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십팔이 내가 황학루를 부수겠다고 한 말을 시로써 꾸짖음에 대하여 취한 뒤 답함(醉後答丁十八以詩譏予搥碎黃鶴樓)-이백(李白)
▶ 醉後答丁十八以詩譏予搥碎黃鶴樓 : 술 취한 뒤에 丁十八이 시로써 내가 황학루를 쳐부순다고 함을 나무람에 답한다. 丁十八의 十八은 형제의 排行이나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 譏 : 나무라다. 꾸짖다.
▶ 搥碎 : 쳐부수다.
▶ 黃鶴樓 : 앞에 나온 崔顥의 〈登黃鶴樓〉시 참조. 武昌에 있는 누각 이름. 李白의 〈贈韋南陵〉에 '내가 그대를 위해 황학루를 쳐부수리니, 그대도 날 위해 鸚鵡洲를 뒤엎어라.'라고 한 것을 정십팔이 너무 狂放하다 나무라는 시를 지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정십팔의 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태백집》 권19에 이 시가 실려 있다.
黃鶴高樓已搥碎, 黃鶴仙人無所依.
높은 황학루를 이미 쳐부수었으니, 황학 탄 선인은 의지할 곳 없어졌네.
黃鶴上天訴上帝, 却放黃鶴江南歸.
황학이 하늘로 올라가 상제께 호소하니, 도리어 황학을 쫓아 강남으로 돌려보냈네.
▶ 却放 : 도로 놓아보내다.
神明太守再雕飾, 新圖粉壁還芳菲.
神明한 태수가 황학루를 다시 고치고 장식하니, 흰 벽에 새롭게 그린 황학이 아직도 향기롭네.
▶ 神明 : 신처럼 밝은 덕이 있음.
▶ 雕飾 : 조각하고 꾸밈.
▶ 新圖 : 새로 그린 黃鶴의 그림.
▶ 粉壁 : 흰 벽.
▶ 芳菲 : 花草처럼 향기가 남. 황학의 鮮美함을 형용한 것이다.
一州笑我為狂客, 少年往往來相譏.
온 고을에서 나를 광객이라 비웃고, 젊은이들은 가끔 와서 항의를 하네.
▶ 一州 : 武昌의 온 고을.
君平簾下誰家子? 云是遼東丁令威.
선인에게 신선술을 배운 이는 어느 집 아들이오? 요동의 정령위라 말들 하네.
▶ 君平 : 漢나라 嚴遵으로 字가 君平이었다.
四川成都에서 점을 쳐주며 살았는데, 몇 사람에게만 점을 쳐주어 百錢을 벌어 자기가 먹고 지낼 비용만 되면 곧 가게 문을 닫고 발을 내리고 老子를 가르쳤다는 仙人에 가까운 사람.
▶ 君平簾下誰家子 : 嚴遵의 집 발 아래에서 道家를 공부한 이에 어느 집 아들이 있는가?
▶ 遼東丁令威 : 요동 땅의 정령위. 《搜神後記》에 일렀다.
‘丁令威는 본시 요동 사람으로 山에 가서 도를 닦아 뒤에 학이 되어 요동으로 돌아가 城門 華表기둥 위에 앉았다. 때마침 한 젊은이가 활을 들어 그를 쏘려 하니 학은 곧 날아올라 공중을 배회하면서 말하였다.
'새가 되어 정령위가 집을 떠난 지 천년 만에 비로소 돌아왔다. 성곽은 예와 같으나 人民은 달라졌네. 무덤만 울퉁불퉁 남는데 어째서 신선을 배우지 않나?'
그리고는 하늘로 높이 올라가 버렸다. 지금도 요동의 丁氏들은 그 先世에 승선한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이름은 알지 못한다.’
정십팔이 마침 정령위와 同姓이므로 정령위인 신선이 정십팔이 되어 나타난 것이라 비꼰 것이다.
作詩掉我驚逸興, 白雲遶筆窓前飛.
시를 지어 나를 흔들어 뛰어난 흥취를 놀라게 하니, 흰구름 붓을 감돌며 창 앞에 날았을 터이다.
▶ 掉(도) : 흔들다. 요동시키다.
▶ 驚逸興 : 자기의 超邁한 흥취를 놀라게 한다는 뜻. 자기는 뛰어난 흥취로 황학루를 부순다고 하였는데 무얼 그렇게 알지도 못하며 문제삼느냐고 함이다.
▶ 白雲遶筆 : 흰 구름이 붓을 에워싸다. 백운은 仙鄕에 언제나 있는 것. 그가 시를 지을 적에는 仙氣를 띠고 있었으리라는 뜻.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신선을 좋아하는 그대 마음을 이백은 알겠노라는 뜻을 나타낸다.
待取明朝酒醒罷, 與君爛漫尋春輝.
내일 아침 술이 다 깨기를 기다려라, 그대와 함께 꽃이 난만한 봄빛을 찾아보리라.
▶ 待取 : 기다리어. ~한 뒤에 取는 助詞임.
▶ 爛煥(난만) : 꽃이 아름답게 만발한 모양,
해설
이백이 황학루를 부숴버리겠다고 함은 신선을 모르는 속세에 우뚝 서 있는 그 누각이 안타까워서였다. 그러니 정말로 자기가 황학루를 쳐부수어 황학이 있을 곳이 없어서 하느님께 호소하더라도, 하느님은 황학을 되돌려 보낼 터이다. 그리고 뒤에 神明한 태수가 나온다면 황학루를 다시 더 잘 지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대가 신선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는 잘 안다. 그러나 그대는 내 作意를 오해하고 있다. 지금은 술에 취하였으니 술이 깬 내일 만나보면 모든 것을 이해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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