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112)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乞速擦還 俗以吝爲膏.세속에서 인색함을 “고(膏)”라고 한다. 淸州膏欲學膏於忠州膏 持牛一犬一鷄一 而到忠州膏 投刺內謁.청주(淸州)의 자린고비가 충주(忠州)의 자린고비에게 고(膏)를 배우고자, 소 한 마리, 개 한 마리, 닭 한 마리를 몰고 충주 자린고비의 집에 가서, 명함을 들여보내어 만나기를 청하였다.▶ 청주: 충청도에 있었던 지명으로 현재의 충청북도 청주다. ▶ 충주: 오늘날의 충청북도 충주다. 忠州膏以刺紙糊窓 而出待淸州膏坐定.충주 자린고비는 그 명함 종이로 창문을 바르고는 나와서 청주 자린고비를 맞아 좌정하였다. 忠州膏問淸州膏曰 子何所聞而來.충주 자린고비가 청주 자린고비에게 물었다.“그대는 무슨 소문을 들었기에 왔는가?” 淸州膏曰 聞君得膏之道 竊學餘緖.청주 자린고비가 말하였다.“내 듣기에, 그대가 자린..
三畏與三不畏 韓斯文閏 請堂名於晩翠堂趙先生 先生扁曰三畏 韓唯而退.선비인 韓閏이 만취당(晩翠堂) 趙先生에게 당명(堂名)을 청했더니, 선생께서 삼외(三畏)라고 扁額의 이름을 지어 주었으므로 韓은 "예"라고 하고 물러났다.▶ 韓閏: 이 이야기에서 선비였다고 했으나 더 이상은 알 수 없다.▶ 晩翠堂趙先生: 조수(趙須). 자는 향보(享父), 호는 만취정(晩翠亭) 혹은 송월당(松月堂)이다.▶ 三畏: 세 가지 두려워할 일이라는 뜻이다. ≪논어≫계씨(季氏)> 편에서는 '천명(天命), 대인(大人), 성인(聖人)의 말씀을 두려워할 세 가지로 들고 있다.▶ 편액: 종이나 비단 또는 널빤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방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를 말한다. 他日韓請記於趙先生 且問三畏之義 趙曰 君子在家有三畏.醜妻衰病 面垢..
大於我口何耶 有優人嘗於上前 抱一空石而來 其口向外 對優者大呼曰 汝石之口 大於我口 何耶 어떤 광대가 일찍이 임금님 앞에서 빈 가마니 하나를 안고 와서 그 주둥이를 밖으로 향하게 했더니, 광대의 맞은편에 있던 사람이 크게 외쳤다.“너의 가마니 아가리가 나의 입보다 큰 것은 무슨 까닭이냐?” 優人曰 昔有萬石君 又有中二千石 臣只有一石 其口大張 而其腹空虛.광대가 말하였다.“옛날에는 만석군(萬石君)이 있었고, 또 중이천석(中二千石)도 있었지만, 제게는 오직 한 석이 있는데 그 아가리는 크게 벌어졌으나 그 배는 비어있습니다”▶ 만석군: 만석꾼. 한 해에 벼 만 섬을 거둬들일 만한 논밭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큰 부자를 말한다. 上笑 自後每於呈戲日 賜優人米有差임금님께서 웃으시고, 그 후로는 매번 놀이를 하는 날에 광..
太平閑話滑稽傳 夫妻緩急 有士子性褊急.어떤 선비가 성질이 몹시 편협하고 급했다.▶褊: 좁다. 급하다(性急--) 嘗食獨蒜 圓小以箸箸之不得 怒起足蹋之.일찍이 마늘 한 개를 먹는데, 둥글고 작아서 거듭 젓가락질을 해도 집지 못하자 노해서 일어나서는 그것을 밟아버렸다.▶蹋(답): 밟다. 他日 啜熱羹脣爛 起以靴鼻蹴之 羹汁羹絮 被家婦頭面.뒷날 뜨거운 국을 마시다가 입술을 데자, 벌떡 일어나 발끝으로 차버리니, 국물과 건더기가 부인의 머리와 얼굴에 뒤집어씌워졌다.▶啜(철): 먹다. 마시다▶爛: 빛나다. 문드러지다.▶絮: 솜 絮說:너절하게 쓸데없이 길게 말함. 婦徐徐袖拂曰 今日吾頭面 化爲口腹 喫盡一椀暖羹矣.부인이 느릿느릿 소매를 털면서 말하였다.“오늘 제 머리와 얼굴이 입과 배가 되어 뜨거운 국 한 그릇을 다 먹어 버렸..
太平閑話滑稽傳 犯姦之律 有文士頗精律文 吏士受業者衆.어떤 文士가 法律의 條文에 매우 정밀하매, 배우려는 벼슬아치들이 많았다. 室人竊聞 有夫女花姦杖八十 主姦奴妻勿論그의 아내가 몰래 듣기를, 유부녀를 花姦하면 곤장 80대요, 주인이 종의 아내를 간통하면 불문(不問)에 부친다고 하였다.▶ 花姦: 和姦과 같은 의미다. 부부 아닌 남녀가 합의해 육체적으로 관계하는 것이다.▶ 문맥상 남의 첩과 간통한 경우에는 남의 아내와 간통한 경우에 비해 그 처벌의 강도를 한 등급 낮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又聞 凡姦罪妾降一等之文 心頗悶悶.또 모든 간통죄에 첩에 대해서는 한 등급을 깎는다는 조항을 듣고는, 매우 불만스럽게 여겼다. 一日語家尊曰 律文是何人所定 하루는 남편에게 물었다. "법률 조문은 누가 정한 것입니까?" 曰 古之賢士..
太平閑話滑稽傳 有一家老 喜竊婢.어떤 집의 늙은이가 계집종을 은밀히 범하기를 좋아했다. 一夜潛抵婢寢 婢諫曰 尊婦人肥膩如白餠 何用竊麤麤婢爲.어느 날 밤에 몰래 계집종의 침소로 갔더니, 계집종이 간하였다."마님은 살지고 기름져서 흰떡 같은데, 어찌해서 추하디 추한 계집종을 훔치려 하십니까?" 家老曰 於白餠黃虀爲妙 俗仍號婢曰黃菜 僕近以黃虀.주인 늙은이가 말하였다.“흰떡에는 누런 채소 절임이 묘미가 있으매, 세상에서 계집종을 일러 누런 채소 절임이라고 한다. 나는 누런 채소 절임을 가까이 하리라”▶黃虀: 김치를 말한다. 虀(제): 절인 김치, 채소(菜蔬) 절임▶ 흰떡에 김치를 곁들이면 더욱 맛이 있으매, 이렇게 말한 것이다. 餉友人詩曰 吾家一兩甕塩虀 相勸朝昏有老妻.肉食如君將底用 白餻黃菜故應迷.친구에게 음식을 ..
太平閑話滑稽傳 三眇有一守眇一目 吏又眇 到隣邑 亦眇妓薦枕.어떤 원님이 애꾸눈이고 아전 또한 애꾸눈인데, 이웃 고을에 이르렀더니, 또한 애꾸눈인 기생이 잠자리 시중을 들었다.▶眇(묘): 애꾸눈. 오묘하다. 멀다. 하찮다.眇德:보잘것없는 덕망.眇質:보잘것없는 자질.眇躬:하찮은 몸이라는 뜻으로, 자기 자신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眇視跛履: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길을 걸으려 한다.」는 뜻으로, 분에 넘치는 일을 하다가는 오히려 화를 자초(自招)함을 이르는 말. 太守酒酣 語二眇曰 盍賡歌助歡.원님이 술에 취해 두 애꾸에게 말하였다.“노래를 이어 불러 즐거움을 돕지 않겠는가?”▶賡(갱): 잇다. 갚다 吏先唱曰 太守一目 民亦一目 娘氏一目 合三人 爲一目半.아전이 먼저 불렀다.“원님 눈이 하나요, 내 눈도 하..
太平閑話滑稽傳 賢後署 司醞署一時同僚 令曰智仁根 主簿曰甄仲善 直長曰梅佐.司醞署의 한 시절 동료로 令은 智仁根이고, 注簿는 甄仲善이고, 直長은 梅佐였다.▶司醞署: 조선 시대에 대궐에서 쓸 술과 단술에 관한 일을 관장하던 관아의 이름이다. 태조(太祖) 원년에 설치했다가, 중엽에 폐했다.▶令: 사온서의 우두머리 관리로, 품계는 종오품이다. ≪경국대전(經國大典)≫吏典>에 의하면, 사온서의 관원은 종오품 令, 종육품 주부(主簿), 종칠품 직장(直長), 종팔품 봉사(奉事)의 사원(四員)으로 되어 있었다.▶智仁根: 조선왕조실록>에, 세종 26년에 통사(通事)로 사은사(謝恩使) 柳守剛을 수행해 명(明)나라에 다녀온 것으로 되어 있다.▶甄仲善: 이 이야기에 의하면 사온서 주부(注簿)이고, 조선왕조실록> 세종(世宗) 22년..
太平閑話滑稽傳 貪黷無忌 昔有一守 貪黷無忌 盡移公帑於家.옛날 어떤 원님이 욕심이 많고 거리낌이 없어, 나라 창고의 물건을 자기 집으로 몽땅 챙겨 갔다.▶黷(독): 더럽히다. 더러워지다▶帑(탕): 금고(金庫) 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將還 命工畫邑山水而來.돌아갈 때가 되자, 畫工에게 명하여 고을의 산수(山水)를 그려 오게 했다.▶將還: 임기가 만료되어 그 고을을 떠나게 되자, 嘲者有詩曰 惟有江山移不得 盡敎收拾畫圖來조롱하는 사람이 시를 지었다."오직 강산(山)은 옮겨 갈 수 없으매, 그림 속에다 다 넣어서 가져오게 하네."
太平閑話滑稽傳 舅甥對聯 有老文士得新壻能詩欲試之.늙은 文士가 새로 사위를 얻었는데, 시(詩)에 능해서 그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늙은 문사가 詩에 자신이 있었으매, 시로써 사위를 시험해 보고자 했다는 뜻이다. 一日舅酒酣先唱曰 白頭甚矣吾衰也 하루는 장인이 술이 취해 먼저 읊었다.“머리카락 심하게 세었으니 내가 늙었도다.” 婿顧見其妻曰 紅臉胡然我念之 사위가 자기 아내를 돌아다보면서 말하였다.“붉은 뺨이 어떠하였는지 내가 기억하네.”▶ 장인이 자신이 늙었음을 한탄함에 대해서 사위가 옛날에는 젊었지 않았느냐고 위로하는 뜻으로 한 말이다. 舅奇之謂甥曰 盍先唱.장인이 매우 기특하게 생각하고 사위에게 말하였다.“자네가 먼저 읊는 게 어떤가?” 甥曰 丈人尊似丈人岳.사위가 말하였다.“장인이 높기가 장인을 악(岳)이라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