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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歸嵩山作〈귀숭고작〉-王維(왕유) 본문

漢詩와 漢文/당시300수

117.歸嵩山作〈귀숭고작〉-王維(왕유)

耽古樓主 2023. 11. 22. 07:20

唐詩300首

 

1.題目 作者  原文  解釋

 

 

歸嵩山作〈嵩山으로 돌아가며 짓다〉
-王維(왕유)

 

淸川帶長薄 車馬去閑閑
맑은 내는 긴 수풀을 띠고 있고 車馬는 한가롭게 가노라니.

流水如有意 暮禽相與還.
흐르는 물은 뜻이 있는 것 같고 저물녘에 새들은 서로 함께 돌아오는구나.

荒城臨古渡 落日滿秋山.
황량한 옛 성 오래된 나루에 임해 있고 지는 해 가을 산에 가득하다.

迢遞嵩高下 歸來且閉關.
멀고 높은 숭산 아래 돌아가 장차 문 닫으리라.

 
 

2.通釋

 

맑은 내를 따라 무성한 수풀이 쭉 이어져 있고 그 길을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말과 수레를 몰아 한가롭게 천천히 지나간다.
흐르는 물은 무슨 뜻이 있는 듯 자기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고날이 저물자 새들은 무리를 지어 자기가 머물 곳으로 돌아간다.
무너진 옛 성이 오래된 나루를 굽어보며 서 있고 해가 지면서 가을 산에 석양이 가득 찼다.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숭산 아래에 돌아가 문에 빗장을 지르고 세상과 관계를 끊으리라.

 
 

3.解題

 

이 시는 왕유가 벼슬을 그만두고 숭산에 은거하는 시기에 쓴 작품으로 본다.
왕유는 21세 (開元 9년, 721)에 진사에 급제大樂丞의 벼슬을 받았는데 얼마 안 되어 황제 앞에서만 공연할 수 있는 黃獅子 춤을 私席에서 추게 했다 하여 濟州(현재 山東의 茌平 방면)로 좌천된다.
유배지에서 6년을 보낸 후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왕유는 장안으로 돌아온다.
開元 22년(734) 왕유의 나이 34세 때 장구령이 中書令이 되자장구령에게 자신을 발탁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는데그 후 왕유는 右拾遺로 발탁되어 조정에 복귀하게 된다.
장구령에게 편지를 보낸 후 우습유로 발탁되기 전에 숭산으로 들어가며 쓴 작품이 이 시다.
濟州 유배시기에 이미 탈속과 은둔 경향의 시가 보이는데 이 시도 그런 경향이 뚜렷하다.
산으로 들어가면서 느끼는 심적 동요를 묘사했는데제1련과 제2련은 安閒한 심사를제3련은 처연한 심경을 묘사했다.
한편으로는 出仕하려는 포부와 다른 한편으로는 政事에서 벗어나려는 갈등 등숭산에 가까워지면서 은둔하려는 사람의 내면을 표현한 것이다.

 

 

 

4.集評

 

○ 歸嵩山作 閒適之趣 澹泊之味 不求工而未嘗不工者 此詩是也 元 方回《瀛奎律髓》
〈歸嵩山作〉은 閒適한 취향과 담박한 맛이 있다공교해지려 하지 않았는데도 공교하지 않은 곳이 없는 작품이 이 시다.

○ 非不求工 乃已雕已啄後還于朴 斧鑿之痕俱化爾
공교해지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갈고 닦고 난 뒤에 다시 소박함으로 돌아와 다듬은 흔적이 모두 녹아든 것이다.
學者當以此爲進境 不當以此爲始境
배우는 사람들은 마땅히 이런 점을 앞으로 나아갈 경지로 삼아야지 출발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須從切實處入手 方不走作 淸 紀昀元 方回李慶甲 集評交點 《瀛奎律髓彙評》에서 인용
모름지기 切實한 곳에서 시작해야 함부로 쓰지 않는다.

○ 此論甚當
〈紀昀의〉 이 말이 아주 합당하다.
詩歌求工 須從洗鍊而出 又須從切實處下手
詩歌가 공교함을 추구하려면 모름지기 다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며또 切實한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能切題則無陳言 有實境則非空腔
제목의 취지와 딱 들어맞으면 진부한 말이 없고 실질적인 경지가 있으면 공허하지 않다.
可謂詩中有人矣 淸 許印芳元 方回李慶甲 集評交點 《瀛奎律髓彙評》에서 인용
이래야 시 가운데 사람이 있다(시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 第四直用陶句 非偸也 淸 馮班元 方回李慶甲 集評交點 《瀛奎律髓彙評》에서 인용
제4구에서 도연명의 구절을 곧바로 썼는데 훔친 것이 아니다.

 

 

 

5.譯註

 

▶ 嵩山 현재 河南省 登封縣 북쪽에 主峰이 있는데 옛날에는 中嶽이라고 불렀다五嶽의 중앙에 위치하고 높아(옛사람들은 높이가 20里라 했다嵩高라고도 한다外方山이라고도 했는데 동쪽은 太室山서쪽은 小室山이라 하며 총칭이 ‘嵩山’이다太室山에는 中嶽廟가 있고小室山에는 유명한 少林寺가 있다.
▶ 淸川帶長薄 : ‘淸’이 ‘晴’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淸川’은 伊水로 보기도 한다. ‘長薄’은屈原의 《楚辭》 〈九章 涉江〉에 “申椒와 木蘭 같은 香草가 숲에서 죽어가네.[露申辛夷 死林薄兮]”라는 글귀가 보이는데王逸은 주석에서 “나무가 우거진 것을 숲[林]이라 하고 풀과 나무가 뒤섞여 함께 자라난 것을 薄이라 한다.[叢林曰林 草木交錯曰薄]”고 했다초목이 무성한 것을 말하는데 쓰임새가 오래된 말이다陸機의 시 〈君子有所思行〉에 “曲池는 얼마나 물이 맑았던가淸川은 무성한 수풀을 띠고 있구나.[曲池何湛湛 淸川帶華薄]”라는 시구도 있다.
▶ 閑閑 여유롭고 한가한 모습을 말한다.
▶ 流水如有意 물도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듯하다고 의인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一去不反으로 은거하려는 의지가 굳건함을 나타낸 것이다. ‘淸川’과 호응한다.
▶ 暮禽相與還 : ‘禽’이 ‘雲’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暮禽’은 첫째 구절의 ‘長薄’과 호응한다도연명의 〈飮酒〉 에 “산 기운 날 저물어 아름다운데날아다니던 새들 서로 함께 돌아오는구나.[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라는 구절이 있고또 〈歸去來辭〉에 “구름은 무심하게 산굴에서 나오고새들은 날기에 지쳐 돌아올 줄 아는구나.[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는 구절이 있는데 참고할 수 있다.
▶ 迢遞嵩高 : ‘高’가 ‘山’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迢遞’는 아득히 먼 모양을 말한다.
▶ 且閉關 : ‘閉’가 ‘掩’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且’는 장차라는 말로 미래형을 표시한다. ‘잠시’라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다시 전체가 아직 도연명처럼 완전한 은둔자가 되지 못한 처지임을 보여주고 있다그 뒤 시인의 행적을 볼 때 곧바로 벼슬에 나아갔으므로 ‘잠시’라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閉關’은 문을 닫고 세상과 관계를 끊겠다는 의미이다.

 
 

6.引用

이 자료는 동양고전종합DB http://db.cyberseodang.or.kr/front/main/main.do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耽古樓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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