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112)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三藐虎子猫兒 衿川三藐寺麻區中 虎乳子 寺僧伺虎出去 取其子置房中.금천(衿川) 三藐寺의 삼대 밭에 호랑이가 새끼를 기르고 있었는데, 절의 중이 호랑이가 나가기를 엿보다가 그 새끼를 데려다가 방 안에 두었다.▶ 衿川: 衿川縣. 경기도에 있었던 현의 이름이다.▶ 三藐寺: 경기도 금천현의 삼성산(三聖山)에 있는 절이다. 猫兒狎之 交相爲戱日益고양이 새끼가 그 호랑이 새끼와 친해져서 서로 어울려 놀면서 나날이 친해졌다. ▶ 문맥상 이 위치에 ‘그러던 어느 날’ 정도의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말이 있어야 할 듯하다. 親搏虎子頰 而嗅其氣 猫兒驚仆便利俱下 絶而復甦.호랑이 새끼의 뺨을 때리고 그 숨을 맡아보더니, 고양이 새끼가 놀라 넘어지면서 오줌과 설사를 함께 내리 싸고는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났다.▶ 便利俱下: ‘利‘는 ‘..
竊婢八景 近有好事者 有竊婢八景.근래에 好事家가 계집종을 범하는 여덟 가지 경치[八景]를 지은 것이 있다. 一曰 餓虎貪肉 言主翁貪婢也.첫째는 굶주린 호랑이가 고기를 탐내는 것이니, 주인 늙은이가 계집종을 탐내는 것을 말한다. 二曰 老狐聽氷 言瞰室人睡也.둘째는 늙은 여우가 얼음을 염탐하는 것[聽氷]이니, 아내가 잠들었는지를 살피는 것을 말한다.▶ 聽氷: '청빙(聽冰)'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빙판을 건널 때에 얼음이 충분히 두껍게 얼었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을 말한다. 여우는 빙판을 건널 때 얼음 아래에 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잘 알아서 건넌다고 해서 이 말이 생기게 되었다. 三曰 寒蟬脫殼 言解去衣衾也 셋째는 쓰르라미가 허물을 벗는 것이니, 옷과 이불을 벗는 것을 말한다.▶ 쓰르라미: '寒蟬', '蜩..
牝牡饅頭 有一老僧 喜養鷄 語人曰 山中寂寥 養雞所以占時候也 其實利其肉.어떤 늙은 스님이 닭 기르기를 좋아하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산속이 적막하매 닭을 기르는 까닭은 시각과 節候를 헤아리기 위함이다“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 고기를 얻기 위함이었다.▶ 占時候: 닭을 기르는 것은 닭이 시간과 계절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占:헤아리다 然不敢公然食之 別作饅頭二種 以牝牡別之 肉曰牝 蔬曰牡 牡欲賓而牝則爲己.그러나 공공연하게 먹을 수는 없으매, 따로 만두 두 종류를 만들어서 암수로 구별해 두고, 고기가 든 것은 암컷이라고 하고 채소가 든 것은 수컷이라고 했는데, 수컷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것이고 암컷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一日 客到方丈 沙彌誤以牝進.하루는 손님이 절에 이르렀는데, 沙彌僧이 잘못해서 암컷..
鐵米銅醬 有達官卜宅於南山深僻之地 客曰 多美地華屋 去彼取此 何耶어떤 현달한 관리가 집터를 남산(南山)의 깊고 궁벽한 곳에 정하자, 客이 말하였다.“좋은 땅도 좋은 집도 많은데 그런 것을 다 버리고 이곳을 취함은 무슨 까닭입니까?” 達官曰 我少時賃屋於鐘街坊里而居 聞隣家有撻婢之聲 主婦曰 飯何硬羹何臭耶 婢泣曰 市鐵之米 何由得軟 市銅之醬 何由得甘.家翁曰 姑舍是 比屋重重 恐耳屬于垣耳 盖士家貧窶 賣鐵釜市米 賣銅甁市醬也 向使士家卜宅於深僻 必無此聲也 我家貧 若卜坊里市井而居 恐有鐵米銅醬之聲也그 현달한 관리가 말하였다.“내가 젊었을 적에 鐘路통에 집을 빌려 살았는데, 이웃집에서 계집종을 잡도리하는 소리를 들으니, 주인 마누라가 ‘밥은 어째서 되고, 국에선 어째서 냄새가 나느냐?’라고 했습니다. 계집종이 울면서 ‘쇠를 팔아 ..
娘之變化 寶山站里有僧曰海淳 頗識文字 遇朝官之往來經過者 必具酒果 問慰之寶山 마을에 어떤 스님이 있었는데, 이름이 海淳이고 자못 글을 할 줄 알아, 朝官으로 오가며 지나가는 자를 만나면, 반드시 酒果를 갖추어 방문하고 위로했다.▶ 寶山站: 寶山驛站. 寶山驛. 황해도 평산도호부 북쪽 20리에 있었던 역참이다.▶ 海淳: 조선왕조실록>에 이 이름을 가진 스님이 나오는데 같은 사람인지, 同名異人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세종 8년의 기록에, 해순은 億政寺 住持를 지냈다고 되어 있다. 有貴官 與妓對坐 問淳曰 僧家亦有此樂.높은 관리가 기생과 마주 앉아 있다가, 海淳에게 말하였다."승가(僧家)에도 이런 즐거움이 있는가?"▶ 僧家에도: '불가(佛家)에서도'라는 말이다. 여기서는 '스님들에게도'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淳曰 妙..
都賊耶 盜賊耶 有文士善韻語 恒言皆用平上去入 雖婢僕若失音韻 必較正之.어떤 선비가 말의 韻을 잘 알아서, 항상 말할 때 모두 平上去入을 적용하고, 계집종과 사내종조차 音韻을 어기면 어김없이 그것을 바로잡아 주었다.▶ 韻語:압운(押韻)의 어구.▶ 韻: 韻字. 한시를 지을 때 한 구절의 끝에 놓이는 일정한 성질을 가지는 글자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平上去入의 四聲으로 나누나, 한시에서는 평・측의 둘로 나눈다. 婢僕慣於俗習 以飯饌之飯爲平聲 湯水之湯爲上聲 西江之江爲上聲 西江之瓦爲平聲 文士怒而詰責之.婢僕이 俗習에 익어서, 飯饌의 飯을 平聲으로, 탕수(湯水)의 탕(湯)을 上聲으로, 서강(西江)의 강(江)을 上聲으로, 와요(瓦窯)의 와(瓦)를 平聲으로 발음하면 선비는 노해서 따지고 꾸짖었다.▶ 平聲: 한자음의 사성 가운..
躄之左右任汝爲之 有朝官承差到外郡 刷定軍額 苛察不貸 詐病謀避者甚衆.어떤 朝官이 承差官이 되어 지방의 고을에 가서 군대의 定員을 바로잡게 되었는데, 살핌이 가혹하고 용서하지 않았으매, 거짓으로 병이 났다고 꾀를 부려 피하는 자가 매우 많았다.▶ 承差官: 임금의 명을 받아 지방으로 가서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관리를 말한다.▶ 刷: 정돈하다.▶ 貸: 빌리다, 주다, 용서하다 有一人扶杖膝行而前曰 左足躄不能健步.어떤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무릎으로 걸어서 앞에 와서 말하였다. " 왼쪽 다리를 절뚝거려 온전히 걸을 수가 없습니다 " ▶ 躄(벽): 앉은뱅이. 절뚝발이 差官遣還之 其人躄右足而出 差官拿問曰 入何左躄 出何右躄也.승차관이 그를 돌아가게 했더니, 그 사람은 오른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나가므로, 승차관이 붙들어..
遂定爲妾 朝官姓薛者 有侍婦甚佳 頗屬意 畏室人狠妬.설씨 성을 가진 朝官에게 시녀가 있었는데, 매우 아름다워서 자못 바라는 마음을 붙였으나 아내가 사납고 투기하는 것이 두려웠다.▶ 屬意: 어떤 대상(對象)에 마음을 둠. 嘗請日者 卜否泰 日者曰 君之造化 桃花沐浴 時日重 犯法當妨妻 宜早壓室人.일찍이 점쟁이를 청해서 괜찮겠는지 어떤지를 점치게 했더니, 점쟁이가 말하였다.“그대의 조화(造化)는 도화수(桃花水)에 목욕할 운수입니다. 시일(時日)이 거듭되면 법(法)을 어기어 방해하는 아내를 감당해야 할 터인데, 의당 아내를 눌러야 할 것입니다”▶ 도화수: '복숭아꽃이 필 무렵에 얼음이 녹아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봄철의 시냇물을 가리킨다.▶ 도화수에 목욕할 운수: 문맥상 '젊고 예쁜 여인을 가까이하게 되리라'라는 괘..
明堂水淸 甲子年間 李賢老上疏曰 明堂水淸則利國家 不淸不利 今開川乃漢都明堂水 請澄之.甲子年 무렵에 李賢老가 상소하였다."明堂의 물이 맑으면 나라에 이롭고, 맑지 못하면 이롭지 못합니다. 지금 開川은 바로 한양 도읍의 明堂水이니, 그것을 맑게 하기를 청합니다."▶ 甲子年: 세종 26년(1444년)을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에 대한 기사가 없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권) 한성부 條에 의하면 이현로가 이 상소를 한 것이 세종 26년이다.▶ 李賢老: [?~ 단종 1년(1453)]: 문신으로 본관은 江興이다.▶ 明堂: 일반적으로는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좋은 집터나 묏자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임금이 거처하는 곳, 임금이 왕정을 베푸는 곳, 곧 수도(首都)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
喜博奕者 有喜博奕者 往隣家 方戱興酣 女奴奔告曰 家火也.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웃집에 가서 한창 바둑 두는 흥(興)이 무르익었는데, 계집종이 달려와서 "집에 불이 났습니다"라고 아뢰었다. 其人敲碁子緩曰 火也 是何火也.그 사람이 바둑돌을 천천히 두드리면서 "불이 나? 무슨 불인가?"라고 했다. 又一人 方與客 對坐圍碁 奴自鄕曲來 告父喪.또 한 사람은 바야흐로 손님과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데, 종이 고향에서 와서 아버지의 상(喪)을 고하였다. 其人猶擧手欲下碁子曰 父喪乎 可惜乎.그 사람은 그래도 손을 들어 바둑돌을 놓으려고 하면서 말하였다.“아버지의 상이 났어? 애석하도다.” 客有嘲詩曰 누군가 시를 지어 조롱하였다. 家焚不識是何也 父死猶知可惜乎 萬事無心論指馬 一生有興屬梟盧 回頭天地迷崩坼 隨手風雲在吸呼 自說弛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