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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演義(삼국연의)37회-司馬徽와 三顧草廬 본문

漢詩와 漢文/삼국연의

三國演義(삼국연의)37회-司馬徽와 三顧草廬

耽古樓主 2023. 2. 11. 04:26

第三十七回
司馬徽再薦名士 劉玄德三顧草廬.
제37회
사마휘가 再薦名士하고, 유현덕이 三顧草廬하다.


卻說
徐庶趲程赴許昌曹操知徐庶已到遂命荀彧程昱等一班謀士往迎之
한편,
서서가 길을 재촉하여 허창에 이르러니, 조조는 서서가 도착함을 알고, 순욱과 정욱 등 한 무리 모사들에게 가서 그를 맞이하라고 명하였다.

庶入相府拜見曹操
서서가 승상부에 들어가 조조를 拜見하였다.

操曰
公乃高明之士何故屈身而事劉備乎?」
조조가 말하였다.
“그대는 高明之士이거늘 무슨 까닭으로 몸을 굽혀 유비를 섬겼소?”

庶曰
某幼逃難流落江湖偶至新野遂與玄德交厚.
老母在此幸蒙慈愛不勝愧感。」
서서가 말하였다.
“제가 어려서부터 난을 피해 강호를 떠돌다가 우연히 신야에 이르러 마침내 현덕과 교분이 두터워졌습니다.
노모께서 여기에 계시는데 다행히 승상의 자애를 입어 부끄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操曰
公今至此正可晨昏侍奉令堂吾亦得聽清誨矣。」
조조가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 여기에 왔으니 아침저녁으로 모친을 모실 수 있고, 나도 또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겠소.”

庶拜謝而出, 急往見其母泣拜於堂下
서서가 사례하고 나가서, 서둘러 어머니에게 가서 뵙고 대청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며 절을 하였다.

母大驚曰
汝何故至此?」
어머니가 깜짝 놀라서 말하였다.
“네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왔느냐?”

庶曰
近於新野事劉豫州因得母書故星夜至此 。」
서서가 말하였다.
“요사이 신야에서 유예주를 모시다가 어머니 편지를 받았기에 밤을 새워 여기에 왔습니다.”

徐母勃然大怒拍案罵曰
辱子飄蕩江湖數年吾以為汝學業有進何其反不如初也
汝既讀書須知忠孝不能兩全
豈不識曹操欺君罔上之賊
劉玄德仁義布於四海況又漢室之冑汝既事之得其主矣
今憑一紙偽書 更不詳察遂棄明投暗自取惡名真愚夫也
吾有何面目與汝相見
汝玷辱祖宗空生於天地間耳!」
서서의 어머니가 발끈하여 크게 성을 내어 탁자를 내리치며 꾸짖었다.
“가문을 욕되게 하는 놈이 강호를 몇 년간 떠돌아다니기에 나는 네가 학업에 진전이 있는 줄 알았거늘, 어찌 오히려 처음보다 못한 것이냐!
네가 책을 읽었으니, 忠孝不能兩全임을 알아 마땅하다.
어찌 조조가 欺君罔上之賊임을 알지 못하느냐?
유현덕은 인의를 사해에 베풀고 더욱이 한실의 후예이거늘, 네가 그분을 섬김은 주인을 제대로 만남이다.
지금 한 장의 거짓 편지에 의지하여 자세히 살피지 않아서, 棄明投暗하고 自取惡名하니 참으로 못난 놈이구나!
내가 무슨 낯으로 너를 보겠느냐!
너는 조상을 더럽히고 천지간에 헛살았을 뿐이다!”

罵得徐庶拜伏於地不敢仰視
꾸지람을 듣는 서서가 땅에 엎드려 절한 채 감히 고개를 들어 보지 못하였다.

母自轉入屏風後去了
어머니가 병풍을 돌아서 뒤로 가버렸다.

少頃家人出報曰
老夫人自縊於梁間。」
잠시 뒤에 하인이 나와 알렸다.
“노부인께서 스스로 대들보에 목을 매셨습니다!”

徐庶慌入救時母氣已絕
서서가 황급히 들어가 구하려 했을 때는 모친의 기맥이 이미 끊어졌다.

後人有徐母贊
<賢哉徐母流芳千古
守節無虧於家有補
教子多方處身自苦
氣若丘山義出肺腑
讚美豫州毀觸魏武
不畏鼎鑊不懼刀斧
惟恐後嗣玷辱先祖
伏劍同流斷機堪伍
生得其名死得其所
賢哉徐母流芳千古>
후인이 《徐母贊》을 지었다.
<어질도다, 서서의 어머니여. 꽃다운 이름 천고에 흐르리라!
절개를 지켜서 이지러지지 않고, 집안에 도움을 주었네.
아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처신함에 스스로 고생했네.
기백은 산과 같고, 의기는 깊은 마음속에서 나오네.
유예주를 찬미하고, 위나라 무제를 낮추어 보았구나.
솥에 삶아 죽인들 두려워하지 않고, 칼로 베어도 무서워하지 않네.
오로지 두려운 것은 후사이니, 선조를 욕되게 할까 걱정했네.
칼에 엎어져 죽은 이와 동류이고, 베틀을 자른 맹자 모친과 나란하네.
살아서 그 이름을 얻고, 죽어서 그 할 바를 이루었네.
어질도다! 서서의 어머니여! 꽃다운 이름이 천고에 흐르리라!>


徐庶見母已死哭絕於地良久方甦
서서가 어머니가 이미 죽었음을 보고, 통곡하다가 혼절하여 바닥에 쓰러졌다가, 한참 지나서 겨우 깨어났다.

曹操使人齎禮弔問又親往祭奠
조조가 사람을 시켜 예물을 갖춰 조문하고 또 친히 영전에 (조문하러) 갔다.

徐庶葬母柩於許昌之南原居喪守墓
서서가 어머니의 널을 허창의 남쪽 언덕에 장사지내고, 묘를 지키며 居喪하였다.

凡曹操所賜庶俱不受
조조가 하사하는 물건을 서서는 모두 받지 않았다.

時操欲商議南征
그때 조조가 남쪽을 정벌하기를 상의하였다.

荀彧諫曰
天寒未可用兵姑待春煖方可長驅大進。」
순욱이 간언하였다.
“날이 추워서 아직 용병해서는 안 됩니다. 봄이 되어 따뜻해지기를 기다렸다가, 그때 군사를 몰고 크게 진격해야 합니다.”

操從之乃引漳河之水作一池名玄武池於內教練水軍準備南征
조조가 그 말에 따라, 장하의 물을 끌어들여 못을 만들어 玄武池라 이름하고, 그 안에서 수군을 교련하며 準備南征하였다.


卻說
玄德正安排禮物欲往隆中謁諸葛亮忽人報
門外有一先生峨冠博帶道貌非常特來相探。」
한편,
현덕이 예물을 마련하여 융중으로 제갈량을 뵈러 가려는데, 문득 누군가 보고하였다.
“문밖에 한 분의 선생이 있는데, 높은 갓과 넓은 띠 차림으로 도학자의 풍모가 남다른데 일부러 찾아왔다고 합니다.”

玄德曰
此莫非即孔明否?」
현덕이 말하였다,
“그는 바로 공명이 아니겠는가?”

遂整衣出迎
옷을 차려입고 맞이하러 나갔다.

視之乃司馬徽也
보니 곧 사마휘였다

玄德大喜請入後堂高坐拜問曰
備自別仙顏日因軍務倥傯有失拜訪
今得光降大慰仰慕之私。」
현덕이 크게 기뻐하며 후당으로 불러들여 높은 데 앉게 하고 절하며 물었다.
“제가 신선 같은 얼굴을 작별한 뒤로 날마다 軍務가 바빠 찾아뵙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왕림해 주시니 仰慕하던 제게 크게 위안이 됩니다.”

徽曰
聞徐元直在此特來一會。」
사마휘가 말하였다.
“서원직이 여기에 있다기에 일부러 한 번 만나러 왔습니다.”

玄德曰
近因曹操囚其母徐母遣人馳書喚回許昌去矣。」
현덕이 말하였다
“이번에 조조가 그 모친을 잡아 가두자, 서서의 어머니가 글을 보내어 허창으로 돌아오도록 불러서 떠났습니다.”

徽曰
此中曹操之計矣
吾素聞徐母最賢雖為操所囚必不肯馳書召其子
此書必詐也
元直不去其母尚存今若去母必死矣。」
사마휘가 말하였다.
“이것은 조조의 계책에 빠진 것입니다.
내가 평소에 듣자니 그 모친이 현명하기 짝이 없어, 비록 조조에게 갇혀도 결코 글을 보내 아들을 부르지 않았을 터입니다.
그 글은 틀림없이 가짜입니다.
원직이 가지 않았으면 그 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시겠지만, 지금 갔으니 어머니는 분명 죽었을 터입니다.”

玄德驚問其故
현덕이 놀라서 그 까닭을 물었다.

徽曰
徐母高義必羞見其子也。」
사마휘가 말하였다.
“서서의 모친은 의기가 높아서, 분명 아들 보기를 부끄러워할 터입니다.”

玄德曰
元直臨行薦南陽諸葛亮其人若何?」
현덕이 말하였다.
“원직이 떠날 때 남양의 제갈량을 천거했습니다. 그 사람됨은 어떻습니까?”

徽笑曰
元直欲去自去便了何又惹他出來嘔心血也?」
사마휘가 웃으며 말하였다.
“원직이 가려고 했으면 자기나 가면 되지, 어째서 또 다른 사람을 나오게 해서 심혈을 쏟게 하는가?”

玄德曰
先生何出此言?」
현덕이 말하였다.
“선생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徽曰
孔明與博陵崔州平潁川石廣元汝南孟公威與徐元直四人為密友
此四人務於精純惟孔明獨觀其大略
嘗抱膝長吟而指四人曰
公等仕進可至刺史郡守。』 眾問孔明之志若何
孔明但笑而不答
每常自比管仲樂毅其才不可量也。」
사마휘가 말하였다.
“공명은 박릉의 최주평, 영천의 석광원, 여남의 맹공위와 서원직 등 네 사람과 친밀한 벗입니다.
이 네 사람은 학문의 정밀하고 순수함에 힘썼지만, 오직 공명은 홀로 원대한 方略을 살폈습니다.
일찍이 그가 무릎을 안고 길게 읊조리며 네 사람을 가리켜 말하기를,
‘그대들이 벼슬을 하면 자사나 군수가 될 수 있겠소.’ 했습니다. 그들이 공명의 뜻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공명은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자신을 관중과 악의에 견주었는데, 그 재주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玄德曰
何潁川之多賢乎!」
현덕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영천에는 어진 이가 많습니까!”

徽曰
昔有殷馗善觀天文嘗謂群星聚於潁分其地必多賢士。』」
사마휘가 말하였다.
“예전에 殷馗가 있어 천문을 잘 보았는데, ‘뭇별이 영천의 하늘 자리에 모였으니, 그 땅에 틀림없이 어진 선비가 많을 터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時雲長在側曰
某聞管仲樂毅乃春秋戰國名人功蓋寰宇
孔明自比此二人毋乃太過?」
이때 운장이 옆에 있다가 말하였다.
“제가 듣자니 관중과 악의는 바로 춘추 전국시대의 이름난 사람들로서 그 공적이 천하를 덮었습니다.
공명이 자신을 그 두 사람에 견주다니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徽笑曰
以吾觀之不當比此二人
我欲另以二人比之。」
사마휘가 웃으며 말하였다.
“제가 보기에 그 두 사람과 견줌은 부당합니다.
저는 다른 두 사람으로 그와 견주고 싶습니다.”

雲長問那二人
운장이 어떤 두 사람인지 물었다.

徽曰
可比興周八百年之姜子牙旺漢四百年之張子房也。」
사마휘가 말하였다,
“주나라 8백 년을 일으킨 강자아(강태공)와, 한나라 4백 년을 밝힌 장자방(장량)에 견줄 수 있습니다.”

眾皆愕然
모두가 깜짝 놀랐다.

徽下階相辭欲行
사마휘가 계단을 내려가 작별하고 떠나려고 하였다.

玄德留之不住
현덕이 더 붙잡아도 소용없었다.

徽出門仰天大笑曰
臥龍雖得其主不得其時惜哉!」
사마휘가 문을 나서서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와룡이 비록 그 주인을 만났으나 때를 얻지 못했으니 아깝도다!”

言罷飄然而去
말을 마치고 훌쩍 떠나버렸다.

玄德歎曰
真隱居賢士也!」
현덕이 감탄해 말하였다.
“참으로 숨어 지내는 어진 선비로구나!”

次日玄德同關張並從人等來隆中遙望山畔數人荷鋤耕於田間而作歌曰
蒼天如圓蓋陸地如棋局
世人黑白分往來爭榮辱
榮者自安安辱者定碌碌
南陽有隱居高眠臥不足
이튿날 현덕이 관우, 장비와 하인들을 데리고 융중으로 찾아갔다. 멀리 바라보니 산자락의 밭에서 몇 사람이 호미로 밭을 갈며 노래하기를,
<푸른 하늘은 둥근 日傘 같고, 땅은 네모진 바둑판 같네.
사람들은 흑백을 가려서, 오고 가며 영욕을 다투는구나.
영예를 얻은 자는 절로 편안하고, 치욕을 당한 자는 碌碌한 게 정한 이치네.
남양에 숨어 살며, 베개를 높여서 잠들면 족하지 않으냐?>

玄德聞歌勒馬喚農夫問曰
此歌何人所作?」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을 세워 농부를 불러 물었다.
“그 노래는 누가 지었소?”

答曰
乃臥龍先生所作也。」
(농부가) 대답하였다.
“와룡선생이 지었습니다.”

玄德曰
臥龍先生住何處?」
현덕이 말하였다.
“와룡선생은 어디에 사시오?”

農夫曰
自此山之南一帶高岡乃臥龍岡也
岡前疏林內茅廬中即諸葛先生高臥之地。」
농부가 말하였다.
“이 산 남쪽부터 높은 언덕 일대가 바로 와룡강입니다.
언덕 앞 나무가 듬성듬성한 숲속 초가집이 바로 제갈선생의 高臥之地입니다.”

玄德謝之策馬前行
현덕이 사례하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갔다.

不數里遙望臥龍岡果然清景異常
몇 리 안 되어서 멀리 와룡강을 바라보니 과연 맑은 풍경이 범상하지 않았다.

後人有古風一篇單道臥龍居處
후인이 고풍 한 편을 지었는데, 오직 와룡의 거처를 언급하였다.


詩曰
襄陽城西二十里一帶高岡枕流水
高岡屈曲壓雲根流水潺湲飛石髓
勢若困龍石上蟠形如單鳳松陰裡
柴門半掩閉茅廬中有高人臥不起
修竹交加列翠屏四時籬落野花馨
床頭堆積皆黃卷座上往來無白丁
叩戶蒼猿時獻果守門老鶴夜聽經
囊裹名琴藏古錦壁間寶劍映松文
廬中先生獨幽雅閑來親自勤耕稼
專待春雷驚夢回一聲長嘯安天下
그 시에 일렀다.
<양양성 서쪽으로 이십 리에, 한 줄기 높은 언덕이 흐르는 시냇물을 베개 삼았구나.
높은 언덕 굽이가 구름이 일어나는 곳을 누르고, 시냇물 졸졸 흘러 석수를 날리네.
지세는 곤한 용이 돌 위에 똬리를 튼듯하고, 형상은 한 마리 봉황새가 소나무 그늘에 앉은 것 같네.
사립문은 반만 닫혀 초가집이 닫혔고, 그 안의 고결한 선비는 누워서 일어나지 않네.
길게 자란 대나무는 어우러져 병풍같이 늘어서고, 철마다 울타리에 들꽃들이 향기롭네.
책상 머리에 쌓인 것은 모두 서적이고, 좌중에 왕래하는 사람 중에 학식 없는 사람은 없네.
푸른 원숭이가 문을 두드려 때때로 과일을 바치고, 늙은 학은 문을 지키며 밤늦도록 경전 읽는 소리를 듣네.
주머니에 싸인 좋은 거문고는 오래된 비단에 싸였고, 벽에 걸린 보검은 松文이 비치네.
초가집에 선생은 홀로 그윽하고 품위 있는데, 한가할 때는 몸소 부지런히 밭 갈고 씨뿌리네. 오로지 봄날 우레가 꿈 깨우기를 기다려, 긴 휘파람 한소리로 천하를 안정시키리라.>


玄德來到莊前下馬親叩柴門一童出問
현덕이 집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몸소 사립문을 두들기자 한 동자가 나와서 물었다.

玄德曰
漢左將軍宜城亭侯領豫州牧皇叔劉備特來拜見先生。」
현덕이 말하였다.
“한나라 좌장군 의성정후 영예주목 황숙 유비가 특별히 선생을 뵈러 왔다.”

童子曰
我記不得許多名字。」
동자가 말하였다.
“저는 이름이 너무 길어서 기억할 수 없습니다.”

玄德曰
你只說劉備來訪。」
현덕이 말하였다.
“유비가 찾아왔다고만 전해라.”

童子曰
先生今早少出。」
동자가 말하였다.
“선생께서 오늘 일찍 잠시 외출하셨습니다.”

玄德曰
何處去了?」
현덕이 말하였다.
“어디로 가셨느냐?”

童子曰
蹤跡不定不知何處去了。」
동자가 말하였다.
“가는 데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어디로 가셨는지 모릅니다.”

玄德曰
幾時?」
현덕이 말하였다.
“언제 돌아오시느냐?”

童子曰
歸期亦不定或三五日或十數日。」
동자가 말하였다.
“돌아오시는 날짜도 또한 정해지지 않아서 어쩌면 사흘 내지 닷새가 될 터이고, 어쩌면 10여 일이 될 터입니다.”

玄德惆悵不已
현덕이 실망해 마지않았다.

張飛曰
既不見自歸去罷了。 」
장비가 말하였다.
“만나기 글렀으니 그냥 돌아가서 (공명 만나기를) 끝냅시다.”

玄德曰
且待片時
현덕이 말하였다.
“우선 잠시만 기다려보자.”

雲長曰
不如且歸再使人來探聽。」
운장이 말하였다.
“일단 돌아가 사람을 보내 探聽함이 낫겠습니다.”

玄德從其言囑咐童子
如先生回可言劉備拜訪。」
현덕이 그 말에 따르고, 동자에게 부탁하였다.
“선생께서 돌아오시면 유비가 뵈러 왔었다고 말씀드려라.”

遂上馬行數里勒馬回觀隆中景物果然山不高而秀雅水不深而澄清
地不廣而平坦林不大而茂盛猿鶴相親松篁交翠 觀之不已
이어 말에 올라서 몇 리를 가다가 말고삐를 잡아 세워 융중의 경치를 되돌아보니, 과연 산이 높지 않으면서 빼어나게 아름답고 물이 깊지 않으면서 맑고 깨끗하다. 땅은 넓지 않으면서 평탄하고 숲은 크지 않으면서 무성하였다.
원숭이와 학은 서로 친하게 지내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어울려 푸르렀는데, 바라보기를 마지않았다.

忽見一人容貌軒昂丰姿俊爽頭戴逍遙巾身穿皂布袍杖藜從山僻小路而來
문득 한 사람이 보이는데, 용모가 위풍당당하고, 풍채가 훤칠하고 시원한데, 머리에 소요건(두건)을 쓰고 몸에는 검은 베 두루마기를 입었으며,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좁은 길을 따라오고 있었다.

玄德曰
此必臥龍先生也。」
현덕이 말하였다.
“저 사람이 분명 와룡선생일 터이다.”

急下馬向前施禮問曰
先生非臥龍否?」
급히 말에서 내려 앞으로 나아가 인사하며 물었다.
“선생께서는 와룡선생이 아니십니까?”

其人曰
將軍是誰?」
그 사람이 말하였다.
“장군께서는 누구십니까?”
玄德曰
劉備也。」
현덕이 말하였다.
“유비입니다.”

其人曰
吾非孔明乃孔明之友博陵崔州平也。」
그 사람이 말하였다.
“저는 공명이 아니고, 공명의 친구인 박릉의 최주평입니다.”

玄德曰
久聞大名幸得相遇
乞即席地權坐請教一言。」
현덕이 말하였다.
“큰 이름을 들은 지 오래인데 다행히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땅을 자리 삼고 잠시 앉아 한마디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二人對坐於林間石上張侍立於側
두 사람이 숲속 바위 위에 마주 앉고 관우와 장비가 곁에 지켜 섰다.

州平曰
將軍何故欲見孔明?」
최주평이 말하였다.
“장군께서 무슨 까닭으로 공명을 만나려 하십니까?”

玄德曰
方今天下大亂四方雲擾欲見孔明求安邦定國之策耳。」
현덕이 말하였다.
“지금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서 사방에서 구름이 일듯이 소란스러우니, 공명을 만나서 국가를 안정시킬 계책을 구하려고 합니다.”

州平笑曰
公以定亂為主雖是仁心但自古以來治亂無常;
自高祖斬蛇起義誅無道秦是由亂而入治也至哀平之世二百年太平日久王莽篡逆又由治而入亂
光武中興重整基業復由亂而入治
至今二百年民安已久故干戈又復四起此正由治入亂之時未可猝定也
將軍欲使孔明斡旋天地補綴乾坤恐不易為徒費心力耳
豈不聞順天者逸逆天者勞』;『數之所在理不得而奪之命之所在人不得而強之?」
최주평이 웃으며 말하였다.
“공께서는 난을 평정함을 위주로 하십니다. 비록 이것이 어진 마음이긴 하나, 다만 예로부터 치란(안정과 혼란)이란 늘 바뀌었습니다.
고조께서 뱀을 베어 죽이고 義擧하여 무도한 진나라를 토벌하니 난세에서 치세로 들어갔습니다.
애제와 평제 때에 이르기까지 2백 년간 태평세월이 오래 지속되다가 왕망이 찬역하니 치세에서 난세로 들어갔습니다. 광무제께서 중흥하여 나라의 토대를 재정비하였으니, 다시 난세에서 치세로 들어간 것입니다.
지금까지 2백 년간 백성들이 平安한 지 오래이더니 전란이 또다시 사방에서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치세에서 난세로 들어가는 때이니 갑자기 안정시킬 수는 없습니다.
장군께서 공명으로 하여금 천지의 운행을 조정하고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시지만, 아마도 쉽지 않아서 마음과 힘만 허비하게 될 뿐입니다.
‘하늘을 따르는 이는 편안할 것이요 거스르는 이는 수고로울 것이다.’라든가, ‘운수에 달린 것을 이치로 빼앗을 수 없고, 운명에 달린 것을 사람이 강제할 수 없다.’라고 하는 말을 어찌 듣지 못하셨습니까?”

玄德曰
先生所言誠為高見
但備身為漢冑合當匡扶漢室何敢委之數與命?」
현덕이 말하였다.
“선생의 말씀은 참으로 고견입니다.
다만 제 몸이 한실의 후예가 되었으니 마땅히 한실을 바로잡고 떠받쳐야 하는데, 어찌 감히 그것을 운수와 운명에만 맡겨 두겠습니까?”

州平曰
山野之夫不足與論天下事適承明問故妄言之。」
최주평이 말하였다.
“저는 산야에 사는 사람이라 더불어 천하대사를 의논할 만하지 않지만, 마침 고명한 질문을 받고 망언을 했습니다.”

玄德曰
蒙先生見教但不知孔明往何處去了 ?」
현덕이 말하였다.
“선생께 은혜롭게도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공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겠습니까?”

州平曰
我亦欲訪之正不知其何往。」
최주평이 말하였다.
“나도 그를 방문하려는 참이라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합니다.”

玄德曰
請先生同至敝縣若何?」
현덕이 말하였다.
“선생께 함께 저희 현으로 가시도록 청합니다. 어떻습니까?”

州平曰
愚性頗樂閒散無意功名久矣
容他日再見。」
최주평이 말하였다.
“저는 성격상 한가히 지내는 것을 퍽 즐기고, 공명에는 뜻을 없앤 지 오랩니다.
언젠가 다시 뵙겠습니다.”

言訖長揖而去
말을 마치자 길게 읍을 하고 가버렸다

玄德與關張上馬而行
현덕이 관우, 장비와 더불어 말에 올라 길을 나섰다.

張飛曰
孔明又訪不著卻遇此腐儒閒談許久!」
장비가 말하였다.
“공명을 찾아가서 그는 만나지도 못하고, 그 썩어빠진 선비를 만나 한가한 이야기를 많이도 하셨소!”

玄德曰
此亦隱者之言也。」
현덕이 말하였다.
“그가 말한 것 또한 隱者의 말이다.”

三人回至新野過了數日玄德使人探聽孔明
세 사람이 신야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나서 현덕이 사람을 시켜 공명의 소식을 탐지하게 하였다.

回報曰
臥龍先生已回矣。」
돌아와서 보고하였다.
“와룡선생이 벌써 돌아왔습니다.”

玄德便教備馬
현덕이 곧 말을 준비하게 하였다.

張飛曰
量一村夫何必哥哥自去
可使人喚來便了。」
장비가 말하였다.
“그까짓 한 촌놈을 어찌 꼭 형님이 직접 가셔야 하오?
사람을 시켜 불러오면 됩니다.”

玄德叱曰
汝豈不聞孟子云
欲見賢而不以其道猶欲其入而閉之門也。』 孔明當世大賢豈可召乎?」
현덕이 꾸짖었다.
“네가 어찌 맹자께서 ‘현자를 만나려 하면서 도리를 따르지 않음은 마치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음을 듣지 못했느냐?
공명은 당세의 대현인데, 어찌 오라고 부르면 되겠느냐?”

遂上馬再往訪孔明
이어 말에 올라 다시 공명을 찾아갔다.

張亦乘馬相隨
관우와 장비도 말을 타고 뒤따랐다.

時值隆冬天氣嚴寒彤雲密布
때는 마침 한겨울이라 날씨가 몹시 춥고 짙은 구름이 가득 끼었다.

行不數里忽然朔風凜凜瑞雪霏霏
몇 리 안 가서 문득 북풍이 몰아치고 흰 눈이 펄펄 내렸다.

山如玉簇林似銀妝
산은 옥 떨기 같고 숲은 은색으로 화장한 듯하다.

張飛曰
天寒地凍尚不用兵豈宜遠見無益之人乎
不如回新野以避風雪。」
장비가 말하였다.
“천지가 춥고 꽁꽁 얼어서 군사도 부릴 수 없는데, 어찌 멀리까지 쓸데없는 사람을 찾아가야 합니까?
신야로 되돌아가서 눈바람을 피함만 못하겠소!”

玄德曰
吾正欲使孔明知我慇懃之意
如弟輩怕冷可先回去。」
현덕이 말하였다.
“나는 공명에게 내 慇懃之意를 알게 하고 싶을 뿐이다.
만약 아우들이 추위가 두려우면 먼저 돌아가도 좋다.”

飛曰
死且不怕豈怕冷乎
但恐哥哥空勞神思。」
장비가 말하였다.
“죽음도 두렵지 않거늘 어찌 추위를 두려워하겠습니까?
다만 형님이 空勞神思할까 걱정됩니다.”

玄德曰
勿多言只相隨同去。」
현덕이 말하였다.
“여러 말 하지 말고 따라오기나 해라.”

將近茅廬忽聞路旁酒店中有人作歌
초가집에 가까워지자 문득 길가의 술집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玄德立馬聽之
현덕이 말을 세우고 그 노래를 들었다.

其歌曰
<壯士功名尚未成嗚呼 久不遇陽春
君不見
東海老叟辭荊榛後車遂與文王親八百諸侯不期會白魚入舟涉孟津牧野一戰血流杵鷹揚偉烈冠武臣
又不見
高陽酒徒起草中長揖芒碭隆準公
高談王霸驚人耳輟洗延坐欽英風東下齊城七十二天下無人能繼蹤
兩人非際聖天子至今誰復識英雄>
그 노래는 이러하였다.
<장사가 아직 공명을 이루지 못해, 아아, 오래도록 봄볕을 보지 못했네!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동해 가의 노인(강태공)이 곤란한 지경을 떠나서, 副車로 따라가 문왕을 섬기니, 팔백 제후가 뜻밖에 모여들고, 맹진을 건널 때 흰 물고기가 배 위로 뛰어오르고, 목야에서 한 번 싸움으로 핏물이 방패를 띄우고, 무력을 떨쳐 세운 위대한 공적이 武臣 중에 으뜸임을.
또한 보지 않았는가?
고양의 술꾼(역이기)이 초야에서 일어나 망탕의 코 큰 이(유방)에게 두 손 모아 인사함을.
왕도와 패도를 거침없이 말해 사람의 귀를 놀라게 하고, (유방이) 발 씻기를 멈추고 자리를 권하여 빼어난 풍모를 흠모하고, 동쪽의 제나라 72城을 항복하게 해서 천하에 아무도 뒤따를 수 없었음을?
두 사람이 덕망 높은 천자를 만나지 못하였으면, 지금에 이르도록 누가 다시 영웅임을 알았겠는가?>

歌罷又有一人擊桌而歌
노래를 마치니 또 다른 사람이 탁자를 치며 노래하였다.


其歌曰
<吾皇提劍清寰海創業垂基四百載
桓靈季業火德衰奸臣賊子調鼎鼐
青蛇飛下御座旁又見妖虹降玉堂
群盜四方如蟻聚奸雄百輩皆鷹揚
吾儕長嘯空拍手悶來村店飲村酒
猶善其身盡日安何須千古名不朽>
그 노래에 이러하였다.
<우리 황제께서 검을 쥐고 천하를 맑히고, 창업하여 이어받은 지 400년이 되었네.
환제와 영제 말년에 불의 덕이 시드니, 간신과 역적들이 나라를 휘저었네.
푸른 뱀이 용상 곁으로 날아 떨어지고, 요사한 무지개가 옥당에 내리는 것을 보네.
도적떼가 사방에서 개미처럼 모여들고 간웅의 무리가 매처럽 사납구나.
우리는 긴 휘파람에 쓸데없이 손뼉이나 치고, 답답하여 주점에 와서 막걸리를 마시네.
홀로 몸을 아끼면 언제나 안락한데, 어찌 꼭 천고에 이름이 썩지 않게 해야 하리오!>

二人歌罷撫掌大笑
두 사람이 노래를 마치고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玄德曰
臥龍其在此間乎?」
현덕이 말하였다.
“와룡이 저들 가운데 있을까?”

遂下馬入店
말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갔다.

見二人憑桌對飲上首者白面長鬚下首者清奇古貌
두 사람이 탁자에 기대어 마주 보고 마시고 있는데, 상석에 앉은 이는 얼굴이 희고 수염이 길었으며, 아랫자리에 앉은 이는 맑고 기이하고 古風의 모습이다.

玄德揖而問曰
二公誰是臥龍先生?」
현덕이 읍하고 물었다.
“두 분 가운데 어느 분이 와룡선생이십니까?”

長鬚者曰
公何人
欲尋臥龍何幹?」
긴 수염을 한 이가 말하였다.
“공은 누구십니까?
무슨 상관이 있어서 와룡을 찾으려 합니까?”

玄德曰
某乃劉備也
欲訪先生求濟世安民之術。」
현덕이 말하였다.
“저는 유비입니다.
선생을 찾아뵙고 濟世安民之術을 구하고자 합니다.”

長鬚者曰
我等非臥龍皆臥龍之友也:
吾乃潁川石廣元此位是汝南孟公威。」
긴 수염을 한 이가 말하였다.
“우리는 와룡이 아니라 그 친구들입니다.
저는 영천 사람 석광원이고, 이 사람은 여남 사람 맹공위입니다.”

玄德喜曰
備久聞二公大名幸得邂逅
今有隨行馬匹在此敢請二公同往臥龍莊上一談。」
현덕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제가 두 분의 큰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만나게 되어 다행입니다.
지금 수행하는 마필이 여기 있으니 감히 청하건대 두 분도 함께 와룡의 집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廣元曰
吾等皆山野慵懶之徒不省治國安民之事不勞下問
明公請自上馬尋訪臥龍。」
석광원이 말하였다.
“우리는 시골의 게으른 무리라 治國安民之事을 살피지 못하니 수고롭게 묻지 마십시오.
바라건대 명공께서는 직접 말에 올라 와룡을 찾아가십시오.”

玄德乃辭二人上馬投臥龍岡來
이에 현덕이 두 사람과 작별하고 말에 올라 와룡강으로 갔다.

到莊前下馬扣門問童子曰
先生今日在莊否?」
집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문을 두드리고 동자에게 물었다.
“선생께서 오늘은 집에 계시느냐?”

童子曰
現在堂上讀書。」
동자가 말하였다.
“현재 대청에서 讀書하십니다.”

玄德大喜遂跟童子而入
현덕이 크게 기뻐하여 동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至中門只見門上大書一聯云
淡泊以明志寧靜而致遠。」
중문에 이르니 문에 크게 적힌 對聯에 이르기를, ‘욕심을 없애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뜻을 밝히고, 편안하고 고요함으로 멀리 이른다.’라고 하였다

玄德正看間忽聞吟詠之聲乃立於門側窺之見草堂之上一少年擁爐抱膝歌曰
<鳳翱翔於千仞兮非梧不棲
士伏處於一方兮非主不依
樂躬耕於隴畝兮吾愛吾廬
聊寄傲於琴書兮以待天時>
현덕이 그것을 보고 있는데, 문득 무엇인가 읊는 소리가 들려와서, 문 옆에 서서 엿보니 草堂 에 한 소년이 화롯가에서 불을 쬐며 무릎을 안은 채 노래함이 보였다.
노래에 이르기를,
<봉황새가 천 길 높이 나는구나,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네.
선비가 한 곳에 숨어 지내는구나, 참 주인이 아니면 의지하지 않네.
몸소 밭이랑에서 농사를 즐기는구나, 나는 내 오두막을 사랑하네.
애오라지 琴書에 거침없이 호방한 마음을 寄託함이여, 天時를 기다리네. > 라고 하였다.

玄德待其歌罷上草堂施禮曰
備久慕先生無緣拜會
因昨徐元直稱薦敬至仙莊不遇空回
今特冒風雪而來得瞻道貌實為萬幸!」
현덕이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려 초당에 올라가 인사하고 말하였다.
“제가 선생을 오래 사모했으나 만나 뵐 인연이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서원직이 천거하므로 제가 삼가 仙莊(신선의 집)을 찾아왔으나 선생을 만나지 못해 헛되이 돌아갔습니다.
지금 특별히 눈바람을 무릅쓰고 찾아와 도인의 모습을 뵙게 되니 참으로 천만다행입니다!”

那少年慌忙答禮曰
將軍莫非劉豫州欲見家兄否?」
그 소년이 황망히 답례하고 말하였다.
“장군께서는 저의 형님을 만나려 하는 유예주가 아닙니까?”

玄德驚訝曰
先生又非臥龍耶?」
현덕이 놀라고 의아해 말하였다.
“선생도 와룡이 아니란 말입니까?”

少年曰
某乃臥龍之弟諸葛均也
愚兄弟三人
長兄諸葛瑾現在江東孫仲謀處為幕賓
孔明乃二家兄。」
소년이 말하였다.
“저는 와룡의 아우 제갈균입니다.
저희 형제가 셋입니다.
큰형 제갈근은 현재 강동 손중모의 진영에서 幕賓으로 있습니다.
공명은 둘째 형입니다.”

玄德曰
臥龍今在家否?」
현덕이 말하였다.
“와룡께서 지금 집에 계시오?”

均曰
昨為崔州平相約 出外閒遊去矣。」
제갈균이 말하였다.
“어제 최주평과 약속을 하고 한가로이 유람하러 나갔습니다.”

玄德曰
何處閒遊?」
현덕이 말하였다.
“어디로 유람하러 갔습니까?”

均曰
或駕小舟游於江湖之中或訪僧道於山嶺之上或尋朋友於村落之間或樂琴棋於洞府之內
往來莫測不知去所。」
제갈균이 말하였다.
“조각배를 타고 江湖之中에서 노닐기도 하고, 山嶺之上에서 중이나 도사를 만나기도 하고, 村落之間에 벗을 찾아가기도 하고, 洞府之內에서 거문고나 바둑을 즐기기도 합니다.
往來莫測이니 不知去所입니다.”

玄德曰
劉備直如此緣分淺薄兩番不遇大賢!」
유비가 말하였다.
“유비가 바로 이렇게 緣分淺薄하여 두 번이나 大賢을 만나지 못하는구려!”

均曰
少坐獻茶。」
제갈균이 말하였다.
“잠깐 앉아 계시면 차를 대접하겠습니다.”

張飛曰
那先生既不在請哥哥上馬。」
장비가 말하였다.
“그 선생이 없으니 형님은 말에 오르십시오”

玄德曰
我既到此間如何無一語而回?」
현덕이 말하였다.
“내가 여기에 와 놓고 어떻게 한마디 말도 없이 되돌아가겠느냐?”

因問諸葛均曰
聞令兄臥龍先生熟諳韜略日看兵書可得聞乎?」
제갈균에게 물었다.
“듣자니 형님인 와룡선생께서 육도삼략을 熟知하고 매일 兵書를 본다던데, (그 사실을 ) 나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까?”

均曰
不知。」
제갈균이 말하였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張飛曰
問他則甚
風雪甚緊不如早歸。」
장비가 말하였다.
“그에게 물어 무엇하겠습니까!
눈바람이 몹시 사나우니 어서 돌아감이 좋겠습니다.”

玄德叱止之
현덕이 꾸짖어 그만두게 하였다.

均曰
家兄不在不敢久留車騎容日卻來回禮。」
제갈균이 말하였다.
“형님이 계시지 않으니 장군을 감히 오래 머무시도록 하지 못하겠습니다.
수일간 찾아가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玄德曰
豈敢望先生枉駕
數日之內備當再至
願借紙筆作一書留達令兄以表劉備慇懃之意。」
현덕이 말하였다.
“어찌 감히 선생께서 왕림하시기를 바라겠습니까?
며칠 내에 제가 마땅히 다시 오겠습니다.
원컨대 종이와 붓을 빌려 글을 한 통 쓰고 형님께 전하도록 남겨서, 유비의 慇懃한 뜻을 전하겠습니다.”

均遂進文房四寶
제갈균이 文房四寶를 바쳤다.

玄德呵開凍墨拂展雲箋寫書曰
<備久慕高明兩次晉謁不遇空回惆悵何似
竊念備漢朝苗裔濫叨名爵睹朝廷陵替綱紀崩摧群雄亂國惡黨欺君備心膽俱裂
雖有匡濟之誠實乏經綸之策
仰望先生仁慈忠義慨然展呂望之大才施子房之鴻略天下幸甚社稷幸甚
先此布達再容齋戒薰沐特拜尊顏面傾鄙悃統希鑒原>
유비가 언 먹을 입김을 불어 녹이고 구름무늬의 종이를 펼쳐서 글을 적었다.
<제가 오래도록 高明하심을 흠모하여 두 차례 뵈러 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헛되이 돌아가니 실망이 어떠하겠습니까!
생각해 보니 저는 한실의 후예로서 함부로 명성과 벼슬을 탐했습니다. 삼가 살펴보면, 조정은 쇠락하여 기강이 무너지고 영웅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악의 무리가 임금을 업신여기니, 제 심장과 쓸개가 모두 찢어집니다.
비록 바로잡고 구제할 성의는 있으나 참으로 경륜을 펼 계책이 없습니다.
바라오니 선생의 仁慈忠義로 개연히 呂望之大才를 펼치고 子房之鴻略을 베푸시면 천하에 큰 다행이고 사직에 큰 다행이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전하오니 다시 재계하고 분향 목욕한 뒤에 특별히 존안을 뵙고 보잘것없는 속마음을 기울이고자 하오니 널리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玄德寫罷遞與諸葛均收了拜辭出門
현덕이 쓰기를 마치고 제갈균에게 주어서 거두게 한 뒤에 작별하고 문을 나섰다.

均送出玄德再三慇懃致意而別
제갈균이 배웅하자 현덕이 거듭 은근하게 뜻을 전하고 작별하였다.

方上馬欲行忽見童子招手籬外叫曰:「老先生來也。」
말을 타고 막 가려는데, 문득 동자가 부르는 손짓을 하며 울타리 밖에서 외쳤다.
“노선생께서 오십니다!”

玄德視之見小橋之西一人煖帽遮頭, 狐裘蔽體騎著一驢後隨一青衣小童攜一葫蘆酒踏雪而來轉過小橋口吟詩一首
현덕이 바라보니 작은 다리 서쪽으로 어떤 사람이 방한모를 쓰고, 여우 털 가죽옷을 입고 당나귀를 탔는데, 그 뒤에 푸른 옷을 입은 동자가 술이 든 호리병을 들고 눈을 밟으며 따라왔다. 작은 다리를 돌아서 오며 시 한 수를 읊었다.


詩曰
< 一夜北風寒萬里彤雲厚
長空雪亂飄改盡江山舊
仰面觀太虛疑是玉龍鬥
紛紛鱗甲飛頃刻遍宇宙
騎驢過小橋獨歎梅花瘦>
시는 이러하였다.
<밤새 북풍 차갑더니, 만 리 먹구름이 두텁네.
하늘에 눈발이 어지러이 휘날려서, 강산의 옛 모습은 모두 바뀌었구나.
얼굴 들어 우주를 살펴보니, 玉龍이 다투는 듯하네.
펄펄 비늘이 날리더니, 순식간에 천지를 뒤덮었구나.
나귀로 작은 다리 건너며, 매화 시드는 것을 홀로 탄식하네.>


玄德聞歌曰
此真臥龍矣!」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하였다.
“이 사람이 참으로 와룡이구나!”

滾鞍下馬向前施禮曰
先生冒寒不易
劉備等候久矣。」
안장에서 미끄러지듯 말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예를 표하고 말하였다.
“선생께서 추위를 무릅쓰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유비 등이 기다린 지 오랩니다!”

那人慌忙下驢答禮
그 사람이 황망히 나귀에서 내려 답례하였다.

諸葛均在後曰
此非臥龍家兄乃家兄岳父黃承彥也。」
제갈균이 뒤에서 말하였다.
“이분은 와룡 형님이 아니라 家兄의 岳父이신 황승언 어르신이십니다.”

玄德曰
適間所吟之句極其高妙。」
현덕이 말하였다.
“방금 所吟之句를 들으니 그 고상하고 절묘함이 지극합니다.”

承彥曰
老夫在小婿家觀梁父吟記得這一篇
適過小橋偶見籬落間梅花故感而誦之
不期為尊客所聞。」
황승언이 말하였다.
“늙은이가 사위 집에서 <양보음>을 보고 한 편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침 작은 다리를 건너다가 우연히 籬落間梅花를 보고 느낌이 있어 외워 보았습니다. 뜻밖에 존귀하신 손님께 들리게 되었습니다.”

玄德曰
曾見令婿否?」
현덕이 말하였다.
“令婿를 보셨습니까?”

承彥曰
便是老夫也來看他。」
황승언이 말하였다.
“다름 아니라 늙은이도 (사위를) 보러 오던 길입니다.”

玄德聞言辭別承彥上馬而歸
현덕이 말을 듣고 황승언과 작별하여 말에 올라 돌아갔다.

正值風雪又大回望臥龍岡悒怏不已
마침 눈바람이 다시 크게 일어나서 와룡강을 되돌아보니 우울하고 불만스러움이 그지없었다.

後人有詩單道玄德風雪訪孔明
후인이 현덕이 눈보라 속에 공명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여 시를 지었다.

詩曰
시는 이러하였다.

<一天風雪訪賢良不遇空回意感傷
凍合溪橋山石滑寒侵鞍馬路途長
當頭片片梨花落撲面紛紛柳絮狂
回首停鞭遙望處爛銀堆滿臥龍岡>
<눈보라 치는 어느 날 어진 이를 찾았건만, 못 만나고 헛되이 돌아가는 마음 애달프구나.
냇가 다리 얼어붙어 돌이 미끄러운데, 한기가 말안장에 스미는데 가는 길은 멀구나.
머리에 조각조각 배꽃이 떨어지고, 얼굴을 때리며 펄펄 흩날리는 버들개지가 미친 듯하구나.
채찍을 멈추고 고대 돌려 멀리 바라보는 곳, 찬란한 은빛 눈이 쌓인 와룡강이여.>

玄德回新野之後光陰荏苒又早新春
현덕이 신야로 돌아온 뒤, 세월이 덧없이 흘러 또다시 새봄이 되었다.

乃令卜者揲蓍選擇吉期齋戒三日薰沐更衣再往臥龍岡謁孔明
이에 점쟁이에게 점을 치게 해서 選擇吉期하고 齋戒三日하고 薰沐更衣하고 다시 와룡강으로 공명을 만나러 가려고 하였다.

張聞之不悅遂一齊入諫玄德
관우와 장비가 듣고 못마땅하여, 함께 들어와 현덕에게 간하였다.

正是
高賢未服英雄志屈節偏生傑士疑
이야말로,
<古賢이 아직 영웅의 뜻을 따르지 않는데, 몸을 굽히니 傑士의 못마땅함만 일으키는구나.>라는 격이다

未知其言若何下文便曉
그들의 말이 어떨까? 다음 글이 밝혀줄 터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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