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51-伯夷頌(백이송)-韓愈(한유)

耽古樓主 2024. 3. 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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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文眞寶(고문진보)

伯夷頌(백이송)-韓愈(한유)

 


士之特立獨行, 適於義而已.
선비로서 우뚝 솟아서 홀로 행동하되, 오직 의로움에 맞출 따름이었다.
特立獨行 : 빼어난 뜻을 지니고서 홀로 뛰어난 행동을 함.

不顧人之是非, 蓋豪傑之士, 信道篤而自知明者也.
남의 시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은, 모두 豪傑之士로서 도를 믿음이 독실하고 자신을 앎이 밝은 사람이다.

一家非之, 力行而不惑者寡矣.
온 집안이 비난하여도 힘써 도를 행하며 미혹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至於一國一州非之, 力行而不惑者, 蓋天下一人而已矣.
온 나라나 온 고을이 비난하는데도 힘써 도를 행하며 미혹되지 않을 사람에 관하여 말하자면, 아마도 천하에 한 사람 있을 뿐이다.

若至於擧世非之, 力行而不惑者, 則千百年, 乃一人而已耳.
더욱이 온 세상이 그를 비난하는데도 힘써 도를 행하며 미혹되지 않을 사람에 관하여 말하자면, 백 년이나 천 년에 한 사람이 있을 따름이다.

若伯夷者, 窮天地亘萬世而不顧者也.
伯夷를 이를테면, 天地가 다하도록 만고에 걸쳐서 아무것도 돌보지 않았던 사람이다.
伯夷 : 나라 때 孤竹君의 아들. 그의 아버지가 동생 叔齊에게 자리를 물려주려 하자, 동생에게 양보하기 위해 아버지가 죽은 후 이국으로 도망쳤고, 숙제도 형이 있는데 자기가 왕위에 오를 수 없다며 도망쳤다. 은나라가 망한 뒤에는 나라 녹속을 먹지 않겠다며 백이와 숙제 형제는 首陽山으로 들어가서 고비[]를 뜯어먹고 살다가 굶어 죽었다 한다.

昭乎日月, 不足爲明; 崒乎泰山, 不足爲高; 巍乎天地, 不足爲容也.
밝은 日月도 밝다고 할 수 없고, 우뚝 솟은 태산도 높다고 할 수가 없고, 웅장한 天地도 포용한다고 할 수 없다.
崒乎(출호) : 산이 높은 모양.
巍乎(외호) : 높고 큰 모양. 웅장한 모양.

當殷之亡, 周之興, 微子賢也, 抱祭器而去之, 武王周公聖也, 率天下之賢士與天下之諸侯而往攻之, 未嘗聞有非之者也.
殷나라가 망하고 周나라가 일어날 때, 微子는 현명하여 祭器를 끌어안고 나라를 떠났고, 武王과 周公은 聖人이어서 천하의 賢士를 이끌고 천하의 제후와 함께 가서 은나라를 공격하였는데, 그들을 그릇되었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고는 들어보지 못하였다.
微子 : 나라 주왕의 형. 주왕의 음란함을 여러번 간하여도 듣지 않자 祭器를 갖고 은나라를 떠났다.

彼伯夷叔齊者, 乃獨以爲不可.
저 백이와 叔齊만은 옳지 않다고 여겼다.

殷旣滅矣, 天下宗周, 彼二子乃獨恥食其粟, 餓死而不顧.
은나라가 멸망하고 나서 천하가 주나라를 떠받들었으나, 그들 두 사람만은 주나라의 祿粟을 먹음을 부끄러워하고 餓死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繇是而言, 夫豈有求而爲哉, 信道篤而自知明也.
이로써 이를테면, 어찌 추구함이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였겠는가? 도를 믿음이 독실하고 자신을 앎이 명철하였기 때문이다.
繇是(요시) : 由是와 같은 말. 이를 통하여. 이로써.

今世之所謂士者, 一凡人譽之, 則自以爲有餘; 一凡人沮之, 則自以爲不足.
今世의 이른바 선비는 凡人 한 사람이 칭찬하기만 해도 자신을 부족함이 없다고 여기고, 범인 한 사람이 그를 비방하기만 해도 자신을 부족하다고 여긴다.
() : 막다. 방해하다. 비판하다.

彼獨非聖人而自是如此 夫聖人乃萬世之標準也.
저 백이와 숙제만은 성인이 아니면서 스스로 이러하였으니, 성인이란 바로 만세의 표준이 되는 분이다.

余故曰:
“若伯夷者, 特立獨行, 窮天地亘萬世而不顧者也.”
나는 그래서 말하였다.
“백이를 이를테면, 우뚝 서서 홀로 도를 행하여, 天地가 다하도록 만세에 걸쳐서 아무것도 돌보지 않았던 사람이다.”

雖然微二子, 亂臣賊子接跡於後世矣.”
비록 그러하나 백이·숙제가 없으매 亂臣賊子가 후세에 연이어 나왔던 것이다.
: 와 통하여 아니라면, 없었다면.
接跡(접적) : 발자취를 뒤잇다.

 

 

 

 해설


〈백이송〉은 백이와 숙제를 칭송하는 글이다. 그들은 세속적인 눈으로 보면 가장 어리석은 인간들이나, 한유는 가장 올바르고 깨끗하며 신념에 찬 사람들이었다고 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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