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태평한화골계전22-屠門戒殺 본문

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태평한화골계전22-屠門戒殺

耽古樓主 2024. 11. 21. 07:55

太平閑話滑稽傳
 

屠門戒殺

 
鷄林有一官娼美而艶 有長安一年少 情頗珍重.
계림에 얼굴이 예쁜 관청의 娼妓가 있었고, 서울의 어떤 소년이 쏟은 정(情)이 꽤 珍重했다.
鷄林: 경상도 경주(慶州)의 옛 이름이다.
珍重: 貴重과 같은 말이다. 여기서는 무척 아끼고 사랑했다는 뜻이다.
 
娼紿曰
妾本閥閱 沒爲婢 時未經男子.
그 창기가 속여서 말하였다.
"저는 본래 벌열(閥閱)의 태생으로 적몰(籍沒)되어 노비가 되었으나 이때까지 남자를 겪어 본 적이 없습니다.”
閥閱: 나라에 공로가 많고 벼슬을 거친 경력이 매우 많은 것, 또는 그러한 집안을 말한다. 대개는 후자의 뜻으로 사용된다.
籍沒: 중죄인에 대해 그 신분이나 재산 등을 몰수하는 일을 말한다. 이로써 그 가족까지도 노비로 격하되는 경우가 있었다.
 
年少尤惑之.
소년은 더욱 그 여자에게 미혹되었다.
 
娼臨別善哭 年少傾行橐贈之.
그 여자가 이별할 때 잘 우니, 소년이 行橐을 기울여 그 여자에게 주었다.
行橐: 길을 갈 때에 행장이나 노자를 넣는 주머니를 말한다.
善哭: 참으로 슬픈 듯이 곡을 잘한다는 뜻이다.
 
娼謝曰
願得切身之物 不願財賄.
창기가 사양하며 말하였다.
“신체에서 잘라 낸 물건을 갖고 싶지, 재물은 싫습니다.”
 
年少卽斷髮與之 娼曰
毛髮猶外也 願得尤切物者.
소년이 곧 머리카락을 잘라 주었더니, 창기가 말하였다.
“머리카락은 외양에 불과한 것입니다. 더욱 절실한 것을 갖고 싶습니다”
 
年少斫板齒與之 及還京忽忽不樂
그래서 소년이 앞니를 분질러 주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문득문득 마음이 좋지 않았다.
 
人有自鄕來者 年少廉問 娼纔別就他家 怒之 馳遣蒼頭索還板齒.
그 고장에서 온 사람이 있어서 소년이 염탐해 물어보았더니, 창녀는 이별하자마자 다른 집에 갔다고 하므로, 화가 나서 종을 보내어 앞니를 되찾아 오게 하였다.
 
娼撫掌大笑曰
癡孩子屠門戒殺 娼家責禮 非愚則妄.
可揀爾癡孩子齒去.
창녀가 손뼉을 치며 크게 웃고 말하였다.
"어리석은 아이가 백정(白丁)더러 살생을 경계하고, 창기더러 예(禮)를 지키라고 하니, 바보가 아니면 망령된 사람이로다.
너의 어리석은 아이의 이를 찾아가도 좋다."
백정더러 죽이기를 경계하고: 屠門戒殺, 즉 백정더러 짐승을 죽이지 말라고 하는 말이니 도저히 실행이 불가능한 요구를 일컫는 말이다.
 
擲一布袋 乃平生一得男齒也.
布袋 하나를 던져 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평생토록 한 개씩 얻은 남자들의 이였다.
 
有人題詩曰
年少風流見未曾 娼家責禮竟可能
莫言這物恩情薄 齒豁頭童是壽徵
어떤 사람이 시를 지었다.
“소년 풍류는 일찍이 보지 못하였나니, 娼家에 예(禮)를 책함이 끝내 어찌 가능하랴?
이 사람을 恩情이 엷다고 말하지 마오, 이 빠지고 머리 벗어짐은 長壽할 조짐이거니.”
年少風流見未曾: 앞니까지 분질러 준 애정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齒豁頭童: 이가 드문드문 빠지고 머리가 벗겨짐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