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八十六回
難張溫秦宓逞天辨 破曹丕徐盛用火攻.
제86회
張溫을 난처하게 하고자 秦宓은 天辨을 과시하고, 曹丕를 깨뜨리고자 徐盛은 火攻을 쓰다.
卻說
東吳陸遜自退魏兵之後,吳王拜遜為輔國將軍江陵侯,領荊州牧;
각설하고
동오의 육손이 魏兵을 물리친 후, 吳王은 육손을 輔國將軍 江陵侯로 삼고 형주목을 겸하게 하였다.
自此軍權皆歸於遜。
이때부터 軍權이 모두 육손에게 귀속되었다.
張昭、顧雍啟奏吳王,請自改元。
장소, 고옹이 吳王에게 아뢰어 스스로 연호를 바꾸자고 청하였다.
權從之,遂改為黃武元年。
손권이 그 말을 좇아 黃武 元年이라 하였다.
忽報魏主遣使至,權召入。
문득 魏主가 보낸 사신이 이르렀다고 보고하니 손권이 불러들였다.
使命陳說:
「蜀前使人求救於魏,魏一時不明,故發兵應之;
今已大悔,欲起四路兵取川,東吳可來接應。
若得蜀土,各分一半.」
사신이 말하였다.
“蜀이 전에 사람을 시켜 魏에 구원을 청하였을 때, 魏가 한때 현명하지 못하여 군사를 내어 호응하였습니다.
지금 이미 크게 뉘우치고 四路兵을 일으켜 取川하고자 하니 동오도 와서 接應해야 합니다.
만약 촉의 땅을 얻는다면 각각 반씩 나누겠습니다.”
權聞言,不能決,乃問於張昭、顧雍等。
손권이 말을 듣고 결정하지 못하고 장소, 고옹 등에게 물었다.
昭曰:
「陸伯言極有高見,可問之.」
장소가 말하였다.
“육백언은 지극한 고견이 있을 터이니 그에게 물어보아야 하겠습니다.”
權即召陸遜。
손권이 곧 육손을 불렀다.
遜至,奏曰:
「曹丕坐鎮中原,急不可圖;
今若不從,必為讎矣。
臣料魏與吳皆無諸葛亮之敵手。
今且勉強應允,整軍預備,只探聽四路如何。
若四路兵勝,川中危急,諸葛亮首尾不能救,主上則發兵以應之,先取成都,此為上策;
如四路兵敗,別作商議.」
육손이 와서 아뢰었다.
“조비는 중원을 차지하고 지키고 있어 급히 도모할 수 없습니다.
지금 따르지 않는다면 필시 원수가 될 터입니다.
신이 생각하기에 위와 오에는 모두 제갈량의 적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우선 어쩔 수 없이 應允하고, 군사를 정비하고 미리 비축하여 四路가 어떻게 되는지 살펴야 합니다.
만약 四路兵이 이겨 川中이 위급해지고 제갈량의 首尾가 구원하지 못하게 되면, 주상께서는 군사를 내어 호응하여 먼저 성도를 취함이 상책입니다.
四路兵이 패한다면 별도로 상의해야 합니다.”
權從之,乃謂魏使曰:
「軍需未辦,擇日便當起程.」
손권이 그 말을 좇아 魏使에게 일렀다.
“軍需가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으니, 날을 가려 마땅히 起程하겠소.”
使者拜辭而去。
使者가 拜辭하고 갔다.
權令人探得西番兵出西平關,見了馬超,不戰自退;
南蠻孟獲起兵攻四郡,皆被魏延用疑兵計殺退回洞去了;
上庸孟達兵至半路,忽然染病不能行;
曹真兵出陽平關,趙子龍拒住各處險道;果然一將守關,萬夫莫開。曹真屯兵於斜谷道,不能取勝而回。
손권이 사람을 시켜 탐지하였더니,
西番兵이 西平關으로 나왔다가 마초를 보자 싸우지 않고 물러났고,
남만 맹획은 군사를 일으켜 4군을 공격하였는데, 위연이 疑兵計를 써서 무찌르자 근거지로 돌아갔고,
상용의 맹달의 군사는 중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병이 들어서 가지 못했고,
조진의 군사는 양평관을 나왔으나 조자룡이 各處의 險道를 막았는데, 과연 一將守關하니 萬夫莫開이어서 조진은 군사를 斜谷道에 주둔하였으나 승리를 얻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하였다.
孫權知了此信,乃謂文武曰:
「陸伯言真神算也。
孤若妄動,又結怨於西蜀矣.」
손권이 이 소식을 알고 문무관에게 일렀다.
“육백언은 참으로 神算이로다.
내가 함부로 움직였다면 또 서촉에 원한을 맺었겠다.”
忽報西蜀遣鄧芝到。
홀연히 서촉에서 보낸 등지가 이르렀다고 보고하였다.
張昭曰:
「此又是諸葛亮退兵之計,遣鄧芝為說客也.」
장소가 말하였다.
“이것은 또한 제갈량의 退兵之計로, 등지를 보내 說客으로 삼았습니다.”
權曰:
「當何以答之?」
손권이 말하였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소?”
昭曰:
「先於殿前立一大鼎,貯油數百斤,下用炭燒。
待其油沸,可選身長面大武士一千人,各執刀在手,從宮門前直排至殿上,卻喚芝入見。
休等此人開言下說詞,責以酈食其說齊故事,效此例烹之,看其人如何對答.」
장소가 말하였다.
“먼저 대전 앞에 하나의 큰 솥을 세우고, 기름 수백 근을 담고, 솥 아래 숯으로 불을 피웁니다.
기름이 끓기를 기다렸다가, 키가 크고 얼굴이 큰 무사 일천 명을 뽑아 각각 칼을 손에 잡게 하고, 궁궐 문 앞에서부터 똑바로 대전에 이르도록 배열한 다음, 등지를 불러들여 만나십시오. 그 사람이 말을 시작하여 사설하기를 기다리지 마시고, 酈食其가 제나라에서 유세한 옛일로서 꾸짖고 그 예를 본받아서 삶겠다고 하여, 그 사람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보십시오.”
權從其言,遂立油鼎,命武士立於左右,各執軍器,召鄧芝入。
손권이 그 말을 따라, 기름 솥을 세우고, 무사에게 명하여 좌우에 서되, 각각 무기를 들게 한 후, 등지를 불러들였다.
芝整衣冠而入。
등지는 의관을 정돈하고 들어왔다.
行至宮門前,只見兩行武士,威風凜凜,各持鋼刀、大斧、長劍、短戟,直列至殿上。
가서 궁문 앞에 이르자, 두 줄의 무사들이 보이는데 위풍이 늠름하고, 각각 鋼刀, 大斧, 長劍, 短戟을 잡고 바로 大殿까지 열을 지어 있었다.
芝曉其意,並無懼色,昂然而行。
등지는 그 뜻을 알았으나, 懼色이 전혀 없이 昂然히 걸어갔다.
至殿前,又見鼎鑊內熱油正沸。
大殿에 이르러, 솥 안에 뜨거운 기름이 한창 끓고 있음을 보았다.
左右武士以目視之,芝但微微而笑。
좌우의 무사들이 주목하고 있는데 등지는 단지 微微하게 웃을 뿐이었다.
近臣引至簾前,鄧芝長揖不拜。
근신이 인도하여 簾前에 이르니, 등지가 長揖하되 절하지 않았다.
權令卷起珠簾,大喝曰:
「何不拜!」
손권은 卷起珠簾하고 크게 외쳤다.
“왜 절하지 않는가!”
芝昂然而答曰:
「上國天使,不拜小邦之主.」
등지가 의젓하게 답하였다.
“上國의 天使는 小邦之主에게 절하지 않습니다.”
權大怒曰:
「汝不自料,欲掉三寸之舌,效酈生說齊乎?
可速入油鼎!」
손권이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너는 자신을 헤아리지 않고 三寸之舌을 놀려 酈生이 제나라에서 유세하였음을 본받으려 하느냐?
속히 기름 솥에 넣어야 하리라!”
芝大笑曰:
「人皆言東吳多賢,誰想懼一儒生!」
등지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동오에 어진 이가 많다고 하더니, 일개 유생을 두려워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權轉怒曰:
「孤何懼爾一匹夫耶?」
손권이 더욱 노하여 말하였다.
“내가 어찌 너 일개 필부를 두려워하겠는가?”
芝曰:
「即不懼鄧伯苗,何愁來說汝等也?」
등지가 말하였다.
“등백묘가 두렵지 않은데, 어찌 그대들에게 유세함을 근심하십니까?”
權曰:
「爾欲為諸葛亮作說客,來說孤絕魏向蜀,是否?」
손권이 말하였다.
“네가 제갈량을 위한 세객이 되어, 나에게 위나라와 끊고 촉을 향하도록 유세하고자 함이 아닌가?”
芝曰:
「吾乃蜀中一儒生,特為吳國利害而來。
乃設兵陳鼎,以拒一使,何其局量之不能容物耶?」
등지가 말하였다.
“나는 촉의 일개 유생으로 특별히 吳國의 利害를 위해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군사를 늘어세우고 솥을 진열하여 일개 사신을 막으시니, 어찌 이렇게 局量이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십니까?”
權聞言惶愧,即叱退武士,命芝上殿,賜坐而問曰:
「吳魏之利害若何?
願先生教我.」
손권이 말을 듣고 당황하고 부끄러워하여 곧 무사를 질책하여 물리치고, 등지를 대전에 오르게 하고 자리에 앉게 하고 물었다.
“吳魏之利害가 어떠합니까?
선생께서 나를 가르쳐주십시오.”
芝曰:
「大王欲與蜀和,還是欲與魏和?」
등지가 말하였다.
“대왕께서 촉과 강화하고자 하십니까? 아니면 위와 강화하고자 하십니까?”
權曰:
「孤正欲與蜀主講和;
但恐蜀主年輕識淺,不能全始全終耳.」
손권이 말하였다.
“나는 실로 蜀主와 강화하고자 합니다.
다만 蜀主는 年輕識淺하여 全始全終하지 못할까 염려할 뿐입니다.”
芝曰:
「大王乃命世之英豪,諸葛亮亦一時之俊傑;
蜀有山川之險,吳有三江之固;
若二國連和,共為脣齒,進則可以兼吞天下,退則可以鼎足而立。
今大王若委贄稱臣於魏,魏必望大王朝覲,求太子以為內侍;
如其不從,則興兵夾攻,蜀亦順流而進取,如此則江南之地,不復為大王有矣。
若大王以愚言為不然,愚將就死於大王之前,以絕說客之名也.」
등지가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시대를 바로잡아 구원할 뛰어난 영웅호걸이시고, 제갈량 또한 一時之俊傑입니다.
촉에는 山川之險이 있고, 오에는 三江之固가 있습니다.
만약 두 나라가 강화한다면 함께 脣齒가 되어, 나아가면 곧 천하를 병탄할 수 있을 터이고, 물러나면 곧 솥발처럼 정립할 수 있을 터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위에 예물을 바치고 稱臣하시면, 위는 틀림없이 大王朝覲을 바라고 태자를 내시로 삼기를 요구할 터입니다.
따르지 않으면 군사를 일으켜 와서 공격하고, 촉 또한 흐름을 따라 나아가 공격하게 될 터이니 이렇게 되면 江南之地가 다시는 대왕의 소유가 되지 않겠습니다.
대왕께서 제 말이 그렇지 않다고 여기신다면, 저는 곧 大王之前에서 죽어서 세객의 이름을 끊겠습니다.”
言訖,撩衣下殿,望油鼎中便跳。
말을 마치고 옷을 걷어 올리고 대전을 내려가서 기름 솥을 향해 뛰어올랐다.
權急命止之,請入後殿,以上賓之禮相待。
손권이 급히 명하여 그를 저지하고, 請入後殿하여 上賓之禮로 대우하였다.
權曰:
「先生之言,正合孤意。
孤今欲與蜀主連和,先生肯為我介紹乎?」
손권이 말하였다.
“선생의 말은 정확히 나의 뜻에 부합합니다.
나는 지금 蜀主와 連和하고자 하니, 선생께서 나를 위하여 介紹해 주시겠소?”
芝曰:
「適欲烹小臣者,乃大王也;今欲使小臣者,亦大王也;
大王猶自狐疑未定,安能取信於人?」
등지가 말하였다.
“방금 소신을 삶고자 한 사람도 대왕이시고, 지금 소신을 부리고자 하는 사람도 또한 대왕입니다.
대왕께서 스스로 狐疑未定인데, 어찌 다른 사람에게서 믿음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權曰:
「孤意已決,先生勿疑.」
손권이 말하였다.
“나의 뜻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선생은 의심하지 마시오.”
於是吳王留住鄧芝,集多官問曰:
「孤掌江南八十一州,更有荊、楚之地,反不如西蜀偏僻之處也:
蜀有鄧芝,不辱其主;吳並無一人入蜀,以達孤意.」
이에 吳王이 등지를 머물러 두고, 관리들을 모아 물었다.
“내가 江南八十一州를 관장하다가 더하여 형과 초의 땅을 소유하였으나, 도리어 西蜀偏僻之處보다 못합니다.
촉에는 등지가 있어서 임금을 욕되게 하지 않는데, 오에는 入蜀하여 나의 뜻을 전달할 이가 한 사람도 없소.”
忽一人出班奏曰:
「臣願為使.」
문득 어떤 사람이 반열에서 나와 아뢰었다.
“신이 사신이 되겠습니다.
眾視之,乃吳郡吳人,姓張,名溫,字惠恕,現為中郎將。
사람들이 그를 보니 바로 吳郡 吳人으로 姓張,名溫,字惠恕로 현재 中郎將이었다.
權曰:
「恐卿到蜀見諸葛亮,不能達孤之情.」
손권이 말하였다.
“아마도 경이 촉에 이르러 제갈량을 만나 나의 심정을 전달하지 못할 터입니다.”
溫曰:
「孔明亦人耳,臣何畏彼哉?」
장온이 말하였다.
“공명도 또한 사람일 뿐인데 신이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습니까?”
權大喜,重賞張溫,使同鄧芝入川通好。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장온을 후하게 상주고 등지와 함께 入川通好하게 하였다.
卻說
孔明自鄧芝去後,奏後主曰:
「鄧芝此去,其事必成。
吳地多賢,定有人來答禮。
陛下當禮貌之,令彼回吳,以通盟好。
吳若通和,魏必不敢加兵於蜀矣。
吳魏寧靖,臣當征南,平定蠻方,然後圖魏。
魏削則東吳亦不能久存,可以復一統之基業也.」
각설하고
공명은 등지가 간 뒤 후주에게 아뢰었다.
“등지가 이번에 갔으니 그 일은 필시 이루어질 터입니다.
吳地多賢이니, 틀림없이 어떤 사람이 답례하러 올 터입니다.
폐하께서는 마땅히 禮貌로 대우하여 그가 오에 돌아가서 동맹을 맺게 하십시오.
오가 동맹을 맺으면 위는 필시 감히 촉에 군사를 늘리지 못할 터입니다.
오와 위가 안정되면 신은 마땅히 남쪽을 정벌하여 平定蠻方후에 위를 도모하겠습니다.
위나라가 깎이면 동오가 또한 오래 보존할 수 없을 터이니 통일의 기업을 회복할 수 있겠습니다.”
後主然之。
후주가 그렇다고 여겼다.
忽報東吳遣張溫與鄧芝入川答禮。
문득 보고하기를, 동오가 장온과 등지를 보내 답례하러 入川하였다고 하였다.
後主聚文武於丹墀,令鄧芝、張溫入。
후주가 문무관을 궁궐 계단에 모은 뒤 등지와 장온을 들어오게 하였다.
溫自以為得志,昂然上殿,見後主施禮。
장온은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여기고 의젓하게 대전에 올라 후주를 뵙고 예를 베풀었다.
後主賜錦墩,坐於殿左,設禦宴待之。
후주가 錦墩(의자)을 내리고 대전 왼쪽에 앉게 하고, 禦宴(임금이 베푸는 연회)을 열어 대접하였다.
後主但敬禮而已。
후주는 다만 敬禮할 뿐이었다.
宴罷,百官送張溫到館舍。
연회가 끝나자 백관이 장온을 환송하여 숙소에 이르게 하였다.
次日,孔明設宴相待。
다음 날 공명이 연회를 열고 대접하였다.
孔明謂張溫曰:
「先帝在日,與吳不睦。今已晏駕。
當今主上,深慕吳王,欲捐舊忿,永結盟好,併力破魏。
望大夫善言回奏.」
공명이 장온에게 일렀다.
“先帝在日에 오와 화목하지 못하였는데 지금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주상께서는 깊이 吳王을 사모하여 옛 분노를 버리고 길이 동맹을 맺고, 힘을 합쳐 위를 깨트리려 합니다.
대부께서는 돌아가서 좋은 말로 아뢰어 주십시오.”
張溫領諾。
장온이 응낙하였다.
酒至半酣,張溫喜笑自若,頗有傲慢之意。
술이 반쯤 취하자 장온이 기뻐하고 웃으며 자약하여 자못 오만한 뜻이 있었다.
次日,後主將金帛賜與張溫,設宴於城南郵亭之上,命眾官相送。
다음 날 후주가 금과 비단을 가져다 장온에게 내려 주고 성 남쪽 객사에서 연회를 베풀고 관리들에게 배웅하게 하였다.
孔明慇懃勸酒。
공명이 은근히 술을 권하였다.
正飲酒間,忽一人乘醉而入,昂然長揖,入席就坐。
한창 술을 마시는데 문득 어떤 사람이 취기를 틈타서 들어와 昂然長揖하고 자리에 앉았다.
溫怪之,乃問孔明曰:
「此何人也?」
장온이 괴이하게 여겨 공명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孔明答曰:
「姓秦,名宓,字子敕;現為益州學士.」
공명이 답하였다.
“성은 秦이고 이름은 宓이며, 자는 子敕인데 현재 益州學士입니다.”
溫笑曰:
「名稱學士,未知胸中曾學事否?」
장온이 웃으며 말하였다.
“名稱이 學士이니 가슴 속에 일찍이 일을(정사를) 배웠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宓正色而言曰:
「蜀中三尺小童,尚皆就學,何況於我?」
진복이 正色하고 말하였다.
“촉의 三尺小童도 모두 배움에 나아가는데 하물며 나이겠습니까?”
溫曰:
「且說公何所學?」
장온이 말하였다.
“각설하고 공이 배운 바는 무엇입니까?”
宓對曰:
「上至天文,下至地理,三教九流,諸子百家,無所不通;古今興廢,聖賢經傳,無所不覽.」
진복이 대답하였다.
“위로는 천문에 이르고 아래로는 지리에 이르기까지 3교와 9류, 제자백가에 통하지 않는 바가 없고, 고금의 흥기함과 폐함, 성현의 경전을 보지 않음이 없습니다.”
溫笑曰:
「公既出大言,請即以天為問。天有頭乎?」
장온이 웃으며 말하였다.
“공이 큰소리를 쳤으니 하늘을 가지고 묻겠습니다.
하늘에는 머리가 있습니까?”
宓曰:
「有頭.」
진복이 말하였다.
“머리가 있습니다.”
溫曰:
「頭在何方?」
장온이 말하였다.
“머리는 어느 쪽에 있습니까?”
宓曰:
「在西方。
詩云:
『乃眷西顧。』
以此推之,頭在西方也.」
진복이 말하였다.
“서쪽에 있습니다.
시경에 ‘이에 서쪽을 돌아보았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로써 미루어보면 머리는 서쪽에 있습니다.”
溫又問:
「天有耳乎?」
장온이 또 물었다.
“하늘에는 귀가 있습니까?”
宓答曰:
「天處高而聽卑。
詩云:
『鶴鳴九皋,聲聞於天。』
無耳何能聽?」
진복이 답하였다.
“하늘은 높은 곳에 있으면서 낮은 곳의 소리를 듣습니다.
시경에 ‘학이 깊은 못에서 울어도 하늘에 소리가 들린다.’라고 하였습니다.
귀가 없고서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溫又問:
「天有足乎?」
장온이 또 물었다.
“하늘에는 발이 있습니까?”
宓曰:
「有足。
詩云:
『天步艱難。』
無足何能步?」
진복이 말하였다.
“발이 있습니다.
시경에 ‘하늘의 걸음이 어려워진다.’라고 했습니다.
발이 없고서 어떻게 걸을 수 있겠습니까?”
溫又問:
「天有姓乎?」
장온이 또 물었다.
“하늘에 성이 있습니까?”
宓曰:
「豈得無姓!」
진복이 말하였다.
“어찌 성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溫曰:
「何姓?」
장온이 말하였다.
“성은 무엇입니까?”
宓答曰:
「姓劉.」
진복이 말하였다.
“성은 유씨입니다.”
溫曰:
「何以知之?」
장온이 말하였다.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宓曰:
「天子姓劉,以故知之.」
진복이 말하였다.
“천자의 성이 유씨이기 때문에 압니다.”
溫又問曰:
「日生於東乎?」
장온이 또 물었다.
“해는 동쪽에서 생깁니까?”
宓對曰:
「雖生於東,而沒於西.」
진복이 대답하였다.
“비록 동쪽에서 생기지만 서쪽에서 집니다.”
此時秦宓語言清朗,答問如流,滿座皆驚。
이때 진복의 語言은 清朗하고 答問은 如流하니 滿座皆驚이었다.
張溫無語。
장온은 말이 없었다.
宓乃問曰:
「先生東吳名士,既以天事下問,必能深明天之理。
昔混沌既分,陰陽剖判;
輕清者上浮而為天,重濁者下凝而為地;
至共工氏戰敗,頭觸不周山,天柱折,地維缺:
天傾西北,地陷東南。
天既輕清而上浮,何以傾其西北乎?
又未知輕清之外,還有何物?
願先生教我.」
진복이 물었다.
“선생은 東吳名士로 하늘의 일로서 물으시니 틀림없이 하늘의 이치에 깊이 밝을 터입니다.
옛날에 혼돈이 나뉘어 음과 양으로 잘렸습니다.
가볍고 맑은 것은 올라가 떠서 하늘이 되고, 무겁고 탁한 것은 내려가 엉겨 땅이 되었습니다.
공공씨가 패전함에 이르러 머리가 불주산을 떠받아 天柱는 부러지고, 地維는 이지러졌습니다.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어지고 땅은 동남쪽으로 빠졌습니다.
하늘은 가볍고 맑아 떠올랐는데 왜 서북쪽으로 기울었습니까?
또 가볍고 맑은 것밖에 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원하건대 선생께서는 나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張溫無言可對,乃避席而謝曰:
「不意蜀中多出俊傑!
恰聞講論,使僕頓開茅塞.」
장온은 대답할 말이 없어 자리를 피하고 사과하였다.
“의외로 촉에 준걸이 많이 나왔군요!
마침 강론을 들어 저에게 우둔함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孔明恐溫羞愧,故以善言解之曰:
「席間問難,皆戲談耳。
足下深知安邦定國之道,何在脣齒之戲哉?」
공명은 장온이 부끄러워할까 염려하여 좋은 말로 풀어주었다.
“자리에서 어려운 것을 물었으나 모두 희롱하는 말일 뿐입니다.
足下께서는 安邦定國之道를 깊이 알고 계실 터인데, 어찌 脣齒之戲에 마음을 두겠습니까?”
溫拜謝。
장온이 拜謝하였다.
孔明又令鄧芝入吳答禮,就與張溫同行。
공명은 또 등지에게 入吳答禮하게 하고, 장온과 함께 가게 하였다.
張、鄧二人拜辭孔明,望東吳而來。
장온, 등지 2인이 공명에게 拜辭하고 동오를 향하여 떠났다.
卻說
吳王見張溫入蜀未還,乃聚文武商議。
각설하고
吳王은 장온이 촉에 들어가 돌아오지 않음을 보고 문무관을 모아 상의하였다.
忽近臣奏曰:
「蜀遣鄧芝同張溫入國答禮.」
문득 근신이 아뢰었다.
“촉이 등지를 장온과 함께 보내 入國答禮한다고 합니다.”
權召入。
손권이 불러들였다.
張溫拜於殿前,備稱後主、孔明之德,願求永結盟好,特遣鄧尚書又來答禮。
장온이 대전에서 절하고 후주과 공명의 덕을 갖추어 칭찬하고, 길이 동맹을 맺기를 원하여 특히 등상서를 보내서 또 답례하러 왔다고 하였다
權大喜,乃設宴待之。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이에 연회를 베풀어 대접하였다.
權問鄧芝曰:
「若吳蜀二國同心滅魏,得天下太平,二主分治,豈不樂乎?」
손권이 등지에게 물었다.
“만약 오촉 두 나라가 同心滅魏하고 천하태평을 얻어서, 두 임금이 나누어 다스리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芝答曰:
「『天無二日,民無二王。』
如滅魏之後,未識天命所歸何人。
但為君者,各修其德;為臣者,各盡其忠;則戰爭方息耳.」
등지가 답하였다.
“‘하늘에는 두 개의 해가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라고 합니다.
위를 없앤 후에 천명이 어떤 사람에게 돌아갈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임금된 자는 각각 덕을 닦고, 신하된 자가 각각 충성을 다하여야 전쟁이 겨우 그칠 뿐입니다.”
權大笑曰:
「君之誠款,乃如是耶!」
손권이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그대의 정성이 이와 같구려!”
遂厚贈鄧芝還蜀。
마침내 등지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 촉으로 돌려보냈다.
自此吳蜀通好。
이로부터 오촉이 通好하였다.
卻說
魏國細作人探知此事,火速報入中原。
각설하고
위나라의 細作人이 이 일을 탐지하여 火速히 중원에 보고하였다.
魏主曹丕聽知,大怒曰:
「吳蜀連和,必有圖中原之意也。不若朕先伐之.」
魏主 조비가 듣고 크게 노하였다.
“오촉이 화합함은 필시 중원을 도모할 뜻이 있음이다. 짐이 먼저 정벌함이 낫겠다.”
於是大集文武,商議起兵伐吳。
이에 문무관을 크게 모아 起兵伐吳를 상의하였다.
此時大司馬曹仁、太尉賈詡已亡。
이때에 대사마 조인, 태위 가후는 이미 죽은 후였다.
侍中辛毗出班奏曰:
「中原之地,土闊民稀,而欲用兵,未見其利。
今日之計,莫若養兵屯田十年,足食足兵,然後用之,則吳蜀方可破也.」
侍中 辛毗가 반열에서 나와 아뢰었다.
“중원 땅은 넓으나 백성은 적으니 군사를 쓰고자 하면 이롭지 못합니다.
오늘의 계책은 養兵屯田을 10년 동안 시행하여 식량과 군사를 풍족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야 군사를 써서 오와 촉을 깨트릴 수 있겠습니다.”
丕怒曰:
「此迂儒之論也!
今吳蜀連和,早晚必來侵境,何暇等待十年?」
조비가 노하여 말하였다.
“이것은 우활한 유생의 논의이구나!
지금 오촉이 화합하여 조만간에 틀림없이 경계를 침범할 텐데, 어느 겨를에 10년을 기다리겠느냐?”
即傳旨起兵伐吳。
곧 명령을 내려 군사를 일으켜 오를 정벌하게 하였다.
司馬懿奏曰:
「吳有長江之險,非船莫渡。
陛下必御駕親征,可選大小戰船,從蔡、潁而入淮,取壽春,至廣陵,渡江口,徑取南徐,此為上策.」
사마의가 아뢰었다.
“오에는 長江之險이 있어 배가 아니면 건널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틀림없이 직접 친정하시려면 크고 작은 싸움배를 뽑고, 채영(채주와 영천)에서 회수로 들어가 수춘을 취하고, 광릉에 이르며, 강구를 건너 지름길로 南徐를 취하는 이것이 상책이 됩니다.”
丕從之。
조비가 그 말을 좇았다.
於是日夜併工,造龍舟十隻,長二十餘丈,可容二千餘人;收拾戰船三千餘隻。
이에 밤낮으로 장인을 재촉하여 龍舟 10척을 만들었는데 길이가 20여 장으로 2천여 인을 태울 수 있었고, 戰船 3천여 척을 모았다.
魏黃初五年秋八月,會聚大小將士,令曹真為前部;張遼、張郃、文聘、徐晃等為大將先行;許褚、呂虔為中軍護衛;曹休為合後;劉曄、蔣濟為參謀。
魏 황초 5년 가을 8월 대소 장사를 모아 조진을 전부가 되게 하고, 장요, 장합, 문빙, 서황 등을 대장으로 삼아 앞서가게 하고, 허저, 여건은 중군호위로 삼고, 조휴는 合後로 삼고, 유엽과 장제를 참모로 삼았다.
前後水陸軍馬三十餘萬,剋日起兵。
전후 수륙 군마가 30여 만으로 날을 정하여 군사를 일으켰다.
封司馬懿為尚書僕射,留在許昌。凡國政大事,並皆聽懿決斷。
사마의를 봉하여 尚書僕射로 삼아 허창에 남아 있게 하고, 모든 國政大事를 모두 사마의의 결단을 따르게 하였다.
不說魏兵起程。
魏兵이 출발하였음은 말하지 않는다.
卻說
東吳細作探知此事,報入吳國。
각설하고
동오의 세작이 이 일을 탐지하여 오나라에 보고하였다.
近臣慌奏吳王曰:
「今魏王曹丕,親自乘駕龍舟,提水陸大軍三十餘萬,從蔡、潁出淮,必取廣陵渡江,來下江南。
甚為利害.」
근신이 황급히 吳王에게 아뢰었다.
“지금 魏王 조비가 직접 龍舟를 타고 수륙 대군 30여 만을 이끌고 채주와 영천에서 회수로 나왔는데 틀림없이 광릉을 취하고 강을 건너 강남으로 내려와 심한 재앙이 될 터입니다.”
孫權大驚,即聚文武商議。
손권이 깜짝 놀라 곧 문무관을 모아 상의하였다.
顧雍曰:
「今主上既與西蜀連和,可修書與諸葛孔明,令起兵出漢中以分其勢;一面遣一大將,屯兵南徐以拒之.」
고옹이 말하였다.
“지금 주상께서 西蜀과 동맹을 맺었으니, 글을 써서 제갈공명에게 주어 군사를 일으켜 한중으로 나오게 함으로써 그 세력을 나누고, 한편으로는 한 대장을 보내 남서에 주둔하여 그들을 막아야 합니다.”
權曰:
「非陸伯言不可當此大任.」
손권이 말하였다.
“육백언이 아니면 이 중요한 임무를 감당할 수 없다.”
雍曰:
「陸伯言鎮守荊州,不可輕動.」
고옹이 말하였다.
“육백언은 형주를 지키고 있어 가벼이 움직일 수 없습니다.”
權曰:
「孤非不知,奈眼前無替力之人.」
손권이 말하였다.
“내가 모르는 바 아니지만, 눈앞에 아무도 그와 능력을 바꿀 사람이 없소.”
言未畢,一人從班部內應聲而出曰:
「臣雖不才,願統一軍以當魏兵。
若曹丕親渡大江,臣必生擒,以獻殿下;若不渡江,亦殺魏兵大半,令魏兵不敢正視東吳.」
말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한 사람이 반열 안에서 應聲하여 나와 말하였다.
“신이 비록 재주 없으나, 원하건대 一軍을 통솔하여 魏兵을 막겠습니다.
조비가 직접 대강을 건너면 신이 틀림없이 산 채로 사로잡아 전하께 바칠 터이고, 강을 건너지 않으면 또한 魏兵 태반을 죽여서, 魏兵이 감히 동오를 바로 보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權視之,乃徐盛也。
손권이 그를 보니 서성이었다.
權大喜曰:
「如得卿守江南一帶,孤何憂哉?」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만약 경이 강남 일대를 지킬 수 있다면 내가 무슨 근심을 하겠는가?”
遂封徐盛為安東將軍,總鎮都督建業、南徐軍馬。
서성을 봉해 안동장군이라 하고, 건업과 남서의 군마를 총괄하여 감독하게 하였다.
盛謝恩,領命而退,即傳令教眾官軍多置器械,多設旌旗,以為守護江岸之計。
서성이 謝恩하고 명을 받고 물러 나와서 관군에게 명령을 내려 器械와 정기를 많이 설치하여 守護江岸之計로 삼았다.
忽一人挺身出曰:
「今日大王以重任委託將軍,欲破魏兵以擒曹丕,將軍何不早發軍馬渡江,於淮南之地迎敵?
直待曹丕兵至,恐無及矣.」
홀연히 한 사람이 몸을 빼고 나와 말하였다.
“오늘 대왕께서 무거운 임무를 장군에게 맡겨 魏兵을 깨트려서 조비를 사로잡고자 하시는데, 장군께서는 어찌하여 빨리 군마를 출발시켜 강을 건너 회남 땅에서 적을 맞이하지 않습니까? 그저 조비의 군사가 이르기를 기다리신다면, 아마도 미치지 못할 터입니다.
盛視之,乃吳王姪孫韶也。
서성이 그를 보니 곧 吳王의 조카 孫韶였다.
韶字公禮,官授揚威將軍,曾在廣陵守禦;年幼負氣,極有膽勇。
손소의 자는 公禮로 관직은 揚威將軍이었다. 일찍이 광릉을 지켰다. 나이가 어려 화를 잘 내고 담력과 용맹이 지극하였다.
盛曰:
「曹丕勢大,更有名將為先鋒,不可渡江迎敵。
待彼船皆集於北岸,吾自有計破之.」
서성이 말하였다.
“조비는 세력이 크고, 게다가 名將이 선봉이 되었으니, 강을 건너가서 적을 맞이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배가 모두 北岸에 모이기를 기다려 나는 그들을 깨트릴 계책을 갖고 있습니다.”
韶曰:
「吾手下自有三千軍馬,更兼深知廣陵路勢,吾願自去江北,與曹丕決一死戰。
如不勝,甘當軍令.」
손소가 말하였다.
“내 부하로 3천의 군마가 있고, 게다가 廣陵路勢를 깊이 알고 있으니, 원하건대 제가 직접 강북에 가서 조비와 一死戰을 결하겠습니다.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군령을 甘當하겠습니다.”
盛不從。
서성은 따르지 않았다.
韶堅執要去。
손소는 고집을 피우고 가기를 요청하였다.
盛只是不肯,韶再三要行。
서성이 허락하려 하지 않는데도 손소는 두 번, 세 번 갈 것을 요청하였다.
盛怒曰:
「汝如此不聽號令,吾安能制諸將乎?」
서성이 노하여 말하였다.
“네가 이같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니 내가 어떻게 여러 장수를 제어할 수 있겠는가?”
叱武士推出斬之。
무사에게 끌고 나가 머리를 베라고 소리쳤다.
刀斧手擁孫韶出轅門之外,立起皂旗。
도부수가 손소를 잡고 轅門 밖으로 나가 皂旗를 일으켜 세웠다.
韶部將飛報孫權。
손소의 부장이 재빨리 손권에게 보고하였다.
權聽知,急上馬來救。
손권이 듣고 급히 말에 올라 구하러 갔다.
武士恰待行刑,孫權早到,喝散刀斧手,救了孫韶。
무사가 막 형벌을 집행하려는데 손권이 재빨리 이르러 소리쳐 도부수를 흩어버리고, 손소를 구하였다.
韶哭奏曰:
「臣往年在廣陵,深知地理;不就那裏與曹丕廝殺,直待他下了長江,東吳指日休矣!」
손소가 곡하며 아뢰었다.
“신이 과거에 광릉에 있어 지리를 잘 압니다. 그곳으로 나아가 조비와 싸우지 않고 그저 그가 장강을 내려오기를 기다린다면, 동오는 머지않아 끝날 터입니다.”
權逕入營來。徐盛迎接入帳,奏曰:
「大王命臣為都督,提兵拒魏;
今揚威將軍孫韶,不遵軍法,違令當斬,大王何故赦之?」
손권이 곧장 군영에 들어가니 서성이 맞아 군막에 들어가 아뢰었다.
“대왕께서 신을 도독으로 삼아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를 막으라 명하셨습니다.
지금 양위장군 손소는 不遵軍法하고 違令當斬인데 대왕께서는 무슨 이유로 사면하라 하십니까?”
權曰:
「韶倚血氣之壯,誤犯軍法,萬希寬恕.」
손권이 말하였다.
“손소가 血氣之壯에 기대어 잘못 군법을 범하였으나 萬希寬恕이오.”
盛曰:
「法非臣所立,亦非大王所立,乃國家之典刑也。
若以親而免之,何以令眾乎?」
서성이 말하였다.
“법은 신이 세운 바가 아니고 또 대왕께서 세운 바도 아니고 곧 국가의 典刑입니다.
친하다고 사면한다면, 무엇으로서 군사들을 명령하겠습니까?”
權曰:
「韶犯法本應任將軍處治;
奈此子雖本姓俞氏,然孤兄甚愛之,賜姓孫。
於孤頗有勞績,今若殺之,負兄義矣.」
손권이 말하였다.
“손소가 법을 어겼음은 본래 장군의 처치에 맡겨야 하오.
이 아이는 비록 本姓이 俞氏이나 나의 형님이 매우 사랑하여 손씨 성을 내렸소.
나에게 자못 공로가 있는데 지금 그를 죽이면 형제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오.”
盛曰:
「且看大王之面,寄下死罪.」
서성이 말하였다.
“우선 대왕의 체면을 보아 죽을죄를 (대왕께) 맡겨 두겠습니다.”
權令孫韶拜謝。
손권이 손소에게 절하고 사과하게 하였다.
韶不肯拜,厲聲而言曰:
「據吾之見,只是引軍去破曹丕!
便死也不服你的見識!」
손소가 절하려 하지 않고 성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의 견해에 근거하면 군사를 이끌고 조비를 깨트릴 수 있습니다!
곧 죽더라도 당신의 견해에 복종하지 않겠습니다!”
徐盛變色。
서성의 얼굴색이 변하였다.
權叱退孫韶,謂徐盛曰:
「便無此子,何損於吳?
今後勿再用之.」
손권이 손소를 꾸짖어 물러가게 하고 서성에게 일렀다.
“이 아이가 없더라도 오나라에 무슨 손해가 있겠소?
지금 이후로 다시 쓰지 마시오.”
言訖自回。
말을 마치고 돌아갔다.
是夜,人報徐盛,說孫韶引本部三千精兵,潛地過江去了。
그날 밤 누군가 서성에게 보고하기를, 손소가 본부의 3천 精兵을 이끌고 몰래 강을 건너갔다고 하였다.
盛恐有失,於吳王面上不好看,乃喚丁奉授以密計,引三千兵渡江接應。
서성은 실수가 있으면 오왕의 얼굴을 좋게 보지 못할까 염려하여, 이에 정봉을 불러 비밀 계책을 주어 군사 삼천을 이끌고 강을 건너 接應하게 하였다.
卻說
魏主駕龍舟至廣陵,前部曹真已領兵列於大江之岸。
각설하고
魏主가 龍舟를 타고 광릉에 이르니 前部 조진이 이미 군사를 거느리고 大江之岸에 열 지어 있었다.
曹丕問曰:
「江岸有多少兵?」
조비가 물었다.
“강기슭에 얼마나 많은 군사가 있는가?”
真曰:
「隔岸遠望,並不見一人,亦無旌旗營寨.」
조진이 말하였다.
“기슭을 사이하고 멀리 바라보니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또 깃발과 영채도 없습니다.”
丕曰:
「此必詭計也。朕自往觀其虛實.」
조비가 말하였다.
“이는 틀림없이 속이는 계책일 터이다. 짐이 직접 가서 그 허실을 보아야 하겠다.”
於是大開江道,放龍舟直至大江,泊於江岸。
이에 크게 江道를 열고 龍舟를 놓아 바로 대강에 이르러 강기슭에 정박하였다.
船上建龍鳳日月五色旌旗,鑾儀簇擁,光耀射目。
배 위에 용봉일월오색 깃발을 세우고 의장대가 빽빽이 둘러싸 광휘가 눈을 쏘았다.
曹丕端坐舟中,遙望江南,不見一人,回顧劉曄、蔣濟曰:
「可渡江否?」
조비가 배 안에 단정히 앉아 멀리 강남을 바라보아도 한 사람도 없자 유엽, 장제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강을 건널 수 있겠는가?”
曄曰:
「兵法實實虛虛。
彼見大軍至,如何不作準備?
陛下未可造次。
且待三五日,看其動靜,然後發先鋒渡江以探之.」
유엽이 말하였다.
“병법에 實實虛虛이라 했습니다.
그들이 대군이 도착함을 보고 어떻게 준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폐하께서 경솔해서는 안 됩니다.
우선 3, 5일을 기다리며 그 동정을 본 후 선봉이 강을 건너게 하여 탐지해야 합니다.”
丕曰:
「卿言正合朕意.」
조비가 말하였다.
“경의 말이 바로 짐의 뜻에 부합하오.”
是日天晚,宿於江中。
그날 해가 저물자 江中에서 잠을 잤다.
當夜月黑。軍士皆執燈火,明耀天地,殆如白晝。
그날 밤은 달이 어두워 군사들이 모두 등불을 들었는데, 천지에 밝게 빛나 흡사 대낮과 같았다.
遙望江南,並不見半點兒火光。
멀리 강남을 바라보니 결코 반점의 불빛도 보이지 않았다.
丕問左右曰:
「此何故也?」
조비가 좌우에 물었다.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近臣奏曰:
「想聞陛下天兵來到,故望風逃竄耳.」
근신이 아뢰었다.
“생각하기에 폐하의 천병이 이르렀음을 듣고 위세만 보고 달아났을 뿐입니다.”
丕暗笑。
조비가 속으로 웃었다.
及至天曉,大霧迷漫,對面不見。
새벽녘이 되자 짙은 안개가 자욱하여 얼굴을 마주하여도 보이지 않았다.
須臾風起,霧散雲收,望見江南一帶皆是連城;城樓上鎗刀耀日,遍城盡插旌旗號帶。
잠시 후 바람이 일어 안개가 흩어지고 구름이 걷히었는데, 강남 일대를 바라보니 모두 연이은 성이고, 성루 위에는 창과 칼이 해를 받아 빛나고, 성을 둘러 깃발과 신호 깃발이 꽂혀 있었다.
頃刻數次人來報:
「南徐沿江一帶,直至石頭城;一連數百里,城郭舟車,連綿不絕,一夜成就.」
잠깐 사이에 몇 차례나 사람이 와서 보고하였다.
“南徐의 沿江一帶에서 바로 석두성에 이르기까지 수백 리를 잇달아 성곽과 舟車가 면면히 이어져 끊어지지 않는데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졌습니다.”
曹丕大驚。
조비가 크게 놀랐다.
原來徐盛束縛蘆葦為人,盡穿青衣,執旌旗,立於假城疑樓之上。
알고 보니 서성이 갈대를 묶어 사람을 만들어 모두 청의를 입히고 깃발을 들려 가짜 성과 보루의 위에 세워 둔 것이었다.
魏兵見城上許多人馬,如何不膽寒?
魏兵이 성 위의 많은 인마를 보았으니 어떻게 담이 서늘하지 않겠는가?
丕歎曰:
「魏雖有武士千群,無所用之。
江南人物如此,未可圖也!」
조비가 탄식하여 말하였다.
“위나라에 비록 무사 천여 무리가 있으나 쓸 곳이 없다. 강남의 인물이 이와 같으니 아직 도모하지 못하겠구나!”
正驚訝間,忽然狂風大作,白浪滔天,江水濺濕龍袍,大船將覆。
한창 놀라는 때에 홀연히 광풍이 크게 일고, 흰 물결이 하늘에 치솟아 강물이 용포를 적시고 큰 배가 곧 뒤집어질 듯하였다.
曹真慌令文聘撐小舟急來救駕。
조진이 황급히 문빙에게 작은 배를 저어 급히 가서 황제를 구원하게 하였다.
龍舟上人立站不住。
용주 위의 사람들이 서 있지 못하였다.
文聘跳上龍舟,負丕下得小舟,奔入河港。
문빙이 용주에 뛰어올라 조비를 업고 작은 배로 내려와 河港으로 달려 들어갔다.
忽流星馬報道:
「趙雲引兵出陽平關,徑取長安.」
홀연히 유성마가 보고하였다.
“조운이 군사를 이끌고 양평관을 나와 지름길로 장안을 취하려 합니다.”
丕聽得,大驚失色,便教回軍。
조비가 듣고 대경실색하여 군사를 거두게 하였다.
眾軍各自奔走。
군사들이 각자 달아났다.
背後吳兵追至。
뒤에서 吳兵이 쫓아 왔다.
丕傳旨教盡棄禦用之物而走。
조비가 명령을 내려 禦用之物을 모두 버리고 달아나게 하였다.
龍舟將次入淮,忽然鼓角齊鳴,喊聲大振,刺斜裏一彪軍殺到;為首大將,乃孫韶也。
용주가 장차 회수에 들어가려 하는데 홀연히 鼓角齊鳴하고, 喊聲大振하더니, 옆에서 一彪軍이 달려오는데 為首大將은 손소였다.
魏兵不能抵當,折其大半,渰死者無數。
魏兵이 막지 못하고 그 태반이 꺾이고 물에 빠져 죽은 이가 헤아릴 수 없었다.
諸將奮力救出魏主。
장수들이 힘을 떨쳐 魏主를 구출하였다.
魏主渡淮河,行不三十里,淮河中一帶蘆葦,預灌魚油,盡皆火著;
魏主가 淮河를 건너 30리를 가지 못했는데, 회하 일대의 갈대에 미리 魚油가 부어져 있어 모두 불이 붙었다.
順風而下,風勢甚急;火焰漫空,截住龍舟。
바람을 따라 내려오는데 바람의 형세가 매우 급하니 화염이 공중에 가득하여 용주를 막았다.
丕大驚,急下小船。
조비가 깜짝 놀라 급히 작은 배에서 내렸다.
傍岸時,龍舟上早已火著。
강기슭에 이를 때 용주 위에도 이미 불이 붙었다.
丕慌忙上馬,岸上一彪軍殺來,為首一將,乃丁奉也。
조비가 황망히 말에 오르는데, 강기슭에서 一彪軍이 쇄도해 왔다. 為首一將은 곧 정봉이었다.
張遼拍馬來迎,被奉一箭射中其腰,卻得徐晃救了,同保魏主而走,折軍無數。
장요가 급히 말에 박차를 가해 가서 맞이하는데 정봉이 쏜 화살 한 개가 그의 허리에 적중되었다. 서황이 구원하여 함께 魏主를 보호하며 달아났는데 꺾인 군사를 헤아릴 수 없었다.
背後孫韶、丁奉奪得馬匹、車仗、船隻、器械,不計其數。
뒤쫓아 가는 손소와 정봉이 빼앗은 馬匹、車仗、船隻、器械가 헤아릴 수 없었다.
魏兵大敗而回。
위병이 대패하여 돌아갔다.
吳將徐盛,全獲大功。
吳將 서성은 큰 공을 온전히 얻었다.
吳王重加賞賜。
오왕이 많은 상을 내렸다.
張遼回到許昌,箭瘡迸裂而亡。
장요는 허도에 도착하여 箭瘡이 터져서 죽었다.
曹丕厚葬之。不在話下。
조비가 그를 후하게 장사 지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卻說
趙雲引兵殺出陽平關之次,忽報丞相有文書到,說:
<益州耆帥雍闓結連蠻王孟獲,起十萬蠻兵,侵掠四郡;因此宣雲回軍,令馬超堅守陽平關,丞相欲自南征。>
각설하고
조운이 군사를 이끌고 양평관을 쇄도해 나올 때, 홀연히 승상의 문서가 이르렀다고 보고하였다.
<益州 耆帥 雍闓가 만왕 맹획과 結連하여 10만의 만병을 일으켜 4군을 침략하였다. 이 때문에 명령하니 조운은 군사를 돌리고, 마초는 굳게 양평관을 지켜라. 승상은 스스로 남쪽을 정벌하고자 한다.>
趙雲乃急收兵而回。
조운은 급히 군사를 거두어 돌아갔다.
此時孔明在成都整飭軍馬,親自南征。
이때 공명은 성도에 있으면서 군마를 정비하여 스스로 남쪽을 정벌하려 하고 있었다.
正是:
方見東吳敵北魏,又看西蜀戰南蠻。
바로 이러하다.
동오가 북위와 대적함을 이제 막 보았는데, 서촉이 남만과 싸움을 또 보겠네.
未知勝負如何,且看下文分解。
승부가 어떻게 될까? 다음 편에서 설명함을 또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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