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을 꿈에 보고(夢李白) 둘째 시-두보(杜甫)
浮雲終日行, 遊子久不至.
뜬구름 종일토록 떠다니나, 길 나간 사람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네.
▶ 浮雲(부운) : 이 구절은 앞에 나온 고시 19수의 제1수 浮雲蔽白日, 遊子不復返의 표현을 빈 것이다.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사흘 밤을 자주 그대 꿈 꾸니, 우정의 지극함으로 그대의 뜻을 드러내네.
▶ 頻(빈) : 자주
▶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정이 친밀함을 느끼며 그대의 뜻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는 뜻.
告歸常局促, 苦道來不易.
돌아갈 때면 언제나 풀이 죽어, 다시 오기 어려우리라 괴로이 말하며,
▶ 告歸(고귀) : 꿈에 이백이 돌아가려고 인사를 하는 것.
▶ 局促(국촉) : 두려워 몸을 움츠리는 모양.
▶ 苦道(고도) : 괴로운 듯이 말하다. 또 괴롭게 거듭 말하다.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강호엔 풍파가 많으니, 배의 노를 떨어뜨릴까 두렵다 하였네.
▶ 楫(집) : 배의 노. 돛대.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문을 나서며 흰 머리를 긁는 품이, 평생의 뜻을 저버린 것 같았네.
▶ 搔(소) : 긁다.
▶ 白首(백수) : 흰 머리.
▶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소의 뜻을 배반한 듯이 보였다. 곧 失意한 것처럼 보였다는 뜻.
冠盖滿京華, 斯人獨顇顦.
서울엔 호화롭게 사는 이들 가득하거늘, 이 사람만이 홀로 초췌하네.
▶ 冠盖(관개) : 머리에 쓰는 관과 수레 위의 비단 덮개. 모두 고관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나타내는 것임.
▶ 顇顦(췌초) : 顦顇로 된 판본도 있으며 憔悴와 같은 말. 근심으로 몰골이 파리해진 것.
孰云網恢恢? 將老身反累.
하늘의 뜻은 빈틈없다 누가 말했던가? 늘그막에 몸은 도리어 법에 걸렸으니,
▶ 孰(숙) : 누구.
▶ 網恢恢(망회회) : 《老子》 73장에 '하늘의 網은 恢恢하여 성근 듯하지만 놓치는 게 없다(天網恢恢 疎而不漏)'라고 하였다. ‘회회’는 넓은 모양. 망회회는 하늘의 뜻에 빈틈이 없음을 말하므로, 이 구절은 하늘의 뜻에 빈틈이 있음을 원망하는 말임.
▶ 累(루) : 환난을 당하다.
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
천년 만년 이름을 남긴대도,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리라.
▶ 寂寞(적막) : 쓸쓸한 것.
▶ 身後事(신후사) : 몸이 죽은 뒤의 일.
해설
앞편에서 李白의 신상을 걱정한 데 이어 이곳에서는 요 며칠 자주 꿈에 본 광경을 눈앞에 보듯 서술하고 있다. 이백이 돌아갈 때 남기는 불안한 모습과 언동이 더욱 두보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長安에는 잘사는 사람들도 많건만 어째서 천재적인 시인 이백만이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는가? 설령 이백이 죽은 뒤 천년까지 그의 이름을 남길지는 모르나 현실은 너무나 억울하다. 이백에의 동정 속에는 자기 자신의 불평도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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