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으로 돌아와 살며(歸田園居)-도연명(陶淵明)
▶ 歸田園居(귀전원거) : 《陶靖節集》 권2에는 歸園田居로 되어 있는데 그편이 옳다. 이곳에 실린 것은 그 5수 중의 제2수도 전원에 조용히 묻혀 농사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작자의 淸淨無垢한 생활과 마음가짐이 잘 나타나 있다.
野外罕人事, 深巷寡輪鞅.
야외엔 사람의 접촉이 드물고, 으슥한 골목엔 마수레도 뜸하다.
▶ 野外(야외) : 성(城)의 교외. 농촌이 있는 곳,
▶ 罕(한) : 드물다.
▶ 人事(인사) : 사람들과의 관계.
▶ 深巷(심항) : 《도정절집》엔 窮巷으로 되어 있다. '으슥한 골목'이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골목'이었을 것이다.
▶ 寡(과) : 적다.
▶ 輪(륜) : 바퀴 수레를 가리킴.
▶ 鞅(앙) : 말의 배대끈. 수레를 끄는 말을 가리킴.
白日掩柴扉, 虛室絕塵想.
대낮에도 사립문을 닫고 있으니, 빈 방은 잡된 생각을 끊어준다.
▶ 掩(엄) : 가리다. 닫다.
▶ 柴扉(시비) : 사립문. 《도정절집》엔 荊扉로 되어 있는데 같은 뜻임.
▶ 虛室(허실) : 살림살이가 거의 없는 텅 빈 조용한 방.
▶ 塵想(진상) : 塵世의 속된 생각. 공명심 같은 것.
時復墟曲中, 披草共來往.
때때로 또 마을 모퉁이에는, 풀을 헤치며 서로 내왕하는데,
▶ 時(시) : 때때로
▶ 墟曲(허곡) : 마을 모퉁이. 이 구절이 時墟復里人으로 된 판본도 있다.
▶ 披草(피초) :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어 길에 우거진 잡초를 헤치는 것.
相見無雜言, 但道桑麻長.
만나더라도 잡된 말은 없이, 다만 뽕이나 삼의 생장이나 얘기한다.
桑麻日已長, 我土日已廣.
뽕나무와 삼대는 날로 자라났고, 나의 땅도 날로 넓어졌다.
▶ 廣(광) : 땅을 개척하여 넓어지는 것.
常恐雪霰至, 零落同草莽.
언제나 두려운 것은 눈이나 싸락눈이 내리어, 우거진 풀과 함께 시들어 버리는 걸세.
▶ 霰(산) : 싸락눈
▶ 零落(영락) : 나무나 풀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
▶ 莽(망) : 풀이 무성한 것.
해설
한적한 농촌에 묻혀 살고 있으면 세상의 名利와 마음이 멀어진다. 곁에서 보기에 가난하기는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간섭을 벗어나, 언제나 깨끗한 본연의 自我를 지닐 수가 있는 것이다.
연명(淵明)의 은거(隱居) 주위는 길이 있어도 사람의 내왕이 드물어 잡초가 우거졌고,간혹 그 잡초를 헤치고 사람들이 내왕하기는 하지만 서로 만나더라도 농사에 관한 문답밖엔 교환하지 않는다.
그곳의 농민들도 세사(世事)에 때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명은 이러한 인간 본연의 청정무욕을 찾아 전원으로 되돌아왔던 것이다.
'漢詩와 漢文 > 古文眞寶(고문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五言古風短篇-59妾薄命(첩박명) (1) | 2024.02.04 |
---|---|
2五言古風短篇-58鼠鬚筆(서수필) (2) | 2024.02.04 |
2五言古風短篇-56雜詩(잡시) (0) | 2024.02.04 |
2五言古風短篇-55蘇武(소무) (0) | 2024.02.04 |
2五言古風短篇-54春日醉起言志(춘일취기언지) (1) | 202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