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의 노래(怨歌行)-반첩여(班婕妤)
▶ 怨歌行 : 원망하는 노래. 行은 가곡(歌曲)의 뜻. 《漢書》에는 紈扇詩라 하였다.
작자 班婕妤는 漢나라 成帝( 재위 기원전 32~기원전 7 ) 때의 희(姬). 班은 姓이고 婕妤는 官名이다. 뒤에 趙飛燕에게 임금의 은총을 빼앗기고 그 위에 비연으로부터 모함까지 받아 성제에게 버림받고 이 시를 지었다 한다. 怨詩行이라 된 판본도 있으며, 《文選》 이선(李善) 주(注)에는 '가록(歌錄)에 원가행(怨歌行)은 古辭라 하였다. 그러나 옛날에 이 곡이 있던 것을 반첩여가 따라 지은 것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古辭는 대개 민간에 전승된 가요로서 무명씨의 作이므로, 이것도 반첩여의 작이 아닐지 모른다. 《樂府詩集》에는 相和歌辭 楚調曲에 들어 있다.
新裂齊紈素, 皎潔如霜雪.
제 땅에서 난 흰 비단을 새로 잘라내니, 희고 깨끗하기 서리나 눈과 같네.
▶ 新裂(신렬) : 새로 찢어내다. 新製로 된 판본도 있다. 제(齊)는 齊나라〔山東省 지방].
▶ 紈素(환소) : 희고 고운 비단. 제(齊)나라는 환소의 명산지였다.
▶ 皎(교) : 흰다. 밝다.
▶ 潔(결) : 깨끗하다.
裁為合歡扇, 團圓似明月.
이를 말라 합환선을 만드니, 둥글기가 밝은 달 같네.
▶ 合歡扇 : 合歡은 앞에 나온 古詩의 合歡被처럼 부부가 함께 즐긴다는 뜻. 합환선은 앞뒤로 천을 붙여 합쳐 만든 부채로 부부의 사랑을 상징한다.
▶ 團圓(단원) : 둥글다. 團團으로 된 판본도 있다.
出入君懷袖, 動搖微風發.
임의 품속을 들락날락거리며, 흔들림에 따라 微風이 이네.
常恐秋節至, 涼飇奪炎熱.
언제나 가을이 와서, 서늘한 바람이 더위를 몰아낼까 두려워했더니,
▶ 涼(량) : 서늘하다.
▶ 飇(표) : 회오리바람. 여기서는 그냥 바람의 뜻. 李善 注本 《문선》엔 涼風으로 되어 있다.
棄捐篋笥中, 恩情中道絕.
장농 안에 버려져, 애정이 중간에 끊이고 말았네.
▶ 棄捐(기연) : 내버리다.
▶ 篋笥(협사) : 대나무로 만든 물건을 넣어두는 장, 상자,
▶ 恩(은) : 사랑. 은총,
▶ 中道 : 도중.
해설
후세에도 秋扇이나 婕妤扇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 시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자기를 부채에 비유하여 억울함을 노래한 것이다. 이 부채는 고운 비단으로 만든 밝은 달처럼 둥글고 아름답다. 더울 적에는 임은 언제나 품에 지니고 다니며 자기를 애용하더니 가을바람이 일자 너를 언제 봤더냐 하고 장농에 동댕이쳐버린다. 그처럼 자기도 조비연(趙飛燕) 때문에 成帝에게 버림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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