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황제께서 공부하기를 권함(眞宗皇帝勸學)-眞宗皇帝
富家不用買良田, 書中自有千鍾粟.
집을 부하게 하려고 좋은 밭 사려 마라, 글 가운데 본시 千鍾의 곡식 있도다.
▶ 自有-‘자연히 있게 된다', '자연히, 본시부터 있는 것'이라는 뜻.
▶ 千鍾粟(천종속)-많은 양의 俸祿을 말한다. '종(鍾)'은 양목(量目)으로 6석(石) 4두(斗)가 1종이다. ‘속(粟)[조 속]’은 곡식의 뜻뿐만 아니라 祿粟의 뜻.
安居不用架高堂, 書中自有黃金屋.
삶을 편하게 하려고 큰 집을 짓지 마라, 글 가운데 본시 황금으로 된 집 있도다.
▶ 架(가)-세우다. 짓다. 高堂(고당)-높다란 큰 집․
▶ 黃金屋(황금옥)-황금으로 장식한 집. <한무고사(漢武故事)〉에 ‘금옥(金屋)'이란 말이 보이며, 漢武帝는 못 속에 漸臺라는 높이 30장(丈)의 누대를 짓고 지붕을 황금으로 장식했다 한다.
出門莫恨無人隨, 書中車馬多如簇.
문을 나설 때 따르는 사람 없다고 한하지 마라, 글 가운데 수레와 말이 떨기처럼 많도다.
▶ 恨(한)- 한하다.
▶ 無人隨(무인수) - 隨行하는 從者가 없음.
▶ 簇(족)- 떨기. 나무처럼 많이 모인 것.
娶妻莫恨無良媒, 書中有女顔如玉.
장가를 들려는데 좋은 중매 없다고 한하지 마라, 글 가운데 얼굴이 옥 같은 여자 있도다.
▶ 娶(취)- 장가듦.
▶ 媒(매)- 중매장이. 중국에서는 옛날엔 반드시 중매인을 통하여 혼사(婚事)를 이루는 것이 예(禮)였다. 《詩經》 (齊風) (南山) 시에도 '娶妻하려면 어떻게 하는가? 중매 아니면 안 되는 거지'하고 읊었다.
▶ 顔如玉(안여옥)- 얼굴이 옥 같도다. 《시경》 召南 야유사균(野有死麕)시에도 '유녀여옥(有女如玉)'이라 하였다.
男兒欲遂平生志, 六經勤向窓前讀.
사나이가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육경(六經)을 부지런히 창 앞에 펴놓고 읽을지니라.
▶ 遂(수)- 이루다. 완수하다.
▶ 平生(평생지)- 평소 품고 있었던 큰 뜻.
▶ 六經(육경)- 중국 유가(儒家)의 중요한 경전 여섯 가지.
《시경(詩經)》·《서경(書經)》·《예기(禮記)》·《악경(樂經)》·《역경(易經)》·《춘추(春秋)》〔莊子 天運편〕
또는 《역경》·《시경》·《서경》·《춘추》·《예기》·《주례(周禮)》〔宋 王應麟《六經天文編》〕
▶ 勤(근)-부지런히 하는 것.
해설
이것은 송(宋)나라 제3대 황제인 진종(眞宗, 998~1022 재위)이 백성들에게 학문을 권하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글만 잘 읽으면 글을 통하여 큰 부귀영화를 다 누릴 수 있다고 하여, 지나치게 입신출세(立身出世)를 내세운 듯한 감이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목표였을 터이다.
이 글의 형식을 보면 2연씩 前半 4구, 후반 4구로 동형의 구법(句法)을 쓰고 있고, 최후의 1연으로 전체를 결론짓고 있다.
또 모두 七言이고 한 구 건너 측운(仄韻)〔屋·沃)으로 押韻하고 있어 七言古詩의 형이지만, 내용에 있어선 제목에 '勸學文’이라 했듯이 시라기보다는 文이라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고문진보》 후집의 <北山移文> <弔古戰場文>이 압운하고 있듯이 중국의 글은 산문이라 하더라도 정제(整齊)한 구와 운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 글은 배움을 권하는 내용이므로 誦讀에 편하게 하려고 古詩의 형식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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