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천의 학문을 권하는 글(白樂天勸學文)-백거이(白居易)
有田不耕倉廩虛, 有書不敎子孫愚.
밭이 있어도 갈지 않으면 곳간이 비고,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들이 어리석으리라.
▶ 耕(경) : 밭가는 것. 경작, 곧 농사짓는 것.
▶ 倉廩(창름) : 곡식 창고.
▶ 愚(우) : 어리석은 것. 세상 사리에 어두운 것.
倉廩虛兮歲月乏, 子孫愚兮禮義疎.
곳간이 비면 살림이 구차해지고, 자손이 어리석으면 예의에 어두우리라.
▶ 乏(핍) : 결핍의 뜻. 세월핍(歲月乏)은 '세월을 지나기에 궁핍해진다', 곧 '살림이 구차해진다'는 뜻.
▶ 禮義(예의) : 예(禮)는 예의, 의(義)는 의리로서,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고 지켜야 할 여러 가지 도리를 말한다.
▶ 疎(소) : 소(疏)와 같은 글자, 곧 '거리가 멀다' '어둡다' '잘 모른다’는 뜻.
若惟不耕與不敎, 是乃父兄之過歟.
만약 갈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곧 父兄의 잘못일 터이다.
▶ 若(약) : 만약.
▶ 惟(유) : 뚜렷한 뜻 없이 강조를 나타내는 조사(助詞).
▶ 是(시) : 이것. 앞 구를 받는다.
▶ 乃(내) : ‘곧’의 뜻.
▶ 歟(여) : 단정이 아니라 동의(同意)를 구하는 의문형으로 문장을 만드는 조사임.
해설
백거이(白居易, 772~846)는 중당(中唐)의 사회시인(社會詩人)이며 호가 낙천(樂天)이다. 그는 교육은 바로 사람의 생활에 꼭 필요한 농업과 같다고 하였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사람이란 배우지 못하면 올바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백낙천은 교육을 통해서 얻어지는 중요한 것으로 '예(禮)'와 ‘의(義)’를 들었다. '예'는 바로 사회의 질서이며, 인간의 존재의의는 그것을 통하여 인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의'는 올바로 ‘예’를 체계지운다. 예의가 없다면 사람의 존엄성은 인정할 길이 없다. 중국의 학문이란 유학을 비롯하여 사람이 사람으로서 올바로 살아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앞의 진종(眞宗)의 권학(勸學)과는 더욱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글도 형식은 칠언고시이지만 '문(文)'이라 제(題)하고 있다. 백낙천의 문집에는 이 글이 실려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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