳,聞猇亭兵敗,訛傳先主死於軍中,遂驅車至江邊,望西遙哭,投江而死。
그때 손부인은 오나라에 있었는데, 효정에서 패전하고 선주가 軍中에서 죽었다는 잘못된 소식을 듣고는 마침내 수레를 몰아 강변에 이르러 서쪽을 향해 멀리서 곡하다 강에 몸을 던져 죽었다.
後人立廟江濱,號曰梟姬祠。
후인이 강가에 사당을 세웠는데 ‘梟姬祠’라 불렀다.
尚論者作詩歎之曰:
숭상하여 논하는 자가 시를 지어 탄복하였다.
<先主兵歸白帝城,夫人聞難獨捐生。
至今江畔遺碑在,猶著千秋烈女名。>
<선주의 군사는 백제성으로 돌아갔는데, 부인은 재난을 듣고 삶을 버리네.
강가에 남긴 비가 지금도 있어서, 천년에 열녀의 이름을 드러낸다.>
卻說
陸遜大獲全功,引得勝之兵,往西追襲。
각설하고
육손은 크게 완전한 공을 세우고 승리한 군사를 이끌고 서쪽으로 쫓아가 습격하려 하였다.
前離夔關不遠,遜在馬上看見前面臨山傍江,一陣殺氣,沖天而起;
앞으로 가서 夔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는데, 육손이 말 위에서 보니, 앞쪽 산에 맞닿은 강 옆에서 한 줄기 살기가 하늘을 뚫고 일어나고 있었다.
遂勒馬回顧眾將曰:
「前面必有埋伏。
三軍不可輕進.」
말고삐를 당기고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앞쪽에 반드시 매복이 있을 터이니 삼군은 가벼이 전진해서는 안 된다.”
即倒退十餘里,於地勢空闊處,排成陣勢以禦敵軍;
곧 되돌아 10여 리를 물러나 地勢空闊處에 진을 쳐서 적군을 막게 하였다.
即差哨馬前去探視。
곧 哨馬를 앞으로 보내 살펴보게 하였다.
回報並無軍屯在此,遜不信,下馬登山望之,殺氣復起。
돌아와 보고하기를, 여기에 주둔한 군사는 전혀 없다고 하였다. 육손은 믿지 않고 말에서 내려 산에 올라가서 바라보니 殺氣가 다시 일어났다.
遜再令人仔細探視,哨馬回報,前面並無一人一騎。
육손이 사람을 시켜 자세히 살펴보게 하였더니 정찰병이 돌아와서 앞쪽에 사람 하나, 말 하나도 없다고 보고하였다.
遜見日將西沈,殺氣越加,心中猶豫,令心腹人再往探看。
육손은 해가 지려하면서 살기가 더해짐을 보고 마음속으로 주저하여 심복을 시켜 다시 가서 살펴보게 하였다.
回報江邊止有亂石八九十堆,並無人馬。
돌아와서 보고하기를, 강변에는 다만 어지러운 돌 8, 90 무더기가 있을 뿐, 인마는 없다고 하였다.
遜大疑,令尋土人問之。
육손이 크게 의심하여 토착인을 찾아 묻겠다고 명령하였다.
須臾,有數人到。
잠시 후 몇 사람이 이르렀다.
遜問曰:
「何人將亂石作堆?
如何亂石堆中有殺氣沖起?」
육손이 물었다.
“누가 잡석을 가져다 무더기를 만들었는가?
어찌하여 잡석 무더기에 살기가 치솟아 일어나는가?”
土人曰:
「此處地名魚腹浦。
諸葛亮入川之時,驅兵到此,取石排成陣勢於沙灘之上;
自此常常有氣如雲,從內而起.」
토인이 말하였다.
“이곳의 지명은 魚腹浦입니다.
제갈량이 入川之時에 군사를 몰아 이곳에 이르러, 돌을 가져다 모래톱 위에 진세를 배열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때부터 항상 구름 같은 기운이 안으로부터 일어납니다.”
陸遜聽罷,上馬引數十騎來看石陣;
육손은 듣고 나서, 말에 올라 수십 騎를 이끌고 石陣을 보러 갔다.
立馬於山坡之上,但見四面八方,皆有門有戶。
산기슭 위에 말을 세우고 사면팔방을 보니 모두 문호가 있었다.
遜笑曰:
「此乃惑人之術耳,有何益焉!」
육손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은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술법일 뿐이니, 무슨 이익이 있으리오!”
遂引數騎下山坡來,直入石陣觀看。
마침내 몇 騎를 이끌고 산기슭을 내려가 바로 석진에 들어가서 살펴보았다.
部將曰:
「日暮矣,請都督早回.」
부장이 말하였다.
“날이 저물고 있으니 청컨대 도독께서는 속히 돌아가십시오.”
遜方欲出陣,忽然狂風大作。一霎時,飛沙走石,遮天蓋地。
육손이 막 진을 나가려는데 갑자기 광풍이 크게 일어나면서 삽시간에 모래가 날고 돌이 굴러다니며 하늘을 가리고 땅을 덮었다.
但見怪石嵯峨,槎枒似劍;橫沙立土,重疊如山;江聲浪湧,有如劍鼓之聲。
괴석이 우뚝우뚝 솟아나고 야자나무를 벤 것은 검과 같아 보였다. 모래가 어지러이 날고 흙이 일어나 두텁게 쌓인 것이 산과 같았다. 강물이 소리 내고 물결이 용솟음쳐서 마치 검과 북소리 같았다.
遜大驚曰:
「吾中諸葛之計也!」
육손이 깜짝 놀라 말하였다.
“내가 제갈의 계책에 빠졌구나!”
急欲回時,無路可出。
급히 돌아가려 하는데, 나갈 수 있는 길이 없었다.
正驚疑間,忽見一老人立於馬前,笑曰:
「將軍欲出此陣乎?」
놀라고 의아해하고 있을 때 홀연히 한 노인이 말 앞에서 웃으며 말하였다.
“장군은 이 진을 나가려 하십니까?”
遜曰:
「願長者引出.」
육손이 말하였다.
“원하건대 장자께서 꺼내어 주십시오.”
老人策杖徐徐而行,徑出石陣,並無所礙,送至山坡之上。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가서 곧바로 석진을 벗어났는데 전혀 막히는 바가 없이 산기슭 위로 보내주었다.
遜問曰:
「長者何人?」
육손이 물었다.
“장자께서는 누구십니까?”
老人答曰:
「老夫乃諸葛孔明之岳父黃承彥也。
昔小婿入川之時,於此布下石陣,名『八陣圖』。
反復八門,按遁甲休、生、傷、杜、景、死、驚、開。
每日每時,變化無端,可比十萬精兵。
臨去之時,曾分付老夫道:
『後有東吳大將迷於陣中,莫要引他出來。』
老夫適於山巖之上,見將軍從死門而入,料想不識此陣,必為所迷。
老夫平生好善,不忍將軍陷沒於此,故特從生門引出也.」
노인이 답하였다.
“老夫는 공명의 岳父 黃承彥입니다.
옛날 小婿入川之時에 여기에 석진을 布下하고 ‘八陣圖’라 이름하였습니다.
여덟 개 문을 반복하는데 둔갑함에 따라 휴, 생, 상, 두, 경, 사, 경, 개입니다.
매일, 매시에 변화하여 그 끝이 없으니 10만의 精兵에 비견할만합니다.
떠날 때 노부에게 부탁하기를,
‘후에 동오의 대장이 진 안에 빠져 헤매면 그를 인도하여 나오지 마십시오.’
노부가 마침 산의 바위 위에 있다가, 장군이 死門을 따라 들어감을 보고, 이 진을 알지 못하니 틀림없이 길을 잃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노부는 평생 선을 행하기를 좋아하여 차마 장군을 여기에 빠트려 둘 수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생문으로부터 이끌어 나온 것입니다.”
遜曰:
「公曾學此陣法否?」
육손이 말하였다.
“공은 이 진법을 배운 적이 있습니까?”
黃承彥曰:
「變化無窮,不能學也.」
황승언이 말하였다.
“변화가 끝이 없어 배울 수 없었습니다.”
遜慌忙下馬拜謝而回。
육손이 황망히 말에서 내려 감사하고 돌아갔다.
後杜工部有詩曰:
후에 두공부가 지은 시가 있다.
<功蓋三分國,名成八陣圖。
江流石不轉,遺恨失吞吳。>
<공은 나누어진 세 나라를 덮었고,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네.
강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고, 남은 한은 동오를 병탄하지 못한 것이라.>
陸遜回寨歎曰:
「孔明真『臥龍』也!吾不能及!」
육손이 영채에 돌아가 탄식하였다.
“공명은 참으로 臥龍이구나!
내가 미칠 수 없구나!”
於是下令班師。
이에 명령을 내려 군사를 돌렸다.
左右曰:
「劉備兵敗勢窮,困守一城,正好乘勢擊之;
今見石陣而退,何也?」
좌우가 말하였다.
“유비는 패전하여 형세가 곤궁하여 어렵게 한 성을 지키고 있으니, 형세를 타고 그를 공격하기에 딱 좋습니다.
지금 석진을 보고 물러가니 왜입니까?”
遜曰:
「吾非懼石陣而退;
吾料魏主曹丕,其奸詐與父無異,今知吾追趕蜀兵,必乘虛來襲。
吾若深入西川,急難退矣.」
육손이 말하였다.
“내가 石陣을 두려워하여 물러감이 아니오.
내가 생각해 보니, 魏主曹丕는 그 간사하기가 아버지와 다름이 없소. 지금 우리가 蜀兵을 뒤쫓음을 알면, 틀림없이 빈틈을 타고 습격할 터이오.
내가 만약 깊이 서천에 들어간다면 급히 물러나기 어렵소.”
遂令一將斷後,遜率大軍而回。
이리하여 한 장수에게 斷後하게 하고 육손은 대군을 통솔하여 돌아갔다.
退兵未及二日,三處人來飛報:
「魏兵曹仁出濡須,曹休出洞口,曹真出南郡:
三路兵馬數十萬,星夜至境,未知何意.」
군사를 물린 지 2일이 되지 않아서 세 곳의 사람이 와서 보고하였다.
“魏兵 조인이 유수에 나왔고, 조휴는 동구에를 나왔으며, 조진은 남군에 나와 세 길의 병마 수십만이 밤을 새워 국경에 이르렀는데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遜笑曰:
「不出吾之所料。
吾已令兵拒之矣.」
육손이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헤아린 바를 벗어나지 않았다.
내가 이미 군사들에게 명령하여 그들을 막게 하였다.”
正是:
雄心方欲吞西蜀,勝算還須禦北朝。
바로 이러하다.
웅대한 마음은 바야흐로 서촉을 병탄하고자 하나, 훌륭한 계책으로 다시 북조를 막아야 한다.
未知如何退兵,且看下文分解。
어떻게 군사를 물리칠까? 아래의 글에서 설명하는 것을 또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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