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중에 하늘과 땅이나 사람의 일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현상을 정확히 구별하여 판단한 事例들을 모아 編述한 篇이다.
앞에는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自然界의 현상을 합리적으로 해설하여 古代 賢聖의 哲學的 觀念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고는 사람이 일생 동안 성장하는 規律과 度量衡의 標準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四靈獸의 德을 칭송하여 聖君의 盛德을 表現하고, 神靈이 降臨한 現象을 합리적으로 해설하였으며, 君主가 괴이한 현상을 만났을 적에 孔子에게 가르침을 청하여 의혹을 해소한 일들을 보였다.
끝으로 꿈에 대한 解夢으로 꿈과 현실 생활과의 관계를 해명하려 하였고, 晉 平公의 어리석음 등을 보여주고 있다.
1.
顏淵問於仲尼曰:
「成人之行何若?」
顔淵이 仲尼께 물었다.
“成人의 행동은 어떠합니까?”
▶ 成人 : 才德을 겸비한 완전한 사람이다. 《論語 憲問》
子曰: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成人之行達乎情性之理,通乎物類之變,知幽明之故,睹遊氣之源.
“성인의 행위는 性情의 이치에 통달하고, 각종 사물의 변화에 능통하며, 無形과 有形의 사물에 대한 원인을 알고, 遊氣의 근원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 幽明之故 : 드러나지 않은 것과 드러난 것, 곧 無形과 有形의 사물에 대한 원인(이치)을 말한다. 《周易 繫辭 上》
▶ 遊氣 : 공중에 떠서 움직이는 기운(구름)을 말한다.
若此而可謂成人。
이와 같으면 성인이라고 이를 수 있다.
既知天道,行躬以仁義,飭身以禮樂。
天道를 알고 나서, 仁義를 몸소 실행하며, 禮樂으로 몸을 단속한다.
夫仁義禮樂成人之行也,窮神知化德之盛也。」
仁義禮樂은 성인이 실천하는 品行이고, 窮神知化는 성대한 道德의 극치이다.”
▶ 窮神知化 : 사물의 신묘한 이치를 깊이 연구하여 사물의 변화를 밝게 아는 일을 말한다. 《周易 繫辭 下》
2.
《易》曰:
『仰以觀於天文,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周易》에 말하였다.
“위로는 天文을 관찰하고 아래로는 地理를 관찰하기 때문에 無形과 有形의 사물에 대하여 원인을 안다.”
▶ 仰以觀於天文……是故知幽明之故 : 《周易》 〈繫辭 上〉에 보인다.
夫天文地理、人情之效存於心,則聖智之府。
천문과 지리와 人情의 效驗을 마음에 보존하면 슬기로운 지혜의 寶庫를 이룬다.
是故古者聖王既臨天下,必變四時,定律歷,考天文,揆時變,登靈臺以望氣氛.
이 때문에 고대의 聖王이 천하에 군림하고 나면 반드시 四時를 변경하며, 樂律과 曆法을 制定하며, 천문을 고찰하며, 계절의 변화를 추측하고 靈臺에 올라 吉凶이 나타나는 기운을 살폈다.
▶ 靈臺 : 帝王이 天文이나 災異를 관찰하기 위하여 쌓은 건축물이다.
漢代의 靈臺는 長安의 서북쪽에 있었는데, 처음 이름은 淸臺였다 한다. 晉나라 郭緣生의 《述征記》에 “長安宮 남쪽에 靈臺가 있는데 높이가 15길[仞]이고 위에 渾儀가 있으니 張衡이 만든 것이다.”라고 하였다.
故堯曰:
「咨爾舜,天之歷數在爾躬,允執其中,四海困窮。」
그러므로 帝堯는
“아, 너 舜아.
하늘이 명하는 帝位의 차례가 너의 몸에 있으니, 진실로 中正의 道를 지켜라.
천하의 백성이 곤궁에 빠지면 〈하늘이 주는 祿位가 영원히 끊어질 것이다.〉”라고 하였고,
▶ 堯曰……四海困窮 : 《論語》 〈堯曰〉에 보인다. 다만 《論語》에는 ‘四海困窮’ 다음에 ‘天祿永終’의 4자가 더 있다.
《書》曰:
「在璿璣玉衡,以齊七政。」
璿璣謂此辰勾陳樞星也。
《書經》에는
“璿璣玉衡으로 천체를 살펴서 七政을 일치시켜라.”라고 하였으니,
선기는 北辰‧勾陳‧樞星을 이른다.
▶ 書曰……以齊七政 : 璿璣玉衡은 北斗七星을 이른다.
璿(璇)은 天璇으로 북두칠성의 둘째별이고, 璣는 天璣로 셋째별이며, 玉衡은 다섯째별이다.
일설에는 璿(璇)璣는 美玉으로 장식한 천체를 관측하는 儀器라고 한다.
璿은 美玉이고 璣는 의기의 회전하는 장치이며, 玉衡은 옥으로 만들어 고정시킨 평형의 管인데 이것을 통하여 천체를 관측한다.
七政은 日‧月과 金‧木‧水‧火‧土 五星을 이른다.
在는 관찰한다는 뜻이다.《書經》 〈虞書 舜典〉에 보인다.
▶ 北辰勾陳樞星 : 北辰은 北極星이다.
勾陳은 鉤陳으로도 쓰는데, 紫微垣에 속하여 여섯 별로 이루어진 星官 이름이다.
樞星은 북두칠성의 첫째 별로, 天樞라고 한다.
以其魁杓之所指二十八宿為吉凶禍福;天文列舍盈縮之占,各以類為驗。
그 북두칠성의 몸통과 자루가 회전하면서 가리키는 二十八宿를 가지고 吉凶禍福을 정하고,
하늘에 배열된 별자리로 차고 주는 변화를 점치면 각각 類에 따라 징험할 수 있다.
▶ 魁杓之所指二十八宿(수) : 魁杓는 북두칠성을 가리킨다.
북두칠성 각 별의 이름은 첫째가 天樞, 둘째가 天璇, 셋째가 天璣, 넷째가 天權, 다섯째가 玉衡, 여섯째가 開陽, 일곱째가 搖光이다. 이 중에서 천추에서 천권까지 말[斗]모양으로 생긴 몸통의 네 별을 魁라 하고, 옥형에서 요광까지 자루 모양으로 생긴 세 별을 杓라고 한다. 이십팔수는 黃道를 중심으로 둘려 있는 恒性의 스물여덟 개 별자리이다. 그 이름은 아래에 보인다.
夫占變之道,二而已矣。二者陰陽之數也.
변화를 점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니, 이 두 가지는 陰과 陽의 규율이다.
故《易》曰:
「一陰一陽之謂道,道也者」
物之動莫不由道也。
그러므로 《주역》에 이르기를,
“한 차례 陰이 되고 한 차례 陽이 됨을 道라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사물의 움직임에 道에서 나오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다.
▶ 易曰 一陰一陽之謂道 : 《周易》 〈繫辭 上〉에 보인다.
是故發於一,成於二,備於三,周於四,行於五;是故玄象著明,莫大於日月;察變之動,莫著於五星。
이 때문에 도는 一(太極)에서 일어나 二(陰陽)에서 이루어지고, 三(天‧地‧人)에 갖추어지며, 四(東‧西‧南‧北 四方)에 두루 펴지고, 五(金‧木‧水‧火‧土 五行)에 운행되는 것이며,
이 때문에 하늘의 형상에 밝게 드러남에 日‧月보다 큰 것이 없고,
변화의 움직임을 관찰함에 五星보다 현저한 것이 없다.
▶ 五星 : 東方 歲星(木星)‧南方 熒惑(火星)‧中央 鎭星(土星)‧西方 太白(金星)‧北方 辰星(水星)이다. 五斗라고도 한다. 《史記 天官書論》
天之五星運氣於五行,其初猶發於陰陽,而化極萬一千五百二十。
하늘의 오성이 오행의 기운을 운행하여, 처음에는 음양에서 시작하지만 변화가 극도에 이르면 1만 1,520개의 만물을 상징하는 수가 된다.
▶ 萬一千五百二十 : 천지 만물의 수를 상징적으로 계산한 숫자이다.
揲蓍法에 의하면 蓍草나 댓가지를 策이라 하는데 이것으로 爻를 얻어 점을 친다.
乾卦는 여섯 개의 陽爻로 이루어졌으므로, 爻마다 36책이어서 모두 216책이 되고, 坤卦는 여섯 개의 陰爻로 이루어졌으므로, 효마다 24책이어서 모두 140책이 되니, 이 두 수를 합하면 모두 360책이 된다.
《周易》 上下편의 64괘는 모두 384효이니, 음효와 양효가 각각 192효로, 192에 양효의 36을 곱하면 6,912책이 되고, 또 192에 음효의 24를 곱하면 4,608책을 얻으니, 이 두 수를 합하면 11,520책이 되는 것이다.《周易 繫辭 上》
所謂二十八星者:
東方曰角亢氐房心尾箕,北方曰斗牛須女虛危營室東壁,西方曰奎婁胃昂畢觜參,南方曰東井輿鬼柳七星張翼軫。
이른바 28星은
동방의 일곱 별을 角‧亢‧氐‧房‧心‧尾‧箕라 하고, 북방의 일곱 별을 斗‧牛‧須女‧虛‧危‧營室‧東壁이라 하고, 서방의 일곱 별을 奎‧婁‧胃‧昴‧畢‧觜‧參이라 하고, 남방의 일곱 별을 東井‧輿鬼‧柳‧七星‧張‧翼‧軫이라고 한다.
所謂宿者,日月五星之所宿也。
이른바 宿라는 것은 日‧月‧五星이 머무는 자리이다.
其在宿運外內者,以宮名別,其根荄皆發於地而華形於天。
이 日‧月‧五星이 자리에 있으면서 내외로 운행하는 별을 星官 이름으로 구별하니 그 뿌리는 모두 땅에서 발생하여 하늘에서 빛나며 나타난다.
▶ 官 : 저본에는 ‘宮’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官’으로 고쳤고, 《說苑校證》에 “明鈔本‧經廠本에 모두 ‘官’으로 썼기에 《群書拾補》를 따라 고쳤다.”라고 함을 따라 ‘官’으로 바로잡았다.
所謂五星者,一曰歲星、二曰熒惑、三曰鎮星、四曰太白、五曰辰星。
이른바 오성이란 첫째는 歲星(木星)이요, 둘째는 熒惑(火星)이요, 셋째는 鎭星(土星)이요, 넷째는 太白(金星)이요, 다섯째는 辰星(水星)이다.
欃槍彗孛,旬始枉矢,蚩尤之旗,皆五星盈縮之所生也。五星之所犯,各以金木水火土為占。
欃槍‧彗孛‧旬始‧枉矢‧蚩尤之旗는 모두 오성이 차고 주는 변화에서 生成된 것이니, 오성이 저촉함을 각각 金‧木‧水‧火‧土로 점을 쳐서 알 수 있다.
▶ 欃槍彗孛旬始枉矢蚩尤之旗 : 欃槍은 彗星의 별명이고, 彗孛는 혜성이며, 旬始는 별 이름인데, 모양이 수탉처럼 생겼다 한다.
枉矢는 별 이름인데, 큰 流星과 같고 뱀이 기어가는 듯하며, 바라보면 털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蚩尤之旗는 혜성의 이름인데, 이 별이 나타나면 兵亂이 일어날 징조로 여겼다. 《史記 天官書》
春秋冬夏伏見有時,失其常,離其時,則為變異,得其時,居其常,是謂吉祥。
봄‧가을‧겨울‧여름에 숨거나 나타남에 때가 있으니, 常道를 잃거나 때를 어기면 變異가 되고, 때에 맞고 상도를 지키면 이를 吉祥이라 한다.
古者有主四時者:
主春者張,昏而中,可以種穀,上告于天子,下布之民;
主夏者大火,昏而中,可以種黍菽,上告于天子,下布之民;
主秋者虛,昏而中,可以種麥,上告于天子,下布之民;
主冬者昴,昏而中,可以斬伐田獵蓋藏,上告之天子,下布之民。
옛적에 四時를 주관하는 별이 있었다.
봄을 주관하는 별은 張星이니, 초어스름에 이 별이 하늘 중앙에 나타나면 곡식의 파종할 수 있으매, 위로 天子에게 보고하고, 아래로 백성에게 반포하였다.
여름을 주관하는 별은 大火星이니, 초어스름에 이 별이 하늘 중앙에 나타나면 기장과 콩을 파종할 수 있으매, 위로 天子에게 보고하고, 아래로 백성에게 반포하였다.
가을을 주관하는 별은 虛星이니, 초어스름에 이 별이 하늘 중앙에 나타나면 보리를 파종할 수 있으매, 위로 天子에게 보고하고, 아래로 백성에게 반포하였다.
겨울을 주관하는 별은 昴星이니, 초어스름에 이 별이 하늘 중앙에 나타나면 농작물을 베고 사냥하며 갈무리를 할 수 있으매, 위로 天子에게 보고하고, 아래로 백성에게 반포하였다.
故天子南面視四星之中,知民之緩急,急則不賦籍,不舉力役。
그러므로 천자는 남면하여 이 네 별이 하늘 중앙에 출현함을 살펴 백성들의 농사일의 완급을 알아 급하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며, 勞役을 사용하지 않았다.
▶ 急則 : 저본에는 ‘急’이 없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 賦籍 : 세금을 부과함을 말한다. 《尙書大傳》 권1 下 “急則不賦籍”의 鄭玄 注에는 “徭役을 부과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나, 아래 글에 ‘力役’이 있으므로 ‘세금’으로 번역하였다.
書曰:
「敬授民時。」
《書經》에 일렀다.
“공경히 백성들의 농사철(時令)을 알려주었다.”
▶ 書曰 敬授民時 : 《書經》 〈虞書 堯典〉에 보인다.
《詩》曰:
「物其有矣,維其時矣。」
《詩經》에 일렀다.
“만물이 충분히 있으니, 시령에 맞았다.”
▶ 詩曰……維其時矣 : 《詩經》 〈小雅 魚麗〉에 보인다.
物之所以有而不絕者,以其動之時也。
만물이 끊어지지 않고 있음은, 그 활동이 시령에 맞기 때문이다.
3.
《易》曰:
「天垂象,見吉凶,聖人則之。」
《周易》에 일렀다.
“하늘이 조짐의 형상을 드러내 보여 吉凶을 나타내자 聖人이 이를 法으로 삼았다.”
▶ 易曰……聖人則之 : 《周易》 〈繫辭 上〉에 보인다.
昔者高宗、成王感於雊雉暴風之變,脩身自改而享豐昌之福也;
옛적에 高宗과 成王이 꿩이 울고 폭풍이 부는 변고를 느끼고, 몸을 닦고 자신의 허물을 고쳐 풍족하고 昌盛한 복록을 누렸다.
▶ 高宗成王 感於雊雉暴風之變 : 高宗은 殷나라 23대 王이고, 成王은 周 成王이다.
고종이 成湯을 제사 지낼 때 꿩이 날아 들어와 솥의 귀에 앉아 우는 異變이 일어나자, 祖己가 왕을 훈계하였다 한다.
雊雉는 꿩이 운 것을 말한다.
《書經 商書 高宗肜日》 성왕이 周公을 의심하였는데, 가을에 우레가 치며 폭풍이 불자 벼가 모두 쓰러지고 큰 나무가 뽑혔다. 이에 성왕이 金으로 封한 상자를 열었는데, 그 안에 주공의 一片忠心을 증명하는 글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주공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신임하였다 한다. 《書經 周書 金縢》
逮秦皇帝即位,彗星四見,蝗蟲蔽天,冬雷夏凍,石隕東郡,大人出臨洮,妖孽並見,熒惑守心,星茀大角,大角以亡;終不能改。
秦 始皇이 즉위함에, 彗星이 네 차례 나타나고, 풀무치[蝗蟲]가 하늘을 뒤덮었으며, 겨울에 우레가 치고 여름에 얼음이 얼었으며, 東郡에 돌이 떨어지고, 臨洮에 巨人이 출현하는 등 상서롭지 못한 괴이한 현상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熒惑이 心宿 구역에 있으며, 彗星이 大角을 침범하여 대각이 이 때문에 소멸되었으나 진시황은 끝내 잘못을 고치지 않았다.
▶ 石隕東郡 : 秦 始皇 36년에 돌이 東郡에 떨어졌는데, 어떤 이가 그 돌에 “시황이 죽어서 땅이 나눠진다.[始皇死而地分]”라고 새겼다. 이해에 시황이 죽고, 3년 뒤에 秦나라가 멸망하였다 한다.
東郡은 秦代에 河南省 북동부와 山東省 서부 지역에 두었던 郡이다. 《漢書 五行志 中之上, 楚元王傳 附向》‧《讀史方輿紀要 歷代州域形勢 秦》
▶ 大人出臨洮 : 秦 始皇 26년에 臨洮에 키가 5丈이고 발이 6尺인 巨人 12명이 모두 夷狄의 옷을 입고 나타났는데, 이해에 始皇이 처음으로 6國을 병탄하였다 한다.
臨洮는 秦代에 甘肅省 岷縣 지역에 두었던 현이다. 《漢書 五行志 下之上》‧《漢書 地理志 下 隴書郡》
▶ 熒惑守心 : 熒惑이 心宿 구역에 있음을 말한다. 형혹은 火星의 다른 이름이다.
나타나는 것이 일정하지 않아 사람을 현혹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呂氏春秋 制樂》
▶ 星茀大角 : 星茀(패)는 彗星으로, ‘茀’는 ‘孛’와 같다.
저본의 ‘太’는 《群書拾補》에 ‘大’로 고쳤고, 《說苑校證》에는 ‘大角’이 《史記 天官書》에 보인다 함을 근거로 ‘大’로 고쳤다. 또 《漢書》 〈楚元王傳 附向〉에도 ‘大角’으로 되어 있어서 ‘大’로 고쳤다.
대각은 임금을 상징하는 별이다.
二世立,又重其惡;
二世가 황제가 되어 더욱 죄악을 더하였으니,
▶ 二世 : 秦 始皇의 작은 아들 胡亥로, 始皇이 죽은 뒤 二世皇帝가 되었다.
及即位,日月薄蝕,山林淪亡,辰星出於四孟,太白經天而行,無雲而雷,枉矢夜光,熒惑襲月,孽火燒宮,野禽戲庭,都門內崩。
황제로 즉위했을 적에 日蝕과 月蝕이 번갈아 일어나고, 山林이 무너져 없어지며, 辰星이 4계절의 첫째 달에 출현하고, 太白이 낮에 하늘을 지나가며, 구름이 끼지 않았는데 우레가 치고, 枉矢가 밤에 빛을 발하며, 熒惑이 달을 침범하고, 火災가 궁궐을 불태우며, 들새가 宮庭에서 遊戲하고, 都城의 문이 안에서 무너졌다.
▶ 淪亡 : 저본에는 ‘淪亡’ 두 글자가 없으나, 《群書拾補》에 “宋本‧元本‧《太平御覽》 권6(권5의 잘못)에 모두 있다.”라고 하였고, 《說苑校證》에도 “明鈔本‧范本‧經廠本에 모두 이 두 글자가 있다.”라고 함을 따라 보충하였다.
▶ 四孟 : 春夏秋冬 네 계절의 첫째 달을 이른다. 곧 봄은 正月, 여름은 4월, 가을은 7월, 겨울은 10월이다.
▶ 太白經天而行 : 太白星(金星)이 한낮에 하늘을 지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兵亂이 일어날 징조라고 한다. 《漢書 楚元王傳 附向》
▶ 孽火 : 災火와 같은 뜻으로, 火災를 말한다.
天變動於上,群臣昏於朝,百姓亂於下,遂不察,是以亡也。
위에서는 하늘의 災變이 움직이나 조정에서 群臣이 어리석으며, 아래에서는 백성이 어지러운데도 끝내 이를 살피지 않았으매, 이 때문에 멸망하였다.
4.
八荒之內有四海,四海之內有九州,天子處中州而制八方耳。
八荒의 안에 四海가 있고, 四海의 안에 九州가 있으니, 天子가 中州(中原)에 있으면서 八方을 다스린다.
▶ 八荒 : 八方의 아주 먼 지역을 이른다. 《關尹子 四符》‧《漢書 項籍傳贊》
兩河間曰冀州,河南曰豫州,河西曰雍州,漢南曰荊州,江南曰揚州,濟南間曰兗州,濟東曰徐州,燕曰幽州,齊曰青州。
兩河 사이를 冀州라 하고, 黃河 남쪽을 豫州라 하고, 황하 서쪽을 雍州라 하고, 漢水 남쪽을 荊州라 하고, 長江 남쪽을 揚州라 하고, 濟水 남쪽 사이를 兗州라 하고, 제수 동쪽을 徐州라 하고, 燕의 北을 幽州라 하고, 濟水 북쪽을 靑州라 한다.
▶ 兩河間 : 戰國‧秦漢시대 黃河가 지금의 河南省 武陟縣 아래에서부터 동북쪽으로 흘러 山東省 西北 모퉁이를 지나 북쪽으로 꺾어 河北省 滄縣 동쪽에 이르러 북동쪽으로 바다에 들어갔다. 이 흐름이 대략 남에서 북으로 향해 흐르고, 상류인 지금의 山西省‧陝西省 사이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흐르는 물길이 東西로 서로 마주하고 있다 하여 당시에 兩河로 합칭하였다. 《呂氏春秋 有始》
▶ 燕曰幽州 齊曰靑州 : 敦煌文獻의 《說苑》 〈辨物〉의 殘卷에는 “燕北曰幽州 濟北曰靑州”
로 되어 있다 하여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山川汙澤,陵陸丘阜,五土之宜,聖王就其勢,因其便,不失其性。
山‧내[川]‧웅덩이[汙]‧늪[澤]과 山陵‧平地‧언덕 등 다섯 가지 토질에 각기 알맞은 것이 있으니, 聖王이 그 땅의 형세를 살피고 편리함을 따르매, 그 토지의 本性을 잃지 않았다.
▶ 五土之宜 : 다섯 가지 토양이 식물의 생장에 알맞음을 이른다.
다섯 가지 토양은 山林‧川澤‧丘陵‧墳衍(평야)‧原隰(습지)이다. 《孔子家語 相魯 王肅 注》
高者黍,中者稷,下者秔.
높은 땅에는 기장을 심고, 중간 땅에는 메기장[稷]을 심으며, 낮은 땅에는 메벼를 심었다.
蒲葦菅蒯之用不乏,麻麥黍梁亦不盡,山林禽獸川澤魚鱉滋植,王者京師四通而致之。
부들‧갈대‧사초‧기름사초 등 소용되는 자료가 결핍되지 않고, 芝麻‧보리‧기장‧고량 역시 무궁하게 생산되며, 산림의 禽獸와 川澤의 물고기‧자라 등이 번식하여, 王의 京師에 도로가 4通하여 물자가 운반된다.
▶ 植 : 殖과 통용이다.
5.
周幽王二年,西周三川皆震,伯陽父曰:
周 幽王 2년에 西周의 세 하천이 모두 지진으로 말라버리자 伯陽父가 말하였다.
▶ 周幽王二年 : 周 幽王은 西周의 왕으로, 姓은 姬이고 이름은 宮涅이다. 宣王의 아들인데 在位 11년에 虢石父를 卿으로 삼아 가혹한 정치를 시행하였다. 褒姒를 사랑하여 太子 宜臼와 申后를 廢하자 申侯가 犬戎과 함께 鎬京을 습격하여 幽王을 죽임으로써 서주가 망하였다. 諸侯들이 태자 의구를 옹립하니, 바로 平王으로 洛陽에 東遷하여 東周시대를 열었다. 二年은 B.C.780년이다.
▶ 三川 : 西周시대 岐山에서 발원하는 涇水‧渭水‧洛(雒)水의 세 하천을 이른다. 《國語 周語 上》
▶ 伯陽父 : 周 宣王‧幽王 때의 太史로, 조정의 重臣이었다. 《國語 周語 上》
「周將亡矣。
“周나라가 장차 망하겠구나.
夫天地之氣,不失其序,若過其序,民亂之也。
天地의 기운은 그 次序를 잃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그 차서가 어긋나면 백성이 난을 일으킨다.
陽伏而不能出,陰迫而不能烝,於是有地震。
陽氣가 잠복하여 나오지 못하고, 陰氣가 핍박하여 陽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 이때 지진이 일어난다.
今三川震,是陽失其所而填陰也;
陽溢而壯陰, 源必塞,國必亡。
그런데 세 하천에 지진이 발생함은, 陽氣가 제자리를 잃고 陰氣에 눌리기 때문이다.
陽氣가 넘치는데 陰氣가 강성하면 근원이 틀림없이 막히매, 국가가 필시 멸망한다.
夫水土演而民用足也,土無所演,民乏財用,不亡何待?
물이 흙을 촉촉이 적셔 만물이 생장하면 백성의 財用이 풍족하나, 흙이 촉촉이 젖지 않아 백성의 財用이 궁핍하게 되면, 망하지 않고 무얼 기다리겠는가?
昔伊雒竭而夏亡,河竭而商亡,今周德如二代之季矣;
其川源塞,塞必竭,夫國必依山川,山崩川竭,亡之徵也。
옛적에 伊水와 雒水가 마르자 夏나라가 망하였고, 黃河가 마르자 商나라가 망하였는데, 지금 周나라의 德이 夏나라와 商나라 두 시대의 말세와 같고,
하천의 근원이 지진으로 막혔으니, 막히면 마르게 마련이고, 국가는 반드시 山川에 의지하매, 산이 무너지고 하천이 마름은 망할 징조이다.
川竭山必崩,若國亡不過十年,數之紀也.
하천이 마르면 산도 틀림없이 무너지는 법이고, 만일 국가가 망한다면 10년을 넘기지 못할 터이니, 10은 수의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 數之紀 : 한 단위 數의 마지막을 말한다.
《國語》 〈周語 上〉에 나오는 “數之紀也”의 韋昭 注에 “수는 1에서 시작되어 10에서 마치는데, 10에 이르면 다시 바뀌어 시작되기 때문에 〈10은 수의〉 끝이라고 함이다.[數起於一 終於十 十則更 故曰紀也]”라고 하였다.
天之所棄不過紀。」
하늘이 버림은 10년을 넘기지 않는 법이다.”
是歲也,三川竭,岐山崩,十一年幽王乃滅,周乃東遷。
이해에 세 하천이 마르고, 岐山이 무너지더니, 11년에 幽王이 마침내 죽었고, 周나라는 東遷하였다.
▶ 岐山 : 陝西省 岐山縣 東北쪽에 있는 산이다. 周나라의 先祖 古公亶父(太王)가 邠(豳)에서 狄人의 박해를 피하여 岐山 아래에 터를 잡아 周 王朝의 기틀을 다진 곳이다. 《詩經 大雅 綿》‧《孟子 梁惠王 下》
▶ 東遷 : B.C.771년에 西周의 幽王이 犬戎에게 살해된 뒤 아들 宜臼가 즉위하여 平王이 되었다. 이듬해 B.C.770년에 鎬京이 무너지자, 동쪽인 지금의 河南省 洛(洛邑)으로 옮긴 일을 말한다. 《春秋左氏傳 隱公 6년》‧《漢書 地理志 下》
6.
五嶽者,何謂也?
五嶽은 무엇을 이름인가?
泰山,東嶽也;
霍山,南嶽也;
華山,西嶽也;
常山,北嶽也;
嵩高山,中嶽也。
泰山은 東嶽이고,
霍山은 南嶽이고,
華山은 西嶽이고,
常山은 北嶽이고,
嵩高山은 中嶽이다.
▶ 霍山 : 지금의 安徽省 霍山縣 서남쪽에 있는 天柱山이다. 《爾雅》 〈釋山〉의 “霍山으로 南嶽을 삼았다.[霍山爲南嶽]”라는 부분의 郭璞 注에 “곧 天柱山이니 潛水가 발원하는 곳이다.[卽天柱山 潛水所出]”라 하였다.
《元和郡縣志》에는 “漢 武帝가 곽산으로 남악을 삼아 마침내 그 山神에 제사를 지냈는데, 지금 그 지역 습속에 남악으로 부른다.
隋나라는 강남의 衡山으로 남악을 삼았다.[漢武帝以霍山爲南嶽 遂祭其神 今其土俗呼南嶽 隋以江南衡山爲南嶽]”라 하였다.
▶ 常山 : 바로 恒山이다.
▶ 嵩高山 : 곧 嵩山으로, 지금의 河南省 登封市 북쪽에 있다.
五嶽何以視三公?
오악을 무엇 때문에 三公에 견주는가?
▶ 五嶽 何以視三公 : 《禮記》 〈王制〉에 “천자는 천하의 名山과 大川에 제사 지내는데, 五嶽은 삼공을 宴饗할 때의 등급에 견주고, 四瀆은 제후를 연향할 때의 등급에 견준다.[天子祭天下名山大川 五嶽視三公 四瀆視諸侯]”라고 하였다.
三公의 명칭은 각 시대마다 다르나, 周代에는 太師‧太傅‧太保를 삼공이라 하였다. 《書經 周書 周官》
能大布雲雨焉,能大斂雲雨焉;
雲觸石而出,膚寸而合,不崇朝而雨天下,施德博大,故視三公也。
오악은 능히 구름과 비를 널리 뿌리며, 또 능히 구름과 비를 널리 거두어들인다.
구름이 산의 巖石에 부딪혀 일어나서 조금씩 모여들면 아침 나절도 못 되어 천하에 비를 뿌려 광대한 은덕을 베풀어준다.
그 때문에 삼공에 견주는 것이다.
▶ 膚寸 : 옛날 길이의 단위이다. 손가락 하나의 너비를 寸이라 하고, 손가락 네 개의 너비를 膚라고 하였다. 《春秋公羊傳 僖公 31년》
▶ 崇朝 : 이른 아침 나절의 짧은 시간을 이른다. 곧 새벽부터 아침밥을 먹을 때까지의 사이이다.
7.
四瀆者,何謂也?
四瀆은 무엇을 이름인가?
▶ 〈四瀆者……故視諸侯也〉 : 이 章은 저본에 누락되었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 瀆 : 江河 같은 큰 강을 이른다.
江、河、淮、濟也。
長江‧黃河‧淮河‧濟水이다.
四瀆何以視諸侯?
사독을 무엇 때문에 제후에 견주는가?
能蕩滌垢濁焉,能通百川於海焉,能出雲雨千里焉,為施甚大,故視諸侯也。
능히 더럽고 혼탁함을 깨끗이 씻어내고, 능히 많은 하천을 소통시켜 바다로 흘러들게 하며, 능히 구름과 비를 천 리나 되는 넓은 지역에 일으켜 베풀어주는 은덕이 매우 크다.
그 때문에 제후에 견준다.
8.
山川何以視子男也?
山川을 무엇 때문에 子‧男에 견주는가?
▶ 山川 何以視子男 : 《尙書大傳》 〈虞傳〉에
“그 나머지의 산천은 伯의 대우에 견주고, 작은 산천은 子‧男에 견준다.[其餘山川視伯 小者視子男]”라고 하였다.
能出物焉,能潤澤物焉,能生雲雨;為恩多,然品類以百數,故視子男也。
능히 만물을 거기서 생산하며, 능히 萬物을 거기서 윤택하게 하며, 능히 구름과 비를 일으키니, 베푸는 은혜가 많고, 품목이 백 가지로 헤아릴 만큼 많기 때문에 자‧남에 견주는 것이다.
▶ 多 : 저본에는 없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書曰:
「禋于六宗,望秋于山川,遍于群神矣。」
《書經》에 일렀다.
“六宗에 정결한 제사를 지내며, 산천의 등급에 따라 望祭를 지내고, 여러 神에게 두루 제사를 지냈다.”
▶ 禋于六宗……徧于群神 : 禋과 望은 모두 제사 이름인데, 禋은 정성을 다해 지내는 제사이고, 望秩은 山川의 등급에 따라 차례대로 바라보면서 지내는 제사이다.
《書經 虞書 舜典》 六宗은 漢나라 이후로 많은 說이 있으나, 《禮記》 〈祭法〉에 四時‧寒暑‧日‧月‧星‧水旱으로, 宗은 높여서 제사하는 뜻이라 한다.
9.
齊景公為露寢之臺,成而不踊焉。
齊 景公이 露寢의 樓臺를 지어서 완성되었는데도 그곳에 오르지 않았다.
▶ 露寢之臺 : 露寢에 지은 높은 누대이다. 노침은 예전 天子나 諸侯의 正廳이다.
‘露’는 주로 ‘路’로 쓰는데 《晏子春秋》 〈內篇 雜 下〉에는 ‘路’로 썼다. 《詩經 魯頌 閟宮》‧《儀禮 燕禮》
▶ 踊 : 저본에는 ‘通’으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通’은 《晏子春秋》에 ‘踊’자로 썼다. 王念孫의 《讀書雜識》 〈晏子春秋雜識〉에 ‘踊자로 쓴 것이 옳다. 成公 2년 《春秋公羊傳》의 「蕭同姪子踊于棓而闚客의 何休 注에 踊은 오름[上]이다.」라 하였다.
여기서 말한 不踊은 臺가 완성되었으나 公이 오르지 않았음을 이른다.’라고 함을 따라 ‘踊’으로 바로잡았다.
▶ 柏常騫 : 춘추시대 周나라의 太史이다. 《晏子春秋》 〈內篇 問 下‧雜 下〉에는 ‘柏常騫’으로, 《晏子春秋》 〈內篇 諫 上〉‧《孔子家語》 〈三恕〉‧《莊子》 〈則陽〉 등에는 ‘伯常騫’으로 되어 있다. 《晏子春秋》 〈內篇 問 下〉의 기록에 의하면 周나라를 떠나 齊나라에 가서 晏子에게 處世하는 道를 물었다.
▶ 昔者 : 昔은 夕과 통용이다.
王念孫의 《讀書雜識》 〈晏子春秋雜識〉에 “옛적에는 밤을 ‘夕’, 혹은 ‘昔者’라 하였다.”라고하였다.
柏常騫曰:
「為臺甚急,臺成,君何為不踊焉?」
柏常騫이 말하였다.
“누대를 매우 급하게 지으시더니 누대가 완성된 뒤에 君主께서는 어찌 누대에 오르시지 않습니까?”
公曰:
「然。
梟昔者鳴,其聲無不為也,吾惡之甚,是以不通焉。」
경공이 말하였다.
“그렇소.
올빼미가 밤에 울며 못 내는 소리가 없으니, 나는 그 소리를 매우 싫어하매 오르지 않소.”
柏常騫曰:
「臣請禳而去之!」
백상건이 말하였다.
“臣이 기도하여 제거하겠습니다.”
公曰:
「何具?」
경공이 말하였다.
“무엇을 준비해야 되겠소?”
對曰:
「築新室,為置白茅焉。」
백상건이 대답하였다.
“새로 방 하나를 짓고 흰 띠풀[白茅]를 그곳에 두십시오.”
公使為室,成,置白茅焉。
경공이 방을 만들어서 방이 완성되자 흰 띠를 두었다.
柏常騫夜用事,明日問公曰:
「今昔聞梟聲乎?」
백상건이 일을 처리하고, 이튿날 경공에게 물었다.
“지난밤에도 올빼미 우는 소리를 들으셨습니까?”
▶ 夜用事 : 밤중에 神明에게 기도하여 凶事를 물러가게 했다는 말이다.
公曰:
「一鳴而不復聞。」
경공이 말하였다.
“한 번 울고는 다시 들리지 않았소.”
使人往視之,梟當陛布翼伏地而死。
사람을 시켜 가서 살펴보았더니 올빼미가 계단에 날개를 편 채 땅에 엎어져 죽어 있었다.
公曰:
「子之道若此其明也!
亦能益寡人壽乎?」
경공이 말하였다.
“그대의 道術이 이처럼 高明하구려.
寡人의 壽命도 늘릴 수 있겠소?”
對曰:
「能。」
백상건이 대답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公曰:
「能益幾何?」
경공이 말하였다.
“얼마나 더 늘릴 수 있소?”
對曰:
「天子九、諸侯七、大夫五。」
백상건이 대답하였다.
“天子는 9년이고, 諸侯는 7년이며, 大夫는 5년입니다.”
公曰:
「亦有徵兆之見乎?」
경공이 말하였다.
“징조가 나타나오?”
對曰:
「得壽,地且動。」
백상건이 대답하였다.
“늘어난 수명을 얻으면 땅이 장차 진동할 터입니다.”
公喜,令百官趣具騫之所求。
경공이 기뻐하여 百官에게 백상건이 요구하는 물건을 갖추라고 재촉하였다.
柏常騫出,遭晏子於塗,拜馬前,辭曰:
「騫為君禳梟而殺之,君謂騫曰:
子之道若此其明也,亦能益寡人壽乎?
騫曰能。
今且大祭,為君請壽,故將往。以聞。」
백상건이 宮을 나가다가 길에서 晏子를 만나 말 앞에 나가 절하고 말하였다.
“제가 임금님을 위해 기도하여 올빼미를 죽였는데, 임금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의 道術이 이처럼 高明하구려.
寡人의 수명도 늘릴 수 있겠소?’라고 하시기에
제가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곧 큰 祭를 지내 임금님을 위해 수명을 늘려달라고 기도하려 합니다.
그러므로 당신께 가서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晏子曰:
「嘻,亦善矣!能為君請壽也。
雖然,吾聞之:惟以政與德順乎神,為可以益壽。
今徒祭可以益壽乎?
然則福兆有見乎?」
안자가 말하였다.
“아, 이 역시 좋은 일이오. 임금을 위하여 수명을 늘리도록 기도한다니요.
그렇지만 내가 알기로는, 다만 政事와 德行으로 神明에게 순응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하오.
그런데 한갓 제사로 수명을 늘릴 수 있겠소?
그렇다면 福兆가 나타났소?”
▶ 兆 : 저본에는 ‘名’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兆’로 쓰고 “‘名’은 잘못 쓴 글자이다.”라고 하였다.
《說苑校證》에는 “《晏子春秋》에 ‘兆’로 썼으니, 이제 《群書拾補》의 교정을 따른다.”라고 함을 따라 ‘兆’로 바로잡았다.
對曰:
「得壽地將動。」
백상건이 대답하였다.
“늘어난 수명을 얻으면 땅이 장차 진동할 터입니다.”
晏子曰:
「騫,昔吾見維星絕,樞星散,地其動。
汝以是乎?」
안자가 말하였다.
“백상건,
지난밤에 나는 維星이 끊어져 없어지고, 樞星의 빛이 散亂하여 땅이 진동하는 듯함을 보았는데, 그대는 이것을 말하오?”
▶ 維星絶 : 維星은 북두칠성의 자루에 해당하는 세 별을 이른다. 絶은 끊어져 없어짐이다. 《漢書 天文志》
▶ 樞星散 : 樞星은 북두칠성의 첫째 별로, 天樞라고도 한다.
散은 빛이 散亂함이다. 《晏子春秋 內篇 雜 下》
柏常騫俯有間,仰而對曰:
「然。」
백상건이 고개를 숙이고 한참 있다가 고개를 들고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晏子曰:
「為之無益,不為無損也。
薄賦斂,無費民,且令君知之!」
안자가 말하였다.
“기도해도 도움이 없고, 기도하지 않아도 손해가 없소.
세금의 징수를 輕減하고, 백성의 힘을 허비하지 않도록, 우선 임금께서 알게 하시오.”
10.
夫水旱俱天地陰陽所為也。
水災와 旱災는 모두 천지의 陰陽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 地 : 저본에는 ‘下’자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下’자는 衍文이다.
혹은 ‘地’자로 써야 마땅하다.”하였다.
《說苑校證》에는 “《군서습보》에 ‘地’자로 본 것이 옳다. 《春秋繁露》 〈精華〉에 ‘天地之所爲 陰陽之所起也’라 한 것이 그 증거이다.”라고 함을 따라 ‘地’로 바로잡았다. 아래의 ‘天下’도 같다.
大旱則雩祭而請雨,大水則鳴鼓而劫社。何也?
큰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 비를 청하고, 큰물이 지면 북을 울리면서 社神(土神)을 위협함은 무엇 때문인가?”
▶ 鳴鼓而劫社 : 북을 치면서 社神(土神)을 위협함이다.
《春秋繁露》 〈精華〉에는 “큰 홍수가 나면 북을 치며 社를 공격한다.[大水鳴鼓而攻社]”로 되어 있다.
曰:
이러하다.
陽者陰之長也,
“陽은 陰의 우두머리이다.
其在鳥則雄為陽,雌為陰,在獸則牡為陽而牝為陰;
其在民則夫為陽而婦為陰,其在家則父為陽而子為陰,其在國則君為陽而臣為陰。
鳥類에 있어서는 수컷이 양이 되고 암컷이 음이 되며, 짐승에 있어서는 수컷이 양이 되고 암컷이 음이 되며,
사람에 있어서는 남편이 양이 되고 아내가 음이 되며, 家庭에서는 아버지가 양이 되고 자식이 음이 되며, 나라에서는 임금이 양이 되고 신하가 음이 된다.
故陽貴而陰賤,陽尊而陰卑,天之道也。
그러므로 양이 貴하고 음이 賤하며, 양이 높고 음이 낮음은 하늘의 法道이다.
今大旱者,陽氣太盛以厭於陰,陰厭陽固,陽其填也.
그런데 큰 가뭄이 듦은 陽氣가 지나치게 盛하여 陰氣를 압박하매, 음기는 압박당하고 양기는 견고하여 양기가 〈음기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惟填厭之太甚,使陰不能起也,亦雩際拜請而已,無敢加也。
〈양기가 음기를〉 누르고 압박함이 매우 심하여 음기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므로, 祈雨祭를 지내어 절하면서 청할 뿐이지, 감히 음기를 더지는 못한다.
至於大水及日蝕者,皆陰氣太盛而上減陽精.
큰물과 日蝕은 모두 음기가 지나치게 성하여 위로 양기의 精華를 덜기 때문이다.
以賤乘貴,以卑陵尊,大逆不義,故鳴鼓而懾之,朱絲縈而劫之。
천한 기운이 귀한 기운을 올라타고, 낮음이 높음을 능멸하여 질서를 거스르고 不義하매, 북을 쳐 성토하여 두렵게 하고, 붉은 실을 社에 둘러서 위협한다.
由此觀之,春秋乃正天地之位,徵陰陽之失。
이로 말미암아 살펴보면 《春秋》는 곧 天地의 위상을 바르게 하고, 음양의 잘못됨을 검증한다.
直責逆者不避其難,是亦春秋之不畏強禦也。
곧장 도리를 거스름을 꾸짖어 危難을 회피하지 않았으니, 이 역시 《춘추》가 횡포한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음이다.
故劫嚴社而不為不敬靈,出天王而不為不尊上,辭蒯聵之命不為不聽其父,絕文姜之屬而不為不愛其母,其義之盡耶!其義之盡耶!
그러므로 장엄한 社神을 위협하였으나 신령스럽게 여기지 않음은 아니고, 天王을 出奔시켰으나 윗사람으로 존경하지 않음은 아니며, 蒯聵의 명을 거절하였으나 그의 아버지를 따르지 않음은 아니고, 文姜과의 어머니 관계를 단절하였으나 그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음은 아니니, 그 의리가 극진함이다. 그 의리가 극진함이다.”
▶ 不敬 : 저본에는 ‘驚’으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春秋繁露》에는 ‘驚’이 ‘不敬’으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不敬’으로 바로잡았다.
▶ 出天王 : 天王은 周 襄王이다.
어머니 惠后가 총애하던 同母弟 王子帶의 난에 鄭나라로 달아나 氾에 거처하였다. 《春秋》 僖公 24년에 “겨울에 천왕이 出奔하여 정나라에 가서 거처하였다.[冬 天王出居于鄭]”라 하였다. 이를 《公羊傳》에는 “왕은 外地가 없는데 여기서 출분했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어머니와 화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王者無外 此其言出何 不能乎母也]”라 하였다.
▶ 辭蒯聵之命 : 蒯聵는 춘추시대 衛 靈公의 太子 이름이다.
괴외가 그의 庶母 南子가 宋朝와 간통하자 이를 수치로 여겨 죽이려고 하다가 실패하여 宋나라로 달아났다. 영공은 石曼姑에게 명하여 괴외의 아들이자 손자인 輒(出公)을 자기의 後嗣로 세우게 하였다. 영공이 죽은 뒤에 송나라로 달아났던 괴외가 들어오려고 하자, 첩이 祖父 영공의 명을 따라 아버지를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일을 말한다. 《春秋 哀公 2년》‧《春秋公羊傳 哀公 2년》‧《史記 衛康叔世家》
▶ 絶文姜之屬 : 文姜은 魯 桓公의 부인이고, 齊 襄公의 누이이다. 문강이 오빠 양공과 간통하여 환공이 이를 꾸짖자, 양공이 公子 彭生을 시켜 환공의 수레를 함께 타고 가다가 죽이게 하였다. 환공의 아들 莊公은 아버지의 죽음을 애통히 여겨 어머니 문강과의 친속 관계를 끊었다. 이를 《春秋》 莊公 元年에 “3월에 부인 강씨가 제나라로 달아났다.[三月 夫人姜氏孫于齊]”라 하였다. 《春秋左氏傳 桓公 18년‧莊公 元年》‧《春秋公羊傳 莊公 元年》
11.
齊大旱之時,景公召群臣問曰:
「天不雨久矣,民且有飢色,吾使人卜之,崇在高山廣水.
寡人欲少賦斂以祠靈山可乎?」
齊나라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 景公이 群臣을 소집하여 물었다.
“하늘이 비를 뿌리지 않은 지가 오래되어, 백성에게 굶주린 기색이 있기에 내가 사람을 시켜 점을 치니 가뭄의 빌미가 높은 산과 큰 강에 있다고 하였소.
寡人이 세금을 조금 거두어 그것으로 靈山에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괜찮겠소?”
▶ 靈山 : 神靈한 영험이 있는 산을 이른다. 일설에는 山東省 臨朐縣의 동북쪽 20리쯤에 있는 산이라고 한다.
群臣莫對。
晏子進曰:
「不可,祠此無益也。
夫靈山固以石為身,以草木為髮;
天久不雨,髮將焦,身將熱,彼獨不欲雨乎?
祠之無益。」
신하에 대답하는 자가 없자 晏子가 앞으로 나와 말하였다.
“불가합니다. 그것에 제사를 지내도 유익함이 없을 터입니다.
영산은 본디 돌을 몸으로 삼고 草木을 머리카락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늘이 오래 비를 내리지 않아 머리카락이 타들어가고 몸은 뜨거워지려고 하는데 저 영산만 비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영산에 제사를 지내도 유익함이 없을 터입니다.”
景公曰:
「不然,吾欲祠河伯可乎?」
경공이 말하였다.
“그리하지 않고 나는 河伯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괜찮겠소?”
▶ 河伯 : 河水를 맡아 다스린다는 전설상의 神이다.
晏子曰:
「不可,祠此無益也。
夫河伯以水為國,以魚鱉為民;
天久不雨,水泉將下,百川竭,國將亡,民將滅矣,彼獨不用雨乎?
祠之何益?」
안자가 말하였다.
“불가합니다. 거기에 제사를 지내도 유익함이 없을 터입니다.
저 하백은 물을 나라로 삼고 魚鼈을 백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늘이 오래 비를 내리지 않아 샘물의 水位는 낮아지고 모든 냇물은 말라서 나라는 망하고 백성은 멸망하려고 하는데 저 하백만 비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하백에게 제사를 지냄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景公曰:
「今為之奈何?」
경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晏子曰:
「君誠避宮殿暴露,與靈山河伯共憂;其幸而雨乎!」
안자가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정성스레 궁전을 떠나 野外에 나가 생활하시면서 영산‧하백과 함께 가뭄을 걱정하시면 어쩌면 요행히 비가 내릴 터입니다.”
於是景公出野,暴露三日,天果大雨,民盡得種樹。
이에 경공이 교외에 나가 3일 동안 햇볕과 이슬을 무릅쓰자 하늘이 과연 크게 비를 뿌려 백성이 모두 곡식을 파종할 수 있었다.
景公曰:
「善哉!晏子之言可無用乎?
其惟有德也!」
경공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안자의 말을 채용하지 않아서 되겠는가?
그는 德을 가졌다.”
12.
夫天地有德合, 則生氣有精矣;陰陽消息,則變化有時矣。
天地의 기운이 결합하면 生長시키는 기운에 精華가 생기고, 陰陽이 사라지고 자라나면 변화에 때가 생긴다.
▶ 有德合 : 저본에는 ‘德’자가 있으나, 《群書拾補》에 “‘德’자는 衍文이니, 《韓詩外傳》 권1에 ‘德’자가 없다.”라고 함에 의거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時得而治矣,時得而化矣,時失而亂矣;
적당한 때를 얻으면 다스려지고, 때를 잃으면 어지러워진다.
▶ 時得而化矣 : 저본에는 ‘時得而化矣’의 다섯 글자가 있으나, 《群書拾補》에는 “衍文인 듯하다.”라고 하였고, 《說苑校證》에는 “《韓詩外傳》에 이 구절이 없다.”라고 한 말에 의거하여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是故人生而不具者五:
目無見,不能食,不能行,不能言,不能施化。
이 때문에 사람이 태어나서 온전하지 못한 것이 다섯이니,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걸어 다니지 못하는 것, 말하지 못하는 것, 生育하지 못하는 것이다.
▶ 施化 : 生育함을 뜻한다.
故三月達眼而後能見,七月生齒而後能食,期年生臏而後能行,三年𩕄合而後能言,十六精通而後能施化。
그러므로 3월이 되어 눈이 열린 뒤에 사물을 보고, 7개월이 되어 이가 난 뒤에 음식을 먹으며, 1년이 되어 무릎뼈가 생긴 뒤에 걸어 다니고, 3년이 되어 숫구멍[顖]이 닫힌 뒤에 말을 하며, 16세가 되어 精氣가 통한 뒤에 생육하게 된다.
陰窮反陽,陽窮反陰,故陰以陽變,陽以陰變。
陰이 다하면 陽으로 돌아가고, 양이 다하면 음으로 돌아가매, 음은 양에 의하여 변화하고, 양은 음에 의하여 변화한다.
故男八月而生齒,八歲而毀齒,二八十六而精小通;
女七月而生齒,七歲而毀齒,二七十四而精化小通。
그 때문에 남자는 태어난 지 8개월이 되면 이가 나고, 8세가 되면 이를 갈며, 16세가 되면 정기가 조금 통하고,
여자는 태어난 지 7개월이 되면 이가 나고, 7세가 되면 이를 갈며, 14세가 되면 정기가 조금 통한다.
不肖者精化始至,而生氣感動,觸情縱欲,故反施亂化。
不肖한 사람은 정기가 막 통하여 생육하는 능력이 일어남을 느끼면 情慾이 촉발되어 욕망을 따라 방종하기 때문에 생육하는 절도가 어지러워진다.
故《詩》云:
「乃如之人,懷婚姻也;
大無信也,不知命也。」
그러므로 《詩經》에 일렀다.
“이 같은 사람이여, 婚姻하기를 생각하누나.
크게 信義가 없으니, 天命을 알지 못하는구나.”
▶ 詩云……不知命也 : 《詩經》 〈鄘風 蝃蝀〉에 보인다.
▶ 乃如之人 : 현재의 《詩經》에는 人자 다음에 ‘也’자가 더 있다.
賢者不然,精化填盈後,傷時之不可遇也,不見道端,乃陳情欲以歌。
현자는 그렇지 아니하나니, 생육할 정기가 충만하고 난 뒤에 때를 만나지 못할까 상심하지만, 정상적인 단서를 만나지 못하면 비로소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여 노래를 부른다.
▶ 道端 : 정상적으로 婚姻할 수 있는 단서라는 뜻이다.
《詩》曰:
「靜女其姝,俟我乎城隅;
愛而不見,搔首踟躕。」
「瞻彼日月,遙遙我思;
道之云遠,曷云能來?」
《詩經》에 이르기를,
“얌전한 아가씨 아름다운데, 나를 성 모퉁이에서 기다리더니,
사랑하면서도 만나지 못하여, 머리를 긁적이며 머뭇거리네.”라고 하였고,
“저 해와 달을 보니, 아득한 나의 그리움 밀려오네.
길이 하 멀기도 하니, 언제나 내 곁으로 오시려나.”라고 하였다.
▶ 詩曰……搔首踟蹰 : 《詩經》 〈邶風 靜女〉에 보인다.
▶ 瞻彼日月……曷云能來 : 《詩經》 〈邶風 雄雉〉에 보인다.
▶ 遙遙 : 현재의 《詩經》에는 遙遙가 ‘悠悠’되어 있다.
急時之辭也,甚焉,故稱日月也。
시기를 급하게 여기는 말이 심하매 해와 달을 들어 말한 것이다.
13.
度量權衡以黍生之(十粟)為一分,十分為一寸,十寸為一尺,十尺為一丈。
度量衡의 단위는 기장 알을 기준으로 생겼으니, 기장 1알을 1푼[一分]으로 하고, 열 푼을 1치[一寸]로 하며, 열 치가 1자[一尺]가 되고, 열 자가 1장[一丈]이 된다.
▶ 黍 : 고대 度量衡의 제정에 기준으로 삼은 단위이다.
길이의 계산 단위는 중간 크기의 기장 알 하나의 길이로 1分을 삼았다.《漢書 律曆志 上》
▶ 〈十粟〉 : 저본에는 없으나, 《群書拾補》에 “《漢書》 〈律曆志 上〉의 注에 ‘十粟’ 두 글자가 있다. 《太平御覽》 권830과 권840에도 모두 같다.”라고 하였다.
十六黍為一豆,六豆為一銖,二十四銖重一兩,十六兩為一斤,三十斤為一鈞,四鈞重一石。
기장 열여섯 알이 1豆가 되고, 5두가 1銖가 되며, 24수가 1냥[兩]이 되고, 16냥이 1斤이 되며, 30근이 1鈞이 되고 4균의 무게가 1石이 된다.
千二百黍為一龠,十龠為一合,十合為一升,十升為一斗,十斗為一石。
기장 1,200알이 1龠이 되고, 2약이 1홉[合]이 되며, 열 홉이 1되[升]가 되고, 열 되가 1말[斗]이 되며, 열 말이 1섬[石]이 된다.
▶ 龠 : 물건의 양을 헤아리는 그릇이다.
▶ 十龠 : 《說苑校證》에 “‘十’자는 오자이다. 《漢書 律曆志》에 ‘약을 합한 것이 합이 된다.[合龠爲合]’라 하였다. 《廣雅》 〈釋器〉에 ‘2약을 합이라 한다.[二龠曰合]’라 하였으니, 약을 합한다는 말은 2약을 합한 것이다.”하였다.
▶ 石 : 《漢書》 〈律曆志〉에는 ‘斛’으로 되어 있다.
14.
凡六經帝王之所著,莫不致四靈焉;
德盛則以為畜,治平則時氣至矣。
六經은 帝王이 지은 것인데 4靈을 모두 이르게 하였다.
道德이 융성하면 가축으로 삼고, 정치가 태평하면 때맞춰 오게 된다.
▶ 六經 : 儒家의 여섯 經傳인 《詩經》‧《書經》‧《禮記》‧《樂記》‧《周易》‧《春秋》를 말한다. 《莊子 天運》‧《漢書 武帝紀贊》
▶ 四靈 : 네 가지 신령한 동물로, 麒麟‧鳳凰‧거북[龜]‧龍을 말한다. 《禮記 禮運》
▶ 不旅行 : 여러 사람과 동반하여 다니지 않음을 이른다. 《禮記 曾子問》
故麒麟麇身、牛尾,圓頂一角,合仁懷義,音中律呂,行步中規,折旋中矩,擇土而踐,位平然後處,不群居,不旅行,紛兮其有質文也,幽閒則循循如也,動則有儀容。
그러므로 麒麟은 고라니 몸에 소꼬리이고, 둥근 이마에 외뿔이 달렸는데, 仁義를 품었고, 소리는 律呂에 맞는다. 걸음걸이는 규정에 맞고 몸을 돌리는 동작은 법도에 맞으며, 땅을 가려서 밟고 자리가 평평한 뒤에 머물렀다. 무리 지어 살지 않고, 떼를 지어 다니지 않는다. 성대하고 아름다운 바탕과 文采가 있음이여! 조용히 있을 적에는 질서가 있고 움직일 적에는 儀容이 있다.
黃帝即位,惟聖恩承天,明道一脩,惟仁是行,宇內和平,未見鳳凰,維思影像,夙寐晨興.
黃帝가 즉위하여 하늘의 뜻을 받들어 聖恩을 펼쳐서 道를 밝히고 한결같이 닦아 오직 仁을 행하여 천하가 화평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鳳凰을 보지 못하여 봉황의 모습을 생각하여 밤낮으로 자나 깨나 그리워하였다.
▶ 寐 : 저본에는 ‘夜’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韓詩外傳》에 의거하여 ‘寐’로 고쳤다.”라고 함을 따라 ‘寐’로 바로잡았다.
於是乃問天老曰:
「鳳儀如何?」
이에 天老에게 물었다.
“봉황의 儀表는 어떠하오?”
▶ 天老 : 黃帝를 보필했다는 일곱 사람 중의 하나이다.
天老曰:
천로가 대답하였다.
「夫鳳,鴻前麟後,蛇頸魚尾,觀顙鴛思,麗化枯折所志,龍文龜身,燕喙雞噣,駢翼而中注.
“봉황은 앞면은 기러기 모습이고 후면은 기린 모습이며, 목은 뱀 같고 꼬리는 물고기 같으며, 이마는 황새 같고 뺨은 鴛鴦 같으며, 무늬는 龍 같고 몸은 거북 같으며, 턱은 제비 같고 부리는 닭 같으며, 짝을 이룬 두 날개가 몸의 중간에 모여 있습니다.
▶ 鸛顙鴛思 : 저본에는 ‘鶴植鴛思’이다. [鸛顙鴛思《群書拾補》에 “‘鶴植’을 ‘鸛顙’으로 고치고, ‘鴦’자는 衍文이다.”라고 하였고, 《埤雅》 〈釋鳥〉에 “鸛顙鴛思”로 되어 있음을 따라 바로잡았다. ‘思’는 ‘腮’의 假借字이다.
▶ 麗化枯折所志 : 저본에는 ‘麗化枯折所志’의 여섯 글자가 있으나, 《群書拾補》에 衍文이라 하였고, 《韓詩外傳》 권8에 이 여섯 글자가 없으므로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 燕頷雞喙 : 저본에는 ‘燕喙雞噣’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喙’는 《韓詩外傳》 권8에는 ‘頷’으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고, 또 《埤雅》 〈釋鳥〉에도 “燕頷雞喙”로 되어 있음을 따라 ‘燕頷雞喙’로 바로잡았다.
首戴德,頂揭義,背負仁,心信智.
머리는 德을 이고 이마는 義를 揭示하며, 등은 仁을 지고 마음은 지혜를 펼칩니다.
食則有質,飲則有儀,往則有文,來則有嘉。
먹을 때는 우아한 태도가 있고, 물을 마실 때는 의젓한 儀容이 있으며, 날아갈 때는 화려한 문채가 있고, 날아올 때는 아름다운 자태가 있습니다.
晨鳴曰發明,晝鳴曰保長,飛鳴曰上翔,集鳴曰歸昌。
새벽에 우는 울음을 發明이라 하고, 낮에 우는 울음을 保長이라 하며, 날 때 우는 울음을 上翔이라 하고, 나무에 내려앉아 우는 울음을 歸昌이라고 합니다.
翼挾義,衷抱忠,足履正,尾繫武,小聲合金,大音合鼓.
날개에는 義를 휴대하고, 마음속에는 忠을 품었으며, 발은 正道를 밟고, 꼬리는 武를 달고 있으며, 작은 울음소리는 징소리에 부합하고, 큰 울음소리는 북소리에 부합합니다.
延頸奮翼,五色備舉,光興八風,氣降時雨,此謂鳳像。
목을 늘이고 날개를 펼치면 다섯 가지 광채가 모두 드러나, 이 광채가 八方의 상서로운 바람 일으키고, 이 기운이 때에 맞는 비를 내리게 하니, 이것이 봉황의 모습입니다.
▶ 色 : 저본에는 ‘光’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는 宋本에 ‘色’으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고, 《說苑校證》에는 “經廠本에도 ‘오색’으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色’으로 바로잡았다.
夫惟鳳為能究萬物,通天祉,象百狀,達于道。
봉황은 만물을 推究하고, 하늘의 福을 전달하며, 갖가지 吉祥의 형태를 표현하고, 자연의 大道를 통달하였습니다.
去則有災,見則有福.
봉황이 떠나면 재앙이 있고, 나타나면 복이 있게 됩니다.
覽九州,觀八極,備文武,正王國,嚴照四方,仁聖皆伏。
九州를 두루 보고 팔방의 끝까지 관찰하며, 文武의 德을 겸비하여 王國을 바로잡고 위엄이 있는 광채가 사방을 비추니, 仁人과 聖賢이 모두 봉황을 敬服합니다.
故得鳳之像一者鳳過之,得二者鳳下之,得三者春秋下之,得四者四時下之,得五者終身居之。」
그러므로 帝王이 봉황의 한 가지 형상을 얻은 자는 봉황이 지나가고, 두 가지 형상을 얻은 자는 봉황이 내려오며, 세 가지 형상을 얻은 자는 봄가을로 내려오고, 네 가지 형상을 얻은 자는 사철 내려오며, 다섯 가지 형상을 얻은 자는 終身토록 머물러 있습니다.”
黃帝曰:
「於戲盛哉!」
황제가 말하였다.
“아, 성대하구나!”
於是乃備黃冕,帶黃紳,齋於中宮,鳳乃蔽日而降。
이에 곧 황색 冕冠을 갖추어 쓰고 황색 띠를 띠고서 宮中에서 齋戒하니, 봉황이 이내 하늘 가득히 해를 가린 채 내려왔다.
黃帝降至東階,西面啟首曰:
「皇天降茲,敢不承命?」
황제가 동쪽 계단으로 내려가서 서쪽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皇天이 이 봉황을 내려주시니 감히 天命을 받들지 않겠습니까?”
於是鳳乃遂集東囿,食帝竹實,棲帝梧樹,終身不去。
이에 봉황이 마침내 동쪽 苑囿에 모여서 황제 園林의 竹實을 먹고 황제의 오동나무에 서식하면서 종신토록 떠나지 않았다.
《詩》云:
「鳳凰鳴矣,于彼高岡;
梧桐生矣,于彼朝陽。
菶菶萋萋,雍雍喈喈。」
此之謂也。
《詩經》에
“봉황이 우네, 저 높은 산마루에서.
오동나무가 나서 자랐구나, 저 아침 햇살 비추는 산 동쪽에서.
오동나무 크고 무성한데, 화락하게 우는 봉황의 울음소리.”라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 詩云……雍雍喈喈 : 《詩經》 〈大雅 卷阿〉에 보인다.
靈龜文五色,似玉似金.
靈龜는 五色의 무늬가 있어 玉과 같고 金과 같다.
▶ 靈龜文五色……此之謂也 : 저본에는 이 부분이 別章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와 《說苑校證》에 의거하여 위의 章과 합하였다.
▶ 文 : 저본에는 ‘靈龜文五色’이나, “《說苑校證》에 《廣韻》 〈六脂〉와 《藝文類聚》 권96 및 《太平御覽》 권931의 인용문에 모두 ‘文’자가 없다.”라고 함을 따라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背陰向陽,上隆象天,下平法地,槃衍象山,四趾轉運應四時,文著象二十八宿。
陰을 등지고 陽을 향하고 사는데, 등 위가 높게 솟은 것은 하늘을 본받고, 배 아래가 평평한 것은 땅을 본받았으며, 구불구불 사방으로 뻗은 것은 山을 본받고, 네 발의 움직임은 四時의 변화에 호응하였으며, 무늬는 二十八宿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 槃 : 저본에는 ‘繁’으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의거하여 ‘槃’으로 고쳤다. 槃衍은 구불구불하게 뻗어 있다는 뜻이다.
蛇頭龍脰,左精象日,右精象月.
머리는 뱀 같고 목은 龍 같으며, 왼쪽 눈동자는 태양을 상징하고, 오른쪽 눈동자는 달을 상징한다.
▶ 龍脰 : 저본에는 ‘龍翅’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頸’으로 고쳤는데, 《說苑校證》에는 “어디에 의거하여 ‘頸’으로 고쳤는지 모르겠다. 《藝文類聚》에는 이를 인용하면서 ‘脛’으로 썼고, 《太平御覽》의 인용문에는 ‘脰’로 썼다.”라고 함을 따라 ‘脰’로 바로잡았다.
▶ 精 : ‘睛’과 통용이다. 《太平御覽》에는 ‘睛’으로 썼다.
千歲之化,下氣上通,能知吉凶存亡之變。
천 년의 변화를 통해 아래의 기운을 위로 통하여 吉凶存亡의 변화를 잘 안다.
寧則信信如也,動則著矣。
편안할 때는 몸을 쭉 펴지만 행동할 때는 징조가 밝게 드러난다.
神龍能為高,能為下,能為大,能為小,能為幽,能為明,能為短,能為長。
神龍은 높은 곳에 오르기도 하고 낮은 곳에 내리기도 하며, 크게 변하기도 하고 작게 변하기도 하며, 어둡게 감추기도 하고 밝게 드러내기도 하며, 짧게 변하기도 하고 길게 변하기도 한다.
昭乎其高也,淵乎其下也,薄乎天光,高乎其著也。
밝게 높은 하늘에 있기도 하고, 잠복하여 깊은 연못에 있기도 하여, 하늘의 태양 가까이까지 올라 높이 그 몸을 드러낸다.
一有一亡忽微哉,斐然成章.
한 번 나타나고 한 번 사라짐이 잠깐 사이에 변화하여 아름다운 색채와 무늬(文章)를 이룬다.
虛無則精以知,動作者靈以化。於戲允哉!
잠복하여 없을 때는 그 정신이 온화하고, 움직일 때는 신령스럽게 변화하니, 아, 참으로 이와 같다.
君子辟神也,觀彼威儀,遊燕幽間,有似鳳也。
君子가 이를 神靈에 비유하여 저 威儀를 觀賞하고 그윽하고 한가로이 즐겁게 노니니 봉황과 유사함이 있다.
《書》曰:
「鳥獸鶬鶬,鳳凰來儀。」
此之謂也。
《書經》에 “새와 짐승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봉황이 와서 춤을 춘다.”라고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 書曰……鳳凰來儀 : 《書經》 〈虞書 益稷〉에 보인다.
다만 〈益稷〉에는 “생황과 큰 종을 번갈아 연주하니, 새와 짐승이 너울너울 춤추며, 簫韶 음악을 아홉 번 연주하니 봉황이 와서 춤을 춘다.[笙鏞以間 鳥獸蹌蹌 簫韶九成 鳳凰來儀]”
로 되어 있다.
15.
成王時有三苗貫桑而生,同為一秀,大幾盈車,民得而上之成王,成王問周公:
「此何也?」
周 成王 때 세 포기의 벼 싹이 뽕나무를 뚫고 生長하여 함께 한 이삭으로 패어 크기가 거의 수레에 가득 찰 정도가 되니, 백성들이 이를 취하여 성왕에게 바치매, 성왕이 周公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周公曰:
「三苗同秀為一,意天下其和而為一乎?」
주공이 말하였다.
“세 포기의 벼 싹이 함께 하나의 이삭이 됨은 아마 천하가 화합하여 통일됨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後三年則越裳氏重譯而朝,曰:
「道路悠遠,山川阻深,恐一使之不通,故重三譯而來朝也。」
3년 후에 越裳氏가 重譯을 거쳐 와서 朝見하고 말하였다.
“길이 멀고 山川이 험하고 깊어서 한 사람의 使臣으로는 뜻을 통하지 못할까 걱정되매 중역을 거쳐 와서 조현합니다.”
▶ 越裳氏重譯 : 越裳氏는 고대 南海 지역에 있던 나라 이름이다. 越常‧越嘗이라고도 쓴다.
重譯은 한 번의 통역으로 알아듣지 못하여 여러 번에 걸쳐 통역함을 이른다. 《漢書 平帝紀》‧《後漢書 南蠻傳》
周公曰:
「德澤不加,則君子不饗其質;
政令不施,則君子不臣其人。」
주공이 말하였다.
“德澤을 베풀지 못했으면 君子는 그의 幣帛(禮物)을 받지 않고,
政令을 시행하지 않았으면 군자는 그 사람을 신하로 삼지 않는다.”
▶ 質(지) : 贄와 통용이다.
譯曰:
「吾受命於吾國之黃髮, 久矣,天之無烈風淫雨,意中國有聖人耶?有則盍朝之!」
통역자가 말하였다.
“제가 우리나라 노인의 명령을 받았는데, 이러합니다.
‘오랫동안 하늘이 매서운 바람과 장맛비를 내리지 않았으니, 아마 中國에 聖人이 계실 터이다.
성인이 계시다면 어찌 조현하지 않겠는가?’”
▶ 黃髮 : 나이가 많아 머리칼이 누렇게 변한 노인을 이른다.
然後周公敬受其所以來矣。
그런 뒤에야 주공이 공경히 그들이 가지고 온 폐백을 받았다.
16.
周惠王十五年,有神降于莘。王問於內史過曰:
「是何故, 有之乎?」
周 惠王 15년(B.C.662)에 神이 莘 땅에 내려오자, 혜왕이 內史 過에게 물었다.
“이는 무슨 까닭이오? 이런 일이 있었소?”
▶ 莘 : 춘추시대 虢나라의 地名이다. 지금의 河南省 三門峽市의 서쪽 15리에 있는 莘原이다. 《春秋左氏傳 莊公 32년》
▶ 內史過 : 內史는 周代에 爵位와 祿俸의 폐지와 설치, 諸侯‧孤‧卿‧大夫의 策命에 관한 일을 관장하던 벼슬이다. 過는 그 벼슬을 맡았던 大夫 이름이다.
對曰: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有之.
“이런 일이 있습니다.
國將興,其君齋明衷正,精潔惠和,其德足以昭其馨香,其惠足以同其民人,神饗而民聽,民神無怨.
나라가 흥성하려 할 적에는 그 임금의 지혜가 민첩하고 총명하며 中正하고, 정성스럽고 결백하며, 은혜롭고 온화하여 그의 덕이 神明에게 밝게 향기를 맡게 하고, 그의 은혜가 백성의 마음을 단결하게 하면 신명은 제사를 歆饗하고, 백성은 왕명을 따라 백성과 신명에게 원한이 없습니다.
故明神降焉,觀其政德而均布福焉。
그러므로 밝은 신명이 내려와 그 임금의 政敎와 德行을 관찰하여 고루 복을 베풀어줍니다.
國將亡,其君貪冒淫僻,邪佚荒怠,蕪穢暴虐;
其政腥臊,馨香不登,其刑矯誣,百姓攜貳;
明神不蠲,而民有遠意,
民神痛怨,無所依懷.
故神亦往焉,觀其苛慝而降之禍。
나라가 망하려고 할 적에는 그 임금이 財利에 탐욕을 부리고, 사악하여 바르지 못하며, 사특하고 방종하며, 심성이 황폐하고 태만하며, 거칠고 추악하며, 사납고 모집니다.
그 정치가 부패하여 악취가 나서 제사의 좋은 향기가 신명에게 오르지 않으며, 시행하는 형벌이 법을 속이고 없는 죄를 만들어 백성이 離散하여 두 마음을 갖게 됩니다.
밝은 신명은 불결하게 여겨 제사를 받지 않고 백성은 멀리 떠나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백성과 신명이 미워하고 원망하여 의지할 곳이 없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신명이 또 내려가서 그의 혹독하고 사악한 정치를 관찰하여 災難을 내리는 것입니다.
是以或見神而興,亦有以亡。
이 때문에 어떤 때는 神이 나타나서 흥성하기도 하고, 또는 멸망하기도 합니다.
昔夏之興也,祝融降于崇山;
其亡也,回祿信於亭隧。
옛날 夏나라가 흥성할 때는 祝融이 崇山에 내려왔고, 망할 때는 回祿이 亭隧에 이틀 밤을 묵었습니다.
▶ 祝融降于崇山 : 祝融은 帝嚳시대 불에 관한 일을 맡은 벼슬의 장관으로 죽어서 불을 관장하는 神이 되었다 한다. 일설에는 고대의 제왕으로 불의 사용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赤帝로 호칭하였고, 후세 사람들이 火神으로 높였다 한다. 《國語 鄭語》‧《呂氏春秋 孟夏》 崇山은 곧 嵩山으로, 지금의 河南省 登封縣 북쪽에 있다.
▶ 回祿信於亭隧 : 回祿은 전설 속의 火神이다. 信은 이틀 밤을 묵는 것을 이른다.
亭隧는 지명인데, 어디인지 자세히 알 수 없다.《春秋左氏傳 昭公 18년》‧《國語 周語 上》
商之興也,檮杌次於丕山;
其亡也,夷羊在牧。
商나라가 흥성할 때는 檮杌이 丕山에 여러 밤을 묵었고,
망할 때는 夷羊이 牧野에 있었습니다.
▶ 檮杌次於丕山 : 檮杌은 먼 고대의 惡人인 四凶의 하나이다. 일설에는 禹의 아버지 鯀이라고 한다. 次는 이틀 밤 이상을 묵는 것을 이른다. 丕山은 河南省 浚縣에 있는 大丕(邳‧伾‧岯)山이다. 《春秋左氏傳 文公 18년》‧《國語 周語 上》
▶ 夷羊在牧 : 夷羊은 神獸의 이름이다. 牧은 商나라 郊外의 牧野인데 이곳에서 周 武王이 商나라 군대와 싸워 승리하여 상나라를 멸하였다. 《書經 周書 牧誓》‧《逸周書 度邑解》‧《國語 周語 上》
周之興也,鸑鷟鳴於岐山;
其衰也,杜伯射宣王於鎬。
周나라가 흥성할 때는 鸑鷟이 岐山에서 울었고,
衰微할 때는 杜伯의 神이 鎬京에서 宣王을 쏘아 죽였습니다.
▶ 鸑鷟(악작)鳴於岐山 : 鸑鷟은 鳳凰의 별칭이다. 岐山은 지금의 陝西省 岐山縣 동북쪽 70리쯤에 있는 산 이름이다.
▶ 杜伯射宣王於鎬 : 杜伯은 周 宣王 때의 대부이다. 아무 죄 없이 선왕에게 살해되었는데 뒤에 사냥을 나갔던 선왕이 두백이 쏜 화살을 맞는 幻影을 보고 죽었다 한다.
《國語 周語 上》‧《墨子 明鬼 下》 宣王은 본서 권4 〈立節〉 22 참고.
鎬는 周나라 초기의 國都 鎬京으로, 지금의 陝西省 西安市 서북쪽의 鎬京村 부근에 있었다.
是皆明神之紀者也。」
이는 모두 신명이 세상에 나타났던 일을 기록한 것입니다.”
王曰:
「今是何神耶?」
혜왕이 말하였다.
“지금 莘에 내려온 신은 어떤 신이오?”
對曰: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昔昭王娶于房曰房后,是有爽德協于丹朱,丹朱憑身以儀之,生穆王焉。
“옛날 昭王이 房나라 딸에게 장가드니 이를 房后라고 합니다.
이 방후는 德에 결함이 있어서 丹朱의 덕과 부합하니, 단주의 신이 방후의 몸에 붙어[憑身] 짝이 되어 穆王을 낳았습니다.
▶ 昭王娶於房 : 昭王은 周 昭王으로 이름은 瑕인데, 成王의 손자이고 康王의 아들이다.
房은 西周 때 封한 나라 이름인데, 지금의 河南省 遂平縣 지역에 있었다.
▶ 丹朱 : 堯임금의 아들로 朱는 이름인데, 丹淵에 살았기 때문에 丹朱라 한다. 요는 그가 不肖하고 오만하다는 이유로 舜에게 禪位하였다. 《書經 虞書 益稷》
▶ 憑身以儀之 : 憑은 憑依로 영혼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 붙음을 말한다. 儀는 짝이다.
《國語 周語 上 韋昭 注》
是監燭周之子孫而福禍之。
이 신이 주나라 자손의 덕을 관찰하여 복을 주거나 재난을 줍니다.
夫一神不遠徙遷,若由是觀之,其丹朱耶?」
신은 한결같이 사람에게 머물며 멀리 옮겨 가지 않으매, 만일 이것을 통해 본다면 아마 단주의 신일 터입니다.”
王曰:
「其誰受之?」
혜왕이 말하였다.
“그 누가 복과 재난을 받겠소?”
對曰:
「在虢。」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虢나라가 받을 것입니다.”
▶ 虢 : 周代에 文王의 아우 虢仲의 다른 갈래가 차지하여 살았던 北虢이다. 지금의 河南省 三門峽市 지역에 있었다.
王曰:
「然則何為?」
혜왕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이오?”
對曰:
「臣聞之。道而得神,是謂豐福;
淫而得神,是謂貪福。
今虢少荒,其亡也。」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신이 듣기에, ‘正道를 행하여 신이 내려옴을 얻으면 <豐福>이라고 하고,
淫亂함을 행하여 신이 내려옴을 얻으면 <貪福>이라고 한다.’라고 합니다.
지금 괵나라의 임금이 조금 荒淫하니 아마 망할 것입니다.”
▶ 豐 : 저본에는 ‘豐’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國語》 〈周語 上〉에 ‘逢’자로 되어 있고, 韋昭의 注에 ‘逢은 맞이함이다.’라고 하였다.”라고 하였다.
‘豐’과 ‘逢’은 옛날에 통용되었다.
王曰:
「吾其奈何?」
혜왕이 말하였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겠소?”
對曰:
「使太宰以祝史率狸姓,奉犧牲粢盛玉帛往獻焉,無有祈也。」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太宰에게 太祝과 太史를 데리고서 狸字 姓을 가진 사람을 대동하고 犧牲과 粢盛과 玉帛을 받들고 가서 신에게 바치되 구함이 없이 빌게 하십시오.”
▶ 太宰以祝史 率狸姓 : 太宰는 왕을 도와 나라 다스리는 일을 맡은 벼슬 이름이다.
商나라는 태재를 두었고, 周나라는 天官의 長으로 冢宰를 두었다. 《周禮 天官 大宰》‧《宋書 百官志 上》‧《通典 職官 2》
祝은 太祝으로 祭祀와 祈禱하는 일을 주관하였다.
史는 太史로 역사의 기록과 문서의 기초 등의 일을 주관하였다. 《通典 職官 7》‧《通典 職官 8》‧《續通典 職官 8》
狸姓은 丹朱의 후예이다. 《國語 周語 上》
王曰:
「虢其幾何?」
혜왕이 말하였다.
“괵나라는 얼마나 더 유지하겠소?”
對曰:
「昔堯臨民以五,今其胄見;
鬼神之見也,不失其物。
若由是觀之,不過五年。」
내사 과가 대답하였다.
“옛날 堯임금은 5년에 한 번 제후에게 나아갔는데 지금 그 후예가 나타났으니,
귀신이 나타나면 어떤 사건이 어김없이 그 뒤를 따라옵니다.
만일 이를 따라 본다면 5년을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
▶ 五 : 5년을 말한다.
《國語》 〈周語 上〉의 韋昭 注에 “5년에 한 번 순수한다.[五年一巡狩]”라 하였다.
▶ 冑 : 帝王이나 貴族의 後嗣를 말한다.
▶ 物 : 귀신이 나타난 뒤에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사건을 말한다.
王使太宰己父率傅氏及祝,奉犧牲玉觴往獻焉。
혜왕이 태재인 忌父를 시켜 傅氏와 태축을 인솔하고 희생과 玉盞을 받들고 가서 신에게 제사를 올리게 하였다.
▶ 己父 : 《國語》 〈周語 上〉에는 ‘忌父’로 썼는데, 韋昭 注에 “周公 忌父이다.”라 하였다.
▶ 傅氏及祝 : 《國語》 〈周語 上〉의 韋昭 注에 “傅氏는 狸姓이니, 周나라 때에 傅氏가 되었다.”라고 하였다.
祝은 《國語》 〈周語 上〉에 ‘祝史’로 되어 있는데, 곧 《春秋左氏傳》 莊公 32년의 祝은 應, 史는 嚚라는 사람이다. 韋昭 注에도 “축사는 괵나라의 축사이니, 축은 응이고 사는 효이다.[祝史虢之祝史 祝應 史嚚]”라 하였다.
內史過從至虢,虢公亦使祝史請土焉,內史過歸告王曰:
내사 과가 태재 일행을 따라 괵나라에 갔는데, 虢公이 또 태축과 태사에게 토지를 더 달라고 요청하게 하매, 내사 과가 돌아와서 혜왕에게 告하였다.
「虢必亡矣。
“괵나라는 필시 망할 것입니다.
不禋於神,而求福焉,神必禍之;
不親於民,而求用焉,民必違之。
신에게 깨끗한 마음으로 제사를 올리지 않고 복을 구하면 신은 반드시 재난을 내려주고,
백성을 친근히 하지 않고 부리기를 구하면 백성은 반드시 그 명을 어깁니다.
精意以享,禋也;
慈保庶民,親也。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신에게 제사 지냄이 禋이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庶民을 보호함이 親입니다.
今虢公動匱百姓以盈,其違離民怒神怨,而求利焉,不亦難乎?」
지금 괵공은 걸핏하면 궁핍한 백성을 부려 자기의 정당하지 못한 욕망을 채워서 백성의 마음은 떠나고 신을 노하게 하면서 이익을 구하고 있으니, 나라를 보존하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 怨 : 저본에는 있으나, 《群書拾補》에 “怨자는 衍文이다.”라고 하였고, 《國語》 〈周語 上〉에 ‘怨’자가 없어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十九年,晉取虢也。
혜왕 19년(B.C.666)에 晉나라가 괵나라를 탈취하였다.
17.
齊桓公北征孤竹,未至卑耳谿中十里,闟然而止,瞠然而視.
齊 桓公이 북쪽으로 孤竹國을 토벌할 때 卑耳山 골짜기에 10리쯤 못 미쳐 갑자기 멈추어 서서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 孤竹 : 商周시대의 나라 이름이다. 神農氏의 후예로 지금의 河北省 盧龍縣 지역에 있었다. 《國語 齊語》‧《史記 伯夷傳》
▶ 卑耳 : 山西省 平陸縣의 북서쪽에 있는 山 이름이다. 辟耳山이라고도 한다. 《史記 封禪書》
▶ 闟然 : 갑자기 멈추어 서는 모양이다. 《管子 小問》
▶ 瞠然 : 놀라 쳐다보는 모양이다. 《管子 小問》
有頃,奉矢未敢發也。喟然歎曰:
「事其不濟乎!
有人長尺,冠冕而人物具焉,左袪衣走馬前者。」
잠시 뒤에 화살을 잡았으나 감히 발사하지 못하고 탄식하였다.
“이 전쟁은 성공하지 못하겠구나.
키가 한 자[尺]쯤 되고 면류관을 써서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왼쪽 옷깃을 걷어 올리고 말 앞으로 달려가는 자가 있다.”
▶ 而 : 저본에는 ‘大’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孫詒讓이 말하기를 ‘살펴보건대 「大」자는 「而」자의 잘못인 듯하다. 《管子》 〈小問〉에 「과인이 키가 한 자쯤 되는 사람을 만났는데,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寡人見人長尺 而人物具焉]」라 하였으니 증거로 삼을 만하다.’라고 하였다.”라는 말을 따라 ‘而’로 바로잡았다.
管仲曰:
「事必濟.
此人知道之神也。
走馬前者導也,左袪衣者,前有水也。從左方渡.」
管仲이 말하였다.
“擧事를 틀림없이 성공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길을 아는 神입니다.
말 앞으로 달려감은 인도하는 것이고, 왼쪽 옷깃을 걷어 올림은 앞에 물이 있다는 것이니, 왼쪽 방면으로 가서 건너십시오.”
行十里果有水,曰遼水。
10리를 나아가자 정말 遼水라는 河水가 있었다.
▶ 遼水 : 遼寧省의 남부 평야를 흐르는 강이다. 옛 이름은 大遼水‧句驪河‧枸柳河‧巨流河이다. 《遼史 地理志 1》‧《讀史方輿紀要 山東 遼東都指揮使司》
表之,從左方渡至踝,從右方渡至膝。
水深을 푯말을 세우니, 왼쪽으로 건너면 물이 복사뼈에 닿고 오른쪽으로 건너면 물이 무릎까지 닿았다.
已渡,事果濟。桓公拜管仲馬前曰:
「仲父之聖至如是,寡人得罪久矣。」
물을 건너서 과연 일을 성공하자, 환공이 관중의 말 앞에서 절하고 말하였다.
“仲父의 슬기로움[聖]의 지극함이 이와 같은데, 寡人이 죄를 지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管仲曰:
「夷吾聞之,聖人先知無形,今已有形乃知之,是夷吾善承教,非聖也。」
관중이 말하였다.
“제가 알기로는, 聖人은 형체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안다고 하는데, 지금 저는 형체가 드러나서야 비로소 알았으니, 제가 가르침을 잘 받았을 뿐, 슬기로움은 아닙니다.”
▶ 夷吾 : 管仲의 이름이다. 관중의 姓은 姬, 氏는 管, 字는 仲이고, 諡號가 敬이므로 敬仲이라고도 한다.
18.
吳伐越,隳會稽,得骨專車,使使問孔子曰:
「骨何者最大?」
吳나라가 越나라를 공격하여 會稽城을 함락시키고, 뼈를 얻었는데 수레에 가득 찰 정도이자, 使者를 파견하여 孔子에게 물었다.
“뼈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큽니까?”
▶ 會稽 : 곧 會稽城으로, 당시 越나라의 都城이다. 지금의 浙江省 紹興市이다.
孔子曰:
「禹致群臣會稽山,防風氏後至,禹殺而戮之,其骨節專車,此為大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禹王이 群神을 會稽山에 소집함에 防風氏가 뒤늦게 도착하매, 禹王이 그를 죽이자, 그의 뼈마디가 수레에 가득 찼으니, 이것이 가장 큽니다.”
▶ 臣 : 《說苑校證》에 “《國語》 〈魯語 下〉에는 ‘神’으로 되어 있고, 《孔子家語》에는 ‘臣’으로 되어 있으니, ‘神’과 ‘臣’은 옛날에 통용되었다.”라고 하였다.
▶ 防風氏 : 夏代의 부락 추장이다. 《國語》 〈魯語 下〉의 韋昭 注에 “汪芒氏의 君主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使者曰:
「誰為神?」
사자는 말하였다.
“누가 神이 됩니까?”
孔子曰:
「山川之靈,足以紀綱天下者,其守為神。
社稷為公侯,山川之祀為諸侯,皆屬於王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山川의 神靈은 천하를 관리하기에 충분하니, 이 산천을 지키는 자가 神이 됩니다.
社稷은 公侯를 위한 것이고 산천의 제사는 제후를 위한 것이니 모두 王에게 예속됩니다.”
曰:
「防風氏何守?」
사자가 말하였다.
“防風氏는 무엇을 지켰습니까?”
孔子曰:
「汪芒氏之君守封嵎之山者也.
其神為釐姓,在虞夏為防風氏,商為汪芒氏,於周為長狄氏,今謂之大人。」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汪芒氏의 임금으로서 封山과 嵎山을 지키던 자입니다.
그 神은 釐姓인데 虞‧夏시대에는 防風氏라 하였고, 商나라 때는 汪芒氏라 하였으며, 周나라에서는 長狄氏라 하였고, 지금은 大人이라 부릅니다.”
▶ 汪芒氏 : 《國語》 〈魯語 下〉의 韋昭 注에 “長狄의 나라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 封嵎 : 封山과 嵎山으로, 지금의 浙江省 德淸縣 서남쪽에 있다.
使者曰:
「人長幾何?」
사자가 말하였다.
“사람의 키는 얼마나 됩니까?”
孔子曰:
「僬僥氏三尺,短之至也;
長者不過十,數之極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僬僥氏는 3尺이니 가장 작고,
큰 사람도 10자[尺]를 넘지 않으니, 10은 數의 정점이기 때문입니다.”
▶ 僬僥氏 : 고대 西南 지방에 살던 少數民族 이름이다.
使者曰:
「善哉!聖人也。」
사자가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聖人이시여!”
19.
仲尼在陳,有隼集於陳侯之廷而死。
仲尼가 陳나라에 있을 때 새매가 陳侯의 뜰에 앉아 있다가 죽었다.
楛矢貫之,石砮矢長尺有咫。
楛矢가 새매를 꿰뚫고 있으니, 돌 화살의 길이가 한 자[尺] 여덟 치[寸]이었다.
▶ 楛(호)矢 : 楛나무(牡荊과 비슷하며 줄기가 단단하여 화살대를 만드는 데 알맞다.)로 만든 화살이다. 《國語 魯語 下》‧《舊五代史 外國傳 2 黑水靺鞨》
▶ 砮 : 저본에는 ‘弩’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砮’로 바로잡았다. 砮는 돌로 만든 화살촉이다.
▶ 有 : 저본에는 ‘而’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有’자로 校正하였다.
《說苑校證》에 “明鈔本에 ‘有’자로 썼고, 《國語》 〈魯語 下〉‧《史記》 〈孔子世家〉‧《孔子家語》 〈辨物〉에 모두 ‘有’자로 써서 이를 따라 바로잡았다.”라는 말을 따라 ‘有’로 바로잡았다.
‘有’는 又의 뜻이고, 咫는 길이의 단위로 여덟 치[寸]이다.
陳侯使問孔子,孔子曰:
진후가 孔子에게 사람을 보내어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隼之來也遠矣,此肅慎氏之矢也。
“새매가 먼 곳에서 왔으니, 이것은 肅愼氏의 화살입니다.
▶ 肅愼氏 : 고대의 민족 이름이다. 吉林省의 黑龍江과 松花江 유역에 분포하여 살았다.
후일의 여진족으로, 周나라 武王‧成王 때 楛矢와 石砮를 朝貢하였다. 《春秋左氏傳 昭公 9년》‧《國語 魯語 下》
昔武王克商,通道九夷百蠻,使各以其方賄來貢,思無忘職業。
옛날 武王이 商나라를 이기고 九夷와 百蠻에 길을 개통하여 각각 그 지방의 재물을 가지고 와서 바치게 하여 職務를 잊지 않고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 通道九夷百蠻 : 九夷‧百蠻과 서로 통하여 왕래함을 말한다.
九夷는 고대 동방에 살던 九種의 夷族으로, 畎夷‧于夷‧方夷‧黃夷‧白夷‧赤夷‧玄夷‧風夷‧陽夷이다.《後漢書 東夷傳》
百蠻은 고대 남방의 소수민족에 대한 총칭이다. 《詩經 大雅 韓奕》‧《史記 孔子世家》
▶ 方賄 : 지방에서 생산되는 재물을 말한다. 《逸周書 明堂》‧《國語 晉語 6》
於是肅慎氏貢楛矢石砮長尺有咫.
이에 숙신씨가 바친 호시는 돌 화살로 길이가 한 자 여덟 치였습니다.
先王欲昭其令德之致,故銘其栝曰:肅慎氏貢楛矢,以勞大姬,配虞胡公而封諸陳。
先王(武王)께서 아름다운 德이 먼 곳까지 이르렀음을 밝히려고 하였으매 그 화살의 오늬에 ‘숙신씨가 바친 호시이다.’라고 새기어 太姬에게 주어 위로하고, 虞胡公에게 시집보내어 陳나라에 分封하였습니다.
▶ 太姬 : 周 武王의 長女이다. 周나라는 姬姓이니, 고대에 여자는 姓으로 행세하였고, 太는 높이는 말이다. 《春秋左氏傳 襄公 25년》
▶ 虞胡公 : 陳나라 군주 胡滿이다. 舜의 후예인 虞閼父의 아들이다.
分同姓以珍玉,展親也;
分別姓以遠方職貢,使無忘服也。
同姓에게 진귀한 玉을 준 것은 親族을 중시함이고,
異姓에게 먼 지방의 貢物을 줌은 職分을 잊지 않게 함입니다.
▶ 展親 : 親族의 情誼를 중시함이다. 《國語》 〈魯語 下〉의 韋昭 注에 “展은 중시함이다.[展 重也]”라 하였다.
故分陳以肅慎氏之矢。」
그러므로 진나라에 숙신씨가 바친 호시를 주었습니다.”
試求之故府,果得焉。
옛 창고에서 호시를 찾아보라 하였더니, 과연 찾아내었다.
20.
季桓子穿井得土缶,中有羊.
季桓子가 우물을 파다가 오지로 만든 장군이 나왔는데, 그 속에 羊이 들어 있었다.
▶ 季桓子 : 춘추시대 魯나라의 大夫이다. 桓子는 諡號이고, 이름은 季孫斯로, 季平子 如意의 아들이다. 《春秋左氏傳 定公 6‧8‧12년》
▶ 土缶 : 오지로 만든 장군이다. 물‧술‧간장 따위의 액체를 담아서 옮길 때 쓰는 그릇으로, 배 부분은 둥글고 아가리는 작다. 《國語 魯語 下》
以問孔子,言得狗。
그 일을 孔子께 묻되 개를 얻었다고 말하였다.
孔子曰:
「以吾所聞,非狗,乃羊也。
木之怪夔罔兩,水之怪龍罔象,土之怪羵羊也,非狗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알기로는 개가 아니라 양이네.
나무의 妖精은 夔와 罔兩이고, 물의 요정은 龍과 罔象이며, 흙의 요정은 羵羊이니, 개가 아니네.”
▶ 夔罔兩 : 夔는 전설 중의 山林에 있다는 妖精이다. 罔兩은 곧 魍魎인데 산속에 산다는 도깨비로, 사람을 현혹시킨다고 한다. 《國語 魯語 下》‧《孔子家語 辨物》
▶ 罔象 : 물속에 있다는 妖精이다. 木石의 요정이라는 설도 있다. 象은 像으로도 쓴다. 《國語 魯語 下》‧《孔子家語 辨物》
▶ 羵羊 : 흙속에 있다는 妖精이다. 《國語 魯語 下》‧《孔子家語 辨物》
桓子曰:
「善哉!」
환자가 말하였다.
“훌륭하도다.”
21.
楚昭王渡江,有物大如斗,直觸王舟,止於舟中.
楚 昭王이 江을 건널 적에, 크기가 말[斗]만 한 물체가 곧장 왕이 탄 배에 충돌하여 배 안으로 들어와 멈추었다.
昭王大怪之,使聘問孔子。
소왕이 매우 괴이하게 여겨 사람을 파견하여 孔子께 물어보게 하였다.
▶ 聘問 : 使者를 파견하여 물었다는 말이다.
孔子曰:
「此名萍實, 可剖而食之.
惟霸者能獲之,此吉祥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의 이름은 萍實이니, 쪼개어 먹을 수 있다.
이것은 霸者라야 얻을 수 있으니, 이는 吉祥이다.”
▶ 萍實 : 마름의 열매이다.
▶ 可 : 저본에는 ‘令’으로 되어 있으나, 《孔子家語》 〈致思〉에 근거하여 ‘可’로 바로잡았다.
其後齊有飛鳥一足來下,止於殿前,舒翅而跳.
그 뒤에 齊나라에 날던 새가 다리 하나로 내려와서 궁전 앞에 멈추고 날개를 펼치고 뛰었다.
齊侯大怪之,又使聘問孔子。
齊侯가 매우 괴이하게 여겨 또 사람을 파견하여 공자께 물어보게 하였다.
孔子曰:
「此名商羊,急告民趣治溝渠.
天將大雨。」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商羊이라 부르니, 서둘러 백성에게 포고하여 어서 水路를 정비하게 하라.
하늘에서 장차 크게 비를 뿌릴 터이다.”
▶ 商羊 : 전설 중의 새 이름이다. 《論衡》 〈變動〉에 “하늘이 장차 비를 내리려고 하면 商羊이 일어나 춤을 추어 하늘이 비를 내리게 한다.[天且雨 商羊起舞 使天雨也]”라 하였다. 《孔子家語 辯政》
於是如之,天果大雨,諸國皆水,齊獨以安。
이에 공자께서 말씀한 대로 하였더니, 하늘에서 과연 크게 비를 뿌려 나라들이 모두 水害을 입었으나 제나라만 평안하였다.
孔子歸,弟子請問,孔子曰:
공자가 돌아옴에 제자들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異時小兒謠曰:
楚王渡江得萍實,大如斗拳,赤如日,剖而食之,美如蜜。
此楚之應也。
“예전의 童謠에
‘楚王이 강을 건너다가 평실을 얻으니, 크기는 말[斗]만 하고 붉기는 태양 같네.
쪼개어 먹으니, 단맛이 꿀과 같네.’라고 하였으니,
이는 초나라에 相應하는 동요이다.
▶ 斗 : 저본에는 ‘拳’으로 되어 있으나, 윗글에 ‘斗’로 되어 있고, 《孔子家語》 〈致思〉에도 ‘斗’로 되어 있음을 따라 ‘斗’로 바로잡았다.
兒又有兩兩相牽,屈一足而跳,曰:
天將大雨,商羊起舞。
今齊獲之,亦其應也。
아이들이 또 둘씩 서로 짝을 지어 한쪽 다리를 굽히고 뛰면서 이르기를,
‘하늘이 장차 큰비를 내리려고 상양이 일어나 춤을 추네.’라고 하였는데,
지금 제나라가 상양을 얻었으니, 또한 제나라에 상응하는 동요이다.
夫謠之後,未嘗不有應隨者也.
동요에 뒤이어 상응하는 일이 따라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故聖人非獨守道而已也,睹物記也,即得其應矣。」
그러므로 聖人은 道義를 지킬 뿐만 아니라, 사물을 보면 기억하여 그에 상응하는 일을 안다.”
▶ 應 : 저본에는 ‘眞’으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應’으로 바로잡았다.
22.
鄭簡公使公孫成子來聘於晉,平公有疾,韓宣子贊受館客,客問君疾。
鄭 簡公이 公孫 成子를 보내어 晉나라에 가서 聘問하게 하였는데, 平公에게 병이 있으매
韓宣子가 使節을 인도하여 客館을 정해주니, 子産[客]이 평공의 병세를 물었다.
▶ 公孫成子 : 춘추시대 鄭나라의 大夫 子産으로 이름은 僑이다. 鄭 穆公의 손자이고, 公子 子國의 아들이기 때문에 公孫이라 하며, 成子는 그의 諡號이다. 자산이 晉나라에 사신 간 것은 魯 昭公 7년(B.C.535)의 일이다. 《春秋左氏傳 昭公 7년》
▶ 韓宣子贊 : 춘추시대 晉나라 正卿이다. 이름은 起이고 宣子는 시호이다. 韓闕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卿에 올라 悼公을 섬겼다. 平公 때 執政이 되어 魯나라에 聘問가서 易象과 魯나라의 《春秋》를 보고 周나라의 禮가 모두 노나라에 있다고 하면서 감탄하였다. 《春秋左氏傳》
贊은 賓客을 도와 인도함이다.
對曰:
「君之疾久矣.
上下神祇,無不遍諭也,而無除。
今夢黃熊入於寢門,不知人鬼耶?意厲鬼耶?」
한선자가 대답하였다.
“우리 임금께서 병을 앓으신 지 오래되었소.
하늘과 땅의 神鬼에게 두루 제사를 지내며 告하지 않음이 없는데도 병이 낫지 않았습니다.
요즘 꿈에 누런 곰이 路寢의 문에 들어왔다고 하니, 죽은 사람의 귀신인지, 아니면 惡鬼인지 모르겠습니다.”
▶ 意 : 抑과 통용이다.
子產曰:
자산이 말하였다.
「君子明,子為政,其何厲之有?
僑聞之:昔鯀違帝命,殛之于羽山,化為黃熊,以入于羽淵,是為夏郊,三代舉之。
“그대의 君主는 현명하고 그대가 집정하고 있는데 무슨 악귀가 있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옛날 鯀이 帝堯의 명을 어기어 羽山에 귀양 가서 죽자, 누런 곰으로 변화하여 郊祭으로 들어갔으니, 이 곤이 夏나라의 郊祭를 지낼 때 配享하는 신이 되어 夏‧殷‧周 三代에 그 제사를 거행하였다고 합니다.
▶ 鯀違帝命 : 鯀은 禹王의 아버지로, 帝堯의 신하이다. 제요가 곤에게 治水의 임무를 명하였으나 곤이 치수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帝의 명을 어겼다고 말한 것이다. 제는 堯를 가리킨다. 《書經 虞書 舜典》‧《史記 夏本紀》
▶ 羽山 : 山東省 臨沂市 臨沭县과 江苏省 连雲港市 東海县의 경계에 있는 산 이름이다. 堯가 鯀에게 治水를 명하였으나 실패하자, 요의 뒤를 이은 舜이 이곳에서 곤을 죽였다고 한다. 山頂에 羽淵이 있는데 곤이 죽어 이곳에 들어가 곰(혹은 자라)이 되었다고 전한다. 《書經 虞書 舜典》‧《史記 夏本纪》‧《水經注 淮水》
▶ 羽淵 : 羽山에 있는 연못으로, 鯀이 죽은 뒤 이 연못으로 들어가 神으로 化하였다 한다. 《春秋左氏傳 昭公 7년》
▶ 夏郊 : 夏나라에서 지내던 郊祭(하늘에 지내는 제사)이다. 곧 鯀의 아들 禹가 하나라의 시조가 되어 교제를 지낼 때 곤을 配享하는 神으로 함께 제사 지냈다는 말이다. 《春秋左氏傳 昭公 7년》
夫鬼神之所及,非其族類,則紹其同位.
귀신의 영향은 그와 같은 族類가 아니면 그와 같은 지위를 계승한 사람에게 미칩니다.
是故天子祠上帝,公侯祠百神,自卿以下不過其族。
이 때문에 天子는 上帝에게 제사 지내고, 公侯는 百神에게 제사 지내며, 卿으로부터 이하는 그 祖宗의 범위를 넘지 않습니다.
今周室少卑,晉實繼之,其或者未舉夏郊也?」
현재 周나라 왕실이 조금 미약해져서 晉나라가 실로 그 지위를 이었는데, 혹시 하나라에서 지내던 교제를 거행하지 않았습니까?”
宣子以告,祀夏郊,董伯為尸,五日瘳。
한선자가 그 말을 평공에게 告하고 하나라의 교제를 지내면서 董伯을 尸로 삼았는데 교제를 지낸 지 5일 만에 병이 나았다.
▶ 董伯爲尸 : 董伯은 晉나라 大夫이다. 神은 같은 종족이 지내는 제사가 아니면 歆饗하지 않는다는 말로 미루어 보면 아마 禹王과 같은 姒姓의 사람인 듯하다.
尸는 제사 지낼 때 신의 상징으로 지금의 神主처럼 신의 자리에 앉혀놓는 사람이다.[尸童]
公見子產賜之莒鼎。
평공이 자산을 접견하고 莒나라에서 만든 鼎을 주었다.
23.
虢公夢在廟,有神人面白毛,虎爪執鉞,立在西阿。
虢公이 꿈에 宗廟에 있었는데, 어떤 神이 사람 얼굴에 흰 털과 호랑이 발톱을 하고서 도끼를 잡고 사당의 서쪽 모퉁이에 서 있었다.
▶ 虢公 : 춘추시대 虢나라의 군주이다. 이름은 醜인데, 周나라 王季의 아들이고 文王의 아우인 虢仲의 후예이다. 《國語 晉語 2 韋昭 注》
公懼而走,神曰:
「無走!
帝今日使晉襲于爾門。」
괵공이 두려워서 달아나니, 신이 말하였다.
“달아나지 말라.
上帝가 오늘 晉나라를 시켜 너희 나라 都城 문에 가게 하셨다.”
公拜頓首。
괵공이 절을 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覺,召史嚚占之。嚚曰:
「如君之言,則蓐收也,天之罰神也。天事官成。」
꿈을 깨고 史囂를 불러 점을 치게 하자, 사효가 말하였다.
“임금의 말씀대로이면 蓐收로서 하늘의 형벌을 주관하는 신이니, 하늘은 禍福을 내릴 때 관장하는 신의 모습을 보입니다.”
▶ 史嚚 : 당시 虢나라의 大夫이다. 《國語 晉語 2 韋昭 注》
▶ 蓐收 : 西方을 주관하는 神의 이름이다. 가을을 맡은 신으로, 가을은 肅殺의 기운이 있기 때문에 刑神이라 하였다. 《國語 晉語 2 韋昭 注》‧《禮記 月令》
▶ 天事官成 : 하늘이 禍福을 내리려고 할 때, 먼저 그 일을 관장하고 있는 神의 모습을 보여 그 뜻을 나타낸다는 말이다. 《國語 晉語 2 韋昭 注》
《說苑集證》에는 신령이 재앙이나 복을 내릴 때, 그 나라 政事의 좋고 나쁨을 따라 조성한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公使囚之,且使國人賀夢。
괵공이 사효를 구금하게 하고 나라 사람들에게 꿈을 慶賀하게 하였다.
舟之僑告其諸族曰:
舟之僑가 一族을 불러 告하였다.
▶ 舟之僑 : 춘추시대 虢나라 大夫이다. 《國語 晉語 2》
「虢不久矣,吾乃今知之。
“괵나라는 오래 가지 못하리라 함을 나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君不度,而賀大國之襲於己也,何瘳?
임금께서 신하의 말을 헤아리지 못하고 큰 나라가 옴을 경하하라 하니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 賀 : 저본에는 ‘嘉’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嘉’가 《國語》에는 ‘賀’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賀’로 바로잡았다.
▶ 襲 : ‘들어가다, 나아가다’의 뜻이다.《國語 晉語 2 韋昭 注》
吾聞之曰:大國無道,小國襲焉,曰服;小國傲,大國襲焉,曰誅。
내가 알기로는, 大國에 道義가 있어 小國이 그리로 감을 服[賓服]이라 하고, 小國이 오만하여 大國이 그리로 감을 誅[誅罰]라 한다고 합니다.
▶ 無 : 저본에는 ‘無’자가 있으나, 《國語》 〈晉語〉에 ‘無’자가 없음을 따라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民疾君之侈也,是以遂於逆命。
백성들은 군주의 분에 넘침을 미워하매 이 때문에 군주의 명령을 거스릅니다.
▶ 遂 : 저본에는 ‘由’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由’가 《國語》에는 ‘遂’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遂’로 바로잡았다.
今嘉其夢,侈必展,是天奪之鑑而益其疾也!
지금 그 꿈을 좋다고 여기니, 사치가 틀림없이 늘어날 터이니, 이는 하늘이 경계 삼을 거울을 빼앗아서 그의 죄악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民疾其態,天又誑之;大國來誅,出令而逆。
백성들이 그의 작태를 미워하고, 하늘이 또 그를 미혹시키며, 大國이 와서 주벌하려고 하는데 내리는 명령마다 사리에 어긋납니다.
宗國既卑,諸侯遠己,外內無親,其誰云救之?
宗室이 미약한 데다 제후는 우리를 멀리하여 안팎으로 친한 자가 없으니, 어느 누가 구원한다고 하겠습니까?
吾不忍俟,將行。」
나는 차마 망하기를 기다릴 수 없어 이 나라를 떠나겠습니다.”
以其族適晉三年, 虢乃亡。
자기의 종족을 데리고 晉나라에 가서 살기 3년, 괵나라가 멸망하였다.
▶ 宗國 : 公族, 곧 나라의 宗室을 이른다.
24.
晉平公築虒祁之室,石有言者。
晉 平公이 虒祁宮을 지을 때 돌이 말한다고 들었다.
▶ 虒(사)祁 : 춘추시대 晉나라의 宮殿 이름이다. 虒臺라고도 한다. 《春秋左氏傳 昭公 8년》‧《文心雕龍 哀吊》
平公問於師曠曰:
「石何故言?」
평공이 師曠에게 물었다.
“돌이 어떻게 말을 합니까?”
對曰:
사광이 대답하였다.
「石不能言,有神憑焉;
不然民聽之濫也。
“돌은 말을 하지 못하니, 神이 돌에 붙었을 터이고,
그렇지 않으면 백성이 잘못 들었을 터입니다.
臣聞之,作事不時,怨讟動於民,則有非言之物而言。
臣이 알기로는, 役事를 일으킴이 때에 맞지 않아서, 원망과 비방이 백성에게 일어나면, 말하지 않는 물건도 말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今宮室崇侈,民力屈盡,百姓疾怨,莫安其性,石言不亦可乎?」
지금 궁전이 높고 사치스러워 백성들의 財力이 고갈되매 백성이 미워하고 원망하여 그들의 성정이 평안하지 못하니, 돌이 말함도 그럴 만하지 않습니까?”
25.
晉平公出畋,見乳虎伏而不動,顧謂師曠曰:
「吾聞之也,霸王之主出,則猛獸伏不敢起。
今者寡人出,見乳虎伏而不動,此其猛獸乎?」
晉 平公이 사냥을 나갔다가 젖먹이 호랑이가 엎드려 움직이지 않음을 보고 師曠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내가 알기로는, 霸業을 이룬 君主가 외출하면 猛獸가 엎드린 채 감히 일어나지 못한다고 하오.
지금 寡人이 외출하다가 어린 호랑이가 엎드려 움직이지 않음을 보았는데, 이것이 그 맹수이오?”
師曠曰:
「鵲食猬,猬食鵔鸃,鵔鸃食豹,豹食駮,駮食虎;
夫駮之狀有似駮馬,今者君之出必驂駮馬而出畋乎?」
사광이 말하였다.
“까치가 고슴도치를 잡아먹고, 고슴도치가 鵔鸃를 잡아먹으며, 준의는 표범을 잡아먹고, 표범은 駁을 잡아먹으며, 박은 호랑이를 잡아먹습니다
박의 형상은 駁馬와 비슷한데, 이번에 임금께서 외출하실 적에 혹 박마를 타고 사냥을 나오지 않으셨습니까?”
▶ 猬 : 고슴도치이다. 蝟와 같다.
▶ 鵔鸃 : 꿩과 비슷한 새의 일종이다. 수컷의 머리에 황금색의 冠毛가 있고 문채가 아름다워 錦鷄라고 부른다.
▶ 駁 : 전설 중의 虎豹를 잡아먹는다는 猛獸이다. 《山海經 西山經》
▶ 駁馬 : 푸른색과 흰색이 섞이어 털색깔이 얼룩얼룩한 말을 이른다. 《管子 小問》
公曰:
「然。」
평공이 말하였다.
“그렇소.”
師曠曰:
「臣聞之,一自誣者窮,再自誣者辱,三自誣者死。
今夫虎所以不動者,為駮馬也,固非主君之德義也,君奈何一自誣乎?」
사광이 말하였다.
“臣이 알기로는, 한 번 자신을 속인 자는 곤궁하고, 두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치욕을 당하고, 세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 호랑이가 움직이지 않음은 박마 때문이지, 본디 主君의 德義 때문이 아닌데 임금님께서는 어찌 한 번 자신을 속입니까?”
平公異日出朝,有鳥環平公不去,平公顧謂師曠曰:
「吾聞之也,霸王之主,鳳下之;
今者出朝有鳥環寡人,終朝不去,是其鳳鳥乎?」
평공이 훗날 朝會에 나오는데 새가 평공을 에워싸고 떠나려 하지 않으매, 평공이 사광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 패업을 이룬 군주에게 봉황이 내려온다고 하오.
지금 조회에 나오는데 새가 과인을 에워싸고 아침 내내 떠나지 않으니, 이것이 아마 봉황이겠지요?”
師曠曰:
「東方有鳥名諫珂,其為鳥也,文身而朱足,憎鳥而愛狐。
今者吾君必衣狐裘,以出朝乎?」
사광이 말하였다.
“동방에 새가 살아 이름을 諫珂라고 하는데, 그의 생김새는 무늬가 있는 몸에 붉은 발을 가졌고, 새를 미워하고 여우를 좋아합니다.
지금 우리 임금님께서는 뜻밖에 여우 갖옷을 입고 조회에 나오셨습니까?”
平公曰:
「然。」
평공이 말하였다.
“그렇소.”
師曠曰:
「臣已嘗言之矣,一自誣者窮,再自誣者辱,三自誣者死。
今鳥為狐裘之故。非吾君之德義也,君奈何而再自誣乎?」
사광이 말하였다.
“신이 이미 말씀드렸듯이, 한 번 자신을 속인 자는 곤궁하고, 두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치욕을 당하고, 세 번 자신을 속인 자는 죽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새가 에워쌈은 여우 갖옷 때문이지, 우리 임금님의 德義 때문이 아닌데 임금님께서는 어찌 두 번 자신을 속입니까?”
平公不悅。
평공이 언짢았다.
異日置酒虒祁之臺,使郎中馬章布蒺藜於階上,令人召師曠;
師曠至,履而上堂。平公曰:
「安有人臣履而上人主堂者乎?」
훗날 虒祁臺에서 酒宴을 베풀면서 郎中 馬章을 시켜 계단에 남가새를 깔고 사람을 보내 사광을 불렀다.
사광이 당도하여 신을 신고 殿堂으로 올라가자 평공이 말하였다.
“어찌 신하로서 신을 신은 채 임금의 당에 오르는 사람이 있으리오?”
師曠解履刺足,伏刺膝,仰天而歎,公起引之曰:
「今者與叟戲,叟遽憂乎?」
사광이 신을 벗으니 가시가 발을 찌르고, 엎드려 기어가니 가시가 무릎을 찌르매,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하자 평공이 일어나 그를 이끌어주면서 말하였다.
“오늘 노인과 장난을 쳤는데, 노인은 갑자기 근심합니까?”
對曰:
사광이 대답하였다.
「憂,
夫肉自生蟲,而還自食也;
木自生蠹,而還自刻也;
人自興妖,而還自賊也。
“근심스럽습니다.
살이 스스로 벌레를 낳아서 도리어 살을 파먹고,
나무가 스스로 좀이 낳아서 도리어 나무를 좀먹으며,
사람이 스스로 요사를 일으켜 도리어 자신을 해칩니다.
▶ 食 : 저본에는 ‘失’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群書拾補》에 ‘食’으로 고쳤다. 明鈔本‧經廠本에 모두 ‘食’자로 썼다.”라고 함을 따라 ‘食’으로 바로잡았다.
五鼎之具不當生藜藿,人主堂廟不當生蒺藜。」
五鼎의 제기에 생[生] 藜藿은 가당치 않고, 임금의 전당에 생 남가새는 가당치 않습니다.”
▶ 五鼎 : 祭禮에 大夫 이상이 다섯 개의 鼎에 羊‧豕‧膚(切肉)‧魚‧臘을 따로 담아 올리는 것이다. 여기서는 다섯 종류의 식기에 호화로운 음식을 담음을 말한다. 《儀禮 少牢饋食禮》‧《孟子 梁惠王 下》
▶ 藜藿 : 명아주 잎과 콩잎으로, 아주 변변치 못한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韓非子 五蠹》
平公曰:
「今為之奈何?」
평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師曠曰:
「妖已在前,無可奈何。
入來月八日,脩百官,立太子.
君將死矣。」
사광이 말하였다.
“요사한 재앙이 이미 목전에 있어서 어떻게 할 방도가 없습니다.
다음 달 들어 초 8일에 百官을 정돈시켜 놓고 太子를 세우십시오.
임금님은 곧 죽을 터입니다.”
至來月八日得旦,謂師曠曰:
「叟以今日為期,寡人如何?」
다음 달 8일 아침이 되자 평공이 사광에게 말하였다.
“노인은 오늘을 기약하였는데, 과인이 어떠하오?”
師曠不樂謁歸,歸未幾而平公死,乃知師曠神明矣。
사광이 언짢아서 하직을 여쭙고 돌아가되, 사광이 돌아가고 얼마 되지 아니하여 평공이 죽으매, 사람들이 비로소 사광의 神明을 알았다.
26.
趙簡子問翟封荼曰:
「吾聞翟雨穀三日,信乎?」
趙簡子가 翟나라 사람 封荼에게 물었다.
“내가 듣자니, 적나라에 사흘 동안 곡식을 비처럼 뿌렸다는데 믿을 만하오?”
▶ 翟封荼 : 翟은 狄과 같은데, 춘추시대 나라 이름이다. 封荼는 사람 이름인데, 행적은 미상이다.
曰:
「信。」
“믿으십시오.”
「又聞雨血三日,信乎!」
“또 듣자니, 사흘 동안 피가 비처럼 내렸다는데 믿을 만하오?”
曰:
「信。」
“믿으십시오.”
「又聞馬生牛,牛生馬,信乎?」
“또 듣자니, 말이 소를 낳고, 소가 말을 낳았다는데 믿어도 되겠소?”
曰:
「信。」
“믿어도 됩니다.”
簡子曰:
「大哉,妖亦足以亡國矣!」
간자가 말하였다.
“크도다. 요사함이 나라를 멸망시키기에 충분함이여!”
對曰:
「雨穀三日,虻風之所飄也;
雨血三日,鷙鳥擊於上也;
馬生牛,牛生馬,雜牧也,此非翟之妖也。」
봉도가 대답하였다.
“사흘 동안 곡식을 뿌림은 세찬 바람이 회오리친 것이고,
사흘 동안 피를 뿌림은 사나운 새가 하늘에서 싸웠기 때문이고,
말이 소를 낳고 소가 말을 낳음은 섞어서 길렀기 때문이니, 이것이 적나라의 요사함은 아닙니다.”
▶ 䖟風 : 빠르고 세찬 바람이다.
‘䖟’은 ‘盲’과 통용이다. 《禮記 月令》‧《新論 托附》
簡子曰:
「然則翟之妖奚也?」
간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적나라의 요사함은 무엇이오?”
對曰:
「其國數散,其君幼弱,其諸卿貨, 其大夫比黨以求祿爵,其百官肆斷而無告,其政令不竟而數化,其士巧貪而有怨,此其妖也。」
봉도가 대답하였다.
“그 나라는 자주 분열되고, 임금은 幼弱하며, 卿들은 뇌물을 받고, 大夫들은 私黨을 결성하여 爵祿을 구하며, 百官은 제멋대로 斷案하여 백성이 하소연할 곳이 없고, 政令을 끝까지 시행하지 않고 자주 바꾸며, 士들은 속이고 탐욕을 부리면서 원망을 품으니, 이것이 바로 요사함입니다.”
▶ 比黨 : 사사로운 이익을 위하여 黨을 결성하는 일이다. 《逸周書 酆保》‧《管子 君臣 下》
▶ 肆斷 : 권세를 가지고 제멋대로 是非曲直을 결단함을 말한다.
27.
哀公射而中稷,其口疾不肉食.
哀公이 활을 쏘다가 稷神을 맞히더니, 입에 병이 나서 고기를 먹지 못하였다.
▶ 稷 : 稷神으로 五穀을 주관하는 穀神이다.《禮記 祭法》
祠稷而問善卜之巫官,巫官變曰:
「稷負五種,託株而從天下,未至於地而株絕,獵谷之老人張衽以受之,何不告祀之?」
직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점을 잘 치는 巫官에게 물으니 무관이 징조를 분석하여 말하였다.
“직신이 다섯 가지 곡식을 짊어지고 손으로 곡식의 줄기를 받쳐들고 하늘에서 내려오다가 아직 땅에 닿지 않았는데 줄기가 부러지자, 獵谷 노인이 옷자락을 펼쳐서 그 줄기를 받았습니다.
어찌 그에게 제사하지 않습니까?”
▶ 變 : 辨과 통용이다.
▶ 五種 : 다섯 가지 곡식을 이른다. 다섯 가지는 黍‧稷‧菽‧麥‧稻라는 說과 黍‧稷‧豆‧麥‧麻라는 설이 있다. 《周禮 夏官 職方氏》‧《荀子 儒效》
▶ 獵谷 : 地名인데,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公從之,而疾去。
애공이 그 말을 따르자, 병이 나았다.
28.
扁鵲過趙王,王太子暴疾而死,鵲造宮門曰:
「吾聞國中卒有壤土之事,得無有急乎?」
扁鵲이 趙나라 都城에 들렀는데 趙王의 太子가 갑작스런 병으로 죽으매, 편작이 궁 문에 가서 말하였다.
“내 듣자니, 도성에 갑자기 埋葬할 일이 있다고 하는데, 급사한 것이 아닌가?”
▶ 扁鵲 : 전국시대 渤海郡 鄚 지역 출신의 名醫이다. 일설에는 盧醫라고 일컫기도 한다.
姓은 秦, 이름은 越人이다. 長桑君에게 의술을 배웠고, 秦나라의 太醫令이 되었다. 그의 의술을 시기한 李䤈가 보낸 자객에게 살해되었다. 《史記 扁鵲倉公列傳》‧《漢書 藝文志》
▶ 壤土之事 : 흙에 관한 일이라는 뜻으로 葬禮하여 埋葬하는 일을 이른다.
中庶子之好方者應之曰:
「然,王太子暴疾而死。」
中庶子 중에 醫術을 좋아하는 사람이 응답하였다.
“그렇소. 왕의 태자가 갑작스런 병으로 죽었소.”
▶ 中庶子 : 太子에 딸린 벼슬 이름이다. 일설에는 公族을 관장하는 벼슬이라고 한다. 《戰國策 韓策 2》‧《史記 商君列傳》
扁鵲曰:
「入言鄭醫秦越人能活太子。」
편작이 말하였다.
“궁중에 들어가서 鄭나라 의원 秦越人이 태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하시오.”
中庶子難之曰:
중서자가 힐난하였다.
「吾聞上古之為醫者曰苗父.
“내 듣기로는 上古시대에 苗父라는 의사가 있었소.
苗父之為醫也,以菅為席,以芻為狗,北面而祝,發十言耳,諸扶而來者,轝而來者,皆平復如故。
묘보가 병자를 치료할 때, 솔새[菅]를 자리로 깔고, 꼴풀로 개의 형상을 만들어 북쪽을 향하여 기도하면서 단지 열 마디 呪術만 외울 뿐인데, 부축을 받고 온 사람과 들것에 실려 온 사람이 모두 원래처럼 완쾌되었다고 합니다.
▶ 苗父 : 전설 속의 아주 먼 옛날의 巫醫(기도하여 재앙을 소멸시키고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다. 《韓詩外傳》에는 ‘茅父’로 되어 있다.
▶ 諸 : 저본에는 ‘請’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는 ‘諸’로 교정하였고, 《說苑校證》에 “宋本‧明鈔本‧經廠本에 모두 ‘諸’로 되어 있다.”라고 함을 따라 ‘諸’로 바로잡았다.
▶ 轝 : 저본에는 ‘擧’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轝’자로 쓰고 “‘擧’자는 잘못된 글자이니, 《韓詩外傳》에 ‘모든 들것에 실려 온 사람[諸扶輿而來者]’이라 하였다.”라고 함을 따라 ‘轝’로 바로잡았다.
子之方能如此乎?」
그대의 의술도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扁鵲曰:
「不能。」
편작이 말하였다.
“하지 못합니다.”
又曰:
중서자가 또 말하였다.
「吾聞中古之為醫者曰俞柎.
“내가 듣기로는 中古시대에 兪柎라는 의사가 있었소.
俞柎之為醫也,搦腦髓,束肓莫,炊灼九竅而定經絡,死人復為生人,故曰俞柎。
유부가 병자를 치료할 때, 腦髓를 누르고 肓莫을 묶으며, 九竅를 불로 지져 經絡을 안정시켜서 죽은 사람을 다시 산사람으로 회복하기 때문에 유부라 한다고 합니다.
▶ 兪柎 : 黃帝 때의 名醫이다. 柎는 拊‧附‧跗로도 쓴다. 《史記 扁鵲倉公列傳》‧《漢書 藝文志》
▶ 肓莫 : 저본에는 ‘盲’으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근거하여 ‘肓’으로 바로잡았다.
‘肓莫’은 심장의 아래와 횡격막의 위에 있는 膜이다. 莫은 膜과 통용이다. 《素問 痹論》
▶ 炊灼九竅 : 신체의 아홉 구멍에 약물을 태워 연기를 쐼을 이른다. 九竅는 귀[耳]‧눈[目]‧입[口]‧코[鼻]와 尿道‧肛門의 아홉 구멍으로, 陽道가 일곱이고 陰道가 둘이다. 《周禮 天官 疾醫》‧《楚辭 高唐賦》
▶ 經絡 : 한의학에서 인체 내의 經脈과 絡脈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전신의 氣血을 운행하고 각 부분을 조절하는 통로로, 이 부분을 침이나 뜸으로 자극하여 병을 치료한다. 《素問 三部九候論》‧《漢書 藝文志》
▶ 故曰兪柎 : 《說苑校證》에는 “故曰兪柎 네 글자는 윗글의 例에 부합하지 않으니 衍文인 듯하다. 《韓詩外傳》에도 없다.” 하였다.
子之方能若是乎?」
그대의 의술도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扁鵲曰:
「不能。」
편작이 말하였다.
“하지 못합니다.”
中庶子曰:
「子之方如此,譬若以管窺天,以錐利地;
所窺者甚大,所見者甚少。
鈞若子之方,豈足以變駭童子哉?」
중서자가 말하였다.
“그대의 의술이 이와 같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대롱으로 하늘을 보고 송곳으로 땅을 찌름과 같소.
보아야 할 하늘은 매우 넓은데 보이는 것은 매우 작지요.
그대의 의술을 헤아려보건대 어찌 童子의 죽음을 변화시킬 수 있겠소?”
▶ 駭 : 저본에는 ‘駭’자가 있으나, 《韓詩外傳》에 ‘駭’자가 없는 것을 따라 衍文으로 처리하였다.
扁鵲曰:
편작이 말하였다.
「不然。
“그렇지 않소.
物故有昧揥而中蚊頭,掩目而別白黑者。
세상일은 본래 어두운 데서 물건을 던져도 모기 머리에 맞는 수가 있고, 눈을 가리고도 흑백을 구별할 수가 있소.
▶ 昧揥而蚊頭 : 어두운 데에서 물건을 던져도 모기의 머리에 맞는다는 말이다.
저본에는 ‘蛟’로 되어 있으나, 《群書拾補》에 “《韓詩外傳》에는 ‘昧投而中蟁頭’라 되어 있는데, ‘蟁’은 ‘蚊’과 같다.”라고 하여 ‘蚊’으로 고쳤고, 《說苑校證》에도 ‘蚊’으로 고침을 따라 ‘蚊’으로 바로잡았다.
太子之疾,所謂尸厥者也,以為不然,試入診之.
태자의 병은 소위 尸厥이되, 그렇지 않다고 여기면 들어가서 진찰해보시오.
▶ 尸厥 : 갑자기 혼절하여 정신을 잃고 아무것도 모르는 증상이다. 厥은 蹶로도 쓴다. 《史記 扁鵲倉公列傳》
▶ 試 : 저본에는 ‘試’자가 없으나, 《史記》 〈扁鵲倉公列傳〉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太子股陰當溫,耳中焦焦如有嘯者聲然者,皆可治也。」
태자의 두 허벅지 사이는 당연히 따뜻하고, 귀에서는 휘휘하는 소리가 마치 휘파람소리처럼 들리면 모두 치료할 수가 있소.”
▶ 溫 : 저본에는 ‘濕’으로 되어 있으나, 《史記》 〈扁鵲倉公列傳〉에 의거하여 ‘溫’으로 바로잡았다.
中庶子入報趙王,趙王跣而趨出門曰:
「先生遠辱幸臨寡人,先生幸而有之,則糞土之息,得蒙天履地而長為人矣。
先生不有之,則先犬馬填溝壑矣。」
중서자가 들어가서 조왕에게 보고하자 조왕이 맨발로 문을 뛰어나와 말하였다.
“선생이 먼길에 勞苦하며 다행히 寡人에게 오셨으니, 선생이 행여 살려주시면 비천한 저의 자식이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실어주는 은혜를 입고 성장하여 사람이 되겠습니다.
선생이 살려주지 않으면 저보다 먼저 골짜기를 메울 터입니다.”
▶ 糞土之息 : 鄙賤하고 졸렬한 자식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자식을 이르는 겸사이다.
▶ 先犬馬塡溝壑 : 자기보다 먼저 죽을 것이라는 말이다. 犬馬는 남에게 자신을 겸사로 이르는 말이고, 塡溝壑은 죽어서 시체가 골짜기에 버려지는 것이다.
言未已,涕泣沾襟。
말을 마치기도 전에 눈물이 옷깃을 적셨다.
扁鵲遂為診之.
편작을 마침내 진료하게 하였다.
先造軒光之竈,八成之湯,砥針礪石,取三陽五輸;
子容擣藥,子明吹耳,陽儀反神,子越扶形,子游矯摩。太子遂得復生。
먼저 軒光의 부엌을 만들어 八成湯을 달이고, 針石을 갈아 三陽과 五輸의 經穴에 침을 놓았다.
子容은 藥材를 찧고, 子明은 귀에 약을 불어넣고, 陽儀는 정신을 되돌리고, 子越은 몸을 부축하고, 子遊는 按摩하니, 태자가 마침내 다시 소생하였다.
▶ 造軒光之竈 : 약 달이는 부엌을 미화하여 붙인 이름인 듯한데, 자세한 뜻은 알 수 없다.
▶ 八成之湯 : 湯藥의 이름이다.
▶ 三陽五輸 : 三陽은 手足에 있는 太陽‧少陽‧陽明의 세 經脈이고, 五輸는 五會라고도 하는데, 經脈이 모이는 百輸(會)‧胸輸(會)‧聽輸(會)‧氣輸(會)‧臑輸(會)를 이른다.
《史記 扁鵲倉公列傳》
▶ 子容 : 사람 이름으로, 뒤에 나오는 子明‧陽儀‧子越‧子遊와 함께 모두 扁鵲의 제자라고 한다.
▶ 擣 : 저본에는 ‘禱’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擣’로 바로잡았다.
天下聞之,皆曰:
「扁鵲能生死人。」
천하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모두 말하였다.
“편작은 죽은 사람을 살려낸다.”
鵲辭曰:
「予非能生死人也,特使夫當生者活耳.」
편작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나는 죽은 사람을 살림이 아니라, 단지 당연히 살 사람을 살렸을 뿐이다.”
夫死者猶可藥而生也,悲夫亂君之治,不可藥而息也。
죽은 사람은 그래도 약물을 써서 살려낼 수 있으나 슬프다, 亂君의 정치는 약으로써 구제할 수 없음이여!
《詩》曰:
『多將熇熇,不可救藥!』
甚之之辭也。
《詩經》에 “성한 불꽃처럼 나쁜 일을 많이 하여 약으로 구제할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폐해가 심각하다는 말이다.
▶ 詩曰……不可救藥 : 《詩經》 〈大雅 板〉에 보인다.
29.
孔子晨立堂上,聞哭者聲音甚悲.
孔子께서 새벽에 堂에 서서 계시다가 哭하는 사람의 소리가 매우 슬픔을 들었다.
孔子援琴而鼓之,其音同也。
공자께서 琴을 끌어당겨 연주하시니 그 소리가 곡하는 소리와 같았다.
孔子出,而弟子有吒者,問:
「誰也?」
공자께서 나오시자 제자 중에 탄식하는 사람이 있기에 공자께서 물으셨다.
“누구냐?”
▶ 吒 : 저본에는 ‘叱’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의거하여 ‘吒’로 바로잡았다. 아래도 같다.
曰:
「回也。」
제자가 대답하였다.
“回입니다.”
孔子曰:
「回何為而吒?」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回는 무엇 때문에 탄식하느냐?”
回曰:
「今者有哭者其音甚悲,非獨哭死,又哭生離者。」
顔回가 말하였다.
“지금 곡하는 사람의 소리가 몹시 슬프니, 단지 죽음을 곡함이 아니라, 또 생이별 때문에 곡하는 것입니다.”
孔子曰:
「何以知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아느냐?”
回曰:
「似完山之鳥。」
안회가 말하였다.
“마치 完山의 새 울음소리와 같기 때문입니다.”
▶ 完山 : 山 이름인데, 자세한 내용은 미상이다. 《孔子家語》 〈顔回〉에는 ‘桓山’으로 되어 있다.
孔子曰:
「何如?」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완산의 새는 어째서 우는가?”
回曰:
「完山之鳥生四子,羽翼已成乃離四海,哀鳴送之,為是往而不復返也。」
안회가 말하였다.
“완산의 새가 새끼 네 마리를 낳았다가, 날개가 완전히 자라자 흩어져 사방으로 갈 적에 슬피 울면서 보내니, 이번에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孔子使人問哭者,哭者曰:
「父死家貧,賣子以葬之,將與其別也。」
공자께서 사람을 보내 곡하는 사람에게 연유를 물어보자, 곡하는 사람이 말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이 가난하여 자식을 팔아 장례를 치르고, 이제 그와 이별하려는 중입니다.”
孔子曰:
「善哉,聖人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안회는 聖人이구나!”
30.
景公畋於梧丘,夜猶蚤,公姑坐睡而夢有五丈夫,北面倖盧,稱無罪焉。
齊 景公이 梧丘에서 사냥할 때, 밤이 아침이 되기에는 일러서 경공이 잠시 앉아서 졸고 있었는데, 꿈에 다섯 장부가 북쪽의 천막을 향하여 죄가 없다고 말하였다.
▶ 梧丘 : 길이 막다른 곳에 있는 큰 언덕이다.《晏子春秋 雜 下 3》
▶ 北 : 저본에는 ‘比’로 되어 있으나, 《說苑校證》에 근거하여 ‘北’으로 바로잡았다.
▶ 倖盧 : 자세한 뜻은 미상이다.
우선 《晏子春秋》 〈內篇 雜 下〉에 ‘韋廬’로 되어 있음을 따라 천막으로 번역하였다.
公覺,召晏子而告其所夢,公曰:
「我其嘗殺不辜而誅無罪耶?」
경공이 꿈을 깨고 晏子를 불러 꿈을 꾼 내용을 일러주면서 말하였다.
“내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죄 없는 사람을 주벌한 적이 있나 보오?”
晏子對曰:
「昔者先君靈公畋,五丈夫罟而駭獸,故殺之斷其首而葬之,曰五丈夫之丘。
其此耶?」
안자가 대답하였다.
“옛적에 先君 靈公이 사냥할 적에 다섯 남자가 그물을 쳐서 짐승을 놀라게 하매, 그들을 죽여서 머리를 잘라 매장하고 ‘다섯 장부의 무덤’이라 하였습니다.
아마 이곳인 듯합니다.”
公令人掘而求之,則五頭同穴而存焉。
경공이 사람을 시켜 무덤을 파서 찾아보니 다섯 사람의 머리가 한 구덩이에 있었다.
公曰:
「嘻」
경공이 말하였다.
“아, 가련하구나!”
令吏葬之。
관리를 시켜 장사지냈다.
國人不知其夢也,曰:
「君憫白骨,而況於生者乎?」
不遺餘力矣,不釋餘智矣.
국민들은 경공이 꿈을 꾼 사실은 모르고 말하기를,
“임금께서는 白骨도 가여워하는데, 하물며 산 사람이랴?”라고 하고는
남는 힘을 버려두지 않고, 남는 지혜를 놓아두지 않았다.
故曰,人君之為善易矣。
그러므로 임금은 선행하기가 쉽다고 말하였다.
31.
子貢問孔子:
「死人有知無知也?」
子貢이 孔子께 물었다.
“죽은 사람에게 知覺이 있습니까, 아니면 지각이 없습니까?”
孔子曰:
「吾欲言死者有知也,恐孝子順孫妨生以送死也;
欲言無知,恐不孝子孫棄不葬也。
賜
欲知死人有知將無知也?
死徐自知之,猶未晚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죽은 사람에게 지각이 있다고 말하고 싶으나, 효성스런 자손이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후하게 장례를 치러 죽은 이를 보낼까 걱정되고,
지각이 없다고 말하고 싶으나, 不孝하는 자손이 부모의 시체를 버리고 장례를 치르지 않을까 걱정된다.
賜야!
죽은 사람에게 지각이 있는지, 아니면 지각이 없는지를 알고 싶으냐?
죽어서 서서히 알게 되더라도 늦지 않을 터이다!”
32.
王子建出守於城父,與成公乾遇於疇中,問曰:
「是何也?」
王子 建이 城父를 지키러 나갔다가 成公乾과 삼밭[麻田]에서 만나서 물었다.
“이곳은 무엇 하는 곳입니까?”
▶ 王子建出守於城父 : 王子建은 춘추 말기 楚 平王의 태자로, 建은 이름이고 字는 子木이다. 城父는 춘추시대 초나라의 邑 이름으로, 지금의 河南省 寶豐縣 동쪽에 있었다.
▶ 成公乾 : 사람 이름인데, 행적은 미상이다.
▶ 疇中 : 삼을 심어 기르는 麻田을 이른다. 《禮記 月令》‧《國語 周語 下》
成公乾曰:
「疇也。」
성공건이 말하였다.
“농사를 짓는 밭입니다.”
「疇也者,何也?」
“밭은 무엇 하는 곳입니까?”
曰:
「所以為麻也。」
“삼[麻]을 심어 기르는 곳입니다.”
「麻也者,何也?」
“삼이란 무엇입니까?”
曰:
「所以為衣也。」
“옷을 짓는 재료입니다.”
成衣乾曰:
성공건이 말하였다.
「昔者莊王伐陳,舍於有蕭氏,謂路室之人曰:
巷其不善乎!
何溝之不浚也?
莊王猶知巷之不善,溝之不浚,今吾子不知疇之為麻,麻之為衣,吾子其不主社稷乎?」
“옛적에 楚 莊王이 陳나라를 정벌할 때 有蕭氏에 가서 머물렀는데, 客舍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 골목은 정비하지 않아 좋지 못하구나!
어찌 도랑을 치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장왕은 그나마 골목이 좋지 않음과 도랑을 준설하지 않았음을 알았는데, 지금 그대는 밭에서 삼을 기름과 삼이 옷이 됨을 모르니, 그대는 아마 社稷을 주관하지 못할 터이오.”
▶ 路室 : 客舍를 말한다. 《周禮 地官 遺人》‧《楚辭 七諫 怨世》
王子果不立。
왕자가 과연 즉위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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