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으로 돌아와 살며(歸田園居)-도연명(陶淵明)
▶ 歸田園居 : 《靖節先生集》 권2에 실려 있는데, 歸園田居라 題한 5수 중 제1편이다. 淵明의 대표적인 전원시의 하나이다.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젊어서부터 세상의 속기에 알맞지 않았고, 천성이 본디 산림을 좋아하였다.
▶ 俗韻(속운) : 속된 기. 세상의 풍속.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티끌 세상에 잘못 떨어져, 어느덧 30년이 지났구나.
▶ 塵網(진망) : 티끌처럼 지저분하고 그물 같은 속박이 있는 세상.
▶ 一去三十年 : 閻里에 나와 산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塵網을 名利를 위한 관리생활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30년은 13년 또는 已十年의 잘못이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으나, 그렇게 된 판본이 없는 이상 근거없는 臆斷이라 하겠다. 앞의 <七月夜行江陵途中作> 시의 첫머리에 말한 閑居三十을 달리 표현한 데 불과하다. 이 시는 義熙 2년(406년) 연명이 31세 되던 해의 작품이며[說詳 車桂環 敎授, 陶潛五言詩疏證. 《大東文化研究》第三輯] <칠월야행강릉도중작>은 37세 때의 작품이어서 30은 그 槪數인 것이다.
羈鳥戀舊林, 池魚思故淵.
새장 속의 새는 살던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의 물고기는 살던 깊은 못을 생각한다.
▶ 羈鳥(기조) : 자기가 자란 옛 숲을 떠나와 새장 안에 갇힌 새를 말한다.
▶ 故淵 : 연못의 고기가 본시 살던 深淵을 말한다.
開荒南野際, 守拙歸園田.
남쪽 들 끝을 일구고, 본성을 지키려 고향으로 돌아왔다.
▶ 南野 : 南畝로 된 판본도 있다.
▶ 守拙 : 자기의 소박하여 拙劣하게 보이는 본성을 지킴. 곧 본성에 안 맞는 속세의 이해관계로부터 떠남.
方宅十餘畝, 草屋八九間.
모난 집터는 10여 이랑이 되고 초가집은 8, 9 칸이다..
▶ 方宅 : 모난 네모꼴의 집터. 텃밭까지를 포함한다.
楡柳蔭後簷, 桃李羅堂前.
느릅나무·버드나무는 뒷편 처마를 가리고, 桃李가 대청 앞에 늘어서 있다.
▶ 楡(유) : 느릅나무.
▶ 蔭(음) : 가리다. 그늘지다.
▶ 簷(첨) : 처마.
暖暖遠人村, 依依墟里煙.
어슴푸레 멀리 인가가 있고, 마을에선 가늘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暖暖(애애) : 어슴푸레한 모양, 안개나 아지랑이 같은 것에 가리어 윤곽이 희미하게 보이는 모양.
▶ 依依(의의) : 연기 같은 것이 가늘게 피어오르는 모양.
▶ 墟里(허리) : 村里, 촌락. 墟落.
狗吠深巷中, 鷄鳴桑樹顚.
깊숙한 골목 안에선 개짖는 소리가 들리고, 뽕나무 꼭대기에선 닭이 울고 있다.
戶庭無塵雜, 虛室有餘閑.
집안에는 지저분하고 잡된 일이 없고, 조용한 빈 방에는 한가함이 깃들어 있다.
▶ 戶庭 : 대문에서 마당에 이르는 집안.
▶ 塵雜 : 티끌과 잡된 것. 지저분한 것들.
▶ 虛室 : 텅 비고 조용한 방.
久在樊籠裏, 復得反自然.
오랫동안 새장 속에 있다가, 또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노라.
▶ 樊籠(번롱) : 새장.
▶ 自然(자연) : 스스로 그러한 것. 외부의 아무런 강요나 간섭없이 본래의 제모습.
해설
도연명이 官職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와 소박한 삶을 영위하는 기쁨을 노래한 것이다.
세상의 名利보다도 전원의 소박한 생활이 자신에게 더 알맞은 까닭은 전원이 자기의 본성에 더 알맞기 때문이다. 고요하고 청정한 초가에 앉아 있으려니, 옛날 명리를 추구하던 생활이란 마치 새가 새장 속에 갇혀 있음과 같았음을 느낀다. 전원에 돌아와 보니 이제야 자기의 天性대로 아무런 거리낌이나 더럽힘 또는 구속받는 일 없이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있던 새가 깊은 숲속에 놓여나 지저귀듯이 자유의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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