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스런 까마귀가 밤에 울다(慈烏夜啼)-백거이(白居易)
▶ 慈烏(자오) : 《禽經》 張華의 注에 일렀다.
‘자오(慈烏)란 효성스런 새를 말한다. 자라면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 큰부리까마귀는 그렇지 않다.’
《孔叢子》의 小爾雅에 일렀다.
‘純黑色이고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는 것을 오(烏: 까마귀)라 말하고, 작고 배 밑이 희며 자라도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지 않는 것을 아오(鴉烏: 갈까마귀)라 한다.’
보통 까마귀가 모두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임으로써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慈烏란 효성스런 까마귀이다.
▶ 夜啼 : 밤에 울다. 《樂府詩集》 권47엔 烏夜啼란 악부시가 실려 있는데 이 고악부의 이름에서 慈烏夜啼란 題名을 땄을 터이다. 《白氏長慶集》 권1에 이 시가 실려 있다.
慈烏失其母, 啞啞吐哀音.
효성스런 까마귀가 그 어미를 잃고, 까악 까악 설게 울고 있네.
▶ 啞啞(아아) : 까마귀가 까악까악 우는 소리.
晝夜不飛去, 經年守故林.
밤낮없이 날아가지도 않고, 1년이 넘도록 옛 숲을 지키네.
▶ 故林(고림) : 어미와 살던 옛 둥지가 있는 숲.
夜夜夜半啼, 聞者為沾襟.
밤마다 밤중이면 우니, 듣는 이의 옷깃을 눈물로 적시네.
▶ 沾襟(첨금) : 흐르는 눈물로 옷깃이 젖음.
聲中如告訴, 未盡反哺心.
소리가 호소하는 듯하니, 反哺의 마음을 다하지 못해서이네.
▶ 反哺(반포) : 어미새가 길러준 은혜를 갚기 위하여 새끼새가 자라서 '반대로 먹이를 입으로 물어다 먹임.’
《本草》에 일렀다.
‘慈烏는 일명 孝烏라고도 한다. 이 새는 처음 낳아서 어미에게 60일 먹이를 얻어먹고 자라면 60일 反哺한다.’
百鳥豈無母, 爾獨哀怨深.
새치고 어찌 어미가 없으리? 그대만 홀로 슬픔에 사무치는가!
應是母慈重, 使爾悲不任.
틀림없이 어머니의 사랑이 두터워, 그대의 슬픔을 이기지 못하게 하누나.
昔有吳起者, 母歿喪不臨.
옛날 오기라는 사람은,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장사지내러 오지 않았다네.
▶ 吳起(오기) : 《史記》 列傳에 일렀다.
‘吳起는 衛나라 사람이다. 用兵을 좋아했고 일찍이 曾子에게 배우고 魯나라 임금을 섬기었다. (......) 노나라에서 마침내 장수가 되어, 齊나라를 쳐 크게 깨치었다. 노나라 사람에 오기를 미워하여, 기의 사람됨을 시기심 많고 잔인하며, 젊었을 때 집안에 천금이 있었는데, 여러 나라로 벼슬하러 다니다가 성공하지 못하여, 집안을 마침내는 파산케 하였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비웃었다. 오기는 자기를 욕하는 자 30여 명을 죽이고 동쪽으로 위나라 城郭 문을 나서서 그의 어머니와 이별하였다. 그는 팔을 물어뜯으며 맹서하기를, 卿相이 되지 않으면 다시는 위나라로 들어오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증자를 모시게 되었다. 얼마 있다가 그의 어머니가 죽었으나, 起는 마침내 돌아가지 않았다. 증자가 이를 경박하게 여기고 기를 끊어 버렸다.’
哀哉若此輩, 其心不如禽.
슬프다! 이런 무리들은, 그 마음이 새만도 못하구나.
慈烏彼慈烏! 烏中之曾參.
효성스런 까마귀여! 저 효성스런 까마귀여! 새 중의 曾參이로다.
▶ 會參(증삼) : 字는 子輿로 南武城 사람. 孔子의 제자로서 효도에 뛰어났으며 《孝經》을 지었다 한다.
해설
이 시는 밤에 우는 까마귀 소리를 듣고 효성스런 慈烏를 생각하며 노래한 것이다. 자오는 효성스런 까마귀로 그의 어미를 여의면, 어미와 살던 옛집을 밤낮으로 지키며, 1년이 넘도록 슬프게 밤마다 울고 있다. 그 울음소리는 못 다한 효성을 서러워하는 듯하여 듣는 이의 눈시울을 적신다. 많은 새 가운데에서도 이 새만이 어미의 죽음을 크게 슬퍼함은 그 어미의 사랑이 두터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 중에도 옛날 吳起처럼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공명심 때문에 장례에 참여하지 않았던 자가 있다. 이런 자는 이 까마귀만도 못한 인간이다. 이 까마귀야말로 효행에 뛰어난 孔子의 제자 曾參에게 견줄 만한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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