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취했다 일어나 내 뜻을 말함(春日醉起言志)-이백(李白)
▶ 春日醉起言志 : 봄날에 취했다 일어나 뜻을 말한다. 이 뜻이란 이백(李白)의 인생관 또는 생활관의 일단(一端)이라 보아도 좋다. 《李太白詩集》 권23에 실려 있다.
處世若大夢, 胡為勞其生?
세상을 살아감은 큰 꿈과 같으니, 어찌 그 삶을 수고롭게 하겠는가?
▶ 處世(처세) : 세상에 처함. 세상을 살아감.
▶ 若大夢(약대몽) : 《莊子》 齊物論에 '깨어난 뒤에야 그 꿈임을 안다. 또한 크게 깨우침이 있은 뒤에야 그것이 큰 꿈임을 안다.'라고 하였다. 장자가 말하는 '그것'이란 인생을 가리킨다.
▶ 胡爲(호위) : 하위(何爲). ‘어째서’,
▶ 勞其生(노기생) : 《장자》 大宗師편에 '대지(大地)는 우리를 실음에 형(形)으로써 하고, 우리를 노(勞)함에 생(生)으로써 하고, 우리를 일(佚:安樂)케 함에 노(老)로써 하고 우리를 쉬게 함에 사(死)로써 한다.'라고 하였다. 사는 동안에 이해관계 때문에 노고(勞苦)함을 뜻한다.
所以終日醉, 頹然臥前楹.
그러니 종일 취하여, 몸 가누지 못하고 대청 기둥 아래 눕는다.
▶ 所以 : 그래서, 인생은 大夢이기 때문에.
▶ 頹然(퇴연) :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곤드라지는 모양.
▶ 前楹(전영) : 당(堂)의 전면에 있는 기둥.
覺來眄庭前, 一鳥花間鳴.
깨어나 뜰 앞을 바라보니, 한 마리의 새가 꽃 사이에서 울고 있네.
▶ 眄(면) : 흘낏 바라보는 것.
借問如何時? 春風語流鶯.
묻노니 어떤 철인가? 봄바람 살랑거리고 날아다니는 꾀꼬리가 지저귀네.
▶ 如何時(여하시) : 《이태백시집》엔 此何時로 되어 있다. ‘어떠한 때인가?’
▶ 語(어) : 동사로 '지저귀다'.
▶ 流鶯 :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꾀꼬리.
感之欲歎息, 對酒還自傾.
봄철에 감동되어 탄식이 절로 나려 하고, 술을 대하고는 또 스스로 잔을 기울인다.
▶ 感之(감지) : 之는 '그것' 곧 봄철의 아름다움. 감(感)은 감동되다.
浩歌待明月, 曲盡已忘情.
큰 소리로 노래하며 밝은 달을 기다리니, 곡이 다하자 이미 모든 감정을 잊네.
▶ 浩歌(호가) : 큰 소리로 노래하다.
▶ 忘情(망정) : 사람의 모든 감정을 잊는 것. 술에 취하여 老莊哲學에서 말하는 혼돈의 無我之境으로 들어가는 것.
해설
술에서 깨어난 희미한 의식 속에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부드러운 봄바람과 아름답게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도취(陶醉된다. 봄철의 아름다움은 탄식이 나올 것같이 이백(李白)의 마음을 희열로 차게 한다. 이러한 희열 속에 다시 술을 마시고 아무 거리낌없이 노래부르다 다시 무아지경의 醉鄕으로 들어간다.
인생은 꿈과 같은 것, 기왕 꿈을 꾸자면 좀 멋진 수고로움 없는 꿈을 꾸자는 것이다. 이 시에서도 호탕한 이백의 성품과 속세의 가치관을 초월한 선인(仙人)의 풍모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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