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물속의 창포(靑靑水中蒲)-한유(韓愈)
▶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 《文選》 고시 19수의 제2수와 《古樂府》 飮馬長城窟行 首句에 靑靑河畔草란 구절로 여인이 思夫하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작자 韓愈는 古詩의 체를 따라 제1구를 題名으로 하였다. 《昌黎先生集》에는 권4에 이를 3수로 나누어 싣고 있다.
▶ 蒲(포) : 창포. 수초(水草)의 일종.
靑靑水中蒲, 下有一雙魚.
파릇파릇한 물속의 창포여, 밑에는 한 쌍의 고기가 놀고 있네.
▶ 下有一雙魚 : 창포 포기 밑에 놀고 있는 한 쌍의 물고기를 보며 짝을 잃은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생각한다.
君今上隴去, 我在與誰居?
임은 이제 농산으로 떠나가니, 나 홀로 누구와 함께 산단 말인가?
▶ 上隴去(상롱거) : 농(隴)은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隴山인데, 서역(西域)으로 수자리 갈 때 지나는 곳. 따라서 ‘상롱거(上隴去)’, 곧 ‘농(隴)으로 갔다.’라 함은 서쪽으로 수자리를 살러 갔음을 뜻한다.
靑靑水中蒲, 長在水中居.
파릇파릇한 물속의 창포여, 언제나 물속에 자라고 있네.
長在水中居 : 창포를 보면 언제나 물속에 살고 있다. 여기에서 언제나 집에 있지 못하고 떠나가 버린 임에 대한 아쉬움을 반사적으로 생각케 된다.
寄語浮萍草, 相隨我不如.
부평초에게 말 전하니, 몰려다니는 그대들만도 난 못하구나.
▶ 浮萍草(부평초) : 물 위에 떠다니는 수초(水草). 개구리밥.
▶ 相隨我不如 : 부평초는 여럿이 언제나 몰려 떠 다닌다. 자기는 단 하나의 임과도 이별하였으니 결국 하잘것없는 부평초만도 못하다는 뜻.
靑靑水中蒲, 葉短不出水.
파릇파릇한 물속의 창포여, 잎이 짧아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듯,
▶ 葉短不出水 : 창포는 잎이 짧아서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자기는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는 사람이면서도 남편이 집으로부터 떠나가게 되었음을 생각한 것이다.
婦人不下堂, 行子在萬里.
여자는 대청 아래로 내려서지 않는 법인데, 떠나간 임은 만 리 밖에 계시니 어이하리.
▶ 婦人不下堂 : 부인은 당(堂)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법. 당(堂)은 '대청'과 비슷하다. 따라서 여자는 규방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여인은 규방을 나서면 안 된다는 윤리가 있으니 임을 찾아 만 리 길을 달려갈 수도 없다.
▶ 行子(행자) : 여로(旅路)에 있는 임.
해설
이 시는 고시 19수의 제2수 〈靑靑河畔草〉나 樂府 <飮馬長城窟行>과 내용이 비슷하다. 모두가 떠나간 임을 그리는 애절한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고문진보》에선 이 시를 한 首로 묶고 있으나 역시 '청청수중포' 구절을 시작으로 하는 3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시 題下에 <고문진보>에선 '제1장은 남편이 떠나감을, 제2장은 남편과 함께 있지 못함을, 제3장은 임을 올바르게 권면하는 뜻을 지녔다.'라고 주(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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