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146.喜見外弟又言別〈희견외제우언별〉-李益(이익) 본문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喜見外弟 又言別〈외사촌 동생을 반갑게 보고 다시 이별을 고하다〉 -李益(이익) |
十年離亂後 長大一相逢.
십 년간 전란으로 떠돈 뒤 장성하여 한 번 만나보니.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처음 볼 때 성을 묻고 놀랐는데 이름을 말하니 옛 얼굴이 떠오른다.
別來滄海事 語罷暮天鐘.
이별 이후 상전벽해와 같은 지난 일 이야기가 끝날 즈음 저녁 종이 울린다.
明日巴陵道 秋山又幾重.
내일이면 巴陵으로 길을 떠난다 하니 가을 산은 또 몇 겹이나 막혀 있을까.
2.通釋
10년 동안 이어진 전란으로 뿔뿔이 흩어진 뒤 이제야 장성한 외사촌을 한 번 만났다.
처음 보았을 때, 성을 묻고 내가 아는 성씨라 깜짝 놀랐는데 이름을 마저 듣고 나니 예전의 모습이 떠올라 외사촌임을 알아보았다.
헤어진 뒤 상전벽해와 같이 변해버린 세상과 살아온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화가 끝날 즈음 어느덧 저녁 종소리가 울린다.
내일이면 파릉 땅으로 향한다 하니 그대는 또 얼마나 많은 쓸쓸한 가을 산들을 넘어가겠는가.
3.解題
李益은 변방 지역의 풍정과 그곳 병사들의 애원을 격정적이면서도 감상적으로 표현한 邊塞詩로 유명하다.
이 작품 역시 긴 전란의 고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10년 만에 우연히 타향에서 만난 외사촌과의 짧은 만남과 이별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가운데 전란 중에 고향을 잃고 유랑하는 참담한 처지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하였다.
특히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은 전란의 상흔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만남과 이별을 읊은 명구로 칭송받았다.
4.集評
○ 杜少陵贈衛八處士一篇 久別倏逢 曲盡人情 想而味之 宛然在目下
杜少陵(杜甫)의 〈贈衛八處士〉 한 편은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 갑자기 만났을 때의 인정을 곡진하게 표현한 작품인데, 상상하며 음미하면 완연히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此則馬上相逢久 人中欲認難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無愧前作
이와 같은 것으로 ‘말을 탄 채 만나는 시간이 길어짐은, 인간으로 참기 어려운 일이라.[馬上相逢久 人中欲認難]’, ‘처음 볼 때 성을 묻고 놀랐는데, 이름을 말하니 옛 얼굴이 떠오른다.[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갑자기 만나보니 오히려 꿈인 듯,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었지.[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등의 구절은 前人(杜甫)의 작품에 부끄럽지 않다.
若戴叔倫之歲月不可問 山川何處來(注7) 靑出於藍者也 - 宋 陳世崇, 《隨隱漫錄》 卷1
예컨대 戴叔倫의 ‘지난 세월을 묻지 못하고, 어느 산 어느 강에서 왔는가를 묻는다.[歲月不可問 山川何處來]’는 구는 前人을 능가한다.
○ 馬上相逢久 人中欲認難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皆唐人會故人之詩也
‘馬上相逢久 人中欲認難’,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등의 구절은 모두 당나라 사람들이 옛 친구를 만났을 때 지은 시이다.
久別倐逢之意 宛然在目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 갑자기 만난 정황이 완연히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想而味之 情融神會 殆如直述
상상하며 음미하면 마음이 통하고 생각이 하나가 되는 듯하니 마치 마음을 그대로 쓴 듯하다.
前輩謂唐人行旅聚散之作 最能感動人 意信非虛語
앞사람들이 말하기를 “당나라 사람들이 여정 중에 만나고 헤어지며 쓴 작품이 가장 사람을 감동시킨다.”고 하였는데, 진실로 허언이 아니다.
戴叔倫 亦有歲月不可問 山川何處來 意稍露而氣益暢 無愧于前也 - 宋 范晞文, 《對床夜語》 卷5
대숙륜 역시 ‘歲月不可問 山川何處來’라고 하였는데 작자의 의도가 조금 드러나 있지만 기세가 더욱 통창하여 앞의 시들에 부끄럽지 않다.
○ 盛唐人 工於綴景 惟杜子美長於言情
성당시대 사람은 경치를 엮는 데 공교로웠는데, 오직 杜子美(杜甫)만이 정을 말하는데 뛰어났다.
人情向外 見物易而自見難也
인정이란 밖으로 드러날 때, 경물로 나타내기는 쉬우나 그것 자체를 드러내기는 어렵다.
司空曙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李益 問姓驚初見 稱名識舊容 撫衷述愫 罄快極矣
司空曙의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과 李益의 ‘問姓驚初見 稱名識舊容’은 마음속의 진심을 서술하여 남김 없이 표현함이 극치에 이르렀다.
因之思三百篇 情緒如絲 繹之不盡 漢人曽道隻語不得 - 明 陸時雍, 《古詩鏡》 〈詩鏡總論〉
이를 통해 《詩經》을 생각하면 정서가 실과 같아 풀어내도 끊임이 없으니, 漢나라 사람들은 일찍이 한마디도 이런 말을 한 것이 없다.
○ 三四 驚異絶倒 - 明 陸時雍, 《古詩鏡》 〈唐詩鏡〉 卷34
제3‧4구는 경이로워 쓰러질 지경이다.
○ 司空曙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戴叔倫 一年將盡夜 萬里未歸人(注8) 一則久別乍逢 一則客中改歲之絶唱也
司空曙는 “갑자기 만나보니 오히려 꿈인 듯,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었지.[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라고 하였고, 戴叔倫은 “일 년이 다해가는 밤에, 만리타향에서 귀향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 있다.[一年將盡夜 萬里未歸人]”라고 하였는데, 하나는 오랫동안 헤어졌다 잠깐 만났음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타향에서 해가 바뀜을 말한 절창이다.
李益 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絶類司空 崔塗 亂山殘雪夜 孤獨異鄕人(注9) 絶類戴作 皆可亞之 - 明 胡震亨, 《唐音癸籤》 卷11
이익의 “처음 볼 때 성을 묻고 놀랐는데, 이름을 말하니 옛 얼굴이 떠오른다.[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는 사공서의 작품과 매우 흡사하고, 崔塗의 “험난한 산 잔설이 덮여 있는 밤, 나 홀로 타향사람이다.[亂山殘雪夜 孤獨異鄕人]”는 대숙륜의 작품과 매우 흡사하여 모두 버금갈 만한 작품이다.
5.譯註
▶ 外弟 : 외사촌 또는 이종사촌 동생으로, 表弟라고도 칭한다.
▶ 李益 : 749~829. 字는 君虞이고 陝西 姑臧(지금의 甘肅省 武威) 사람이다. 大曆 4년(769)에 진사가 되어 부침을 겪은 뒤 憲宗代에 太子賓客, 集賢殿學士 등을 거쳐 禮部尙書로 致仕하였다. ‘大曆十才子’의 한 사람으로, 邊塞詩로 유명하다. 《李益集》 2卷 등의 시집이 전한다.
▶ 滄海事 : ‘桑田碧海’라고도 일컫는 ‘滄海桑田’을 줄여 말한 것으로, 세상이 크게 변한 것을 뜻한다.
▶ 巴陵道 : 파릉으로 가는 길을 지칭한다. 파릉은 지금의 湖南省 岳陽縣 지역이다. 현의 서남쪽에 파릉산이 있고 洞庭湖가 가까이 있다. 《元和郡縣圖志》 卷27에 “옛날에 羿가 巴蛇를 동정호에서 죽였는데, 그 뼈가 陵과 같아 ‘巴陵’이라 하였다.[昔羿屠巴蛇於洞庭 其骨若陵 故曰巴陵]”고 하였다. ‘파사’는 중국의 신화와 전설에 나오는 큰 뱀으로, 《山海經》 〈海內南經〉에 “파사가 코끼리를 먹으면, 3년이 지나서 그 뼈를 내놓는다.[巴蛇食象 三歲而出其骨]”라고 하였다.
▶ 馬上相逢久 人中欲認難 : 당나라 郞士元의 〈長安逢故人〉의 제3‧4구이다.
▶ 乍見翻疑夢 相悲各問年 : 司空曙의 〈雲陽館與韓紳宿別〉의 제3‧4구이다.
▶ 歲月不可問 山川何處來 : 戴叔倫의 〈盧新吳航忽遠至留宿弊居〉의 제3‧4구이다.
▶ 一年將盡夜 萬里未歸人 : 戴叔倫의 〈除夜宿石頭驛〉 중 3‧4구이다.
▶ 亂山殘雪夜 孤獨異鄕人 : 崔塗의 〈除夜有感〉 중 3‧4구이다.
6.引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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