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께서 친히 공사들 시험함을 구경하다(觀聖上親試貢士歌)-왕우칭(王禹偁)
天王出震寰宇淸, 奎星燦燦昭文明.
天子 동쪽 震域에서 나오셔서 온 천하 맑아지니, 문장을 나타내는 星 찬란하게 文明을 밝혀주네.
▶ 天王出震 : 天王이 震城에서 나오다.
《易經》 說卦傳에 ‘帝가 震에서 나오다.’라고 하였는데, 震은 東方에 해당하고 철에 있어서는 봄이어서 만물의 발생을 주관한다. 帝란 하늘의 주재자로서 만물을 생성하는 분이다. 그래서 震에서 나온다고 하였는데, 만물도 이에 따라 나오게 됨을 뜻한다.
이것은 또 宋 태조 趙匡胤이 중국의 동쪽 지방인 涿郡(:河北) 출신이었고, 太宗은 태조의 아우(이름은 匡義)로 창업을 계승하여 완성하였음을 비유한다.
▶ 寰 : 우주, 천하
▶ 奎星 : 28수 중의 하나로, 문장을 주관하는 별 이름[《孝經》援神契].
송 태조 乾德 5년(967)에 다섯 별이 규성 자리에 모였다 《綱鑑》. 물론 그것은 천하태평과 문화의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다.
詔令郡國貢多士, 大張一網羅群英.
郡國에 조명 내리어 많은 선비를 골라 올리게 하고, 그물 크게 쳐놓고 여러 뛰어난 인재들 모아들이네.
▶ 貢多士 : 많은 才士를 뽑아 올리게 하다.
▶ 羅群英 : 뛰어난 인물들을 網羅하여 모으다. 羅는 그물을 쳐서 고기 따위를 많이 잡음.
聖情孜孜終不倦, 日斜猶御金鑾殿.
聖上의 마음 부지런하셔서 끝내 지치지 아니하시니, 해 기울었는데도 金鑾殿에 납셔 계시네.
▶ 孜孜 : 부지런히 힘쓰는 모양.
▶ 御金鑾殿 : 금란전에 出御하다. 금란전은 汴京에 있던 궁전 이름[《宋史》地理志]
翰林學士들이 일하던 곳임.
宮柳低垂三月煙, 爐香飛入千人硯.
3월의 내 끼인 제 宮柳 낮게 드리웠고, 향로의 향기는 많은 선비 벼루로 날아드네.
▶ 千人硯 : 천 사람의 벼루. 殿試를 보는 貢士들이 답안을 쓰려고 먹을 갈아놓은 벼루.
麻衣皎皎光如雪, 一一重瞳親鑑別.
선비들 삼베옷 눈처럼 빛나는데, 일일이 聖眼으로 친히 그들 능력을 감별하네.
▶ 重瞳 : 겹으로 된 눈동자. 천자의 눈. 천자로서의 식별력을 뜻한다.
옛날 舜이 重瞳이었고, 項羽도 중동이었다는 기록[《史記》項羽傳贊]에서 나온 말.
孤寒得路荷君恩, 聚首皆言盡臣節.
외롭고 빈한한 선비가 宦路를 얻어 임금의 은혜 입게 되니, 머리 모아 모두 말하기를 臣節을 다하겠다 하네.
▶ 孤寒得路 : 외롭고 빈한한 사람이 출세할 길을 찾다.
小臣蹤迹本塵泥, 登科曾賦御前題.
小臣의 경력도 본래 먼지나 진흙 같았는데, 과거에 급제하여 일찍이 御前에서 課題에 따라 시를 지었다네.
▶ 小臣蹤迹 : 소신의 발자취, 자신의 경력을 뜻함.
▶ 賦御前題 : 천자 앞에서 천자가 내린 제목에 따라 시를 읊다. 선비들이 과제에 따라 글을 짓고 있음을 뜻함.
屈指方經五六載, 如今已上靑雲梯.
손꼽아보니 이제 막 5, 6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이미 靑雲梯에 올라 있네.
▶ 靑雲梯 : 푸른 구름 위로 오르는 사다리. 푸른 구름은 궁중의 높은 벼슬자리를 뜻함.
位列諫官無一語, 自愧將何報明主.
벼슬의 반열은 諫官이면서 한마디 말 아뢰지 못하니, 무엇으로 明主께 보답할지 스스로 부끄럽네.
▶ 諫官 : 임금에게 올바른 의견을 아뢰는 직책을 지닌 벼슬. 이때 王禹偁은 左司諫知制誥란 벼슬자리에 있었다[《宋史》本傳].
應制非才但淚垂, 強作狂歌歌舜禹.
非才로서 천자의 명에 응하여 눈물만 흘리다가, 억지로 狂歌를 지어 舜禹 같은 임금님 노래하네.
▶ 應制 : 制命에 응하다. 천자의 명을 좇아 글을 짓는 것.
해설
王禹偁(954~1001)은 宋初의 문인으로 낮은 벼슬에 있으면서 올바른 말을 많이 한 절조 굳은 인물이었다. 太宗이 殿試를 보는 광경을 읊으면서 태평을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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