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술마시며(獨酌)-이백(李白)
▶ 獨酌(독작) : 이 시는 앞에 나온 〈月下獨酌〉의 제2수이다. 시 가운데 달이 나오지 않아 그대로 獨酌이라 따로 제(題)한 듯하다.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하늘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酒星이 하늘에 있지 않을 테고,
▶ 酒星(주성) : 《晉書》 天文志에 軒轅(:별 이름) 오른쪽 모퉁이 남쪽의 세 별을 酒旗라 한다. 酒官의 旗로써 饗宴飮食을 주관한다. 五星酒旗를 지키면 天下大輔한다.'라고 하였다.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땅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酒泉이 땅에 없어야만 하리라.
▶ 酒泉(주천) : 應劭의 《地理風俗記》에 ‘酒泉郡의 물이 술과 같다. 그래서 酒泉이라 한다.'라고 했다. 顔師古의 《漢書》 注에도 '舊傳에 성(城) 밑에 金泉이 있는데 맛이 술과 같다.'라고 했다. 酒泉은 郡名으로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주천현(酒泉縣)이다.
天地旣愛酒, 愛酒不愧天.
천지가 술을 좋아하니, 술 좋아함은 하늘에 부끄러울 것 없네.
▶ 愧(괴) : 부끄럽다.
已聞淸比聖, 復道濁如賢.
예부터 맑은 술은 성인에 비겼고, 또 탁주는 어진 사람 같다고 일러왔네.
▶ 淸比聖 : 淸酒를 聖人에 비겼다. 《魏志》에 '徐邈은 자가 경산(景山), 魏에 벼슬하여 尙書郞이 됨. 이때 술을 금하였는데 邈은 몰래 마시고 沈醉하였다. 趙達이 위법을 물으니 막은 聖人에 알맞는 것이라 했다. 達이 이를 아뢰니 太祖는 화를 냈다. 鮮于酺가 나아가 말하였다. “취객은 술이 맑은 것을 성인이라 하고 濁한 것을 野人이라 합니다. 막은 가끔 취하여 그렇게 말할 따름입니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取하여 후세에 청주를 聖, 탁주를 賢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賢聖旣已飲, 何必求神仙?
賢聖을 이미 마셔 왔으니, 꼭 신선되기 바랄 게 무엇이리?
▶ 賢聖(현성) : 탁주와 청주,
三盃通大道, 一斗合自然.
석 잔을 마시면 위대한 도에 통하고, 한 말을 마시면 자연과 합치되네.
▶ 大道 : 道家에서 말하는 우주의 본체가 되는 위대한 道.
▶ 自然(자연) : 인간의 모든 욕망이나 감정을 잊고 본연의 순박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
但得醉中趣, 勿爲醒者傳.
다만 취중의 흥취를 얻을 뿐이니, 술 안 먹는 자에겐 전하지 말라.
▶ 醉中趣(취중취) : 《李白詩集》엔 酒中趣로 되어 있다.
▶ 醒者(성자) : 술이 취하여 있지 않은 사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
해설
李白의 愛酒詩 가운데의 하나이다. 술을 통하여 우주자연의 大道에 통할 수 있고, 술을 마심으로써 인간본연의 無欲純朴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것은 魏晉代의 竹林七賢이나 陶淵明이 老莊의 허무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우주관 또는 인생관을 근거로 술을 마셨던 것과도 통한다. 어지러운 세상에 정신차리고 앉아 있을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刻苦修鍊을 통하여 塵世를 초월하는 선인(仙人)이 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것은 술 속에서 간단히 선경(仙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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