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古詩)-작자 미상
▶ 古詩(고시) : 《문선》 권29에 실려 있는 고시 19수 가운데의 제1편.
行行重行行, 與君生別離.
가고 가고 또 가도 끝없는 길, 임과 생이별하였네.
▶ 行行重行行 : 가고 가고 또 가고 가는 것. 길 나선 남편이 계속하여 길을 가고 있음을 뜻한다.
▶ 生別離(생별리) : 생이별(生離別). 살아있으면서 이별하는 것.
相去萬餘里, 各在天一涯.
만여리 길 떠나가시니, 각기 하늘가에 있게 되었네.
▶ 天一涯(천일애) : 하늘의 한쪽 가. 멀리 떨어져 있음을 형용한 말.
道路阻且長, 會面安可期?
가신 길은 험하고도 머니, 만날 날을 어이 기약하리?
▶ 阻(조) : 막히는 것. 험한 것.
胡馬依北風, 越烏巢南枝.
오랑캐 말은 북풍에 몸을 맡기고, 남쪽에서 온 새는 남쪽 가지에 둥우리를 튼다네.
▶ 胡馬(호마) : 중국 북방 호지(胡地)에서 나는 말.
▶ 依北風(의북풍) : 북풍에 몸을 의지한다. 북쪽에서 온 말이 북쪽을 그리워함을 나타낸 말.
▶ 越(월) : 절강(浙江)·광동(廣東)·광서(廣西)에 걸친 중국의 남부지방. 따라서 월조(越鳥)는 남쪽에서 온 새.
▶ 巢南枝(소남지) : 남쪽 가지에 둥우리를 틀다. 금수(禽獸)들도 고향을 이처럼 그리워하는 데 임이야 얼마나 고향을 그리고 있겠느냐는 뜻을 나타낸다.
相去日已遠, 衣帶日已緩.
떠나신 뒤 날로 멀어졌으니, 여위어 허리띠는 날로 느슨하여졌네.
▶ 日已遠(일이원) : 날로 더욱 멀어진다.
▶ 衣帶(의대) : 옷의 띠
▶ 日已緩(일어완) : 날로 더욱 느슨해지다. 몸이 여윔을 뜻한다.
浮雲蔽白日, 遊子不復返.
뜬 구름 해를 가리니, 가신 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실 것만 같네.
▶ 浮雲蔽白日(부운폐백일) : 뜬구름이 밝은 해를 가린다. 《문선》 李善 注에선 '奸臣이 현명한 군주의 총명을 흐리게 함을 비유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가려지는 해를 보고 절망을 느낀 것이라고 단순하게 풀이함이 좋을 듯하다.
▶ 遊子(유자) : 집 나간 임을 가리킴.
▶ 復(부) : 《문선》에선 顧로 되어 있는데 이선은 念의 뜻이라 注하고 있다.
思君令人老, 歲月忽已晚.
임 생각은 사람을 늙게 하고, 세월만 어느덧 저물어 가네.
棄捐勿復道, 努力加餐飯.
버림받음을 다시는 말하지 않으리, 힘써 식사 많이 드시기를.
▶ 棄捐(기연) : 버리다. 작자 자신이 버림받고 있는 것.
▶ 努力加餐飯(노력가찬반) : 식사를 많이 들기에 노력하라. 곧 몸조심하라는 뜻. 古樂府 〈飮馬長城窟行〉에는 '위에는 식사를 많이 들라고 있고, 아래에는 오래오래 그리겠다 하였네'란 구절이 있다. 어떤 이는 이 구를 앞의 棄捐勿復道에 붙이어 자신에게 하는 말로 풀이하나, 역시 임에게 당부하는 말로 봄이 순리일 터이다.
해설
이는 객지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는 정을 노래한 것이다. <玉臺新詠>에선 이를 漢나라 枚乘(?~기원전 141)의 작품이라 하고 또 相去日已遠부터 나누어 2수로 다루고 있다. 고시 19수가 매승의 작이 아님은 앞에서도 이미 말했거니와, 뜻은 전반과 후반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문선》이나 이곳에서처럼 한 수로 봄이 악부의 본래 형식에 가까울 터이다.
劉勰이 《文心雕龍》에서 고시를 '오언의 冠冕'이라 했듯이 이들은 후세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후세 작가가 많은 擬作을 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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