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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그루 대나무(十竹)-僧 淸順
▶ 十竹 : 열 그루 대나무. 宋나라 釋惠洪이 지은 《冷齋夜話》에도 실려 있다.
城中寸土如寸金, 幽軒種竹只十箇.
성안의 한 치 땅은 한 치 금과 같으니, 그윽한 집 추녀 끝에 대나무를 열 그루만 심었다.
▶ 幽軒 : 깊숙한 곳에 숨어 사는 隱士의 집을 가리킨다.
春風愼勿長兒孫, 穿我階前緣苔破.
봄바람아 조심해서 죽순을 자라게 하여, 내 섬돌 앞 푸른 이끼를 뚫어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를!
▶ 兒孫 : 자손. 죽순을 자손으로 비유한 것이다.
▶ 穿(천) : 뚫다.
해설
僧 淸順(?~1090?)은 宋代 西湖의 중으로, 王安石이 먼저 그의 시를 인정하였고 蘇軾도 만년엔 이 사람과 놀았다.
뜰에 대나무를 심음은 절조를 사랑하는 옛사람들의 풍류였다. 그러나 도시에선 넓은 땅을 구하기 어려워 작자는 꼭 열 개의 대를 심었다. 그리고는 봄 따뜻한 기운에 죽순이 마구 돋아나 깨끗하게 덮인 푸른 이끼를 뚫고 나와 풍정을 깨뜨릴까 걱정한다. 모순되는 소심한 풍류가 읽는 이의 미소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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